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게 된 동기]
STEW 2019년 10월 지정도서
[한줄평 및 별점] ★★★★☆
능동적인 삶을 이끄는 경청과 질문, 그 방법에 대하여.
[서평]
질문은 즐겁지 않다. 우리 문화에서는 그렇다. 위에서 아래로 지식을 전달만 하는 구조 속에서 질문은 껄끄러운 것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인생 전반에서 보자면 질문이란 꼭 필요한 존재이다. 아이들은 ‘왜’라고 물으며 사물과 주변을 인지해나가고, 청소년은 배움을 위해, 또는 삶에 처음으로 닥쳐오는 고난을 고찰하기 위해 질문을 한다. 그때그때 놓인 장애물이나 관문을 넘는 성인도 다르지 않다. 그러나 질문을 즐기지 않는 사람들은 필연적으로 질문법에 익숙해질 수 없다.
질문의 걸음마를 떼고 있는 우리에게 <판을 바꾸는 질문>은 실용 자습서와 같다. 글쓴이는 진단형 질문 등 총 11가지의 질문법을 제시한다. 더불어 전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경험은 그 내용을 더 풍부하게 만든다. 이렇듯 책에서는 상황에 맞춰 방법을 분류하고 종류에 맞는 최적의 예시를 보여준다. 이 모든 종류의 질문들이 추구하는 목적을 키워드로 뽑자면, ‘능동적인 삶’이다. 경청에 이은 주체적 질문, 상황에 따른 체계적이고 느린 질문은 작은 듯 보이지만 능동적인 삶을 이끄는 힘이 된다.
│1단계, 경청
능동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는 남이나 스스로에게 묻는 버릇이 필요하다. 그를 통해 사람들이 제시한 많은 답변 중 가장 옳다고 판단되는 자세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그럼 다양한 의견을 얻을 수 있는 가장 기초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경청이다. 글쓴이는 모든 종류의 질문에서 경청은 기본이라 말한다.
그중에서도 공감형 질문, 사명형 질문은 경청이 가장 중요한 단계인 질문법이다. 공감형 질문은 사람들의 감정에 공감하는 질문을 통해 마음을 변화하게 만든다. 누군가의 감정에 공감할 수 있어야 하므로 신중한 태도가 필수이다. 대화의 내용뿐만 아니라 그들의 태도와 어조, 심지어 분위기에도 귀와 눈을 기울여야 한다. 사명형 질문은 누군가의 사명감을 이끌어내기 위해 던지는 질문이다. 그들을 독려해 공동의 목표를 이루는 것이 이 질문의 가장 큰 목적이다. 무언가에 사명감이 들기 위해서는 자발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자발성을 이끌기 위해서는 경청을 통해 상대방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해 그 지점을 북돋아야 한다.
경청의 황금률은 남들이 내 말을 들어주었으면 하는 대로 남들의 말을 들어주는 것이다. 상대방에게 진심 어린 관심을 갖고 그 사람이 하는 말에 진심으로 귀 기울이자. (…) 그러면 그 사람에게 관심을 갖고 공동의 목적과 목표를 탐색하고 있는 것이다.
p. 222
중국 병법서 <손자>에는 ‘지피지기백전불태(知彼知己百戰不殆)’라는 속담이 있다. 대화가 싸움은 아니지만, 그것을 최선의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상대의 상태와 욕구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 속담과 닮아있다. 이처럼 경청은 머릿속에서 올바른 질문을 골라내기 위한 가장 첫 번째 단계이다.
│2단계, 주체적 질문
경청을 기반으로 한 질문은 보통 주체적인 성격을 가질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니즈(needs)를 파악하고 그에 알맞은 질문을 던지는 것은 수동적인 태도로는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주체성이 어디에서 나오느냐에 따라 질문의 성격은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질문자의 주체성을 이끄는 질문과, 청자의 주체성을 끌어내는 질문이 그것이다.
