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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이 없다는 생각이 들면

이 책의 시작과 함께 핸드폰 포커 게임을 다운받았다.

행동을 유발하는 책은 위대하다. 이 책은 그런 책이다.

초반에는 계속 게임 머니를 다 잃어서 광고를 보며 돈을 얻었다. 책의 중간 즘에는 광고를 안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책을 다 읽을 즈음에는 게임 머니가 늘어가며 중간 클래스까지 올라가 있었다.

과거에 친한 사람들과 포커를 잠깐 한 적이 있었다. 아무것도 몰랐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포커는 단지 운으로 판가름 나는 도박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난 운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포커를 그만두었다.

사람은 아는 만큼 보인다. 포커를 스포츠로 대하지 못했던 나에게 포커는 단지 도박이었고, 포커를 기술적인 스포츠로 대한 사람에게는 고도의 심리전을 필요로 하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우리는 사실 잘못된 직관적 판독을 토대로 행동했을 때도 객관적으로 보이는 이유를 들어 행동을 정당화한다. 이런 잘못을 바로잡는 말을 들으면 그래도 크게 나쁘지는 않다. 하지만 우리는 종종 진실을 반박한다. 누군가 우리의 실제 사고 과정이 이러이러하다고 제시하면 우리는 스스로 만든 버전을 내세우며 무시한다 – p285

인간은 불완전하고 비합리적이다. 객관을 외면하고 주관을 신봉하며, 나와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 어긋남에 운이라는 핑곗거리를 찾는다. 포커는 이런 인간만이 만들어낼 수 있고, 인간만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 그리고 운과 기술 사이의 조화를 깨닫는 사람에게는 포커는 스포츠이지만, 자신을 통찰하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도박이 되는 매력적인 게임이다.

그렇게 저자는 심리학자로서, 포커 속에서 인생의 교훈을 찾는 여정을 시작했다.

되면 , 되면

인생은 불확실한 선택이 모여 불확실한 여정을 만들어간다. 사실 인생의 묘미는 이 불확실성에 있다. 불확실한 현실과 예측할 수 없는 미래 속에서 힘들게 살아가지만, 모든 게 계획되어 있고 예측이 되는 삶 속에 살아간다면 정말 지루하고 발전 없는 인생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만 운을 인지한다. 우리는 운이 우리를 보호하는 순간에는 운의 역할을 자주 따지지 않는다. 운이 우리 편일 때, 보이지 않을 때는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운을 맞닥뜨릴 때는 비로소 그 힘을 깨닫고 이유와 방식을 추론하기 시작한다 – p36

머리를 띵 하고 맞은 문장이다. 이 세상의 모든 행위는 셀 수 없는 변수로 이루어져 있고, 우리는 이것을 ‘운’ 이라 말하며 핑곗거리로 삼는다. 문제는 잘하면 내 탓이고 못하면 운 탓으로 치부하는 모습이다.

최근에 부동산 청약에 계속 떨어지면서 왜 난 운이 없을까 한탄했다. 과거에 분양을 받았다가 포기한 적이 있었다. 지금은 수억 원이 올랐지만, 그 당시에는 분양가가 비싸다는 주변 사람들 이야기만 듣고 포기했다. 그리고 땅을 치고 후회하며 난 운이 없다는 핑계를 만들었다.

포커의 핵심은 결국 불확실성을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다만 나는 카드의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깨닫지 못했다. 거기에는 올바른 일이 무엇인지에 대한 불확실성도 있다. 유일하게 확실한 것은 당신의 사고뿐이다 – p100

나는 단지 내 사고에 대한 확신이 없었고, 부동산 시장에 대한 분석이 부족했다. 사실 그걸 머리로는 알고 있었지만, 마음이 핑곗거리를 필요로 했다. 내 친구는 주말에 신랑과 부동산 임장을 다닌다고 한다. 지금은 자금이 없지만, 나중에 찾아올 한 번의 기회를 위해 노력한다고 한다.

모든 삶은 불확실성과 함께한다. 저자의 말처럼, 불확실 속에서 꿋꿋하게 나아가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사고의 틀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사고의 틀은 잠깐 준비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내 판단이 틀리더라도 핑계가 나 자신한테 있어야 한다. 삶이 운과 환경에 좌지우지되지 않도록, 내 스스로의 사고에 기반한 판단을 내리는 주체가 되는 삶을 위해.

‘Bluffing’

생각해보면 모든 사람은 모든 삶에서 블러핑을 한다. Bluff는 ‘허세를 부리다’라는 의미의 단어다. 허세는 ‘실속이 없이 겉으로만 드러나 보이는 기세’라는 의미의 단어다. 그리고 우리는 타인에게 가면을 쓰고 대하는 사회적 동물이다.

상대가 블러핑으로 나를 대할 때, 나 또한 블러핑으로 대할지, 나의 패를 보여주고 더 나은 관계로 발전할지는 자신의 선택에 달렸다.

