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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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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이 책을 읽었던 약 7시간을 무척 아깝게 느끼는 것을 밝힌다. STEW 독서소모임 지정도서로 이 책을 펼쳤지만, 이 책을 덮은 지금도 내가 왜 이 책을 읽어야 했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나는 내 귀한 7시간을 잃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나는 이 7시간 동안 뭔가 얻어야만 했다. 이게 내 독서 방식이고, 내 시간을 귀하게 여기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7시간 동안 이 책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읽었다. 하지만, 도대체 이 글을 왜 썼는지 하물며 왜 이 책이 4판 15쇄까지 찍혔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겠다.

분명한 것은, 내 서평을 읽으면 내가 왜 이 책에 별점 0점을 줬는지 이해할 수 있을 거란 거다.

독서 방법론

지금껏 내 블로그에 200개 가까운 서평을 썼다. 이 과정에서 나는 내가 추구하는 독서, 독서 방법론에 관해 논할 자격을 갖췄다고 생각한다. 또한, 독서에 관한 취향이 생겼다고 생각한다.

내 관점에서 이 책은 책이 아니다. 내게 책이란 어떤 정보를 전달해야만 한다. 또한 그 정보는 내가 원하는 것이어야 하고, 내 삶과 닿아야 한다. 정보 전달, 내가 원하는 정보, 내 삶과 닿아야 하는 등 이 3가지 관점 중 이 책은 그 무엇도 갖추지 못했다.

첫 번째, 정보다. 나는 이 책에서 어떤 정보도 얻지 못했다. 주인공이 각자 사랑을 나누는 과정이 정보라면, 내가 생각하는 정보와 개념이 다르다. 주인공이 겪는 사상 전쟁에서의 갈등이 정보라면, 글쎄. 이는 내가 생각하는 책의 관점 중 두 번째에 해당하겠다. 현재로서는 관심이 없다.

2개 정보 외 다른 것이 숨어있다면, 내 문해력이 부족한 탓이겠다. 내 문해력을 탓하면 된다. 나는 내 문해력을 탓하는 만큼 작가의 필력을 탓하겠다.

두 번째, 내가 원하는 정보다. 이 책은 공산주의 사상 전쟁이 나오는 시대로 내 시대와 거리가 멀다. 이는 내 세 번째 개념과도 일치하는데, 내 삶과 닿지 않는다. 더불어 내가 원하는 정보도 아니다.

주인공의 방탕한 삶은 그다지 내 눈에 담고 싶지 않았다. 여자 200명과 잤으며, 매일 저녁 머리카락에 스며든 다른 여자 성기 냄새를 부인이 맡게 한다는 것 자체는 도저히 내 머리로 이해가 되지 않았다. 뭐라 평하고 싶지도 않고, 그저 내 삶에 1cm도 들어오지 않았으면 하는 인물이다.

세 번째, 내 삶과 닿아야 하는 것. 체코 전쟁, 주인공 4명의 사랑 이야기 등에서 내 삶에 뭘 엮어야 할지 모르겠다. 작가는 독자에게 뭘 원했을까?

내 독서 관점 중 가장 큰 것은 정보 전달이다. 나는 이 책에서 어떤 정보도 얻지 못했고, 때문에 이 책은 내게 책이 아니다.

타인에 관한 관심

나는 이 책을 책이라 생각지 않는다. 때문에 별점을 0개 부여한다.

하지만, 책이 아닌 어떤 글이라 생각하며 조금은 느낀 것을 말해보겠다. 타인에 관한 내 관심이다.

나는 술자리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굳이 듣고 싶지 않은 타인의 필터 없는 말을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술기운을 빌어 누군가에게 마음을 표현하거나, 속마음을 전달하는 것을 무척 싫어한다. 다음날 기억이 나지 않는다 말하거나, 술 취해서 그랬다며 방패를 만드는 굉장히 무책임하고 비겁한 행동이라 생각한다.

때문에 술자리를 이런 방법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은 내 삶에서 추방한다.

또한, 내 시간을 안주 삼는 것을 혐오한다. 그저 넋두리를 늘어놓는 거라면 나를 찾지 않길 바란다. 나는 타인의 넋두리를 듣고 싶지 않다. 여기서 말하는 타인이란 내가 내 인생에서 꼭 필요하다 생각하는 내 사람을 제외한 모두다.

나는 많은 이와 어울리지만, 내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은 생각보다 빠듯하다. 이는 그들이 덜 중요해서기 보다는, 더 중요한 사람이 있기 때문이라 말하고 싶다. 나는 지키고 싶은 사람이 명확하고, 내 능력이 미천하기에 그 범위를 한정한다.

늘 부족함을 느끼고, 시간에 허덕이는 내게 하찮은 넋두리 따위로 내 시간을 안주 삼는 것을 혐오한다. 안타깝지만, 이런 사람은 내 삶에서 영원히 추방하는 편이다.

나는 철저히 내게 중요한 사람과 중요한 것 그리고 나를 지키기 위해 타인이 들어올 수 있는 내 범위를 한정한다. 그 범위에 있는 타인에게만 한정된 관심을 둔다. 다시 말하지만, 내게는 더 중요한 사람과 중요한 것 그리고 내가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아니 이 글은. 내게 넋두리를 늘어놨고, 나를 술안주 삼았다. 때문에 나는 이 글을 혐오한다.

내가 학창 시절 공부를 못했던 이유

난 좋은 대학을 나오지 못했다. 내가 공부를 좋아한다고 느낀 적은 드물었고, 딱히 내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해보지 않았다. 그게 내가 어떤 것을 얻지 못하는 이유로 충분한데 말이다.

이 글을 읽으며 내가 왜 학창 시절 공부를 못 했는지, 아니 안 했는지 느꼈다. 나는 이런 게 재미가 없다. 또한, 나는 재미가 없으면 하고 싶지 않다. 난 학창 시절에 내가 재미있는 것을 찾지 못했고, 따라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이 글은 나를 학창 시절로 돌려놨다. 매일 아침, 이 글을 읽으며 시간이 아까웠다. 그저 그 생각뿐이었다. 어떤 등장인물의 불륜 이야기를 내가 왜 쳐다보고 있어야 하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그 불륜 대상을 사랑한다며, 잡아두는 인물은 더 한심했다.

이런 한심스러운 삶을 아침마다 읽는 것은 굉장한 곤욕이었다. 내가 운영하는 모임에서 정한 지정도서이기에 억지로 읽긴 했다만, 아마 학창 시절 과제였다면 포기했을 것이다.

내가 이런 류 이야기를 혐오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 수확일까?

마무리

이 책이 많이 읽힌다는 사실을 들었다. 영화화가 되기도 했고, 우리 모임에서 이 책을 좋아하는 멤버들이 있는 것도 확인했다. 작가도 유명하다.

책을 다 읽고 그동안의 7시간이 아까워 유튜브에서 책 해설을 찾아 틀었다. 1분 정도 보다가 껐다. 이 책이 이해되버릴까 두려워서다. 7시간을 할애해 읽어도 전혀 이해하지 못한 내용을 고작 10분 영상으로 이해한다면, 내 문해력에 자괴감이 들 것 같았다.

책 속 주인공 4명이 각자 인생을 살았듯, 나도 내 인생을 살련다. 내 인생에 한동안 이런 류 글이 들어올 자리는 없다. 언젠가 이런 글을 읽으며 음미하는 날이 올지는 모르겠다. 다만, 지금은 어림없다.

다음 주 STEW 독서소모임에서 부디 내가 어떤 깨달음을 얻기를 바랄 뿐이다.

한줄평 ☆☆☆☆☆

3류 아침 막장 불륜 드라마.

인상 깊은 문구

  • 영원한 회귀가 주장하는 바는, 인생이란 한번 사라지면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기 때문에 한낱 그림자 같은 것이고, 그래서 산다는 것에는 아무런 무게도 없고 우리는 처음부터 죽은 것과 다름없어서, 삶이 아무리 잔혹하고 아름답고 혹은 찬란하다 할지라도 그 잔혹함과 아름다움과 찬란함조차도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 사람이 무엇을 희구해야만 하는가를 안다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사람은 한 번밖에 살지 못하고 전생과 현생을 비교할 수도 없으며 현생과 비교하여 후생을 바로잡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
  • 토마시를 테레자에게 데려가기 위해 여섯 우연이 연속적으로 존재해야만 했고, 그것이 없었다면 그는 테레자에게까지 이르지 못했을 것이다.
  • 인간은 신체의 모든 부분에 이름을 붙이고 난 후부터 육체에 덜 불안해했다. 또한 이제는 영혼이란 뇌의 피질부 활동에 불과하다는 것도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 독학자와 학교에 다닌 사람의 차이 점은 지식 폭이 아니라 생명력과 자신에 대한 신뢰감의 정도 차이다.
  • 앞은 파악할 수 없는 거짓이었고, 뒤는 이해할 수 없는 진리였지.
  • 그들이 만난 직후 처음 호감을 드러낸 사람은 그가 아니라 그녀였다. 그는 미남이며 학계에서도 출세가도의 정상에 서 있어서 심지어 전문 학자들 사이의 논쟁에서 그가 보여 주었던 고차원 지식과 자기주장은 동료들에게 경외의 대상이기도 했다. 그런데 여자친구가 그를 떠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왜 매일 되풀이 해야만 할까?
  • 그녀의 드라마는 무거움의 드라마가 아니라 가벼움의 드라마였다. 그녀를 짓눌렀던 것은 짐이 아니라 존재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었다.
  • 100만 분의 1의 상이성이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대목은 오로지 섹스에서뿐이다. 왜냐하면 섹스란 공개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정복해야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1. 블루칼라 가정에서 자란 CEO는 직원에게 인색하다(p.26 ~ 27)

  • 우리나라 기업 면접 시 이제 ‘느그 아버지 뭐하시노?’를 물으면 최대 500만원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이번 HBR 아티클은 위험하면서도 흥미로운데요. CEO 성향을 블루칼라 집안인지 아닌지로 평가하는 것에 관해 이야기 나눠봅시다.
  • 이런 류 연구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이야기 나눠봅시다.

“화이트칼라 가정에서 자라는 건 블루칼라 가정에서 자라는 것과 매우 다릅니다. 블루칼라 부모는 저임금의, 불안정한 일자리에서, 별다른 복지혜택 없이, 비정기적으로, 고된 육체노동을 합니다.”

“회사의 CEO가 블루칼라 출신에서 화이트칼라 출신으로 바뀌면 노동정책이 개선됐습니다.”

2. 미래에서 배우기…불확실성이 큰 시기에 탄탄한 전략을 세우는 방법(p.37 ~ 51)

  • 퓨저스전략그룹의 철학을 자신의 커리어에 매칭해봅시다. 자신의 커리어 20년 뒤를 봤을 때 가능한 먼 미래 16개, 그 중 가장 그럴듯하면서도, 되도록 서로 다른 것 5개를 골라 나눠봅시다.
  • 미래에 관한 생각은 현재 행동을 취하는 데 꼭 필요한 요소라고 합니다. 현재 커리어를 만들기 위해 과거에 의도적으로 취한 행동이 있는지, 현재 미래에 관한 생각으로 인해 취하는 행동이 있는지 나눠봅시다.

“FSG(퓨처스전략그룹)에 따르면, 불확실성 때문에 미래를 ‘예측’할 수는 없더라도 ‘예상’은 해야 한다.”

“해안경비대는 FSU와 협력해 미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네 가지 변화 요인을 파악했다. 즉 (1)연방정부의 역할, (2)미국 경제의 강점, (3)미국 사회에 대한 위협의 심각성, (4)해양 서비스에 대한 수요 등이다. 경비대·FSG 팀은 이를 탐구하고 20여 년 뒤를 내다보면서, 해안경비대가 활동해야 할 수도 있는 16개의 가능한 ‘먼 미래 세계’ 시나리오를 고안했다. 해안경비대 리더들은 이 중 그럴듯하면서도, 되도록 서로 다르고, 경비대가 실제로 직면할 수 있는 환경에 속하는 다섯 개를 골랐다.”

“각 미래 세계에는 그 본질을 포착할 수 잇는 이름을 붙였다.

▲점진적 침몰 시나리오는 미국 경제가 심각한 환경 악화 속에서 어려움을 겪는 미래를 묘사했다.

▲팍스 아메리카나에서는 미국이 정치적 불안정과 경제적 재앙으로 갈라진 세계를 겸허히 받아들여야 했다.

▲플래닛 엔터프라이즈는 거대한 초국가적 기업이 지배하는 세상이다.

▲판아메리칸 하이웨이는 달러와 유로를 중심으로 한 지역경제 블록이 특징이다.

▲발칸화된 미국은 테러리즘이 무서운 빈도로 점점 더 미국과 가까운 곳에서 일어나는 분열된 세계에 대해 사전 경고한다.”

“인간은 시간이 직선으로 흐른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즉 시간은 과거에서 현재, 미래로 이동하며, 각 시간 프레임은 서로 연결되지 않은 별개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어제를 기억하고, 오늘을 경험하고, 내일을 기대한다. 그러나 최고의 시나리오 플래닝은 시간이 직선적이지 않다는 개념을 받아들인다. 롱 뷰와 에버그린이 그랬다. 이들 프로그램은 현재 트렌드를 점검하고, 미래로 몇 년을 뛰어넘고, 그 원동력이 만들어낸 실현 가능한 세계를 묘사했다. 그런 세계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이야기를 개발하기 위해 시간을 거슬러 작업하고, 탄탄한 전략을 개발하기 위해 다시 한 번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작업했다. 이 모델에서 시간은 현재와 미래 사이에서 끊임없이 진화하는 피드백 사이클로서 순환한다. 한마디로, 원처럼 둥글게 이어진 루프다.”

