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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부자들의 음모 – ★★★★☆

읽은 책 :  로버트 기요사키, 『부자들의 음모』, 흐름출판

다 읽은 날짜 : 2019년 8월 23일, Ridibooks

< 읽게 된 동기 >

모피아, 인사이드 잡 등을 보고 한창 경제, 금융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있던 찰나, 친구와 우연히 비슷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데 그 친구가 추천해주어서 읽게 되었다.

< 한줄평 및 별점 >  ★★★★☆ ( 4점 / 5점 )

나름 오랜 기간 재테크를 해오면서 수많은 이야기를 들었지만, 이 책만큼 재테크의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해주는 조언은 들어보지 못했다. 같은 이야기가 계속 반복되는 부분은 다소 아쉬웠지만, 투자를 할 때 자본이득과 현금흐름(cash flow)을 구분해 접근하라는 조언 하나만으로도 내게 이 책은 그 값어치를 다했다.

< 서평 >

STEW 독서소모임의 지난달 지정도서였던 <모피아>를 읽고 최근 경제와 금융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그래서 책에서 추천한 <인사이드 잡>이라는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도 보고, 우리나라의 외환위기 사태를 다룬 <국가 부도의 날>이라는 영화도 연속해서 봤다. 그런 와중에, 오랜만에 친한 친구를 만났는데 정말 우연히 비슷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이 친구는 나와는 초등학교 동창인데, 현재는 프로 포커 플레이어로 활동하고 있다. 액수는 정확히 모르지만 돈도 꽤 모은 것 같고, 돈 자체에 워낙 관심이 많다 보니 평소 다양한 재테크에도 관심이 많은 친구다. 취업준비로 바빠 한동안 보지 못했다가 최근 오랜만에 만났는데, 이 친구와 돈에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던 중 책 한 권을 추천받았고, 그 책이 바로 이번에 읽은 <부자들의 음모>이다.

집에 와서 찾아보니 우리나라에서는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로 유명한 로버트 기요사키라는 저자가 쓴 책이었다. 읽어보진 않았지만 어렸을 때 책장에 꽂혀있기도 했고,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는 워낙 유명한 책이라 알고 있었는데 그 저자가 쓴 책이라니 더욱 관심이 갔다. 또 친구가 추천하기도 했고, 최근 관심도가 굉장히 높은 분야라 그날 바로 리디북스에서 구매해 읽게 되었다.

책의 내용은 굉장히 간단했다. 오늘날 자본주의 체제에서 왜 갈수록 양극화가 심해지는지,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인데 그 핵심은 바로 부자들이 바꿔 놓은 ‘돈의 규칙’을 이해하는 데서부터 출발한다.

돈의 규칙이 바뀌다


저자가 이 책에서 말하는 가장 큰 핵심은 부자들에 의해 돈의 규칙이 바뀌었고, 그 규칙에 따라 돈이 서민들의 지갑에서 부자들의 지갑으로 계속해서 흘러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부자들은 갈수록 돈이 더 많아지고, 서민들은 갈수록 살기 더 어려워진다.

처음에는 이게 무슨 말인가 싶었다. 하지만 저자는 이에 대해 굉장히 설득력 있게 논리를 펼쳐나간다. 그 핵심은 바로 1971년 미국의 금본위제 폐지에 있다.

원래 미국은 금본위제를 시행하고 있었다. 금본위제란, 달러를 발행하려면 동일한 가치의 금을 예치해야 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금본위제 하에서 미국은 달러를 마음대로 발행할 수 없었다. 그만큼 금을 사 와야만 달러를 발행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러가지 문제로 1971년 닉슨 대통령은 이 금본위제를 일방적으로 폐지한다. 이때부터 미국은 마음대로 달러를 찍어낼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저자는 바로 이 사건이 돈의 규칙이 바뀌게 된 결정적인 사건이라고 보았다. (금본위제 폐지와 관련된 설명은 여기 블로그에 잘 되어있다.)

금본위제 폐지로 인해 이제 달러는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에 의해 자유롭게 발행될 수 있게 되었고, 저자의 말을 빌리자면 이때부터 달러는 ‘부르마블의 돈’과 같이 아무런 가치를 지니지 못하게 되었다. 기존의 달러는 금에 의해 가치가 뒷받침되었다면, 오늘날의 달러는 오로지 미국이라는 국가의 신용도에 의해 가치가 뒷받침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금본위제 폐지 이후 미국은 필요할 때마다 달러를 무한정 찍어낼 수 있게 되었고 이 시점부터 인플레이션이 시작되었다고 주장한다.

