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처음으로 ‘죽음’을 접했던 시기는 초등학생 때 키우던 병아리가 죽었을 때였다.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었지만 한 생명을 제대로 키워내지 못한 죄책감에 많이 울었던 기억이 있다.
사람의 죽음을 처음 접했던 것은 고등학교 1학년 때, 중학교 동창이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였다. 3년동안 같은 공간에서 생활했던 친구가 더 이상 세상에 없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았고, 장례식장에 찾아가면 죽음이 실감나는게 무서워 찾아가지 못했었다.
내 주변 지인,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처음 접한 것은 친할머니의 죽음이었다. 갑작스러운 할머니의 죽음은 많은 사람들에게 더욱 큰 슬픔과 비통함을 남겼다. 이를 통해 사람의 생명이 생각보다 쉽게 사그라들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 주변 사람들도 언제든 죽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되었고 나는 죽음을 정말로 두려워하게 되었다.
죽음에 대해 느꼈을 때 항상 따라오는 감정은 슬픔, 두려움, 무서움 등 부정적인 마음 뿐이었다. 나는 나의 죽음보다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가족, 지인들의 죽음에 대해서 정말 큰 두려움을 갖고 있다.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 사람들과의 관계가 중요한 나에겐 죽음으로 인한 부재가 정말 크게 와닿을 것 같다. 나는 항상 잠들기 전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무병장수를, 나보다 오랫동안 이 세상에 살다 가기를 기원한다.
이런 나에게 [인생 수업] 이 책은, 죽음이 꼭 슬프고, 비통하고, 극복하지 못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조금은 변화시켜 주었다. 어느 누구도 죽음을 피할 수 없으니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라고 이야기 한다. 또한 자신이 누구인지 끊임없이 생각하고, 자아를 찾아가는 여행을 삶이 끝날 때까지 계속하라고.
즉, 언제나 주변 사람들의 건강을 걱정하고, 죽음에 대해 부정하고, 늙어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갖기보다는, 우리 모두가 죽음을 향해 달려가고 있으며 그렇기에 더욱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 순간 누리고 있는 경험들의 소중함과 가치를 느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