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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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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자주 들었던 느낌은 두려움이었다. 나는 인류가 두 차례의 세계대전이라는 뼈아픈 역사적 경험을 통해, 단순한 역학관계에서 벗어나 어느 정도 보편화된 인권이나 도덕, 윤리와 같은 가치 아래 일정한 방향성을 가지고 진보한다고 믿고 있었다. 그런데 저자가 제시하는 구체적인 예를 살펴볼수록, 지리를 기반으로 형성되는 지정학적 안보, 힘의 논리가 현재 인류의 상황을 결정하고 있으며 앞으로의 향방 역시 결정할 것이라는 점을 실감하면서 약간의 무력감, 두려움을 느꼈다.

개인적으로는 서유럽의 이야기가 그나마 작은 희망(?)을 엿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제일 흥미로웠다. 서유럽은 유럽연합(EU)을 결성하면서 지금까지 유사 이래로 벗어날 수 없었던 “지리의 법칙”을 극복하려고 가장 부단하게 노력하고 있었다. 비록 프랑스와 독일의 생존게임과 같은 전략들이 어느 정도 숨어있기는 하지만, 세계대전의 트라우마를 벗어나 인류애를 회복하려는 매우 고무적이고 담대한 첫 걸음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2008년 그리스의 구제금융위기, 시리아 난민 수용의 문제, 영국의 브렉시트로 견고할 것 같았던 연합이 흔들리면서 – 역시나 – 지리의 법칙에 굴복할 것인지 아슬아슬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계속 안타까운 마음으로 책장을 넘겼다.

인류의 변화는 ‘지리’라는 원초적인 틀에서 벗어나기 어려울지 모른다. 중요한 것은 아마도 그 사실을 가감없이 인지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축적해 놓은 인간의 존엄성, 인류애와 같은 근본적인 가치를 훼손하지 않도록 끊임없이 노력하는 일인 것 같다.

한줄평

지리의 법칙을 무시할 수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인류의 의지를 확인해보고 싶도록 하는 책

인상깊은 문구

“당신들이 이해하지도 못하는 문화에서 당신들의 가치가 먹힐 거라는 생각은 대체 어디서 나온 겁니까”(p40)

STEW 2020.7월 지정도서 <지리의 힘>

나는 여행을 참 좋아한다. 그래서 지금까지 30개 가까운 나라들을 다녀왔던 것 같다. 전세계를 다니면서 정작 세계지리에는 무지했던 것 같다. 이번 지정도서를 읽으면서, 지리의 힘, 자연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 알 수 있었고,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이 있다면 단연 ‘미국’이다. 

미국이 어떻게 강대국이 되었고, 지금 이 순간에도 어떻게 강대국을 유지해가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지리적 축복을 타고난 것도 있지만 운이 좋았다고도 말할 수 있다. 위로는 이민족의 침입이 어려운 자연환경을 가진 캐나다가 있고, 아래로는 사막이 방패역할을 해주는 멕시코가 있다. 책에서 말한다. “미국은 침략과 정복이 거의 불가능한 나라다”라고 말이다. 또한 에너지마저 자급자족하게 되면서 미국은 강대국이 될 수 밖에 없는 환경이 되었다. 이러한 지리적 특성을 보면서 우리의 삶이 얼마나 땅에 지배 당하는지 알 수 있었다. 단순히 땅의 문제만은 아니다. 강과 산, 사막과 호수, 그리고 바다에 의해 어느 정도는 결정된다는 것이다.

이 모습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지정학적 상황을 생각해보게 되었다. 우리나라도 지리적 이유 때문에 피해를 받았다고 하면 받은 지역이다. 수많은 산맥들이 있지만 알프스 산맥 같은 제대로 된 산맥이 있었더라면 침략을 그렇게 받지는 않았을 것이다. 즉, 중국과 일본으로부터 침략을 받을 수밖에 없는 열린 구조였다는 것이다. 물론 침략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는 반대로 진출 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글로벌 시대를 살고 있는 지금 이 순간, 우리는 각 세계의 지도자들의 성향과 이념, 기술 말고도 여러 요인들에 의해 영향을 받게 된다. 그러나 그 영향은 일시적이다. 세대가 바뀌어도 산맥, 천연자원이나 식량 자원에 대한 접근 등은 피할 수 없는 요소이다. 결국 이념은 스쳐 지나가도 지리적 요소는 오랜 세월이 흘러도 그대로 남는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주까지 진출해 가는 한 우주 공간에서의 정치 투쟁도 불가피해보인다. 지리의 중요성을 알기에, 우주로 진출해 새로운 기회를 발견해 나가고자 하는 모습에서, 자연이 준 것에서 최대치를 얻어 내기 위해 경쟁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지금의 이러한 도전이 빛날 수 있도록 서로 힘을 모아야 한다. 지리가 과거, 현재, 미래를 주시하는 만큼, 또한 앞으로 지리가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세계 경제를 어떻게 좌지우지 하는지 더욱 더 관심을 갖게 되었다. 

한줄평 : 늘 그렇듯 지리적 요소가 우리의 삶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별점: ★★★★

인상깊은 문구: 우리의 삶은 언제나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땅>에 의해 형성되어 왔다.

그렇다. 기저에 지리가 있었다

모든 현상에는 원인이 있다. 그 원인을 찾아내기 위해서 우리는 ‘왜?’ 라는 질문과 함께 끝없이 깊은 곳으로 파고 들어간다. 지리는 정치, 외교, 종교등을 포함한 국가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모든 요소들의 가장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지정학적인 요소가 이러한 모든 부분을 구성하는데 있어서 굉장히 큰 요소로 작용한다는 생각을 왜 그동안 해보지 못했는지 의문이 들었다. 제일  Fundamental 한 부분인데.. 왜 이렇게 근본적인 부분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진 못했을까? 그 이유는 뭘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개인적인 첫 번째 이유는 솔직하게 관심이 없었고, 두번째 이유는 깊게 공부해 볼 기회가 없었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우리는 고등 교육과정에서 세계지리, 한국지리 등 얄팍한 지식의 주입식 수업만 받아왔다. 대학 입시만을 바라보며 배우는 지정학 공부는 그저 그 자리에만 머물러 있을 뿐, 더 깊고 넓은 지식의 습득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그렇게 지리의 단편적인 부분만 흡수 한 후 그마저도 다 잊어버린다. 이 책은 그러한 한계점을 보완하고, 더 나아가 지리로부터 파생된 다양한 국내외적인 사건들과 시사점을 다루는 점에 있어서 꽤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중국의 신장위구르 지역과 티베트에 대한 집착

한동안 중국의 신장 지역과 티베트에 관하여 호기심을 갖게 되어 온갖 유튜브 영상을 찾아보느라 밤을 지샌 시간들이 있었다. 그리고 중국공산당에 의해 강제 수용소로 이송되는 신장 위구르족 수감자들의 모습을 담은 드론 촬영 영상은 아직도 머릿속에 생생하게 떠오른다. 이 책을 읽고 난 후에야 비로소 중국이 신장 지역과 티베트를 절대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결국 지리가 자국에 가져올 위협 때문이었다.

중국은 유독 인도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히말라야산을 경계로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는 인도의 위력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이 국경에 티베트가 있고, 이 티베트는 두 국가 사이의 완충지역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 입장에서는 더욱 포기할 수 없다. 신장지역 또한 육상무역이라는 큰 부분에 있어서 막대한 영향력을 가지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포기할 수 없다. 그러나 신장위구르 자치구는 독립을 외친다. 이를 제압하기 위해 중국은 신장위구르 자치구로 한족들을 대거 강제로 이주시키고 신장 위구르족의 문화를 말살 시키려는 악랄한 행동을 지속적으로 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중국은 완강하게 무력을 사용하며 그들을 탄압을 하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반인륜적인 대처는 곧 그들의 불안함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중국공산당의 인권탄압과 강제적 엄연한 반인륜적인 행위가 21세기 사회 속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지정학적 요소가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지리적 특성을 어떻게 분석하고 공부하고 이용 하는지는 국가의 뜻과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에 달려있다. 똑같은 지리적 상황을 가진 국가가 있었다고 가정한다면, 그 국가는 중국과 정반대의 방식을 선택했을 수도 있다. 결국 지리적 특성을 어떤 관점으로 접근하여 바라보고 평화를 위해 고민하고 소통하는 긍정적인 방식을 추구하는 국가가 있을 수 있는 반면, 중국은 이기적인 마음가짐으로 지리적 특성을 자국의 이익만을 위해 악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줄평: 나라별 지리적 특성과 고유의 문화,역사 등을 연계하여 색다른 방식의 세계여행이 가능하였다.

STEW 첫번째 모임, <지리의 힘> 팀 마샬

“당신은 운명을 믿는가?” 이 말이 누군가에게는 희망과 설레임의 문장이지만, 또 다른 이에게는 절망과 체념의 문장일지도 모른다. 누구나 한번쯤은 고민해봤을 이 질문에 대한 생각은 저마다 다르지만, 한 가지 모순은 이 질문이 모두의 호기심을 자극하면서도 알 수 없고 알고 싶지도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운명같은 사랑’을 꿈꾸듯 우리는 운명을 선망하기도 하지만 모든 결과가 정해져 있다는 운명론을 부정한다. 나의 삶의 주체는 나이며, 모든 결정과 행동은 내 스스로 하는 것이길 바라기 때문이다. 모든 결과가 운명에 의해서 ‘어쩔 수 없이’ 정해지길 바라는 사람은 없다.

서평의 화두를 ‘운명’으로 던진 것은 보통 운명에 대해 이야기할 때, ‘환경’이 자주 회자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각자 다른 환경과 조건 속에서 태어난다. 혹자는 이것을 ‘금수저’ 등으로 비유하기도 하고, 출발선에 비유하기도 하지만 명백한 것은 ‘다르다’는 것이다. 다름에 있어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그것을 받아들이는 태도는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선택 또한 온전히 자기의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 치열한 경쟁과 노력을 미덕으로 삼는 사회에서 도태되거나 밀려난 사람들은 온전히 본인의 노력만이 부족했기 때문에 결과에 승복해야하는 것일까?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논의는 사회적인 담론을 형성해가고 있지만, 아직 부족한 듯 보인다.

책 내용으로 들어가서 중남미, 아프리카, 동남아 국가들이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그들의 노력이 부족해서일까? 전 세계를 여행하면서 그 나라 특유의 문화와 기질이 있다는 점은 쉽게 알 수 있었지만, 그것이 지금의 상황을 만들었는지 혹은 주어진 환경이 필연적으로 그들의 문화와 기질을 만들었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었다.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지금의 상황에 대한 모든 책임을 결과론적인 관점에서 견지할 수는 없다.