“1971년 8월 15일 미국 달러가 죽었다. 그날 의회의 인준 없이 닉슨 대통령은 미국 달러와 금의 교환관계를 끊고 달러를 부르마블(Monopoly) 돈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역사상 가장 거대한 경제 붐이 일어났다.”

“1971년 순식간에 돈의 규칙이 바뀌면서 엄청난 돈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역사상 유례없는 경제 호황이 시작되었다. 아무런 근거도 없이, 고정된 가치도 없이 마구 찍어낸 돈을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한 호황은 계속되었다.”

“세계가 달러를 믿고 사용하는 것은 어떠한 가치로 그것이 보장되기 때문이 아니었다. 그 가치를 갚겠다는 미국 정부의 약속, 정확히 말해서 미국 국민들이 성실하게 세금을 낼 것이라는 신용만이 달러의 가치를 보장할 뿐이었다. 어쨌든 엄청난 돈이 쏟아지면서 인플레이션은 순식간에 폭발했다.”

그리고 바로 이 인플레이션이 모든 비극의 원흉이다. 인플레이션은 우리가 돈을 쓰지 않고 가만히 있더라도 우리 돈의 가치를 갉아먹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 상태가 되면 가난한 사람들과 중산층은 생계비 부담에 쪼들리게 되지만 부자는 더 큰 부자가 된다. 부자들은 돈의 가치가 떨어지기 전에 자신이 원하는 물건과 서비스를 마음대로 사둘 수 있기 때문에 물가가 아무리 올라도 그다지 불편을 못 느낀다. 물가 상승의 혜택은 모두 가져가면서도 그로 인한 결과는 하나도 책임지지 않는다. 그러는 동안 가난한 사람들은 굶주리고, 중산층의 주머니는 점점 가벼워진다.”

부자들의 음모


그리고 다음장 부터 저자는 여러 장에 걸쳐 교육, 세금, 부채, 퇴직연금, 구제금융, 은행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의 부를 강탈해간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교  육


저자는 오늘날의 교육 시스템이 철저히 부자들에 의해 짜였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 시작과 목적이 바로 오늘날 우리 사회를 지탱해갈 다양한 순종적인 ‘일꾼’을 양성하기 위함이라고 말한다. 이에 대한 근거로 록펠러재단이 1903년에 설립한 ‘일반교육위원회(General Education Board)’의 설립목적을 제시하며, 오늘날 교육의 가장 큰 죄악이 바로 자본주의의 핵심인 ‘돈’과 ‘금융’을 가르치지 않는 데 있다고 주장한다.

“일반교육위원회의 설립 목적은 돈의 힘을 활용하고자 하는 것이다. 우리의 목적은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미국의 교육 수준을 높이기 위한 것이 아니다. 교육의 방향을 우리가 원하는 대로 바꾸고자 하는 것이다…. 우리의 목표는 학교를 통해 사람들을 규칙에 순응하도록, 지배자에게 복종하도록 길들이고 가르치는 것이다. 우리가 추구하는 바는 예나 지금이나 같다. 관리감독과 지시에 따라 생산적으로 일하는 시민을 양산하는 것이다. 권위를 의심하는 태도, 교실에서 가르치는 것 이상을 알고 싶어 하는 태도는 꺾어버려야 한다. ‘진정한 교육’은 엘리트 지배계급의 자녀들에게만 제공한다. 나머지 학생들은 그저 하루하루 즐기는 일 이외에는 아무런 꿈도 꾸지 못하는, 숙련된 일꾼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런 교육이 그들에게는 훨씬 도움이 될 것이다.”
– 에드워드 그리핀 G. Edward Griffin, <제킬 섬에서 온 생명체 The Creature from Jekyll Island>, 1903년 창립된 록펠러 일반교육위원회에서

“오늘날 교육제도의 가장 큰 죄악은 ‘돈’에 대해서 가르치지 않는 것이다. 그보다는 어떻게 해야 훌륭한 피고용자가 될 수 있는지, 자신의 신분에 맞게 살아갈 수 있는지 가르친다.”

