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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뽑히는 글쓰기

[ 읽게 된 동기 ]

최근들어 글쓰기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회사에서 매주 보고서를 쓸 때, 개인적으로 브런치에 글을 쓸 때 등… ‘어떻게 해야지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글을 쓸 수 있을까’에 대한 질문을 이어가던중 이 책을 소개받았다. 이 책은 업무용 보다는 ‘언론사 입시용’ 글쓰기에 대한 글쓰기 책에 가깝다. 하지만 언론고시에만 한정되지 않고 일반적으로 글을 쓸 때 참고하면 좋을 만한 부분이 많다.


[ 한줄평 ]

당신이 ‘글치’라면 꼭 읽어야할 책.


[ 서평 ]

이 책의 저자는 전 조선일보 기자로, 매일 매일을 글쓰는 법에 대해 고민하는 직업을 가졌었다. 저자 소개에서는 자신을 이렇게 소개한다. “일기 한번 안썼다. 그 흔하다는 글짓기 상도 받아본 적 없다. 글쓰기를 좋아하지 않았다. 아니, 싫어했다.” 이런 저자가 언론사 입사를 위해, 그리고 돈을 벌기위해서는 글을 ‘잘’ 써야만했다. 이 책은 저자의 고민과 경험 그리고 글을 잘 쓰기 위한 실질적인 방법들을 아주 쉽게 알려준다.

많은 말을 하고싶을 때일수록 더 ‘빼자’

글의 본질은 ‘전달’ 이다. 나의 생각을 타인에게 전달하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글이다. 때문에 좋은 글은 다른사람이 읽었을 때 쉽게 파악되어야한다. 보통 사람들은 나의 모든 생각과 느낌을 글에 담으려고한다. 문제는 이런 욕심 때문에 글이 무겁고 힘들어진다는 것이다. 명확한 글을 쓰기 위해서는 주제를 좁혀야 한다. 예를 들면,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정부가 나서야 한다’ 라는 주제보다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육아휴직 제도를 개선해야한다’가 와닿고, 그보다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현행 1년인 육아 휴직 기간을 3년으로 늘려야 한다’가 더 와닿는다.

저자는 초급자일 수록 글을 좁히라고 한다. 생각해보면 나도 그랬다. 회사에서 명확하지 않은 단어로 쓸 수록 후속 질문이 많았다. 이는 글을 읽는 사람이, 파악하기 힘들었다는 뜻이다. 글을 쓰기 위해서는 명확하게 써야하며 짧게 써야한다.

없어도 되면 뺀다. 글을 쓴 뒤에 다시 읽어보자, 읽다보면 애매하게 중복된 문장이 많을 것이다. 만약, 어떤 문장이 없어도 독자가 내 핵심 주장을 이해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든다면 문장을 빼라고 저자는 말한다.

도무지 쓸 얘기가 없어 분량을 채우려는 목적이 아니라면 너도 나도 다 아는 얘기로 글을 시작해 읽는 사람의 힘을 빼놓을 이유가 없다.

빼기가 익숙해졌다면 더하라

앞에서는 ‘빼라’고 실컷 얘기해놓고, 더하라고 이야기하니 도무지 무슨 소리인지 모를 것이다. 사실 여기서 말하는 ‘더하라’ 라는 것은 에세이, 논술, 작문 등 보고서와는 다른 글에 있어서 하는말이다. 앞에서 빼기를 통해 명확하게 글을 쓰는 법을 파악했으니, 이제는 살을 더해 글을 풍성하게 만들라고 한다. 글이 풍성해지기 위해서는 글을 구체적으로 써야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글이 구체적일수록 좋은 글이 된다는 건 진실에 가깝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럼 글을 구체적으로 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사례를 더해야 한다. 그럼 사례를 더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너무 뻔하지만 글을 꼼꼼하게 읽는 습관을 길러야한다. 저자가 특히 추천하는 것은 신문이다. 예를들어 조선일보의 ‘만물상’ 같은 코너를 읽으라는 것이다. 만물상은 대개 사회 현상 등이 과거부터 현재까지 변화되어온 과정을 보여준다. 논설위원들이 돌아가면서 쓰기 때문에 어떤 사안을 통시적 관점에서 잘 확인할 수 있다. 이외에도 동아일보의 ‘횡설수설’ 경향신문의 ‘여적’ 등도 추천한다.