3. 새 직장이 맘에 안 들 때, 손절하고 떠나야 할까?(p.152 ~ 158)

  • 본문 주인공 미아 리치는 더 나은 연봉을 받으며 이직했습니다. 하지만 기대와 다른 대우에 이른 퇴사를 고민하는데요.
  • 퇴사 경험을 떠올리며, 퇴사 시 고려해야 할 사항과 미아 리치가 퇴사를 해야 할지 버텨야할지 등에 관해 나눠봅시다.

2009년부터 쓴 서평이 어느새 190개가 됐다. 계획대로라면, 올해 200번째 서평을 달성한다. 그리고 그 중 2회 독은 딱 한 권이 있었다.

한국의 기획자들은 내가 2010년 대학생 때 읽고, 2016년에 다시 읽은 책이다. 같은 책을 두 번 읽고, 서평을 쓴 것은 이게 유일하다.

6년 만에 읽은 이 책은 다 읽고 나서야 읽었던 책임을 깨달았다. 그만큼 읽은 내용을 많이 잊고, 그만큼 새롭게 읽는다는 뜻이다. 그리고 사피엔스는 두 번째로 2회 독을 마친 책이다.

2회독, 변한 건 나다.

STEW 독서소모임에서 이 책이 결정되고 살짝 실망했다. 이미 읽은 책이기 때문이다. 더 많은 정보를 읽고, 배우기 위해 나는 늘 새로움을 찾았다. 때문에 이미 읽은 책은 내게 흥미 없는 종이였다.

어쨌든 사피엔스를 다시 펼쳤지만, 1회 독처럼 역시나 속도가 나지 않아 짜증도 났다. 할 일도 많고, 배울 것도 많은데 같은 내용을 다시 읽고 있자니 한편으로는 시간이 아깝기도 했다.

사피엔스는 2017년에 전자책으로 읽었다. 3년 만에 다시 전자책을 열자 몇몇 밑줄이 눈에 들어왔다. 처음엔 그 밑줄이 얼마나 신경 쓰이던지, 내가 읽었던 발자취를 따라가는 게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루에 30분씩, 그렇게 며칠 읽었을까? 세상에, 내가 이 책을 읽었었다고?

밑줄을 의식해서인지, 아는 내용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왜 이 부분에 밑줄을 쳤는지, 또 다른 부분은 왜 밑줄을 치지 않았는지 의아했다.

STEW 독서소모임의 장점으로 ‘같은 책을 읽고, 다른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점’을 꼽는데, 3년 전의 나는 마치 다른 사람 같았다. 밑줄 친 분량 자체도 달랐는데, 3년 전에는 81개 밑줄을 친 반면, 이번에는 280개 밑줄을 쳤다. 3배가 넘는 곳에서 배웠으니 3년 전에 제대로 읽은 건가 싶었다. 분명 그때도 정독했는데 말이다.

글을 시작하며, 서평 190개를 자랑스럽게 적었는데 190권 중 과연 얼마나 소화했을까 싶다. 190권을 다시 읽어서, 190권 모두 새로움을 느낀다면 앞으로 책을 안 사도 되는 건가 싶기도 하다.

한편으로는 그동안 변한 내가 다행스럽기도 하다. 똑같은 책을 읽고, 똑같은 생각을 한다면. 그래, 그게 더 한심스러울 것 같다.

이 정도 깊이 책을 2회독 하는 건 꽤 괜찮은 경험이었다. 다시 3년 뒤 이 책을 읽으며 그간 내 변화를 확인해보는 것도 좋은 도구가 될 것 같다는 생각도 해본다.

그런데, 정독을 2회 하고 나니 책값이 정말 아깝지 않다.

무지를 인정하는 것

책은 크게 4파트로 나뉜다. ▲인지혁명 ▲농업혁명 ▲인류의 통합 ▲과학혁명 등이다. 사피엔스는 인지혁명이 워낙 임팩트가 커서 인지혁명으로 많이 요약된다. 나 역시 1회 독 때는 인지혁명과 농업혁명을 재밌게 읽었다.

그런데, 2회 독에는 과학혁명이 무척 흥미로웠다. 특히, 최근 관심을 두는 ‘자본주의’를 재밌게 봤는데 이는 뒤에 다시 이야기하겠다.

아무튼 사피엔스가 무지를 인정하고, 끊임없이 성장해왔다는 것에 스스로를 되돌아봤고, 적절한 시기마다 과학의 힘이 성장을 증폭했다는 점이 놀라웠다.

무지를 인정하고 성장한 점에서는 내 커리어가 떠올랐다. 3년 전 나는 꽤 무거운 도전을 했다. 내가 독립할 수 있을지, 내가 비즈니스 사회에서 의미 있는 사람으로 홀로 설 수 있는지. 즉, 나는 ‘답을 얻을 수 없는 질문’을 했고, 싸웠다.

답을 얻을 수 없는 질문을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지 않으면 우리는 인류 역사의 6만 ~ 7만 년을 “그 시기에 살았던 인류는 중요한 일이라고는 전혀 하지 않았다”는 핑계로 일축하고 싶어질 수 있다.

현재 내 캐릭터를 만든 것은 3~4년 전이다. 그때 배움으로 현재 모습이 됐고, 꽤 괜찮은 커리어를 만들고 있다. 이렇게 정리하니, 다시 무지를 인정하고 성장을 위해 몸을 던질 시기가 곧 올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무지를 인정하려면, 무지해져야 한다. 때문에 나는 계속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도전을 하며 스스로를 무지의 늪으로 던진다. 새로운 사람을 보며 자극받고, 새로운 도전 앞에서 작아진다. 그렇게 늘 불편함으로 나를 몰며, 성장을 향해 걸어왔다.

진보는 우리가 스스로의 무지를 인정하고 연구에 자원을 투자한다면 나아질 수 있다는 인식을 기반으로 한다. 이 아이디어는 곧 경제용어로 번역되었다. 진보를 믿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지리적 발견, 기술적 발명, 조직의 발전이 인간의 생산, 무역, 부의 총량을 늘릴 수 있다고 믿는다.

때문에 스스로 ‘꽤 괜찮은 커리어를 만들고 있다’는 나태한 발언을 하는 지금, 사피엔스는 적절한 도서였다. 지금보다 무지했던 시기를 떠올리게 됐고, 지금 얻게 된 많은 것을 가지지 못했던 시기를 떠올리게 됐다.

성장을 위해 무지를 인정해야 한다면, 지금이 꽤 적절한 시기다.

사피엔스 성장 동력, ‘자본주의’

최근 내 관심사 중 하나는 ‘돈’이다. 내 자산을 분배하고, 투자하는 등 돈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큰 자산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꾸준히 관심을 둬야 하는 것에 공감했다.

STEW에서 투자소모임을 만들어 공부하고 있다. 이제 어떤 사건을 보면, 자본주의를 떠올린다. 그런데, 이는 역사적으로 중요했다.

인류의 경제는 근현대 기간 내내 어찌해서든지 계속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해왔는데, 이것은 오로지 과학자들이 몇 년마다 한 번씩 새로운 발견이나 장치를 들고 나온 덕분이었다. 예를 들면 아메리카 대륙, 내연기관, 유전자 복제 양 같은 것을. 은행과 정부는 돈을 찍어내지만 궁극적으로 그 비용을 부담하는 것은 과학자들이다.

사피엔스 역사에 자본주의를 빼놓을 수 없다. 농업혁명으로 밀과 함께 정착하면서부터 인류는 자본을 만들기 시작했다. 내일 걱정을 하지 않던 인류가 내일을 걱정하게 됐다는 것에서 자본의 함정에 빠졌지만, 그때로 돌아갈 수 없으니 이를 이용하는 방법 뿐이다. 난 산으로 들어가긴 싫거든.

자본주의를 깨닫고 나니, 지난 30여 년 간 어째서 늘 곁에 있던 이것을 몰랐을까 싶다. 심지어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도 만 9년을 향해 가는데, 너무 늦었다 싶기도 하다.

18세기 내내 노예무역 투자에 대한 연간 수익률은 약 6퍼센트였다. 현대의 컨설턴트라면 누구나 재깍 인정할 만한 엄청난 돈벌이였다. 이것은 자유시장 자본주의의 옥에 티다. 자유시장 자본주의는 이윤이 공정한 방식으로 얻어지거나 공정한 방식으로 분배되도록 보장하지 못한다.

하지만 이제라도 깨달아야 한다. 어쨌든 사피엔스 역사는 돈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고, 미래도 그럴 것이다. 그렇게 우리가 더 행복한 방향으로 왔냐는 질문에 그렇다 답할 수 없는 게 슬프긴 하지만, 역사를 바꿀 수 없으니 미래를 만드는 것을 택해야겠다.

마무리

책을 읽는 내내 유발 하라리는 나를 무수히 많은 역사 속으로 데려갔다. 그리곤 내게 묻는다. 뭘 원하냐고. 아니, 뭘 원하고 싶냐고.

우리는 머지않아 스스로의 욕망 자체도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아마도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진정한 질문은 “우리는 어떤 존재가 되고 싶은가?”가 아니라 “우리는 무엇을 원하고 싶은가?”일 것이다. 이 질문이 섬뜩하게 느껴지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아마 이 문제를 깊이 고민해보지 않은 사람일 것이다.

3년 전 그 물음에 ‘내 이야기’를 만들겠다 답했다. 3년이 지난 지금 ‘내 이야기’를 만들었냐고 물으면, 만들고 있다고 답하겠다.

이제 무엇을 원하고 싶은지, 무엇을 원하는지에 더해서 ‘무엇을 원했는지’를 물을 차례다. 원했던 것을 얻었냐 묻는다면, ‘글쎄’라고 답해야겠다.

이제 나는 나에 관한 무지를 인정할 수 있다. 원했던 것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고, 원했던 것을 얻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덕분에 나는 나를 몰랐다 인정할 수 있다.

사피엔스는 무지를 인정하고, 끊임없이 성장했다. 이제 나는 다시 성장할 자격을 갖췄다.

3년 뒤 내게 다시 묻고 싶다. 무엇을 원했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3년 뒤에도 무지를 인정할 수 있으면 좋겠다.

한줄평 ★★★★☆

사피엔스의 성장 동력은 ‘자본주의’다.

아등바등 살다가 문득 ‘이게 다 뭔 소용일까’ 싶을 때가 있다. 그런 생각이 들면 번아웃이 오고, 손에 쥔 많은 것을 놓아버리게 된다. 다시 주워 담을 것을 알면서도, 힘없이 누워있던 시간에 후회할 것을 알면서도, 당시 무기력함은 이겨내기 쉽지 않다.

한 인간이 견뎌낼 수 있는 우울함엔 한계가 있거늘, 최근 내 상황은 우울함의 연속이었다. 내 욕심에서 비롯된 갈망, 그것을 위한 노력이기에 욕심에 의문이 들기 시작하면, 무기력의 속도는 겉잡을 수 없다.

그리고 내가 사는 공간을 하찮게 만들고, 내가 사는 시간을 하찮게 만들어버린. 이 모든 것을 ‘지리’로서 풀어낸 이 책을 읽었다. 우울함이 밀려온다.

시야.

나는 서울에서 태어나 유년기를 보냈고, 청소년기를 김포에서 보냈다. 성인이 돼 다시 서울로 돌아왔고, 지금의 캐릭터로 살고 있다. 거듭 말하지만, 나는 내가 살아온 시간 중 지금이 가장 좋다.

‘지금이 가장 좋다’는 가볍게 생각하면, 참 행복한 말이다. 하지만 이 명제는 쉽게 무너질 수 있는데, 우울한 일이 생기거나, 안 좋은 일을 겪게 되면 굉장히 쉽게 무너진다. ‘지금이 가장 좋기’ 때문이다.

내 시야는 늘 미래를 향했다. 과거가 마음에 들지 않았고, 현재를 살아내면 금세 과거가 되기에 나는 늘 미래를 향해야 했다. 때문에 과거를 붙잡지 않아야 했고, 미래는 늘 더 나아야만 했다. 이게 내가 과거를 잊는 방법이었고, 지금이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

보이는 것 중 최적의 선택을 하고, 선택지를 더 넓히고, 이 주기를 빠르게 하는 것이 성장이라 생각했다. 때문에 나는 날 막는 것을 떨쳐냈고, 이 과정이 내 시야를 넓히는 거라 생각했다. 그렇게 나는 조금씩 시야를 넓혔고, 이 과정에서 나를 믿어야만 했다.

하지만, 최적은 끝이 없었다. 늘 공부해도, 공부할 것은 끊이지 않았다. 열심히 공부한 자에게 주어지는 것은 그다음 공부할 것이었다. 이 뫼비우스의 띠 속에서 종종 즐겁기도 했지만, 어떤 특이점이 오는 순간 와르르 무너졌다.

세상의 중심인양 생각하고 판단했지만, 그저 작은 나라, 작은 도시에 사는 한 생명체임을 깨달았을 땐, 무기력해졌다. 무기력증이 <지리의 힘>을 읽던 요즘에 온 것은 우연일까 싶기도 하다. 내가 익힌 지식과 판단하는 알고리즘은 과연 지구의 역사, 인류의 역사 속에서 어떤 비중을 차지할 수 있을지. 거대한 이야기 앞에서 나는 한 없이 작아졌다.

양껏 넓히던 시야가. 깜깜해졌다.

미국

일단, 미국 얘기를 해보자.

최근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등을 읽으며 미국이 만든 거대한 금융 앞에서 막막함을 읽었다. 그동안 외면했던 이야기들, 그저 조금이라도 빨리 직시하는 게 답일지 모르는 이 거대한 이야기 앞에서 미국이란 거대함을 느꼈다.