오늘날 교육의 다양한 목적을 생각해볼 때 완벽히 동의할 수는 없지만, 어느정도 일리가 있는 주장이라고 생각한다. 일례로 북한만 보더라도 교육을 통해 철저히 사상을 통제하고, 일제가 우리나라를 식민지로 삼고 나서 가장 신경을 쓴 부분 역시 교육이었다.

세  금


지금은 세금이 너무나 당연시 되고 있지만 초기 미국에는 세금이 거의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1913년 연방준비제도가 만들어지면서 16차 수정 헌법이 통과되고 소득세는 영구불변의 세금이 되었다고 한다.

“초기 미국에는 세금이 거의 없었다. 1862년 남북전쟁 자금을 대기 위해 처음으로 소득세를 걷었으나, 1895년 대법원이 소득세는 헌법 정신에 어긋난다는 판결을 내리면서 사라졌다. 하지만 1913년, 연방준비제도가 만들어지면서 16차 수정헌법이 통과되고 소득세는 영구불변의 세금이 되었다. 소득세가 부활한 것은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 운영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이제 부자들은 세금이라는 이름으로 영원히 우리 주머니에 마음대로 손을 넣어 돈을 꺼내갈 수 있게 되었다.”

현재 우리나라의 GDP 대비 부채 비율은 작년 기준으로 38.2%이다(참조 :“한국 국가부채 빠른 속도로 급증해 1700조 원 육박”, 한국경제, 19.04.15). 이 수치는 OECD 평균인 약 110%에 비하면 매우 안정적인 수치이긴 하지만, 기사에서는 그 비율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국가 부채의 증가는 우리의 세금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 부분은 아래 ‘부채와 인플레이션’ 파트와도 일맥상통한다.

부채와 인플레이션


저자는 오늘날 정부가 채권을 발행하는 것이 결국은 납세자들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것이고, 세금 상승과 인플레이션을 초래하게 된다고 주장한다.

“연방준비제도는 정치인들에게 세금을 올릴 수 있는 권한이 아니라 돈을 빌릴 수 있는 권한을 주었다. 하지만 빚은 양날의 칼처럼 결국 세금을 끌어올리고 인플레이션을 가속화하는 결과를 낳는다. 정부는 재정이 부족할 때마다 세금을 끌어올리기보다는 채권을 팔아 돈을 빌린다. 채권은 곧 납세자들이 그 돈을 갚을 것이라고 약속하는 차용증이다. 채권을 발행할수록 납세자들은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하며, 그만큼 돈은 불어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또한 더욱 가속화된다.”

“정부의 부족한 재정을 해결하기 위해, 연방준비위원회와 재무부는 채권을 발행하여 돈을 빌리거나 더 많은 돈을 찍어낸다. 돈이 많이 풀릴수록 인플레이션은 가속화된다. 그래서 인플레이션을 ‘조용한 세금’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퇴직연금


저자는 1974년 미국의 퇴직연금 제도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서술하는데, 그 핵심은 바로 연금 지급을 위한 연기금을 주식시장에 무조건 투자해야 한다는 데 있다고 한다.

“곧이어 1974년 미국 의회는 근로자퇴직소득보장법(ERISA: Employee Retirement Income Security Act)을 통과시켰다. 이 법의 시행으로 고용주가 제공하는 확정급여형(DB: Defined Benefit, 근로자가 지급받을 급여의 수준이 사전에 결정되어 있는 퇴직연금제도) 연금에 가입해 있던 수백만 명의 노동자들은 자신의 급여 일부분을 넣어야 하는 확정기여형(DC: Defined Contribution, 사용자의 부담금 수준이 사전에 결정되고 근로자가 받을 퇴직급여는 적립금 운용실적에 따라 변동되는 연금제도) 연금으로 갈아타야 했다. 이렇게 조성된 퇴직연금은 주식시장과 뮤추얼펀드로 흘러 들어갔다. 이제 월스트리트가 월급쟁이들의 퇴직금을 마음 놓고 주무를 수 있게 된 것이다.”

