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서의, 질서에 의한, 질서를 위한 질서

(질서 : 혼란스러운, 순조롭지 않게 하는 사물의 순서나 차례)

 

<헨리키신저의 세계질서>

 

2019년 6월, Stew 독서 소모임에서는 급변하는 현 세계정세를 바라보는 거시적인 시각을 함양하기 위해, 세계 역사학의 대가 헨리키신저의 저서를 택했습니다. 헨리 키신저는 미국의 20세기 역사 최전선에서 외교를 담당하였고, 1973년에는 베트남전 해결을 위한 노력을 인정받아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습니다. 세계 질서, 세계의 역사를 한 권의 책에 담았기에 다소 난해한 내용이 많았다는 평이 다수였지만, 현 세계 상황을 다시 바라볼 수 있었던, 배울 점이 많았던 책이었습니다.

책의 시작이자, 세계 질서의 시작인 베스트팔렌 조약을 기점으로, 저자는 유럽, 이슬람, 아시아, 미국의 역학관계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정교하게 설명합니다. 그리고 과거를 바탕으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역사, 앞으로 진행될 역사에 대해서도 근거 있는 통찰력을 보여줍니다.

우리는 역사적 사실에 관한 토론보다는, 이러한 상황들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던 인간의 근본적인 본능과, 우리가 마주친 현재에 대한 자신들의 생각을 자유롭게 이야기해보았습니다.

 

*사람의 본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성선설, 성악설, 성무선악설 등)

사람과 사람 사이 신뢰를 만들고 유지하게 하는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성선설을 믿지만, 법이라는 질서 체계가 없으면 너무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조건 없는 선은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신뢰는 한 사람이 평생을 통해 만들어온 흔적으로 만들어진다. 특히 너무 많은 말을 하는 것은 신뢰를 떨어뜨린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성악설 지지한다. 봉사활동을 하면서 느끼지만, 나쁘다는 걸 알면서도 이득을 취하기 위해 하는 행동들을 많이 본다. 사람은 이득적, 이기적이다. 도덕, 법을 떠나서 이득을 우선시한다. 자신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모든 행동을 한다. 신뢰는 시간이 정해준다고 생각

-성무성악설. 인간은 이득을 좇는 동물이다. 신뢰는 공과 사에 따라서 달라진다. 공적인 면에서 이익을 같이 공유할 때 신뢰가 생긴다.

-신뢰는 신용카드 한도가 쌓이듯이 지금까지의 상호작용이 쌓이면서 형성된다.

-인간은 합리적이다. 선하다 악하다는 사회에서 정하는 것. 신뢰는 상대방이 합리적인지를 보고 판단한다. 추구하는 게 나와 같다면 기간을 떠나서 신뢰한다.

-사회가 원하는 사람을 선하다고 하는 것 같다. 똑같은 행동도 어떤 집단에서 하느냐에 따라 옳고 그름이 달라진다.

-환경이 사람을 만든다. 자본주의 제도는 사람을 악하게 몰아간다고 생각한다. 사람의 지위나 직책 등 배경으로도 신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처음 보더라도, 교수의 말은 신뢰를 기반으로 듣지 않는가?

 

 

*사우디와 이란의 이슬람식 세계질서 추구 방식에 대한 각자의 의견을 이야기해주세요.

또, 이슬람교의 세계질서 추구를 어떻게 대처하여야 할지 이야기해봅시다.

 

-이슬람 세계 질서가 무섭다. 모두가 같은 생각을 하면 행복할 텐데. 사우디, 이란 모두 옳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조금 더 유한 생각으로 사상의 타협이 필요한 것 같다.

-우리가 아니면 모두 적이라는 프레임이 이슬람의 기본인 줄 몰랐다. 사회생활에서 꺼리는 캐릭터인데 이들이 점차 힘을 얻어서 영역을 확장하면 다시 큰 전쟁이 일어날 것 같음. 이들과의 공존은 어렵다고 생각한다.

-사우디가 독재 체제고, 이란이 민주주의 체제라는 게 충격적이었다. 현 존재하는 모든 문화, 질서들 각각이 무조건 옳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이슬람 자체도 반대하지 않는다. 과거 역사의 흐름을 봤을 때 세계 3차 대전이 이슬람 지역에서 터지고 질서가 재편되지 않을까?

-가톨릭도 인정받지 못하던, 암흑기였던 역사가 있었고, 그런 경험 후 가톨릭은 넓은 시야를 가지고 대중들에게 나가갔고 현재의 대중성을 지닌 종교가 되었다. 이미 과거에 해답이 있음. 과정에는 충동이 있을 수밖에 없음. 이슬람도 고통의 총량이 채워지고 나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을까?

 

 

*현재 북핵 협상 진행과정에서 미국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일지 생각해보고 동시에 우리와 북한이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이야기해봅시다.