그리고 지리. 가끔 온라인에서 미국을 두고 ‘밸런스 안 맞는다’ 등의 이야기를 하곤 하는데, 나는 미국이 지리마저 축복받은 지 이제야 알았다.

미국은 특히 다른 어느 곳보다 기후와 <지리의 축복>을 많이 받은 나라라고 할 수 있다.

생각해보면 나는 여행을 즐기지도 않고, 그다지 여러 곳을 다니지도 않는다. 그제야 내가 지리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는 걸 깨달았다. 맞다, 나는 5분 거리 마트도 내비게이션 찍고 운전했었지.

미국이 가진 힘과 영향력은 책 전체에 걸쳐 나온다. 비단, 미국 파트 뿐만 아니라 모든 파트에 나오는 국가 중 한다. 가히 사기라고 할 수 있다. 그중 인상 깊었던 부분 하나를 꼽으라면 <위대한 백색 함대>를 꼽고 싶다.

1907년 12월에 대서양 부대의 전함 16척이 미국에서 출발했다. 해군의 평상시 제복 색깔인 흰색으로 선체 전부를 칠해서 <위대한 백색 함대>라고도 불렸던 이들의 항해는 하나의 강렬한 외교적 시그널이었다. 백색 함대는 수개월에 걸쳐 브라질, 칠레, 멕시코, 뉴질랜드, 오스트레일리아, 필리핀, 일본, 중국, 이탈리아, 그리고 이집트까지 망라한 전 세계 20여 항구를 방문했다. 이는 곧 미국의 대서양 함대가 궁극적으로 태평양까지 나설 수 있다는 의미였다. 하드파워와 소프트파워가 혼재된 이 항해는 군사 용어로 일종의 세력 투사 전 단계라 할 만한 것이었지만 전 세계 모든 강대국으로부터 주목을 받았으니 결국은 세력 투사인 셈이었다.

판타지 소설에서도 이 정도면 너무 갔다고 할 지경이다. 미국의 시대를 살며, 이 세계관 최강자 미국에 어쩜 이리 관심을 두지 않았나 싶었다.

역시, 영어 공부 열심히 해야겠다.

중국

판타지 소설로 치면, 중국은 1위 미국에 대항하는 악당이 되겠다. 우리나라가 미국 동맹국이어서 그렇게 느낄지도 모르지만, 글쎄 이야기를 들어보면 마냥 그렇지도 않다.

현재 중국 전역에서는 이런저런 연유로 매일 5백여 건의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대부분은 평화적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대량 실업이나 대규모 기아 사태라도 발생한다면 그 횟수나 규모 역시 폭발적으로 늘 것이다.

부끄럽게도 나는 여전히 중국이란 나라를 저평가하고 있었다. 얼마나 눈을 감고 살았던 걸까?

중국이 세계 전역을 이렇게도 들쑤시고 다니는지, 2016년에 한국어로 출판된 이 책을 보고서야 알았다.

중국은 케냐에도 항구를 건설하고 있다. 그리고 앙골라에는 철도를, 에티오피아에는 수력 발전용 댐도 건설하고 있다. 이렇듯 중국은 광물과 귀금속 확보를 위해 아프리카 전역을 샅샅이 훑고 있는 중이다.

IT 기자시절 더 이상 미국은 IT 약소국이 아니다. 한국은 더 이상 IT 강국이 아니다 등의 이야기를 많이 접했다. 하지만 경제, 국방력 등 전 분야에 걸쳐 이 정도로 중국이 강력한지는 몰랐다.

분석가들이 지난 10년에 대해 쓴 것을 보면 대다수가 21세기 중반에 이르면 중국이 미국을 따라잡을 것이며 세계의 최강대국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1장에서 부분적으로나마 살펴본 이유로 인해 나는 그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 적어도 1세기는 걸릴 거라고 본다.

미국 동맹국이면서, 중국에 관한 인사를 멈출 수 없는. 우리로서는 어쩌면 이게 현재로선 최선이거란 생각에 심히 씁쓸한 마음이다.

러시아

소련 시절 러시아에 관한 기억이 거의 없기에, 러시아는 그저 ‘불곰국’, ‘푸틴’ 등 키워드로 인식했다. 그저 건드려서 좋을 것 없는 성격 있는 나라로만 알고 있었다.

그런데, 러시아는 대단했다.

발트 해 3국에 대한 나토의 입장은 분명하다. 이 나라들이 동맹국으로 있는 한 러시아의 어떠한 무력 공격에도 나토의 창립헌장 5조가 발동된다. 5조는 다음과 같이 명시하고 있다.

“유럽 혹은 북미의 하나 혹은 그 이상의 나토 회원국에 대한 무력 공격은 모든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

학창 시절 한 번쯤 외웠던 단어들이다. 나토, 북대서양 조약기구 따위 말이다. 이런 기구들은 러시아라는 악당에 대항하기 위한 착한 국가들의 모임인 줄만 알았다. 원래 악당이 더 세지 않나?

러시아에게 세바스토폴은 단 하나밖에 없는 진정한 부동항이다. 그렇지만 흑해를 나서서 지중해로 진출하려면 1936년 몽트뢰 협정으로 보스포루스 해협의 관리를 위임받은 나토 회원국 터키의 간섭을 받을 수밖에 없다. 러시아 군함들은 그 해협을 항해할 수는 있지만 제한된 인원만이 가능하며 분쟁 시에는 이마저도 허용되지 않는다. 혹시 러시아 군함이 보스포루스를 통과했다 하더라도 지중해에 도달하려면 에게 해도 건너야 한다. 마찬가지로 대서양에 도달하려면 지브롤터 해협을 통과해야 한다거나 인도양으로 나가려면 수에즈 운하로 내려가는 것까지 허락받아야 하는 규정이 여전히 유효하다.

이쯤 되면 참 자연이 신비롭단 생각이 든다. 현대 문명이 참 놀랍다는 생각도 들고 말이다. 이렇게 얽힌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어찌 선진국 반열에 올랐나 싶고 말이다.

현 단계에서 핵무기는 제쳐 두고 러시아가 보유한 가장 강력한 무기라면 육군이나 공군이 아니라 바로 <가스와 석유>다. 세계 최대 천연 가스 공급 국가인 미국에 이어 제2의 천연가스 생산국인 러시아는 당연히 이를 국익 증진을 위한 권력으로 사용하고 있다. 러시아와 사이가 좋으면 좋을수록 연료비를 절약할 수 있다.

그동안 시야를 많이 넓혀왔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모르는것 투성이다. 세상을 바라보며 막막했을 과거 우리나라 리더들을 떠올리며, 현재를 살아내는 내가 우리나라를 생각해본다.

그리고 한국

나는 우리나라가 좋다. 돈을 많이 벌면, 해외에 별장 하나쯤은 짓고 싶지만, 그래도 한국에서 살고 싶다. 넓은 마당에 진돗개 키우면서 말이다.

세계 전체를 들여다보면, 한국이란 나라는 정말 ‘후’ 불면 날아가도 이상하지 않다. 그런 나라가 경쟁력을 보이고, 그런 나라가 내 나라라는 게 이쯤 되면 자랑스럽다.

사실 전 세계 지도자들로서는 공공연히 북한 정권이 붕괴되는 날을 대비하자고 떠들다가 정말로 그날이 앞당겨져도 큰일이다. 그날에 대해 준비조차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한 지금의 상태에서는 일단은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이 최선이다. 현재는 이도저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분단국가라는 건 너무 아쉽지만, 그럼에도 잘 견뎌주는 것이 많은 이들에게 감사하다. 나는 군대를 다녀왔고, 예비군도 마쳤지만 지금은 사실 분단국가라는 현실을 잊을 만큼 내 인생에만 집중하고 있다. 이런 환경을 만들어 준 것에는 무조건 감사해야 한다.

여전히 많은 곳에서 총성이 오가고, 먹을 것을 걱정한다. 나 역시 매일이 치열해 잊곤 하지만, 시야를 넓히려는 나로서는 잊어선 안 되는 부분이다.

통일에 드는 대부분의 경제적 비용을 남한이 감당해야 하며 이럴 경우 독일 통일 이후처럼 경제가 위축될 수 있다는 것 말이다. 동독의 경우 서독보다 뒤처져 있었는지는 모르나 그래도 일정 수준의 발전을 이루었고 역사와 산업 기반 그리고 교육 받은 인구를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북한의 경우는 거의 맨땅에서 시작해야 할 처지다.

어쩌면 정말 우리 세대에 통일이 될지도 모른다. 최근에도 북한이 돌발행동을 보이곤 있지만, 누가 아는가? 훗날 ‘그랬었지’ 라며 술안주로 삼을지.

마무리

위에 언급한 국가 외에도 아프리카, 중동 등 여전히 혼돈 속에 사는 많은 이들을 활자로 접했다. 지도 외 이미지 하나 없는 이 책을 읽으며 무수히 많은 그림을 머릿속에 그렸지만, 얼마나 근접한 그림을 떠올렸는지는 모르겠다.

워낙 거대한 이야기이기에 놓칠 수 있지만, 놓쳐서는 안 되는 이야기다. 우리는 여전히 지구에 살고, 앞으로도 살아야 함을 떠올리면, 넓혀야 할 시야가 아직도 많다.

깜깜했던 시야를 걷어내고, 조금 더 넓어진 시야를 확인하며. 오늘도 가장 좋기 위해, 내일을 상상해본다.

읽게 된 동기

2020 STEW 독서소모임 7월 도서

한줄평

인류의 하찮음을 지리로 풀어내다.

