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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초연결 ★★★☆☆

읽은 책 : W.데이비드 스티븐슨, 『초연결』, 다산북스

다 읽은 날짜 : 2019년 12월 14일

< 읽게 된 동기 >

‘ STEW독서소모임’ 지정 도서

< 한줄평 및 별점 > ★★☆☆ ( 3점/ 5점 )

‘IoT will be eating the world!’ 라고 말씀하시는 유익하지만 재미없는 교수님 말씀.

<서평>

나는 책 읽는 습관이 있는데 스토리에 빠진 책은 몇 시간이고 계속해서 읽지만, 정보가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책은 챕터별로 끊어서 천천히 소화하면서 읽고 재미가 없는 책은 읽다가 시간이 아까워 더 읽지 않는다. 솔직히 말해서 이 책은 재미가 없었다. 그렇지만 챕터별로 끊어서 읽었다. 나에게 필요한 정보가 있었다는 뜻이다. 어떤 정보가 필요했다는 것일까?

IoT(Internet of Things)는 한글로 풀면 ‘사물인터넷’이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사물이 인터넷과 연결되어 직접 정보를 생성하고 공유하고 처리한다. 필자는 사물이 상호작용하는 ‘초연결’을 통해 사회는 비약적으로 발전하며 기업은 이 발전에 하루빨리 대비하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여러 사례 중 2가지가 인상 깊었다. 첫 번째는 폐기물 관리 기업 ‘빅벨라솔라’가 만든 쓰레기통이다. 태양광 발전으로 작동하는 압축기 덕분에 쓰레기를 다섯 배나 많이 담는 동시에 적재량과 적재 추세를 관리하여 효율적인 수거가 가능하다. 더 나아가 쓰레기통은 ‘무료 와이파이’를 제공하고 주변 보행자에게 위치 정보 등을 안내하며, 주변 날씨를 감지해 실시간으로 기상예보를 제공하기도 한다. 한낱 쓰레기통이 기업에는 자사에 필요한 정보를, 시민들에게 필요한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는 IoT가 된다.

왠지 대학생 때가 생각난다. 나는 친구와 IT 창업을 했고 사업성의 부재만 확인한 채 학교로 돌아왔다. 운 좋게도 교내 ‘지암 Innovators’ Studio’라는 IoT를 구현하는 동아리에 들어가 팀장을 맡아 1년간 제품을 만들었다. 우리팀은 누구나 아침에 거울을 본다는 사실을 확인하여 거울에 사용자 맞춤 날씨나 교통 정보를 보여주고, 전신사진을 찍어 Daily Look을 관리하는 ‘스마트미러’를 제작했다. 전시회에서 인기가 있었고 특허 등록과 함께 『MICROSOFT』에도 놀러갔다. 당시 우리 팀은 수많은 ‘스마트xxx’을 보았고 그중 대부분은 쓰레기였다. 선배들이 만든 것 중에 제일 나은 것은 터치가 가능한 LED 티셔츠였는데 엄마와 아이가 빛을 통해 서로의 티셔츠를 직접 만지며 교감하는 따뜻한 제품이었다.

제조사는 제품의 본질을 ‘인간의 본능과 가장 가까운 욕망’에서 찾아야 한다. 그래야 세상에 의미 있고 바람직한 영향을 미칠 만한 제품을 만드는 데에 집중할 수 있다.

(MIT 미디어랩의 데이비드 로즈) 215p

결국 IoT(또는 모든 제품)가 정말로 스마트해지려면 사람의 욕망을 충족시켜야 한다. 과연 지금의 IoT는 스마트한 것인지 자문해보았다. 나는 그 질문에 아직은 아니라고 답한다. 그 이유는 내가 주는 정보가 나에게 실질적인 이득을 주는지 확신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에 길을 물어보는 것보다 지도 APP을 켜서 길을 검색하는 것이 더 빠르고 정확하다. APP으로 보일러를 켜는 것보다 내가 직접 켜는 것이 귀찮지만 더 안전하다고 느낀다. 집에 CCTV를 설치해서 얻는 안전보다 나의 사생활의 자유가 더 크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데이터 보안을 최우선으로 여기며 IoT에서 생성된 데이터를 공유하고 순환 시켜 끊임없이 개선하면 결국 고객에게 효용을 준다고 말한다. 그 효용을 피부로 느낀다면 나도 변할까?

두 번째는 작업용 IoT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튤립’이라는 회사다. 튤립은 기술 훈련을 전혀 받지 않은 사람도 IoT 도구를 손쉽게 이용하도록 도와준다. 최근의 기술 발전을 보면 사람이 하는 일을 사람이 더 잘하게 하는 대신에 기계가 완전히 대체하도록 변하고 있다. 튤립은 이런 상황 속에서 작업자의 훈련 시간을 거의 절반으로 줄이는 동시에 노동 효율을 획기적으로 증가시킨다. 나는 이런 접근 방식이야말로 현대 사회의 바람직한 기술 발전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간 음식점에서 로봇이 서빙하고 있었다. 음식을 든 로봇은 우리 식탁 앞에 섰고 나는 그 음식을 우리 식탁으로 옮겼다. 기분이 나빴을까? 아니다. 그로인해 종업원은 더 친절하게 주문을 받았고 필요한 상황일 때 바로 올 수 있었다. 기술은 인간을 돕고 인간은 인간 본연의 일을 한다. 그게 효율에 감춰진 IoT 진정한 혁신이다. 기술은 언제나 사람을 향해야 한다.

사람의 도움 없이는 진정한 IoT 혁신을 완성할 수 없다.

270p

마지막으로 이 책은 조직의 구성까지 ‘초연결’ 시대에 맞춰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고어텍스로 유명한 고어는 모든 업무를 그때마다 조직된 팀으로 처리하며 팀은 독자적으로 움직이고, 팀장 역시 자연스럽게 선출된다. 일을 중심으로 회사가 움직인다는 점은 흥미로우나 나에게는 아직 먼 얘기를 들린다. 실제 조직 생활에서는 일을 진행하는 것만큼이나 누가 결정을 하고 책임을 지는지에 관한 명백한 역할이 중요했다. 그 역할은 대개 업력이 오래 쌓인 사람이 하는 것이고 팀원들은 그의 지휘 아래 시키는 일만 했다. 지금의 나는 나에게 맡겨진 일을 효율적으로 잘하자는 주의인데 언젠가 관리자가 되면 팀원들이 자기 일을 효율적으로 잘하게 만드는 데에 중점을 둘 것이다. 그게 다다.

언제 어디서든 통하는 유일한 방법은 직원에게 자유를 보장하는 것입니다. 이를 현실에 적용하자면 독자적으로 팀을 꾸리고 목표나 생산량을 스스로 설정하게 하는 것이죠.

라즐로 복(구글 총괄 인사 책임자) 279p

한 가지 더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업력과 실력은 꼭 비례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일의 경험은 그 사람의 능력에 도움은 되겠지만 과거의 경험이 현실의 문제를 푸는 데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신생 업계에서 일하면서 다른 업계에서 일하다 넘어온 자칭 고수라는 여러 사람을 만나 왔지만, 처음부터 실무를 쌓아온 사람이 아니라면 대개 말 뿐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나에게 매일 공부하며 다른 팀원의 말을 경청해야 한다는 사실도 깨우쳐 주었다.

<인상 깊은 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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