 

-베트남전은 미국에는 마이너스의 전쟁이었음. 실제로는 평화협정이라는 출구전략을 통해 잘 마무리했지만. 북핵 문제에 있어 미국은 엄청나게 강경하다. 미국의 의도가 베트남처럼 어느 정도 타협을 통해 통제하려는 건지, 민주주의를 위한 건지. 전 개인적으로 후자보다는 전자를 택할 듯. 미국 이제는 세계 경찰이라는 지위를 더는 누리려 하지 않는 것 같다.

-세계 경찰의 반발 심리로 나온 게 트럼프 대통령이라 생각한다. 어느 국가든 명목을 만들려는 거지 명목대로 하려는 국가는 없는 듯. 예를 들어 마셜 정책도 민주주의를 위해서라지만 실상 보면 소련에 대한 냉전 전쟁의 시작이다. 베트남전도 비슷한 맥락. 미국의 한국에 대한 태도는 중국에 대한 견제를 위해서이다. 사드도 사실 우리나라를 위한 것이 아니라 미국으로 날라오는 미사일을 막기 위한 수단이라 생각한다

-미국이 지금 굉장히 불안해하는 것 같다. 자본으로 세계를 지배하려고 한다 생각한다. 우리가 북한 관계에서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는 듯. 우리가 최대한 이익 볼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내수시장 가능성을 봤을 때 통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기적으로는 충격이 크겠지만, 내수시장 1억명은 분명히 의미가 있다. 우리나라도 현실적인 외교관이 나와서 중국과 미국에 독립적인 통일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협상과 같은 실무적인 교육 체계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국이 세계 경찰을 더 하려고 한다고 생각한다. 미국의 북한에 대한 강경책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라고 생각. 중국이 일대일로 사업을 통해 과거 미국이 원조를 통해 우방국들을 만들었듯이 중국도 똑같이 경제 속국을 만들고 있음. 세계 경찰을 통한 미국의 경제적 이득은 어마어마 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중국 압박 카드로 북한에 대한 강경책을 유지한다 생각함. 원조는 지도부를 위한, 의미 없는 일이라 해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북한 시장경제는 지속해서 발전 중이고, 이런 발전이 터지고 터져서 민주 혁명이 일어나지 않을까?

-김정은 입장에서는 카드가 많다. 우리나라가 가장 안 좋은 카드이기 때문에 단독으로 통일되는 건 어려울 듯. 트럼프 재선 카드로 북한이 어느 정도 협상을 할 것 같다. 미국에서는 북한이 핵이 있고 없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 오히려 북한의 존재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지 않을까. 군사적으로도 북한이 있는 게 미국에 이득일 듯. 우리나라는 불쌍한 나라이다.

 

 

이중적인 면모를 가진 미국이라는 나라를 당신은 얼마나 신뢰하십니까?

 

-지금까지는 미국과 우리가 목적이 같았지만, 지금은 달라지기 시작한 것 같다. 미국이 언제든지 빠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50 정도만 신뢰한다.

-미국과 잡음이 일어나고 있다. 100% 신뢰할 수는 없다. 세계 정치에서는 강대국과 팀을 맺어야 하는데, 아직은 중국보다는 미국과 신뢰를 형성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역사적으로 봤을 때, 우리나라는 침략만 받아왔었다. 지금의 미국과의 우호적인 관계는 역사적으로 가장 신뢰적인 관계이지 않을까.

-조건 없는 신뢰는 없다. 미국이 손을 놨을 때 잡을 게 있나 봐야 할 듯. 근데 우리나라는 내부 정쟁만 하는 게 너무 안타깝다.

-우리나라와 미국은 신뢰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중국이 망하지 않는 이상은 평생. 일본은 해상국가이기에, 미국에 있어 중국과 맞닿아있는 육지 국가인 우리나라는 미국에 불가분의 관계이다.

-미국의 이중적인 면모는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자국 중심적으로 운영하는 것 당연. 우리나라는 힘이 약하니 미국과 함께 가야 한다.

 

 

사람의 본성에 대한 본인의 생각에 기반하여 국가가 선택하여야 하는 외교 정책은 현실주의입니까? 이상주의입니까? 또한, 한국이 추구해야 하는 세계질서는 어떤 것입니까?

 

– 현실주의에서 탈피해야 한다. 역사는 한 점으로 수렴하게 돼 있다고 생각하고 그 점은 평화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큰 갈등은 없어질 듯. 그걸 이루는 가장 빠른 길은 이상주의다. 아베가 트럼프한테 잘 보이려고 하는 모습 의미 있다 생각한다. 그런 노력이 있어야 신뢰를 쌓고 이상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 떠나서 신뢰를 쌓기 위해 하는 행동은 국가 간에도 필요하다.

 

– 인간의 본성에 대한 기반으로 말하자면, 국가도 사람들이 모여 형성됐기 때문에 국민이 원하는 건 합리적이고 이기적인 국가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같은 약소국은 현실주의를 택해야 한다. 한국이 추구해야 하는 세계질서는 다른 어떤 나라도 신경 쓰지 말고 중립을 지켜야 한다. 비록 미국에는 조금 치우쳐지고, 중국의 심리는 건드리지 않는 기울어진 중립이 현재는 필요하다.

