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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지 않는 당신에게

내 인생과 문학은 불가분의 관계이다. 내 취미생활이자, 삶의 자양분이고 원동력이며, 인생의 가장 큰 선생님이다.

이 책은 내가 왜 문학을 이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지 과학적으로 설명해준다. 비록 익숙하지 않은 고전 책들을 예시로 하고, 전문적 신경의학 용어들이 많이 나와서 읽기는 어려웠지만 중간중간 핵심을 찌르는 문장들만으로도 앞으로 문학을 더 소중히 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그러한 창조물은 세상에서 살아남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외부로 눈을 돌렸지만, 문학은 우리 자신으로서 살아남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내부로 눈을 돌렸다 – p24

인간이 인간 외적인 확장과 발전 일변도의 역사를 지속해오는 동안, 문학은 인간 내면을 성숙하게 하고 이를 토대로 올바른 길로 외적인 확장을 하도록 도왔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문제일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 이 세상의 모든 혁신과 창조물은 문학과 예술을 통한 인간의 성장이 기본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문학과 더 가까워져야 한다. 인간성 없는 확장은 인간성의 상실만을 가져올 뿐이다.

‘Story’

1. 문학의 위대한 힘은 바로 서술이었다. 흔히 쓰는 말로 하면, 스토리이다. 스토리는 여러 사건을 연결했다. 그리고 처음과 끝을 제공했다. 2. 문학은 사랑, 경이, 믿음 같은 감정을 자극할 수 있었다 – p19

인간 역사가 급격히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서술의 힘이다. 권력의 당위성을 스토리로 만들고, 종교 스토리를 통해 대중이 권력에 복종하게 했다. 권력의 탄생은 더 많은 탐욕을 불러일으켰고, 끊임없는 전쟁과 창조 속에서 인간은 진화했다.

모든 것엔 긍정과 부정의 양날을 가지고 있다. 문학의 위대한 힘은 인간의 내면을 성숙하게 하고 창조의 길로 안내하여 지금의 풍요로운 삶이 있지만, 그 과정에서 복종과 전쟁 속에서 수많은 목숨을 잃었고, 풍요 속의 빈곤을 겪는 사람들 또한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술과 상상력이 있었기에 인간은 자연의 왕으로 살아남았다.

저자가 말한 문학의 두 번째 힘은 감정을 자극한다는 것이다. 사랑의 자극을 통해 연인과 가족과의 행복한 삶을 꿈꾸게 하고, 힘든 상황 속에서도 헤쳐 나갈 수 있다는 믿음과 용기를 주어 새로운 삶을 만들어 가게 한다.

책을 통해 감정에 의지하기보다는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시간을 쏟는 게 낫다고 나에게 조언하는 사람도 있었다. 내 철학 중 하나가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것이다’ 이기 때문에 그 사람의 말에도 일리가 있지만, 감정의 함양이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더 나은 영향을 끼친다고 내 인생은 나에게 말해준다.

‘이대로 살 것인가, 아니면 죽을 것인가’

고대로부터 내려온 신경 과정이 햄릿의 최첨단 화법인 독백에 의해 해킹 공격을 당했다. 해킹은이대로 것인가, 아니면 죽을 것인가?”라는 문제를 제기하면서 시작된다. 문제는 우리 뇌에 들어와 내적 갈등을 유발한다 – p492

저자가 책에서 말했지만, 인간의 뇌는 신속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는 생물학적 조건 때문에 편견이 존재한다. 그래야 살아남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셰익스피어와 햄릿은 고전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한 번은 들어봤을 이름이다. 400년이 넘은 작품이지만 아직도 전문가들이 분석하고 독자가 생각하게 만드는 것은 정말 대단하다.

‘이대로 살 것인가, 아니면 죽을 것인가’

나 또한 햄릿을 읽었지만, 저 문장은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극단적인 질문이며 가슴을 후벼 파는 문장이기 때문에 현재를 바라보고 미래를 수정하게 한다.

인간이라는 동물은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생존해야 했고, 뇌는 신속함과 편견을 무장한 채 진화해왔다. 그리고 서술을 통해 인간만의 왕국을 건설하였다.

인간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이대로 살 것인가, 아니면 죽을 것인가’와 같은 인간 내면을 울리는 문학을 통해 더 나은 삶을 추구하게 되었다.

이 책에는 인간이 살아가면서 느낄 수 있는 거의 모든 감정에 대해 문학이 어떻게 영향을 끼치고, 도움을 줄 수 있는지 과학적으로 설명한다.

