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te icon STEW

서른에 읽는 니체

30대가 되었다. 절대 오지 않을 것 같았는데 기어이 와버렸고 10대에 상상한 나와는 너무나 다른 모습이다. 목표가 있고 지금은 그걸 이루기위한 과정을 지나는 중인데, 일을 하는 중이면 그 목표는 잊고 눈 앞에 업무들을 쳐내기에 바쁘고 내 일들이 짜치게 느껴지는 경우도 많다. 나는 지금 진짜 내가 원하는 일을 하고 있는게 맞나하는 의심들이 책을 읽으며 계속해서 든다. 니체가 말하는 ‘힘에의 의지’가 이것일까. 정답을 알수가 없어서 내가 가는 길이 긍정적인 의지인지 부정적 의지인지 알기가 어렵다.

고등학교 윤사 시간에 배운 니체는 ‘신은 죽었다’, ‘초인’ 등의 키워드 만으로 머릿속에 남아있었다. 단어가 멋져서 특별한 철학자의 이미지로 남아있었는데 책을 주욱 읽으면서는 참 당연하고 희망찬 얘기들을 하는구나 싶다. 계속해서 새로운 시도를 하되 과정의 실패는 받아들이고 진짜 나를 실현하라. 치열해야할 30에 이 책을 읽으니 공감이 되는 부분도 있고 나의 현실과는 맞지 않는 부분들도 있지만, 40에 깨달아야할 것을 10년 먼저 깨닫는다면 분명 좋은 일일 것이다. 자기계발서들은 대부분 비슷한 이야기들을 한다. 니체든 누구든. 같은 책을 읽고 그것을 내재화하는 것은 읽는 이의 몫일텐데 쉽지가 않다. 니체의 비유를 빌리자면 나는 사자의 단계 쯤에 와있지 않을까. 아이의 단계에 들어서기 위해서는 무엇이 더 필요할까. 내가 열등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치열한 사람들이다. 내가 갖지 못한 그 열정과 헌신이 부럽다. 이 책을 읽으며 그러한 부분이 조금은 채워질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계속해서 똑같은 말을 반복하는 느낌에 오히려 반감이 들어버렸다. 큰 일이다.

그렇지만 인생의 1부를 끝내고 전환을 맞이하는 40대의 나라면 분명 니체의 철학을 통해 새롭게 시작할 용기와 희망을 얻을 수 있을 것도 같다.

Exit mobile ver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