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아 철학 시리즈 마지막 책!
스토아 철학을 역사 전반에 널리 알린, 로마 제국의 황제였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일기를 책으로 펴낸 명상록. 황제가 철학자라는 수식을 얻은 사람은 역사상 많지 않다. 그것도 유럽 역사의 위대한 한 획을 그은 사람이 철학자였다는 것 자체로 의미가 크다.
하지만… 이 책은 말 그대로 일기였다. 책 전체가 어떤 흐름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 느낀 점들을 나열한 방식이다.
또한 똑같은 내용의 일기가 굉장히 많다. 삶은 유한하며 죽음은 누구에게나 언제든 온다는 점, 공동체를 위한 행동, 신과 관련된 이야기 등
일기이기 때문에 그 사람의 생각을 자주 적을 수밖에 없기에 이해는 된다. 개인적으로는 일기 원본보다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역사적 상황과 연관 지어서 일기를 풀이하는 방식이 더 읽기 좋지 않았을까 싶다. 읽기 어려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칭찬해 보겠다.
첫 번째. 당시 로마 제국의 황제는 세상을 다 가진 사람이었다. 누구나 상황과 조건에 압도될 수밖에 없으며 자기 자신의 정신을 냉철하게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이 누구인지, 자신의 철학은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고민했다. 이 책이 나왔던 배경도, 황제였기 때문에 매일 발생하는 수많은 상황 속에서 자기 자신을 유지해야만 했기 때문이지 않을까.
두 번째. 이 책은 1,900년 전의 만들어졌다.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들은 100년 전 사람들의 삶도 상상하기 어렵다. 100년 전이면 일제강점기이다. 그런데 이 책은 무려 1,900년 전이다. 그럼에도 책이 전하는 메시지는 강렬하다. 단순히 철학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명쾌하게 알려주며, 지금의 우리가 배울 점이 많다.
바꿔서 말하면 인간의 역사는 몇 천년 전이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오 나의 정신이여, 너는 네 자신을 학대하고 또 학대하고 있구나. 그것은 네 자신을 존귀하게 할 기회를 스스로 없애 버리는 것이다. 인생은 한 번 뿐이고, 너의 인생도 끝나가고 있다. 그런데도 너는 네 자신을 존중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이 너를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마치 너의 행복이 달려있다는 듯이 다른 사람들의 정신 속에서 너의 행복을 찾고 있구나 – p46
지금의 우리도 자신이 얼마나 소중하지 알아가는 과정보다는 남이 자신을 어떻게 보는지에 인생을 허비한다.
설령 네가 삼천 년, 아니 삼만 년을 살 수 있다고 할지라도, 지나가는 것은 오직 지금 살고 있는 삶이고, 너는 지나가는 삶 외에 어떤 다른 삶을 사는 것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너의 인생이 아무리 짧거나 아무리 길어도, 이것은 변함이 없다. 현재라는 시간은 누구에게나 같고, 지나간다는 것도 누구에게나 같다. 지나가는 것은 언제나 순간이다. 과거나 미래가 지금 네게서 지나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 소유하고 있지도 않은 것을 어떻게 뺏길 수 있겠는가 – p50
지금의 우리도 과거와 미래에 얽매여 현재의 소중함을 모르고 인생을 허비한다.
다른 사람들의 행동이 우리를 괴롭게 하고 화나게 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 행동들은 그 사람들의 이성의 영역에 속해 있고, 우리와는 상관이 없다. 우리를 괴롭게 하고 화나게 하는 것은 사람들의 그런 행동들에 대한 우리의 판단이다. 그러므로 다른 사람의 어떤 행동들이 우리를 화나게 하는 잘못된 행동이라고 결론을 내린 너의 판단을 폐기처분해서 갖다 버려라 – p220
지금의 우리도 어떤 상황에 직면했을 때 자신을 돌아보기보다는 타인과 상황을 핑계로 만들며 자신을 다듬고 사랑하지 못한다.
책의 구성은 아쉬웠지만,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스토아철학의 정신을 볼 수 있는 책이었다. 현재를 어떻게 사랑해야 하며, 나라는 존재는 어떻게 바라봐야 하며, 모든 문제의 본질은 무엇인지.
철학은 생물이다. 수학이 아니다. 시간과 장소와 사람에 따라서 같은 철학도 다르게 해석되고 받아들여진다. 중요한 것은 개념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내 삶에 받아들이는 것이다. 지금 내 인생도 엄청난 변화와 상황 속에 있다. 그리고 이 책 또한, 내 인생에서 현재 펼쳐지는 수많은 변수 속에서 나를 돌아보고 중심을 잡을 수 있게 도와줬다. 감사합니다
<감명 깊은 문구>
오 나의 정신이여, 너는 네 자신을 학대하고 또 학대하고 있구나. 그것은 네 자신을 존귀하게 할 기회를 스스로 없애 버리는 것이다. 인생은 한 번 뿐이고, 너의 인생도 끝나가고 있다. 그런데도 너는 네 자신을 존중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이 너를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마치 너의 행복이 달려있다는 듯이 다른 사람들의 정신 속에서 너의 행복을 찾고 있구나 – p46
설령 네가 삼천 년, 아니 삼만 년을 살 수 있다고 할지라도, 지나가는 것은 오직 지금 살고 있는 삶이고, 너는 지나가는 삶 외에 어떤 다른 삶을 사는 것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너의 인생이 아무리 짧거나 아무리 길어도, 이것은 변함이 없다. 현재라는 시간은 누구에게나 같고, 지나간다는 것도 누구에게나 같다. 지나가는 것은 언제나 순간이다. 과거나 미래가 지금 네게서 지나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 소유하고 있지도 않은 것을 어떻게 뺏길 수 있겠는가 – p50
불안은 언제나 너의 내면에 있는 생각이나 판단에서 생겨난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네 눈에 보이는 이 모든 것들은 한순간에 변하여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되리라는 것이다. 네 자신이 얼마나 많은 변화를 겪어 왔는지를 끊임없이 생각하라. 우주는 변화이고, 삶은 의견이다 – p70
나의 마음과 정신은 자신의 활동을 가로막는 것들을 도리어 그 활동을 촉진시키는 요소로 적절하게 바꾸어 놓음으로써, 그 활동을 저해했던 것들이 도리어 돕는 것들이 되고, 나의 길을 막고 있던 것들이 도리어 나의 길을 활짝 열어주는 것들이 된다 – p100
하지만 진정한 행운은 네 자신이 정하는 것이다 – p107
어떤 외적인 일로 네가 고통을 받는다면, 네게 고통을 주는 것은 그 외적인 일 때문이 아니라 그 일에 대한 네 자신의 판단 때문이기 때문에, 너는 즉시 그 판단을 멈춤으로써 고통을 없앨 수 있다. 네 자신의 생각이 네게 고통을 가져다주는 원인이라면, 너는 얼마든지 그 생각을 바꿀 수 있고, 네가 그렇게 하는 것을 막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 – p166
다른 사람들의 행동이 우리를 괴롭게 하고 화나게 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 행동들은 그 사람들의 이성의 영역에 속해 있고, 우리와는 상관이 없다. 우리를 괴롭게 하고 화나게 하는 것은 사람들의 그런 행동들에 대한 우리의 판단이다. 그러므로 다른 사람의 어떤 행동들이 우리를 화나게 하는 잘못된 행동이라고 결론을 내린 너의 판단을 폐기처분해서 갖다 버려라 – p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