“앞에서 말했듯이 1974년 미국 의회는 근로자퇴직소득보장법(ERISA)을 통과시켰다. 이것은 퇴직연금을 주식시장에 무조건 투자하게끔 강제하는 법이다. 결국 수익률은 낮으면서 위험률은 높은 투자 상품을 만들어놓고 수수료만 왕창 떼어가는 월스트리트의 사기꾼들에게 국민들의 퇴직연금을 몽땅 줘버리는 것과 같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개인적으로는 무조건 부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기금을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수익에 의해 연기금 규모 자체를 늘릴 수 있고, 보다 안정적인 연금 지급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가 말하는 바도 분명 일리가 있다. 국민연금 같이 규모가 가장 큰 공적인 연기금은 그 성격상 오로지 수익만을 위해 운용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멀리 갈 필요도 없이 최근 한일 무역분쟁이 터졌을 때 우리나라의 코스피, 코스닥이 급락하자 연기금이 구원투수로 등장해 대거 국내 주식을 사들였다.

물론 연기금이 투입되고 난 뒤 일정부분 시장이 살아나긴 했지만, 만약 그대로 우리 주식시장이 붕괴하였다면 연기금은 엄청난 손실을 봐야 했을 것이다.

구제금융과 은행들


저자는 구제금융을 ‘권력자가 보통 사람들의 돈을 거두어 자신의 부유한 친구들에게 퍼주는 돈’이라고 비난한다. 실제로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월스트리가의 지나친 탐욕과 방만한 경영으로 인해 발생했지만, 그들의 과오를 덮기 위해 천문학적인 미 정부의 공적자금이 투입되었다. 그리고 이 공적자금은, 바로 평범한 미국 국민들이 낸 세금으로 이루어진다.

“2007년 ‘파생상품의 탑’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러자 가장 먼저 살려달라고 구조 요청을 한 것은 세상에서 가장 돈이 많은 사람들이었다. 자신들이 저지른 실수는 물론 방만한 경영과 사기, 횡령 등으로 생긴 손실을 정부의 돈으로, 즉 납세자들이 낸 돈으로 메워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그런 이유로 ‘구제금융’은 부자들이 자신들의 부를 지키기 위한 음모 중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기능을 한다.”

“정부가 은행에게 제공하는 구제금융은 그야말로 권력자가 보통 사람들의 돈을 거두어 자신의 부유한 친구들에게 퍼주는 돈일뿐이다. 자기 친구들의 실책과 무능, 아니 명백한 사기행각을 덮어주기 위해 뿌리는 돈이다. 결코 경제를 살리기 위한 돈이 아니다.”

“연방준비위원회와 미국 재무부가 은행을 구제하는 것은 우리를 도와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부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구제금융이 집행될 때마다 우리의 경제적 자유는 더욱 정부에게 귀속되고, 공공부채를 갚아야 할 우리의 몫은 점점 커진다.”

이어서 은행 역시 우리의 부를 강탈해간다고 주장하는데, 그 핵심 메커니즘으로 ‘부분 지급준비제도’를 지적한다. 우리가 은행에 돈을 예금하면 은행은 그 예금의 일부만을 예치하고 나머지 금액을 대출해줄 수 있기 때문에 결국 인플레이션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지급준비율이 12:1이라고 할 경우, 당신이 은행에 100만 원을 예금하면 은행은 100만 원으로 1,200만 원을 대출해줄 수 있다는 뜻이다. 이것은 바로 당신이 맡긴 돈을 깎고 희석하는 것이다. 시중에 돈이 많아지고, 또 그만큼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 예컨대 은행이 매년 이자를 5퍼센트씩 지급한다고 해보자. 100만 원을 예금했을 때 은행은 1년 후 5만 원을 이자로 줄 것이다. 하지만 은행은 이 100만 원을 가지고 1,200만 원을 빌려주고 10퍼센트씩 이자를 받는다. 은행은 1년 동안 120만 원을 벌어들인 것이다. 당신은 100만 원으로 1년 동안 겨우 5만 원을 벌지만, 은행은 당신의 돈으로 120만 원을 벌어들인다. 부분 지급준비제도를 통해 은행이 우리 돈을 희석시키고 우리의 부를 훔쳐가는 것이다.”

“부분 지급준비제도는 은행의 현금 강탈 방법이다. 이러한 첨단 은행 강도질은 사람들이 쉽게 눈치 채지 못한다. 모든 은행은, 하다못해 지방의 작은 은행이라고 해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허공에서 돈을 만들어낸다. 돈을 들고 은행에 찾아갈 때마다 반갑게 맞이해주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그들은 당신이 맡긴 돈을 가지고 마치 요술을 부리듯 더 많은 돈을 찍어낸다. 당신이 예치한 돈보다 더 많은 돈을 빌려주고, 이로써 시장에는 돈이 넘쳐나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 결국 은행에서 주는 이자율만큼 물가가 오른다는 뜻이다.”

