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평]


빠르게 훑어보는 대략적인 리서치

[서평]


새로운 일을 만들었다. 커뮤니티 STEW 경영소모임에서 확장한 것인데, 인기 있는 아세안 시장을 분석하는 팀이다. 아세안 비즈니스 랩, <아비랩>이다.

컴퓨터 전공 후 개발자 출신의 나는 IT 기자를 하고는 있지만, 기자가 가져야 할 리서치 소양이 부족하다. 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IT 도구를 활용해 따라가고 있지만, 정보에서 인사이트를 뽑고, 데이터로 예측을 하는 등 고급 해석 능력을 좀 더 키우고 싶었다.

아비랩에서는 아세안 시장 정보를 전달한다. 잘 모르는 아세안 시장 정보를 찾고, 의미있는 정보를 전달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IT 분야는 익숙하기에 수년째 큐레이션을 하고 있지만, 새로운 분야는 다소 막막했다. 게다가 단순 정보 전달이 아니라, 인사이트를 전달하고 싶었다. 리서치 작업이 필요했다. 역시 책에서 배우기로 했다.

리서치는 내게 새로운 분야이고, 다소 무거운 분야이기에 두꺼운 책을 피하고 싶었다. 서점에서 얇은 책 중 구성이 괜찮아 보이는 책을 골랐다.

어렴풋이 기억나는 용어들

4S, Structure(구조), Statistics(통계), Share(점유율), Strategy(전략). 환경 분석, 가설 세우기, 규제 동향, 환율, 업계 특성 등. 어디선가 들어봤던 단어들이 쏟아졌다. 그동안 읽어온 경제/경영 도서가 도움이 되기도 했고, 학부 시절 들었던 교양 과목이 도움이 된 것 같기도 하다. 물론, 기자 생활을 하며 주워들었던 단어들도 많더라.

생각보다 막막한 분야는 아니었다. 하지만 문제는 찍어둔 점들은 많은데, 도통 연결이 되지 않았다. 역시 주워들어서는, 책만 봐서는 안 된다는 것을 다시 느꼈다. 직접 해보지 않았기에 이해도가 더 올라가진 못할 것이다.

그 분야를 잘 아는 사람에게는 상식적인 용어라도 처음 듣는 사람으로서는 전문 용어를 바로 알아듣기 어렵다. 그러나 녹취를 해서 같은 내용을 여러 번 듣다 보면 전문 용어도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모르는 단어를 반복하여 듣다 보면 서서히 귀가 뚫리는, 영어 청취의 요령과 똑같은 원리다.

3년여 큐레이션을 해온 것도 도움이 됐다. 기사를 많이 접했기에 각 부, 처, 협단체 등의 존재를 안다는 것 자체도 도움이 됐다. 저자는 일본인인데, 역자가 한국 사정에 맞게 각 단체를 바꿔서 나열해 편히 보면 된다.

증권사 리포트, 대기업 연구소 리포트 등 역시나 읽을거리는 많다. 하지만 본업이 아니기에 시간을 쪼개 이 자료들을 따라가야 한다. 무작정 읽을 수도 없고, 나름의 전략이 필요할 터. 역시 그 단계까지 올라가는 데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국내 업종과 기업에 관해 조사할 때는 공공 기관의 조사 보고서를 적극 활용하자. 특히 주요 업종별로 OO산업진흥원, OO산업연구원 등의 이름을 쓰는 공공 기관들이 주기적으로 보고서를 작성한다. ‘OO산업 연감’, ‘OO산업 총람’, ‘OO산업 보고서’ 등의 인터넷 키워드 검색으로 확인해 보자.

생각보다 머릿속에 찍어둔 점이 많다는 것을 위안으로 삼으며, 책을 훑었다.

도밍고컴퍼니, 마이크로소프트웨어

큐레이션 서비스 <도밍고뉴스>를 만드는 스타트업 <도밍고컴퍼니>를 창업했었다. 이때도 여기저기서 많이 주워들었을 것이다.

책장을 넘기며 아주 부끄러워졌다. 200페이지 얇은 책에 적힌 내용은 리서치의 기초일 텐데, 사업을 만들던 대표자가 리서치의 기초도 모른채 사업을 기획했다. 이제는 이해하지만, 당시 사업계획서를 쓸 때 시장성 분석이 뭐 그리 중요하냐며 나는 당장 만들 수 있다고 속으로 되뇌었던 것이 생각난다.

마치 적군의 함정 속으로 돌진하는 경험 없는 병사와 같았다.

