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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아가씨와 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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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새로운 세상, 흥미로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느끼기 위해

한줄평 ]

새로움과 경이로움을 맛보게 해주는, 믿고 보는 작가 ‘기욤 뮈소’

서평 ]

전세계적으로 소설 하면 떠오르는 작가가 된 기욤 뮈소. 처음에는 이름처럼 귀요미 같은 멜로 소설의 대가였다면 어느새 스릴러 또한 그만의 스타일로 만들어가는 모습이 경이롭다. 이 다음에는 또 어떤 장르의 소설로 내 눈과 뇌를 자극시킬지 궁금하다.

소설로 서평을 쓰려 하니 시작이 어렵다. 자칫 잘못하면 엄청난 스포가 될 수 있으니 몇 가지 느낀 점들만 써봐야겠다.

이번 스릴러는 사랑에서 시작해 사랑 때문에 벌여지는 잔혹하면서도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사랑하기에 벌인 범죄가 또 다른 범죄를 만들고, 여기에 이해관계와 오해가 쌓이고, 이 모든 것들이 각 등장인물의 삶을 뒤바꿔 버리기에 이들은 수십년이 지난 후에도 자신의 인생을 찾기 위해 사건을 다시 파고든다.

이 소설의 모든 등장인물들은 과거의 어떤 사람 또는 상황을 잊지 못하고, 그로 인해 이 후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과거가 모여 현재가 되고 현재가 모여 미래가 되는 것은 당연하다. 나는 개인적으로 내 전 인생에 잊지 못할 충격적인 사람이나 사건을 겪지 못했기에 과거로 인한 고정관념이나 심리적 증후군은 없다. 그렇기에 과거에 머물며 사는 사람들을 보면 얼마나 많은 고통을 받았으면 하는 안타까움과 함께 때로는 벗어날 수 없는 굴레에 갇혀 살아가는 모습에 아쉬움도 있다. 생각해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과거의 진심으로 사랑했던 사람과의 시간 속에서 못 벗어나는 것 같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도 판단의 기준은 과거의 사랑인 모습을 많이 봤다. 나 또한 그랬다.

이 소설의 매력이면서도 슬픈 점은, 모든 주인공들이 사랑으로 인해 비극적인 결말을 맞게 된다. 정말 사랑한다면 그 사람을 위해 어떤 일까지 벌일 수 있을까? 자식에 대한 무절제한 사랑을 제외하고, 목숨을 바칠 수 있다고 말하는 연인 또는 친구를 위해 정말 목숨을 바칠 수 있을까? 나 또한 그런 말을 했었지만 진지하게 생각해보니 정말 그럴 수 있을까 라는 의구심이 든다. 소설의 주인공들은 사랑을 위해 목숨을 바치기보다는 살인을 저지른다. 사랑을 위해 타인의 목숨을 앗아가는 것은 진정한 사랑일까? 전에 뉴스에서 여자친구랑 시비가 붙은 사람을 남자친구가 살인까지 한 내용을 봤다. 진짜 사랑일까? 아니라고 본다

자식을 위한 무절제한 사랑은 나라나 민족, 문화를 초월하여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공통적인 부모의 모습이다. 사실 요즘은 자식을 버리는 일이 많기는 하지만 이는 개인적으로 부모라고 칭하지 않겠다. 그렇다면, 자식을 위해 뭐든 할 수 있다는 사람들. 자식의 죄를 덮기 위해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 죄의 은닉도 범죄이다. 이 책에서도 나오고, TV나 주변에서도 종종 들리는 이야기이다. 범죄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정작 자신의 자식이 당사자가 됐을 때 어떻게 판단할까. 자식의 교육을 위해 경찰에 자진 출두를 할까? 나는 아직 자식이 없지만, 감히 부모의 입장을 가상해본다면 합리적인 판단은 못 내릴 것 같다. 어려운 질문이다.

이 작품 또한 뒤로 갈수록 반전의 반전을 거듭한다.

일반 소설로 서평을 써보는 것은 처음이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의미가 있다. 지식이나 교훈 위주의 책은 정보의 재인식과 재해석을 위한 것이었다면, 소설은 사람에 대한 진지한 탐구를 하게 만들고, 나의 과거의 현재, 미래를 심리적으로 관찰하게 만든다. 앞으로도 가볍게 읽은 소설 또한 글로 남겨보는, 돌이켜보는 시간을 가져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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