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게 된 동기]

문유석 판사의 책이 작년 한 해 많은 관심을 받았고 그가 쓴 드라마가 호평을 받으며 방영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나 읽을 기회는 없었다. 그러던 중 교보문고에서 진행하는 강연의 연사자가 문유석 판사임을 보고 한번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어 신청하게 되었고 그러면서 ‘개인주의자 선언’을 읽어보게 되었다.

[한 줄 평]

한국에서는 신선하지만 서구에서는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

[서평]

“대한민국 헌법 1조 1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이 너무나도 짧은 한 문장은 사실 서구가 지난 3천여년간 쌓아온 모든 사상의 집합체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 긴 역사에 대한 이해보다는 그 결과를 가져와 차용하는데 그쳐왔다. 실제로 민주공화국이라 칭한 나라에서 행해진 독재와 억압의 역사가 그를 보여준다.

민주공화국의 근간이 되는 가장 근본적인 사상은 개인주의다. 민주주의는 개인주의에서 시작하고 개인주의가 보장되어야 민주주의가 성립하게 된다. 하지만 한국은 민주주의와 개인주의를 함께 사용하는 것에 익숙치 않다. 더 나아가 개인주의자라고 하면 그 사람을 이기적이고 나쁜 사람으로 여기는 것 같다. 그런 문화를 책에서는 집단주의적 문화이자 유교 문화의 반영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묻는다. 한국은 단 한번이라도 개인주의 문화가 제대로 자리한 적이 있느냐고, 또한 그는 개인주의적인 것이 유아적 이기주의와는 다르다라는 것을 확실히 밝히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우리가 개인주의라 부르는 것은 보통 합리적 개인주의를 이야기한다. 책에서도 장황히 설명하지 않지만 강연에서도 문유석 판사는 이 개인주의라는 것을 매우 간단히 정의했다. “타인의 다름을 다른대로 인정하는 것”이 개인주의라고 그는 이야기한다. 세상 모두가 같은 기준으로 각자를 서로 비교하며 평가하며 낙오에 대하여 공포를 느끼며 극도로 혐오하는 사회문화는 우리 스스로의 행복을 해치고 있으며 이를 극복하여 나가는 것이 중요하며 그것이 바로 합리적 개인주의라는 것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다.

그런 의미에서 개인주의는 역설적으로 각각의 다름을 인정하기 위해 모두가 연대하게 된다고 이야기한다. 모두가 다르기에 연대할 수 있게 된다. 잘 생각하면 너무도 당연하지만 한국에서 가장 되지 않는 것이 연대라는 것을 생각할 때 이는 큰 울림을 준다고 할 수 있다. 모든 개인은 너무도 당연히 존중받아야하고 그 자신만의 행복의 기준을 가지고 있을 수 있으며 타인보다 더 잘 나가지 않아도 행복할 수 있다. 오히려 타인과 같아지기를 강요하고 타인과 똑같은 경제력이나 사회적 지위로 일괄적으로 누군가를 평가하는 것은 수많은 다양성으로 인해 보완되고 유지되는 민주주의에 반하는 것이다.

문유석 판사의 강연은 2월 23일 2시 광화문 교보생명 빌딩에서 있었다. 이 서평을 읽는 분들은 알겠지만 같은날 같은 시각 광화문은 온갖 사회단체, 정치단체가 모여 각자의 주장을 하는 시위로 붐볐다. 5·18  망언, 대북 정책, 소득 주도 성장 등 온갖 종류의 사회 이슈에 관한 주장을 하러 온 사람들은 스피커 볼륨을 최대로 하고 거리를 행진하며 자신과 다른 주장을 하는 사람들을 비방하는 연설을 했다. 아이러니 하게도 그들은 모두 민주주의를 이야기하고 있었고 자유주의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모두 개인주의가 가장 기저에 깔린 사상이고 개념들이었다. 그들은 개인주의가 가장 기본이 되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지만 그 누구도 다른 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그들의 다름을인정하려는 사람은 없었다.

문유석 판사의 합리적 개인주의자의  사회를 만드는 힘이라는 강연을 듣고 내려와 광화문에 가득찬 자신들의 이야기만 하고 있는 시위대를 보며 불현듯 헌법 1조 1항을 떠올렸다. 과연 우리는 민주공화국에 살고 있는 것인가? 겉으로는 민주공화국을 외치지만 자신들이 생각하는 정의 외에 다른 가치는 비난하는 그들은 진정으로 민주적인가? 유아적 이기주의와 개인주의를 동일시하는 문화는 옳바른 것일까?

사회과학을 전공한 나로서는 합리적 개인주의라는 이야기에서 위와 같이 사회적인 무거운 이슈를 생각하게 되는 반면, 문유석 판사의 경우 매우 가볍게 합리적 개인주의의 실천법을 이야기한다. 그가 말하는 실천법이 그가 최근 새롭게 출판한 ‘쾌락독서’라는 책이다. 그는 그 책에 대하여 이렇게 설명했다.

“개인주의자 선언은 자신이 생각하는 합리적 개인주의를 설명하고 이것이 중요하며 사회를 올바르게 세울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 였다면, 쾌락독서는 타인의 기준이 아닌 자신만의 행복의 기준을 찾아 이를 추구하자 하는 책입니다.”

서평은 사회적인 이슈를 언급하며 다소 무겁게 넘어갔으나 결국 그는 행복한 사람들이 많은 사회를 만드는 방법에 대하여 이야기한 것이다. 타인의 다름을 인정하고 순간순간의 행복과 즐거움을 인정하고 그로인해 행복을 찾는 개인들을 위한 책이 ‘개인주의자 선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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