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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지리라는 틀 안에서 움직여야 한다

우리는 지리의 아래 살아가는 작디작은 인간이어라

★★★★☆

지구는 5대양 6대주로 이루어져 있다. 지구에는 평야, 산맥, 고원, 빙하지대, 툰드라, 사막 등 정말 다양한 지형과 지물이 존재하는다. 우리는 그 어떤 것보다 지리의 힘에 지배되어 살아갈 수 밖에 없다.

연일 40도에 육박하는 여름의 무더위와 습기, 겨울의 칼날같은 시베리아 기단의 한파, 대부분의 대학교가 산지에 위치하여 어느 학교나 자랑할만한 오르막길이 있는 대한민국을 생각해보면 우리가 얼마나 지리에 영향을 받으며 살아가는지 알 수 있다.

[지리의 힘]은 그러한 지리의 힘과 인간의 의지가 반영된 정치를 합친 지정학이라는 분야로 세상을 설명한다. 인류의 시작부터 현재까지 극복하고자 하지만 여전히 인류는 지리라는 틀 안에서 움직이고 있다. 특히 책에서는 단순히 도덕적, 정치적으로만 생각하면 쉽사리 납득이 가지 않는 국제정치적 행태에 지리를 곁들여 설득력있는 설명을 하고 있다. 어릴 적 사회과부도를 펼쳐서 한반도의 산맥과 강, 지역별 특산물 등을 공부한 이후로 이 책을 읽을 때만큼 지도를 많이 본적도 없는 것 같다. 하지만 분명 지도를 펴놓고 고개를 무한히 돌려가며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이었다.

책에서 다루고 있는 총 10가지 지역의 이야기에 대해 하나씩 살펴보자

중국, 그들이 바라보는 것은 사람이 아니라 지리이다

중국은 북한과 더불어 지상 최악의 인권침해국가이다. 공산당을 중심으로 한 중국 정부는 외부적으로는 부인하고 있지만 티벳과 신장, 최근에는 홍콩에 있어 반민주적이고 반인권적인 통제를 가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티벳과 신장 지역은 오랜 기강 소요 사태도 있었으며 현대에도 혼란의 불씨는 여전하다. 많은 국가들이 공개적으로 중국의 티벳과 신장, 홍콩 지역 탄압에 대해 비난하지만 중국은 그 모든 비난을 감수하더라도 하나의 중국이라는 사상을 주입하고자 한다.

이러한 모습은 일반적인 국제정치학의 입장에서 보면 실익은 없는데 명분만 잃는 백해무익한 행위이다. 하지만 중국의 진정한 의도는 국제정치학이 아니라 지리학을 통해 보아야 드러난다.

중국의 서쪽 끝에 위치한 티벳은 중국의 물을 지배하는 곳이다. 중국의 커다란 세개의 강의 원류는 티벳고원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티벳고원은 히말라야를 사이에 두고 인도와 국경을 이루고 있다. 중국과 인도는 최근에도 유혈사태가 벌어질만큼 사이가 좋지 못하다. 물론 지리의 영향으로 지금까지는 소규모의 교전으로 끝나고 있지만 티벳을 인도가 장악한다면 중국이 치뤄야하는 대가는 적지 않다. 그렇기에 중국은 티벳을 그렇게 사수하는 것이다. 신장 지역도 동일하다. 중국의 한족과는 문화적으로 인종적으로도 상당한 차이가 있지만 신장지역은 중국과 중앙아시아 지역을 잇는 지역으로 많은 자원이 매장되어 있으며 동시에 중국 중심부를 지키기 위한 완충지로서 전략적 위치에 해당한다.

중국은 현재 해양강국을 노리고 있다. 한세기전 청나라가 양무운동을 통해 해상강국을 꿈꾸었던 것과 같은 맥락에서 남중국해의 영향력을 강화하고 남중국해의 영유권과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해군을 육성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일본과의 충돌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다오위댜오(센카쿠) 열도와 말라카 해협, 대만 등의 다양한 문제를 가지고 다양한 국가들과 충돌하고 있다.

