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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정의란 무엇인가

읽게 된 동기


5년전 쯤, 온라인을 통해 마이클 샌델의 하버드 강의를 들은적이 있다. 그 때 당시 샌델은 여러 도덕적 딜레마를 제시하며 학생들에게 어떠한 방법이 옳은 것인지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JUSTICE, (정의란 무엇인가)는 당시 강의의 바탕이 된 책이다. 책보다 강연을 통해 내용을 먼저 접근했지만, 이번에 독서 서평을 쓰면서 다시한번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해 고찰하게 되었다.

한 줄 평

읽을수록 더 어려운 책


서평

많은 철학책들을 보다보면 작가의 목소리가 선명하게 느껴진다. “정의란 ~~것이야, 왜냐하면 ~~ 때문이지”와 같은 말을 장황하게 늘어놓으며 작가의 생각을 전달한다. 이 책이 다른 철학책과 다른점이 있다면, 샌델은 자신의 생각을 처음부터 뚜렷하게 내세우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많은 도덕적 딜레마의 상황을 독자에게 제시하며 “당신이라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할 것인가요? 과연 그것이 정의로운 방법인가요?”라고 묻는다. 독자는 책을 읽을수록 더 고민에 빠지게 된다.

샌델은 ‘정의’를 규정하는 요소로 공리주의와 자유주의, 공동체주의의 사고를 제시한다. 공리주의는 ‘전체의 행복을 극대화’하는 것이 정의에 가깝다고 말한다. 자유주의는 개인들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할 수록 정의에 가까워진다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공동체주의는 시민의식을 고찰하고, 좋은 삶을 추구하는 것을 제안한다. 그러면서 많은 딜레마적 요소를 제시하며 각 주의마다 어떤 답을 내리는지를 보여준다.

도덕적 딜레마

#개인의 자유를 존중하기 위해, 안락사, 장기 매매, 성매매 등이 허용될 수 있을까

#열차 안, 승객들을 구하기 위해서 선로 밖에 있는 5명의 사람들을 죽이는 것은 정의로운가.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일본 후손들은 이에 대한 책임이 있는가 등.

이런 다양한 딜레마 요소를 물어보며 어떤 것이 바람직한지 끊임 없이 독자에게 묻는다.

사실, 거창하게 ‘자유주의’ ‘공동체주의’ ‘공리주의’ 등으로 표현했지, 이런 딜레마적 상황은 우리 삶 곳곳에서 보인다. 특히 지난 정권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될 때부터 우리사회의 화두 중 하나는 공정과 정의였다.

여기서 잠깐 퀴즈..

Q1. 부잣집 딸로 태어나 다양한 입시 교육을 받고 예체능 활동을 하며 , 심지어 조작된(?) 상을 받으며 대학에 입학한 아이는 공정성을 해쳤을까?

Q2. 태어나 보니 아버지가 국회의원, 아버지 몰래 대기업에 입사원서를 냈다. 나는 아무런 도움을 요청하지도 않았지만, 기업측에서 내 입사원서에 후한 점수를 주어서 결국 입사에 성공했다. 나는 정의로운가?

Q3. 아르바이트만으로도 먹고 살 수 있는 세상을 위해, 우리나라 최저임금을 올렸다. 목적은 선의로 가득 찼지만, 오히려 자영업자들과 아르바이트생들은 고통의목소리를 냈다. 이 상황은?

이렇게 살다보면 마주치는 많은 문제들의 이면에는 이 책에서 말하는 공리, 공동체, 자유의 문제가 얽혀있다. 책 마지막에 샌델은 롤스의 자유주의를 비판하며 무지의 베일이라는 용어를 제시한다. 어떤 상황에 놓인 당사자들의 사회적, 선천적 조건들을 가림으로써 어떠한 대안이 자신에게 유리하고 불리한지 모르게 하는 것을 뜻한다. 이 베일을 통해 특수한 조건을 생각하지 않고, 가장 정의로운 대안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론적으로 보면 센델의 제시한 개념에 백번 공감하고 동의한다. 하지만, 현실은 베일을 씌운다고 사회적 조건과 제약상황이 가려지지 않는다. 공정과 공정을 외치고 들어선 정부라도 못하고 있는 일이다. 다만, 한가지. 우리 사회가 더 정의로워지기 위해서는 정의에 대한 논의를 끊임없이 해야한다. 불과 10년전만 해도 촌지가 대놓고 남발됐던 시기다. 끊임없이 문제의식을 가지고 지적하고, 고민한 끝에 우리사회는 점차 공정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갑질도 마찬가지다. 불과 몇년전까지만 해도 그러려니 하며 넘어갔던 사례들이 지금은 ‘갑질’이란 이름으로 뉴스에 오르락 내린다. 공리주의/ 자유주의/ 공동체주의 어떤 것이 정의와 가장 부합하는지는 쉽게 말할 수 없다. 샌델이 말한 무지의 베일 역시 사회에 쉽게 적용할 수는 없다.

하지만, 사회가 정의로워지고 건강하기 위해선 사회 불편러가 되어 누구나 할 말을 하고 개선을 하면 되지 않을까싶다.

감명깊게 읽은 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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