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코로나19 덕에 경제가 요동쳐서인지 주식 시장에 자꾸 눈이 갑니다. 목돈 마련을 위한 적금 만기도 아직 몇 달이나 남았는데 말이죠.
그러던 중 의대 친구 놈이 열심히 주식 공부를 하는 걸 발견했습니다. 예전엔 막연히 돈벌이가 되기 전까진 열심히 커리어나 쌓자 싶었었는데… 그 바쁘다는 의대를 다니면서 공부하는 모습을 보니 엄청난 자극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그 친구한테 어디서부터 공부해야 하나 문의를 하게 되었는데요. 일반적인 주식 공부 책이 아닌 엄청 얇은 한 블로거의 책을 추천했습니다.
그 책이 바로 경제 블로거 오박사님이 쓴 <자본주의 생존 공략집>이었습니다.
제목에서 볼 수 있듯 자본주의에서 살아남는 법을 포괄적으로 공유하는 책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실질적인 주식 부분이 짧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들 뻔했는데요. 마지막엔 오히려 더 본질적인 것을 배울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특히 살아남기 위한 기술적인 접근보다는 올바른 마인드셋을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몇몇 좋았던 부분을 같이 공유해볼까 합니다.
주변이 아닌 핵심을 봐라
제 학부 전공은 경제였습니다. 특히 그중에서도 거시 경제에 더 관심이 많았었는데요.
그래서인지 주식 공부를 처음 마음먹었을 때부터도 으레 큰 그림부터 집중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가령 한 업체를 분석하기보다 그 전체 산업, 혹은 더 크게는 그 국가를 봤던 것이죠.
지금도 와레버스라는 블로그를 좋은 분들과 운영하면서, 경제 전반에 관한 공부는 나름대로 하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박사님은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주시더라고요. 시장 상황, 경제 상황보다 투자하려는 기업, 그 자체를 파악해야 한다고 말입니다.
주식 투자를 함에 있어 매일매일 시장 상황을 체크하는 것도 참 에너지 빠지는 작업 같습니다. 그냥 간단히 체크하면 되는데, 솔직히 요새 보면 하나같이 대한민국에 거시 경제 전문가들이 너무 많아 혀를 내두를 정도입니다.
오박사
주식에서는 좋은 주식이라면 실적이 계속 좋아지기 때문에 거시 경제랑 크게 상관없이 가므로 장기 투자적으로 거시 무시
오박사
돌이켜 생각해 보면, 매일 아침 뉴스 수십 개를 확인하고 큐레이션을 하는 게 쉬운 일이 아녔습니다. 시간도 시간이고, 이 정보가 산업에 어떤 파급효과를 거둘지는 제가 아닌 전문가라도 쉽게 예측할 수 없는 부분이었습니다.
물론 시장 전체를 바라보는 건 제가 좋아서 계속하겠지만서도 이것 때문에 투자의 직접적인 대상이 되는 기업에 소홀했던 제 모습에 반성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금 당장 팔 물건이 아니라면 오늘 바로 이 시점의 현재 가격은 중요치 않을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물건의 품질이겠지요.
오박사
기업이 어떤 상품을 팔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는지 알지도 못하면서 하는 투자는 정말 위험합니다. 심지어 그 잘나간다는 IT업계도 승자와 패자가 있는 마당에, 산업이 좋다고 무작정 돈을 넣는 것은 도박이나 다름없었습니다.
본격적으로 제 돈이 들어가기 전에 이 책을 읽길 잘했다…라고 생각한 첫 번째 “A-ha Moment”였습니다.
자본주의에서 살아남기 위한 무기: 주식, 부동산, 사업
자본주의는 거스를 수 없는 이 시대의 흐름입니다. 자본주의가 뻗치지 못한 곳이 전 세계에 거의 없을 정도로 압도적인 이념입니다. 세계적인 학자 유발 하라리도 <사피엔스>에서 자본주의를 종교에 비유하기 까지 할 정도입니다.
수많은 자연법칙 종교가 근대에 새로이 등장했다. 자유주의, 공산주의, 자본주의, 민족주의, 국가사회주의가 그런 예다. 불교도와 마찬가지로, 공산주의자들은 인간의 행동을 인도해야 할 초자연적 질서와 불편의 법칙을 믿었다. 다른 종교와 마찬가지로 공산주의에는 경전과 예언서가 있다.
유발 하라리
다만 자본주의는 가격과 시장의 논리에 의해 움직이는데요. 시장에서 도태한 사람에겐 피도 눈물도 없는 그런 존재가 될 수 있습니다.
정글 같은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살아남으려면 좋은 무기를 골라야겠죠. 오박사님이 말한 자본주의에서의 무기는 크게 3가지였습니다.
저는 일찍이 자본주의 시스템상에서 태어났으면 주식/부동산/사업 중에서 한 가지 주무기를 정해야 하고, 그것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오박사
실제로 제가 공부하고 있는 것들을 곰곰이 생각해 보니, 3가지를 다 커버하고 있었습니다. 경제 공부하면서 주식이라는 무기를 제련하고 있고요. 법무법인에서 일한 경험을 통해 부동산이 주력 상품인 P2P 대출에도 흥미를 느끼고 있습니다. 또 언젠가 콘텐츠 사업을 하겠다며 블로그 키우기에도 여념이 없습니다.
