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게 된 동기]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서점을 들릴 때가 있다. 그럴 때 마다 눈에 자주 보였던 책이었다. 요즘 특히 열심히 살아야만 한다는 강박이 심해져 스트레스가 심한 나에게 제목부터 나를 위로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집에 사두고 읽지 않은 책들이 많아 항상 아쉽던 책이다.
[한 줄 평]
하마터면 이대로 살뻔 했다.
[서평]
책을 열자 마자 한 가지 이야기를 들려준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데뷔작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에 나오는 장면인데 태평양 한가운데, 조난당한 남녀가 있다. 여자는 어딘가 있을지 모를 섬을 찾아 헤엄쳐가고, 남자는 그 자리에 남아 맥주를 마신다. 여자는 며칠을 헤엄쳐 어딘가의 섬에 도착하고, 남자는 그 자리에 남아 술에 취한 채 구조대에 의해 구조된다.
벌써부터 뭔가 잘못된 것이 느껴질 것이다. 우리가 배워오고 행동해야 하는 모습은 여자의 모습인데, 결국에는 남녀 둘 다 구조가 되었으니 말이다. 아! 그렇다 나도 당연히 무엇이든 열심히 해야 마음이 편하고 노력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생각했다. 그리고 노력없이 얻은 성공은 비겁한 것이라 되 뇌이며 살아왔다.
노력은 이처럼 자주 우리를 배신한다. 내가 이만큼 노력했으니 이만큼 보상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바로 괴로움의 시작이다. 원래 인생은 공평하지 않다. 어느정도 운이 필요하다. 아마 내가 원하는 성공을 하지 못한 이유도 운이 없었기 때문이지 노력이 부족해서는 아닐 거다.. 아마..
잘은 모르겠지만 머피의 법칙처럼 세상에는 보이지 않는 법칙들이 있는 것 같다. 어떤 것을 잘하려고 너무 힘을 주다 보면 오히려 평소보다 못하는 법칙.. 이런 이야기를 작가도 책에서 하고있는 것을 보니 나만 느끼고 있는 법칙은 아닌 듯하다. 크게 보면 내 인생도 너무 잘 살고 싶어, 성공하고 싶어 힘을 꽉 주고 위에 말한 법칙을 따르고 있는 것 같다. 잘 하고 싶어서, 틀리고 싶지 않아서.
운동을 해본사람이면 진정한 고수는 힘을 빼고 특정 동작을 한다는 것을 알 것이다. 노래를 잘 알지는 못하지만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면 공기 반 소리 반이라는 말도 있다. 우리는 특히 나는 힘을 빼고 살아본 적이 없다. 예전에 읽었던 책 중에 이런 문구가 있었다. 어차피 지구가 멸망하는 것도 아닌데 뭐!
재밌는 이야기는 또 있다. 음식을 시켜도 30분 넘게 나오지 않는 가게가 있다. 게다가 그 가게 손님들은 그 기다림을 흔쾌히 즐겁게 기다린다. 그 가게에는 이런 글이 적혀 있다. “제가 좀 느립니다. 음식이 나올 때까지 오래 기다리셔야 합니다. 죄송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글을 보고 먼저 나온 막거리를 마시며 기다린다. 원래 느리다는데 어쩌겠는가?
느리다는 것을 인정하는 순간 그 시간은 여유로움으로 바뀐다. 남과 비교하면 늘 뒤쳐질 수밖에 없지 않는가? 느린 건 창피한 게 아니다. 인정하자. 우리는, 나는 뒤처졌다. 그래서 나는 이 여유를 즐겨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