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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도 아니고 특정한 스토리도 없는 책을 이토록 집중해서 읽었다는 것이 조금 놀라웠다. 집중할 수 있었던 이유를 유추해보자면, 아마 저자가 하는 말들에 공감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책을 읽는 내내 많은 배움을 얻을 수 있었고 깨달음이 더 명확해지기도 했지만, 이해가 안 갔거나,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 부분들도 많았다. 아마 그 이유는 그 내용들에 공감을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공감을 못한 이유는 경험이 부족해서인 것 같다. 하지만, 삶을 살면서 얻은 경험이 많아질수록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배움 또한 많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나는 이 책을 30대가 되어서도 40대 50대 그리고 할머니가 되서도 내가 애용하는 책장에 꽂아 놓고 한 번씩 꺼내 읽고 싶다.

인생수업은 총 10가지의 챕터로 나뉘어져 있다. 하지만 그 10가지의 챕터가 기승전결로 연결된 것이 아니라, 인생에서 꼭 알아야 할 필수요소 10가지에 대해 다룬 것 같았다. 때문에 책을 통틀어서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다시 말해서 책을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전체적인 책을 평가하는 글은 쓰지 못할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내가 책을 읽으며 인상 깊었던 부분들을 토대로 서평을 써보고자 한다.

책에는 이런 내용이 있다.

39p

(1). “대부분의 사랑이 조건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될 때 우리는 크게 상처를 받습니다. 심지어 가족과 친구 간의 사랑도 각자의 기대와 요구에 좌우되고 있습니다. 기대와 요구가 채워지지 않으면 현실의 사소한 갈등은 필연적으로 악몽의 씨앗이 되고 우리는 결국 사랑 없는 관계 속에 놓인 자신을 발견합니다”

2020 새해를 맞으며 1월 3일쯤에 작년을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작년동안 내가 얻은 배움 중 하나는 효녀가 되기 위해 효도를 해선 안된다는 것이었다. 우리집에서 자식을 평가하는 모든 척도는 공부였다. 부모님이 원하는 대학에 가지 못한 것은 성실성과 정직성이 부족한 것으로 평가됐기 때문에 아무리 내가 집안일을 열심히 돕고,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잘 해드리고 믿음직한 딸로서 행동하려고 해도 부모님의 신뢰를 얻을 수 없었다. 계속 노력해도 항상 도돌이표(공부 하나도 제대로 못해냈는데 너가 뭘 잘할 수 있겠니, 그렇게 기대했는데도 만족 못 시켰으면 사소한 거라도 잘해야지 라는 식의,,)보니 부모님이 나를 사랑하는지에 대해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부모님이 생각하는 착한 딸이 되기 위해 했던 모든 행동들에 회의감이 들었다. 하지만 한 편으론 내가 원해서 하는 행동들이기도 했다. 그래서 생각하는 방식을 바꿨다. 이렇게 하면 더 사랑받을 수 있을 거야. 라는 조건을 붙이기 보다는 그냥 나는 이렇게 행동하고 싶고 그러면 기분이 좋을 거 같아 라는 식으로 말이다. 그랬더니 부모님이 생각하는 내 부족함을 효도로 채워야겠다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위의 구절이 인상 깊었던 이유

부모님은 물론 나를 기본적으로 사랑하는 마음이 있으시지만, 더 사랑해주는 것에 있어서는 대학이라는 조건이 있었다는 것, 그리고 작년은 그런 조건적인 사랑을 깨닫는 시기였고 그랬기에 심리적으로 많이 상처가 되고 힘들었던 시기였다는 점에서 위의 내용에 깊이 공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2). “사랑하는 사람과 다툴 때면 당신은 상대방이 잘못했기 때문에 자신이 화가 났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사실 당신은 스스로의 마음을 닫고 사랑을 거두었기 때문에 당황한 것입니다. 상대방이 당신의 마음에 들 때까지 자신의 사랑을 움켜쥐고 있는 것이 해결책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그가 또는 그녀가 당신 마음에 들면 어떻고 안 들면 어떻습니까? 그들을 다시는 사랑하지 않을 건가요? 그들이 무엇을 하든 그들을 사랑한다면 당신은 그 변화를 보게 될 것이고 마침내 상대방의 가슴이 열리는 것을 보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상대방에게 열린 내 자신 또한 발견하게 될 것 입니다.”

최근에 나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 부모님은 항상 아침에 일찍 일어나 아침운동을 하는 것을 강조 하시는 편이다. 하지만 문제는 강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늦잠을 자는 걸로 그 사람의 인성과 생활습관을 모두 평가해버린 다는 점이다. 늦잠을 조금 잤다고 게으르고 아직 철이 덜 들었고 부모님이 여전히 필요한 존재로 취급되어버리면 짜증나는 걸 넘어 화가 날 수 밖에 없다. 덤으로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지, 내가 없으니 일찍 일어나질 않는구나, 운동을 안 한 너희 탓이 아니라 관리를 소홀히 한 내 탓이다. 내가 미안하다 하는 푸념까지(심지어 8시 반에) 덤으로 들으면서 말이다.  

일어날 때는 정말 짜증이 났지만, 같이 아침운동을 하고 났더니 화가 사라졌다. 아빠의 상황에서 생각해보니, 피곤 하셨을 텐데도 우리와 마주칠 기회가 많이 없어 일부로 기회를 만드신 것 같기도 했다. 처음에는 애 취급을 받는 것 같아 일단 화가 났고 항상 우리를 원하는 대로 통제하려는 것 같아 짜증 났지만, 그게 또 아빠만의 사랑 표현 방식이라는 생각이 드니 전처럼 화가 나지 않았다.

