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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추월차선, 나도 슬쩍 한 번 타봐?

“돈이 문제가 아니라면 무슨 일을 하겠습니까?”

사람들이 진로를 찾을 때 던지라고 하는 질문입니다. 저도 자주 생각해보곤 했었는데요.

그러나 이내 저는 부질 없음을 느끼곤 했습니다. 도대체 돈 걱정 없이 직업을 어떻게 고르는데?

딱 그 시점에 제 유튜브 추천 영상에 뜬 영상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경제적 자유(Financial Freedom)와 수동적 수입(Passive Income)에 관한 영상이었는데요. 실제로 돈 걱정 없이 직업뿐만 아니라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그런 삶이 존재한다는 걸 직접 목격한 것입니다.

거의 처음 접했던 경제적 자유 관련 유튜브였습니다. 토니 로빈스 아저씨가 너무 멋있어보였죠.

30대에 이미 은퇴하고 쉬는 그런 인생. 내가 꿈꾸는 인생이 가능하다니…

한동안은 무언가에 홀린 듯 영상을 찾아봤습니다. 경제적 자유를 얻고 바닷가에서 여유를 즐기는 나 자신을 상상하는 것은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한 나날을 보냈죠.

하지만 인생은 타이밍이라고 했던가요? 바로 다음 주에 있었던 파이널 시험공부에 곧 30대 은퇴와 바닷가는 기억 속에서 사라져 갔습니다.

그러던 저에게 엠제이 드마코의 책, <부의 추월차선>이 다시 다가왔습니다.

다시 한 번 경제적 자유를 꿈꾸게 만들어준 고마운 책.

이 책을 읽으면서 신기했던 것은 지금의 제가 유튜브를 보던 대학생 저와 다른 시각을 가지는 것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는 내내 예전의 로망이 불타오르면서도 드마코에 반박도 하는 나름의 성장 아닌 성장을 한 것 같아 뿌듯했던 경험이었습니다.

왜 직업을 가지려고 할까?

이 책의 저자 드마코는 정말 강한 어투로 책을 썼는데요. 번역된 책임에도 그 강한 어조가 묻어났는데, 원본은 더 했다고 합니다. 그만큼 자신의 성공에 큰 자부심이 있는 것이겠죠.

그래서인지 그는 직업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필터 없이 내던집니다. 직업 가지고 부의 서행차선에 진입하는 것을 한심한 짓이라고 부르면서 말이죠.

서행차선을 벗어나 부와 자유를 빠르게 얻고 싶다면, 당장 직업을 버려야 한다. 다시 말하겠다. 그 망할 직업을 버려라.

엠제이 드마코

드마코는 직업을 통해 사람들이 시간과 돈을 교환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그의 말대로 시간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부를 늘리는 데에 한계가 있습니다. 그가 말한 부의 추월차선과는 거리가 멀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저도 모르게 끄덕였습니다. 그만큼 논리적으로 납득이 되었던 것이겠죠. 아마 대학생 때의 저였다면 드마코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었을 것입니다. 바로 수업 대신 사업하겠다면서 휴학을 이야기했을지도 모르죠. (등짝 스매싱이 무서워서 실천에는 못 옮겼겠지만요.)

하지만 나이 좀 찼다고, 이 책을 읽은 26살 현재의 저는 그런데도 직업을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비판적 사고를 하다니 신기하더라고요.

저자가 직업을 때려치우라고 하는 것에는 하나의 명확한 목표가 있어서입니다. 부를 축적하고 부자 되기입니다. 즉, 부자가 되기 위한 추월차선에 직업이 장애물일 뿐이라는 거죠.

하지만 직업은 단순히 돈벌이가 아닙니다. 저에게 직업은 자기를 실현하는 데에 최적의 수단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죠. 지금 제가 꿈꾸는 법조인도 그런 의미에서 포기하지 않고 있습니다.

사실 지난 2년간 법조인이 되겠다고 1년에 1번 있는 시험에 매달리면서 많은 좌절을 느꼈습니다. 워낙 힘들어하니 주변에서도 왜 그 고생을 하냐며 변호사가 예전처럼 돈도 못 번다고 돈 많이 버는 다른 직종을 추천해줄 정도로 말입니다.

그럼에도 법조인을 하고 싶었고, 지금도 그 도전에 계속 있습니다. 그걸 업으로 삼으면서 제가 꿈꾸는 사회에 한 발자국이라도 기여할 수 있으리란 기대감이 포기할 수가 없겠더라고요.

그런 의미에서 목적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었는데요. 저는 부를 축적하기를 원하면서도 드마코와는 달리 그게 제 인생의 큰 부분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 대신 나 자신만의 정체성을 위해서 노력해나갈 뿐이죠.

결론적으로 추월차선을 신봉하는 책을 읽으면서도 2020년의 저는 직업을 가지기 위해서 지금도 노력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서행차선과 추월차선 둘 다 이용하고 싶다. 정답은 시스템

하지만 제가 직업을 가지고 싶다는 사실이 경제적 자유를 포기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직업을 이용하고 싶지, 그의 노예가 되고 싶지 않습니다.

즉, 제가 스스로 시간과 돈의 교환을 인지하면서 선택하기를 희망하는 것이죠. 서행차선과 추월차선 둘 다 포기를 못한다고 해야 하나.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언제나 그랬듯이….