진화심리학 관련 책을 읽다가, 농업이 발달하고 자원이 풍부한 나라에서는 산업혁명이 일어날 수 없다는 주장이 인상 깊었다. 동남아나 남미처럼 기후로 인해 자원이 풍부한 나라들은 생산성 증대와 효율성 제고에 대한 니즈가 높지 않기 때문에, 혁신보다는 안정을 택하게 되고 또한 높은 인구밀도는 낮은 인건비를 야기해 산업혁명의 필연성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주장이었다. 결국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지리와 기후의 영향력은 크다고 볼 수 있다.

역사적으로 4대문명의 근원지는 큰 강을 끼고 시작되었으며, 대부분의 국가들의 국경선이 산맥이나, 강을 경계로 나뉘어져있다는 점을 볼 때, 어디에서 국가가 시작되었느냐는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볼 수 있다. 좋은 교육환경과 교통의 편리함을 확보하기 위해 강남의 집값들이 천정부지로 오르는 것처럼, 비옥한 땅과 교통의 요충지를 차지하는 것이 한 국가에게는 사활이 달린 중대한 문제일 수 있다. 이는 필연적으로 경쟁을 만들어내고, 이러한 경쟁들이 분쟁이나 전쟁으로 번지게 된다. 그러한 예는 ‘독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리의 힘>을 통해서 좀 더 명확해진 것은 각 대륙별, 각 나라별 지나온 역사들과 현재 처한 상황들이 우리의 생각이상으로 ‘지리’라는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았으며, 수많은 이해관계와 인과관계요소들 속에서도 유의미하고, 큰 비중을 차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시민으로 ‘한반도’라는 곳에서 살아오면서 어떤 영향들을 받았을까?

             1. 사계절의 영향, 봄여름가을겨울과 눈, 비 등

             2. 3면이 바다, 실질적으로 섬나라의 포지션

             3. 중국, 일본, 러시아, 미국 등 강대국들의 전략적 요충지

             4. 과거부터 이어져온 중국의 영향력

             5. 불교 그리고 유교

등.

결국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해 온 것들은 우연이 아닌 필연적으로 이 땅에 존재하게 된 것들이고, 그로인해 형성된 문화와 기질 그리고 현재까지의 역사라고 본다면 이 또한 운명이라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싶다. 우리가 타고난 재능과 환경만을 믿거나 탓해서는 진취적인 삶을 살 수 없듯이, 주어진 지리적 여건 중에서도 끊임없는 선택과 변화를 거쳤기 때문에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은 아닐까..

실시간으로 정보가 오가는 글로벌 시대에 아직도 우리는 국제적인 사건에 대해서 판단을 할 때, 단편적인 모습만 보는 경향이 있고, 간단하게 정리된 이분법적인 사고를 통해서 사건을 들여다보는 경향이 있다. 그렇게 하는 것이 간편하고, 이해하기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나의 사건에는 수많은 이해관계와 인과관계가 얽히기 마련이며 이 또한 그동안의 역사와 환경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좀 더 열린 시각에서 사건을 바라볼 필요가 있고, 그들에 대한 공부와 자유로운 논의를 통해 깊은 이해를 추구해야만 한다.

지리는 언제나 운명들을 가두었다.

우리는 지리의 아래 살아가는 작디작은 인간이어라

★★★★☆

지구는 5대양 6대주로 이루어져 있다. 지구에는 평야, 산맥, 고원, 빙하지대, 툰드라, 사막 등 정말 다양한 지형과 지물이 존재하는다. 우리는 그 어떤 것보다 지리의 힘에 지배되어 살아갈 수 밖에 없다.

연일 40도에 육박하는 여름의 무더위와 습기, 겨울의 칼날같은 시베리아 기단의 한파, 대부분의 대학교가 산지에 위치하여 어느 학교나 자랑할만한 오르막길이 있는 대한민국을 생각해보면 우리가 얼마나 지리에 영향을 받으며 살아가는지 알 수 있다.

[지리의 힘]은 그러한 지리의 힘과 인간의 의지가 반영된 정치를 합친 지정학이라는 분야로 세상을 설명한다. 인류의 시작부터 현재까지 극복하고자 하지만 여전히 인류는 지리라는 틀 안에서 움직이고 있다. 특히 책에서는 단순히 도덕적, 정치적으로만 생각하면 쉽사리 납득이 가지 않는 국제정치적 행태에 지리를 곁들여 설득력있는 설명을 하고 있다. 어릴 적 사회과부도를 펼쳐서 한반도의 산맥과 강, 지역별 특산물 등을 공부한 이후로 이 책을 읽을 때만큼 지도를 많이 본적도 없는 것 같다. 하지만 분명 지도를 펴놓고 고개를 무한히 돌려가며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이었다.

책에서 다루고 있는 총 10가지 지역의 이야기에 대해 하나씩 살펴보자

중국, 그들이 바라보는 것은 사람이 아니라 지리이다

중국은 북한과 더불어 지상 최악의 인권침해국가이다. 공산당을 중심으로 한 중국 정부는 외부적으로는 부인하고 있지만 티벳과 신장, 최근에는 홍콩에 있어 반민주적이고 반인권적인 통제를 가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티벳과 신장 지역은 오랜 기강 소요 사태도 있었으며 현대에도 혼란의 불씨는 여전하다. 많은 국가들이 공개적으로 중국의 티벳과 신장, 홍콩 지역 탄압에 대해 비난하지만 중국은 그 모든 비난을 감수하더라도 하나의 중국이라는 사상을 주입하고자 한다.

이러한 모습은 일반적인 국제정치학의 입장에서 보면 실익은 없는데 명분만 잃는 백해무익한 행위이다. 하지만 중국의 진정한 의도는 국제정치학이 아니라 지리학을 통해 보아야 드러난다.

중국의 서쪽 끝에 위치한 티벳은 중국의 물을 지배하는 곳이다. 중국의 커다란 세개의 강의 원류는 티벳고원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티벳고원은 히말라야를 사이에 두고 인도와 국경을 이루고 있다. 중국과 인도는 최근에도 유혈사태가 벌어질만큼 사이가 좋지 못하다. 물론 지리의 영향으로 지금까지는 소규모의 교전으로 끝나고 있지만 티벳을 인도가 장악한다면 중국이 치뤄야하는 대가는 적지 않다. 그렇기에 중국은 티벳을 그렇게 사수하는 것이다. 신장 지역도 동일하다. 중국의 한족과는 문화적으로 인종적으로도 상당한 차이가 있지만 신장지역은 중국과 중앙아시아 지역을 잇는 지역으로 많은 자원이 매장되어 있으며 동시에 중국 중심부를 지키기 위한 완충지로서 전략적 위치에 해당한다.

중국은 현재 해양강국을 노리고 있다. 한세기전 청나라가 양무운동을 통해 해상강국을 꿈꾸었던 것과 같은 맥락에서 남중국해의 영향력을 강화하고 남중국해의 영유권과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해군을 육성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일본과의 충돌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다오위댜오(센카쿠) 열도와 말라카 해협, 대만 등의 다양한 문제를 가지고 다양한 국가들과 충돌하고 있다.

중국의 의도는 분명하다. 지난 오랜 역사동안 외쳤듯이 중화사상을 다시 되살려 세계의 중심이 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지형의 한계를 뛰어넘어 땅이 아닌 해양으로 나아가고자 하고 있다. 그리고 그와 이웃한 모든 국가들은 중국의 잠재력을 알기에 그 행동 하나하나를 감시하고 언제든 대응하기 위한 준비를 갖추고자 하고 있다.

미국, 사기적인 스타팅 포인트

미국의 지형은 먼저 광활하다. 어마어마하게 크다. 그리고 다양하다. 거대한 사막에서 거대한 삼각주 지형, 평야, 사막, 협곡, 태평영과 대서양 등 정말 다양한 지형이 펼쳐져 있다. 거기에 지정학적인 조건도 매우 우호적이다. 접하는 국가는 캐나다와 멕시코 밖에 없는데 그 둘 마저도 미국에 호의적이고 의존적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미국의 힘은 모두가 잘 아는 것처럼 세계에서 가장 강한 국가라는 것이다. 달러화는 기축통화이고 미군은 지금 이순간에도 세계 각지에서 주둔하며 자신들의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중동지역에서 걸프전과 이라크전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자원 확보를 위해 노력해왔으며 현재에 이르러서는 기술의 발달로 자국 내에서도 어마어마한 석유를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그야말로 약점이 보이지 않는 국가이다. 그 정치체제의 자유로움이 역으로 약점이 되어 혼란이 가져다 줄 것이라는 많은 호사가들의 예측과 달리 이미 한세기 이상 지구 상 최강의 국가이다.

미국은 사실 본토보다는 앞으로 언급할 나머지 지역에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미국의 개입은 좋은 방향으로도 나쁜 방향으로도 각 지역의 역사에 많은 영향을 미쳐왔다.

서유럽, 혼돈을 뛰어넘어 통합으로 가는 길

서유럽은 정말 오랜시간 크고 작은 분쟁을 겪어왔다. 이유도 다양했다. 허울뿐인 황제의 자리를 두고 싸우기도 했고 종교적 해석을 두고 싸우기도 했으며 가문의 원한을 두고 다투기도 했다. 수많은 국가들과 그들 사이 복잡한 국경선만큼이나 그들은 많은 혼란은 겪었었다. 하지만 현대에 와서 유럽은 통합을 바라보고 있다.

그 중에서도 중심되는 국가는 프랑스와 독일이다. 브렉시트 전에는 영국도 한 자리르 차지할 수 있었지만 현재로서는 영국은 스스로 유럽의 국가이길 바리지 않고 있어서 언급하지 않겠다.

프랑스는 명실상부한 유럽 내 최고의 입지에 자리하고 있다. 지리가 주는 축복의 힘으로 프랑스는 카를 대제 이후 지속적으로 강대국이었다. 2차 대전에서 굴욕적으로 독일에 점령당하기 전까지 유럽 내에서 최강의 군대를 보유하고 있었고 가장 잘 사는 국가였다.

그에 비해 독일은 매우 굴곡진 역사를 가지고 있다. 굽이치는 라인강을 따라 수많은 소국으로 나누어져 전쟁을 끊임없이 반복했다. 근대에 들어 프로이센이 등장하고 독일은 처음으로 통일의 가능성을 엿봤다. 근면성실한 국민성과 프로이센의 유능한 재상, 국왕의 힘으로 독일은 마침내 통일을 했고 통일의 힘을 과신한 나머지 유럽을 정복하기 위해 두번의 세계 대전을 일으켰고 무참히 패배했다.

