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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같은 연애, 그 속의 철학.

<2020年 2月 서평>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 알랭 드 보통

날짜:2020-02-29

한줄평: 이 책을 읽고 나면, 당신은 연애 한 번을 한 것이다.

인용구 와 내 생각:

  1. “전화기는 전화를 하지 않는 연인의 악마 같은 손에 들어가면 고문 도구가 된다.” – 30p
    • 이 책에 나오는 연애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연애와 다를게 없다는 느낌에 들어서게 해준 문장이다. 우리 일상에서도 이런 느낌을 많이 받은적이 있을 것이다.
  2. “가장 매력적인 사람은 곧바로 우리에게 입맞춤을 허락하는 사람[우리는 곧 배은망덕해진다]이나 절대 우리에게 입맞춤을 허용하지 않는 사람[우리는 곧 그 사람을 잊어버린다]이 아니라, 희망과 절망의 양을 적절하게 안배하여 상대의 마음에 안겨줄 줄 아는 사람이다.” -33
    • 우리는 흔히 밀당을 잘 하는 사람이 매력적이라고 한다. 바로 이 말 아닌가? 보통도 밀당하는 사람이 매력적이란다.
  3. “두 사람은 똑 같은 기대를 안고 사귀어야 해요. 서로 똑같이 줄 준비가 된 상태에서 말이에요. 한쪽은 그저 한번 즐기고 싶어하고 다른 쪽은 진정한 사랑을 원하면 안 된다는 거죠, 거기서 모든 괴로움이 생기는 것 같아요.” -37
    • 그렇다. 서로의 연애를 시작하면서 마음가짐이 다르다면 그 연애는 괴로운 연애가 된다. 요즘에는 전체적으로 연애가 좀 빠르게 시작한다는 느낌이 든다.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기회도 많아지고, 인간관계의 무게가 낮아진 것일까. 사람마다 가치관이 다를 수 있지만, 연애를 시작함에 있어 상대방과 내 마음을 신중히 공유하고 만나는 것은 사귀기전 가장 중요한 과정이 아닐까.
  4. “가장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을 가장 쉽게 유혹할 수 있다는 것은 사랑의 아이러니 가운데 하나이다.”-39
    • 읽으면서 정말 웃겼던 문장이고, 공감됐던 문장이다. 근데 정말로 왜 그럴까?
  5. “그때부터 인류 역사상 가장 길고 가장 아름다운 키스가 시작 되었다.” – 51p
    • 자신에게는 언제나 이 사랑하는 사람과의 키스가 인류 역사상 가장 길고 아름다운 키스다.
  6. “정작 상대가 나를 사랑해줄 경우에 그 사람의 매력이 순식간에 빛이 바랠 수가 있다는 것이다.”-59p
    • 실제로 주변에서 이런 경우를 몇 번 보았다. 내 개인적인 생각을 얘기하면,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상대방의 사랑을 얻기 위해서 그렇게 노력을 했는데, 사랑을 얻으니 그 사람의 매력이 떨어지는 것이 나는 너무 이기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치사하다. 그것은 그 사람의 사랑을 원한거지, 그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게 아닌가? 나는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을 더 좋아하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7. “만일 우리 내부에 부족한 데가 전혀 없다면 우리는 사랑을 하지 않겠지만, 상대에게서도 비슷하게 부족한 데를 발견하면 불쾌감을 느낀다. 답을 찾기를 기대했지만, 우리 자신이 문제의 복사본만을 보게 되었기 때문이다.” – 70
    • 내가 갖지 못한 것을 가진 사람이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은 나도 공감하는 생각이다. 내 단점을 보완해 줄 수 있는 사람을 보면 멋있어 보이고, 함께 있고 싶어지지 않을까? 그런 사람과 함께라면 앞으로도 역경이와도 잘 해결하고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8. “서양 사상의 오래되고 우울한 전통은 사랑은 본질적으로 보답받을 수 없는, 마르크스주의적인 감정이라고 주장한다. 상호 간의 사랑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욕망은 더 커진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 의하면 사랑은 방향일 뿐 공간은 아니다. 목표를 성취하면, 사랑하는 사람을 소유하면 소진되어 버린다. “사랑에는 우리를 피해서 달아나는 것을 미친 듯이 쫓아가는 욕망에 없다.” 아나톨 프랑스 역시 “우리가 이미 가진 것을 사랑하는 것은 관례적이지 않다”는 말로 같은 입장을 보여주었다. 스탕달은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을것이라는 두려움을 기초로 해서만 생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중략). 이런 관점을 따르면 연인들은 누군가를 향한 갈망과 그런 갈망을 없애고자 하는 바람 사이를 왔다갔다하는 일 외에 아무것도 할 수 없다.
