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운 인사이트를 선사하는 책이다.
지구 온난화와 탄소 배출권에 관한 내용은 언론을 통해 들었지만, 사실 한 개인으로서는 관심이 없었다. 이러한 지구적 차원의 문제는 국가와 기업이 직면한 문제라고만 생각했고, 내 생각이 너무 짧았다는 부끄러움을 느끼며 정독했다.
이 책이 더욱 뜻 깊었던 점은, 사회적 문제를 다루지만 경제, 경영에 관한 통찰력 또한 이끌어낸다는 것이다. 개인이 소비하고 활동하는 모든 행위는, 또 다른 모든 행위와 연결돼있다. 그리고 저자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우리의 작은 행위가 어떤 구조로 이루어지며,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명쾌히 설명한다. 중국의 나비 날갯짓이 우리나라의 황사를 가져오듯.
‘역사는반복된다’
인간의 역사는 항상 반복됐다. 잘못된 길이라는 점을 알면서도 언제나 결과를 보고 나서야 경로를 변경한다. 주기로 찾아오는 경제 위기가 그렇고,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COVID19가 그렇다. 나는 역사학자가 아니라 모르지만, 모든 원인은 인간의 이기적인 욕심이지 않을까 싶다
지구온난화 문제는 오래전부터 전문가들이 경고하고 있었다. 내 학창 시절에도 배웠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모든 나라가 패권을 위해 성장 일변도를 채택하는 시점에서, 지구 온난화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의 성장을 늦추는 곳은 없다.
이미 지구온난화의 피해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해수면은 올라가며, 가뭄으로 농작물의 피해는 극심하고, 예측할 수 없는 날씨 변화와 자연재해로 많은 사람이 피해를 겪고, 경각심을 느끼고 있다. 많이 늦었지만 그래도 전 세계가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이라는 거대한 목표를 설정했다.
인터넷에 탄소 라는 단어만 쳐도, 우리나라에도 이미 대기업과 정부에서 탄소 중립을 위해 R&D에 투자하고, 협력체를 구성하며, 친환경 정책을 펼치는 기사를 많이 볼 수 있다. 기업들은 탄소배출권 시행으로 수 천 억원의 부채를 가지게 됐다. 결국 기업은 제로탄소를 달성하기 위해 투자를 늘릴 수밖에 없다.
이제 더 나아가 나와 같은 일반 개인들 또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 혁신은 대단한 제품이 아니라, 작은 행동에서도 나올 수 있다. 나 또한 이 책을 읽고 나서 내 행동을 돌아보고 있다. 종이컵보다는 텀블러를 사용하게 됐고, 내년에 구매 예정인 자동차 또한 전기차를 구매하려 한다.
‘불평등고리’
실질적으로 가난한 사람들은 기후변화에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기후변화의 가장 큰 피해자다. 실로 불편한 진실이 아닐 수 없다 – p234
부의 불평등 고리는 인류 역사에서 절대 바뀌지 않는 법칙이었다. 누군가의 부와 행복, 권력은 다른 누군가의 고통으로 만들어지는 제로 법칙. 선진국은 말한다. “우리는 이미 엄청난 발전을 했는데, 지금 보니 우리 때문에 지구 온난화가 심해졌네! 너희 후진국마저 우리가 걸어온 길을 밟으면 지구온난화가 더 심해져서 모두가 피해를 겪으니, 이제 탄소 배출을 줄이자!”
적자생존의 원칙은 역사의 제1원칙이었다. 그나마 과거와 다른 점은, 겉으로라도 모두가 잘 살자를 외친다는 점이다. 저자의 말처럼 선진국은 제로탄소를 위한 혁신 기술에 무조건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 그것이 다음 패권을 위한 투자이든, 선진국으로서 최소한의 양심이든. 선진국에 사는 우리들 또한 작은 발걸음이더라도 생활의 작은 부분을 바꿔 나가야 한다.