세계 대전에서 2번이나 괴멸적인 타격을 받고 냉정시대 갈라져 반쪽짜리 국가가 되었지만 독일은 다시 선진국 대열에 올랐다. 세계에서 가장 정말한 기계를 생산하고 가장 믿을만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산업을 부흥시키고 기업을 성장시켜 어느새 라인강의 기적을 통해 강대국이 된 것이다. 거기에 더해 독일은 다시 한번 유럽정복을 노리고 있다. 이번에는 전쟁이 아니라 통합의 물결을 타고 독일의 유럽 제패를 이루고자 하고 있다.

EU에서 독일과 프랑스의 영향력은 거대하다. 둘은 현재까지는 자유와 정의라는 관점에서 협력하고 있으며 지도자 간에도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의 지도자와 미국 기업의 침공에 맞서 유럽의 자존심을 세우고 러시아의 독재자가 유럽 정세에 관여하는 것을 막기 위해 협력 중이다.

러시아, 거대한 영토이나 기후가 발목을 잡는다

러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큰 나라이다. 유럽에서 극동아시아까지 이어진 거대한 영토는 러시아의 힘이자 장애물이다. 영토에 비해 적은 인구는 영토를 개발하지 못하는 원인 중 하나이다. 하지만 그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대부분의 영토가 기후의 축복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부동항을 찾아 끝없이 남하하던 러시아 제국의 이야기는 아직까지 유효할만큼 러시아는 기후의 축복과는 거리가 멀다.

푸틴이라는 독재자는 러시아를 그 어떤 지도자와 비교해도 잘 이해하고 있고 러시아의 자원을 활용해 영향력을 늘리는 법을 잘 알고 있다. 천연가스라는 자원을 바탕으로 영향력을 강화하여 과거 소비에트 연방에 포함되어 있던 지역에 대한 지배권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는 동시에 국제 정세와 지리의 힘을 활용하여 잠재적인 적국에 혼돈을 주기도 한다. 그 대표적인 예가 시리아 사태와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이다. 둘 모두 국제적인 비난에도 불구하고 푸틴은 강행하였고 이제는 되돌리지 못할만한 결과로 만들어 착실히 러시아의 영향력을 늘려가고 있다.

거기에 최근 온난화의 급격한 진전은 러시아에게 영구 동토의 해빙이라는 새로운 기회를 주고 있다. 현재까지는 활용법보다는 부작용이 커지고 있지만, 시베리아 영구 동토의 자원을 무한정 이용하게 된다면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하는 것도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한국과 일본, 애증의 동맹관계

한국과 일본만큼 부자연스러운 동맹이 어디있을까? 마주보고 악수는 하고 있으나 마주보는 눈은 동맹을 바라보는 눈이 아니라 적국을 바라보는 눈빛이다. 이러한 배경에는 식민지라는 역사적 배경과 함께 북한이라는 ‘위험한 약자’의 존재가 있다.

한반도 문제는 한국인인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것이고 지리의 힘에서 다루는 내용은 다소 지리보다는 정치에 치우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북한의 문제 있어 주변국의 선택은 어떨까 하는 것이다. 과연 미국은 어느 지점까지 북한 문제에 개입할 것이며 중국과 국경을 맞대는 것에 대핸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일본은 통일 한국에 대해 호의적일까? 한국은 통일 비용을 치를 준비가 되어 있을까?

다양한 주제를 던지긴 하지만 한반도 문제에 있어 [지리의 힘]은 명쾌한 답을 주진 않는다. 다만 지형이 한국과 일본의 민족성에 영향을 준 부분은 읽어볼만 하다.

라틴 아메리카, 속 빈 강정 같은 대륙

보통 라틴 아메리카는 아마존으로 대표된다. 그리고 실제로 대륙 전체가 지형에 엄청난 영향을 받고 있다.

대륙 중심부에 위치한 아마존은 사람의 개발을 허용치 않으며 물자 수송에 거대한 장애물이 되어 교류가 이루어지지 못하게 하고 있다. 아마존을 둘러싸고 빙둘러 도넛과 같은 지형 활용도를 보이는 라틴아메리카를 비유하는 말로 ‘속 빈 강정’이라는 표현이 적절하다. 하지만 동시에 라틴 아메리카 남부를 보면 평야와 함께 세계에서 손꼽을만큼 비옥한 땅이 나온다. 아르헨티나가 위치한 평야지대의 힘은 대단해서 한때나마 아르헨티나를 세계에서 가장 잘사는 국가 중 하나로 만들어 주었다. 물론 이 후 정치적인 요인으로 그때의 영광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지만 아르헨티나의 곡창지대의 위력은 언제나 경계할만 한다.

아프리카와 중동, 너무나 큰 축복, 상반되는 결과

아프리카와 중동은 모두 풍부한 자원을 가지고 있다. 중동은 석유라는 현대 산업 시대의 젖줄을 쥐고 있고 아프리카는 마찬가지로 다양한 광물자원을 통해 현대 산업시대, 나아가 미래 4차 산업혁명에서도 중요성을 차지할 광물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두 지역은 매우 비슷한 분쟁과정을 가지고 있다. 둘 다 부족을 기준으로 내전에 빠져 있고 그 격렬함은 많이 알려지지 않았으나 그 어떤 전쟁보다 격렬하다. 다만 전쟁의 종결에 있어 차이가 발생한다.

먼저 중동 국가들 중 일부는 전쟁을 끝내기 위해 자원과 자치권, 보호권을 바꾸었다. 영국과 미국이 2차 대전 이후로 지속적으로 자원 확보를 위해 자신들의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중동 정세에 개입하고 있으며 그 결과 이란, 이스라엘, 아프가니스탄에서 보듯 분쟁과 개입을 반복하고 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는 대표적인 이슬락교 종주국이지만 미국과 영국은 동맹으로서 중동 등지에서 이슬람 테러리스트를 상대하면서도 사우디만은 존중하고 그들의 영향력을 확보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반대로 아프리카는 강대국의 개입을 통해 끝없는 전쟁을 하고 있다. 중동과는 달리 아프리카에서 강대국의 전략은 전쟁의 혼란을 이용해 자원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서구 선진국은 아프리카에 매우 무신경하다. 그들의 정치적 혼란에 개입하려 하지도 않고 그들의 요구에 귀기울지도 않는다. 서구 열강이 멋대로 그은 국경성 때문에 오늘 이순간에도 아프리카인들은 죽어가고 있지만 아무도 그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이다.

더 비극적인 것은 아프리카는 낙후된 환경을 발전시키기 위해 중국의 도움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에티오피아 출신으로 WHO 수장이 된 테드로스는 그 대표적인 예이다. 중국은 아프리카 곳곳에서 도시를 건설하고 있다. 실제로 에티오피아의 아디스아바바는 중국 자본이 들어와 눈부신 성장을 반복했고 그 결과 세상에거 가장 오래된 이 국가는 중국의 일대일로의 영향력에 사로잡히게 되었다. 중국의 개입은 아프리카 곳곳에서 일어나지만 중국은 경제적 이득 외에 그 어떤 개입도 하지 않는다. 내전으로 수많은 인명이 희생되어도 아프리카의 광물에만 관심을 갖는다. 더구나 중국은 아프리카에 건설만 할뿐 아프리카를 발전시키려하지 않는다. 그들은 건축과정에서도 자국민을 데려와 쓰는 등의 방식으로 자국의 기술이 아프리카에 퍼지지 않게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렇듯 아프리카와 중동은 둘다 자원을 지녔다는 공통점은 있지만 그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한 지역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지역이 된 반면 나머지 한쪽은 여전히 타국이 그어놓은 국경선 아래서 끝없는 분쟁을 반복하고 있다.

인도, 그 어떤 국가도 인도를 단일 지배한 적 없다.

인도는 정말 크다. 지도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크다. 그리고 중국 못지 않는 인구를 자랑한다.

힌두교를 바탕으로 한 이 국가는 영국의 식민지배 이전에는 다른 국가들의 침공을 그 거대한 품으로 안아가며 성장했다. 알렉산더 대왕의 동방정벌에서 헬레니즘 문화를 받아들였고 그 후 오랜 시간 계속된 이슬람의 침공을 받고도 자신들의 정체성을 잃지 않았다.

하지만 사실 그들은 단 한번도 통일된 적 없다. 거대한 인도 대륙은 언제나 몇 개의 지역으로 나뉘어 공생했으며 단 한번도 통일된 정치체제를 갖춘 적 없다. 영국은 이를 활용해 인도를 단일한 체제로 지배하기 보다는 그 지역 간 갈등을 이용해 인도의 풍부한 자원과 인력을 활용하는데 집중해왔다.

영국의 갈등을 활용한 식민지배는 식민지배가 끝난 후로도 커다란 분쟁을 남겼다.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가 그것이다. 특히 파키스탄은 핵을 보유하고 있어 인도와 파키스탄의 분쟁은 언제나 커다란 인력 피해를 낳을 가능성을 품고 있다. 이에 비해 방글라데시는 종교적 차이로 분열되어 있긴 하지만 인도에 비해 약한 국력으로 갈등을 표면화 못하고 있다. 파키스탄은 국력에 차이에도 불구하고 인도와 맞서기 위해 주변 국들을 활용한다. 아프가니스탄을 끌여들이기도 하고 중국과 연대하는 등 방식으로 인도와 맞서고 있다. 그럼에도 인도와 파키스탄의 분쟁은 여전히 진행형이고 최근에도 유혈사태를 낳았다.

북극, 온난화가 만들어준 새로운 기회

북극은 수많은 희생을 바탕으로 인류가 정복한 지역이다. 하지만 북극은 바다로 계절에 따라 시시각각 변화하는 등 고정되어 있지 않았다. 하지만 인류가 생존하기에는 불모지라는 것이 언제나 공통적인 인식이었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과 인류의 환경파괴는 북극에 새로운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그것도 엄청난 경제적 가치를 지닌 기회다.

북극항로는 그야말로 21세기판 아메리카 대륙의 발견이다. 지구를 한바퀴 돌아야 하는 대륙간 항로가 북극을 통하면 획기적으로 줄어든다. 이러한 가치를 인지한 러시아는 그 누구보다 빠르게 행동에 나섰고 급기야 군대를 주둔시키며 북극항로를 확보하고자 하고 있다.