    • 이 글을 읽고 조금 우울해졌다. ‘사랑의 실체는 이런 것 일까?…’ 라고 생각할 뻔 했지만 무조건 믿지는 않기로 했다. 이 절에 나오는 사랑은 원함, 집착, 갈망에 가까운 사랑인 것 같다. 연애 중반 까지 있는 그런 감정을 말하는게 아닐까. 그런 사랑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랑도 있다.
  9. “함께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는 기쁨이 얼마나 큰지 몰라도, 함께 싫어하는 것을 욕하는 친밀함에 비길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 136
  10.  “라이트모티프들이 만들어낸 친밀성의 언어는 클로이와 내가 둘이서 하나의 세계 비슷한 것을 창조했다는 사실을 기억나게 해주었던 것이다”
  11. “’혼자서는 절대로 성격이 형성되지 않는다’, 스탕달의 말이다. 성격의 기원은 우리의 말과 행동에 대한 다른 사람의 말이다. 성격의 기원은 우리의 말과 행동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반응에 있다는 의미이다. 우리의 자아는 유동체이기 때문에 이웃들이 윤곽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자신의 온전하다는 느낌을 얻으려면, 근처에 나 자신만큼 나를 잘 아는 사람, 때로는 나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이 필요하다.”
  12. “사랑이 없으면 우리는 제대로 된 정체성을 소유할 능력을 상실한다. 사랑 안에서 자아가 지속적으로 확인되기 때문이다. …(중략) 자꾸 잊어버리는 사람들에 둘러싸여 살다가, 마음속에 우리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새겨두고 있는 사람의 품에서, 시야에서 사라질 위험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피난처를 발견한다는 것은 위로가 되는 일이 아닐까?”
    • 사랑이 없으면 사람의 정체성도 없다. 나의 정체성은 나의 주변사람들이 만드는 것이다. 내가 주변 사람들과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서.
  13.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우리 자신에 대한 느낌은 달라진다. 우리는 조금씩 남들이 우리라고 생각하는 존재가 되기 때문이다.
    • 정말 공감되는 말이다. 실제로 우리는 남들이 생각하는 우리가 되어간다. 왜냐하면 우리의 성격은 우리 주변사람들에 의해 형성되기 때문이다. “너는 정말 OO해.” “아 나는 정말 OO하구나.” 그래서 주변사람들이 중요하다. 우리가 좋아하는 사람들 에게 항상 좋은 말을 해주자. 그러면 그 사람들은 그렇게 되어갈 확률이 더 커질것이다. 나쁜 말은 웬만하면 하지 말자, 그러면 그 사람이 나빠지고 나에게도 나쁜 말을 할 것이다.
  14. “부조리한 사람은 나에게서 나의 부조리한 측면을 끌어낼 것이다. 그러나 진지한 사람은 나의 진지한 측면을 끌어낼 것이다. 누가 나를 수줍어한다고 생각하면, 나는 아마 결국 수줍어하게 될 것이다. 누가 나를 재미있다고 생각한다면, 나는 계속 농담을 할 가능성이 높다.”
    • “누가 나를 잘생겼다고 생각한다면, 나는 계속 잘생길 가능성이 높다.”
  15. “몇 년 전 클로이는 런던 대학교의 학자와 한동안 사귀었다. 분석철학자였던 그 학자는 책을 다섯 권이나 썻고 많은 학술지에 기고를 했는데, 그녀에게 하나의 유산을 남겨주었다. 그녀의 정신적 능력이 완전히 낙제점이라는 느낌이었다.  …(중략) 결국 그녀는 철학자가 믿는 딱 그만큼 멍청한 사람이 된 느낌을 받았다.”
    • 우리는 우리의 주변사람에게 하지 말아야 할 하나의 행동을 이 연애소설을 읽으면서 배웠다.
