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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 고도의 지능을 소유하고 독특한 삶을 영위하는 고등동물

지금까지 책을 읽으며 그 내용을 다시 기억하고, 꼬리에 꼬리를 물어 생각을 이어 나가는 일이 거의 없었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왜냐하면, 이 책을 읽고 생각을 멈출 수 없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20세기를 대표하는 교수이자 저자 중 한 분이다. 사피엔스를 시작으로, 출시하는 책마다 평범한 사람들에게 무지의 행복함을 선사한다. 이번 책 또한 내 무지에 감사함을 느끼며 정독했다.

인간 : 고도의 지능을 소유하고 독특한 삶을 영위하는 고등동물. 인간의 사전적 정의이다. 이 책을 읽으며 인간의 정의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정말 독특한 삶을 영위하는 고등동물이다.

‘불안한존재’

오늘날의 사람들은 더없이 잘 연결된 지구상에서 더없이 외롭게 살고 있다. 우리 시대의 많은 사회적, 정치적 혼란은 이런 불안감에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 p139

내가 존경하는 저자 알랭 드 보통의 책 ‘불안’은 왜 시간이 흐를수록 베스트셀러로 인정받고 있을까? 점점 사람들이 ‘불안’이라는 단어를 몸으로 느끼고 이 알 수 없는 기분의 원인을 알고 싶어서? 난 그랬었기 때문에 이 책을 감명 깊게 읽었었다.

우리는 불안한 존재이다. 언제나 옆을 보고 비교하며, 앞을 향해 달리기만 한다. 각종 SNS를 통해 행복한 척 허구를 보여주며 자존감을 회복하려 애쓰고, 경쟁자에게 난 너보다 위라는 것을 표현하고 싶어 하지만 커지는 건 내 불안뿐이다. 그리고 이 모습을 상위 1%는 흐뭇하게 웃으며 쳐다본다.

미스터리한 문제다. 인간은 더 안락해지고 행복해지기 위해서 지구상의 어떤 종보다 괄목한 발전을 이루었다. 하지만 인간은 끊임없이 불안해지고 있다. 그리고 이 책의 저자는 경고한다. 지금까지 힘든 노동의 육체적, 정신적, 경제적 고통으로부터 불안했다면, 가까운 미래에는 사회로부터 무관한 존재가 되는 상태로부터 불안해진다고 말이다.

정보기술과 생명기술의 콜라보는 과거 어느 때보다 우리에게 편안한 삶의 도구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자동화의 여파로 일자리를 걱정하는 사람들 또한 많다. 나 또한 지금까지의 1, 2, 3차 산업혁명 당시에도 소멸한 일자리를 새로운 산업의 일자리가 채웠듯, 지금의 기계로 대체되는 일자리는 고부가가치 산업의 일자리로 채워질 거라 안일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저자는 말한다. 말 그대로 기계로 대체할 수 없는 고부가가치를 지닌 노동력이 필요로 하므로 대량 실업과 구인난이 함께 올 것이라고. 지금 우리나라 사회를 봐도 적용이 된다. 판교의 IT기업들은 개발자를 돈 주고 모셔가려 해도 사람이 없을 정도로 구인난이 심하다고 한다. 그리고 그 개발자들의 개발로 반대편의 공장에서는 수 배 인력의 단순 노동 일자리가 사라져가고 있다.

난 영업은 사람과 사람이 할 수밖에 없는 직업이라 생각했지만 오산이었다. AI가 원하는 모든 경우의 수를 계산하고, 협상 또한 냉철한 AI가 대신한다면?

아직 기회는 있다? 새로운 시대와 새로운 직업에 적응할 체력과 유연한 정신은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은… 하지만 40대 50대가 됐을 때, 변화에 적응 못 하는 사람에 대해서 단지 그 사람의 문제라고만 할 수 있을까? 인간은 누구나 늙는다.

이 책을 읽으며 나를 돌아봤고 내가 불안한 존재라는 걸 다시 느낀다. 난 행복하다 생각하지만, 그 속에 미래에 대한 불안감, 내 선택에 대한 불안감이 언제나 함께한다는 걸 느낀다. 하지만 합리화하자면, 불안하기에 더 나은 곳을 바라보고 더 나은 자신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기에 인간적인 게 아닐까? 중요한 것은 저자도 말하지만, 자신에 대해 자신이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지도 알지도 못한다면 다가오는 급변의 시대에 정체성을 잃을 수 있다.

‘무지한존재, 어리석은존재’

공황도 일종의 오만이다. 이것은 세계가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정확히 안다는 우쭐한 느낌에서 나온다. – p41

우리는 인간의 어리석음을 결코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 p268

지구 생태계의 최강자로 우뚝 선 우리 사피엔스. 난 인간이 어느 종보다 뛰어난 뇌를 가졌기 때문에 최강자가 됐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인간의 역사가 보여준 상황들은 단지 욕망덩어리의 어리석은 존재로 보이는 경우가 태반이다. 저자도 말한다. 인간의 어리석음을 절대 과소평가하면 안 된다고.