 

– 현실주의. 이상주의로 가려면 속을 다 보여줘야 하는데 그럼 다른 나라에 더 휘둘릴 것 같다. 나라마다 각자의 이익을 쫓고 뒤에 뭔가를 숨기고 있는데 우리만 다 드러내면 손해를 볼 것 같다.

 

– 이상을 실현할 수 있을까? 먼 미래의 이상을 추구하기 위해 현재의 현실주의를 따라가야 하지 않을까

 

– 우리나라는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이기 때문에 아직은 현실주의가 필요하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비전과 현실과 같은 현실주의와 이상주의 둘 다 필요하다. 우리나라 또한 둘 다 가지고 가야 한다.

 

– 저자는 이상주의의 탈을 쓴 현실주의인데, 나는 현실주의의 탈을 쓴 이상주의였으면 좋겠다. 90년대 들어 세계화가 시작 됐고 나라와의 협력이 시작됐다고 하지만 지금 보면 오히려 극우세력들이 정당을 잡은  나라들이 많다. 더 국제화가 된 게 사실이지만, 이 반대급부로 나온 트럼프, 아베, 브라질 등을 보면 아직은 세계화에 대한 현실적인 체제가 안 잡혀있다. 그래서 아직은 현실주의를 택해야 한다.

 

– 오히려 우리는 속국이기에, 더 휩쓸릴 수 있기에, 더욱더 이상주의를 피력해야 궁극적인 이득이지 않을까. 미국처럼 힘이 있으면 현실적으로 가는 게 이득이지만, 우리가 살아남는 방법은 강대국에 이상주의로 가야 한다고 더 압박을 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이상주의 현실주의 이분법으로 나누는 건 아닌 것 같고, 우리나라는 국가적 철학이 없는 것 같다. 세계에서 어떤 포지션을 잡겠다는 게 없고 늘 따라가기 급급하다. 비전 제시하는 리더가 없기 때문이다. 명분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정치적인 싸움에서는 감정싸움은 피해야 한다. 일본을 무조건 싫어하고, 우리를 속국으로 본다고 싫어하고, 이럴 때가 아니라 그 포지션 속에서 이득을 취할 수 있는 법을 찾아야 한다. 이 구역 미친놈은 나 다라는 이미지가 필요한데, 중국 일본은 했는데 우리는 철학이 부족하다. 내부적으로 합의를 통해서 만들어야 한다.

 

 

<글쓴이의 눈>

‘과거는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다’

역사를 표현할 때 흔히 쓰는 상투적인 표현이다. 늘 써서 버릇이 된 대중적인 문장이지만, 이 짧은 문장의 의미를 깊이 들여다보고 역사를 통해 현재를 바라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글쓴이 또한 그렇다. 현재와 미래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현 상황들에 많은 관심을 두지만, 생각해보면 과거를 통해 나오는 그 배경과 원리를 이해하지 못한, 단순 현상 인식이라는 깨달음을 이 책을 통해 느낀다.

한 주제를 한 권의 책으로 집필하는 것보다는, 방대한 주제를 한 권으로 압축시키는 것이 저자뿐 아니라 독자에게도 어렵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헨리 키신저는 가장 방대한 이야기로, 방대한 독자에게, 간결하면서도 임팩트 있게 깨달음을 전달한다고 생각한다. (비록 읽는 도중에는 저자의 흐름에 맞춰가느라 바쁘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도 가장 끼어(?)있는 국가다. 지리적으로도 끼어 있지만, 수출 위주의 경제 구조이다 보니 경제적으로 끼어있다. 과거에도 그랬지만 현재 2019년 우리나라는 다양한 문제로 국가가 혼란스럽다. 현재 일어나고 있는 역사적 순간을 표면적인 현상 파악이 아니라, ‘왜’라는 거시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싶은 모든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과거는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기 때문이다.

 

 

 

 

<네티즌 한 줄 평>

어쩌면 우리는 평생 이 세상에 존재하기 위해 ‘질서’를 유지하는 피곤한 일을 해야 한다 –오세용

 

앞서 세계의 다양한 질서를 논의했지만, 결론은 어떤 세계 질서도 하나만 추구할 수는 없지만, 결과적으로 국익을 추구하는 외교를 해야 한다는 사실 하나만이 절대적이라는 그의 결론은 수긍이 가면서도 너무 냉철하다 – 김지훈

 

과거에도 있었고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고 앞으로도 펼쳐질 세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 김동영

 

세계를 관통하는 질서라는 게 꼭 필요할까? – 소윤지

 

역사 지식이 많은 자에겐 정말 좋은 책, 그렇지 않다면 약간은 버거운 책 – 김하연

 

‘나’라는 작은 관점을 ‘우리’로 확장 시켜준 책 – 고대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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