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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판을 바꾸는 질문들 ★★☆☆☆

한줄평

ASK MORE 정도의 책이지, ‘판’을 바꾸는 질문법을 알려주는 책은 아니다

서평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이 책은 판을 바꾸는 질문들을 또는 그 방법들을 알려주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저자인 프랭크 세스노는 CNN 앵커로서 과거 오바마, 힐러리 클린턴, 콜린 파월 등 저명인사를 인터뷰한 경력이 있다. 그런 경험과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저자는 총 11가지 질문법을 소개하고 있다. 각 에피소드를 질문하는법과 연결해 ‘질문’에 대한 각 챕터의 포인트를 알려준다. 책의 원제는 ASK MORE 다. 책표지에는 제목과 함께, Ask More: The Power of Questions to Open Doors, Uncover Solutions, and Spark Change 라고 씌여있다. ‘판을 바꾸는 질문들’이란 제목과는 거리가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사실, 책 제목을 처음보고 이 책을 읽기만 하면 굉장히 명석해지고, 두각을 나타내는 질문을 잘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질문 잘하는 법을 뚜렷히 찾기는 힘들었다. 질문을 잘하기 위해서는 특정 방법을 터득하는게 중요한게 아니다. 사람고 상황에 대한 지식과 전문성이 있어야한다. 또, 타고난 센스와 분위기를 파악하는 능력도 중요하다. 이 책에서 저자가 강조 하는것은 판을 뒤집는 질문을 알려주는 것이 아닌, 상황에 맞춰 질문을 잘, 그리고 많이 하자라는 것 같다.

언론사에서 근무하면서 한번은 스포츠부 기자와 함께 우리나라 유명 골프선수를 취재하러 간 적이 있다. 인터뷰이와 골프코스를 돌고, 같이 2-3 시간동안 밥까지 먹으며 인터뷰 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자칭타칭 해당 분야에서 유명하다는 기자가 인터뷰하는 모습을 보니, 질문 자체가 ‘혁신적’이라기 보다는 상황에 맞춰 딱 딱 알맞게 질문하는 느낌이었다.

대화중 80%는 골프선수가 이끌어나간다. 기자는 그저 듣는다. 경청을 하고 고개를 끄덕이고, 리액션을 해주며 인터뷰이가 말을 이어나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그렇게 에피소드를 한참 이야기하면 한 마디 한 마디씩 질문을 던진다. 그 질문을 통해 인터뷰는 더 깊어지고, 이어지게 된다. 예를 들면 아래와 같다.

골프 취재 갔을 당시 사진, A프로와 사진의 프로는 관계 없습니다

기억을 살려보자면 이런식이었다. 질문을 잘하는 사람은, 인터뷰이를 신나게 하는 사람이다. 인터뷰이가 신나서 말을 많이 할 수 있게 분위기를 조성해주는 사람이다. 그러면서 동시에 가치있는 정보를 얻어내는 사람이다. 이미 위 인터뷰를 통해 기자는 1) 골프선수의 유년 시절 2) 다른선수와 다른 연습 방법 등의 에피소드를 얻어냈다.

책에서도 여러 차례 질문자를 공감하고, 이해하고, 질문하라는 내용이 많이 나온다. 이는 질문자가 입을 열게 만들라는 뜻이다. 기자가 ‘난 너의 이야기를 듣고있어. 그리고 나도 그렇게 생각해’라는 의미를 직간접적으로 어필하면, 질문자는 마음이 열리고 그리고 입을열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책에서도 ‘경청의 기술’을 주요하게 다루고 있다. <공동의 목표를 갖게 하려면> 챕터에서 저자는 경청을 통해 상대방의 감정과 뜻을 가치있게 여기고 그것을 위해 힘을 보태는 데 관심이 있음을 표현하라고 말하고 있다. 나아가 타인 뿐만 아니라 자신의 말도 주의깊게 들으로가 한다. 자신을 객관화해서 보라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나 증후군’의 함정에 빠지는지, 그런 증상이 얼마나 자주 나타나는지 알 수 있다고 한다. 질문을 할 때는 ‘나’ 가 아니라 ‘우리’에 집중하는 것이 좋으며, 질문은 더 하고 내 이야기는 덜하자고 한다.

인상깊은 문구

그들은 질문을 통해 신뢰를 키우고 관계를 돈독히 하며 서로를 더 이해하는 비법을 알고 있다.

진심을 적대적인 태도를 취하면 대화가 아슬아슬해진다. 정당한 분노를 실어 질문하면 순식간에 적이 생길 수 있다.

이 책 전체에서 나는 질문법을 경청의 기술과 연관 짓는다. 경청이란 상대방의 말을 적극적으로 깊이 듣는 것이다.

콜린 파월 장군에게는 30퍼센트 법칙이 있다. 회의를 주재할 때 총 회의 시간의 30퍼센트 동안만 말하는 것이다. 그러면 잔연스럽게 남은 70퍼센트의 시간 동안은 타인의 말을 듣게 된다.

데이터에 접근하기가 쉬워질수록 의사결정과 질문 과정에서 과학성이 커지고 계량적 측정이 많이 사용될 것이라고 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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