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게 된 동기]

키신저의 세계질서를 단순히 읽는게 아니라 발제까지 생각하며 꼼꼼히 읽는데 지쳤다. 그래서 갖고 있는 책 중 가장 작고 짧은 것을 골라 읽기로 마음 먹었다.

[한줄평]

나는 오늘 또 내가 좋아하는 쓸모없는 것을 계속할 자신감을 얻었다.

[서평]

문유석이라는 사람은 참 매력적인 사람이다. 판사라는 직업을 가졌지만 판사 같지 않다. 그는 책을 좋아하지만 현학적이지 않고 정말로 순수하게 좋아하는 책을 읽으려 한다. 자신만의 세계가 있는 사람이고 나는 그런 사람을 좋아한다.

누구나 그렇지만 자신만의 무언가를 갖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자신만의 집, 자신만의 차, 자신만의 시간, 그 중에서도 나는 자신만의 생각을 갖는 것이 가장 힘들다고 생각한다. 사람은 필연적으로 관계를 맺고 서로서로 영향을 주는 존재기에 자신만의 생각을 갖고 유지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그럼에도 문유석 판사는 자신만의 생각을 가지고 있다. 사람들이 읽어야 한다고 하는 책을 반드시 읽을 필요 없으며 자신이 재밌는 책을 읽으라고 이야기하는 이 책이 바로 그 증거다. 쾌!락!독!서! 그가 서론에서 썻듯 홍콩영화 같은 4글자의 제목은 매우 직설적이다. 그리고 그의 이야기 방식도 직설적이다.

좋아하는 것을 읽은 문유석 판사의 독서 편력은 매우 넓으면서도 매우 모호하다. 그가 좋아하는 책을 읽기 때문이다. 슬램덩크와 같은 소년만화에서 유리가면과 같은 순정만화, 로미오와 줄리엣과 같은 고전, 하루키의 서적 등 정말 스펙트럼이 엄청나다. 하지만 콕 집어 이 작가가 어떤 책을 좋아한다고 할 수는 없다. 그의 말처럼 그는 그만의 짜사이 이론을 통해 책을 고른다. 개인적으로 논리보다 감정에 따르는 독서 방식이 좋았다.

감정에 따른다고 해서 이 책이 그저 의식의 흐름대로 흘러간다고 이야기한다면 잘못된 생각이다. 좋아하는 분야가 다양하다보니 그의 이야기는 재판에 대한 소설 속죄에서  오는 정의감의 위험성에서 시작해 책이 스마트폰이나 tv 보다 더 나은 매체라는 그의 주장, 미래를 만들어가는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이 가져야할 태도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동시에 그만의 생각을 충실히 담아내었다.

마지막으로 인문학에 대한 쾌락독서의 이야기로 서평을 끝내려 한다. 가장 마지막에 나오는 말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충실히 담아냈다고 생각한다.

인문학의 아름다움은 이 무용함에 있는 것이 아닐까. 꼭 어디 써먹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냥 궁금하니까 그걸 밝히기 위해 평생을 바칠 수도 있는거다. …. 실용성의 강박없이, 순수한 지적 호기심만으로 열정적으로 공부하는 것이 학문의 기본 아닐까”

“현재 쓸모 있어 보이는 몇 가지에만 올인하는 강박증이야말로 진정 쓸데없는 짓이다. 세상에는 정말로 다양한 것들이 필요하고 미래에 무엇이 어떻게 쓸모 있을지 예측하는 건 불가능하다. 그리고 무엇이든 그게 진짜로 재미있어서 하는 사람을 당할 도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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