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 책을 접했을때 한국 최초 노벨 문학상 수상작이라는 기대감때문인 지 평소보다 더욱 집중하게 되었다.
그러나 인물, 배경 설명 없이 이야기가 전개되는 방식에 낯설게 다가왔다.
특히 5.18 광주민주화 운동이라는 역사적 배경을 모른다면
더욱 이해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년이 온다』의 글은 호흡이 짧고 단순했다.
단순함에서 묵직한 감정을 담아내기에 더 없이 적절했다.
짧은 문장을 통해 그들이 겪는 고통, 무기력함과 억압받는 현실을 더욱 생생하게 전달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짧은 호흡은 숨을 쉴 틈 없는 듯한 긴장감을 느끼게 하고
등장 인물들의 처참한 상황을 그대로 전달하는데 탁월했다.
개인적으로 책 속에서 “혼”이 중요한 상징으로 느껴졌다.
희생자들의 혼은 단순히 죽음을 맞은 존재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끝내 해결되지 못한 공통과 질문으로 남아 살아 있는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던지는 존재로 보였다.
그리고 작가는 이 혼들을 통해 과거와 현재, 인물들을 연결하고
잊지 말아야 할 역사의 진실과 살아있는 자들에게 책임을 상기시키는 요소라 생각이 든다.
『소년이 온다』는 오랜만에 깊게 몰입해서 읽은 소설이였다.
읽는 내내 등장인물의 감정이 느껴졌고 쓰여진 문장에 감탄을 했다.
이 느낌 살려서 5.18 배경을 한 영화 ‘화려한 휴가’를 다시 보며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