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그것은 우리에게 필요할까? 그렇다면 이유는 무엇일까. 이 물음에 대한 한 사람의 답변이 이 책에 있다.
이 저자는 말한다, 문학은 필요하다. 문학은 우리를 치유해주고, 고양시켜주는 인류 최대의 공학적 발명품 중 하나라고.
나는 어릴때부터 문학을 좋아하지 않았다. 아니, 이해하지 못하고 공감하지 못 했다. 시를 읽어도 글자를 읽는 느낌이었고, 그 글자 안에 숨겨진 의미를 느끼지 못 했다.
소설은 가끔 재밌는 것이 있었지만 길고 지루해 내가 소설을 직접 사서 읽은적은 거의 없었다. 수능에서도 언어영역은 내가 가장 못 하는 과목이었고, 그 중에서도 문학은 정말 어려웠고 재미도 없었다.
그런데, 그 학생은 시간이 지나 문학을 좋아하게 된것같다. 문학과 가까워 진것같다. 문학에 고마워진것 같다. 그리고 문학을 쓰고있기도 한다.
저자는 문학 작품에 숨겨진 25가지 발명품을 찾았다. 그래서 나도 문학이 내게 준 선물들을 돌이켜보았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몇년 전 내가 어떻게 이 책을 집어들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나는 내가 책을 찾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책이 내게 왔다고 생각한다. 책이 우연히 내게 왔고, 나는 그 우연을 놓치지 않아 인연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매우 적절한 시기에, 매우 적절한 의미를 내게 전해주었다. 몸의 일부가 떨어져 나간듯한 상실감, 모든 통로를 다 막고싶었던 우울감.
문득 그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뭐 때문에 이렇게 아플까, 사랑이란 감정은 무엇일까. 그러다가 알랭드 보통의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를 읽었다. 여전히 사랑을 모른다, 그런데 조금은 더 가까워진것 같았다. 공감을 받은것 같았다.
지나고보니 깨달았다, 나는 이 책으로부터 치유를 받았던 거였구나. 문학이었다.
“치료 주술사는 물약과 연고가 떨어질 수 있다. 신들은 홀연히 사라지거나 냉담해질 수 있다. 그렇지만 문학은 여전히 마음을 치유하고 영혼을 고양시킬 수 있다.”
-22p
당신 거기있어 줄래요?
나는 물리학도다. 시간 이란 개념에 호기심이 많다. 고등학교 3학년때는 이런 생각을 했다.
“너는 미래에서 왔다, 너가 그토록 원했기 때문에. 이제 너가 하고싶은 대로 하면 된다.” 이 문구를 메모장에 적고 하늘이 준 기회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후회없이 살았다. 그리고 그 해는 지나고보면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은 해가 되었다, 왜냐하면 다시 돌아가도 그렇게 열심히 잘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다시 돌아가고 싶은 해이기도 하다. 그 이유는 그 해는 아무런 걱정과 불안 없이 너무나도 편안하고 안정적이고 행복하고 희망찼기 때문이다. 돌아가고 싶지 않으면서 한 번 쯤은 다시 돌아가보고 싶은 그런 모순적인 해였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내가 이 시간 관련에 대해서 이런 생각을 한 거는 바로 이 책 때문이었던것 같다. 내 인생 최고의 소설 <당신 거기있어 줄래요?>다.
이 소설은 한 남자가 시간 여행을 하게 되면서 인생에 중요한것들을 바꾸는 내용이다. 거기에는 사랑, 우정, 인생이 있다.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다, 읽어보라. 내가 처음으로 소설을 읽으면서 눈물을 흘린 책이기도 하다. 나는 정말 눈물이 없는 편인데 말이다.
이 기욤 뮈소의 소설은 2년뒤 나에게 엄청난 선물을 가져다 주었다. 내 자신에게 물었던 것이다. “이 알약을 줄테니, 다시 한 번 해봐라 너의 선택이다”
나에게는 몇개의 알약이 남았는지 모른다, 하지만 알약을 써야할 일이 오지 않는게 제일 좋을것이다.
아무튼, 이 소설은 나에게 정말로 자랑스러운 내 인생의 한 편을 만들도록 해준 원천이 되었다.
지나고보니 깨달았다, 나는 이 책으로부터 용기를 얻었던 거였구나. 문학이었다.
문학을 싫어하던 소년, 시를 쓰다
나는 이제 시를 쓰고있다. 돌이켜보니 내가 시를 쓴건 내가 힘들어하던 시기였다. 나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나의 용기를 복돋아 주기 위해, 나를 공감하기 위해 시를 썼었나보다.
그것은 내게 큰 힘이 되었다.
나중에는 이 시가 내가 알랭드 보통과 기욤 뮈소에게 받았던 위로처럼, 다른 사람들에게도 위로가 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훗날, 미래 세대가 당신이 찾아낸 지혜를 듣게 될 때가 올것이다. 그러면 그 지혜를 배우러 당신이 정착한 섬에 찾아올 것이다.”
-667p
문학이 우리에게 필요한지는 모르겠지만 이건 하나 확실하다. 문학은 우리를 치유해준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