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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고수들의 생각법(3권) ★★★★☆

[읽게 된 동기]

난 늘 다른 사람의 생각이 궁금하다. 특히 고수들의 생각이라면 더더욱. 시덥잖은 의견과 고정관념이 아닌 인생의 철학이 있고 살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쏟아내는 생각들이 재밌다. 이런 에세이는 늘 즐겨 읽는다.

[한줄 평]

매일이 똑같이 반복된다고 생각될 때 아침에 읽으면 좋을 책

[서평]

나의 삶과는 거리가 멀게 느껴지는 분야에서 일하고 경험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늘 흥미롭다. 간접경험한다는 것의 묘미를 가장 확실하게 느낄 수 있는 것이 한 분야의 대가 혹은 고수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쓴 개인의 경험담, 삶의 이야기다. 나이대가 달라 완전하게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겠지만 삶의 궤적을 따라가다 보면 소설만큼 머릿속에 그려지는 그림들이 다채롭다. 글로는 짧은 단어 몇개로 표현되지만 힘들고 더디게 지나온 시간들을 서술한 구절에선 늘 안타까운 감성이 솓아난다. 그리곤 ‘나라면 어땠을까. 나는 어떻게 행동했을까’하는 생각을 저절로 하게 된다. 나의 행동을 상상하며 나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고수들과 확연하게 비교가 되면서 보잘 것 없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그런 상황에 처하지 않은 지금의 현실을 감사하게 느끼게 되기도 한다. 오늘 하루가 어제, 그저께 하루와 같이 느껴지고 반복에 반복을 더하는 것 처럼 소모되는 느낌이 든다면 고수의 향기가 물씬 나는 책을 추천하고 싶다.

* 한 걸음을 걸어도 나답게 / 강수진

강수진은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의 노블 커피의 모델이다. 모델을 정할 때 나도 의견을 냈었는데 박칼린을 추천했지만 다수결로 강수진이 발탁됐다. 새로 찍은 영상 광고를 보고, 실제 촬영장에서 강수진의 행동과 말투, 성격 등에 관해 홍보팀을 통해 전해들으면서 조금 관심이 생겼다. 그래서 강수진이란 사람이 궁금해졌고 국내에서 국립발래단의 단장으로서 활동하는 것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 책을 고르게 됐다.

중학교 3학년이라는 어린 나이에 발래를 배우고자 모로코로 유학을 떠났다. 남들보다 6년이나 늦게 시작했지만 그녀의 가능성을 본 선생님 덕분에 현재의 발레리나 강수진이 있을 수 있었다. 그녀의 일상은 늘 아침에 2시간 씩 몸을 푸는 것 부터 시작됐다. 하루도 빠짐없이 이어지는 연습을 이어온 그 자체만으로도 그녀를 다시 보게 만들었다. 운동은 작심삼일을 꾸준하게 실천하는 나에겐 ‘하루도 빠짐없이’라는 말이 너무 낯설게만 느껴졌다. 직업이니까 라고 치부하기엔 너무 쉽지 않은 행동이었다. 그녀가 매일 많은 시간 연습을 이어갈 수 있었던 건 매일 조금씩 느는 실력, 그 성장이 주는 기쁨에 중독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녀는 ‘중독’이라는 단어를 사용했고 그게 원동력이 되어 그녀는 유학을 시작하면서 발레리나로서의 현역 시절을 마감하기 전 까지 매일 성장했다.

매일이 반복 처럼 느껴지는 지금이라면 조금씩 성장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자 관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처음 회사에 들어왔을 때보단 나는 훨씬 더 성장했고 일을 능숙하게 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1년 전 보다 벽을 치는 사람들과 소통하는 법을 조금씩 익혀오고 있고 처음 보다 많이 익숙해지고 부딫히는 법을 배워가고 있음을 느낀다. 이런 느낌만으로도 내 자신이 조금 성장한 것 같아 뿌듯함을 느낀다.