캐나다, 노르웨이, 덴마크 등 온건한 국가들도 나서고 있다. 북극항로 자체의 가치 외에도 북극에 묻힌 수많은 자원에 대한 우선권을 주장하기 위해서이다. 그들은 각자의 군사력을 동원해 러시아의 북극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고 그들의 정당한 몫을 확보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에 비해 알래스카를 통해 북극항로의 영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 미국은 조용하다. 온건한 캐나다, 스웨덴도 나서는 판국에 너무나 조용하다. 물론 미국은 북극 아니라도 충분한 지리적 축복과 국제적인 영향력을 지닌 국가지만 앞으로도 계속해서 북극에 대해 침묵할까?

지리는 극복하는 날은 오겠지만 21세기에는 불가능할 것

자연재해를 통해 자연의 힘을 체감하는 것과 달리 지리는 언제나 우리에게 고정된 변수로써 존재하여 그 위력을 실감하기 어려우나 분명 실재하고 우리의 가장 가까이에서 영향을 주고 있다.

인류는 수많은 기술을 만들어왔다. 이제와서는 화성 정복을 위해 민간, 공공 모두 달리고 있다. 항공기술은 사실 지리의 힘을 무력화하고 있고 인류의 통신기술은 지리를 뛰어넘어 소통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발전에도 불구하고 21세기동안에는 인류는 지리에 영향을 받을 것 같다.

이는 인류의 기술 발전이 느리거나 의미가 없어서가 아니다. 다만 지리의 힘이 그만큼 강대한 것이다. 홍수와 태풍과 같이 눈에 띄는 피해를 주지 않지만 지속적으로 인류의 발전에 영향을 주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평지라면 직선으로 도로를 건설하여 많은 비용과 시간을 아낄 수 있지만 산의 존재 때문에 수많은 비용을 들이고 시간을 들이고 있는 현대의 도시를 생각해보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어떤 시대에도 어떤 지역에서도 지리는 인류의 삶에 영향을 주었다. 하지만 20세기 이후 처음으로 인류는 지리의 힘을 극복하기 시작했다. 지리를 대상으로 한 기나긴 인류의 투쟁은 과연 인류의 승리로 끝날 수 있을까?

최근 미국 드라마 ‘바이킹스’를 보고 있다. 내용은, 바이킹족의 열악한 환경에서 탈피하기 위해, 바다를 건너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온화한 남쪽으로 세력을 넓혀가는 이야기이다.

그들은 지독히 추운 날씨와 바다와 함께 살아간다. 농사를 짓기에 부족한 환경으로 인해 자연스레 부족 간의 약탈의 역사가 이어지고, 바다와 함께한 세월은 능숙한 배 건조 기술을 갖게 한다. 그리고 어느 민족보다 강인한 전투 기술과 해양 능력을 바탕으로 유럽을 공포로 몰아넣는다.

이 책을 읽으며 드라마를 보아서 그런가, 드라마는 더욱 생동감 있었고, 지루할 수도 있었던 책 내용이 현실감과 상상력으로 내 관심을 사로잡았다. 또한, 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각종 상황이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너무나 강력한 그들

인간의 역사는 약육강식의 반복이었다. 때로는 공존과 평화의 깃발을 꽂을 때도 있었지만, 이 또한 더 많은 이익을 챙기기 위한 방법의 하나일 뿐이었다. 지리마다 강국은 지속해서 변했지만, 세계로 봤을 때는 유럽에서 미국으로, 지금은 중국으로 미미하게 이동 중이다.

책에서는 이들이 강국이 될 수밖에 없는 지리적 환경을 설득력 있게 말한다. 유럽은 농사짓기 좋은 땅과, 지리마다 연결된 강으로 인해 자연스러운 교역과 발전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그들이 마주한 강대국들과의 끊임없는 전쟁은 패권을 미국에 넘겨주게 된다. 미국은 풍부한 자원을 가진 독립된 대륙으로 인해 외부의 괴롭힘 없이 스스로 빠른 발전을 이루었고, 중국은 인해전술을 바탕으로 그 영향력을 빠르게 뻗쳐나가고 있다.

결국 세계는 강대국의 속삭임들을 통해 굴러간다. 그들의 생각 없는 펜질로 인한 국경 분리로 아프리카와 중동은 멈출 수 없는 분쟁의 역사를 이어가고, 우리나라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분단의 위험을 안은 채 눈치 게임을 이어나간다. 그리고 이제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싸움으로 인해 전 세계는 그들의 눈치를 보며, 그들의 날갯짓이 소용돌이로 돌아오는 것을 견디며 살아간다.

미국은 세계 단일 통화 달러를 기반으로 세계 자본을 좌지우지하며, 전 세계의 분쟁 상황에 직접 개입하며 세계 경찰의 역할을 하고 있지만, 지속된 피로감으로 인해 그 영향력은 점차 감소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포탄보다 강력한 경제의 맛을 봤기 때문에, 개발도상국 위주를 대상으로 경제 속국을 만들어가고 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 두 강대국의 패권싸움은 결국 또 다른 세계대전을 만들 것 같다. 지구의 역사가 항상 그랬듯… 현재에 만족하는 국가는 없었던 듯… 러시아, 유럽, 일본, 인도 등 새로운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밑물 작업은 지금도 지속하고 있기에…

너무나 약한 그들

이 책의 하이라이트는 아프리카와 중동의 현실이었다. 저자가 한 말처럼, 특히 아프리카의 현실은 미디어에서도 중점을 두지 않는다. 한동안 신문을 읽으면서도 아프리카는 지엽적 분쟁 소식 외에는 외부 자본의 유입으로 경제적으로 발전하고 있다고만 알고 있었다. 오히려 세계의 이목은 각종 테러로 인해 중동에 쏠려있다.

식민 시대와 세계대전의 소용돌이가 지나갔음에도, 이들이 식민지로부터 독립했음에도, 지리는 벗어났지만 아직 경제적으로는 속국에 속해있는 현실에, 세계는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대륙의 지리에 이런 비합리적인 경계선이 그어진 것은, 이로 인한 분쟁을 예상하고 일부러 조장한 것은 아닌가 하는. 이 대륙에는 강대국들이 필요로 하는 풍부한 자원이 있고, 강대국들이 강대국으로서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약국이 존재해야 하기에, 강대국이 또 다른 강대국을 견제하기 위한 지리적 속국이 필요하므로.

내 비약적인 상상일 뿐이지만,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지리의 역사를 보면 그런 섬뜩한 생각이 들게 한다.

중동의 모습은 내 짧은 시각에서는 아직 이해하기 힘들다. 아직도 미디어의 단골 소재인 수니파와 시아파. 종교의 차이로 인해 무자비한 학살과 테러가 아직도 비일비재한 그곳. 나는 무신론자라서 그럴 수도 있지만, 종교가 순수하게 추구하는 모습과 현실의 모습이 너무 다르기에 종교에 대해서는 중립을 지키려 한다.

자연이 살아 있다면

자연이 살아 있다면? 자연은 인간을 어떻게 볼까? 추상적인 생각이지만 자연의 시각에서 생각해보니 참 재미있다. 자연을 극복하려 수천 년을 노력한 인간. 이제 자체적인 기술로 자연을 일부 극복할 수 있게 된 인간. 자연은 끊임없이 인간에게 꿈과 시련을 동시에 준다. 저자의 말처럼 지구 온난화로 인해 모습이 바뀌는 대륙과, 북극의 존재는 세계에 또 다른 패러다임을 선사할 것이다.

한줄평

인간 역사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통찰할 수 있게 해주는 지리의 힘

나는 어떠한 문제를 생각할 때 한 번이라도 지리를 원인으로 꼽았던 적은 없었다. 지리는 하나의 학문으로만 인식했으며, 그저 수도를 정하는 데 필요한 지식 정도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은 나에게 새로운 시야를 열어주었다. 각 국가의 지리에 대한 설명과 그로 인해 이루어진 현상과 그리고 그 현상에 의해서 발생된 역사를 읽어보면서, 그 국가가 내린 결정들에 대해서 더 깊고 논리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이 모든 결과의 진리라고 생각하면 위험할 것 같다. 정답을 정해놓고 과정을 분석하는 것은 어떠한 방법으로 설명하더라도 맞아 보이며, 그것이 진리로 치부되기 싶기 때문에 경계하며 받아들여야 한다. 물론 이 책에서도 지리가 유일한 정답이라고 말하고 있진 않지만, 조금은 비판적인 시각으로 볼 필요가 있다.

이 책은 강대국들을 설명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중국, 미국, 러시아 등을 지나 한국, 일본 등 다양한 국가들을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잘 사는 나라들, 이미 자유로움과 행복을 누리는 나라보다는,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만 알 수 있는 국가들, 특히 그 중에서 도움이 필요한 빈곤층이 주를 이루는 국가들에게 더욱 관심이 갔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서 가장 나의 눈을 사로 잡았던 것은 아프리카였다.

무책임한 선 긋기 놀이

아프리카라고 하면 아이들이 마른 몸이 화면에 나와 모금을 유도하는 유니세프가 먼저 생각난다. 실제로 하루에 1.90달러 미만을 사용하는 극빈층의 수가 3억 8900만이며, 이는 아프리카 전체 인구 12억의 1/4의 숫자이다. 아프리카는 끊임없이 내전이 발생하는 나라인데, 1946년부터 2008년까지 약 60여 년간 119개의 내전이 발생했고, 이는 평균 1년에 2개의 내전이 발생한 것이다. 이처럼 끊임없는 분쟁과 내전은 정치, 경제 등을 활성화 시키지 못했고, 빈곤층은 더욱이 극빈곤층으로 가게되어, 결국 다른 나라에 도움이 없이는 기본적인 생활조차 할 수 없는 나라가 되었다.

왜 아프리카는 이런 상황에 있을 수 밖에 없었을까. 이 책에서는 제목과 마찬가지로 지리를 이용해서 설명하고 있다. 아프리카에는 세계 최대 건조 사막인 사하라 사막이 존재한다. 이는 사하라 사막의 광활함만큼 그 땅에 농사를 짓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남쪽에는 지배할 식물도 별로 없고, 길들일 동물들도 많지 않다. 땅의 대부분은 늪과 사막이며, 많은 동물들이 밀이나 쌀을 재배하는 것을 돕지 않는다. 만약 코뿔소나 코끼리가 사람에게 친화적으로 벼를 재배하고 전쟁을 했다면 아프리카의 역사는 달라졌을 지도 모른다고 이 책은 이야기하고 있다.