사업 회사의 IR 정보를 통해 시장 규모를 알 수도 있다. 가령 반도체 업계의 경우, 한국반도체산업협회의 통계로 국내 시장 규모를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업계는 주요 기업이 이미 해외 사업을 상당히 과대한 상태이므로 해외의 지역별 시장 동향까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회사 IR 자료는 많은 메시지를 담고 있다. 도밍고컴퍼니를 운영하며 만들었던 자료에서 나는 어떤 메시지를 전달했었는지 떠올리니 심히 부끄러웠다.

현재 일하는 <마이크로소프트웨어>에서도 마찬가지다. 온라인 비즈니스를 하고 싶다며 조직에 수차례 건의했지만, 그 과정에서 나는 어떤 비전을 그렸는지 부끄럽더라. 무슨 자신감이었는지 스스로도 놀라울 정도다.

반대로 취급하는 사업의 시장 규모가 극도로 작다고 판단되면 진입 포기를 검토할 수 있다. 또 취급하는 사업의 시장 규모보다 자사의 규모가 극도로 작다고 판단될 경우에도 사업 철수를 검토할 수 있다. 이처럼 자신이 취급하는 사업의 시장 규모가 얼마나 되느냐를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어쩌면 내가 건의하고 통과되지 못한 수많은 제안은 통과되지 못해서 다행일지도 모른다.

이제는 아비랩에서

리서치가 무엇인지, 인사이트를 도출하려면 어떤 데이터들이 필요한지, 그 데이터는 어떻게 수집하는지 등 그동안 막연히 그려온 분야가 어떻게 구성되는지 볼 수 있었다.

사실 몇몇 리서치 회사 지인과 컨설턴트에게 물어보기도 했었다. 그리고 그들은 결코 섹시한 비즈니스가 아니라며, 단순 노동이 태반인 자신의 업무를 들려주기도 했다. 나는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왜 자료 조사의 중요성을 무시했을까?

1차 통계는 크게 보아 동태 통계(산업 활동의 단기적 동향을 파악하는 통계)와 구조 통계(산업의 구조를 파악하는 기초적인 통계), 그리고 기업 통계(기업 활동을 파악하는 통계)로 나눈다. 동태 통계에는 기업의 생산 및 출하율을 조사하는 산업활동동향 등이 있다. 또 구조 통계에는 제조업 및 서비스업 현황 조사 등이 있다. 마지막으로 기업 통계 조사에는 산업별 기초 조사 등이 있다. 한편 2차 통계 조사에는 한국은행의 국민계정 등이 있다.

화려함만 좇는 것은 무척 위험한 일이다. 혹, 화려함만 담당하는 것 같은 사람이 있다면 그 화려함을 위해 묵묵히 함께하는 동료가 있을 것이다. 모든 직업, 산업은 명과 암이 있으니 화려함만 좇는 것은 불가능하다.

리서치에서 자료 조사는 무척 고된 일이다. 시간을 중요시하고, 효율성과 합리성에 중점을 두는 나로서는 묵묵히 자료를 조사하는 일은 특히나 쉽지 않다. 하지만 인사이트를 도출하고, 새로운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선 역시 이겨내야 할 작업이다.

아비랩에서는 아세안 시장 이야기를 전한다.

이제 리서치가 어떤 작업을 필요로 하는지 알았으니, 좀 더 깊이 아비랩에 에너지를 쏟을 차례다.

[인상 깊은 문구]


