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들어가며
먼저 예전에 STEW 모임에서 초격차라는 책을 읽은 적 있는데 그때와 책이 생긴 것이 똑같아서 설마 싶었다. 당시 초격차도 똑같이 생겼었는데 다양한 작가의 짧은 글을 모아뒀을뿐 큰 울림은 없던 책으로 기억하는데 이 책도 그랬다. 아마도 이렇게 그럴듯한 글을 나열한 식의 책이어도 작가의 이름, 추천사 등의 힘으로 베스트셀러가 되는 경우가 있다보니 이런 책이 나오는 것 같다. 그럼에도 이 책에서 나온 통계를 통해 세상을 본다는 아이디어는 중요하다. 다만 이 책이 그 아이디어의 놀라움을 제대로 설명 못하는 것 같아 아쉬울 뿐이다.
2. 숫자는 현재를 보여주지만, 사람이 숫자를 이어붙인다.
일을 하면서 어떤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하염없이 통계를 뒤지는 일이 종종 있다. 그러다 보면 결국 숫자는 존재할 뿐이고 그 숫자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특히 숫자를 현출하기 위한 조사를 지속할 것인가부터 사람의 선택의 영역이다. 그렇다 보니 개인적으로 숫자라는 것이 보여주는 세상은 결국 누군가, 과거의 누군가가 의도를 가지고 이어붙인 숫자에 담긴 생각을 보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그다지 숫자의 세상을 신뢰하진 않는다. 실제로 나도 나에게 유리한 것만 발췌하고 불리한 것은 의도적으로 묻어버리며 일을 하고 있으니 더욱 그러한 생각이 강화되는 중이다. 다만 chatGPT를 비롯한 AI는 이런 편향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지 궁금은 하다. 사람과는 판단의 근거가 되는 자료의 양 자체가 비교가 안되는 AI라면 편향성을 극복하고 숫자의 진실을 보여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어찌되었든 우리는 숫자를 잘 알아야 한다는 점엔 동의한다. 나의 주장을 강화하고, 상대의 주장을 약화하는데 객관적인 있는 그대로의 자료만큼 확실한 증거는 없는 법이니까 평소부터 숫자에 관심을 갖고 그 의미가 무엇인지를 잘 알아두어야 적재적소에 숫자를 통해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도 결과적으로 그렇게 쓰여진 것이라 생각한다.
3. 디젤 엔진과 전기차
책 내용 중 에너지에 관한 부분이 많이 나온다, 디젤 엔진에 대한 내용, 전기차, 친환경 발전방식 등등
그런 부분들은 결국 생각보다 새로운 기술이라 생각되고 혁신적이라 생각되는 부분은 미미하고, 현재에도 과거의 잘못된 유산처럼 생각되는, 이를테면 디젤엔진, 과거의 기술들이 현대를 이끌어가고 있다고 한다.
백번 동의하는 바이다. 아직 세상은 전환기에 있고 금새 이뤄질 것 같았던 친환경 에너지, 전기차 혁명은 모두 지지부진하다. 다만 디젤엔진을 쓰는 디젤차는 코로나 시기 요소수 사태 이후로 급격히 줄어드는 것 같다. 복합적인 원인이 있을 수 있지만 수치를 조사를 통해 만들어진 숫자를 통해 현실을 이야기하는데, 아직 과거의 구닥다리 취급 받는 기술의 아래 세상이 굴러가고 있다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
그러나 이 책의 사고방식에는 동의 못하겠다. 세상이 바뀌고는 있으나, 여전히 갈길이 먼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하여 과거의 기술이 더 나은 기술이 되거나 앞서 나아가지 아니할 이유가 되는 것은 아닌데 이 책은 통계에만 근거하여 그 막연한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메시지를 준다.
특히 전기차는 아직은 섣부른 것이고 실제 내연기관보다 자연을 훼손하는 측면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나, 분명 내연기관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고, 운송수단으로만 여겨진 자동차라는 개념을 많은 바꾸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런데 현재의 숫자에 매몰되어 전기차를 매몰하여서도 안될 것이다.
4.결론
길게 쓰고 싶지만 솔직히 이 책은 통계서적이라고 하기에는 각 챕터마다 인용한 데이터가 적고, 작가가 말하고 싶은 내용에 대한 데이터만을 인용한 모습을 보여 그 내용에 있어서 본격적인 통계분석을 통한 인사이트를 담은 글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아 더이상 어떻게 내용을 이어갈지를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