  16. “나는 앨리스가 말을 하고, 꺼진 촛불을 켜고, 접시를 들고 부엌으로 달려가고, 얼굴에 흘러내린 금발 한 가닥을 손으로 빗어넘기는 것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낭만적인 노스탤지어에 사로잡히고 말았다. 나의 연인이 될 수도 있었지만 운이 닿지 않아 우리가 제대로 알 기회도 얻지 못했던 사람과 마주치면 우리는 낭만적인 노스탤지어에 젖는다. 다른 사랑의 이야기의 가능성과 마주치면 우리가 현재 살고있는 삶은 가능한 수많은 삶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어쩌면 우리가 슬픔에 빠지는 것은 그 삶들을 다 살 수 없기 때문이다.
    • “사랑을 하면서도 또 다른 사랑을 하지 못 함을 아쉬워하는 주인공, 이것은 어쩔 수 없는 인간이라는 동물의 본성인가?
    • 하지만 하나 확실한 것은, 이렇게 바람이 불때마다 이리저리 휘청이는 것은 가질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언젠가 또 바뀌어 버릴 테니까. 강한 바람이 와도 흔들리지 않는 사랑을 하자.
  17. “나는 상상 속에서만 클로이를 배반했던 것이 아니다, 종종 따분하기도 했다. 호화로운 호텔이나 궁전에 사는 사람들이 증언하듯이, 사람은 어떤 것에든 익숙해질 수 있다. 한동안 나는 클로이가 나를 사랑한다는 기적을 심드렁하게 여기게 되었다. 그녀는 내 삶의 일상적인, 따라서 눈에 보이지 않는 특징이 되어버렸다.
  18. “철학자들이 전통적으로 이성에 따른 삶을 옹호하고 이성의 이름으로 욕망에 의한 삶을 비난해왔다면, 그것은 이성이 지속성의 기초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철학자는 낭만주의자와는 달리 자신의 관심의 방향을 클로이에서 앨리스로, 거기서 다시 클로이로 미친 듯이 바꾸지 않는다. 안정된 이유들이 그들의 선택을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사랑에서도 충실하고 지속적일 것이며, 그들의 감정은 날아가는 화살의 탄도처럼 흔들림이 없을 것이다.
  19. “클로이를 사랑하면서 생기는 불안은 부분적으로는 내 행복의 원인이 쉽게 사라질 수 있는 상황에서 오는 불안이었다.” “연인들은 단지 그들의 행복의 실험에 수반되는 불확실성과 위험을 견딜 수 없다는 이유로 사랑의 이야기를 끝내버릴 수도 있다.”너무 사랑해서 힘들 수도 있고, 헤어질 수도 있다는 말이다.
  20. “내가 열쇠를 잃어버렸다고 비난하는 것 때문에 너에게 화가 났다는 것은 나는 네가 이제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에 화가났다는 더 폭넓은 [그러나 말로 할 수 없는] 메시지를 상징한다.
    • 살다보면 말을 할 수 없는것들이 이렇게 비합리적인 방식으로 표현되는구나. 정말로 비합리적으로 보이는 것에도 이유는 있었다. 겉으로는 비합리적으로 보이지만 숨은 의미로는 합리적인 것들.
  21. 클로이가 이제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 내 상처는 표현하기가 무척 힘든 것이었다. 열쇠하고는 관계없는 것이었다. 따라서 이 단계에서 그 문제를 꺼내면 바보처럼 보일 것 같았다. 결국 나의 분노는 지하로 밀어넣어야 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직접 할 수 없었기 때문에, 나는 의미를 상징화하는 방법을 택하게 되었다.
  22. 낭만적 테러리스트들은 말한다. 너는 나를 사랑해야 한다. 너한테 삐치거나 질투심을 일으켜서 나를 사랑하도록 만들겠다. …(중략) 테러리스트는 결국 불편한 현실, 사랑의 죽음은 막을 수 없다는 현실과 마주하게 된다. -213
  23. 칸트 이론의 핵심은 도덕성이란 어떤 행동을 수행하는 동기에서만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어떤 예상되는 보답에 관계없이 사랑을 할 때에만, 사랑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사랑을 줄 때에만 도덕적이다. – 223
    • 사랑을 받기위해 사랑을 하는 것이 아닌, 사랑을 주기위해 사랑을 주는 것이 도덕적인 사랑이라고 칸트는 말한다.
  24. 이것이 내가 너를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중략) 그러나 내가 너의 사랑 없이는 살수 없다는 것도 이해해다오.
    • 사랑을 얻기위한 마지막 강력한 몸부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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