행복은 함께하고, 슬픔도 함께할 때, 진정한 사랑의 관계를 만들 수 있다. 문학 또한 같다. 어떤 상황에서도 문학은 우리에게 말을 걸고 마음의 안정을 주고 희망을 보게 한다.

“진정한 철학자는 자신의 철학으로 죽음을 훈련한다”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 다만 내가 모른다는 것을 알 뿐” – p129

우리는 지금, 항상, 죽기 직전까지 문학이 필요하다.

문학에 눈을 뜬 사람에게, 문학에 미치게 할 수 있는 책

인상 깊은 문구

1. 문학의 위대한 힘은 바로 서술이었다. 흔히 쓰는 말로 하면, 스토리이다. 스토리는 여러 사건을 연결했다. 그리고 처음과 끝을 제공했다. 2. 문학은 사랑, 경이, 믿음 같은 감정을 자극할 수 있었다 – p19

그러한 창조물은 세상에서 살아남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외부로 눈을 돌렸지만, 문학은 우리 자신으로서 살아남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내부로 눈을 돌렸다 – p24

그냥 구애자와 함께 경이로움으로 가득한 자기공개를 계속 주고받으며, 도파민 준비와 방출의 호혜적 순환을 이어가면 된다. 함께 있으면 더 행복해진다고 느끼고 개인적 이야기를 더 많이 공개하다 보면, 결국 친밀한 정서적 유대감이 형성된다. 정서적 유대감이 형성된 행복한 상태가 바로 사랑이다 – p86

낭만과는 거리가 멀긴 히지만, 과학은 적어도 사랑이 깊어질수록 청사진의 두 번째 성분인 확장이 덜 중요해진다는 점을 드러냈다. 우리는 더 이상 사랑하는 사람을 현혹할 필요가 없다. 그저 평범한 일상 속에서 우리의 은밀한 비밀을 털어놓기만 해도 감정적 유대를 돈독히 다질 수 있다. 그 점이 사랑의 진정한 경이로움이다. 우리 자신보다 더 경이로운 뭔가가 딱히 필요하지 않다 – p87

따라서 사과는 최대한의 확실한 정의와 최대한의 가능한 용서로 사회를 돌보게 하여 우리가 머리로는 공정하게, 마음으로는 너그럽게 살아가게 한다. 아울러 사과는 넓은 사회적 차원에서만 좋은 게 아니라 개인적 차원에서도 좋다. 우리 뇌가 사과를 받아들이면, 분노와 피해의식 같은 부정적 감정은 줄어드는 반면 신뢰와 사랑 같은 긍정적 감정은 늘어난다 – p113

그렇다 해도 일반적으로, 세상은 조금 더 많은 공감으로 혜택을 볼 수 있다. 뇌의 관점 수용 회로는 정의에 대한 영장류의 충동보다 약하기 때문에, 공감은 흔히 최적의 상태보다 모자란다. 그래서 문학을 이용해 용서를 학습함으로써, 우리는 신경 세포를 더 강하고 더 자주 공감과 반응하도록 길들일 수 있다. 집단적 분노와 개인적 스트레스를 줄여 우리 사회를 더 포괄적이고 더 풍요롭게, 더 평화롭고 행복하게 가꿔나갈 수 있다. – p123

“진정한 철학자는 자신의 철학으로 죽음을 훈련한다”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 다만 내가 모른다는 것을 알 뿐” – p129

어쨌거나 우리는 한두 가지 배워서 안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겸손하다 해도, 자신을 바보나 천치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래서 누군가가 미덕 같은 주제에 대해 의견을 물으면, 우리는 흔쾌히 의견을 제시한다. 그런데 말이 많아질수록 모순과 혼란과 근거 없는 헛소리로 빠지게 되고, 결국 우리가 생각보다 아는 게 없음을 드러낸다 – p138

우리 자신을 풍자하면, 뇌에 소크라테스의 고양된 기분뿐만 아니라 통증을 억제하는 신경 약물까지 투여하게 된다. 반면 남들을 풍자하면, 우리 자신을 끌어내려 불안감과 심장마비로 몰아가게 한다 – p141

호기심은 우리의 생존에 중요하다. 게다가 우리의 행복에도 중요한다. 심리학자들이 말하는 긍정적 정서를 높여주어 우리를 더 유쾌하고 활기차게, 그리고 전반적으로 더 즐겁게 살아가게 해준다. 새로운 발견에 대한 기대감으로 침대에서 불끈 일어나게 해준다 – p165