결국 피해는 선진국의 힘든 사람들과, 후진국 사람들이 받는다. 나 또한 내 삶만을 바라보는 이기적인 한 인간이었기 때문에 이와 같은 문장을 쓰기 부끄럽지만, 이 책을 통해 조금씩 변하려 한다. 그래서 최근에 사람들과 대화할 때 지구온난화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지구공학은 지구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실험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이미 우리는 엄청난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함으로써 지구를 대상으로 거대한 실험을 하는 중이지 않을가? – p254
이 책에서 기억에 남는 문장이다
우리는 새로운 무언가를 볼 때, 우선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곤 한다. 나 또한 점점 겁이 많아지고 의심하는 자신을 보고 놀랄 때가 있다. 하지만 저자의 말처럼, 이미 내 삶은 실험의 연속이었다. 지금 상황이 100% 맞다고 확신할 수 없다면, 더 나은 선택을 위해 실험해보는 것도 좋은 것 같다. 그래서 난 하나씩 내 인생에 대한 작은 실험을 실천하고 있다. 그리고 지구온난화를 생각하는 실험을 추가하려 한다.
한줄평
더 나은 삶을 만들고 싶다면 꼭 잃어야 할 책
인상 깊은 문구
오늘날 배출되는 온실가스 가운데 5분의 1은 1만 년이 지난 후에도 계속 대기권에 남는다고 한다 – p30
가뭄의 위험은 최소 20퍼센트 증가할 것이며, 따뜻한 공기는 식물과 토양에서 수분을 흡수하기 때문에 화재에 더 취약한 환경이 조성된다 – p43
사이클론, 폭풍해일, 그리고 강 홍수 때문에 방글라데시의 20~30퍼센트가 침수되고 농작물과 집이 물에 잠겨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고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섭씨 2도가 올라갈 때마다 척추동물의 서식 범위가 8퍼센트, 식물의 서식 범위가 16퍼센트, 곤충의 서식 범위가 18퍼센트 줄어든다.
극심한 가뭄은 대규모 식량 위기를 일으키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 동물들의 생산성이 떨어지고 더 빨리 죽어 고기와 계란, 유제품이 더 비싸진다. 섭씨 2도만 올라도 산호초가 완전히 사라져 바다 생태계가 파괴되고, 수십억 명의 사람들이 먹을 해산물도 위험해질 수 있다.
날씨가 더워질수록 모기들은 더 쉽게 번식할 것이다. 곤충들이 옮기는 질병이 도처에서 발생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공기가 땀을 흡수할 수 없다면 당신이 얼마나 땀을 흘리건 간에 인체는 열을 식힐 수 없다. 당신은 몇 시간 안에 열사병으로 죽게 된다. – p44~48
전 세계적인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기후변화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10억 명의 사람들에게 훨씬 더 혹독하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시리아에서는 2007년부터 2010년까지 계속된 최악의 가뭄 때문에 약 150만 명의 사람들이 고향에서 쫓겨나 도시로 이주했다 – p49~50
엄청난 경제적 기회이기도 하다. 훌륭한 제로 탄소 기업과 산업을 구축한 나라가 다음 세대에 세계 경제를 이끌어갈 것이기 때문이다 – p54
가장 명백하고 흔하며 중요한 현실은 종종 보기도 어렵고 이야기하기도 어렵다는 것입니다 – p57
석유는 탄산음료보다 싸다 – p59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16퍼센트의 사람들이 세계 배출량의 약 50퍼센트를 배출한다. 그렇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가장 부유한 16퍼센트의 사람들처럼 살기 시작하면 2050년까지 전 세계 에너지 수요는 50퍼센트 증가할 것이다 – p63
역사는 우리 편이 아니다. 과거에 일어났던 역사적 전환이 얼마나 오래 걸렸는지를 생각하면 최대한 빨리라는 말은 굉장히 오랜 시간을 일컫는 말이다 – p64
석탄, 천연가스, 석유를 포기하면서 우리가 잃게 되는 에너지는 다른 방식으로 충당해야 하는데, 그중 대부분은 깨끗한 전기가 담담할 것이다 – p100
핵분열. 원자력발전의 장점은 밤낮과 계절에 구애받지 않고, 지구상 어디에서나 작동할 수 있고, 대규모 생산이 가능하면서도 유일하게 탄소를 발생시키지 않는 에너지원이다. (미국은 전기의 20퍼센트, 프랑스는 70퍼센트로 원자력. 풍력과 태양광은 세계적으로 7프로에 불과)
우리가 더 많은 원자력 발전소를 사용하지 않는 이상, 가까운 미래에 저렴한 비용으로 전력망을 탈탄소화할 수 있는 방법은 보이지 않는다.