한 편에서는 거짓을 사실이라 말하며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사람들을 선동한다. 한 편에서는 상대편의 잘됨이 자신들의 불이익이 될까 봐 대항하기 위해 소리친다. 그사이에 새로운 편에서는 소리 없이 새로운 자신들만의 장을 만들기 위해 전략을 펼친다. 우리 역사에 언제나 있는 패턴이다.

저자는 역사적 사실들을 나열하며 인간이 얼마나 무지하며, 얼마나 어리석은 선택을 해왔는지 말한다.

그리고 향후 미래의 펼쳐질 급격한 과학발전으로 인한 사회문제나 생태계 문제들은 민족주의적 시각에서 벗어나, 전 세계가 하나의 생각을 모아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도 인간의 이기적인 속성상 문제가 터지기 전에는 이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아는 것 같다. 지금의 코로나 사태처럼, 인류의 존재 자체가 위험에 처해야지만 세계가 합심하겠지만 그때는 너무 늦는다는 게 문제다.

저자의 종교에 대한 태도는 나를 놀라게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많은 사람, 특히 대중들에게 영향력이 있는 사람일수록 종교에 대해서만큼은 함구하는 문화가 있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종교가 인간의 응집력을 통한 발전, 다채로운 문화를 형성하는데 좋은 영향도 있지만, 인간이 인간을 지배하기 위해 허구의 이야기인 종교를 만들었고, 많은 사람이 이 허구를 진실로 보고 진실은 외면하는 사태에 대해 촌철살인한다.

나 또한 무신론자이지만, 모든 종교의 순기능에 대해서는 존중한다. 정치나 문화적인 영향력을 떠나, 불안하고 나약한 사람이 어떤 것에 의지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아니면 안 된다는 이기적인 마음으로, 종교를 통해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에 대해서는 이해할 수 없다.

십자가 전쟁 등 종교의 어리석은 결정을 떠나, 세계대전 등을 보면 인간은 언제나 어리석은 선택을 해왔다. 따라서 지금도 우리는 핵이라는, 인류가 인류를 멸망시킬 수 있는 환경에 놓이게 하였고, 생태계를 끊임없이 파멸시키며 우리의 목을 조이고 있다.

마무리

책의 주된 목표는, 사람들이 허구와 실체의 차이를 분간해서 결코 허구의 이야기를 실체로 오인하지 않고, 허구적인 것을 위해 실재하는 것들을 해치려는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돕는 것입니다 – p 483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다. 과거를 알면 미래가 보인다는 말은 명제이다. 아무리 거시적으로 봐도 현재와 같이 각 국가가 자신들의 생존과 이익에 편중된 정치를 하는 한 위기가 닥치기 전까지는 변할 것이 없을 것 같다. 이것은 누구의 책임도 아니고 인간의 어쩔 수 없는 모습인 것 같다.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내가 나 자신의 모습에 대해 깨닫지 못하면 다가오는 정보기술과 생명기술의 급격한 발전에서 인간이지만 인간이지 않은 존재로 될 가능성이 있다. 내 무지함과 어리석음을 인정하고 비합리적인 것에 정신 팔려 진실을 보지 못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지속해서 만들어야겠다. 다시 한 번 저자에 감사한다.

한줄평

한 해의 마무리와 시작을 함께 하며, 나를 돌아보기에 더할 나위 없는 책

인상 깊은 문구

모든 사적인 것은 정치적이다 – p11

디지털 독재 -> 착취로 고생하는 것이 아니라 그보다 훨씬 더 나쁜 지경에 빠질 수 있다. 그것은 바로 무관함 (사회에서 관련성을 잃고 하찮은 존재로 전략한다는 뜻) – p13

비판하지 않고서는 그것이 갖고 있는 결점을 고치거나 극복할 수는 없다 – p17

정보기술과 생명기술 분야의 쌍둥이 혁명은 경제와 사회뿐 아니라 신체와 정신까지 재구성할 수 있다 / 인간은 언제나 도구를 현명하게 사용하는 것보다 발명하는 데 훨씬 뛰어났다 – p2

아마도 21세기 포퓰리즘 반란은 사람들을 착취하는 경제 엘리트가 아니라 더 이상 사람을 필요로 하지 않는 경제 엘리트에 맞서는 구도로 전개될 것이다. 이는 지는 싸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착취에 반대하는 것보다 사회와 무관해지는 것에 맞서 투쟁하기가 훨씬 힘들기 때문이다 – p29

