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을 쓰기 시작하는 지금 이 순간에도, 이 책에 대한 내 생각이 긍정과 부정 양 끝을 향해 질주하며 손가락이 타자기 위에서 머뭇거리고 있다.
사람, 물건, 상황 등 모든 것에서 첫인상은 심리학적으로 중요하다. 이 책의 첫인상은 정말 강렬했다. 책의 제목과 서두에 나오는 ‘왜 일하는가’에 대한 강렬한 저자의 의도는 내 머릿속을 헤집어 놓았다.
한 페이지를 읽자마자 책을 덮었다. 난 왜 일을 하고, 무엇을 위해 일하는지 고민하기 시작했고, 지금이라도 뜨거운 열정을 따라가야 하는지, 현재를 포기하고 새로운 삶으로 도약해야 하는지까지, 먼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그만큼 첫인상이 강렬했다.
‘Why’
나는 어릴 때부터 항상 궁금해했다. 이해가 안 되면 기억하지 못했고, 의미가 없어도 기억하지 못했다. 가끔은 기억상실증이 있나 할 정도였다. 그렇게 기억력이 안 좋은 내가 암기를 중요시하는 우리나라 교육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Why’를 계속 찾는 과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공부를 잘한 건 아니다. 공부한 시간에 비해서는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의미를 탐구하는 과정은 굉장히 중요하다. 의미 없는 말과 의미 없는 행동은 타인에게도 자신에게도 공허함으로 돌아온다. 그랬던 내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기계적이고 수동적인 태도를 계속 만들어가고 있었고, 그래서 이 책은 내 머리를 한 대 강렬히 강타했다.
사회생활을 하는 대부분의 사람은 한 번씩 현타와 패배감이 쓰나미처럼 몰려온다. 그 순간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극복하지 못한 사람은 핑계만 만들며 끝없는 패배감의 수레바퀴에 빠져서 주변을 힘들게 한다. 하지만 그 순간에 대한 이유를 찾고, 미래를 꿈꾸는 사람은 힘듦 속에서 행복을 만든다. 고통이 있기 때문에 행복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나는 좀 더 많은 사람이 일을 하면서 사소한 일에도 기쁨을 느끼고, 감동하는 마음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표현하며 살아가기를 바란다. 그러한 감동에서 샘솟는 에너지를 양식으로 삼아 더욱 열심히 일하는 자세야말로 기나긴 인생을 강인하게 살아가는 가장 지혜로운 방법이라고 확신한다 – p94
나는 왜 일하는가? 솔직히 일이 신나는 사람이 있을까 싶다. 내가 강렬히 하고 싶었던 일도 아니다. 하지만 저자의 말처럼 일은 일 자체로 의미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어떤 일을 해도 모든 게 행복할 수 없다. 하지만 일 자체는 내가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에 따라 나에게 인정과 보람과 소소한 행복을 준다. 나는 사람과 소통하는 일을 한다. 때로는 정말 사람 때문에 지칠 때도 있지만, 생각해보면 그런 모든 순간이 나를 자라게 하는 원동력이 되며 지혜롭게 살아가게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항상 생각해야 한다. ‘Why’와 함께 살아가야 한다.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인 것을 잊으면 안 된다.
‘How’
이 책의 아쉬운 점은 ‘Why’를 던지고 ‘How’까지 던졌다는 점이다. 누군가는 How를 위해 이 책을 읽었을 것이다. 당연히 책의 전개와 성공을 위해서는 How를 던질 수밖에 없긴 하지만, 모든 자기계발서와 동일한 전개 방식이 조금 아쉬웠다.
저자는 왜 일하는지에 대한 깊은 고뇌를 보여주고, ‘하루하루를 뼈를 갈 만큼 최선을 다하고, 완벽이 될 때까지 고군분투하며, 아무리 힘들어도 잡초처럼 지속해 나간다면’이라는 답을 준다. 그러면 성공할 수 있다고.
왜 삼성에서 10년 동안 신입사원들에게 추천하는 책인지 이해가 된다. 이제 꿈을 만들어가는 풋풋한 사회 초년생들에게 무조건 열심히 일하면 성공한다는 메시지를 심음으로써 경영진이 원하는 직원으로 만들 수 있는 아주 훌륭한 책이다. 내가 경영자라도 신입사원들에게 무조건 읽게 할 것이다.
인생의 How는 스스로 만들어가야 한다. 길이 어둡기 때문에 성공한 사람들의 발자취를 엿볼 수는 있다. 하지만 누구도 자기계발서가 말하는 대로 똑같이 한다 해도 똑같은 결과를 만들 수는 없다.
저자가 말한, 일과 인생에 최선을 다한다는 말은 당연한 진리이다. 성공한 사람이 말을 하기 때문에 더욱 큰 의미로 다가오고 당분간은 열심히 살고 싶은 마음이 샘솟는다. 하지만 결국 꾸준히 만들어가는 자신의 길은 자기계발서의 How가 아니라 Why를 진지하게 생각할 때 만들 수 있다.
거창하게 말했지만 나라고 어떤 부와 권력의 성공을 위한 How는 없다. 하지만 어떻게 하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지에 대한 Why는 찾았고, 자본주의가 강요하는 끊임없는 부의 재순환을 위한 수단으로서의 How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 중이다.
한 번 사는 인생을 어떤 자세로 임해야 하는지, 왜 성공한 사람은 성공할 수밖에 없는지, 나에게는 성공이 어떤 기준인지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책이었다.
한 줄 평
질문이 부족한 모든 사람들에게 필요한 책
인상 깊은 문구
그렇다면 1만 명 중 9999명은 불행하고, 좋아하지도 않는 일을 억지로 하기 때문에 일의 능률이 떨어진다고 봐야 할까? 그렇지 않다. 오히려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분야에서 출발했지만, 그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이 크게 성공할 수 있다 – p88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기보다는, 우선 주어진 일을 좋아하려는 마음부터 갖길 바랍니다 – p90
나는 좀 더 많은 사람이 일을 하면서 사소한 일에도 기쁨을 느끼고, 감동하는 마음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표현하며 살아가기를 바란다. 그러한 감동에서 샘솟는 에너지를 양식으로 삼아 더욱 열심히 일하는 자세야말로 기나긴 인생을 강인하게 살아가는 가장 지혜로운 방법이라고 확신한다 – p94
이처럼 순간순간을 충실히 살면서 작은 산등성이를 하나씩 넘어가야 한다. 그 작은 성취감을 계속 쌓으며 말없이 나아가는 것이다. 이 방법이야말로 높고 큰 목표에 다다르기 위한, 가장 빠르고 확실한 길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 p168
교세라에서는 개발이 성공할 때까지 연구를 계속하기 때문에 실패로 끝나는 일이 없는 것이지요 – p1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