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와 열정>
제임스 마커스 바크
별점 : ★★★★☆
독서모임에서 이 책을 추천 받고 읽게 되었다. 당시 2가지의 선택지 중에 이 책을 선택했던 이유는 <공부와 열정> 이라는 책 제목 때문이었다. 요즘 열정이 없어진 느낌이 들어 자꾸 다른 곳에서 재미를 느끼려고 했던 내 자신에게 혹시나 이 책이 열정을 불어넣어줄지는 않을까 해서였다.
저자는 누구나 버커니어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책에서는 버커니어란 무엇이며, 버커니어식 11가지 학습 요령과 직감적 전략을 배우는 과정을 소개한다.
최초의 버커니어들은 1625년 카리브 해 세인트키츠 섬에 정착한 프랑스, 영국 출신의 사냥꾼과 농부들이었다. 그러나 17세기 버커니어들은 신대륙 발전의 주요 동력이었으며, 저자 역시 선배 버커니어들의 모습을 통해 도전정신을 배웠다고 말한다.
저자가 강조하는 버커니어의 자격 중 하나는 자신의 생각과 학습에 스스로 책임진다는 것이다. 또한 배움의 과정에서 충만함과 자기 결정력을 추구함으로써, 결국 ‘나는 내가 직접 만들어 가는 존재구나’를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 고등학교 시절의 내 모습이 떠올랐다. 3년 내내 개근을 하면서, 학교라는 바운더리 안에서 친구, 선생님을 만나며 평범한 학창시절을 보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어찌보면 그게 평범하고 당연한 건 아니었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아침에 일어나면 당연히 학교에 가고, 수업을 듣고, 야자를 하고, 학원을 갔던 게 그 때의 일상이었다. 또 가끔 공부를 하다가 “공부를 왜 해야하지?”라는 현타를 맞게 된 순간도 있었다. 그럴 때 마다 ‘일단 이번 한 번만 넘기자’라며 버텨왔던 것 같다.
그렇게 대학에 입학하고, 오히려 나는 대학에 와서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물론 대학이라는 것도 결국 학교이며 제도권 아래에 있지만 그 상황 속에서 여러가지 도전과 시도를 많이 해보았다. 학점때문에 도서관에서 살기도 하고, 전공과 전혀 다른 직무에서 일해보기도 하고, 정말 마음가는 대로 여러가지 시도를 했었다. 그 때는 몰랐다. 그냥 재밌어서, 흥미가 있어서 했었고 그 때의 작은 시도가 모여서 4학년 쯤에는 더 큰 시도를 할 수 있는 발판이 되었다. 그래서 남들이 “대학시절 어땠어요?”라고 물으면 솔직히 후회는 없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런 마인드로 현 회사에 입사했고, 다행히 현재 회사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은 포지션으로 일을 하고 있다. 저자는 자신만의 브랜드, 평판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입사 4년차 쯤 스트레스를 엄청 받고 있을 때 직책자가 나에게 그런 말을 해준 적이 있었다. 평판 관리는 잘 하고 있으니, 한 발짝 더 나아가라고 말이다. 다행히 그 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고, 개인적으로도 뿌듯한 한 해로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요즘의 고민은 ‘성장’이다. 요즘 들어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그런데 자꾸만 다른 곳에서 그 이유를 찾으려고 했고, 거기서 또 스트레스를 받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정리되었던 부분은 결국 “나는 내가 직접 만들어가는 존재” 라는 사실이었다. 자꾸만 이런 저런 이유들로 남 탓을 하고 있었는데, 결국 진정한 문제에 집중하고 목표 설정을 하면 조금은 느리더라도 일단 시작하고 나아가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요즘 회사에서 역량 평가와 관련된 이슈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지식 기반의 서비스 회사에서 역량을 수치화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래서 ‘자격증 취득 유무’로 평가하겠다는 회사의 방침에 많은 사람들이 반발하고 있다. ‘활자화 된 증서’를 받는 것이 배움의 전부가 아니란 걸 알면서도 단순히 자격증의 소유 여부가 그리 중요한지는 모르겠다. 그래서 100% 자격증 유무로 평가를 하는 제도에 대해서는 나도 반대하는 바이다. 조금의 가산점으로서의 역할이라면 모를까.
치열한 교육 제도를 갖고 있는 대한민국 안에서 사실 제도와 권위를 거스른다는 것이 얼마나 쉽지 않은 일인지 안다. 그러나 학교는 단순히 지식만 배우는 공간이 아니라 사회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중요한 규범과 가치를 배우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어른들은 아이들이 학교라는 공간 안에서 자유롭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