워낙에 나무처럼 이것저것에 관심이 많은 저였기에 이게 좋은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마치 정글에서 스위스 나이프처럼 용도가 다양한 도구가 유용하듯 말입니다.
하지만 오박사님이 지적하신 대로 하나의 주무기를 선택해야 하는 것은 맞다고 생각합니다. 안 그래도 요즘 3개 다 동시에 도전하려고 보니, 이거 학교 다시 시작했다가는 스케줄 관리가 힘들어지겠다 싶을 정도로 정신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읽으면서도 뭐에 먼저 집중해서 마스터를 할지에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우유부단한 성격 덕에 아직까지 정하지 못하겠지만, 오박사님이 예지력이 있으신지 여기에 대해서도 해결책을 제시해주셨습니다.
우리는 각자가 비교 우위에 있는 영역에 집중해서 사회로부터 얻는 결과물을 극대화해야 합니다(보통,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 보상은 돈이겠죠.)
오박사
가장 현명한 방법은 그들의 성공을 인정하고, 나는 나의 길을 가는 것이 첫 번째겠고요. 두 번째로는 내가 바로 그 ‘원래 강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것입니다.
오박사
아직 제가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제 비교우위는 어떤 영역인지 모르는 것이 함정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블로그를 채워나가다 보면 그걸 알아내는 것은 시간문제가 아닐까요?
마무리
이외에도 자본주의에서 가지고 있을 유용할 팁과 마인드셋으로 책이 꽉꽉 차 있었습니다. 특히 글의 흐름상 서평에는 비중 있게 다루기를 포기했지만, 마지막 부분에 언급되었던 “애자일 경영” 부분은 거의 챕터 통째로 밑줄 칠 정도로 좋았습니다.
아무래도 블로그를 운영하기 시작하면서 빠른 피드백의 힘을 알게 되어 그런가 봐요. 하루, 아니 심지어 한 포스팅에서도 꾸준한 실험을 하면서 시장의 반응을 지켜보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앉은 자리에서 바로 절반 이상을 읽을 정도로 흡입력이 좋았습니다. 워낙 글을 잘 쓰시는 분이 핵심만을 딱딱 던져주시다 보니 어찌 보면 당연할 수도요.
오박사님을 몰랐지만, 이 책을 계기로 오히려 블로그를 보게 되었는데요. 써왔던 글이 벌써 1,800개가 넘으셨더라고요. 그 짬을 보면서 블로그 측면에서나 투자 측면에서나 좋은 롤모델을 찾은 것 같아 즐거웠습니다.
인상 깊었던 문구
- “사람들이 원하는 걸 팔아야 하는구나.”
- ‘금융’과 ‘투자’ 분야에 대해서는 나이와 축적 간의 상관관계가 그다지 강하지 않은 듯합니다. 어리고 젊더라도 반복적인 학습과 경험을 통해 나이가 많은 사람보다 더 많은 금융과 투자 분야에서의 경험과 지식을 쌓을 수 있습니다.
- 농경사회가 아니기 때문에 일정 레벨 이후에는 성실성보다는 자본주의 게임의 룰을 이해하고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갖고 있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 일의 종류는 불법이 아니라면 크게 문제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 차라리 그 20대 초반 때부터 경쟁이 없고 남들이 잘 보지 않는 곳에 먼저 들어가서 선점을 하고 있었으면 어땠을까 생각하고는 합니다.
- 사업 혹은 투자로 결국 돈을 벌고 싶다면, 역설적으로 사업과 투자에 대한 공부, 사색, 안목이 아니라 일 잘하는 법부터 배워야 함
- 자본도 없고 아이템도 없고 그렇다고 투자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거나 훌륭한 스승이 있는 것이 아니라면 ‘일을 대하는 태도’가 우선이라고 봅니다.
- 저는 왜 유튜브 오박사TV에서 영상마다 ‘자본’을 외치는 걸까요. 이 말은 단순히 돈을 벌자가 아니라, 곧 우리들의 시간을 확보하고 지키자는 뜻입니다. 그 확보한 시간을 우리 자신을 위해 쓰고, 우리 가족들과 함께 보내는 데 쓰는 것이죠.
- 일단 일을 잘해서 사회로부터 얻은 대가, 즉 몸값을 높이고 꾸준하게 현금 흐름을 발생시키는 사람만이 투자할 자격이 생기게 됩니다.
- 하나라도 제대로 파고들어 가면 모든 일이 쉽지 않습니다. 한번 마음먹고 시도한 일이라면 극한을 맛보고 결국 성과를 얻어야 합니다.
- 저는 일찍이 자본주의 시스템상에서 태어났으면 주식/부동산/사업 중에서 한 가지 주무기를 정해야 하고, 그것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 본인의 상황을 냉철하게 잘 분석해서 세운 목표치에 맞게 매월 나가는 고정 지출을 줄여야 하는 것이 자본주의 생존 초기의 기본 스킬입니다.
