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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랄맞음이 쌓여 내가 되겠지

오랜만에 가슴 뭉클해지는 시리즈로 돌아온, 2026년을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시작하게 하는 Stew 독서 소모임 2026년 첫 번째 시리즈. ‘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

에세이는 읽으면 좋지만 선뜻 소설보다 손이 먼저 가지 않는 책이다. 가슴 뭉클한 내용을 좋아하지만, 가끔 억지 내용의 에세이들이 있기 때문에 그랬던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이번 책은 색다르게 다가왔다. 바로 시각장애인이 저자이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맹인 마사지사분들을 공식 채용해 직원들에게 복지로 마사지를 제공하고 있다. 몇 번 받으면서 생각했지만, 이분들의 몇 안 되는 생계 수단인 마사지를 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생을 하셨을까 감히 생각하곤 했다. 와이프한테 마사지 1분 하고도 손이 저리는데 하루 몇 시간을 마사지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통과 인내 속에서 살아가셨을까. 회사를 오는 모든 발걸음마다 보이지 않는 시간 속에서 얼마나 긴장하면서 오셨을까. 손에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살아갈까 등…

저자는 일반적인 사람들보다 더 많은 삶의 굴곡을 가지고 있기에 이런 영감을 주는 책을 쓸 수 있었겠지만, 대부분의 장애를 가진 분들의 삶 또한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저자가 말하는, 끝이 보이지 않는 굴곡의 통로를 매일매일 마주하는 기분은 감히 상상하기도 어렵다.

태어날 때부터 보이지 않는 것과, 살다가 보이지 않게 된 것. 그 둘의 아픔을 비교할 수 없지만 저자의 중학교 때 시력을 잃어가는 과정의 이야기는 내 눈시울을 붉게 했다. 어쩌면 부모들이 아이를 잃었을 때의 마음과 비슷하지 않을까. 내 남은 삶을 자식에 대한 그리움과 만약 이랬다면이라는 끝없는 가정과 후회 속에서 사는 삶은 상상하기도 어렵다.

모든 사람은 자신만의 역사가 있고, 삶의 굴곡을 헤쳐나가는 방법 또한 모두 다르다. 저자가 이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그 모든 ‘지랄맞음’ 속에서 자신만의 의미를 찾고 이 의미를 모아 축제를 준비해야 한다.

요즘 누군가 힘든 일이 생겼을 때 가장 많이 해주는 말이, “나중에 보면 다 별거 아니고 추억이다”이다. 가장 쉬운 남 탓, 세상 탓 보다 이 또한 의미 있는 일이고 사실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면 조금은 세상이 달라 보이는 것 같다. 사실 요즘 나 스스로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이다.

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

이 지랄맞음이 쌓여 내가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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