인상 깊은 문구

  • 지구라는 행성의 70억 인구에게 주어진 선택들은 늘 우리를 제약하는 강과 산, 사막과 호수, 그리고 바다에 의해 어느 정도는 결정된다는 것이다. 그만큼 우리가 살아가고, 일하고, 자녀를 길러내는 땅이 중요하다.
  • 이념은 스쳐 지나가도 지리적 요소는 오랜 세월이 흘러도 그대로 남는다.
  • 미국은 특히 다른 어느 곳보다 기후와 <지리의 축복>을 많이 받은 나라라고 할 수 있다.
  • 아프리카와 유럽 간의 발전의 차이는 <배를 띄울 수 있는 강>들의 유무에서 시작되었다.
  • 북중국평원은 정치, 문화, 인구, 그리고 결정적으로 농업의 중심지다. 이 지역에 무려 10억의 인구가 모여 살고 있다. 면적은 3억 2천 2백만 명이 사는 미국의 절반 크기에 불과한데 말이다.
  • 만리장성이 처음 축조되기 시작한 것은 진 왕조 시대였다. 현재 우리가 지도상에서 인정하는 중국이라는 형태가 형성되기 시작한 것도 이 시기부터였지만 오늘날의 국경선이 확정되기까지는 무려 2천 년은 더 걸렸다.
  • 18세기에 중국은 남쪽으로는 미얀마와 인도차이나 지역까지 진출했다. 또한 중국 내에서 가장 넓은 지역을 차지하는 서북부의 신장 지역을 이 시기에 정복했다. 바위들이 주름져 있는 산악지대와 황량한 사막지대가 대부분인 신장 지역은 그 넓이가 166만 제곱킬로미터로 텍사스 주의 약 세 배에 달한다. 달리 표현하면 영국,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 네덜란드, 그리고 벨기에까지 몽땅 집어넣고도 덤으로 룩셈부르크와 리히텐슈타인까지 넣을 만한 면적이라고 보면 된다.
  • 히말라야는 중국에게는 훌륭한 <천연의 만리장성>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인도의 뉴델리 쪽에서 봤을 때는 <인도판 만리장성>이기도 하다. 세계 최대 인구를 보유한 두 나라는 히말라야를 가운데 두고 정치적, 경제적으로 나뉘어져 있다.
  • 정확한 수치를 얻기는 힘들지만 자유티베트운동에 따르면, 오늘날 보다 넓은 티베트 문화권에서 티베트인은 이미 소수로 전락했다고 한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공식적인 테비트 자치구에서 주민의 90퍼센트 이상이 티베트인이라고 말한다. 사실 양측의 주장 모두 과장된 측면이 있지만 중국 정부가 좀 더 과장하고 있다는 근거는 있다.
  • 예나 지금이나 신장 지역은 잠잠할 날이 없다. 위구르족은 1930년대와 1940년대 두 번이나 동투르케스탄이라는 이름으로 독립국가를 선포한 적이 있다.
  • 티베트 독립운동에도 자극을 받은 이들은 이제 중국으로부터 독립을 외치고 있다.
  • 한편 독일에 본부를 둔 세계위구르족회의와 더불어 터키에서도 동투르케스탄 해방기구가 출범했다. 그런데 위구르 분리주의자들에게는 달라이 라마처럼 해외 언론의 주목을 끌 만한 상징적 인물이 없다. 게다가 그들의 주장도 전 세계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현재까지 중국은 신장 지구의 독립운동 보급선이나 후방 기지가 되는 것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인접국들과 되도록 좋은 관계를 다지는 식으로 상황을 관리하면서 신장을 붙들어두고 있다. 이와 함께 베이징 정부는 위구르 분리주의 운동가들에게 이슬람 테러리스트라는 색을 입힌다.
  • 국가나 한족을 대상으로 한 총기나 폭발물, 칼을 이용한 공격이 최근 몇 년 동안 꾸준히 발생하고 있고 이러한 추세가 계속 된다면 전면적인 저항운동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 현재 중국 전역에서는 이런저런 연유로 매일 5백여 건의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대부분은 평화적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대량 실업이나 대규모 기아 사태라도 발생한다면 그 횟수나 규모 역시 폭발적으로 늘 것이다.
  • 미국은 1979년에 맺은 대만관계법에 의거해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시 대만을 수호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여기엔 단서가 붙는다. 만약 대만이 중국으로부터 완전한 독립을 선포하고 중국이 이를 전쟁행위로 받아들일 경우엔 미국은 대만을 구하러 오지 않아도 된다. 다시 말해 그 선언이 전쟁 도발 행위로 간주될 경우에는 오지 않겠다는 것이다.
  • 중국은 케냐에도 항구를 건설하고 있다. 그리고 앙골라에는 철도를, 에티오피아에는 수력 발전용 댐도 건설하고 있다. 이렇듯 중국은 광물과 귀금속 확보를 위해 아프리카 전역을 샅샅이 훑고 있는 중이다.
  • 미국에는 50개 주가 있지만 오히려 28개 주권 국가들의 모임인 유럽연합은 결코 이루지 못할 방식으로 하나의 국가가 되었다. 대다수 유럽연합 국가들은 미국의 주들보다 훨씬 강하고 분명한 민족 정체성을 지니고 있다. 프랑스 사람을 예로 들면, 그는 첫째가 프랑스인이요 유럽인은 그 다음이다. 유럽이라는 개념에 그다지 헌신하지 않는 프랑스 사람을 발견하기는 어렵지 않다. 반면 미국인은 유럽인과는 달리 합중국을 자신과 동일시한다.
  • 1803년, 미합중국은 프랑스로부터 뉴올리언스가 있는 루이지애나지역 전체의 지배권을 사들였다. 이 지역은 멕시코 만에서 시작해서 북서쪽으로 로키 산맥의 미시시피 강 지류들의 상류까지 뻗어 있다. 이 땅의 면적은 오늘날의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 그리고 통일 독일을 합친 넓이와 맞먹는다.
  • 1835년부터 이듬해까지 벌어진 텍사스 혁명으로 백인 정착민들이 멕시코인들을 몰아냈지만 전세는 대접전이었다. 새 정착민들이 패했고 멕시코군이 뉴올리언스를 향해 진군해서 미시시피 강의 남단을 지배할 수 있는 형국이 돼버렸다. 만약 실제로 그렇게 됐다면 어땠을까? 이것이야말로 근대 역사상 가장 엄청난 가정의 하나다.
  • 하지만 역사는 다른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미국의 돈과 무기, 사상의 수혜를 받은 텍사스가 독립을 선언한 것이다. 그리고 텍사스는 1845년 미합중국에 귀속되었고 1846년부터 2년간 벌어진 멕시코와의 전쟁에서는 미국과 힘을 합쳐 싸웠다. 두 연합군은 남쪽의 이웃을 제압했고 멕시코는 결국 리오그란데 강의 남쪽 제방 모래밭에서 끝나는 영토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 1867년, 미국은 러시아로부터 알래스카를 사들인다. 이 일은 당시 이 거래를 성사시킨 국무장관 윌리엄 슈어드의 이름을 붙어 <슈어드의 미친 짓>이라고까지 조롱을 받았다. 그는 총 720만 달러를 주고 알래스카를 샀는데 1에이커당 2센트를 쳐준 셈이었다. 언론은 이를 두고 눈만 한 보따리 산 꼴이라고 비아냥댔지만 1896년 이 지역에서 금광이 발견되자 그 얘기는 쏙 들어가고 말았다. 그리고 수십 년이 더 흐른 뒤 이번에는 거대한 유전이 발견되었다.
  • 1907년 12월에 대서양 부대의 전함 16척이 미국에서 출발했다. 해군의 평상시 제복 색깔인 흰색으로 선체 전부를 칠해서 <위대한 백색 함대>라고도 불렸던 이들의 항해는 하나의 강렬한 외교적 시그널이었다. 백색 함대는 수개월에 걸쳐 브라질, 칠레, 멕시코, 뉴질랜드, 오스트레일리아, 필리핀, 일본, 중국, 이탈리아, 그리고 이집트까지 망라한 전 세계 20여 항구를 방문했다. 이는 곧 미국의 대서양 함대가 궁극적으로 태평양까지 나설 수 있다는 의미였다. 하드파워와 소프트파워가 혼재된 이 항해는 군사 용어로 일종의 세력 투사 전 단계라 할 만한 것이었지만 전 세계 모든 강대국으로부터 주목을 받았으니 결국은 세력 투사인 셈이었다.
  • 오늘날에는 두 종류의 미국 지도가 있다. 익히 알려진 것은 태평양 연안의 시애틀에서 대각선으로 내려와 사르가소 해의 좁고 긴 돌출부까지 뻗어있는 형태의 지도다.
  • 개념적인 지도는, 다시 말해 B라는 지역에서 A라는 사건이 벌어졌을 때 C라는 국가가 미국 편에 의지할 수 있다거나 그 반대의 경우가 될 수 있음을 말해 준다. 만약 강대국이 어딘가에서 힘을 행사하고 싶다면 그 나라는 미국의 개입 여부에 따라 자신의 입장을 선택한다. 마침내 미국이라는 초강대국이 등장한 것이다.
  • 분석가들이 지난 10년에 대해 쓴 것을 보면 대다수가 21세기 중반에 이르면 중국이 미국을 따라잡을 것이며 세계의 최강대국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1장에서 부분적으로나마 살펴본 이유로 인해 나는 그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 적어도 1세기는 걸릴 거라고 본다.
  • 일본, 태국, 베트남, 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여타 국가들의 경우 미국은 일찌감치 문을 열고 있다. 이 나라들은 하나같이 거대한 이웃에 불안해하며 워싱턴과 관계 맺기를 열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 나라들 또한 제각기 이런저런 문제로 엮여 있다. 하지만 그들이 서로 협력하지 않으면 중국의 패권 아래 차례로 당할지도 모른다는 공통된 인식이 있는 한 그 문제들은 크게 부각되지 않을 것이다.
  • 북한이 한국을 향해 발포를 하면 한국이 맞대응을 하지만 현재 미국은 그러지 않는다. 대신 미국은 군대의 경계 태세를 높이는 것 같은 공식적인 방식으로 신호를 보낸다. 하지만 만약 상황이 악화된다면 북한을 향해 경고 사격을 가한 다음 직접 발사를 할 것이다. 이는 선전포고 없이도 전쟁으로 확대되는 과정이다. 위험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 분석가들은 주눅이 들거나 체면이 손상당하는 것을 기피하는 일부 문화권의 특성을 강조하기도 한다.
  • 영어에도 이런 사고를 깊이 담고 있는 두 격언이 있다. “1인치를 주면 1마일을 얻을 것이다.”와,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이 1900년에 한 말로 오늘날 주요 정치 어록에 들어간 “말은 부드럽게 하되 힘을 과시하라!”이다.
  • 그나마 다행이라면 중국이 정치적으로 이념을 내세우지 않는다는 점이다. 중국은 굳이 공산주의를 전파할 생각이 없다. 냉전시대 러시아처럼 보다 넓은 땅에 대한 욕망을 불태우지도 않는다. 중국은 자국의 상품들이 전 세계로 전달되는 항로 대부분의 경비를 미국이 담당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미국의 영향력이 중국에 지나치게 근접하지 않는 선에서의 얘기다.
  • 연안 해역에서 벌어지는 해양 굴착과 광범위한 지하 시추 작업 덕분에 미국은 에너지 자급자족을 넘어 2020년 무렵에는 에너지 수출국가가 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그리고 그 외의 지역에서 미국은 약소국들과 부족들의 정신력과 지구력을 과소평가한 감이 있다. 물리적 보안과 통합이라는 자국의 역사 때문인지 미국은 자신들의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논쟁의 힘을 과대평가했다. 그래서 수니파와 시아파, 쿠르드족, 아랍, 또는 무슬림이 됐든 기독교도가 됐든, 타협과 각고의 노력, 심지어 투표를 통한 인간 본연의 뿌리 깊은 타인에 대한 역사적 공포를 이겨낼 수 있다고 믿는다. 미국은 사람들이 하나로 통합되고 싶어 한다고 전제한다. 사실 많은 이들이 그럴 엄두를 내지 못하거나 경험적으로 떨어져 사는 것을 더 선호하는데도 말이다.
  • 베어그라드에서 다뉴브 강으로 흘러들어가는 사바 강을 제외하면 유럽의 주요 강들은 서로 만나지 않는다. 왜 유럽에 상대적으로 소규모 국가들이 많은지 이를 보면 이해가 갈 것이다. 대다수 강들이 연결되어 있지 않은 탓에 어떤 면에선 이 하천들이 천연 국경 역할을 했다. 그리고 저마다 권리에 따라 경제적 영향권을 형성했다. 이런 양상은 각 하천 유역마다 적어도 하나의 주요 도시를 발전시켰다. 그리고 여기서 성장한 일부 도시가 수도들이 되었다.
  • 북유럽평원 지역에 속한 나라들 가운데 지리적 이점을 가장 많이 누리는 나라는 뭐니 뭐니 해도 프랑스일 것이다. 유럽에서 북쪽과 남쪽을 전부 아우르는 영향력을 행사하는 강국은 프랑스 말고는 없다.
  • 1871년 이래 베네치아와 로마까지 포함한 통일 국가를 이뤘음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자국의 북부와 남부의 균열에서 오는 중압감은 제2차 세계대전 이래로 그 어느 때보다 이탈리아를 짓누르고 있다. 중공업과 관광업, 금융의 중심지인 북부는 오래도록 높은 생활수준을 누려왔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남부에 대한 국고 보조금 삭감을 주장하는 정당들이 창설되더니 아예 남부와 분리하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 그리스의 중심부는 산맥의 수호를 받고 있지만 섬들 또한 1천4백여 개에 이른다. 그 가운데 주민이 거주하고 있는 섬은 대략 2백 개 정도다. 이 섬들을 장악하려는 시도를 할 만큼 강한 세력들을 일일이 신경 쓰지 않는다 해도 단지 이 정도의 영해만을 순찰하는 데도 적잖은 해군력이 필요하다. 그 결과는 그리스로서는 감당키 어려운 어마어마한 액수의 방위비로 나타난다.
  • 덴마크는 이미 나토에 가입했고, 최근 스웨덴에서는 근 2세기 동안 이어온 중립국의 지위를 포기하고 나토에 가입하는 문제를 두고 논쟁이 벌어졌다. 이 논쟁을 촉발한 계기는 2013년 한밤중에 러시아 제트기들이 스웨덴에 모의 폭탄을 투하한 사건이었다. 당시 스웨덴 방공망은 깊은 잠에 빠진 것처럼 제트기들의 출현을 감지하는 데 실패했다. 정작 러시아 전투기들의 궤적을 감시하고 영공을 지킨 측은 덴마크였다. 하지만 이런 사건에도 불구하고 스웨덴에서는 나토 가입에 반대하는 입장이 여전히 우세하다. 이 논쟁이 진행되는 와중에 모스크바는 스웨덴이든 핀란드든 어느 쪽이든 나토에 가입할 경우 응분의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 프랑스는 독일을 두려워하고, 독일은 프랑스를 두려워한다. 1907년 프랑스가 러시아, 영국과 손을 잡고 3자동맹을 맺었던 것도 이런 배경에서였다. 독일이 이 세 나라 모두를 두려워했기 때문이다.
  • 유럽연합의 설립에는 프랑스와 독일이 더 이상 서로에게 주먹을 날리지 못하도록 서로를 꼭 끌어안게 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었다. 이 생각은 멋지게 들어맞았고 이윽고 세계 최대의 경제권을 아우르는 드넓은 지리적 공간이 태어났다.
  • 지리적으로 보면 영국의 조건은 훌륭한 편이다. 질 좋은 농지, 훌륭한 하천들, 최적의 해양 접근성, 유럽 대륙과 교역하기에 부족함 없는 어획량이 있다. 게다가 섬나라 민족이라는 덕도 본다. 유럽의 이웃들이 전쟁과 혁명의 소용돌이에 휩싸이는 동안 영국은 그 지리적 조건에 고마워했던 때가 수 차례는 있었다.
  • 지리적 입지는 영국에게 여전히 일정한 전략적 이점을 보장해 주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그린란드-아이슬란드-영국을 잇는 해상 항로의 요충지인 이른바 GIUK 갭이다.
  • 이 형국은 특히 프랑스에게는 악몽이나 다름없다. 프랑스는 독일을 유럽연합의 틀 안에 묶어두는 데 큰 기여를 했다. 프랑스는 독일이 재통일되자 독일과 함께 유럽을 움직이는 쌍발 엔진의 하위 파트너라도 되기를 희망했다. 그런데 문제는 프랑스에게 문제 해결 능력이 그다지 있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 러시아는 넓다. 가장 넓다. 아니 넓다 못해 광활하다 면적이 무려 1천7백9만 제곱킬로미터에 달하며, 표준시간대 또한 무려 11개나 되는 지구상에서 가장 넓은 나라다.
  • 대양으로 바로 접근할 수 있는 <부동항의 부재>는 늘 러시아에게는 아킬레스건이었다. 북유럽평원만큼이나 전략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러시아는 지리적 약점을 지녔지만 그나마 석유와 천연가스 덕분에 더 약한 나라로의 추락만은 모면했다.
  • 러시아에게 세바스토폴은 단 하나밖에 없는 진정한 부동항이다. 그렇지만 흑해를 나서서 지중해로 진출하려면 1936년 몽트뢰 협정으로 보스포루스 해협의 관리를 위임받은 나토 회원국 터키의 간섭을 받을 수밖에 없다. 러시아 군함들은 그 해협을 항해할 수는 있지만 제한된 인원만이 가능하며 분쟁 시에는 이마저도 허용되지 않는다. 혹시 러시아 군함이 보스포루스를 통과했다 하더라도 지중해에 도달하려면 에게 해도 건너야 한다. 마찬가지로 대서양에 도달하려면 지브롤터 해협을 통과해야 한다거나 인도양으로 나가려면 수에즈 운하로 내려가는 것까지 허락받아야 하는 규정이 여전히 유효하다.
  • 발트 해 3국에 대한 나토의 입장은 분명하다. 이 나라들이 동맹국으로 있는 한 러시아의 어떠한 무력 공격에도 나토의 창립헌장 5조가 발동된다. 5조는 다음과 같이 명시하고 있다.
  • “유럽 혹은 북미의 하나 혹은 그 이상의 나토 회원국에 대한 무력 공격은 모든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
  • 에스토니아와 라트비아 인구의 4분의 1이 러시아계이며 리투아니아의 경우 전체 인구의 5.8퍼센트를 러시아계 주민이 차지하고 있다. 에스토니아에서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주민들은 공직 진출에 불이익을 받고 있으며 시민권을 얻지 못하고 있는 사람도 수천 명이 된다고 한다.
  • 현 단계에서 핵무기는 제쳐 두고 러시아가 보유한 가장 강력한 무기라면 육군이나 공군이 아니라 바로 <가스와 석유>다. 세계 최대 천연 가스 공급 국가인 미국에 이어 제2의 천연가스 생산국인 러시아는 당연히 이를 국익 증진을 위한 권력으로 사용하고 있다. 러시아와 사이가 좋으면 좋을수록 연료비를 절약할 수 있다.
  • 2014년 유가가 배럴당 50달러 밑으로 추락하자 러시아는 큰 고통을 겪었다. 유가가 1달러씩 떨어질 때마다 러시아 수입은 대략 20억 달러씩 줄어든다고 보는데 예상대로 러시아 경제는 타격을 입었고 특히 일반 서민들이 극심한 고통을 겪었다.
  • 중국은 북한의 행위 때문에 전쟁이 일어나는 건 바라지 않지만 그렇다고 통일 한국의 국경, 즉 자신들의 코앞에 미군이 주둔하는 것도 바라지 않는다. 미국도 남한을 위해 싸우고 싶은 마음은 털끝만큼도 없지만 그렇다고 우방을 저버리는 짓을 할 수도 없다.
  • 사실 전 세계 지도자들로서는 공공연히 북한 정권이 붕괴되는 날을 대비하자고 떠들다가 정말로 그날이 앞당겨져도 큰일이다. 그날에 대해 준비조차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한 지금의 상태에서는 일단은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이 최선이다. 현재는 이도저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 역사학자 돈 오버도파 교수는 38도선에 따라 이 나라를 남북으로 임의로 분할한 것은 여러 모로 불운한 일이라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1945년에 미국 정부는 8월 10일의 일본 항복에만 정신이 팔려서 한반도에 대한 명확한 전략을 수립하지 않은 상태였다. 그런데 한반도 북쪽에서 소련군의 이동이 포착되자 미 백악관은 한밤중에 다급하게 회의를 열었고 오로지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발간한 자도만을 지참한 두 명의 하급 관리는 북위 38도선을 손으로 찍었다. 즉 이 나라를 반쯤 내려온 소련군의 남하를 중단시킬 지점으로 북위 38도선을 찍은 것이다.
  • 통일에 드는 대부분의 경제적 비용을 남한이 감당해야 하며 이럴 경우 독일 통일 이후처럼 경제가 위축될 수 있다는 것 말이다. 동독의 경우 서독보다 뒤처져 있었는지는 모르나 그래도 일정 수준의 발전을 이루었고 역사와 산업 기반 그리고 교육 받은 인구를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북한의 경우는 거의 맨땅에서 시작해야 할 처지다.
  • 언제 그 많은 섬들의 무리가 일본이라는 나라가 되었는지 그 시기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서기 617년 중국의 황제에게 한 일본 고관이 보냈다는 다음과 같은 유명한 편지가 하나의 단서가 되어 준다.
  • “태양이 떠오른 곳의 황제인 내가 태양이 지는 곳의 황제에게 편지를 보내오. 건강하신지요?”
  • 헌법을 보다 유연하게 해석하는 입장도 정해졌다. 그리하여 자위대는 조금씩 현대식 전투 부대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 현상은 중국의 부상이 점점 더 가시화되면서 그만큼 가중되고 있다. 동시에 현재 태평양 지역에서 군사 동맹이 더욱 절실해진 미국은 일본의 재무장을 받아들일 채비가 되어 있다.
  • 하지만 일본 국방장관은 “이것을 항공모함으로 이용할 생각은 하고 있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는 곧 오토바이를 사놓고 오토바이처럼 타지 않을 것이니 자전거라고 우기는 것과 다름없다. 현재 일본은 항공모함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 마약이 없다면 이 나라 멕시코는 대량의 외화 유입이 막혀 지금보다 훨씬 가난해질 것이다. 또한 마약이 있음으로 해서 이 나라는 훨씬 폭력적이 된다.
  • 텍사스에 있는 지정학 정보회사인 Stratfor.com은 브라질의 최대 항구 일곱 개의 물동량을 합쳐도 미국 뉴올리언스 항구 하나가 일년 동안 처리하는 양에도 못 미친다고 평가했다.
  • 아프리카가 얼마나 큰 대륙인지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도 많지 않다. 이는 우리 대부분이 메르카토르 방식의 지도를 쓰는 데서 비롯됐다. 이 도법은 평평한 면에 지구를 그리다 보니 고위도로 갈수록 면적과 형상이 왜곡된다. 따라서 실제로 아프리카는 일반적으로 지도에 그려진 것보다 훨씬 길다.
  • 콩고민주공화국은 산업화된 현대 세계의 일부가 아닌 나라들을 표현하는 개발도상국이라는 용어가 왜 지나치게 포괄적인지 그 이유를 보여주고 있다. 이 나라는 개발 중이지도 않거니와 발전을 이룰 일말의 낌새도 보이지 않고 있다. 이 나라 사람들은 이제껏 한 번도 단결해본 적이 없다.
  • 이집트가 거대한 나라이기는 하나 8천4백만 명에 달하는 인구 대다수가 나일 강에 불과 반경 십여 킬로미터 이내에 살고 있다.
  • 대다수 역사에서 나무가 귀한 나라치고 세력을 과시할 만한 강한 해군력을 구축한 나라는 없었다.
  • 중국은 원유의 약 3분의 1을 아프리카에서 들여오는데 이는 곧 중국인들이 일단 아프리카에 들어와서 터를 잡은 이상 쉽게 나가지 않을 거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 초기에 외부 세계에 알려진 이들의 이름은 ISIL이었다. 그러다가 레반트의 아랍어가 알 샴인 까닭에 차츰 ISIS가 되었다. 그러다 2014년 여럼, 이들은 이라크와 시리아의 넓은 지역에서 독립을 선언하면서 <IS>로 자처하기 시작했다.
  • 이란은 그 지리적 특성으로 보호를 받는 나라다. 3면은 산맥이, 나머지 한 면은 습지대와 물이 지켜준다. 1219년부터 1221년까지 몽골군대를 마지막으로 이 나라 영토에 발을 들여본 외부 세력은 없었다.
  • 터키는 1970년대부터 이제는 유럽연합이 된 유럽 기구의 회원국이 되기 위해 부단히 도전해 오고 있다. 그렇지만 따지고 보면 이 나라 국토의 5퍼센트 미만만이 유럽에 속해 있다.
  • 1947년 6월 3일, 하원 의사당에서 성명 하나가 발표됐다. 영국이 철수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리하여 인도는 인도와 파키스탄이라는 두 개의 독립국으로 나눠지게 되었다.
  • 북극 접경 국가인 이른바 북극연안 5개국은 캐나다, 러시아, 미국, 노르웨이, 덴마크를 말한다. 여기에 아이슬란드, 핀란드, 스웨덴이 합세해 북극이사회가 탄생한다.
  • 현재 우주 공간에는 작동하고 있는 위성이 대략 1천1백 개가 있으며 작동하지 않고 있는 위성들 또한 적어도 2천 개는 된다. 러시아와 미국이 쏘아올린 수만도 거의 2천4백 개에 육박한다. 일본과 중국이 100여 개씩, 이 외에도 더 작은 수를 쏘아올린 여러 나라들이 있다.
  • 지금까지 우리는 중력이라는 족쇄만을 겨우 풀었다. 게다가 우리는 여전히 우리의 마음속에 갇혀 있다. 타인에 대한 의심과 자원을 탐하는 원초적 경쟁이 형성한 틀 속에 말이다. 우리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발제자 : 한정훈