사실 매일 네이버를 통해 뉴스/이슈만을 볼 뿐, 신문 지면의 코너등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이 책을 읽고서는 신문의 여러 코너들에 대해 관심 있게 보기 시작했다. 온라인으로만 뉴스가 소비되는 요즘, 신문의 가치에 대해서는 등한시 되는경향이 있다. 하지만 신문 속에는 뉴스 뿐만 아니라 여러 가치있는 글들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저자는 사례 외에도, 재미, 명언 등을 더하라고 말한다. 물론 맞는 말이다. 하지만 재미를 더하기 위해서는 어느정도 선천적인 능력이 있어야한다고 생각한다. 명언을 더하기 위해서는 자료 조사와 사전 지식 등이 중요하다. 글 하나를 쓰기 위해서도 이렇게 많은 노력을 들여야한다는 것을 다시금 느꼈다.

상위 1%를 만드는 ‘비틀기’

개인적으로 친하고 존경하는 선배가 있는데, 그 선배의 특징은 조롱을 잘 한다는 것이다. 그냥 흘러가는 이야기도 포인트를 잘 잡아 조롱한다. 통상 조롱이라고 하면 기분이 나쁠만하지만, 그 선배가 하면 빵 터진다. 누구나 공감하고 있는 부분을 잘 캐치해 아슬아슬하게 놀리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도 비슷한 맥락으로 ‘글을 비틀라’라고 말한다. 성실하게 잘 쓴글이란 인상을 주기 위해서는 앞서 말한 ‘빼기 더하기’만 잘해도 된다. 하지만 탁월하게 “이 사람 똑똑하네?”란 인상을 주려면 글을 비틀라고 말한다.

비틀기란 완결성에 독창성을 더하는 과정이다. 대다수가 할 수 있는 얘기를 재미있는 사례나 비유, 정확한 통계를 곁들여 잘하는 게 중급잘면, 상급자는 아무나 할 수 없는 주장을 펴면서도 설득력이 있도록 글을 써냐야 한다. 그 대표적인 방법이 ‘비틀기’다.


비틀기를 잘 하기 위해서는 연습이 필요하다. 한번, 연관성이 떨어지는 두 단어를 연결해보자. 예를 들면 ‘죽음’ 과 ‘책임’을 연결해보자. 필자는 두 단어를 아래와 같이 연결한다.

죽음과 책임은 반비례 관계다. 누군가의 죽음에 대해 책임질 사람이 명확할 때 어떻게든 그를 살리려 하기 때문이다. 석해균 전 삼호주얼리호 선장은 여섯 발의 총상을 입고도 기적처럼 살아났다. 그가 깨어나지 못하면 무리한 작전을 펼친 MB정부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질 게 뻔한 상황이었다. 정부는 온갖 인적, 물적 자원을 동원해 13일 만에 글를 살려냈다.

반대로 책임이 분산되면 죽음은 한결 쉬워진다. 우리나라 노인 자살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중략)

이외에도 평소에도 관찰을 많이하고 일반적인 상황에서 일반적이지 않은 메시지를 떠올리는 훈련을 많이해야한다. 당연히 의식적으로 연습해야하는 부분이고, 힘이 들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러한 연습이 계속되다보면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는 근육’이 붙는다. 끊임없이 ‘다른 측면이 있지 않을까’ ‘다른 원인이 있지 않을까’ 의심하라.

개인적으로 나는 (정치색을 떠나) 유시민 작가가 비틀기를 참 잘한다고 생각한다. 토론회에서 누군가가 뻔한 질문을 던져도 질문에 그대로 대답하기 보다는 한번 꼬아서 답을 한다. 최근 토론회에서 한 논객이 조국 이슈를 이야기 하며 “이건 부당하다. 공정이 무엇이냐. 젊은이들이 뭐라고 느끼겠냐….(중략)” 와 같은 질문을 하는 것을 봤다. 유 작가의 첫 답변을 보면 역시 그는 고수구나! 라고 느끼게 된다. 그는 바로 질문에 대한 답을 하지 않았다. 그 대신 “논객님, 스스로 질문을 하며 참 진부하다고 생각하지 않으세요?”였다. 이어 그는 “방금 말씀하신 부분은 수개월에 거쳐 우리 언론들이 문제제기 한 부분입니다. 나는 그 질문들이 타당하다고는 생각해요 하지만, (중략)”과 같이 말하며 문제를 다른 곳으로 집중시켰다.

아마, 비트는 글쓰기를 잘하기 위해서도 이와같이 뻔한생각, 뻔한 답변 보다는 남들과 다른 관점 , 한발 물러난 관점이 필요하다 싶다.

[ 인상 깊은 문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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