중국의 의도는 분명하다. 지난 오랜 역사동안 외쳤듯이 중화사상을 다시 되살려 세계의 중심이 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지형의 한계를 뛰어넘어 땅이 아닌 해양으로 나아가고자 하고 있다. 그리고 그와 이웃한 모든 국가들은 중국의 잠재력을 알기에 그 행동 하나하나를 감시하고 언제든 대응하기 위한 준비를 갖추고자 하고 있다.

미국, 사기적인 스타팅 포인트

미국의 지형은 먼저 광활하다. 어마어마하게 크다. 그리고 다양하다. 거대한 사막에서 거대한 삼각주 지형, 평야, 사막, 협곡, 태평영과 대서양 등 정말 다양한 지형이 펼쳐져 있다. 거기에 지정학적인 조건도 매우 우호적이다. 접하는 국가는 캐나다와 멕시코 밖에 없는데 그 둘 마저도 미국에 호의적이고 의존적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미국의 힘은 모두가 잘 아는 것처럼 세계에서 가장 강한 국가라는 것이다. 달러화는 기축통화이고 미군은 지금 이순간에도 세계 각지에서 주둔하며 자신들의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중동지역에서 걸프전과 이라크전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자원 확보를 위해 노력해왔으며 현재에 이르러서는 기술의 발달로 자국 내에서도 어마어마한 석유를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그야말로 약점이 보이지 않는 국가이다. 그 정치체제의 자유로움이 역으로 약점이 되어 혼란이 가져다 줄 것이라는 많은 호사가들의 예측과 달리 이미 한세기 이상 지구 상 최강의 국가이다.

미국은 사실 본토보다는 앞으로 언급할 나머지 지역에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미국의 개입은 좋은 방향으로도 나쁜 방향으로도 각 지역의 역사에 많은 영향을 미쳐왔다.

서유럽, 혼돈을 뛰어넘어 통합으로 가는 길

서유럽은 정말 오랜시간 크고 작은 분쟁을 겪어왔다. 이유도 다양했다. 허울뿐인 황제의 자리를 두고 싸우기도 했고 종교적 해석을 두고 싸우기도 했으며 가문의 원한을 두고 다투기도 했다. 수많은 국가들과 그들 사이 복잡한 국경선만큼이나 그들은 많은 혼란은 겪었었다. 하지만 현대에 와서 유럽은 통합을 바라보고 있다.

그 중에서도 중심되는 국가는 프랑스와 독일이다. 브렉시트 전에는 영국도 한 자리르 차지할 수 있었지만 현재로서는 영국은 스스로 유럽의 국가이길 바리지 않고 있어서 언급하지 않겠다.

프랑스는 명실상부한 유럽 내 최고의 입지에 자리하고 있다. 지리가 주는 축복의 힘으로 프랑스는 카를 대제 이후 지속적으로 강대국이었다. 2차 대전에서 굴욕적으로 독일에 점령당하기 전까지 유럽 내에서 최강의 군대를 보유하고 있었고 가장 잘 사는 국가였다.

그에 비해 독일은 매우 굴곡진 역사를 가지고 있다. 굽이치는 라인강을 따라 수많은 소국으로 나누어져 전쟁을 끊임없이 반복했다. 근대에 들어 프로이센이 등장하고 독일은 처음으로 통일의 가능성을 엿봤다. 근면성실한 국민성과 프로이센의 유능한 재상, 국왕의 힘으로 독일은 마침내 통일을 했고 통일의 힘을 과신한 나머지 유럽을 정복하기 위해 두번의 세계 대전을 일으켰고 무참히 패배했다.

세계 대전에서 2번이나 괴멸적인 타격을 받고 냉정시대 갈라져 반쪽짜리 국가가 되었지만 독일은 다시 선진국 대열에 올랐다. 세계에서 가장 정말한 기계를 생산하고 가장 믿을만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산업을 부흥시키고 기업을 성장시켜 어느새 라인강의 기적을 통해 강대국이 된 것이다. 거기에 더해 독일은 다시 한번 유럽정복을 노리고 있다. 이번에는 전쟁이 아니라 통합의 물결을 타고 독일의 유럽 제패를 이루고자 하고 있다.