하지만 자유주의는 우리가 당면한 가장 큰 문제들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이 없다. 생태학적 붕괴와 기술적 파괴라는 문제 말이다. 자유주의는 전통적으로 경제 성장에 의지해 어려운 사회적, 정치적 갈등을 마술처럼 해결했다…화해시킨 비결은 모두에게 파이의 몫을 더 키워주겠다는 약속이었다. 실제로 파이의 크기를 끊임없이 키워감으로써 그것이 가능했다. 하지만 경제 성장은 지구의 생태계를 구하지는 못할 것이다. 오히려 정반대로 경제 성장이야말로 생태학적 위기의 원인이다. 경제 성장은 기술적 파괴도 해결하지 못할 것이다. 경제 성장 자체가 점점 위력을 더해가는 파괴적 기술의 발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 p40

공황도 일종의 오만이다. 이것은 세계가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정확히 안다는 우쭐한 느낌에서 나온다. – p41

이런 감정과 욕망이 사실은 생화학적 알고리즘에 불과하다면, 이런 알고리즘을 해독하고 업무를 처리하는 데 컴퓨터가 호모 사피엔스보다 훨씬 더 뛰어날 수 밖에 없다 – p47

AI가 보유한 비인간 능력 중에 특별히 중요한 두 가지는 연결성과 업데이트 가능성이다 – p48

우리가 보호해야 할 궁극의 목표는 사람이지 일자리가 아니다 – p51

인간 일자리가 많이 생긴다 해도 새로운 무용 계급의 부상은 불가피할지도 모른다. 실제로는 두 세계의 최악을 함께 겪을 수도 있다. 높은 실업률과 숙련 노동력의 부족이 동시에 닥치는 것이다 – p60

앞으로 우리가 끊임없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노동자들을 재훈련할 수 있다 하더라도, 평균적인 인간이 그런 끝없는 격변의 인생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감정의 근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아해할 수도 있다 – p64

호모 사피엔스는 만족을 위해서만 설계되지는 않았다. 인간의 행복은 객관적 조건보다는 우리 자신의 기대에 더 크게 좌우된다. 하지만 기대는 조건에 적응하기 마련이다. 여기에는 다른 사람의 조건도 포함된다. 상황이 좋아지면 기대도 높아지며, 그 결과 여건이 극적으로 좋아진 후에도 이전처럼 불만족스러운 상태가 된다. 보편 기본 지원이 2050년 평균인의 객관적 조건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 성공할 가능성은 꽤 높다. 하지만 사람들이 자신의 운명에 대해 주관적으로 더 만족하는 것과 사회적 불만을 막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 p78

감정은 합리성의 반대가 아니다. 감정이 체화한 것이 진화적 합리성이다 – p86

나의 내부 영역을 제도와 기업, 정부 기관이 이해하고 조작하는 것을 일상적으로 접하면서, 자유 의지에 대한 나의 환상은 산산조각 날 가능성이 높다 –  p88

오늘날 이미 진실은 구글 검색의 최상위 결과와 동의어다. 길 찾기 능력은 근육과 같다. 사용하지 않으면 잃는다. -p96

모든 결적적인 의사 결정을 구글 알고리즘이 한다고 상상해보라. 그러면 편안한 인생을 누릴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인생이란 정확히 어떤 인생일까? 그런 인생을 의미 있게 해줄 모델이 우리에게 있는가? – p99

세계화는 수평적으로는 세계를 통일하고 국경을 없애지만, 동시에 수직적으로는 인류를 분할할 것이다 – p127

수많은 사람이 이제는 다른 어딘가에서 목적의식과 지지받는 느낌을 찾고 싶어 한다 – p137

오늘날의 사람들은 더없이 잘 연결된 지구상에서 더없이 외롭게 살고 있다. 우리 시대의 많은 사회적, 정치적 혼란은 이런 불안감에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 p139

지난 세기 동안 기술은 우리를 우리 몸으로부터 멀어지게 했다….실제로 자신의 느낌마저 점점 더 온라인 반응에 따라 결정된다 – p142

옛 전통을 왜곡하는 일은 모든 종교의 공통적인 특징이다 – p154

국수주의 경향이 나날이 심해지며 먹고 먹히는 싸움이 횡행하는 세계에서, 한 나라가 기술 개발에서 고위험 고수익 노선을 추구하면 다른 나라들도 뒤져 일을 수 없는 이상 따라갈 수 밖에 없다 – p188

종교는 우리 시대의 거대한 정책 논쟁에 기여하는 바가 사실상 별로 없다. 카를 마르크스가 주장했듯 종교는 겉치장일 뿐이다…거대한 정체성이 기반으로 삼는 모든 것은 허구의 이갸이지, 과학적 사실이나 경제적 필요가 아니다 – p205

