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te icon STEW

교육과 배움 그리고 성장 그 본질에 대해…

https://www.youtube.com/watch?v=S1sdf5R2VnY

우선은 유튜브 영상을 먼저 보길 바란다.

개인적으로 ‘공부’와 ‘열정’ 이 두 가지 단어를 좋아한다. 수험생 때보다 20살 이후에 내 삶을 지배해온 두 단어이기 때문이다. 공부를 하는 행위는 지겹고 고통스럽지만, 우리의 삶은 공부의 연속이며 열정이 강요된다. 그것은 세번째 직장인 이곳에서 더욱 통용되는 가치관이다. 그렇기에 지속적인 지식의 체화를 통해서 성장하고, 오늘도 지적호기심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사실 나는 이 과정을 즐기고 있다.

세용님의 적극적인 추천과 제목이 흥미로워 이 책을 기대했다. 그리고, 어렵지 않게 읽히고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도 명확했다. 인사이트를 주는 생각들이었고, 저자의 경험과 생각이 잘 녹아 있다고 생각한다.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에 대해서 좀 더 곱씹어보고 나중에 다시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하지만, 나는 이 책이 불편하다. 어쩌면 이 책이 절판된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저자의 잘난 척에 대해 이야기하려는 것이 아니다. 부정할 수 없이 저자는 눈에 띄는 성과와 모두가 납득할만한 업적들을 쌓아왔다. 그렇기에 이 책에는 따뜻함이 없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저자는 확신과 자부심을 가지고 우리에게 이야기하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어떠한 경우에도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맹목적인 믿음과 일방적인 견해는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책은 위험하다는 생각이 든다.

필자는 대학생 때 교육기부단체를 만들고, 멘토링캠프를 다년간 기획, 운영하면서 공교육의 한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공교육을 대체할 이상적인 교육에 꿈꿔왔다. (현재도 최종적인 목표는 관련된 일을 하는 것이다.) 그 과정 속에서 깨달은 것은 내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들과 스스로 이뤘다고 생각하는 모든 것은 거짓이며, 주변의 도움과 인프라 등 없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너무나도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사회에 우리의 재능과 성과를 공유하고 환원할 필요가 있다. (위의 유튜브 영상을 꼭 보길 바란다.)

다음의 몇 가지 질문을 살펴보자.

  1. 나는 학원을 다니거나, 과외를 받아본 적이 있다.
  2. 나는 교과서나 교재를 사는 돈이 없어 못 산적은 없다.
  3. 성적, 입시 등에 관해 누군가에게 조언을 구하거나 멘토링을 받은 적이 있다.
  4. 모르는 것에 대해서 물어보면 대부분 선생님을 통해서 해결되었다.
  5. 나는 집에서 혼자 조용히 공부할 수 있는 별도의 공간이 있었다.

간단한 5가지 질문 중에서 1가지라도 YES라고 대답했다면 당신은 제법 괜찮은 교육을 받은 것일지 모른다. 그리고 당신이 잘 모르는 지역의 어느 학생보다 유복한 환경에서 공부를 배우고, 더 유능한 선생님에게 교육을 받았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교육환경과 인프라는 생각보다 중요하다. 옆에서 같이 공부하는 친구들, 최신 입시와 교육 트렌드를 알고 있는 교사, 그리고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 등… 그렇기에 나는 화자에 접근이 다소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보편성이 아닌 특수성에 오는 차이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저자의 노력을 부정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저자는 부유했고, 그러한 부를 남길 수 있었던 시대가 인정한 대작가를 아버지로 둔 만큼 그 유전자도 무시할 수 없었을 것이다. 단순히 부유했기에 더 좋은 환경 속에서 무언가를 했을 것이라기보다는 일종의 보험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한 번의 기회를 놓치거나 실수해도 또 다른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 혹은 그 실수가 용납이 된다는 것은 심리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기회가 없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그렇기에 그런 특수성을 배제하고 개인의 노력과 열정 그리고 방식에 대해서만 이야기한다면 이것은 누군가에게는 폭력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필자도 부유하지는 않아도 부족함 없는 환경 속에서 교육을 받았고, 항상 주목받는 아이였지만 방황들로 힘든 재수생활을 경험했고 극복하는 과정 속에서 수능성적과 입시결과를 온전히 나의 노력의 결과로 착각하는 과오를 범했었다. 그래서 필자가 그동안 받았던 교육, 누려왔던 인프라, 그리고 재능 등으로 인해 시작점이 달랐고, 노력이 더해져 다른 결과를 만들어냈음을 인지하지 못했었다.

개인적인 아쉬움과 호기심 그리고 재미로 시작했던 멘토링캠프를 통해서 수많은 학생들을 가르치고 멘토링하면서 느낀 점은 개개인마다 발달의 시기가 다르고, 성장의 속도가 다르며 그에 대한 니즈와 열정 또한 상이하다는 것이다. 또한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해온 교육의 기회와 교육의 질이 너무나도 상이하고, 보편적이지 않다는 점이었다. 이렇게 학생 개개인이 처한 상황과 서로 다른 동기부여 요소, 교육환경 등 고려해야 할 수많은 변수들 속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개인별 맞춤 교육과 동기부여를 제공하는 것이고, 가장 위험한 것은 획일화된 교육을 주입식으로 제공하고 표준화된 학습법이나 동기부여법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이런 점에서 필자는 현재의 공교육은 정답이 될 수 없고, 대안 또한 마땅치 않다는 점에 동의한다. 하지만 그것이 공교육의 한계를 인정하고 바꾸어 나가야 하는 것이지 공교육 자체를 부정한다는 뜻은 아니다. 공교육의 한계도 명확하지만, 이점과 의의도 충분히 고려해보아야 한다. (이는 너무나 긴 이야기가 되기에 생략코자 한다.)

저자와 같은 사람도 있고, 충분히 존중 받아야 마땅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더 많은 사회에서 무조건 열정과 노력 만을 강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가 그랬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도 그럴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결과적으로 내가 해냈다고 해서 그것이 온전히 나의 노력보다는 행운이 더 크게 작용한 결과일 수도 있으니까. ‘공부’와 ‘열정’ 두 가지 모두 의미 있고, 좋은 가치라고 생각한다. 모두가 원하는 교육을 받는 것은 아니며, 개인이 가진 재능에 맞는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음에 동의한다. 그렇기에 기회와 능력이 주어진다면 그런 교육 제도를 개선하고, 보다 좋은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교육재단이나 비영리법인을 만들고 싶은 바람이 있다. 하지만 그에 앞서서 우리 사회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관에서 벗어나 있는 사람에 대해서 비난하거나 마치 패배자인듯 보는 시선을 거두고, 각자의 개성과 재능 그리고 성향을 존중하는 사회, 좀 더 따뜻하고 그리고 모두가 조화로운 사회가 되기를 바래본다.

개발자의 위상이 높아지고, 코딩교육이 보편화되어가는 시대라고는 하지만, 아직도 누군가는 컴퓨터가 없어서 과제를 제출하려면 피시방에 가야하고, 프린터가 없어서 프린트물을 출력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는 점과, 아무리 노력해도 타고난 두뇌와 재능의 한계로 원하는 목표에 이르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항상 명심하고, 주어진 기회와 환경에도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Exit mobile ver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