농업을 하기 좋지 않은 환경이었다면, 무역을 하기엔 좋은 나라 일까. 불행하게도 그렇지 않았다. 가파른 강 때문에 배를 띄우는 것도 쉽지 않고, 이 강들은 다른 지역을 연결 해주지 않아 배가 무역을 위한 이동 수단이 되기 어려웠다. 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의 다양한 언어는 서로 간의 소통을 더욱이 어렵게 하여 지역간의 단절을 야기했다.이러한 환경은 아프리카가 다른 지역과의 소통을 어렵게 했고, 발전을 더디게 만들었으며, 유럽의 침략을 무방비하게 당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었다.

유럽인들이 아프리카를 떠나기 전, 이들은 문화, 종교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마음대로 선을 그려 넣었다. 하루 아침에 국가가 나눠 지고 경계가 생긴 지역들은 서로 다른 민족과 종교 안에서 억지로 단일 민족으로 묶으려는 노력을 해야 했다. 하지만 이는 당연히 잘 될 일이 없었고, 내전으로 벌어져, 수 많은 민간인 사상자를 낳았다.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콩고 민주 공화국인데, 200개가 넘는 부족으로 나뉜 이 나라는 언어 또한 수백만 개이며, 각 부족은 한나라에서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치루고 있다. 이러한 전쟁은 나라가 발전될 토대조차 만들 수 없게 만들었고, 빈곤층은 극빈곤층이 되어 생계를 꾸려 나가기 힘든 상황이 되었다. 이러한 상황의 근본에는 아프리카가 위치한 곳, 즉 지리가 있었다.

지리의 힘, 결국 넘을 수 없을까

이 책에서는 제목과 같이 지리가 우리의 역사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말하고자 한다. 또한 결과를 뒷받침하는 다양한 이유를 보면 어쩌면 필연적인 일이 일어났다고 생각하게 만든다. 하지만 지리의 힘은 절대적인 것이며 우리가 이길 수 없는 것이었을까.

요컨데 그리스는 척박한 토양으로 빈곤했고, 전쟁이 일어나기 쉬운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국방비를 많이 지원해야했다. 뿐만 아니라 수십개의 섬들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해양 국방비를 예산으로 잡아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리스는 이러한 환경과는 반대로 문명의 꽃을 피운 나라 중 하나이다. 그리스의 척박한 땅은 다른 나라를 탐험하게 할 필요성을 부여했으며, 이로 인해 무역이 활발해졌다. 이는 타지의 다양한 지식 등을 습득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고, 많은 지성인들과 지식인들을 발생할 수 있게 하는 요건이 되었다. 뿐만 아니라 지리에 대한 더 많은 관심으로 인하여 양질의 토양을 갖춘 국가들보다 지리에 더 많은 지식을 얻을 수 있었다.

결국 지리의 힘은 중요한 요인이나 넘을 수 없는 산은 아니며, 자신의 위치에서 최대의 장점을 이끌어내면, 다른 국가에서 가질 수 없는 엄청난 힘으로 변화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등바등 살다가 문득 ‘이게 다 뭔 소용일까’ 싶을 때가 있다. 그런 생각이 들면 번아웃이 오고, 손에 쥔 많은 것을 놓아버리게 된다. 다시 주워 담을 것을 알면서도, 힘없이 누워있던 시간에 후회할 것을 알면서도, 당시 무기력함은 이겨내기 쉽지 않다.

한 인간이 견뎌낼 수 있는 우울함엔 한계가 있거늘, 최근 내 상황은 우울함의 연속이었다. 내 욕심에서 비롯된 갈망, 그것을 위한 노력이기에 욕심에 의문이 들기 시작하면, 무기력의 속도는 겉잡을 수 없다.

그리고 내가 사는 공간을 하찮게 만들고, 내가 사는 시간을 하찮게 만들어버린. 이 모든 것을 ‘지리’로서 풀어낸 이 책을 읽었다. 우울함이 밀려온다.

시야.

나는 서울에서 태어나 유년기를 보냈고, 청소년기를 김포에서 보냈다. 성인이 돼 다시 서울로 돌아왔고, 지금의 캐릭터로 살고 있다. 거듭 말하지만, 나는 내가 살아온 시간 중 지금이 가장 좋다.

‘지금이 가장 좋다’는 가볍게 생각하면, 참 행복한 말이다. 하지만 이 명제는 쉽게 무너질 수 있는데, 우울한 일이 생기거나, 안 좋은 일을 겪게 되면 굉장히 쉽게 무너진다. ‘지금이 가장 좋기’ 때문이다.

내 시야는 늘 미래를 향했다. 과거가 마음에 들지 않았고, 현재를 살아내면 금세 과거가 되기에 나는 늘 미래를 향해야 했다. 때문에 과거를 붙잡지 않아야 했고, 미래는 늘 더 나아야만 했다. 이게 내가 과거를 잊는 방법이었고, 지금이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

보이는 것 중 최적의 선택을 하고, 선택지를 더 넓히고, 이 주기를 빠르게 하는 것이 성장이라 생각했다. 때문에 나는 날 막는 것을 떨쳐냈고, 이 과정이 내 시야를 넓히는 거라 생각했다. 그렇게 나는 조금씩 시야를 넓혔고, 이 과정에서 나를 믿어야만 했다.

하지만, 최적은 끝이 없었다. 늘 공부해도, 공부할 것은 끊이지 않았다. 열심히 공부한 자에게 주어지는 것은 그다음 공부할 것이었다. 이 뫼비우스의 띠 속에서 종종 즐겁기도 했지만, 어떤 특이점이 오는 순간 와르르 무너졌다.

세상의 중심인양 생각하고 판단했지만, 그저 작은 나라, 작은 도시에 사는 한 생명체임을 깨달았을 땐, 무기력해졌다. 무기력증이 <지리의 힘>을 읽던 요즘에 온 것은 우연일까 싶기도 하다. 내가 익힌 지식과 판단하는 알고리즘은 과연 지구의 역사, 인류의 역사 속에서 어떤 비중을 차지할 수 있을지. 거대한 이야기 앞에서 나는 한 없이 작아졌다.

양껏 넓히던 시야가. 깜깜해졌다.

미국

일단, 미국 얘기를 해보자.

최근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등을 읽으며 미국이 만든 거대한 금융 앞에서 막막함을 읽었다. 그동안 외면했던 이야기들, 그저 조금이라도 빨리 직시하는 게 답일지 모르는 이 거대한 이야기 앞에서 미국이란 거대함을 느꼈다.

그리고 지리. 가끔 온라인에서 미국을 두고 ‘밸런스 안 맞는다’ 등의 이야기를 하곤 하는데, 나는 미국이 지리마저 축복받은 지 이제야 알았다.

미국은 특히 다른 어느 곳보다 기후와 <지리의 축복>을 많이 받은 나라라고 할 수 있다.

생각해보면 나는 여행을 즐기지도 않고, 그다지 여러 곳을 다니지도 않는다. 그제야 내가 지리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는 걸 깨달았다. 맞다, 나는 5분 거리 마트도 내비게이션 찍고 운전했었지.

미국이 가진 힘과 영향력은 책 전체에 걸쳐 나온다. 비단, 미국 파트 뿐만 아니라 모든 파트에 나오는 국가 중 한다. 가히 사기라고 할 수 있다. 그중 인상 깊었던 부분 하나를 꼽으라면 <위대한 백색 함대>를 꼽고 싶다.

1907년 12월에 대서양 부대의 전함 16척이 미국에서 출발했다. 해군의 평상시 제복 색깔인 흰색으로 선체 전부를 칠해서 <위대한 백색 함대>라고도 불렸던 이들의 항해는 하나의 강렬한 외교적 시그널이었다. 백색 함대는 수개월에 걸쳐 브라질, 칠레, 멕시코, 뉴질랜드, 오스트레일리아, 필리핀, 일본, 중국, 이탈리아, 그리고 이집트까지 망라한 전 세계 20여 항구를 방문했다. 이는 곧 미국의 대서양 함대가 궁극적으로 태평양까지 나설 수 있다는 의미였다. 하드파워와 소프트파워가 혼재된 이 항해는 군사 용어로 일종의 세력 투사 전 단계라 할 만한 것이었지만 전 세계 모든 강대국으로부터 주목을 받았으니 결국은 세력 투사인 셈이었다.

판타지 소설에서도 이 정도면 너무 갔다고 할 지경이다. 미국의 시대를 살며, 이 세계관 최강자 미국에 어쩜 이리 관심을 두지 않았나 싶었다.

역시, 영어 공부 열심히 해야겠다.

중국

판타지 소설로 치면, 중국은 1위 미국에 대항하는 악당이 되겠다. 우리나라가 미국 동맹국이어서 그렇게 느낄지도 모르지만, 글쎄 이야기를 들어보면 마냥 그렇지도 않다.

현재 중국 전역에서는 이런저런 연유로 매일 5백여 건의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대부분은 평화적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대량 실업이나 대규모 기아 사태라도 발생한다면 그 횟수나 규모 역시 폭발적으로 늘 것이다.

부끄럽게도 나는 여전히 중국이란 나라를 저평가하고 있었다. 얼마나 눈을 감고 살았던 걸까?

중국이 세계 전역을 이렇게도 들쑤시고 다니는지, 2016년에 한국어로 출판된 이 책을 보고서야 알았다.

중국은 케냐에도 항구를 건설하고 있다. 그리고 앙골라에는 철도를, 에티오피아에는 수력 발전용 댐도 건설하고 있다. 이렇듯 중국은 광물과 귀금속 확보를 위해 아프리카 전역을 샅샅이 훑고 있는 중이다.

IT 기자시절 더 이상 미국은 IT 약소국이 아니다. 한국은 더 이상 IT 강국이 아니다 등의 이야기를 많이 접했다. 하지만 경제, 국방력 등 전 분야에 걸쳐 이 정도로 중국이 강력한지는 몰랐다.

분석가들이 지난 10년에 대해 쓴 것을 보면 대다수가 21세기 중반에 이르면 중국이 미국을 따라잡을 것이며 세계의 최강대국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1장에서 부분적으로나마 살펴본 이유로 인해 나는 그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 적어도 1세기는 걸릴 거라고 본다.

미국 동맹국이면서, 중국에 관한 인사를 멈출 수 없는. 우리로서는 어쩌면 이게 현재로선 최선이거란 생각에 심히 씁쓸한 마음이다.

러시아

소련 시절 러시아에 관한 기억이 거의 없기에, 러시아는 그저 ‘불곰국’, ‘푸틴’ 등 키워드로 인식했다. 그저 건드려서 좋을 것 없는 성격 있는 나라로만 알고 있었다.

그런데, 러시아는 대단했다.