EU에서 독일과 프랑스의 영향력은 거대하다. 둘은 현재까지는 자유와 정의라는 관점에서 협력하고 있으며 지도자 간에도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의 지도자와 미국 기업의 침공에 맞서 유럽의 자존심을 세우고 러시아의 독재자가 유럽 정세에 관여하는 것을 막기 위해 협력 중이다.

러시아, 거대한 영토이나 기후가 발목을 잡는다

러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큰 나라이다. 유럽에서 극동아시아까지 이어진 거대한 영토는 러시아의 힘이자 장애물이다. 영토에 비해 적은 인구는 영토를 개발하지 못하는 원인 중 하나이다. 하지만 그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대부분의 영토가 기후의 축복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부동항을 찾아 끝없이 남하하던 러시아 제국의 이야기는 아직까지 유효할만큼 러시아는 기후의 축복과는 거리가 멀다.

푸틴이라는 독재자는 러시아를 그 어떤 지도자와 비교해도 잘 이해하고 있고 러시아의 자원을 활용해 영향력을 늘리는 법을 잘 알고 있다. 천연가스라는 자원을 바탕으로 영향력을 강화하여 과거 소비에트 연방에 포함되어 있던 지역에 대한 지배권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는 동시에 국제 정세와 지리의 힘을 활용하여 잠재적인 적국에 혼돈을 주기도 한다. 그 대표적인 예가 시리아 사태와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이다. 둘 모두 국제적인 비난에도 불구하고 푸틴은 강행하였고 이제는 되돌리지 못할만한 결과로 만들어 착실히 러시아의 영향력을 늘려가고 있다.

거기에 최근 온난화의 급격한 진전은 러시아에게 영구 동토의 해빙이라는 새로운 기회를 주고 있다. 현재까지는 활용법보다는 부작용이 커지고 있지만, 시베리아 영구 동토의 자원을 무한정 이용하게 된다면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하는 것도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한국과 일본, 애증의 동맹관계

한국과 일본만큼 부자연스러운 동맹이 어디있을까? 마주보고 악수는 하고 있으나 마주보는 눈은 동맹을 바라보는 눈이 아니라 적국을 바라보는 눈빛이다. 이러한 배경에는 식민지라는 역사적 배경과 함께 북한이라는 ‘위험한 약자’의 존재가 있다.

한반도 문제는 한국인인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것이고 지리의 힘에서 다루는 내용은 다소 지리보다는 정치에 치우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북한의 문제 있어 주변국의 선택은 어떨까 하는 것이다. 과연 미국은 어느 지점까지 북한 문제에 개입할 것이며 중국과 국경을 맞대는 것에 대핸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일본은 통일 한국에 대해 호의적일까? 한국은 통일 비용을 치를 준비가 되어 있을까?

다양한 주제를 던지긴 하지만 한반도 문제에 있어 [지리의 힘]은 명쾌한 답을 주진 않는다. 다만 지형이 한국과 일본의 민족성에 영향을 준 부분은 읽어볼만 하다.

라틴 아메리카, 속 빈 강정 같은 대륙

보통 라틴 아메리카는 아마존으로 대표된다. 그리고 실제로 대륙 전체가 지형에 엄청난 영향을 받고 있다.

대륙 중심부에 위치한 아마존은 사람의 개발을 허용치 않으며 물자 수송에 거대한 장애물이 되어 교류가 이루어지지 못하게 하고 있다. 아마존을 둘러싸고 빙둘러 도넛과 같은 지형 활용도를 보이는 라틴아메리카를 비유하는 말로 ‘속 빈 강정’이라는 표현이 적절하다. 하지만 동시에 라틴 아메리카 남부를 보면 평야와 함께 세계에서 손꼽을만큼 비옥한 땅이 나온다. 아르헨티나가 위치한 평야지대의 힘은 대단해서 한때나마 아르헨티나를 세계에서 가장 잘사는 국가 중 하나로 만들어 주었다. 물론 이 후 정치적인 요인으로 그때의 영광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지만 아르헨티나의 곡창지대의 위력은 언제나 경계할만 한다.