  • 반대로 취급하는 사업의 시장 규모가 극도로 작다고 판단되면 진입 포기를 검토할 수 있다. 또 취급하는 사업의 시장 규모보다 자사의 규모가 극도로 작다고 판단될 경우에도 사업 철수를 검토할 수 있다. 이처럼 자신이 취급하는 사업의 시장 규모가 얼마나 되느냐를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 어떤 지표로 시장 규모를 파악해야 할까? 이때 대표적인 것이 바로 ‘3B’, 즉 ‘Billing(출하액), Booking(수주액), Backlog(수주 잔액)’이다.
  • Billing(출하액): 일정 기간에 생산지에서 생산해 시장에 내보낸 금액
  • Booking(수주액): 일정 기간에 주문 받은 금액
  • Backlog(수주 잔액): 이미 주문을 받아 놓은 사업의 총액
  • 원래 출하액과 매출액은 서로 다른 개념이다. 출하액은 고객에게 인도한 단계, 매출은 고객이 입금한 단계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 계약이 이뤄진 후 제품을 실제로 인도하기까지는 ‘리드타임’이라는 일정 기간이 존재한다. 이 기간은 업계 특성이나 취급 품종에 따라 달라지긴 하지만, 기계 업계나 건설 업계 등 비교적 고가의 상품을 취급하는 업계의 경우에는 수주로부터 매출까지 일정한 리드타임이 반드시 존재한다. 그래서 일부 업계에서는 수주액을 업계 통계(시장 규모의 지표)로 사용하기도 한다.
  • 국내 업종과 기업에 관해 조사할 때는 공공 기관의 조사 보고서를 적극 활용하자. 특히 주요 업종별로 OO산업진흥원, OO산업연구원 등의 이름을 쓰는 공공 기관들이 주기적으로 보고서를 작성한다. ‘OO산업 연감’, ‘OO산업 총람’, ‘OO산업 보고서’ 등의 인터넷 키워드 검색으로 확인해 보자.
  • 건설 기계 업계는 2015년 12월 현재 어려운 상황에 봉착해 있다. 중국의 건설 기계 시장과 광산 기계 시장의 수요 감소가 악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광산 기계란 광산에서 쓰이는 대형 공작 기계를 말하는데, 광산 기계 시장의 매출 비중이 약 20%에 불과한데도 그것이 전체 실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광산 기계의 이익률이 주요 제품 중 비교적 높다는 뜻이다.
  • 2014년 4월에 소비세가 5%에서 8%로 인상되었는데, 이 사건 전후로 2가지 변화가 눈에 띈다. 하나는 증세 전의 막바지 수요 발생, 그리고 또 하나는 소비세 증세 후의 반동 감소다. 소비자는 소비세 증세 전에는 이후의 가격 인상에 대비해 제품/서비스를 미리 구입해 두려 했다. 그래서 고급품일수록 많이 팔렸다. 그러나 증세 후에는 반대로 구매를 미루는 심리가 작용해 소비가 저하됐다. 소비세는 이처럼 건설, 자동차, 가전 등 개인 소비에 관련된 업계에 널리 영향을 미쳤다.
  • 과거에 재편이 이뤄진 업계는 앞으로도 재편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 1차 통계는 통계 목적의 조사를 통해 얻는 통계다. 이에 비해 2차 통계는 1차 통계 등을 가공한 통계로, 가공 통계로도 불린다.
  • 1차 통계는 크게 보아 동태 통계(산업 활동의 단기적 동향을 파악하는 통계)와 구조 통계(산업의 구조를 파악하는 기초적인 통계), 그리고 기업 통계(기업 활동을 파악하는 통계)로 나눈다. 동태 통계에는 기업의 생산 및 출하율을 조사하는 산업활동동향 등이 있다. 또 구조 통계에는 제조업 및 서비스업 현황 조사 등이 있다. 마지막으로 기업 통계 조사에는 산업별 기초 조사 등이 있다. 한편 2차 통계 조사에는 한국은행의 국민계정 등이 있다.
  • 산업통상자원부의 ‘월별 수출입 동향’은 국내 기업의 무역 현황을 보여준다. 통계청의 ‘월별 고용 동향’은 산업별 취업 현황을 나타낸다. 또한,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하는 ‘기업실사지수’와 한국은행의 ‘경제심리지수’는 현재 체감 경기 및 앞으로의 기업 활동 예측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 사업 회사의 IR 정보를 통해 시장 규모를 알 수도 있다. 가령 반도체 업계의 경우, 한국반도체산업협회의 통계로 국내 시장 규모를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업계는 주요 기업이 이미 해외 사업을 상당히 과대한 상태이므로 해외의 지역별 시장 동향까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 IDC와 Gartner는 컴퓨터, 프린터, 스마트폰, 서버 업계의 출하액과 시장 점유율을 4분기마다 추계하여 공개한다. 이 두 회사가 추계하는 시장 규모 추이와 시장 점유율은 해당 업계 내에서도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쓰이므로, 이들 업계의 정보가 필요할 때 최우선으로 확인하도록 하자.