불행히도, 그런 점에서 전통 종교는 인류가 당면한 문제의 치유책이 아니라 일부이다. 종교는 여전히 민족의 정체성을 다지고 제 3차 세계대전을 촉발할 수 있을 만큼의 정치적 힘을 갖고 있다 – p211

따라서 테러의 궁극적인 성패는 우리에게 달렸다. 우리가 테러범들에게 상상력을 납치당하고, 우리 자신의 두려움에 과잉 대응하면 테러리즘은 성공한다. 반대로 우리가 테러범들로부터 우리의 상상력을 해방시켜 균형 있고 침착하게 대응하면 테러리즘은 실패하게 돼 있다 – p250

우리는 인간의 어리석음을 결코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 p268

유일신교가 한 가지 확실하게 했던 일은, 사람들을 이전보다 훨씬 더 편협하게 만들어 종교적 처형과 성전을 확산시키는 데 기여한 것이다 – p286

텍스트들은 상상력이 뛰어난 호모 사피엔스가 쓴 것이다. 그것들은 우리의 선조가 사회 규범과 정치 구조를 정당화하려고 발명한 이야기일 뿐이다 – p298

세속주의의 가치는 진실이다. 단지 믿음이 아닌 관찰과 증거를 기반으로 한 진실이다…..세속주의자들이 중시하는 또 다른 가치는 연민이다. 세속주의 도덕률은 이런저런 신의 명령에 복종하는 것이 아니라 고통을 깊이 헤아리는 데서 나온다…… 세속주의의 쌍둥이 가치인 진실과 연민에 헌신하는 태도는 또한 평등을 향한 헌신으로 귀결된다….끝으로 세속주의는 책임을 소중하게 여긴다. 우리가 행하는 모든 것에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 – p308

역사를 통틀어 사람들은 우리가 어떤 일련의 절대적인 해답을 믿지 않으면 인간 사회는 와해될 거라고 걱정했다. 하지만 사실은 기꺼이 자신의 무지를 인정하고 곤란한 질문을 제기한 용기 있는 사람들의 사회가, 모든 구성원이 단일한 해답을 무조건 수용해야만 했던 사회보다 더 번영했을 뿐만 아니라 더 평화로웠다. 자신이 믿는 진실을 잃을까 겁내는 사람은 몇 가지 다른 관점에서 세상을 보는 데 익숙한 사람보다 더 폭력적인 경향이 있다. 일반적으로 말해서, 답할 수 없는 질문이 질문을 불허하는 답보다 훨씬 낫다 – p312

개인의 합리성에 대한 자유주의자들의 믿음 자체가 자유주의자들의 집단사고의 산물일 수 있다 – p329

세상이 짜인 방식이라는 게, 알려고 노력하지 않는 사람은 행복한 무지 속에 남아 있을 수 있고, 정작 알려고 애쓰는 사람은 진실을 알기가 대단히 어렵다는 것을 알게 돼 있다 – p337

한 번 한 거짓말은 거짓말일 뿐이지만, 천 번을 반복한 거짓말은 진실이 된다 – p355

“나는 안락함을 바라지 않아요. 나는 신을 원하고, 시를 원하고, 참된 위험을 원하고, 자유를 원하고, 선을 원합니다. 나는 죄악을 원합니다 – p384

우리 개인의 존재와 삶의 미래에 대한 통제권을 갖고 싶다면 알고리즘보다, 아마존보다, 정부보다 더 빨리 달려야 한다. 그들보다 먼저 나 자신을 알아야 한다. – p402

여성들이 왜 연인에게 다이아몬드 반지를 가져오라고 요구할까? 연인이 그만큼 막대한 금전적 희생을 무릅쓴다면, 스스로 그만한 가치 있는 일을 위한 것이라 확신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 p433

악의 문제는 악이 실제 삶 속에서는 반드시 추악하지는 않다는 데 있다. 악은 사실 대단히 아름답게 보일 수 있다. 파시즘에 대처하기가 어려운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 p443

만약 자유의지가 자신이 욕망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유를 뜻한다면 물론 인간에게는 자유 의지가 있다. 하지만 자유 의지가 욕망하는 것을 선택할 자유를 뜻한다면 인간에겐 아무런 자유 의지가 없다 – p453

책의 주된 목표는, 사람들이 허구와 실체의 차이를 분간해서 결코 허구의 이야기를 실체로 오인하지 않고, 허구적인 것을 위해 실재하는 것들을 해치려는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돕는 것입니다. 이야기의 주인공이 실체인지 허구에 불과한지 알고 싶다면 그것은 고통을 느낄 수 있는가 라고 물어야 합니다 – p484

공짜로 무언가를 얻는 경우 당신이 상품이다. 공짜라는 이유로 자신의 주의를 포기하는 대신 낮은 품질의 정보를 얻는 것은 정신 나간 짓입니다 – p4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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