마케팅과 미션이 만나다

1. 신발 회사 탐스와 같이 사업의 목적이 아닌 하나의 전략으로서, CSR (비영리 추구) 속 비즈니스 모델 (영리 추구)이 공존할 수 있을까요?

2. 투자 목적의 CSR 사업 전략이 비용으로만 보일 때도 있습니다. 분명 비용이라고 생각했는데 투자가 된 적, 혹은 그 반대의 경우가 있을까요?

전략적 외부활동

1. 회사 복지로 직원의 외부활동을 지원해줄 경우, 회사 방향(업무 연관성)과 일치하는 활동만 지원해줘야 할까요? 그렇다면 그 기준은 무엇이 될 수 있을까요?

2. 야근하면서 회사 일에 몰두하는 직원 VS 회사 일 잘 하고 칼퇴하며 외부직원 활동하는 직원. 경영자에겐 누가 더 좋을까요? (모두 퇴사 안한다는 가정)

리더에게 비서실장이 필요한 이유

1. COS를 대체할 수 있는 조직문화 구성이나 방법이 있을까요?

리더쉽, 신뢰로 시작하라

1. 리더쉽은 곧 신뢰. 신뢰의 핵심 동력 세 가지 중 본인이 자신 있는 것과 없는 것은 무엇일까요?

2. 자신 있는 동력을 이용하여 리더쉽을 발휘해본 경험

3. 자신 없는 동력으로 인해 발생한 문제점과 해결책

내 첫 회사는 은행을 고객사로 하는 IT 회사였다. 은행이 IT 서비스를 발주하면, 이를 수주해 만드는 ‘을’사에 해당했다. 덕분에 나는 지난 6년간 은행 서비스를 만드는 개발자로 살았다. 이 과정에서 나는 은행과 많은 추억을 만들었고, 애증의 관계가 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었다.

6년 중 2년은 프리랜서로 일했다. 당연히 은행 직원들과 친분도 생겼고, 그들의 삶을 곁에서 지켜봤다. 친구도 자주 만나면 단점이 보이는 법, 6년여 매일 같이 은행과 일하다 보니 은행의 허점이 보이기 시작했다. 은행이 하기 쉽지 않은 일들이 눈에 보였고, 나는 홀로 큰 결단을 내리며 업계를 떠났다. 나는 사실 은행이 곧 망할 줄 알았다.

망하지 않은 은행, 레거시의 힘

처음 일을 시작하던 내게 은행은 거대한 시스템이었다. 내가 짠 코드가 은행 서비스가 된다고 생각하니 덜컥 겁이 났다. 실제 악성코드를 심었던 개발자가 실형을 살고 있다는 말을 들으니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더욱이 내가 투입된 첫 프로젝트에서 나는 실제 돈이 오가는 ‘이체 기능’을 개발하게 됐다. 악성코드를 심을 생각은 없었지만 살 떨리던 시간으로 기억한다.

시간이 흘러 경험이 생긴 뒤, 한 프로젝트에서 내가 만든 코드에서 보안이 취약하다는 보고를 받았다. 오픈을 앞둔 상황에서 이는 프로젝트가 엎어질 수 있는 큰 위기였다. 다행히 사내에서 기술력을 자랑하는 리더가 문제를 해결해줬지만, 모두 앞에서 발가벗겨지는 기분이었다.

이처럼 몇몇 고비를 이겨내고, 경험이 쌓이니 맡는 일들이 다소 시시해졌다. 나보다 경험 없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자연스레 내 입김이 세졌다. 나는 은행에서 일하는 동료들을 한편으로 무시했다. 더 좋은 환경으로 가지 못하는 그들의 안일함을 탓했다. 분명 더 나은 환경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허점이 보였다. 실행에 옮기진 않았지만, 내 위치에서 누군가를 곤란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내게 보내는 신뢰만큼 나는 시스템을 무시했다.

은행에 속한 사람들이 놓칠 수 있는 부분, 그들이 가질 수 없는 무언가, 그들로 이뤄진 그 시스템에 나는 실망했고 더 배울 수 있는 환경이라 생각한 곳으로 떠났다.

그렇게 그곳을 떠난 뒤에야 나는 내 한심함을 깨달았다. 그렇게 오랜 시간 은행과 함께 일했음에도 나는 은행이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자본주의의 중심인 은행에서 일하면서도 나는 은행을 이해할 노력을 하지 않았다. 그저 내가 하던 일을 조금 잘하게 됐다며, 시스템을 무시했다.

내가 은행과 일하지 않은 지 몇 해가 흘렀지만, 나는 여전히 은행을 이용하고, 은행이 만드는 자본주의에 살아간다. 쉽게 무너질 줄 알았던 은행들이 여전히 막강한 것을 보며, 내가 힘들게 만들어 둔 서비스들이 너무도 쉽게 대체되는 것을 보며, 자본의 힘 앞에서 내가 알았던 모든 지식이 그 누구에게도 의미 있게 쓰일 수 없게 된 것을 보며.

비로소 나는 은행이란 레거시 시스템에 관심이 생겼다.

30대 직장인에게 경제란

거창한 인트로였지만, 나는 여전히 은행을 모른다. 어느새 9년 차 사회인이자 30대 직장인이 됐지만, 은행은커녕, 자본주의는커녕, 귀여운 내 월급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나도 할 말은 있다. 끼리끼리 논다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만난 동료 중 경제 지식이 뛰어나 자본주의를 온전히 이해하는 사람은 없었다. 심지어 내가 개인적으로 아는 몇몇 금융인도 그랬다. 은행에서 일한다고 해서 무조건 은행 시스템을 온전히 이해하는 것은 아니더라.