아프리카와 중동, 너무나 큰 축복, 상반되는 결과

아프리카와 중동은 모두 풍부한 자원을 가지고 있다. 중동은 석유라는 현대 산업 시대의 젖줄을 쥐고 있고 아프리카는 마찬가지로 다양한 광물자원을 통해 현대 산업시대, 나아가 미래 4차 산업혁명에서도 중요성을 차지할 광물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두 지역은 매우 비슷한 분쟁과정을 가지고 있다. 둘 다 부족을 기준으로 내전에 빠져 있고 그 격렬함은 많이 알려지지 않았으나 그 어떤 전쟁보다 격렬하다. 다만 전쟁의 종결에 있어 차이가 발생한다.

먼저 중동 국가들 중 일부는 전쟁을 끝내기 위해 자원과 자치권, 보호권을 바꾸었다. 영국과 미국이 2차 대전 이후로 지속적으로 자원 확보를 위해 자신들의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중동 정세에 개입하고 있으며 그 결과 이란, 이스라엘, 아프가니스탄에서 보듯 분쟁과 개입을 반복하고 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는 대표적인 이슬락교 종주국이지만 미국과 영국은 동맹으로서 중동 등지에서 이슬람 테러리스트를 상대하면서도 사우디만은 존중하고 그들의 영향력을 확보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반대로 아프리카는 강대국의 개입을 통해 끝없는 전쟁을 하고 있다. 중동과는 달리 아프리카에서 강대국의 전략은 전쟁의 혼란을 이용해 자원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서구 선진국은 아프리카에 매우 무신경하다. 그들의 정치적 혼란에 개입하려 하지도 않고 그들의 요구에 귀기울지도 않는다. 서구 열강이 멋대로 그은 국경성 때문에 오늘 이순간에도 아프리카인들은 죽어가고 있지만 아무도 그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이다.

더 비극적인 것은 아프리카는 낙후된 환경을 발전시키기 위해 중국의 도움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에티오피아 출신으로 WHO 수장이 된 테드로스는 그 대표적인 예이다. 중국은 아프리카 곳곳에서 도시를 건설하고 있다. 실제로 에티오피아의 아디스아바바는 중국 자본이 들어와 눈부신 성장을 반복했고 그 결과 세상에거 가장 오래된 이 국가는 중국의 일대일로의 영향력에 사로잡히게 되었다. 중국의 개입은 아프리카 곳곳에서 일어나지만 중국은 경제적 이득 외에 그 어떤 개입도 하지 않는다. 내전으로 수많은 인명이 희생되어도 아프리카의 광물에만 관심을 갖는다. 더구나 중국은 아프리카에 건설만 할뿐 아프리카를 발전시키려하지 않는다. 그들은 건축과정에서도 자국민을 데려와 쓰는 등의 방식으로 자국의 기술이 아프리카에 퍼지지 않게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렇듯 아프리카와 중동은 둘다 자원을 지녔다는 공통점은 있지만 그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한 지역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지역이 된 반면 나머지 한쪽은 여전히 타국이 그어놓은 국경선 아래서 끝없는 분쟁을 반복하고 있다.

인도, 그 어떤 국가도 인도를 단일 지배한 적 없다.

인도는 정말 크다. 지도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크다. 그리고 중국 못지 않는 인구를 자랑한다.

힌두교를 바탕으로 한 이 국가는 영국의 식민지배 이전에는 다른 국가들의 침공을 그 거대한 품으로 안아가며 성장했다. 알렉산더 대왕의 동방정벌에서 헬레니즘 문화를 받아들였고 그 후 오랜 시간 계속된 이슬람의 침공을 받고도 자신들의 정체성을 잃지 않았다.

하지만 사실 그들은 단 한번도 통일된 적 없다. 거대한 인도 대륙은 언제나 몇 개의 지역으로 나뉘어 공생했으며 단 한번도 통일된 정치체제를 갖춘 적 없다. 영국은 이를 활용해 인도를 단일한 체제로 지배하기 보다는 그 지역 간 갈등을 이용해 인도의 풍부한 자원과 인력을 활용하는데 집중해왔다.