위의 구절이 인상 깊었던 이유

이해보다는, 자신이 생각하는 옳고 그름에 따라 우리를 통제하고 판단하는 아빠에게 화가 났지만, 어떨 때는 아빠의 그런 모습 까지도 사랑스러워 보인다는 경험에서 인상 깊었다. 또한 “상대방이 당신의 마음에 들 때까지 자신의 사랑을 움켜쥐고 있는 것이 해결책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그가 또는 그녀가 당신 마음에 들면 어떻고 안 들면 어떻습니까? 그들을 다시는 사랑하지 않을 건가요?” 라는 구절은 기회가 된다면 아빠에게 꼭 해드리고 싶은 말이었기 때문에 인상 깊었다.

(3). “용서는 미움에 집착하는 것이 우리를 불행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깨닫고 우리 자신을 위해 상처를 떨어버리는 것입니다.”

이 말에는 공감보다는 깨달음을 얻었던 것 같다. 상대방으로 인해 상처를 많이 받았는데, 그 상대방은 사과를 할 마음이 전혀 없다면, 또 아무렇지 않게 계속 행동을 한다면, 그에게 계속 화가 나고 심리적으로 너무 괴로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운이 나쁘게도 내 속으로 감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이 때의 해결책은 용서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용서가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이런 의문은 용서라는 의미를 이타적인 의미로 받아들여서 인 것 같다. 나의 상처는 극복되지 않았는데 왜 내가 남 좋은 일을 해야 하냐는 생각처럼 말이다. 책에서는 용서를 하는 법을 단계적으로 설명하면서, 인간으로서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일은 신에게 맡기라는 말을 한다. 책에서도 자세히 나와 있지 않기에 남을 위한 용서가 아닌 나를 위한 용서는 정확히 어떻게 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용서가 나를 위해 상처를 떨어버리는 일이란 것에서는 매우 신선한 깨달음이었다.

고민은 말하지 않고 깊이 생각할수록 더 깊어지는 것 같다. 속으로 생각만 했을 때는 심각하게 느껴졌는데, 쓰면서 반복적으로 읽다 보니 살짝 부끄러워질 정도로 별거 아닌 고민이 되어버렸다. 어쨌든 나는 이런 식으로 내 상황에 일일이 공감하면서 책을 읽었고 책의 저자와 심리치료를 하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이 독서모임 도서로 선정된 것은 매우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책 읽는 내내 마음이 매우 편안했고 이런 기회를 제공해준 발제자분께 감사하다.

위에서 말했던 것처럼, 나는 이 책을 두고두고 읽을 것 같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이런저런 경험이 쌓여 책에 있는 모든 말들에 공감을 하고 배움을 얻고 한 번 배움을 얻은 내용도 다른 경험에 비추어 보아 새로운 배움을 얻을 수 있게 된다면 정말 멋질 것 같다.

한 줄 평

인생을 살면서 계속 되새겨 보고 싶은 책

 ★ ★ ★ ★ ★

인상 깊은 문구

 “배움을 얻는 다는 것은 다른 사람이 아닌 자기 자신의 인생을 사는 것. 나는 누구인가? 나는 경험 자체인가? 경험하는 자인가, 나는 내가 자란 과정의 결과물인가?” -삶을 살면서 많은 경험들을 할 수 있고 그 경험 속에 얻은 배움들이 지금의 ‘나’라는 사람을 이루고 있다고 생각한다.”

“삶이란 마치 파이와 같지. 부모님께 한 조각. 사랑하는 사람에게 한 조각. 아이들에게 한 조각. 일에 한 조각. 그렇게 한 조각 씩 떼어주다 보면 삶이 끝날 때 즘에는 자신을 위한 파이를 한 조각도 남겨두지 못한 사람도 있단다. 그리고 자신이 어떤 파이였는지조차 모르지.”

“그 애를 사랑하는 기분은 정말 행복했어요. 지금 이대로의 모습도 사랑스럽다는 걸 알았거든요.”

“우리는 사랑의 감정이 받는 것에 아니라 주는 것에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습니다.”

“만일 우리 관계가 지루하게 느껴진다면 그건 내가 지루해 한다는 뜻이겠죠. 아니면 내가 지루한 사람이거나.”

“축적된 상실의 경험은 삶에 더 잘 대처할 수 있는 힘이 됩니다.”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은 강한 사람입니다. 감사하는 마음에서 힘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모든 여유로움은 우리가 가진 것에 감사하는 마음으로부터 나옵니다.”

“더 많은 것을 얻으려는 대신 이만하면 충분해하고 만족해야 합니다. 생의 마지막 순간에 이르면 그것으로 충분했음을 깨닫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인내심의 열쇠는 모든 것이 잘 되리라는 믿음, 신뢰를 키우는데 있습니다.”

“우주가 왜 당신에게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지 않는지 의문이 든다면 우주는 당신이 어떤 직업을 가졌는가에 별로 관심이 없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변화시킬 수 있는 상황 때문에 불행하다면 당신의 힘으로 바로 잡아야 하지만, 그 외의 상황에선 순응하고 그 상황이 주는 배움을 얻을 것.”

“신이시여, 제게 바꿀 수 없는 일을 받아들이는 평화를, 바꿀 수 있는 일을 바꾸는 용기를 그리고 그 둘을 구분할 수 있는 지혜를 주소서.”

“용서의 첫 단계는 그들을 다시 인간으로 보는 것입니다. 성인이 되면 우리는 다른 사람들을 그들이 우리에게 준 상처로 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죠”

“삶이 승진, 결혼, 퇴직, 치료 등의 큰 사건으로만 이루어져 있지 않다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그 큰 사건들 사이사이에서도 삶은 일어납니다. 우리가 배워야할 많은 것이 삶의 작은 순간들 속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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