자본주의가 가진 문제를 몰라도 하루하루 살아가는 데에는 큰 불편은 없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사회를 살아가는 그 누구도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런데 커리어가 쌓이고, 조금씩 내 경제력에 안정이 생기며 한 달 뒤, 반년 뒤, 혹은 1년 뒤 등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오늘이 아닌, 내일을 생각할 여유가 생긴 것이다.

또, 그동안 기록된 내 통장 내역을 보며 이렇게만 살아서는 내가 원하는 삶에 다가갈 수 없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 그저 성실하게 열심히 사는 것이 세상의 전부가 아님을 알게 되자, 나는 조급해졌다. 아니, 그동안의 삶이 그토록 바보 같을 수 없었다.

돈의 양이 늘어나면 물가 상승의 원인이 되고, 인플레이션이 따라온다. 자본주의 체제 하에서 ‘은행’이 있고 ‘중앙은행’이 있는 한, 인플레이션이란 결코 피해갈 수 없는 치명적인 현상인 셈이다.

머리를 굴리고 싶었다. 내가 사용할 수 있는 잉여 시간이 나는 어떤 것을 해야 할지. 자본을 굴려야 할지, 기회를 찾아야 할지,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는 기술을 쌓아야 할지, 기회를 줄 사람을 만나기 위해 인맥을 넓혀야 할지, 건강에 투자해야 할지, 아니 그저 내 행복을 좇아야 할지.

하지만 머리를 굴리려 해도 지식이 필요했다. 그리고 지식보다 더 큰, 내가 가져보지 못한 거대한 자금이 내 선택지를 막았다. 만약 내가 부자라면, 재정적 자유를 얻어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다 할 수 있다면, 아니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다 할 수 있다면 얼마가 필요할까? 아니,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다 할 수 있다면 돈이 필요할까?

결국 자본주의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나는 끊임없이 이어지는 고민만 하게 될 것이고, 평생 내가 원하는 곳에 도착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나는 늘 하던 것을 하며, 추가로 경제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했다. 그렇게 주위에 경제 공부에 관한 도움을 요청했고, STEW 독서소모임 지정도서로 이 책을 만났다.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는

오랜만에 주위에 추천하고 싶은 책을 만났다. 다큐멘터리 제작이 주가 된 작업이라 후속작이 있는진 모르겠다만, 이 팀이 경제 관련 책을 또 쓴다면, 구매는 물론 약간의 투자를 할 생각도 있다. 그만큼 나는 이 책과 팀에 감사를 표한다.

사실 이 책 내용 중 많은 부분은 한 번쯤 들어본 이야기다. 하지만 쉽게 정리하는 것은 또 다른 능력이란 걸 잘 알고 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경제 입문서로 적절하며, 2020년 버전으로 다시 만들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FRB는 미국 정부를 고객으로 하는 몇몇 이익집단들이 단단히 결합된 모임체일 뿐이다. 정부 예산을 쓰지 않으며, 정부 차원의 감시도 없다. 그들은 금이 없어도 되고 별도의 은행 거래 창구도 필요 없다. 미국 정부가 요청하면 돈을 찍어내 미국 정부에 달러를 빌려주고 거기에 따라서 이익을 얻을 뿐이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불, 바퀴와 더불어 이 FRB를 ‘인류 최고의 발명품’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불가능한 것이 존재하는 것이다.

2018년 기자 시절, 블록체인을 취재하며 미국 연준을 욕하는 많은 사람을 만났다. 연준이 정부 기관이 아니며, 그냥 돈을 만들고 싶을 때 만들 수 있는 사설 조직이란 말에 헛웃음을 쳤던 기억이 난다. 그때까지도 나는 연준이란 것이 뭔지 몰랐다.

그나마 블록체인을 만나고 난 뒤 삼바 분식회계 사건(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건)이라던가, 기준금리 인하, 통화 스왑 등 경제 관련 뉴스에 관심을 두게 됐다. 온전히 이해는 못 하지만, 몇몇 사건을 따라갈 수는 있게 됐다.

몇몇 주위 친구들과 경제 이야기도 나누기 시작했는데, 사실 지금까지는 목돈을 모을 기회가 없었다. 학자금을 갚고, 월세를 살고, 창업을 해 불안정한 시기를 겪는 바람에 늘 한 달살이 인생이었다. 하지만 회사를 옮기고, 전세를 시작하며 조금씩 재정 상태가 안정됐다. 덕분에 친구들과 나누는 경제 이야기에 조금 더 관심이 생겼다.

특히, 저축에 관한 생각이 바뀌었다. 지금까지는 저축을 하느니 나 자신에게 투자하겠다며, 영어 수업을 듣거나 책을 사고, 차라리 주위 친구들에게 밥을 사는 게 더 낫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수 년 동안 일해도 내 재정 상태가 특별해지지 않고, 늘 이렇게 유지된다면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됐다.

1~2% 단위 이자에 큰 관심이 없었는데, 1~2% 단위 이자도 받지 못한다면, 내 자산이 매년 1~2% 이상 사라지는 것과 같다는 것은 큰 충격이었다. 도대체 여태 나는 무슨 생각을 하며 살았는지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다.

은행이 하는 일의 본질은 ‘없던 돈을 만들어내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은행 서비스를 만들면서도 바보같이 쳐다보지 않았던 많은 상품들. 그들이 바로 옆에서 하던 일이 어떤 일이었는지, 이제서야 조금씩 눈을 뜨게 된 내 지난 날이 참 바보 같았다.

어쨌거나, 이제서라도 나는 경제를 바라보기 시작했고, 마냥 어려웠던 단어들도 조금씩 익숙한 단어를 늘리고 있다. 내 재정 상태는 조금씩 나아질테고, 그렇게 1%, 2% 나아지다 보면 어느새 나는 눈을 뜨기 전과 확연히 다른 사람이 될 거라 믿는다.

내가 확연히 다른 사람이 돼야만 하는 이유가 있거든.

언젠가 다시 창업을 꿈꾸는 내게 경제란

2016년 창업 시절, 한 기관에 가서 뉴스 사용권 관련 회의를 할 때였다. 당시 나와 대화하던 팀장은 내게 물었다.

“그런데, 대표님. 이거 비즈니스 모델은 생각해두신 거죠? 당연히 생각하셨으니까 이렇게 오셨겠죠? 잘 되셨으면 좋겠어요.”

없었다. 지금도 모르겠다. 내 창업 아이템이었던 뉴스 큐레이션 서비스는 비즈니스 모델이 없었다. 비즈니스 모델 없는 비즈니스라니, 나는 이 말도 안 되는 창업을 커리어로 바꿨고, 상당한 경험치를 먹었지만, 여전히 비즈니스 모델은 없다.

나는 비즈니스를 이해하지 못하는 비즈니스 맨이었다.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을 벗어나고자 STEW 경영소모임을 만들어 경영 공부를 시작했고, 비즈니스 이야기를 전하는 STEW 와레버스를 만들어 매주 글을 쓰고 있다.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비즈니스를 모른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모른다면 비즈니스를 할 수 없다. 내가 아무리 기술이 뛰어나고, 좋은 아이템을 찾아도 돈을 모르면 비즈니스를 만들 수 없다. 때문에 나는 기술적 성장은 물론, 비즈니스를 위한 여러 준비를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돈’을 이해하지 못하는 내 취약성에 관해 늘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었다.

어쨌든, 올해를 기점으로 미루던 경제 공부를 시작했고, 돈을 이해하기 위한 여러 경험치를 쌓고 있다. 이런 내게 이 책은 참 적절했던 경제 입문서라 생각한다.

마무리

은행과 일했지만, 은행을 몰랐고. 9년 차 사회인이지만 경제를 몰랐다. 창업을 했음에도 돈을 몰랐으니 참 한심한 시기를 보냈다.

하지만, 그간 쌓인 경험이 앞으로 내 경제 공부에 큰 속도를 더해줄 거라 생각한다. 돈만을 위한 비즈니스를 하고 싶진 않다만, 비즈니스에 돈이 빠져선 안 된다는 것을 이제서야 이해했다. 무엇이 부족한지, 무엇이 필요한지 알았으니, 어떻게 채울지는 훨씬 쉬울 거라 생각한다.

어쨌든,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는 마음에 드는 책이다.

