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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처음 이 책을 읽을 때 문체가 익숙하지 않아서 눈에서 단어와 문장들이 겉도는 경험을 무척이나 오래 했다. 이 후 한 챕터씩 지날 때마다 각 철학자들의 사상과 학문들을 접하면서 이제껏 등한시 해온 철학에 대해 그리고 내 삶의 깊이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어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철학은 뭐였을까 ?

철학은 우주에 대해 불확실한 추측을 하는 학문이 아니다. 철학은 삶, 우리 자신의 삶에 관한 것이고, 어떻게 하면 이 삶을 최대한 잘 살아 내느냐에 관한 것이다. 철학은 실용적이다. 필수적이다.

20대 때 친구가 철학과라는 얘기를 들으면 ‘그냥 점수 맞춰서 대학갔구나… “ 라는 생각 밖에 해 본적이 없었다.

가끔 우리는 의미를 너무 빨리 창출한다. 물건과 사람을 너무 빨리 정의 내리면 그것들의 유일무이함을 보지 못할 위험이 있다. “보편 법칙을 너무 성급하게 끌어내지 말 것.”

결국 내가 무지했기 때문에 ‘철학’이라는 학문에 대해서 보편적이고 단편적인 추측만 한 것 같다. 철학은 삶에 대한 방향을 제시해주는 학문이었고 우리 자신에 대해 한 발짝 떨어져서 보게 끔 해주는 지침이었던 것을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이 느끼게 되었다.

SNS 없이 성찰 하는 삶

삶을 성찰하려면 거리를 둬야 한다. 자기 자신을 더 명확하게 들여다 보려면 자신에게서 몇 발짝 물러나야한다. 거리를 둘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성찰하지 않는 삶은 살아갈 가치가 없다” 는 말을 남겼다.

자발적 박탈의 목표는 고통이 아니라 기쁨이다. 때때로 삶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들을 스스로 거부함으로써 우리는 그것들에 더욱 감사하게 되고, 덜 얽매이게 된다.

성찰 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어느 때보다도 어려운 세상에 살고 있는 듯 하다.

나는 출퇴근 때 만큼은 스크린을 보지 않으려고 노력한다.(자발적 박탈? ㅎㅎ ) 어차피 지금 안봐도 매 시간 확인하게 되는 습관이라 출퇴근 때만큼은 나름 스크린디톡스를 한다. 주로 노래를 듣거나 책을 읽어서 핸드폰을 잘 보지는 않는다. 그래서 항상 사람이 뭘 하는지를 쳐다보곤 하는데, 98% 정도는 핸드폰을 하고 있거나 들고 있다.

그래서 항상 궁금했다. 과연 요즘에는 핸드폰으로 성찰이 가능한 것인가?

이제는 핸드폰이 없는 인간관계를 상상할 수 없고, 끝없이 울려 대는 알람이 당연하듯, 작은 기계 앞에서 히히낙락 거리는 우리의 모습이 우스꽝스럽지 않을 수 없다.

이런 나조차도 24시간을 살다 보면 성찰 할 시간이 적다는 걸 발견한다. 그래서 가끔 나 혼자 걷는 시간을 만들어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실패나 성공이 있을 때는 그 점에 대해서 깊게 고민해보는 시간을 꼭 가지려고 노력한다. 책에서 말하듯 삶을 성찰하려면 거리를 둬야하고 이를 위해서는 나와 대화하는 시간이 중요한것 같다.

쾌락의 쳇바퀴

쾌락은 더 증가할 수 없으며 그저 다양해질 뿐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우리의 소비문화 전체는 다양한 쾌락이 곧 더 많은 쾌락을 의미한다는 전제 위에 세워져 있다. 이 잘못된 동일시가 불필요한 고통을 낳는다.

캐비어는 갈망이 우리를 괴롭히는 것만큼 맛있을 수 없다. 쾌락으로 시작된 것이 고통으로 끝난다. 유일한 해결책은 욕망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더 많이’는 움직이는 과녁이었다. 심리학자들은 이를 ‘쾌락의 쳇바퀴’ 라고 부른다. 이 별난 인간 본성은 왜 세번째 크림브륄레가 첫번째나 두번째 크림브륄레만큼 맛있는 법이 없는지를 설명해준다. 조금 더 갖게되면 우리는 눈금을 재조정하고 생각한다. 우리는 얼마큼이어야 충분한지를 모른다.

우리 딸이 가장 많이 하는 얘기가 바로 ‘한번만 더’, ‘조금만 더’ 이다.

어떻게 보면 빵 하나 더 사줄 수 있는거 아니냐, TV 3분만 더 보여줄 수 있는거 아니냐. 라고 주변에서 말하는 경우가 많다. 처음에는 나도 모두 용인하고 최대한 말을 들어주려고 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약국에 가면 꼭 비타민 사탕을 사야 하고 아니라면 다른 장난감을 사야만 집에 가는 상황이 벌어졌다. (만약 사주지 않으면 울면서 약국을 뒹굴어 버리는 ㅎㅎ ) 그래서 이후부터는 울면서 뒹굴면 나는 구석으로 데려가 그냥 울게 놔둔다. (사실 아주 단호한 엄마라 ) 몇번 정도 그렇게 했더니 이제는 꼭 뭘 사지 않아도( 물론 너무 아쉬워하지만) 약국을 편하게 다닐 수 있게 되었다.

이것과 같은 게 아닐까? 캐비어를 먹는다고 거기서 만족하는 경우는 없다. 결국 욕망을 최소화하고 우리를 절제하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다양해 지는 쾌락의 세계 속에서 중심을 잡기는 참으로 어려운 것 같다. 돈도 많이 쓰고 싶고, 사고 싶은 것도 많지만 나를 다독여가며 매 고비를 넘긴 다는건 참 어렵다.

30대의 나에게 그리고 내 딸에게 해주고 싶은 말

소냐에게, 모든 것을, 특히 너 자신의 질문을 물으렴. 경이로워하며 세상을 바라보렴. 경건한 마음으로 세상과 대화하렴. 사랑을 담아 귀를 기울이렴. 절대로 배움을 멈추지 말렴. 모든것을 하되,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도 가지렴. 네가 원하는 모든 높이의 다리를 건너렴. 네가 가진 시시포스의 돌덩이를 저주하지 말렴. 받아들이렴. 사랑하렴. 아 맥도날드는 좀 줄이려무나. 싦음말고 그건 너의 선택이니까.

내 인생의 모토와 맞닿아 있는 문구라는 생각이 들었다.

항상 내면의 나에게 집중하려고 살아왔고 그 덕에 책임감도 자신감도 얻으며 많은 인생의 선택의 기로를 안전하게 지나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때로는 힘에 부쳤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많았다. 하지만 그래도 내가 그러지 않았던 건 그것 조차도 받아들였기 때문이었다. 모자르는 내 모습도 누가 보기에는 충분해 보일 수있고, 위대해보이는 사람도 어떤 점에서는 멍청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내가, 우리 가족이, 특히 나의 딸도 이 말을 꼭 기억하고 살아갔으면 한다.

참고할 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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