*조훈현, 고수의 생각법

바둑. 바둑돌의 색깔이 흰색과 검은색으로 이뤄진다는 것 빼곤 아는게 없는 분야다. 그래서 조훈현이라고 하는 고수의 생각이 더욱 궁금해 선택한 책이다. 이창호의 스승이었다는 것도 몰랐고 한국 바둑의 한 획을 그은 고수라는 것도 몰랐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알게 됐다. 그는 평생 살면서 일을 해서 돈을 벌어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중학교 때 일본으로 바둑을 배우러 유학을 갔고, 스승의 집에서 지내면서 바둑을 배웠다. 그의 스승 또한 바둑계에서 유명한 대가로 평생 3명의 제자만 받았는데 그 중에 한 명이 조훈현이다. 국방의 의무를 져야 했기에 한국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었는데, 그의 스승은 상실감이 컸던 탔인지 그가 떠나고 얼마 안있다가 자살로 세상을 등졌다.

바둑의 세계에서만 살아온 그의 생각은 어떨까. 세상을 조금 다르게, 사실대로 말하면 이상하게 잘못된 방향으로 이해하고 있지는 않을까 싶었다. 평범하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삶을 살았기 때문에 오해를 할 뻔 했다. 바둑 용어가 알게모르게 일상에서 많이 비유되어 사용되는 것 처럼 그의 삶에 대한 생각은 이상하지 않았고 다르지 않았다. 바둑 대결을 펼치면서 여러 나라 사람들과 만날 기회를 가졌고 바둑을 통해 생각을 나누고 소통해왔다. 이창호라는 나이 차이가 많이 나지 않는 제자를 받아들이면서 다른 스타일의 고수를 만났고 대가의 자리를 내어주는 참패도 맛보면서 다이다믹한 삶을 살았다.

특히 감정적으로는 매우 절제된 삶을 살았는데 수 많은 대결에서 이기고 짐이 있는데 이를 대하는 자세에서 감정을 크게 부풀리지 않고 흘러가는 강물처럼 바라보는 연습을 해왔다. 승부로 점철되는 세계에서 평생을 살아간다는 것도 정말 쉽지 않은 삶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저 틀에 박힌 삶일 것이라고 간단하게 생각했는데, 누구보다 생각과 감정, 바둑을 이어가는 전략으로 끊임없이 머리를 쓰는 고된 삶을 살아오셨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기고 지는 일이 일상이라는거 생각보다 무척 고달픈 삶인것 같다.

*데니스 홍,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법

연구가 삶인 사람. 한때 꿈꾸었던 삶이다. 잠시 2년간 경험해봤지만 나에게 맞지 않는 길이 아닌것 같아 그만 뒀다. 연구가 취미이고 재미인 사람 정말 부럽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인류에 보탬이 되는 일을 한다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다. 돈을 벌어다주는 일은 많아도 세상에 도움이 되는일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금매달을 따는 올림픽 선수들도 멋있다. 평창올림픽도 너무 재미있고 감동적으로 봤다. 그러나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고 서로 경쟁하면서 소모전을 치르고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누가 잘했는지 겨루기 위해 수뱍억을 들여 올림픽을 치를 경기장을 만들고 모여서 경기를 한다. 이하 생략.

데니스 홍 교수는 로봇을 만드는 연구자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무인 자가용을 만들고 인간이 접근하기 어려운 곳을 탐사하고 연구하기 위한 로봇부터 원자력 발전소 붕괴가 일어난 곳의 상황을 점검하고 해결하기 위한 로봇을 만드는 등 인류에 도움이 되는 로봇을 만든다. 대학원생뿐만 아니라 학부생도 자유롭게 생각하고 로봇을 만들고 창의력을 넓혀갈 수 있는 연구실인 로멜라를 운영하면서 책의 제목 그대로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법을 알아가고 있다. 노력하면 다 된다고 말하는 부분에서는 조금 반박을 하고 싶었지만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소중하게 여길 뿐만 아니라 새롭게 만든 로봇 하나하나에 담긴 애정어린 시각이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되는 사람이다.

[인상깊은 문구]

*한 걸음을 걸어도 나답게 / 강수진

*조훈현, 고수의 생각법 / 조훈현

*데니스홍 ,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법 / 데니스 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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