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디다 : 버티면서 죽지 않고 계속해서 살아가다
책의 제목은 많은 것을 말해준다. 견디다의 사전적 의미는 ‘버티면서 죽지 않고 계속해서 살아간다’로, 저자의 삶에 대한 태도를 엿볼 수 있다. 책에서도 계속 나오지만 저자는 고통을 삶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생각한다. 고통을 정면으로 인정하고 몸부림치는 과정에서 삶의 원동력과 행복까지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삶을 대하는 태도에 정답은 없다. 삶을 대하는 태도는 전 세계 인구 수만큼 모두 다른 건 당연하다. 그래서 그런지 나한테는 삶을 견딘다는 책 제목부터 나와의 삶의 태도와는 다르기 때문에 조금 비판적으로 읽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저자의 글의 대부분은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다.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에 대한 걱정이나 자연을 관망하지 않는 안타까움, 인내에 대한 태도 등
하지만 스토아 철학을 불신한다고 표현한 점이나, 사색으로부터 배울 게 없다는 점, 많은 책의 저자들이 표현한 사상, 철학으로부터 얻은 것이 없다는 점 등에 대해서는 의문점이 들었다. 작년 독서 소모임 시즌 중 스토아 철학 시리즈를 통해 스토아철학의 삶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깊은 인상을 받았기에 그 당시 서평을 다시 봤다. 찾아보니 저자는 철학이라는 형식적인 사상에 얽매이고 종속되는 부분을 경계한 것 같다. 비록 저자는 니체로부터 많은 영감을 받았으나, 그 사람들의 생각은 생각일 뿐 철학은 대단한 사람만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삶에 철학적인 부분이 있다고 말한다. 이 또한 맞는 말이지만 사상가들의 생각을 보고 사색을 통해 나만의 인생을 정리하는 시간은 정말 소중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반신반의한 부분이다.
저자는 자살에 대해 다른 종류의 죽음처럼 자연스럽고 의미심장하다고 표현했다. 조심스럽지만 개인적으로도 자살을 무조건 비난하거나 잘못된 행동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사회의 체제 유지를 위해 자살을 비도덕적인 행위로 간주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던 개인의 삶을 누군가 판단하는 것은 오만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외부 요인에 의한 결정이 아니라, 개인의 삶에 대한 강한 의지를 통한 존엄사는 찬성한다.
그래도 이 책을 통해 한 가지 내 삶에 실행으로 옮긴 점이 있다면, 가끔씩 하늘을 쳐다본다는 것이다. 저자는 낮 시간에 하늘 한 번 쳐다보지 않는 사람보다 노랫가락을 흥얼거리며 하늘을 볼 줄 아는 죄수가 더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고 말한다. 굉장히 공감이 됐기에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하늘을 한 번 쳐다본다. 그리고 마침 이 책을 읽을 시점에 개인적으로 힘든 일이 있었지만 고통을 마주하라는 저자의 강한 말에 이끌려 힘듦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고 있다.
하늘을 보게 하고, 고통을 마주 보는 자세를 생각해 보게 한, 좋지만 반신반의한 책이었다.
나한테 비슷한 책을 쓰라고 했다면 책의 제목은 아마도 ‘삶을 관망하는 기쁨’ 또는 ‘삶을 비웃는 기쁨’ 정도로 하지 않았을까?
다음에 데미안을 다시 읽어봐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