부자들의 음모에 맞서는 방법 : 금융지식 (feat. 자본이득 vs 현금흐름)


그렇다면 우리는 이러한 부자들의 음모에 맞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이에 대해 아래와 같이 답한다.

“금융지식을 높임으로써, 돈에 대한 생각을 바꿈으로써, 세금, 부채, 인플레이션, 퇴직연금의 희생양이 되지 않고 오히려 그것들을 활용하여 수익을 얻는 법을 터득하게 될 것이다.”

‘금융지식을 높이는 것’. 바로 이것이야 말로 부자들의 음모에 맞서 우리 돈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그리고 한발 더 나아가 금융지식을 통해 우리도 부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방법으로 ‘자기 돈을 스스로 찍어낼 것’을 제시한다.

“자기 돈을 스스로 찍어낼 줄 아는 것, 그것이 바로 부자가 되기 위한 가장 위대한 비밀 중 하나다.”

그리고 그 핵심은 바로 자본이득과 현금흐름을 구분하는 데 있다.

자본이득 vs 현금흐름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인데, 바로 자본이득과 현금흐름의 개념을 구분한 것이다. 용어가 생소해서 그렇지, 대부분 한번쯤은 생각해본 개념일 것이다. 나 역시 머릿속에 막연히 비슷한 개념은 있었지만, 이 둘을 딱 구분해서 생각하지 못했는데 저자가 ‘자본이득’과 ‘현금흐름’이라는 단어로 명확하게 개념 정의를 해주니 정리가 깔끔해졌다.

이 둘의 차이는 간단하다. 부동산을 예로 들어보면, 시세 차익을 목적으로 아파트를 구매하는 것은 자본이득을 위한 투자이고, 같은 아파트라도 매월 발생하는 월세를 위해 구매했다면 그것은 현금흐름을 위한 투자이다. 주식에서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가격이 오를 것이라 기대하고 주식을 구매하면 자본이득을 위한 것이고, 같은 주식을 사더라도 매 분기, 혹은 매년 발생하는 배당금을 노리고 투자했다면 그것은 현금흐름을 위한 것이다. 아래 그림을 보면 좀 더 직관적이다.

▲ 자본이득과 현금흐름의 차이

자본이득은 해당 자산 자체의 가격이 변하는 것이지만, 현금흐름은 해당 자산으로 부터 매달 고정적인 수입이 발생한다. 한편, 아래 그림은 저자와 그의 아내인 킴 부부와 ‘톰과 캐런’ 부부를 비교한 것인데, 톰과 캐런은 평범한 맞벌이 부부이다.

그림을 보면 알 수 있듯이, 톰과 캐런 부부의 유일한 수입은 월급이지만, 로버트와 킴 부부는 월급 외에도 다양한 자산으로부터 수입이 발생한다. 그리고 이렇게 두 개념을 구분한 뒤 저자는 자본이득을 위한 투자는 한 마디로 ‘도박’이라고 정의한다.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가상화폐든 금이든 미래에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예측해 투자하는 것 자체가 도박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저자는 정기적으로 내 주머니에 현금을 넣어줄 수 있는 ‘현금흐름’에 투자하는 게 부자가 되는 핵심이라고 말하며, 바로 이런 투자가 ‘돈을 스스로 찍어내는 투자’라고 말한다.

“방구석에 돈을 묻어두어서는 결코 부자가 될 수 없다. 그리고 방구석에 묻어놓는 것보다 더 나쁜 선택은 은행에 묻어놓는 것이다. 부자들은 돈을 현금흐름 자산에 투자한다. 이것이 부자들만이 아는 ‘부의 열쇠’다.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본래의 가치가 그대로 유지되면서도 일정한 소득을 제공하고 또한 인플레이션에 따라서 가치도 계속 올라가는 자산에 돈을 쓸 줄 알아야 한다. 시간이 가면서 가치가 떨어지면 안 된다.”

“분산투자하지 마라. 자신의 돈을 통제하고 투자를 집중하라. 금융위기로 인해 나 역시 약간의 타격을 받기는 했으나 아주 큰 손해를 보지는 않았다. 그것은 내가 가진 부가 오르락내리락하는 시장가치(자본이득: 각종 자본적 자산의 평가 변동에서 발생하는 차익)에 의존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자본이득이 아닌 ‘현금흐름’에만 투자한다.”