포커의 목적은 좋은 결정을 내리는 겁니다 – p101

불확실과 블러핑이 난무하는 삶에서 정신 차리고 살아가기 위해서는 좋은 결정을 내리는 자세가 필요하다. 100% 맞는 결정은 없다. 내 인생 모토 중 하나가 ‘후회하지 않는 삶’ 이다. 조금은 틀릴 수 있다. 하지만 그 시간을 통째로 후회하기에는 인생이라는 주어진 시간이 너무 짧다.

포커는 스포츠이다. 허구를 만들 수 있는 인간만이 즐길 수 있는 스포츠이다.

한 줄 평

운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해

인상 깊은 문구

그러나 심리학자들이 거듭 발견하는 사실은 사람들에게 아무리 차트를 많이 보여줘도 위험에 대한 인식이나 최종 결정은 바꾸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마음을 바꾸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직접 그 일을 경험하거나 주변에 그런 경험을 한 사람이 있는 것이다 – p32

그러나 우리는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만 운을 인지한다. 우리는 운이 우리를 보호하는 순간에는 운의 역할을 자주 따지지 않는다. 운이 우리 편일 때, 보이지 않을 때는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운을 맞닥뜨릴 때는 비로소 그 힘을 깨닫고 이유와 방식을 추론하기 시작한다 – p36

모든 주장의 진위에 삶의 행복을 걸어야 한다고 상상하면 우리의 판단에 오만함이 사라지고 경각이 생기며 믿음의 힘을 발견한다. 칸트의 말이다 – p64

포커의 핵심은 결국 불확실성을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다만 나는 카드의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깨닫지 못했다. 거기에는 올바른 일이 무엇인지에 대한 불확실성도 있다. 유일하게 확실한 것은 당신의 사고뿐이다 – p100

포커의 목적은 좋은 결정을 내리는 겁니다 – p101

좋은 플레이어가 되려면 마땅한 결과는 없음을 인정해야 한다. 좋은 카드, 좋은 업, 건강, 돈, 사랑, 다른 무엇이든 말이다. 확률은 기억력이 아니라 기억상실증을 갖고 있다. 미래에 일어날 각각의 결과는 완전히 과거로부터 독립되어 있다. 그러나 우리는 확률이 기억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우리를 개인적으로 기억한다고, 끈기 있게 기다리면 결국은 보상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공정하니까 – p161

우리가 어떤 일을 바라보는 방식은 생각뿐 아니라 감정 상태에도 영향을 미친다.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우리가 선택하는 단어들, 우리가 걸러내는 것과 최종적으로 내놓기로 선택한 것들은 우리의 생각을 반영한다. 언어의 명료성은 곧 사고의 명료성이다. 아무리 무해하게 보이더라도 특정한 정서의 표현은 우리의 학습, 사고, 마음가짐, 기분, 전체 전망을 바꿀 수 있다 – p193

객관적 현실 같은 건 없다. 우리는 어떤 것을 경험할 때마다 나름대로 해석한다. 우리가 문장을 구성하는 방식 (가령 능동태나 수동태)은 우리의 통제 위치가 내부에 있는지, 외부에 있는지 혹은 우리가 운명의 주인인지, 우리를 넘어선 무엇인가의 노예인지를 결정한다. 나는 나를 희생자로 보는가, 아니면 승리자로 보는가?… 프레이밍이 굉장히 중요해진다 – p194

우리는 사실 잘못된 직관적 판독을 토대로 행동했을 때도 객관적으로 보이는 이유를 들어 행동을 정당화한다. 이런 잘못을 바로잡는 말을 들으면 그래도 크게 나쁘지는 않다. 하지만 우리는 종종 진실을 반박한다. 누군가 우리의 실제 사고 과정이 이러이러하다고 제시하면 우리는 스스로 만든 버전을 내세우며 무시한다 – p285

신념은 강력한 힘을 지닌다. 우리의 정신 상태는 능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 궁극적으로 미신은 잘못된 자신감의 허울을 입히는 동시에 정신적 평정을 파괴할 힘을 지닌다 – p424

대다수 사람은 절대 죽지 않는다. 아예 태어나지도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이렇게 놀라운 확률 속에 당신과 내가 평범한 모습으로 여기에 있다 – p452

앞으로 일어날 일은 통제할 수 없다. 따라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추측하는 건 의미가 없다. 운은 운일 뿐이다. 좋지도, 나쁘지도, 감정적이지도 않다. 우리가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면 소음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 즉 우리의 사고, 결정 과정, 반응을 통제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 p454

최고의 블러핑은 무엇일까? 기술로 언제나 충분하다는 것이다. 이것이 가장 불운할 때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에 만드는 희망이다. 우리가 포기하지 않고 계속 노력하게 만드는 유용한 착각이다. 우리는 우리가 해낼 수 있을지 모르고, 영원히 알 수 없다. 그래도 할 수 있다고 자신을 설득해야 한다. 결국에는 우리의 기술만으로도 성공하기에 충분할 것이라고, 반드시 그래야 하기에 – p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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