  • 사업 회사의 IR 정보를 입수하는 것이다. 정보 공개도가 높은 회사일 경우, 자사의 홈페이지에 애널리스트를 위한 결산 설명회 자료와 개인 투자자를 위한 설명회 자료를 게재하여 시장 점유율 정보를 제공하기도 한다.
  • 기업의 최근 정책과 특징을 조사하려면 종합 일간지의 경제 채널이나 경제 전문 매체의 신문과 잡지 기사, 그리고 증권사와 조사 회사가 발행하는 애널리스트 리포트를 찾아보자. 애널리스트 리포트에는 주식 애널리스트가 취급하는 상장 기업의 정보만 다뤄지지만, 최신 정보가 실려 있어 유용하다. 또한 업계 주요 기업에 대한 정보는 다양한 경제 매체 기사에 종종 게재되므로 기사 검색도 빠뜨리지 말자.
  • 제일 먼저 업계의 시장 성장률을 파악해야 한다. 국가 경제 통계나 업계 단체 통계 등으로 시장 규모를 파악할 수 있는 업계라면 업계의 연도별 시장 규모의 증감률(성장률)도 알 수 있다. 이 데이터를 조사 대상 기업의 매출 증감률(성장률)과 비교해 보자. 만약 업계의 시장이 축소되고 있다면 해당 기업의 매출도 저하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매출이 늘고 있다면 그 기업이 시장 환경과는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셈이다. 그러므로 연도별 추이를 알 수 있는 업계일 때는 최소한 5년분 이상의 데이터를 확보하자. 그런 다음 5년분 이상의 매출 성장률, 영업 이익률, 영업 이익 성장률 데이터를 구하자. 이 3가지 데이터만 있어도 각사의 차이를 알 수 있다. 여기에 자기 자본 이익률(ROE), 부채 비율까지 구한다면 그 차이가 더욱 확연해진다.
  • 조사 대상 기업의 장점, 주요 거래처, 업계의 진입 장벽, 성장 스토리, 기술과 서비스의 방향성이 무엇일지 각각 상정한 뒤에 취재하자. 회사의 장점(경쟁 우위의 원천)은 무엇인가, 주요 거래처는 어떤 업계인가(업계 구조), 어던 진입 장벽이 있는가(업계 구조), 이 회사에는 어떤 성장 스토리가 있는가(사업 성장의 방향성), 기술과 서비스를 향후 어떤 방향으로 발전시킬 것인가
  • 그 분야를 잘 아는 사람에게는 상식적인 용어라도 처음 듣는 사람으로서는 전문 용어를 바로 알아듣기 어렵다. 그러나 녹취를 해서 같은 내용을 여러 번 듣다 보면 전문 용어도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모르는 단어를 반복하여 듣다 보면 서서히 귀가 뚫리는, 영어 청취의 요령과 똑같은 원리다.
  • 환율 전제와 외환 감응도 등을 알면 신년도의 외환 영향 금액이 얼마나 될지 예측할 수 있다. <외환 감응도(영업 이익 기반), 미 달러 1엔 변동에 대해 2.56억 엔>, <2016년 2월기 외환 실적, 1달러: 121.25엔>, <2017년 2월기 외환 전제, 1달러: 107엔> 2017년 2월기 회사 계획을 보면, 다케우치 제작소가 신년도 계획을 세울 때 환율이 107엔까지 떨어질 것을 상정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동사의 회사 계획에 그 정도의 엔고가 미칠 실적 하향 효과가 이미 반영되어 있다는 것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환율이 107엔보다 더 떨어지면(더 엔고가 되면) 실적 부진의 위험이 커지는 셈이다. 가령 방금 전에 달러가 100엔으로 떨어졌다고 하자. 그렇다면 회사 계획보다 환율이 7엔 더 내린 셈이다. 그렇다면 영업 이익이 <7엔 X 2.56억 엔 = 17.92억 엔>만큼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이것이 바로 외환 감응도를 활용한 외환 영향 금액 추계다.
  • 주요 주제 이외의 내용까지 조사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때면 조사한 내용 전부를 자료에 포함시키고 싶겠지만, 앞에서 말했다 시피 질의응답에 대비한 히든카드를 남겨 두는 것이 좋다.
  • 특히 대형 증권사들(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은 시가 총액이 큰 대기업을 중심으로 애널리스트 리포트를 작성한다. 따라서 대기업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싶다면 대형 증권사의 애널리스트 리포트부터 확인하자.
  • 중소기업에 관한 정보는 ‘중소기업 현황 정보 시스템(sminfo.mss.go.kr)’을 이용할 수 있다. 중소기업청의 위탁을 받아 한국기업데이터가 운영하는데, 200만 개 이상의 중소기업 관련 정보를 조회할 수 있다. 각 기업의 기본 정보 외에 사업장 정보, 회사 연혁, 중요 경영진, 매출 현황, 기술 인증 관련 정보를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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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 감성 개발자 | STEW 팀장 | 아비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