한줄평 ★★★★☆

내가 원했던 경제 입문서

읽게 된 동기

STEW 독서소모임 지정도서

인상 깊은 문구

  • 자본주의가 가진 문제를 몰라도 하루하루 살아가는 데에는 큰 불편은 없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사회를 살아가는 그 누구도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 오늘날 자본주의 사회는 ‘빚 권하는 사회’이다. 빚이 없으면 새로운 돈이 더 이상 창조되지 않고, 돈이 창조되지 않으면 자본주의도 망가지기 때문이다.
  • 자장면 값이 게속해서 오르기만 한다는 것은 결국 50년 전부터 공급이 지속적으로 부족해 왔다든가, 아니면 반대로 수요(소비)가 계속해서 늘어났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가. 하지만 우리 사회의 공급이 정말 부족할까.
  • 1970년 1천 달러를 가지고 있으면 금 28온스를 살 수 있었다. 하지만 2012년 2월 현재 금 시세는 1온스당 1천 738달러. 1천 달러를 가지고 있어봐야 1온스도 되지 않는 0.58온스의 금을 살 수 있을 뿐이다. 가격이 무려 48배 이상 올랐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는 곧 돈의 가치가 48배나 떨어졌다는 말과 동일하다.
  • 안타깝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물가가 내려갈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순진한 생각’에 불과한 것이다.
  • 은행이 100원의 예금을 받으면 10%만 남기고 다시 90원을 대출해도 된다고 정부가 허락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이러한 허락과 약속은 1963년 미국 연방준비은행인 FRB에서 만든 업무 매뉴얼인 <현대금융원리 : 은행 준비금과 수신 확대 지침서>에도 나와있다. 이 규정에 따르면 은행은 10%의 돈을 ‘부분지급준비율’로 은행에 준비해 둬야 한다. 이는 ‘예금한 고객이 다시 돈을 찾아갈 것을 대비해 은행이 쌓아둬야 하는 돈의 비율’을 말한다. 이를 간단하게 ‘지급준비율’이라고 말한다. 실제의 돈보다 더 많은 돈이 시중에 있는 것은 이러한 ‘지급준비율’ 때문이다.
  • 은행이 하는 일의 본질은 ‘없던 돈을 만들어내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 이렇게 있지도 않은 돈을 만들어내고 의도적으로 늘리는 이런 과정을 우리는 ‘신용창조’, ‘신용팽창’ 등의 용어로 부른다.
  • 결국 자본주의의 경제 체제는 ‘돈으로 굴러가는 사회’가 아니라 ‘돈을 창조하는 사회’라고 해야 보다 정확할 것이다.
  • 금세공업자는 더 욕심이 나기 시작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자신의 금고에 금화가 얼마나 들어 있는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던 것이다. 결국 금세공업자는 금고에 있지도 않은 금화를 있다고 하면서 마음대로 금보관증을 남발하기 시작했다. 물론 사람들은 금세공업자가 금고에 없는 돈을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꿈에도 몰랐다.
  • “금세공업자들은 금고의 금보다 10배나 많은 보관증을 발행했습니다. 아마 그들보다 더 현명한 사람들은 없었을 거예요. 통상적으로 사람들이 10%의 금만 찾으러 온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죠. 이것이 바로 10% 지급준비율의 토대가 됩니다. 심지어 지금도 그렇죠.”
  • 상인들은 은행을 설립하고, 2백만 파운드의 자금을 댔습니다. 1696년엔 정발 큰 돈이었죠. 그리고 이 돈을 왕에게 빌려줬어요. 단지 돈을 갚겠다는 약속에 불과한데, 그게 은행의 자신이 되죠. 이 자신을 기반으로 잉글랜드 은행은 2백만 파운드의 지폐를 새로 발행해요. 잉글랜드은행 지폐의 가치는 왕이 이 돈을 갚을 거라는 약속에 기반하고 있어요. 이게 바로 은행업이죠.”
  • 중앙은행은 재정적으로 경제를 안정시키고 불황을 줄이기 위한 금융기관입니다. 현대 경제에서 중앙은행은 통화량을 관리합니다. 경제에 돈이 더 필요하면 중앙은행이 돈을 공급할 수 있습니다. 인플레이션 때문에 통화량을 줄이고 싶으면 중앙은행은 돈을 가져갑니다. 이게 경제를 안정시키는 방법입니다. 작동하는 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 중앙은행이 이렇게 통화량을 조절하기 위해 돈을 찍어낸다고 말했지만, 사실 중앙은행이 계속 돈을 찍어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따로 있다. 그것은 바로 ‘이자’ 때문이다.
  • 돈의 양이 늘어나면 물가 상승의 원인이 되고, 인플레이션이 따라온다. 자본주의 체제 하에서 ‘은행’이 있고 ‘중앙은행’이 있는 한, 인플레이션이란 결코 피해갈 수 없는 치명적인 현상인 셈이다.
  • 2008년 아프리카 짐바브웨에서는 물가 상승이 국가의 통제력을 벗어나 ‘하이퍼인플레이션’이 발생했다. 한 해에 최고 2억 3천100만%라는 상상을 초월하는 물가상승률을 기록한것이다. 40여 년을 통치한 무가베 대통령의 무지한 정책이 그 원인이었다. 극심한 실업률을 극복하고 외채를 상환하기 위해서 나무나 많은 화폐를 찍어낸 나머지 이러한 하이퍼인플레이션 상태가 온 것이다. 0이 모두 14개가 붙은 100조 짐바브웨 달러 지폐는 당시의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기록적이었는지 잘 보여준다. 심지어 밥을 먹을 당시와 밥을 먹은 후의 밥값이 달라질 정도였다고 한다.
  • 독일은 할 수 없이 중앙은행을 통해 발행하는 화폐의 양을 크게 늘렸고 국채를 발행해 외국에 헐값에 팔기 시작했다. 그 결과 정말로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 1923년 7월 독일 내 물가는 1년 전에 비해 7천500배를 넘어섰고 2개월 뒤에는 24만 배, 3개월 후에는 75억 배로 뛰었다. 우리나라로 치면 5천 원 하던 김치찌개의 가격이 3조 7천5백억이 되었다는 이야기다.
  • 문제는 이러한 디플레이션이 시작되면서 돈이 돌지 않았다는 점이다. 기업은 생산과 투자, 일자리를 동시에 줄이기 시작하고, 서민들은 벼랑 끝으로 내몰린다.
  • 인플레이션 후에 디플레이션이 오는 것은 숙명과도 같은 일이다. 왜냐하면 이제껏 누렸던 호황이라는 것이 진정한 돈이 아닌 빚으로 쌓아올린 것이기 때문이다.
  • 시민 B는 중앙은행으로부터 빌린 돈 1만 500원을 갚기 위해 열심히 일을 했고, 실제 섬에 있는 1만 500원을 모두 벌어서 빚과 이자를 다 갚았다고 해보자. 그렇다면 500원을 빌린 시민 D는 어떻게 될까. 당연히 돈을 갚을 수 없게 되고 결국에는 파산한다.
  •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쟁’이라는 것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 시스템에는 없는 ‘이자’가 실제로는 존재하는 한, 우리는 다른 이의 돈을 뺏기 위해 끊임없이 경쟁해야만 한다. 저마다 살아남기 위해 필사적으로 싸운다. 바로 이것이 우리가 매일 ‘돈, 돈, 돈’하며 살아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이 전부라는 말이 여기에서 나온다.
  • 젊은 세대들이 일자리를 찾기는 앞으로도 어려울 것입니다. 세계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죠. 무슨 일을 하는 게 일이 없는 것보다 낫다는 걸 깨닫기 바랍니다. 경험, 제시간에 나가는 것, 낮은 자리에서 시작해서 승진하는 능력, 이런 것들이 노동을 아예 안 하는 것보다 나을 것입니다.
  • 루스벨트 정권 당시 FRB연방준비은행 의장을 지냈던 매리너 애클스도 같은 내용의 이야기를 한 바 있다. “우리의 통화 시스템에 빚이 없으면 돈도 없습니다.” 어떻게 보면 돈에 대해, 그리고 빚에 대해서 너무도 순진하게 생각해 왔던 우리에게는 매우 충격적인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빚 지지 말고 성실하게 돈을 벌어라’는 이야기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지만, 정작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빚이 있어야만 굴러갈 수 있다는 사실은 때로 배신감까지 느끼게 한다.
  • 미궁에서는 개인에 대한 신용 등급을 ‘프라임prime, 우수’, ‘알트A Alternative-a, 중간’, ‘서브프라임Subprime, 저신용’ 순으로 나누고 있다. 즉,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이란 저신용자에 대한 주택 담보 대출을 의미하는 것이다. 돈을 갚을 능력이 없는 사람들에게까지 돈을 빌려줬던 것이다.
  • 모든 것이 돈을 갚을 수 없는 저신용자에게 대출을 확대한 은행에 큰 책임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주의 깊게 봐야 할 점은 이 모든 것이 은행의 단순 실수가 아니라는 점이다. 인플레이션이 막바지에 이른 상태, 즉 돈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은행은 생존을 지속하기 위해 저신용자에게 눈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 처음 달러가 기축통화로 결정된 것은 1944년 7월이었다. 당시 미국을 중심으로 44개 연합국의 대표가 미국 뉴햄프셔주 브레튼우즈에 모여 외환금융시장을 안정시키고 무역을 활성화시킨다는 목적으로 ‘브레튼우즈 협정’을 맺었다. 35달러를 내면 금 1온스를 주겠다는 약속을 하면서 세계 각국의 통화를 달러에 고정시킨 것이다. 바로 이때가 미국의 달러가 전 세계의 기축통화가 된 시점이다.
  • 1971년은 달러가 금으로부터 자유로워진 역사적인 해라고 할 수 있다. 이때부터 미국이 원하기만 하면 얼마든지 돈을 만들 수 있게 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사실 이는 거의 ‘혁명’과도 같은 일이었다. 이 조치를 통해서 미국은 마음만 먹으면 무제한으로 돈을 찍어내고 원하는 대로 빚을 질 수 있게 되었다. 금의 보유량과 전혀 무관한 화폐 발행권을 가지게 된 것이다. 마침내 금융업자들의 오랜 숙원사업이 이루어진 것이다. 이것은 금으로부터 자유로운 진정한 명목화폐의 출현이었고 이는 ‘세계 역사상 가장 큰 경제적 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다.
  • FRB의 건물 간판에는 Fedreal Reserve Bank로 되어 있지만 공식 명칭은 the Federal Reserve System이다. 12개의 지역 연방준비은행과 약 4천800개의 일반 은행이 회원으로 가입된 곳으로, 용어만 Federal이라고 사용했을 뿐 정부기관이 아닌 순수한 민간은행에 불과하다.
  • FRB는 미국 정부를 고객으로 하는 몇몇 이익집단들이 단단히 결합된 모임체일 뿐이다. 정부 예산을 쓰지 않으며, 정부 차원의 감시도 없다. 그들은 금이 없어도 되고 별도의 은행 거래 창구도 필요 없다. 미국 정부가 요청하면 돈을 찍어내 미국 정부에 달러를 빌려주고 거기에 따라서 이익을 얻을 뿐이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불, 바퀴와 더불어 이 FRB를 ‘인류 최고의 발명품’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불가능한 것이 존재하는 것이다.
  • 1929년 금융 자본가들은 또다시 그동안 빌려준 대출금을 무지막지하게 거둬들이기 시작했다. 대출을 받아 주식 투자를 했던 은행과 개인들은 줄도산을 했다. 하지만 이미 록펠러, 모건, 버나드 버럭 등의 여러 큰손들은 주식을 대량으로 매각하고 주식 시장을 빠져나가고 난 후였다. 이 사태로 인해 1만 6천여 개가 넘는 금융회사들이 문을 닫았다. 금융 자본가들은 거의 헐값이나 다름 없는 가격으로 은행들을 집어 삼켰고 주식으로 막대한 부를 챙겼다. 이는 미국 역사상 가장 엄청난 ‘사기 사건’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들 마음대로 통화량을 늘리고 줄이면서 FRB는 소규모 금융회사와 국민들을 희생양으로 삼을 수 있었던 것이다. 이를 통해서 FRB는 수천 개의 금융회사들에 대한 독점적인 지위를 획득할 수 있었고 지금도 그들에게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 자본주의 구조 안에서 돈은 빚이다. 이자가 존재하지 않는 시스템 안에서 우리는 돈의 노예가 될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누군가가 파산을 해야 누군가가 돈을 벌 수 있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욱더 우리는 나무가 아닌 숲을 보는 안목을 가져야 한다. 미국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그래서 우리나라의 금융 정책은 어떻게 바뀔지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자본주의 시스템 때문에 피해를 입었다고 구조적인 것만 탓해 봐야 우리에게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아무런 도움을 받을 수 없다.
  • 전문가들이 말하는 기축통화의 조건은 세 가지다. 첫째, 해당 국가의 경제 규모가 세계 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해야 한다. 둘째, 국제 거래에서 거부감 없이 많이 사용되어야 한다. 셋째, 안전성이 있어야 한다.
  • 1990년대 이전까지 우리 사회에서 ‘금융’이라는 부분은 크게 중요시되지 않았다. 물론 ‘재테크’라는 말도 유행하지 않았다. 그저 열심히 일해서 저축을 하고 조금씩 돈을 모으면 그것이 최고라고 생각했다.
  • 그런데 1990년대부터 상황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세계 시장에서 우리 경제의 비중이 크게 확대되면서 금융 시장 개방에 대한 압력이 거세지기 시작했던 것이다. 1992년 ‘금융자율화 및 개방시행 계획’이 발표되고 금융 시장이 급속도로 개방되었다. 그때부터 국내에는 외국 자본들이 물밀 듯이 들어왔고 외국 자본과 선진 금융회사들의 휘황찬란한 금융상품들이 선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금융자본주의 세상은 급박하고 변화무쌍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통화량은 하루가 다르게 변했고 환율은 오르락내라락했고 주가는 심하게 요동쳤다. 그리고 2000년대가 되자 은행은 본격적으로 펀드와 보험을 팔고 신용카드 발급을 확대하면서 금융자본주의의 한가운데에 서기 시작했다.
  • 사실 은행원이 모든 걸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문제다. 금융투자협회의 발표에 따르면 2012년 7월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펀드의 수는 1만 4개. 놀랍게도 이는 ‘세계 1위’의 수준이다. 금융상품의 종류가 이렇게 많은데 일개 은행원이 아무리 공부를 열심히 한다고 해도 그것들을 다 파악하고 분석하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 복잡하고 어려운 1만여 개의 상품을 모조리 안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지 않을까.
  • 즉, BIS가 5% 아래로 내려가면 감독기관으로부터 개선권고나 요구, 명령을 받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이 하나 있다. 만약 은행이 예금을 빼서 후순위채권으로 돌리면 부채가 줄어들게 된다. 그렇게 해서 BIS가 높아지면 ‘자산이 건전하다’는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 펀드란 다수의 사람들에게서 자금을 끌어모은 후, 이 돈을 채권이나 주식에 투자해서 그 수익을 나눠 갖는 금융상품이다. 하지만 이 단계에서 분명하게 알아야 할 것은 펀드는 저축이 아니라 투자라는 점이다. 투자라는 말은 한마디로 돈을 전부 날릴 수도 있다는 뜻이다.
  • 자산운용회사가 우리가 모아준 100억 펀드로 주식을 다 샀다가 그대로 팔면 매매회전율은 100%이다. 두 바퀴를 돌면 200%가 된다. 미국의 경우에는 평균이 100% 정도인데, 200% 정도만 돼도 미국 펀드 관련업자들은 깜짝 놀란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 대형 펀드 중 매매 회전율이 1400%, 1500%인 것이 허다하다. 심지어 6200%인 것도 있었다. 문제는 이렇게 회전을 할 때마다 고객이 그 매매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는 점이다. 회전율이 높다면 당연히 수수료가 높아지고 이는 투자자의 손실로 돌아온다. 따라서 펀드를 살 때에는 곡 매매회전율을 따져봐야 한다.