원자력은 자동차보다 훨씬 적은 수의 사람을 죽인다. 그리고 원자력은 그 어떤 화석연료보다 훨씬 적은 수의 사람을 죽인다. 우리가 자동차의 문제점들을 개선한 것처럼 원자력발전소도 문제를 하나씩 분석한 다음, 혁신으로 해결하며 개선해야 한다– p123~126
핵융합은 지구에서 흔히 얻을 수 있는 수소를 사용. 핵융합 폐기물은 100년 동안 방사선을 배출하지만, 수천 년 동안 방사선을 배출하는 플루토늄에 비해서는 양호하며, 강도도 병원에서 나오는 방사선 수준으로 약하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핵융합은 매우 어렵다. – p128
전력 저장과 관련하여 저렴한 수소는 다른 아이디어들을 쓸모없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수소가 연료전지 배터리의 핵심 성분. 유일한 부산물은 물 – p135
전 세계적으로 우리는 식용으로 약 10억 마리의 소를 키우고 있다. 이들이 트림과 방귀로 내뿜는 메탄은 이산화탄소 20억톤과 동일한 온난화 효과를 일으킨다. 이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4퍼센트다 – p169
버려진 음식이 썩으면 메탄이 생성되는데 이렇게 생성되는 메탄은 33억 톤의 이산화탄소와 동일한 온난화 효과를 일으킨다 – p174
온실가스 총배출량에서 운송은 16퍼센트에 불과해 항목별로 따졌을 때 ‘무언가를 만드는 것’ ‘전기’ ‘무언가를 기르는 것’에 이어 네 번째라는 사실에도 놀랄 수 있다 – p190
할 수 있는 한 모든 자동차를 전기화하라. 그리고 나머지 교통 및 운송 수단에 대해서는 저렴한 대체 연료를 마련하다 – p211
온난화로 더워지는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에어컨을 틀수록 기후변화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에너지 효율이 낮은 에어컨의 소매가는 저렴해 보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더 많은 전기를 소비하기 때문에 결국 보유비는 더 비싸다고 할 수 있다 – p217
온실가스 배출원 : 전기 생산, 제조, 사육, 이동, 냉방과 난방 – p227
실질적으로 가난한 사람들은 기후변화에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기후변화의 가장 큰 피해자다. 실로 불편한 진실이 아닐 수 없다 – p234
지구공학은 지구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실험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이미 우리는 엄청난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함으로써 지구를 대상으로 거대한 실험을 하는 중이지 않을가? – p254
혁신은 단순히 새로운 장치를 만드는 것만이 아니다. 새로운 혁신을 최대한 빠르게 시장에 내놓을 수 있게 해주는 새로운 정책도 혁신이다. 정부는 탄소를 배출하는 제품이 환경과 인간에 부과하는 보이지 않는 비용과 같은 시장이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 – p259
기술, 정책, 그리고 시장은 화석연료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필요한 세 가지 도구다. 우리는 이런 도구들을 동시에, 그리고 같은 방향으로 사용해야 한다. – p270
혁신은 새로운 물건일 수도 있고 새로운 일하는 방식이 될 수도 있다. 기후변화 대응 계획은 혁신의 공급과 현신의 수요를 늘리는 것 – p283
모든 사람이 온실가스 배출의 진정한 비용을 치러야 한다는 것이 탄소 가격제의 진정한 목적이다 – p294
그린 프리미엄을 낮추는 것은 자선사업이 아니다. 새로운 산업을 위한 기회로 봐야 한다 – p306
당신이 초고효율 전구, 전기차, 열펌프, 또는 인공 고기를 사면 이런 수요가 있다. 우리가 사겠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같은 신호를 보내면 기업들은 반응한다 – p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