발트 해 3국에 대한 나토의 입장은 분명하다. 이 나라들이 동맹국으로 있는 한 러시아의 어떠한 무력 공격에도 나토의 창립헌장 5조가 발동된다. 5조는 다음과 같이 명시하고 있다.

“유럽 혹은 북미의 하나 혹은 그 이상의 나토 회원국에 대한 무력 공격은 모든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

학창 시절 한 번쯤 외웠던 단어들이다. 나토, 북대서양 조약기구 따위 말이다. 이런 기구들은 러시아라는 악당에 대항하기 위한 착한 국가들의 모임인 줄만 알았다. 원래 악당이 더 세지 않나?

러시아에게 세바스토폴은 단 하나밖에 없는 진정한 부동항이다. 그렇지만 흑해를 나서서 지중해로 진출하려면 1936년 몽트뢰 협정으로 보스포루스 해협의 관리를 위임받은 나토 회원국 터키의 간섭을 받을 수밖에 없다. 러시아 군함들은 그 해협을 항해할 수는 있지만 제한된 인원만이 가능하며 분쟁 시에는 이마저도 허용되지 않는다. 혹시 러시아 군함이 보스포루스를 통과했다 하더라도 지중해에 도달하려면 에게 해도 건너야 한다. 마찬가지로 대서양에 도달하려면 지브롤터 해협을 통과해야 한다거나 인도양으로 나가려면 수에즈 운하로 내려가는 것까지 허락받아야 하는 규정이 여전히 유효하다.

이쯤 되면 참 자연이 신비롭단 생각이 든다. 현대 문명이 참 놀랍다는 생각도 들고 말이다. 이렇게 얽힌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어찌 선진국 반열에 올랐나 싶고 말이다.

현 단계에서 핵무기는 제쳐 두고 러시아가 보유한 가장 강력한 무기라면 육군이나 공군이 아니라 바로 <가스와 석유>다. 세계 최대 천연 가스 공급 국가인 미국에 이어 제2의 천연가스 생산국인 러시아는 당연히 이를 국익 증진을 위한 권력으로 사용하고 있다. 러시아와 사이가 좋으면 좋을수록 연료비를 절약할 수 있다.

그동안 시야를 많이 넓혀왔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모르는것 투성이다. 세상을 바라보며 막막했을 과거 우리나라 리더들을 떠올리며, 현재를 살아내는 내가 우리나라를 생각해본다.

그리고 한국

나는 우리나라가 좋다. 돈을 많이 벌면, 해외에 별장 하나쯤은 짓고 싶지만, 그래도 한국에서 살고 싶다. 넓은 마당에 진돗개 키우면서 말이다.

세계 전체를 들여다보면, 한국이란 나라는 정말 ‘후’ 불면 날아가도 이상하지 않다. 그런 나라가 경쟁력을 보이고, 그런 나라가 내 나라라는 게 이쯤 되면 자랑스럽다.

사실 전 세계 지도자들로서는 공공연히 북한 정권이 붕괴되는 날을 대비하자고 떠들다가 정말로 그날이 앞당겨져도 큰일이다. 그날에 대해 준비조차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한 지금의 상태에서는 일단은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이 최선이다. 현재는 이도저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분단국가라는 건 너무 아쉽지만, 그럼에도 잘 견뎌주는 것이 많은 이들에게 감사하다. 나는 군대를 다녀왔고, 예비군도 마쳤지만 지금은 사실 분단국가라는 현실을 잊을 만큼 내 인생에만 집중하고 있다. 이런 환경을 만들어 준 것에는 무조건 감사해야 한다.

여전히 많은 곳에서 총성이 오가고, 먹을 것을 걱정한다. 나 역시 매일이 치열해 잊곤 하지만, 시야를 넓히려는 나로서는 잊어선 안 되는 부분이다.

통일에 드는 대부분의 경제적 비용을 남한이 감당해야 하며 이럴 경우 독일 통일 이후처럼 경제가 위축될 수 있다는 것 말이다. 동독의 경우 서독보다 뒤처져 있었는지는 모르나 그래도 일정 수준의 발전을 이루었고 역사와 산업 기반 그리고 교육 받은 인구를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북한의 경우는 거의 맨땅에서 시작해야 할 처지다.

어쩌면 정말 우리 세대에 통일이 될지도 모른다. 최근에도 북한이 돌발행동을 보이곤 있지만, 누가 아는가? 훗날 ‘그랬었지’ 라며 술안주로 삼을지.

마무리

위에 언급한 국가 외에도 아프리카, 중동 등 여전히 혼돈 속에 사는 많은 이들을 활자로 접했다. 지도 외 이미지 하나 없는 이 책을 읽으며 무수히 많은 그림을 머릿속에 그렸지만, 얼마나 근접한 그림을 떠올렸는지는 모르겠다.

워낙 거대한 이야기이기에 놓칠 수 있지만, 놓쳐서는 안 되는 이야기다. 우리는 여전히 지구에 살고, 앞으로도 살아야 함을 떠올리면, 넓혀야 할 시야가 아직도 많다.

깜깜했던 시야를 걷어내고, 조금 더 넓어진 시야를 확인하며. 오늘도 가장 좋기 위해, 내일을 상상해본다.

읽게 된 동기

2020 STEW 독서소모임 7월 도서

한줄평

인류의 하찮음을 지리로 풀어내다.