영국의 갈등을 활용한 식민지배는 식민지배가 끝난 후로도 커다란 분쟁을 남겼다.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가 그것이다. 특히 파키스탄은 핵을 보유하고 있어 인도와 파키스탄의 분쟁은 언제나 커다란 인력 피해를 낳을 가능성을 품고 있다. 이에 비해 방글라데시는 종교적 차이로 분열되어 있긴 하지만 인도에 비해 약한 국력으로 갈등을 표면화 못하고 있다. 파키스탄은 국력에 차이에도 불구하고 인도와 맞서기 위해 주변 국들을 활용한다. 아프가니스탄을 끌여들이기도 하고 중국과 연대하는 등 방식으로 인도와 맞서고 있다. 그럼에도 인도와 파키스탄의 분쟁은 여전히 진행형이고 최근에도 유혈사태를 낳았다.

북극, 온난화가 만들어준 새로운 기회

북극은 수많은 희생을 바탕으로 인류가 정복한 지역이다. 하지만 북극은 바다로 계절에 따라 시시각각 변화하는 등 고정되어 있지 않았다. 하지만 인류가 생존하기에는 불모지라는 것이 언제나 공통적인 인식이었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과 인류의 환경파괴는 북극에 새로운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그것도 엄청난 경제적 가치를 지닌 기회다.

북극항로는 그야말로 21세기판 아메리카 대륙의 발견이다. 지구를 한바퀴 돌아야 하는 대륙간 항로가 북극을 통하면 획기적으로 줄어든다. 이러한 가치를 인지한 러시아는 그 누구보다 빠르게 행동에 나섰고 급기야 군대를 주둔시키며 북극항로를 확보하고자 하고 있다.

캐나다, 노르웨이, 덴마크 등 온건한 국가들도 나서고 있다. 북극항로 자체의 가치 외에도 북극에 묻힌 수많은 자원에 대한 우선권을 주장하기 위해서이다. 그들은 각자의 군사력을 동원해 러시아의 북극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고 그들의 정당한 몫을 확보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에 비해 알래스카를 통해 북극항로의 영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 미국은 조용하다. 온건한 캐나다, 스웨덴도 나서는 판국에 너무나 조용하다. 물론 미국은 북극 아니라도 충분한 지리적 축복과 국제적인 영향력을 지닌 국가지만 앞으로도 계속해서 북극에 대해 침묵할까?

지리는 극복하는 날은 오겠지만 21세기에는 불가능할 것

자연재해를 통해 자연의 힘을 체감하는 것과 달리 지리는 언제나 우리에게 고정된 변수로써 존재하여 그 위력을 실감하기 어려우나 분명 실재하고 우리의 가장 가까이에서 영향을 주고 있다.

인류는 수많은 기술을 만들어왔다. 이제와서는 화성 정복을 위해 민간, 공공 모두 달리고 있다. 항공기술은 사실 지리의 힘을 무력화하고 있고 인류의 통신기술은 지리를 뛰어넘어 소통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발전에도 불구하고 21세기동안에는 인류는 지리에 영향을 받을 것 같다.

이는 인류의 기술 발전이 느리거나 의미가 없어서가 아니다. 다만 지리의 힘이 그만큼 강대한 것이다. 홍수와 태풍과 같이 눈에 띄는 피해를 주지 않지만 지속적으로 인류의 발전에 영향을 주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평지라면 직선으로 도로를 건설하여 많은 비용과 시간을 아낄 수 있지만 산의 존재 때문에 수많은 비용을 들이고 시간을 들이고 있는 현대의 도시를 생각해보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어떤 시대에도 어떤 지역에서도 지리는 인류의 삶에 영향을 주었다. 하지만 20세기 이후 처음으로 인류는 지리의 힘을 극복하기 시작했다. 지리를 대상으로 한 기나긴 인류의 투쟁은 과연 인류의 승리로 끝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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