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W

주저리 말이 끊이지 않는, 술자리 상사

솔직히 너무 시간 아까웠다.

긴 시간을 할애하진 않았다. 책을 펼치곤 정독을 시작했는데, 무슨 말을 하려는지 모르겠더라. 어떻게든 의미를 찾으려 밑줄을 치며 읽었는데, 거의 문단마다 조각난 이야기에 내가 이걸 왜 읽어야 하나 싶은 생각을 멈추기 어려웠다.

마치, 술자리에서 거하게 취한 상사가 나를 붙잡고 주저리주저리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았다. 잠시 정신이 드는지 몇 문단은 같은 맥락의 이야기를 하다가도, 다시 취기가 오르는지 다른 이야기를 내 놓았다. 그러면서도 자꾸 내게 동의를 구하는 듯한 눈빛에 불편하기 짝이 없다.

번역의 문제라기엔 번역투는 아니었던 것 같고, 중간에 ‘싯다르타’ 이야기가 나오는데. 몇년 전 이 책도 참 재미가 없어서 덮었던 기억이 있다. 사실 데미안도 뭔 내용인지 잘 모르겠더라. 문해력이 부족하다기엔 책을 계속 읽어온 편인데 유독 헤르만 헤세는 나와 안 맞는 거 같다.

AI 시대다. 어제는 대통령이 창업 오디션을 더 만들라고 했다더라. 세상이 바뀌는데, 아직 나는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한 거 같은데. 그나마 시대 흐름에 올라탈 종목은 AI인데, 하루가 멀다하고 바뀌는 이 시장에서 어찌 살아야 할지 그저 걱정인데. 뭔 삶을 견디란 말인가.

책 중간을 넘어서며, 발췌독을 시작했다. 도대체 뭘 발췌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책을 빠르게 넘기고나니 두어시간 앉아있었는데, 기억에 남는 게 하나도 없다.

이제야 회식을 마쳤구나 싶다.

인상 깊은 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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