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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내가 공부하는 이유 ★★★★☆

[읽게 된 동기]


공부를 하던 중 “내가 왜 이런 공부를 하고 있지” 라는 어마어마한 현타가 오면서 눈에 확 들어와버린 책.

얇은 두께와 팩폭 제목에 이끌려 하루만에 다 읽어버렸다.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한줄평 및 별점]


★★★★☆ (4점 / 5점)

공부 자체가 목적인 공부, 호흡 깊은 공부 실천해보자.

 

 

[서평]


지난 25년 간 기억이 나기 시작한 이후 내 기억 속에 공부를 아예 안했던 순간은 없는 것 같다.

학교 들어가기 전엔 빨간펜과 윤선생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땐 내신에 SAT에.

대학에 들어서도 전공과 교양과목 수업을 들으면서 졸업할 수 있었고 졸업 후인 지금도 법학적성시험을 준비 중에 있으며 다시 공부 중이었다.

쉼 없이 공부하다보니 공부에 대한 무지막지한 회의감이 올라오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지난 25년간 공부는 한 것 같은데 뭔가 채워지지 않는 듯한 느낌이 강하게 들어서였다.

그렇게 생각하기 시작하니 내가 공부를 하는 것이 즐겁지 않았고 그 날 하루종일 그 생각에 휩싸여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하였다.

2019년 봄에 갑자기 찾아온 현타에 나는 답이 필요했고 책장에 오랫동안 꽂혀있던 이 책은 내 개인 상담치료사가 되주기를 기꺼워했다.

 

한 일본 공부대가의 고민

이 책의 저자는 메이지대학교 인문학 교수 사이토 다카시로 그는 본인만의 공부 철학을 통하여 많은 일본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초반부에 본인이 큰 수술로 병원에 입원해있으면서도 공부를 한 인물이라고 본인을 밝혔고 그 문구를 읽는 도중 솔직히 책을 덮을뻔했다.

이 사람은 애초에 공부를 사랑하는 사람이며 그의 공부에 대한 조언이 내 상황과 맞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을 덮기 직전 그가 젊은 시절 했던 고민을 고백한 부분이 있었다.

내가 고등학교 때 이후로 얼마나 바뀌었는지를 곰곰이 따져 보니 그렇게 많이 변하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p.40)

 

이 문구를 보니 정말 뜨끔하였다.

나름 꾸준히 공부하고 많은 지식을 얻었다고 자부했던 내가 공부에 대한 회의감이 들었던 이유가 이것이 아녔을까?

정말 학창시절 열심히 공부했고 꽤 쓸만한 지식을 습득해왔지만 정작 그렇게 쌓아온 지식을 통해서 진정한 성장으로 이어지지 못해서 그런 감정이 들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다.

나와 비슷한 고민을 했다는 그의 고백을 듣고 나니 책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공부해야 내가 공부를 즐기면서 성취감을 느끼면서 할 수 있을까?

 

공부 그 자체가 목적이 되는 공부

사이토 교수는 공부가 목적이 되는 공부를 해야한다고 강조한다.

공부가 목적이 아닌 수단이 된 순간 성적과 성과와 같은 것에 중점이 되어 호흡이 짧은 공부를 할 수 밖에 없다고 말이다.

하긴 돌이켜보면 내가 언제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공부를 한 적이 있나 의문이 든다.

심지어 내가 좋아하는 경제나 흥미로웠던 교양수업조차도 나중에는 시험으로써 평가를 받는다는 압박감에 그리 즐기면서 하지 못했던 것 같다.

 

이렇게 수단을 위한 공부를 하다보면 나오는 가장 큰 단점은 흥미가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시험이 끝나고 나면 머리 속에 지우개가 생기는 현상을 많이들 경험했을 것이고 공감할 것이다.

이런 이유는 시험이 목적이 되었기 때문에 목적 달성 후 공부에 대한 열의가 떨어지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다.

사실 공부를 제대로 천천히 음미하면서 하다보면 질문이 생길 수 밖에 없고 그 질문의 해답을 찾다보면 자연스레 다음 공부로 이어지는 것이 진정한 공부인 것인데 말이다.

그렇게 연결고리가 생기고 본인만의 목표가 생겼을때에 진정한 지식의 확장이 있고 그로써 성장할 수 있다고 사이토 교수는 역설한다.

그렇기에 성적이 목적이 된 우리들은 학교가 짜놓은 커리큘럼에 대한 깊은 이해를 하기보다 한 수업 한 수업 듣기에 급급하다보니 공부가 지치는 활동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내 현실적인 문제 상 (입시 준비 중) 성적을 아예 던질 수는 없기에 내 여가시간에라도 사이토 교수가 주장한 호흡 깊은 공부법을 해보기로 하였다.

그가 말한 호흡 깊은 공부법은 뭐냐고?

한 번 알아보자.

 

 

호흡 깊은 공부법

그가 말한 호흡 깊은 공부은 다름 아닌 순수학문 공부이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현대인들은 스스로를 증명하기 위하여 공부를 수단으로 사용한다.

아이러니하게도 공부를 수단으로 여기는 이 태도로 인하여 깊은 사유를 하기 보다는 눈 앞에 닥친 문제를 어떻게든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단기간에 해결할 수 없는 어려운 문제가 닥치는 순간 쉽게 좌절하게 된다.

우리가 가진 문제해결 도구로는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사이토 교수는 어떤 연유로 순수학문을 공부하라는 말을 했을까?

여러 순수학문에서 쌓은 내공은 나에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도구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순수학문에는 정확한 끝이 없는 무긍무진한 영역이고 어느 정도 공부했다고 자신이 무언가를 증명할 수 없을만큼 깊은 학문이다.

그렇기에 당장의 성장에 눈이 멀지 않고 공부 자체를 즐길 수 있는 여건을 준다는 것이다.

이렇게 공부 자체에 매료되어 한 걸음씩 나가다보면 다른 사람들은 가지지 못한 내공이 쌓이고 영역 각자의 문제해결 도구를 획득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순수학문에 대한 사유의 힘을 통해서 막막한 문제 또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이렇듯 호흡 깊은 공부를 끊임 없이 하다보면 누군가가 쉽사리 따라할 수 없는 나만의 지식체계, 즉 나만의 아우라가 생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저자는 그러한 현상을 나무에 비유하여 표현한다.

공부는 자신의 내면에 나무를 한 그루 심는 것과 같다. 어떤 학자가 쓴 책을 읽고 그 안에 담긴 지식고 세계관을 공부하면, 나의 내면에는 그 학자의 나무가 옮겨 심어진다. 적극적으로 다양한 공부를 하는 사람이라면 나무의 종류도 각양각생일 것이고 숲의 면적도 넓을 것이다. (p.47)

내 자신의 흥미에 쫓아 공부를 나만의 공부플랜을 따라가다보면 어느샌가 나만의 아우라가 생긴다니, 공부할 마음이 안 생길 수가 없다.

 

저자는 이 책에서 자신이 “공부를 사랑하는 사람”으로 남겨지고 싶다고 얘기한다.

어린 시절 누군가 공부가 즐겁다고 하면 이상한 사람으로 치부하고 넘겨버렸다.

하지만 성인이 되어 대학을 졸업하고서야 나도 공부를 즐기고 싶다라는 아이디어에 매료되었다.

내가 해야하는 현실적인 성적을 위한 공부를 하는 것도 소홀히 하면 안되지만 정말 나의 마음 가는대로 물 흐르듯 공부 자체를 즐기는 공부를 해보는게 어떨까?

사이토 교수가 제시한 이 길을 통해 성숙한 성장을 이룰 그 날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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