인상 깊은 문구

  • 지구라는 행성의 70억 인구에게 주어진 선택들은 늘 우리를 제약하는 강과 산, 사막과 호수, 그리고 바다에 의해 어느 정도는 결정된다는 것이다. 그만큼 우리가 살아가고, 일하고, 자녀를 길러내는 땅이 중요하다.
  • 이념은 스쳐 지나가도 지리적 요소는 오랜 세월이 흘러도 그대로 남는다.
  • 미국은 특히 다른 어느 곳보다 기후와 <지리의 축복>을 많이 받은 나라라고 할 수 있다.
  • 아프리카와 유럽 간의 발전의 차이는 <배를 띄울 수 있는 강>들의 유무에서 시작되었다.
  • 북중국평원은 정치, 문화, 인구, 그리고 결정적으로 농업의 중심지다. 이 지역에 무려 10억의 인구가 모여 살고 있다. 면적은 3억 2천 2백만 명이 사는 미국의 절반 크기에 불과한데 말이다.
  • 만리장성이 처음 축조되기 시작한 것은 진 왕조 시대였다. 현재 우리가 지도상에서 인정하는 중국이라는 형태가 형성되기 시작한 것도 이 시기부터였지만 오늘날의 국경선이 확정되기까지는 무려 2천 년은 더 걸렸다.
  • 18세기에 중국은 남쪽으로는 미얀마와 인도차이나 지역까지 진출했다. 또한 중국 내에서 가장 넓은 지역을 차지하는 서북부의 신장 지역을 이 시기에 정복했다. 바위들이 주름져 있는 산악지대와 황량한 사막지대가 대부분인 신장 지역은 그 넓이가 166만 제곱킬로미터로 텍사스 주의 약 세 배에 달한다. 달리 표현하면 영국,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 네덜란드, 그리고 벨기에까지 몽땅 집어넣고도 덤으로 룩셈부르크와 리히텐슈타인까지 넣을 만한 면적이라고 보면 된다.
  • 히말라야는 중국에게는 훌륭한 <천연의 만리장성>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인도의 뉴델리 쪽에서 봤을 때는 <인도판 만리장성>이기도 하다. 세계 최대 인구를 보유한 두 나라는 히말라야를 가운데 두고 정치적, 경제적으로 나뉘어져 있다.
  • 정확한 수치를 얻기는 힘들지만 자유티베트운동에 따르면, 오늘날 보다 넓은 티베트 문화권에서 티베트인은 이미 소수로 전락했다고 한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공식적인 테비트 자치구에서 주민의 90퍼센트 이상이 티베트인이라고 말한다. 사실 양측의 주장 모두 과장된 측면이 있지만 중국 정부가 좀 더 과장하고 있다는 근거는 있다.
  • 예나 지금이나 신장 지역은 잠잠할 날이 없다. 위구르족은 1930년대와 1940년대 두 번이나 동투르케스탄이라는 이름으로 독립국가를 선포한 적이 있다.
  • 티베트 독립운동에도 자극을 받은 이들은 이제 중국으로부터 독립을 외치고 있다.
  • 한편 독일에 본부를 둔 세계위구르족회의와 더불어 터키에서도 동투르케스탄 해방기구가 출범했다. 그런데 위구르 분리주의자들에게는 달라이 라마처럼 해외 언론의 주목을 끌 만한 상징적 인물이 없다. 게다가 그들의 주장도 전 세계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현재까지 중국은 신장 지구의 독립운동 보급선이나 후방 기지가 되는 것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인접국들과 되도록 좋은 관계를 다지는 식으로 상황을 관리하면서 신장을 붙들어두고 있다. 이와 함께 베이징 정부는 위구르 분리주의 운동가들에게 이슬람 테러리스트라는 색을 입힌다.
  • 국가나 한족을 대상으로 한 총기나 폭발물, 칼을 이용한 공격이 최근 몇 년 동안 꾸준히 발생하고 있고 이러한 추세가 계속 된다면 전면적인 저항운동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 현재 중국 전역에서는 이런저런 연유로 매일 5백여 건의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대부분은 평화적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대량 실업이나 대규모 기아 사태라도 발생한다면 그 횟수나 규모 역시 폭발적으로 늘 것이다.
  • 미국은 1979년에 맺은 대만관계법에 의거해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시 대만을 수호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여기엔 단서가 붙는다. 만약 대만이 중국으로부터 완전한 독립을 선포하고 중국이 이를 전쟁행위로 받아들일 경우엔 미국은 대만을 구하러 오지 않아도 된다. 다시 말해 그 선언이 전쟁 도발 행위로 간주될 경우에는 오지 않겠다는 것이다.
  • 중국은 케냐에도 항구를 건설하고 있다. 그리고 앙골라에는 철도를, 에티오피아에는 수력 발전용 댐도 건설하고 있다. 이렇듯 중국은 광물과 귀금속 확보를 위해 아프리카 전역을 샅샅이 훑고 있는 중이다.
  • 미국에는 50개 주가 있지만 오히려 28개 주권 국가들의 모임인 유럽연합은 결코 이루지 못할 방식으로 하나의 국가가 되었다. 대다수 유럽연합 국가들은 미국의 주들보다 훨씬 강하고 분명한 민족 정체성을 지니고 있다. 프랑스 사람을 예로 들면, 그는 첫째가 프랑스인이요 유럽인은 그 다음이다. 유럽이라는 개념에 그다지 헌신하지 않는 프랑스 사람을 발견하기는 어렵지 않다. 반면 미국인은 유럽인과는 달리 합중국을 자신과 동일시한다.
  • 1803년, 미합중국은 프랑스로부터 뉴올리언스가 있는 루이지애나지역 전체의 지배권을 사들였다. 이 지역은 멕시코 만에서 시작해서 북서쪽으로 로키 산맥의 미시시피 강 지류들의 상류까지 뻗어 있다. 이 땅의 면적은 오늘날의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 그리고 통일 독일을 합친 넓이와 맞먹는다.
  • 1835년부터 이듬해까지 벌어진 텍사스 혁명으로 백인 정착민들이 멕시코인들을 몰아냈지만 전세는 대접전이었다. 새 정착민들이 패했고 멕시코군이 뉴올리언스를 향해 진군해서 미시시피 강의 남단을 지배할 수 있는 형국이 돼버렸다. 만약 실제로 그렇게 됐다면 어땠을까? 이것이야말로 근대 역사상 가장 엄청난 가정의 하나다.
  • 하지만 역사는 다른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미국의 돈과 무기, 사상의 수혜를 받은 텍사스가 독립을 선언한 것이다. 그리고 텍사스는 1845년 미합중국에 귀속되었고 1846년부터 2년간 벌어진 멕시코와의 전쟁에서는 미국과 힘을 합쳐 싸웠다. 두 연합군은 남쪽의 이웃을 제압했고 멕시코는 결국 리오그란데 강의 남쪽 제방 모래밭에서 끝나는 영토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 1867년, 미국은 러시아로부터 알래스카를 사들인다. 이 일은 당시 이 거래를 성사시킨 국무장관 윌리엄 슈어드의 이름을 붙어 <슈어드의 미친 짓>이라고까지 조롱을 받았다. 그는 총 720만 달러를 주고 알래스카를 샀는데 1에이커당 2센트를 쳐준 셈이었다. 언론은 이를 두고 눈만 한 보따리 산 꼴이라고 비아냥댔지만 1896년 이 지역에서 금광이 발견되자 그 얘기는 쏙 들어가고 말았다. 그리고 수십 년이 더 흐른 뒤 이번에는 거대한 유전이 발견되었다.
  • 1907년 12월에 대서양 부대의 전함 16척이 미국에서 출발했다. 해군의 평상시 제복 색깔인 흰색으로 선체 전부를 칠해서 <위대한 백색 함대>라고도 불렸던 이들의 항해는 하나의 강렬한 외교적 시그널이었다. 백색 함대는 수개월에 걸쳐 브라질, 칠레, 멕시코, 뉴질랜드, 오스트레일리아, 필리핀, 일본, 중국, 이탈리아, 그리고 이집트까지 망라한 전 세계 20여 항구를 방문했다. 이는 곧 미국의 대서양 함대가 궁극적으로 태평양까지 나설 수 있다는 의미였다. 하드파워와 소프트파워가 혼재된 이 항해는 군사 용어로 일종의 세력 투사 전 단계라 할 만한 것이었지만 전 세계 모든 강대국으로부터 주목을 받았으니 결국은 세력 투사인 셈이었다.
  • 오늘날에는 두 종류의 미국 지도가 있다. 익히 알려진 것은 태평양 연안의 시애틀에서 대각선으로 내려와 사르가소 해의 좁고 긴 돌출부까지 뻗어있는 형태의 지도다.
  • 개념적인 지도는, 다시 말해 B라는 지역에서 A라는 사건이 벌어졌을 때 C라는 국가가 미국 편에 의지할 수 있다거나 그 반대의 경우가 될 수 있음을 말해 준다. 만약 강대국이 어딘가에서 힘을 행사하고 싶다면 그 나라는 미국의 개입 여부에 따라 자신의 입장을 선택한다. 마침내 미국이라는 초강대국이 등장한 것이다.
  • 분석가들이 지난 10년에 대해 쓴 것을 보면 대다수가 21세기 중반에 이르면 중국이 미국을 따라잡을 것이며 세계의 최강대국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1장에서 부분적으로나마 살펴본 이유로 인해 나는 그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 적어도 1세기는 걸릴 거라고 본다.
  • 일본, 태국, 베트남, 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여타 국가들의 경우 미국은 일찌감치 문을 열고 있다. 이 나라들은 하나같이 거대한 이웃에 불안해하며 워싱턴과 관계 맺기를 열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 나라들 또한 제각기 이런저런 문제로 엮여 있다. 하지만 그들이 서로 협력하지 않으면 중국의 패권 아래 차례로 당할지도 모른다는 공통된 인식이 있는 한 그 문제들은 크게 부각되지 않을 것이다.
  • 북한이 한국을 향해 발포를 하면 한국이 맞대응을 하지만 현재 미국은 그러지 않는다. 대신 미국은 군대의 경계 태세를 높이는 것 같은 공식적인 방식으로 신호를 보낸다. 하지만 만약 상황이 악화된다면 북한을 향해 경고 사격을 가한 다음 직접 발사를 할 것이다. 이는 선전포고 없이도 전쟁으로 확대되는 과정이다. 위험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 분석가들은 주눅이 들거나 체면이 손상당하는 것을 기피하는 일부 문화권의 특성을 강조하기도 한다.
  • 영어에도 이런 사고를 깊이 담고 있는 두 격언이 있다. “1인치를 주면 1마일을 얻을 것이다.”와,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이 1900년에 한 말로 오늘날 주요 정치 어록에 들어간 “말은 부드럽게 하되 힘을 과시하라!”이다.
  • 그나마 다행이라면 중국이 정치적으로 이념을 내세우지 않는다는 점이다. 중국은 굳이 공산주의를 전파할 생각이 없다. 냉전시대 러시아처럼 보다 넓은 땅에 대한 욕망을 불태우지도 않는다. 중국은 자국의 상품들이 전 세계로 전달되는 항로 대부분의 경비를 미국이 담당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미국의 영향력이 중국에 지나치게 근접하지 않는 선에서의 얘기다.
  • 연안 해역에서 벌어지는 해양 굴착과 광범위한 지하 시추 작업 덕분에 미국은 에너지 자급자족을 넘어 2020년 무렵에는 에너지 수출국가가 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그리고 그 외의 지역에서 미국은 약소국들과 부족들의 정신력과 지구력을 과소평가한 감이 있다. 물리적 보안과 통합이라는 자국의 역사 때문인지 미국은 자신들의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논쟁의 힘을 과대평가했다. 그래서 수니파와 시아파, 쿠르드족, 아랍, 또는 무슬림이 됐든 기독교도가 됐든, 타협과 각고의 노력, 심지어 투표를 통한 인간 본연의 뿌리 깊은 타인에 대한 역사적 공포를 이겨낼 수 있다고 믿는다. 미국은 사람들이 하나로 통합되고 싶어 한다고 전제한다. 사실 많은 이들이 그럴 엄두를 내지 못하거나 경험적으로 떨어져 사는 것을 더 선호하는데도 말이다.
  • 베어그라드에서 다뉴브 강으로 흘러들어가는 사바 강을 제외하면 유럽의 주요 강들은 서로 만나지 않는다. 왜 유럽에 상대적으로 소규모 국가들이 많은지 이를 보면 이해가 갈 것이다. 대다수 강들이 연결되어 있지 않은 탓에 어떤 면에선 이 하천들이 천연 국경 역할을 했다. 그리고 저마다 권리에 따라 경제적 영향권을 형성했다. 이런 양상은 각 하천 유역마다 적어도 하나의 주요 도시를 발전시켰다. 그리고 여기서 성장한 일부 도시가 수도들이 되었다.
  • 북유럽평원 지역에 속한 나라들 가운데 지리적 이점을 가장 많이 누리는 나라는 뭐니 뭐니 해도 프랑스일 것이다. 유럽에서 북쪽과 남쪽을 전부 아우르는 영향력을 행사하는 강국은 프랑스 말고는 없다.
