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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이 곧 정의를 말하지는 않는다

내가 평소에 궁금해하던 분야를 심도 있게 쓴 책이라 매우 흥미롭게 읽었다. 다만 책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불평등 파트에 대해서는 좀 아쉬움이 남았다.

평등이 과연 최우선 가치일까

그 이유는 저자가 불평등과 현 자본주의에 대한 너무나 극단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어서였다. 조금 더 중립적인 시각에서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사고하다 보니 이런 결론이 나왔다는 식이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자신의 주장이 틀릴 수도 있는 가능성은 배제한 채,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선별적인 데이터들을 보여주는 것은 오히려 글의 설득력을 떨어지게 했다. 내가 보기엔 중립적이거나 오히려 반대되는 데이터인데도 저자는 자신의 주장에 편향되게 사용했다.

사실 불평등이라는 것은 그 자체로 부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리고 이 것을 줄이는 방향을 그릇된 것이 아니다. 하지만 중요한건 그 방법이다.

나는 평등보다는 공평한 사회를 바란다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최선은 누군가의 지갑에 돈을 채워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성취한 과정과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다.

나도 그 도움을 받아 더 나은 사람이 되었다고 믿는다. 그런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게 있다면 내가 받은것을 후손에게 물려주는 것이 아닐까. 나도 그런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사람들은 자기 스스로 얻은 것에 정말로 큰 가치를 느낀다.

불평등 파트에서 너무 아쉬운것은 너무나 비교를 하는 자세였다. 하지만 이런 얘기는 옛날부터 있어왔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라는 속담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누가 누구보다 돈이 더 많은게 그 사람을 불행하게 하는가? 그것은 비교로부터 나온다. 그게 문제가 아니라 중요한 것은 어떤 사람이 공정하게 기회를 받지 못하고, 시작하자마자 노력으로 극복하기 어려운 조건이 갖춰졌다는데에 있다. 누군가가 누구보다 잘하고 부유하고 그런 문제에서 부터 벗어나서 본질적인 문제에 집중을 했으면 좋겠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사회, 재능을 계발할 수 있고 노력을 할 수 있는 사회, 성공한 사람이 이것을 이웃들과 나누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 책에서는 기본 소득에 긍정적인 입장을 취하는데. 기본 소득은 분명 장점이 있다. 하지만 단점도 매우 크다.

사람은 누군가에게 받은 물고기의 소중함은 금세 잊어버린다. 자기 스스로 노력을 통해 얻은 물고기의 소중함은 잊지 못한다. 우리는 사람들에게 물고기를 줘서 그 성취감을 잊어버리게 할 것이 아니라, 물고기를 잡을 수 있도록 바다와 낚싯대를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낚시를 하는 방법을 알려주어야 한다.

국회의장과 목수의 망치질은 같지 않다

“같은 시간 일을 하면 같은 돈을 받아야 한다”라는 파트는 나에게는 굉장히 거부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국회의장과 목수가 망치질은 하는 행동은 같다. 그러나 보이는 것을 같을 뿐 그 안에 들어있는 것은 다르다. 국회의장의 망치질은 나라의 법안을 정하기 위한 상징적인 행동이다. 국회의장은 나라에서 한 명 뿐이며, 그 자리가 가지는 무거움은 정말 크다. 그리고 그만큼의 책임을 지며, 눈에는 보이지 않는 큰 노력과 고심들이 숨겨져있다.

목수의 망치도 그 스스로의 가치가 있다. 국회의장의 망치는 전 국민에게 영향이 가고, 목수의 망치는 오직 한 사람에게만 영향이 간다고 해도. 그 사람에게는 그만큼의 가치가 있다. 누군가가 가장 좋아하는 가구는 어떤 목수의 망치질로 인해 만들어졌을 수도 있다.

내가 얘기하고자 하는것은 직업에 귀천이 있다는 말도 아니고, 누가 돈을 더 받아야 된다고 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다른 행동을 똑같은 망치질이라고 해서 획일화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이 세상 사람들의 몫이다. 누군가가 같은 시간 같은 일을 한다고해서 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40년 동안 요리를 연습한 사람과 이제 막 요리를 처음 배우기 시작한 연습생의 요리는 다르다. 여기서 중요한것은 40년 요리를 한 요리사의 음식이 더 위대하다는 것이 아니다. 같다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다름을 존중해야 한다. 그래야 풍요로운 사회가 오고, 자유가 보장된다.

세상 사람들의 키는 모두 다르다. 세상 사람들의 힘은 모두 다르다. 키가 큰 사람은 농구 선수를 하고, 힘이 센 사람은 역도를 할 수 있다. 키가 큰 사람이 왜 나는 쟤보다 힘이 약하나며 불평등하다고 하고, 힘이 센 사람은 왜 나는 쟤보다 키가 작냐며 불평등하다고 하는 끝 없는 비교와 불만족의 시대는 끝나야 한다.

우리는 모두 다르며, 누구나 각자의 재능과 특징과 개성을 가지고 있다. 모두가 같아지는 순간 다양성의 가치는 사라지며, 세상의 아름다움도 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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