“부자 아빠는 단호하게 말했다. “그래. 절대로 잊지 마라. 현금흐름에 투자해라. 그래야만 돈 걱정 없이 살 수 있다. 현금흐름에 투자해라. 그래야만 호황기이든 불황기이든 휩쓸려가지 않지. 현금흐름에 투자해라. 그래야만 부자가 될 수 있다.”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하지만 부동산 가격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어요. 자본이득으로 훨씬 쉽게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어요. 현금흐름을 만드는 투자를 찾는 것은 어려워요.” “나도 안다. 하지만 내 말을 들어라. 탐욕과 눈먼 돈이 부자가 되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라. 자본이득에 눈이 멀어 결코 현금흐름을 놓쳐서는 안 된다.””

“2009년 아우성치는 투자자들은 대부분 자본이득에 투자한 사람들이었다. 현금흐름에 투자한 사람들은 금융위기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 노후 자금이든 아이들의 학자금이든 실직 위협이든 별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

“자신의 돈을 찍어내는 방법은 우리 돈에 대한 무한한 투자수익률을 달성하는 것이다. 무한한 수익률은 곧 ‘불로소득’이다. 더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자산을 획득하기 위해 들인 돈을 모두 회수하고 난 뒤에도, 여전히 그 자산을 가지고 현금흐름의 혜택을 얻을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자신의 돈을 찍어내는 것이다. 금융지식만 제대로 갖춘다면 사업체, 부동산, 주식, 금은, 원유와 같은 상품을 통해서 돈을 찍어낼 수 있다. 다시 말하지만 핵심은 무한 수익을 얻는 것이다. 불로소득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이어서 저자는 우리가 투자할 수 있는 좋은 자산으로 4가지를 제시한다.

우리가 투자할 수 있는 4가지 자산

: 사업, 부동산, 종이자산, 상품자산


저자는 우리가 투자를 할 수 있는 주요 분야로 사업, 부동산, 종이자산, 상품자산의 4가지를 제시하며, 이 4 분야에 골고루 투자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분산투자라고 말한다.

“투자를 할 수 있는 주요 분야에는 네 가지가 있다.

1. 사업 : 평범한 사람들은 일한 만큼 돈을 버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 반면, 부자들은 대개 저절로 돈이 들어오는 사업체를 가지고 있다.

2. 소득을 만들어내는 투자 부동산 : 매달 임대료 형식으로 수입이 들어오는 부동산을 말한다. 물론 금융 설계사들은 모든 집은 자산이라고 말하겠지만,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이나 별장은 투자 자산이 아니다.

3. 종이자산 : 평균적인 투자자들은 대부분 주식, 채권, 저축, 연금, 보험, 뮤추얼펀드와 같은 종이자산에만 투자한다. 사기 쉽고 관리하기 쉽고 쉽게 유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휴지조각이 되기 쉽다는 뜻이기도 하다.

4. 상품자산 : 평균적인 투자자들은 금, 은, 원유, 가스와 같은 상품을 어디에서, 어떻게 살 수 있는지 알지 못한다. 심지어 그런 상품에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도 많다.

금융지식이 많은 투자자는 이 네 분야에 골고루 투자한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분산투자다. 일반투자자들이 분산투자를 한다고 하는 것은 대개 3번, 종이자산에만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그것은 분산투자가 아니다.”

이 부분 역시 공감이 많이 됐는데, 저자는 분산투자를 비판하면서, 소위 재테크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분산투자는 진정한 의미의 분산투자가 아니라고 말한다. 흔히 분산투자라고 하면, 우리는 이렇게 포트폴리오를 짠다. 펀드에 일부, 우량주에 일부, 저평가주에 일부 등등. 이런 식으로 돈을 나눠서 투자를 하지만, 결국 이 모든 투자 대상은 ‘종이자산’이다.

분산투자의 핵심은 위험의 회피이지만, 결국 우리가 그 동안 해왔던 분산투자는 진정한 의미의 분산투자가 아니었던 것이다. 아무리 우량주, 저평가주, 펀드 등에 나누어 골고루 투자해도 결국 경기침체로 주식시장이 무너지면 대처할 수 없다.