  • 1871년 이래 베네치아와 로마까지 포함한 통일 국가를 이뤘음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자국의 북부와 남부의 균열에서 오는 중압감은 제2차 세계대전 이래로 그 어느 때보다 이탈리아를 짓누르고 있다. 중공업과 관광업, 금융의 중심지인 북부는 오래도록 높은 생활수준을 누려왔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남부에 대한 국고 보조금 삭감을 주장하는 정당들이 창설되더니 아예 남부와 분리하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 그리스의 중심부는 산맥의 수호를 받고 있지만 섬들 또한 1천4백여 개에 이른다. 그 가운데 주민이 거주하고 있는 섬은 대략 2백 개 정도다. 이 섬들을 장악하려는 시도를 할 만큼 강한 세력들을 일일이 신경 쓰지 않는다 해도 단지 이 정도의 영해만을 순찰하는 데도 적잖은 해군력이 필요하다. 그 결과는 그리스로서는 감당키 어려운 어마어마한 액수의 방위비로 나타난다.
  • 덴마크는 이미 나토에 가입했고, 최근 스웨덴에서는 근 2세기 동안 이어온 중립국의 지위를 포기하고 나토에 가입하는 문제를 두고 논쟁이 벌어졌다. 이 논쟁을 촉발한 계기는 2013년 한밤중에 러시아 제트기들이 스웨덴에 모의 폭탄을 투하한 사건이었다. 당시 스웨덴 방공망은 깊은 잠에 빠진 것처럼 제트기들의 출현을 감지하는 데 실패했다. 정작 러시아 전투기들의 궤적을 감시하고 영공을 지킨 측은 덴마크였다. 하지만 이런 사건에도 불구하고 스웨덴에서는 나토 가입에 반대하는 입장이 여전히 우세하다. 이 논쟁이 진행되는 와중에 모스크바는 스웨덴이든 핀란드든 어느 쪽이든 나토에 가입할 경우 응분의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 프랑스는 독일을 두려워하고, 독일은 프랑스를 두려워한다. 1907년 프랑스가 러시아, 영국과 손을 잡고 3자동맹을 맺었던 것도 이런 배경에서였다. 독일이 이 세 나라 모두를 두려워했기 때문이다.
  • 유럽연합의 설립에는 프랑스와 독일이 더 이상 서로에게 주먹을 날리지 못하도록 서로를 꼭 끌어안게 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었다. 이 생각은 멋지게 들어맞았고 이윽고 세계 최대의 경제권을 아우르는 드넓은 지리적 공간이 태어났다.
  • 지리적으로 보면 영국의 조건은 훌륭한 편이다. 질 좋은 농지, 훌륭한 하천들, 최적의 해양 접근성, 유럽 대륙과 교역하기에 부족함 없는 어획량이 있다. 게다가 섬나라 민족이라는 덕도 본다. 유럽의 이웃들이 전쟁과 혁명의 소용돌이에 휩싸이는 동안 영국은 그 지리적 조건에 고마워했던 때가 수 차례는 있었다.
  • 지리적 입지는 영국에게 여전히 일정한 전략적 이점을 보장해 주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그린란드-아이슬란드-영국을 잇는 해상 항로의 요충지인 이른바 GIUK 갭이다.
  • 이 형국은 특히 프랑스에게는 악몽이나 다름없다. 프랑스는 독일을 유럽연합의 틀 안에 묶어두는 데 큰 기여를 했다. 프랑스는 독일이 재통일되자 독일과 함께 유럽을 움직이는 쌍발 엔진의 하위 파트너라도 되기를 희망했다. 그런데 문제는 프랑스에게 문제 해결 능력이 그다지 있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 러시아는 넓다. 가장 넓다. 아니 넓다 못해 광활하다 면적이 무려 1천7백9만 제곱킬로미터에 달하며, 표준시간대 또한 무려 11개나 되는 지구상에서 가장 넓은 나라다.
  • 대양으로 바로 접근할 수 있는 <부동항의 부재>는 늘 러시아에게는 아킬레스건이었다. 북유럽평원만큼이나 전략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러시아는 지리적 약점을 지녔지만 그나마 석유와 천연가스 덕분에 더 약한 나라로의 추락만은 모면했다.
  • 러시아에게 세바스토폴은 단 하나밖에 없는 진정한 부동항이다. 그렇지만 흑해를 나서서 지중해로 진출하려면 1936년 몽트뢰 협정으로 보스포루스 해협의 관리를 위임받은 나토 회원국 터키의 간섭을 받을 수밖에 없다. 러시아 군함들은 그 해협을 항해할 수는 있지만 제한된 인원만이 가능하며 분쟁 시에는 이마저도 허용되지 않는다. 혹시 러시아 군함이 보스포루스를 통과했다 하더라도 지중해에 도달하려면 에게 해도 건너야 한다. 마찬가지로 대서양에 도달하려면 지브롤터 해협을 통과해야 한다거나 인도양으로 나가려면 수에즈 운하로 내려가는 것까지 허락받아야 하는 규정이 여전히 유효하다.
  • 발트 해 3국에 대한 나토의 입장은 분명하다. 이 나라들이 동맹국으로 있는 한 러시아의 어떠한 무력 공격에도 나토의 창립헌장 5조가 발동된다. 5조는 다음과 같이 명시하고 있다.
  • “유럽 혹은 북미의 하나 혹은 그 이상의 나토 회원국에 대한 무력 공격은 모든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
  • 에스토니아와 라트비아 인구의 4분의 1이 러시아계이며 리투아니아의 경우 전체 인구의 5.8퍼센트를 러시아계 주민이 차지하고 있다. 에스토니아에서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주민들은 공직 진출에 불이익을 받고 있으며 시민권을 얻지 못하고 있는 사람도 수천 명이 된다고 한다.
  • 현 단계에서 핵무기는 제쳐 두고 러시아가 보유한 가장 강력한 무기라면 육군이나 공군이 아니라 바로 <가스와 석유>다. 세계 최대 천연 가스 공급 국가인 미국에 이어 제2의 천연가스 생산국인 러시아는 당연히 이를 국익 증진을 위한 권력으로 사용하고 있다. 러시아와 사이가 좋으면 좋을수록 연료비를 절약할 수 있다.
  • 2014년 유가가 배럴당 50달러 밑으로 추락하자 러시아는 큰 고통을 겪었다. 유가가 1달러씩 떨어질 때마다 러시아 수입은 대략 20억 달러씩 줄어든다고 보는데 예상대로 러시아 경제는 타격을 입었고 특히 일반 서민들이 극심한 고통을 겪었다.
  • 중국은 북한의 행위 때문에 전쟁이 일어나는 건 바라지 않지만 그렇다고 통일 한국의 국경, 즉 자신들의 코앞에 미군이 주둔하는 것도 바라지 않는다. 미국도 남한을 위해 싸우고 싶은 마음은 털끝만큼도 없지만 그렇다고 우방을 저버리는 짓을 할 수도 없다.
  • 사실 전 세계 지도자들로서는 공공연히 북한 정권이 붕괴되는 날을 대비하자고 떠들다가 정말로 그날이 앞당겨져도 큰일이다. 그날에 대해 준비조차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한 지금의 상태에서는 일단은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이 최선이다. 현재는 이도저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 역사학자 돈 오버도파 교수는 38도선에 따라 이 나라를 남북으로 임의로 분할한 것은 여러 모로 불운한 일이라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1945년에 미국 정부는 8월 10일의 일본 항복에만 정신이 팔려서 한반도에 대한 명확한 전략을 수립하지 않은 상태였다. 그런데 한반도 북쪽에서 소련군의 이동이 포착되자 미 백악관은 한밤중에 다급하게 회의를 열었고 오로지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발간한 자도만을 지참한 두 명의 하급 관리는 북위 38도선을 손으로 찍었다. 즉 이 나라를 반쯤 내려온 소련군의 남하를 중단시킬 지점으로 북위 38도선을 찍은 것이다.
  • 통일에 드는 대부분의 경제적 비용을 남한이 감당해야 하며 이럴 경우 독일 통일 이후처럼 경제가 위축될 수 있다는 것 말이다. 동독의 경우 서독보다 뒤처져 있었는지는 모르나 그래도 일정 수준의 발전을 이루었고 역사와 산업 기반 그리고 교육 받은 인구를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북한의 경우는 거의 맨땅에서 시작해야 할 처지다.
  • 언제 그 많은 섬들의 무리가 일본이라는 나라가 되었는지 그 시기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서기 617년 중국의 황제에게 한 일본 고관이 보냈다는 다음과 같은 유명한 편지가 하나의 단서가 되어 준다.
  • “태양이 떠오른 곳의 황제인 내가 태양이 지는 곳의 황제에게 편지를 보내오. 건강하신지요?”
  • 헌법을 보다 유연하게 해석하는 입장도 정해졌다. 그리하여 자위대는 조금씩 현대식 전투 부대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 현상은 중국의 부상이 점점 더 가시화되면서 그만큼 가중되고 있다. 동시에 현재 태평양 지역에서 군사 동맹이 더욱 절실해진 미국은 일본의 재무장을 받아들일 채비가 되어 있다.
  • 하지만 일본 국방장관은 “이것을 항공모함으로 이용할 생각은 하고 있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는 곧 오토바이를 사놓고 오토바이처럼 타지 않을 것이니 자전거라고 우기는 것과 다름없다. 현재 일본은 항공모함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 마약이 없다면 이 나라 멕시코는 대량의 외화 유입이 막혀 지금보다 훨씬 가난해질 것이다. 또한 마약이 있음으로 해서 이 나라는 훨씬 폭력적이 된다.
  • 텍사스에 있는 지정학 정보회사인 Stratfor.com은 브라질의 최대 항구 일곱 개의 물동량을 합쳐도 미국 뉴올리언스 항구 하나가 일년 동안 처리하는 양에도 못 미친다고 평가했다.
  • 아프리카가 얼마나 큰 대륙인지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도 많지 않다. 이는 우리 대부분이 메르카토르 방식의 지도를 쓰는 데서 비롯됐다. 이 도법은 평평한 면에 지구를 그리다 보니 고위도로 갈수록 면적과 형상이 왜곡된다. 따라서 실제로 아프리카는 일반적으로 지도에 그려진 것보다 훨씬 길다.
  • 콩고민주공화국은 산업화된 현대 세계의 일부가 아닌 나라들을 표현하는 개발도상국이라는 용어가 왜 지나치게 포괄적인지 그 이유를 보여주고 있다. 이 나라는 개발 중이지도 않거니와 발전을 이룰 일말의 낌새도 보이지 않고 있다. 이 나라 사람들은 이제껏 한 번도 단결해본 적이 없다.
  • 이집트가 거대한 나라이기는 하나 8천4백만 명에 달하는 인구 대다수가 나일 강에 불과 반경 십여 킬로미터 이내에 살고 있다.
  • 대다수 역사에서 나무가 귀한 나라치고 세력을 과시할 만한 강한 해군력을 구축한 나라는 없었다.
  • 중국은 원유의 약 3분의 1을 아프리카에서 들여오는데 이는 곧 중국인들이 일단 아프리카에 들어와서 터를 잡은 이상 쉽게 나가지 않을 거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 초기에 외부 세계에 알려진 이들의 이름은 ISIL이었다. 그러다가 레반트의 아랍어가 알 샴인 까닭에 차츰 ISIS가 되었다. 그러다 2014년 여럼, 이들은 이라크와 시리아의 넓은 지역에서 독립을 선언하면서 <IS>로 자처하기 시작했다.
  • 이란은 그 지리적 특성으로 보호를 받는 나라다. 3면은 산맥이, 나머지 한 면은 습지대와 물이 지켜준다. 1219년부터 1221년까지 몽골군대를 마지막으로 이 나라 영토에 발을 들여본 외부 세력은 없었다.
  • 터키는 1970년대부터 이제는 유럽연합이 된 유럽 기구의 회원국이 되기 위해 부단히 도전해 오고 있다. 그렇지만 따지고 보면 이 나라 국토의 5퍼센트 미만만이 유럽에 속해 있다.
  • 1947년 6월 3일, 하원 의사당에서 성명 하나가 발표됐다. 영국이 철수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리하여 인도는 인도와 파키스탄이라는 두 개의 독립국으로 나눠지게 되었다.
  • 북극 접경 국가인 이른바 북극연안 5개국은 캐나다, 러시아, 미국, 노르웨이, 덴마크를 말한다. 여기에 아이슬란드, 핀란드, 스웨덴이 합세해 북극이사회가 탄생한다.
  • 현재 우주 공간에는 작동하고 있는 위성이 대략 1천1백 개가 있으며 작동하지 않고 있는 위성들 또한 적어도 2천 개는 된다. 러시아와 미국이 쏘아올린 수만도 거의 2천4백 개에 육박한다. 일본과 중국이 100여 개씩, 이 외에도 더 작은 수를 쏘아올린 여러 나라들이 있다.
  • 지금까지 우리는 중력이라는 족쇄만을 겨우 풀었다. 게다가 우리는 여전히 우리의 마음속에 갇혀 있다. 타인에 대한 의심과 자원을 탐하는 원초적 경쟁이 형성한 틀 속에 말이다. 우리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