이러한 분업 덕분에 우리 뇌는 위험성과 가능성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 그래서 삶의 어두운 측면이나 밝은 측면 중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똑바로 신중하게 나아갈 수 있다. 우리가 지금 당장 아무리 비관적으로 느낀다 해도, 우리 뇌는 전체적으로 비관론의 반은 비어있고 낙관론의 반은 가득 차 있는 셈이다. 그러니 반이나 차있는 낙관론에 접근하려면 뇌의 관점을 바꾸면 된다. 좌반구가 위로 올라가도록 머리를 몇 도 기울이면 된다 – p201

우리 뇌는 계속해서 이런 식으로 작동한다. 무엇을 믿을지 결정하기보단 무엇을 안 믿을지 결정한다. 믿음 체계 속으로 받아들이기 전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모두 검사해 참이라는 꼬리표를 붙이는 게 아니다. 믿음 체계 속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다 받아들인 다음, 그 믿음 체계를 샅샅이 살피면서 소급적으로 거짓 꼬리표를 붙인다….. 우리 뇌는 그렇게 세뇌된 내용으로 가득한다. 정치인과 기업인, 언론인 등 온갖 이기적인 이용자들이 우리의 잘 속는 성형과 점점 더 심해지는 현대적 탈진 상태를 악용하여 우리 머릿속에 슬며시 주입하는 온갖 잘못된 이야기를 당신과 나는 다 믿는다 – p412

가의 치료법은 어차피 자유 의지 자체에 의존하지 않았다. 자유 의지에 대한 믿음에 의존했다 – p433

심리적 방황이 주는 혜택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창의성을 기를 수 있고, 오랫동안 괴롭히던 문제에 참신한 해결책을 떠올릴 수 있다. 게다가 그 자체로 재미있어서, 행복감을 높이고 삶을 더 흥겹게 살아갈 수 있게 한다. 그래서 가장 근엄하고 진지한 과학자들조차 요즘엔 심리적으로 방황할 시간을 내라고 권한다. 독창적인 꿈을 꿀 시간, 삶의 지루함을 흥겹게 날려버릴 시간을 어떻게든 마련하라고 권한다 – p464

‘좋아;는 임의적 연합을 수용한다. ‘그래서’는 그 연합을 확장한다. 따라서 자의적이거나 심지어 터무니없는 것 같은 아이디어도 차단하지 않는다. 오히려 권장한다. 이 모든 것이 ‘좋아, 그래서’를 아주 특이한 종류의 규칙으로 만든다. 일반적인 규칙과 달리, 이 규칙은 옳거나 그름 혹은 ‘시키는 대로 해’를 조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아나키, 즉 무질서한 상태를 조장한다 – p468

우리는 세상과 분리된, 별개의 독립체로서 우리 자신을 인식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 뇌는 대체로 그런 자기인식을 하지 않는다. 그냥 삶의 흐름에 따라 흘러간다…. 뇌가 이런 기본 설정을 벗어나 지기인식을 하려면, 두 가지 중 하나가 일어나야 한다. 첫째, 우리가 자기인식을 하겠다고 선택하면 된다. 우리는 지금 당장 자신에 관해 생각을 시작하라고 뇌에 지시할 수 있다. 그러면 뇌가 생각을 시작할 것이다 – p491

고대로부터 내려온 이 신경 과정이 햄릿의 최첨단 화법인 독백에 의해 해킹 공격을 당했다. 그 해킹은 “이대로 살 것인가, 아니면 죽을 것인가?”라는 문제를 제기하면서 시작된다. 그 문제는 또 우리 뇌에 들어와 내적 갈등을 유발한다 – p492

더 나은 의사결정을 내리는 메커니즘을 수십 년간 연구한 결과, 연구자들은 더 오랜 시간과 더 많은 정보가 핵심이라는 귀한 사실을 알아냈다. 다시 말해서, 최후의 순간까지 유보할수록 정확한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 p530

신속한 판단을 내리라는 생물학적 압박 때문에 애당초 편견이 존재하는 것이다. 편견은 신속한 결론에 도달하는 방법이다. 깊이 성찰하느라 다른 동물 무리에게 밀려날 수밖에 없는 자연 상태에서 너무 오래 멈추지 않게 해주는 것이다. 뇌 입장에서, 편견은 게으른 고정관념이 아니다. 내일을 맞이할 가능성을 높이는 합리적 지름길이다. 그런데 모어의 책을 만나면서 갑자기 지름길의 필요성이 없어진다. 유토피아가 허구적으로 없는 장소이기 때문에, 서술자의 사회적 신호를 따를지 여부를 결정할 즉각적인 압박이 없다 – p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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