질문자를 능동적으로 만드는 질문에는 진단형 질문과 전략형 질문, 유산형 질문 등이 있다. 이 중 진단형이나 전략형은 상황을 능동적으로 볼 수 있게 만든다. 이 두 질문은 고쳐야 하거나 수렁에 빠진 상황을 판단하는 도구이다. 주변을 파악하는 시각은 질문을 통해 넓어진다. 넓어진 시각 속에서 질문자는 상황에 가장 알맞은 해결책을 찾아내는 능력을 쌓아나간다. 유산형 질문은 자아를 능동적으로 성찰하게 한다. 주변에 남길 유산을 찾는 과정에서 질문자는 스스로 삶을 되돌아본다. 당장 죽음이 닥치지 않은 상황이라면, 그 질문은 앞으로를 더 잘 이끌어 갈 수 있는 고찰이 된다.
청자를 능동적으로 만드는 질문은 창조적 질문과 유희형 질문을 예로 들 수 있다. 창조적인 질문이나 토크쇼 방식의 유희적인 질문은 청자가 흥미를 잃지 않게 만들려고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청자를 능동적으로 만드는 것, 그것을 책에서는 ‘리더십’이라고 칭한다. 질문자의 행동을 직접 변화시키지 않는 질문이라 할지라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질문이 바로 청자 능동형 질문이다.
리더십의 출발점은 질문하고 경청하는 능력, 차이를 아우르는 다리를 놓고 공동체를 형성하는 능력
p.337
이렇게 우리는 질문법을 통해 삶을 주체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가거나 반추할 수 있다. 질문은 한 사안이나 특정한 상황에 행해진다. 하지만 이 질문은 대화 전반에 나비효과를 일으켜 스스로나 타인을 변화시킬 수 있는 큰 힘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능동적인 질문은 ‘판을 바꾸기 위한’ 두 번째 단계이다.
글쓴이가 말하는 질문법들은 적용되는 상황은 다르고 질문의 성격이 다르지만, 본질은 같다. 주체적인 생각을 이끈다는 점이다. 우리는 발전을 위해, 무수한 변화 속에서 중심을 잡기 위해, 옳은 것을 추구하기 위해 다양한 의견을 수집한다. 그 기반을 다지는 것이 바로 경청과 질문이다. 에필로그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우리를 발전으로 이끄는 것, 세상에서 우리의 자리를 확립하고 변화의 시대에 성공하도록 도와주는 것은 지금까지 우리가 답한 질문들이 아니라 앞으로 우리가 던질 질문들이다.
p.339
즉 좋은 질문은 발전과 자리, 그리고 즐거운 교류를 낳는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질문법들을 정리해 직접 적용해보아야 한다. 고맙게도 이 책 마지막에는 카탈로그가 있다. 이 카탈로그는 이런 질문법을 직접 실생활에서 적용할 수 있게 도와준다. 비록 질문의 종류가 많은 탓에, 정리되어 있다고 해도 우리가 한 번에 그 많은 양을 흡수할 수는 없다. 하지만 <판을 바꾸는 질문들>을 계속 읽고 질문을 연습한다면 우리는 귀와 생각이 열려있는 사람으로 변화할 것이다. 자습서 속 지식은 반복해서 풀어야 비로소 나의 것이 되므로.
[인상 깊은 문구]
· 경청의 황금률은 남들이 내 말을 들어주었으면 하는 대로 남들의 말을 들어주는 것이다. 상대방에게 진심 어린 관심을 갖고 그 사람이 하는 말에 진심으로 귀 기울이자. (…) 그러면 그 사람에게 관심을 갖고 공동의 목적과 목표를 탐색하고 있는 것이다. (p. 222)
· 리더십의 출발점은 질문하고 경청하는 능력, 차이를 아우르는 다리를 놓고 공동체를 형성하는 능력 (p.337)
· 우리를 발전으로 이끄는 것, 세상에서 우리의 자리를 확립하고 변화의 시대에 성공하도록 도와주는 것은 지금까지 우리가 답한 질문들이 아니라 앞으로 우리가 던질 질문들이다. (p.3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