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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판을 바꾸는 질문들 ★★★☆☆

읽은 책 : 프랭크 세스노, 『판을 바꾸는 질문들』, 중앙books

다 읽은 날짜 : 2019년 9월 27일

< 읽게 된 동기 >

독서모임 10월 지정도서

< 한줄평 및 별점 > ★★★☆☆ ( 3점/ 5점 )

질문하는 일을 가진 나에게 도움이 된 책. 질문하라! 그러면 얻을 것이다.

< 서평 >

대한민국에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 아래와 같은 질문을 들어봤을 것이다.

(한마디)질문 있는 사람 손!

강의실은 순식간에 조용해진다. 정말 궁금한 것이 있다면 수업이 끝나고 교수님에게로 달려간다.

우리는 질문을 불편해한다. 가만히 있으면 반이라도 가지만 질문하는 사람은 내가 모른다는 것을 만천하에 보여주는 꼴이고, 질문을 받는 사람은 권위에 대한 도전으로 여길 때도 있다. 하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질문에 익숙지 않다. 이 책을 통해 조금이라도 더 질문을 잘하고 잘 받을 수 있다면 인생이 바뀌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최근의 내가 그렇다. 시작은 질문이었다.

팀장님, A 회사 어떤지 아세요?

이직을 생각하고 있을 무렵 타부서 개발 팀장님이 혹시 아실까 해서 물어봤다. 단순히 A 회사에 내게 적합한 채용 공고가 나왔기 때문이다. 개발 팀장님은 평소 친하게 지내던 A 회사 동종업계인 B 회사 팀장님에게 물어봤고, 그 팀장님은 “그냥 우리 회사 지원하지?”라고 해서 추천 형식으로 B 회사에 지원했다.

기억에 남는 질문이 있다면 “넷플릭스 추천 알고리즘’에 대한 질문. 나는 갑과 을이 어떤 영화를 좋아하고 나도 그 영화를 좋아하면 우리는 같은 집단으로 묶이고 갑이 다른 영화를 좋아하면 나도 좋아할 확률이 높다. 그렇게 집단의 정확성을 높여서 집단의 추천을 통해 나의 취향을 맞춰나간다 정도로 대답했다. 신사업부서여서 신사업에 필요한 여러 방안을 물어보셨다.

친구와 가장 크게 싸운 적은 언제고 어떻게 화해했냐고 물어봤을 때는 최근에 친구와 게임 영상을 찍었는데 이때까지 한 번도 싸운 적 없던 친구와 촬영이나 편집 방향에 대해 싸운 적이 있고, A4용지를 꺼내 ‘앞으로 할 일과 하지 말 일’을 적어서 지키자고 하며 화해했다고 말했다. 조직의 갈등을 어떻게 풀지를 친구와의 싸움을 통해 물어본 셈이다.

1시간 동안의 압박 면접이었다. 몸살감기까지 겹쳐서 가장 힘들었던 면접으로 기억된다. 결과는 불합격. 내가 했던 업무와는 같았지만, 완전히 다른 업계에 있었기에 동종업계의 더 적합한 지원자가 뽑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그 이후 몇 번의 면접을 더 보았고 현재의 회사에 최종 합격했다. 합격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도 바로 내가 했던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회사의 실무자 면접 때 팀장님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했다.

이 일을 오래 할 수 있습니까?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저는 개인보다 팀과 일할 때 더 성과를 내는 사람입니다. 팀은 어떻습니까?


팀장님은 “AI가 99% 일을 대체하더라도 이 일은 사람밖에 할 수 없는 일이다, 우리 팀은 최고라고 생각한다.” 며 나의 질문에 친절하고 상세히 답변해주셨다. 그때 나는 이 회사에 정말 붙고 싶었다. 나는 임원 면접까지 진솔하고 편안하게 답변했다. 이 면접 전에 굉장히 긴장하거나, 가상의 나를 만들어 꾸며냈던 면접들이 다 떨어지면서 얻은 교훈이었다. 합격하고 나서 들은 바로는 실무자 면접 때 전원 찬성은 내가 유일했다고 한다.

—-

책의 ‘유산형 질문’ 단락에 저자는 돌아가신 어머니와 이런 대화를 해야 했다고 말한다.

어머니 평생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게 뭐예요?

증손주들에게 어머니 얘기를 할 때 말해주었으면 좋겠다 하는 것 한 가지가 있다면요?

언젠가 할머니가 살아 계실 적, 본인이 살아오신 이야기를 한 자 한 자 써두신 공책을 보여주셨다. 일제 강점기부터 6.25 전쟁을 거쳐 88올림픽까지. 할머니 인생에서 한국사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할머니의 이야기가 그냥 묻히는 것이 아까워 나는 직장에 다니면서 틈틈이 글을 수집하여 ‘삼대잡설’이란 에세이를 1인 출간했다. 할머니가 손수 만드신 바늘꽂이를 모아 ‘봉화 닭실댁의 손길전’이란 이름으로 전시회도 했다.

별세한 어머니를 기리는 유품전 ‘봉화 닭실댁의 손길전'(영남일보)

할머니께 더 많이 물어볼걸…. 이라는 아쉬움도 있지만, 할머니가 남기신 글과 공예품은 내 곁에 남아 할머니의 삶을 오롯이 보여주고 있다. 나는 그때 생각했다. 사람이 죽으면 남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는 후손에게 무엇을 남겨줘야 하는가? 나는 그 답을 찾기 위해 계속 쓰고 일을 한다. 열심히 쓰다 보면, 일하다 보면 훗날 나는 어떤 사람이었는지 알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인상 깊은 문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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