특히 저는 제가 기여하고 싶은 부분에서 일할 수 있는 자유, 근무시간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는 자유와 같은 것을 포기할 수 없습니다. 만약 돈벌이가 제 직업 목적에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되는 순간, 이 모든 것은 물거품이 되어버리는 것이죠.

제 바람대로 서행차선과 추월차선 사이를 요리조리 다니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 책의 저자가 말해주는 서행차선의 관점에서 정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서행차선에서는 당신이 직접 돌을 들어 올린다면, 추월차선에서는 당신 대신 돌을 들어 올릴 시스템을 구축한다.

엠제이 드마코

나는 스스로 살아 있는 돈이 열리는 나무가 된 것이다. 나는 하루 24시간, 한 주 7일 동안 돈을 벌어들이는 무성한 ‘돈 나무’일 뿐만 아니라 내 인생을 돈과 맞바꿀 필요도 없었다.

엠제이 드마코

정답은 시스템 구축에 있었습니다. 내가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아도 스스로 굴러가고, 나를 위해 돈을 벌어다 주는 그런 것 말입니다. 내가 아프거나 놀거나 일을 하거나 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돈벌이를 대신해 준다면 제 인생의 자유도는 급격히 나아질 거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물론 그 시스템이 사업이 된다면 가장 레버러지하기 좋겠지마는 현재의 저는 직업이 주는 메리트를 포기할 수 없겠더라고요. 다행히 사업은 거창할 필요가 없다는 저자의 말이 보였습니다. 사이드허슬, 즉 사이드 비즈니스 구축에 대한 제 열정이 다시 살아난 것이죠.

사실 예전 학생 시절에도 사이드 비즈니스를 통한 수동적 수입에 관해 관심은 정말 많았었는데요.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시스템 구축이 얼마나 내 인생에서 큰 역할을 할지 뚜렷하게 안 보였던 것 같아요.

다행히도 현재의 저는 그게 어렴풋이라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거기에 주변에 이런 동기부여를 해줄 멤버분들을 만난 건 정말 천운이었어요. 그 덕에 고민 많고 실행을 잘 못 하던 제가 사이드 비즈니스 비스므리한 것을 이미 하는 것이겠죠. 콘텐츠 사업이 바로 제 사이드 비즈니스입니다.

STEW 독서모임과 와레버스

한국에 돌아온 2018년, 저는 친한 형의 소개로 STEW라는 단체에 처음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이 좋아서인지 저는 독서소모임 뿐만 아니라 여기저기 많은 소모임에 참여하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에서 만날 수 있었던 좋은 인연들 STEW

특히 와레버스라는 비즈니스 콘텐츠 제작 소모임에서는 특별한 애정이 생겼는데요. 워낙에 말하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라 그런지, 제가 아는 몇 안 되는 지식을 정리해서 올리는 활동이 너무나도 재미있었어요.

처음에는 글 하나 쓰는데 6시간 넘게 걸리면서도 퀄리티가 맘에 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고통 끝에 낙이 오는 건지, 내공이라고 하기 부끄러울 정도지만 글 쓰는 게 조금씩 편해지고 콘텐츠가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욕심이 욕심을 낳는다고 했던가요? 정신을 차려보니 콘텐츠를 모아서 11월에 출판하기로 기획까지 하고 있습니다. 오늘 점심에도 이 비를 뚫고 사당까지 가서 회의를 하면서 말이죠. 저번 주에 페이스북 페이지 600명 돌파도 욕심을 더 부르고 있고요.

이런 시기에 드마코 또한 할 수 있는 좋은 사업 중에서 콘텐츠 사업을 딱 지목해서 이야기해주니 머리에 불이 켜진 듯했습니다. 어쩌면 이게 제 경제적 자유를 도와줄 첫 스텝이 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 때문이죠.

콘텐츠 역시도 시간으로부터 자유롭다. 이 책 한 권을 쓰는 데 몇 년이 걸렸을 수는 있지만, 그렇게 쓰인 책은 또다시 몇 년을 혼자 힘으로 살아남을 것이다.

엠제이 드마코

무엇보다 제가 관심이 있는 분야에 주제넘어서 글을 쓰는 데도 좋게 봐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너무 행복했습니다. 또 그들의 반응을 보면서 포맷을 조금씩 변화를 주고, 거기에 대한 피드백을 바로 받으면서 말로만 듣던 Lean 한 접근을 해보는 경험도 하고 말이죠.

물론 와레버스는 제 사이드 비즈니스의 정말 초기의 초기 단계에 불과할 것입니다. 하지만 드마코는 세계적인 사업가이자 투자자인 마크 큐반을 인용하기까지 합니다.

사업에 있어서는 삼진 아웃을 몇 번이나 당해도 괜찮다고 한다. 단 한 번 맞기만 하면 되며, 그 한 번이 평생토록 당신을 먹여 살린다.

마크 큐반

즉, 한 번의 홈런만 있으면 된다는 것입니다. 콘텐츠 사업의 매력에 빠진 이상, 더 좋은 방법으로 더 많은 독자에게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도록 노력하는 길밖에 남지 않은 것 같습니다.

마 홈런 한 번만 쳐라!

아직 시작은 정말 미약하지만, 항상 실행하는 것 자체가 문제였던 저에게 사이드 비즈니스의 첫발을 내딛었다는 점은 정말 큰 경험이자 자산이 될 것입니다.

언젠가 서행차선과 추월차선을 원하는 대로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날이 오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고요. 언젠가 올 그날을 위해 하루하루가 기다려집니다.

인상 깊었던 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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