- 현금을 지키기 위해서는 오히려 현금을 버려야 한다. 이것이 아이러니하지만 당연한 자본주의의 생존 방식이다.
- 누군가의 메시지 정리
- 1. 공부하면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 2. 이젠 바뀌려면 뭐라도 해야 하는 세상
- 3. 모든 것은 경험이고 실패하더라도 젊었을 때의 실패는 나에게 밑거름이 된다.
- 4. 무엇인가 해야 하는 상황인데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무엇인가 일어나길 기대하는 친구들이 많다.
- 5. 공부의 부족, 경험의 부족
- 6. 자산 증가에 방해되는 습관들은 버리기로 했다. 자산 증가에 방해가 안 되는 취미들을 즐기려 하고 있다.
- 7. 1가구 1주택에서는 내 집 거주 안정성이라는 무형의 가치 때문에 거시 경제 무시해라
- 8. 거시 경제 예측하려는 분들도 많고 무시하려는 분들도 있는데 나는 예측보다 무시가 맞는 것 같다.
- 9. 주식에서는 좋은 주식이라면 실적이 계속 좋아지기 때문에 거시 경제랑 크게 상관없이 가므로 장기 투자적으로 거시 무시
- 10. 자기 돈을 지키면서 종잣돈을 모으는 느낌, 소비하지 않으려는 억제, 소액으로라도 투자의 경험, 조금이라도 이자를 더 받기 위한 여기저기 발품 등 이 모든 것이 경험이다.
- 사람 역시 주식처럼 최소 5년~10년 흐름을 봐야 합니다. 이분은 제가 처음 본 2009년 말~2010년 당시부터 뭔가 언행을 일치시키는 삶을 결과적으로는 계속 살아오던 사람이었습니다.
- 한국 자본주의 시스템하에서는 초기값과 그 이후 펼쳐지는 첫 나비 효과가 시간이 흐르며 점점 강하게 작용하는 것입니다.
- 지금 당장 팔 물건이 아니라면 오늘 바로 이 시점의 현재 가격은 중요치 않을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물건의 품질이겠지요.
- 한국의 주식 시장은 기본적으로 메인 미드필더들이 경기 순환주들이라 난이도가 높은 시장이라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무리하지 않고 꾸준하게 힘을 모아야”하는 것입니다.
- 주식 투자를 함에 있어 매일매일 시장 상황을 체크하는 것도 참 에너지 빠지는 작업 같습니다. 그냥 간단히 체크하면 되는데, 솔직히 요새 보면 하나같이 대한민국에 거시 경제 전문가들이 너무 많아 혀를 내두를 정도입니다.
- 우리는 자기 나름대로의 생태계를 만들어야 하고 이를 계속 발전시켜야 합니다. 여기서 생태계란 1)투자 공부/기록 프로세스일 수도 있고 2)인적 네트워크일 수도 있으며 3)유튜브/블로그 구독 리스트일 수도 있습니다.
- 당신이 투자하려는 그 주식/부동산의 제일 중요한 투자 사유는 무엇입니까?
- 영업 활동 현금 흐름이 마이너스를 계속 기록하는 회사보다는 꾸준히 양의 영업 활동 현금 흐름을 기록하는 회사를 찾으세요. 왜냐하면 돈을 받고 일하느냐, 일하고 돈 받느냐 이건 꽤 큰 차이이기 때문입니다.
- 중요한 것은 ‘미리미리’ 해당 자산에 대한 계산과 조사를 미리 잘 계산을 하여 견적을 잘 잡아놓는 것이다. 애초에 투자에 적절한 타이밍이란 존재하지 않는지도 모른다.
- 아무도 저점을 알 수 없기에 저희는 주식을 살 때 철저하게 ‘분할’로 나누어 사야 됩니다.
- 빅3 중소형 주의 매도는 마치 토트넘 구단주가 ‘손흥민, 루카스 모라, 델리알리’가 잘하고 있는데 다소 몸값이 비싸졌다고 해서 다름 팀에 이적시킨 꼴이죠.
- 우리는 각자가 비교 우위에 있는 영역에 집중해서 사회로부터 얻는 결과물을 극대화해야 합니다(보통,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 보상은 돈이겠죠.)
- 가장 현명한 방법은 그들의 성공을 인정하고, 나는 나의 길을 가는 것이 첫 번째겠고요. 두 번째로는 내가 바로 그 ‘원래 강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것입니다.
- 체면을 중요시하는 것의 문제점은 바로 유연해지기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 한 번에 빅픽처를 그리기 힘든 사회로 가고 있으니 그래서 짧은 주기의 반복 실행을 통해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전략을 펴야 합니다.
- 왜냐하면 금융 시장은 말할 것도 없고, 우리를 둘러싼 모든 환경적 변화가 극심해졌습니다.
- 일단 작게 시작하고 계속 상황을 주시하며 때로는 새 시나리오를 적용해 가면서 결과를 최적의 방향으로 몰고 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