따라서 진정한 의미의 분산투자는 위험을 회피할 수 있는 각기 다른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각기 다른 자산에 투자하여 매달 현금이 들어오도록 하고, 그 자산을 다시 재투자하거나 금, 은 등 인플레이션으로부터 자유로운 자산으로 바꿔놓는 것이 진정한 부자가 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저자가 본 책에서 다루는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다. 하지만 경제학을 전공하지 않았음에도 그의 주장을 이해하는 데는 무리가 없었다. 저자는 그만큼 쉽게 잘 서술하고 있다.

다만, 너무 중복되는 내용이 많았던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결국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돈의 규칙이 바뀌면서(금본위제 폐지) 부자들이 당신들의 주머니에서 돈을 강탈해가고 있다. 따라서, 금융 IQ를 높여 현금흐름을 만들고 인플레이션으로부터 자유로운 자산을 보유해야 한다.” 정도로 요약할 수 있는데 각 장에서 너무 중복되는 내용이 많았다.

또한 개인적으로는 오늘날의 교육이 부자들이 짜놓은 자본주의 경제판에서 움직이는 수동적인 말을 길러내기 위함이라는 부분에는 그렇게 큰 동의를 할 수 없었다. 물론 오늘날 우리 교육이 금융에 대한, 돈에 대한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가르쳐주지 않는다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결국 오늘날의 다양한 교육이 밑거름이 되어 자기실현의 수단이 되는 만큼, 그런 부분을 간과한 채 너무 ‘돈’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 다소 아쉬웠다.

하지만 그럼에도 책을 다 읽은 시점에 내 머릿속에는 ‘자본이득’과 ‘현금흐름’ 이 두 단어가 강렬하게 박혔다. 실제로 오늘날 우리 사회의 재테크는 자본이득에 집중이 되어 있고, 주식, 펀드 등 저자가 말하는 ‘종이자산’에 집중되어 있다. 흔히 주식 투자를 하며 대박을 꿈꾸고, 최근에는 비트코인 광풍이 그 주역이었다. 또한 부자들 역시 부동산 대박을 위해 오늘도 좋은 매물을 찾으러 발품을 판다.

나 역시 다르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돈’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많아 어려서 부터 다양한 재테크를 해왔다. 주식이나 펀드, CMA 등등 금융권의 합법적인 수단은 물론이고, 비트코인과 같은 투기성 짙은 상품, 토토와 같은 도박성 수단까지 모두 다 이용해봤다.

하지만 결국 어느 곳에서도 이렇다할 수익을 보지 못했는데, 이 모든 것이 바로 ‘자본이득’만을 노리고 투자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첫 주식 투자에서는 투자한 종목이 상장폐지가 되어 ‘휴지조각’이라는 말처럼 100% 손실을 보았고, 펀드에서도 재미를 보지 못했으며, 비트코인도 일확천금을 노리다 결국 아무런 이득을 보지 못했다.

자본이득은 일시적으로는 대박을 터뜨릴 수 있겠으나, 결코 영원하지 못하다. 저자의 말처럼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 때 눈물을 흘린 건 모두가 자본이득을 쫓던 사람들이었다. 우리나라의 외환위기 때도 마찬가지였고,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반면 현금흐름에 투자하면, 경기 불황과 호황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예를 들어 부동산에 투자하면 경제 상황에 따라 부동산 자체의 절대 가치는 떨어질 수 있겠지만, 어차피 매달 내 주머니로 현금이 들어오기 때문에 개의치 않을 수 있다. 당장 자산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만 아니라면, 언젠간 경기는 회복될 것이고 자산 가치도 회복되기 마련이다. 이는 다른 자산 역시 마찬가지다. 바로 이 원칙을 아는 것이야 말로 부자가 되는 첫걸음이었고, 이 원칙 하나만으로도 이 책은 내게 그 값어치를 다했다.

그렇다면 현재의 내 수준에서 내게 현금흐름을 가져다줄 만한 수단에는 뭐가 있을까. 지금 당장은 쉽게 떠오르지 않았다. 유튜브, 책, 블로그 정도? 그래서 현재 내 수준에서 당장 할 수 있는 블로그를 다시 시작하고, 애드센스를 달았다. 그리고 주식과 채권에 대해서도 제대로 공부하고 싶어 책을 주문했다. 뭐 당장이야 한달에 1달러도 벌어들이기 힘들겠지만, 그래도 꾸준히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다 보면 언젠간 길이 보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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