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게  동기 ]

대학생 시절, 허세를 위해 읽었지만 허세로 남았던 책.

Stew 독서소모임 덕분에 정의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해준 책

한줄평 ]

내가 생각하던 가치에 대해 마침표가 아닌 물음표를 달고 싶다면?

서평 ]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다양한 가치관에 대한 의문점을 품게 된다.

왜 저 사람은 저렇게 판단할까?

반대로 생각해보면 타인은 나에게 같은 생각을 품을 것이다. 모든 생각에는 정의에 대한 서로의 다른 판단이 들어있다.

대학생 시절, 철학에 빠져있던 적이 있다. 매 학기 철학 교양을 들으며 철학 책을 읽고, 교수님에게 질문하던. 철학이 주는 세련됨과 허영심이 막 사회에 나온 나에게는 굉장히 멋있어 보였다. 생각해보면 얕은 철학적 지식으로 내 생각을 포장하고, 남의 생각을 속으로 비판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때 읽었던 책이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 이다.

30대가 된 지금 이 책은 새롭게 다가왔다. 20살 세상을 너무 몰랐기에 책의 내용이 이해가 안 됐다면, 지금은 조금은 책의 내용이 이해가 된다

저자는 책에서 다양한 철학 이론으로 여러 사례에 접목하여, 각 철학적 판단이 가져다 주는 타당함과 문제점을 논리적으로 풀어준다. 그리고 일반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게 세 가지 단어로 정리 한다.

행복, 자유, 미덕

  1. 행복 – 공리주의

제러미 밴담이 주장한, 도덕의 원칙은 사람들의 공리를 극대화하는 행동이 되어야 한다는 공리주의.

가장 비판과 반박을 많이 받을 수 밖에 없는 철학 이론임에도 불구하고, 집단이 중심이 되는 현 사회 시스템에서 쉽게 내세우는 논리이다. 정치인들이 다수의 표를 얻기 위해 다수의 행복을 극대화하는 논리의 정책을 입안하는 경우처럼 말이다.

특히 세상은 점점 사람이 아니라 금융과 숫자에 의해 돌아가고 있다. 숫자는 사람과 다르게 거짓말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숫자로 판단하는 세상에서는 소수의 존엄이나 권리보다는 다수의 행복 극대화를 판단 기준으로 삼는다. 그것이 가장 정확하고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너무나 많은 함정과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지금의 우리나라를 보면 공리주의에 기반한 정책들이 사회의 기반을 형성한 이 후에, 여기서 발생하는 소수에 대한 문제점들을 개별적 정책 입안으로 보완하는 것이 보인다.

그렇다면 나는 어떨까? 편견이 들어간 단어일 수 있지만, (국민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일반적인) 사람들에게 있어 어떤 가치 판단을 할 때 피해를 볼 수 있는 소수를 먼저 생각할 것인지, 다수의 행복을 우선할지 물어본다면 어떤 통계치가 나올까?

  • 자유

자유는 과거와 현재를 나누는 기준이 되는 단어다. 발전과 비례하는 단어인 자유. 인간에게 너무나 당연한 단어임에도,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기에 무서운 단어이다. 모든 정의에 대한 판단을 인간 개인의 자유에 맡기는 순간 이 세상은 무법지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법이 있다.

특히 책에서 문제 삼는 자유지상주의에 대한 가장 큰 반박 점은, 자유로운 합의의 뒤에 강압적인 상황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돈이 없어서 신장을 파는 행위는 자유로운 계약이지만, 돈이 없다는 강제적인 상황이 자유를 뒷받침 할 수는 없다.

개인적으로 세 가지 정의에 대한 단어 중에 가장 옹호하지 않는 철학이다. 인간은 이성보다는 감정적인 동물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유를 옹호하는 칸트의 철학은 다른 생각을 하게 만든다. 사실 칸트의 철학은 읽다 보면 긍정하고 있지만, 난해한 내용들이 많아 생각하기가 어렵다.

칸트는 인간은 이성적이고 자율적인 존재이며, 자유롭게 행동하고 선택할 능력이 있기에 누구나 존중 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인간 자체가 목적이며 도덕인 것이다. 그리고 도덕적 가치의 기준은 결과 (공리주의) 가 아닌, 동기라 말한다.

가장 공감 갔던 철학 이론은 존 롤스의 평등 이론이다.

모든 원칙은 모두가 평등한 상황을 전제 하에, 무지의 장막 뒤에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책 입안자들이 자기가 우월적 위치가 아닌, 힘든 상황에 처한 소수일 수 있다면? 아마 현재와 같은 사회시스템 보다는 발전이 늦어도, 다양한 사람들이 존중 받는 사회일 것이다.

존 롤스의 이론에 가장 공감 가는 것은, 모든 개인의 상황은 자신이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 타고난 상황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는 것이다. 자신이 노력해서 만들어낸 것 또한, 노력하는 능력도 상황에 의해 길러진 것이라는 생각! 그렇기 때문에 롤스는 ‘차등 원칙’을 주장한다. 환경에 의해 가지게 된 대가를 일부 공동체에 돌아가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노블리스 오블리제가 이와 비슷한 논리이다.

  • 미덕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의는 인간이 마땅히 받아야할 것을 받는 것이라 정의한다. 텔로스라는 목적에 의해 모든 정의의 분배와 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텔로스에 맞게 시민의 삶을 미덕으로 인도하는 것이 정치의 목적이라 말한다.

어려운 대목이다. 책에 나오는 사례를 통해서는 공감가는 부분이 있지만, 목적을 정하는 인간이 불안전한 존재이기 때문에 불평등을 초래하고 자유를 억압할 수 있기에 선뜻 동의하기는 어렵다.

이 외에도 저자는 다양한 사례를 바탕으로 정의에 대해 심도 깊은 대화를 이어 나간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정의는 단순히 어떤 철학적 잣대로 결정지을 수 있는 것이 아닌, 좋은 삶의 의미를 함께 고민하고 이견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문화를 가꾸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정의에는 어쩔 수 없이 인간의 판단이 들어갈 수 밖에 없기에 정의는 분배의 문제가 아니라 올바른 가치 측정의 문제라 말한다.

어쩌면 저자의 마지막 말이, 이 책의 다양한 철학적 논제들과 사회적 이슈가 된 사례들을 통해서 하고 싶었던 말인 것 같다.

세상에는 다양하면서도 나와 다른 가치관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어느 것이 맞고 어느 것이 틀리다고 할 수 없다. 우리 인간은 신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쩌면 신 또한 이를 판단할 수는 없다.

정의는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다름을 이해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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