  • 제일 앞에 있는 ‘M에셋’이라는 것은 자산운용사를 가르키는 말이다. 즉 ‘이 펀드의 자금은 M에셋에서 운용한다’라는 것을 표기한 것이다. 그 다음에 ‘디스크버리’라는 것이 있다. 이는 일종의 투자전략을 의미한다. 디스커버리란 ‘유망기업을 발굴해 내서 투자하겠다’는 의미다. 세 번째로 ‘주식형’이라는 것은 어디에 주로 투자하는지 나타낸다. 이 경우에는 주식에 투자하겠다는 뜻이다. 그 뒤에 붙은 4라는 숫자는 이 펀드의 시리즈 번호라고 할 수 있다. 즉, 1이라고 씌어 있으면 해당 펀드의 첫 번째 시리즈이고 2라고 씌어 있으면 두 번째 시리즈라는 의미다. 이 숫자가 올라갈수록 나름대로 잘 나가는 인기 있는 펀드라고 할 수 있다. 전체 모집금액이 1조 원이 넘었을 때에만 다음 시리즈가 허용되기 때문에 3이라고 씌어 있으면 이미 그전의 시리즈에서 2조 원에 달하는 펀드를 모집했다는 뜻이 된다. 그리고 마지막에 씌어 있는 A는 수수료의 체계를 의미한다. A라고 씌어 있으면 선취, B라고 씌어 있으면 후취, C는 둘 다 없는 경우이다.
  • ‘지금 제일 잘 나가는 펀드다’라는 것은 이미 꼭대기에 있어 앞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 따라서 수익률만 보고 판단하는 것은 결코 옳은 선택이라고 할 수 없다. 고수익 상품은 곧 고위험 상품이라는 점을 꼭 기억해야 한다.
  •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다는 상품’은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건강검진 없이 심사 없이 가입’이라고 해도, ‘명품 부모님보험’이라며 효도하라고 해도 흔들리면 안 된다. 쉽게 가입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소비자 쪽에서 뭔가 손해 볼 게 있다는 뜻이지 않을까
  • 정액보장 상품으로 1억짜리 암보험 세 개를 든 후 암에 걸렸다면 중복보상이 가능하기 때문에 각각 1억씩, 총 3억 원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실손보장 상품은 말 그대로 실제 일어난 손실에 비례해 보상해 주는 상품이다. 보험을 세 개나 들었어도 손해액을 나눠서 지급하기 때문에 받을 수 있는 돈은 딱 1억 원뿐이다.
  • 2011년 전 세계 주요 파생상품의 거래량을 보면 우리나라의 거래량은 약 38억 건, 전 세계 거래량의 27%에 달하면서 3년 연속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파생상품은 한마디로 ‘성한 사과와 썩은 사과’를 섞어서 판매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오직 자신만은 성한 사과만 골라 낼 수 있다고 자신하는 태도는 문제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러니 ‘일확천금’의 망상은 당장 버려야 한다.
  • 주목할 만한 점은 정기적으로 용돈을 받는 아이들의 경우 금융지능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왔다는 점이다. 용돈을 정기적으로 받아 용돈 관리를 하는 아이들은 금융이해력이 굉장히 높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돈에 대해서 스스로 접촉하다 보니 돈에 대한 관리능력도 생기게 된 것이다. 또한 바람직한 습관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도 금융이해력이 매우 높게 나타났다. 빚을 지면 안 된다는 태도가 매우 강하게 나타났고, 또한 금융이해력이 높은 아이일수록 부채에 대해서는 더욱 강한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
  • 문제는 금융에 사고가 났을 때 그 위험성이 개인의 부담으로 돌아왔다는 점입니다. 금융 덕분에 위험해지는 것이 아니라 금융 덕분에 풍요로운 생활을 하기 위해서, 이제는 사람들이 금융의 기본 원리를 얼만큼 알고 있느냐 하는 것이 중요해졌습니다.
  • 증권회사 직원도 본사에서 나온 교육자료 팸플릿 보니가 그럴듯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본인도 뭉칫돈 모아놨다가 투자한 거죠. 그런데 그 상품이 잘못되어서 소송을 당했습니다. 그러자 그 증권회사 직원이 어느 날 조용히 저희 사무실에 전화를 한 거죠. ‘저 이 펀드 판매한 직원인데 저도 손실을 봤습니다. 저도 소송에 참여할 수 있나요?’라고 물어보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또 어떤 경우에는 직원이 팔고 난 다음 너무 후회가 돼서 본인이 권유해서 그 상품을 구매한 고객 분들을 모시고 와서 소송을 하라고 저희한테 권유한 경우도 있습니다.
  •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금융회사에 소속되지 않은 독립적인 상담사, 즉 ‘독립재정상담사’이다. 금융상품 판매업자의 이해관계와는 독립해서 따로 판매수수료를 받지 않고 자문 대상인 고객이 최선의 이익을 얻을 수 있도록 그에 합당한 금융상품을 추천하는 사람을 말한다. 현재 미국과 영국, 홍콩에서는 이미 이러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 의사들이 하는 히포크라테스 선서가 금융권에도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것이 없어요. 은행가가 되는 사람들이 공식적인 선서를 하지 않습니다. 문제가 있죠.
  •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끊임없이 ‘소비’를 강요당하는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다.
  • 우리가 어떤 것을 좋아하게 되었는지 보면 아주 재밌어요. 예를 들어 우리는 맥주를 좋아하게 되었죠. 참 이상하죠? 아이에게 맥주를 주면 처음엔 좋아하지 않잖아요.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좋아하게 되죠. 위스키도, 담배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처음에는 안 좋아하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선호를 형성하는 것들이 무척 많이 있죠.
  • 마케터들이 키즈 마케팅을 하는 이유는 부모의 구매 행동에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바로 조르기의 힘이라고 하죠.
  • 결국 성인이 된 우리의 소비 습관과 성향은 이미 수십 년간 진행된 ‘키즈 마케팅’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매 순간 합리적으로 결정해서 소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어린 시절에 형성되었던 습관을 산물로 소비하게 된다는 것
  • 남성과 여성은 큰 차이가 있어요. 여성이 감정적으로 훨씬 더 약하죠. 이 말을 듣는 여성들이 화낼 것 같아 두렵지만, 일반적으로 소비에 있어서 남성보다 여성이 더 나약합니다.
  • 여성들은 크림을 사서 정말 좋다고 생각하다 곧 별로 효과가 없다며 잡지에서 새 광고를 찾죠. 신상품이 나온 걸 보고 달려가서 사요. 몇 주 써보고 또 별로라고 하죠. 60대가 될 때까지 계속 그렇게 합니다.
  • 사람들은 아이패드3를 아이패드5로 업그레이드 하면 더 많은 권력을 가지고, 더 똑똑해진 듯한 착각에 빠지죠. 사실 이것도 ‘화장품 병 속의 희망’과 똑같아요. 남자들의 방식이죠. 반대로 여성들은 ‘버전4’, ‘버전5’라는 크림을 사지 않겠죠. 남성들은 성품이 추가됐고 더 어려 보인다는 화장품을 안 사고요. 이 남녀간의 차이는 미묘하지만 매우 중요합니다.
  • 나면의 차이지만 배교해 보면 마케터가 공략하기에 훨씬 편리한 대상은 여성이다. 남성에 비해 여성은 광고의 논리에 쉽게 넘어가고, 신상품에 민감하고, 가정의 모든 소비를 책임지고 있기 때문이다.
  • 여성 마케팅을 ‘마케팅의 꽃’이라 부르는 것이 소비자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의미가 아니다. ‘여성 마케팅’이란 곧 ‘소비에서는 여성들이 훨씬 더 약점을 가지고 있으니 더 집중공략하라’는 자본주의의 주문일 뿐이다.
  • 잉여생산물이 많아지고, 그것이 회전이 되지 않으면 자본주의에는 시스템적인 문제가 생기게 된다. 이것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바로 소비를 권장하는 것, 또는 강요하는 것이다.
  •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느끼는 감정은 바로 외로움입니다. 이 외로움을 메워줄 수 있는 곳이 바로 또래집단이죠. 또래가 가지고 있는 물건을 나도 가짐으로써 같은 소속감을 가지게 됩니다.
  • 사실 과소비를 하면 우리는 고통을 느끼게 돼요. 하지만 뇌 중추에서는 내가 갖고 싶은 것을 가지면 쾌를 느끼죠. 순간적으로 이 쾌는 중추가 움직이지만 결국 돌아서서는 고통을 느끼게 되는 거죠. 이와 가은 고통을 낮추어주는 것이 바로 신용카드입니다. 지금 당장은 내가 큰돈을 내는 것이 아니고 현찰을 내는 것이 아닙니다. 내 눈앞에서 현찰이 나가지 않기 때문에 우리의 뇌는 전혀 고통스럽지 않게 소비를 하게 된다는 거죠.
  • 사람들은 자신들이 깨닫지 못하는 사이, 실연이나 슬픈 감정을 느낄 때면 평소보다 더 간절히 물건을 갖고 싶어지고, 더 많은 돈을 내려고 합니다. 흥미로운 것은 그 과정이 전혀 의식적이지 않다는 점입니다. 그것은 바로 공허함 때문인데, 슬픔과 연결되는 가장 중요한 주제가 바로 상실입니다. 상실감은 매우 상처가 큽니다. 그리고 우리도 모루는 사이에 그 빈자리를 채우려는 욕구가 생기는 것이죠.
  • 이제까지의 모든 실험을 정리해 보면 소비는 결코 이성적으고 합리적인 것이 아니다. 오히려 소비는 감정에 의해 더욱 영향을 받는다. 슬픔, 불안, 우울, 외로움이 소비를 더 부추기며, 외적 요인인 신용카드가 뇌의 고통을 덜어주어 더 많은 소비를 유발하는 것이다.
  • 자본주의 사회에서 쇼핑은 패배가 예정된 게임이다.
  • 영국의 정치가였던 찰스 타운센드 공작이 그의 양아들 헨리 스코트의 대륙 여행에 동행하며 가정교사를 맡아달라고 했던 것이다. 이는 당시 귀족 가문에서 유행했던 자녀 교육 방법 중의 하나였다. 자신도 여행을 할 수 있고, 경제적인 지원까지 받을 수 있었으니 아담 스미스는 이를 거부할 이유가 없었다. 그렇게 해서 그는 프랑스 툴루즈, 남프랑스, 몽블랑, 제네바, 파리로 이어지는 3년간의 긴 여행을 하게 됐다.
  • 스미스는 ‘국부’는 ‘모든 국민이 해마다 소비하는 생활필수품과 편의품의 양’이라고 새롭게 정의를 내렸다.
  • 아담 스비스가 빋었던 자유시장 경제는 부를 만들어내는 데에는 큰 공헌을 했지만, 그것이 이상적으로 분배되는 데에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 결과 가난한 사람은 더욱 가난해졌고, 부자인 사람은 더욱 부자가 되었다.
  • 즉, 상품의 가치는 상품을 생산하는 데 들어간 ‘평균 노동시간’으로 결정된다고 정의했다. 그러니까 6시간 동안 6켤레의 신발을 만든다면 신발의 가치는 ‘1노동시간’인 것이다.
  • 노동자가 빵 3개를 손으로 만들 때 드는 시간은 3시간, 하지만 기계를 쓸 때는 1시간이면 된다. 그래서 더 좋은 기계를 들여와 더 적은 시간에 더 많은 빵을 만들어내려고 한다. 이렇게 하면 필요노동시간은 줄어들고, 잉여노동시간은 그만큼 늘어나게 된다. 결국 노동자의 임금은 더욱 내려가고 자본가는 그만큼 이윤을 남기게 되는 것이다. 마르크스는 이렇게 생긴 이윤을 ‘특별 잉여가치’, ‘또는 ‘상대적 잉여가치’라고 했다.
  • 칼 마르크스는 최초로 ‘착취하는 자본주의’의 본질을 이해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자본주의의 원리를 이해한 칼 마르크스는 착취 현상이 계속해서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 마르크스는 자본주의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은 물론, 자본주의의 미래를 예측하기도 했다. 그는 더 많은 이윤을 얻으려 하는 자본가의 이기심 때문에 기계가 계속 노동을 대신하면, 실업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렇게 되면 일하려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임금은 더 낮아지고, 상품은 쏟아져나올 수 있지만 팔리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결국 나중에는 기업도 자본가도 망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이때부터 자본주의의 위기인 공황이 시작되고, 참다 못한 노동자들이 혁명을 일으킬 것이라고 했다.
  • 1923년 7월 독일 내 물가는 1년 전에 비해 7천500배를 넘어섰고 2개월 뒤에는 24만배, 3개월 후에는 75억 배로 뛰었다. 환율은 1달러당 4조 2천억 마르크가 되기도 했다.
  • 케인스는 공황의 원인을 수요부족이라고 주장했다. 소득이 늘어난다고 수요가 똑같이 늘어나지 않으며, 현실적인 수요량을 ‘유효수요’라고 정의했다. 실제로 물건을 살 수 있는 돈을 가지고 있어도 물건을 구매하려는 욕구는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경제가 잘 돌아가려면 소득과 수요가 거의 같아야 하는데, 덜 쓰다 보니 경기가 침체되어 공황이라는 현상이 나타났다는 이야기다. 정부의 역할에 관한 케인스의 새로운 이론은 ‘거시 경제학’이라는 학문을 탄생시켰다.
  • 자본주의 경제 체제에서는 그 주체를 가계, 기업, 정부로 나눌 수 있다. 미시경제학은 가계와 기업이 어떻게 의사결정을 내리며 시장에서 어떻게 상호작용을 하는지를 설명한다.
  • 거시경제학은 국민소득, 이자율, 환율 등 국가 전체와 세계에 관한 경제현상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정부의 계획적인 정책으로 가계와 기업을 움직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공황에서 벗어나는 길은 정부가 재정지출을 확대해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며, 그렇게 완전고용이 이루어지면 현실적인 수요가 늘어나 경제가 되살아날 것이라고 주장한다. 구매력이 없는 수요자가 일자리를 구해 구매자로 발전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 케인스는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면 자본주의는 생존할 수 있을 거라고 했어요. 첫째, 좋은 수준의 고용률, 둘째, 더 평등한 사회, 정부는 완전고용에 대한 책임이 있습니다. 최상의 고용률과 생산율을 유지해야 하는 거죠.
  • 케인스의 이론은 맨 먼저 하버드대학 경제학부의 젊은 학자들을 매혹시켰다. 그리고 이어 미국 정부의 경제 각료들까지 설득시켰다. 그에 따라 루스벨트 대통령은 그의 이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뉴딜 정책을 만들었다. 실업자와 굶주린 사람을 위한 복지정책을 마련하고, 댐, 고속도로 등을 건설해 일자리를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또한 전례 없이 강력한 규제방안을 실시했다.
  • 1944년 7월, 케인스는 세계 최고의 경제학자 자격으로 브레튼 우즈 협정을 진두지휘하기도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전쟁은 독일과 미국 모두에게 불황의 탈출구가 되어 주었다. 돈을 빌려 전쟁에 쏟아부으느 실업률이 낮아지고 경제가 살아난 것이다. 전쟁이 일어나자 군수산업이 폭발적으로 활성화되고 이는 경제 전반에 파급력을 미치며 활력소가 되었다.
  • 1970년대에 들어서자,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던 호황에도 위기가 찾아왔다. 그런데 그때의 위기는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번졌다. 바로 경기 불황과 인플레이션이 동시에 오는 ‘스테그플레이션’이 시작된 것이다. 이 현상은 케인스의 이론으로는 도저히 설명이 불가능했다.
  • 하이에크의 주요 이론은 인간이 이성적인 존재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인간의 행동은 불완전한 지식에 기초합니다. 가장 똑똑한 인간도 자기가 속한 사회의 한 부분일 뿐 상대적으로 무지합ㄴ디ㅏ. 이 기본적인 통찰에서 하이에크의 주요 이론이 나옵니다. 그의 주요 이론은 ‘계획자의 부족한 지식 때문에 중앙경제 계획은 실패하기 쉽다’는 것입니다.
  • 영국 국민들은 대처의 보수당 정부를 선택했고, 영국 최초의 여성 총리가 된 대처는 하이에크의 신자유주의에 기반을 둔 대처리즘을 표방했다. 대처리즘은 곳곳에서 국가와 정부의 활동 영역을 축소시켰다. 그간 국가에 의해서 운영되던 상당수의 국영기업을 민영화했고 복지를 위한 공공지출을 삭감했다. 또한 기업의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하고 이에 방해가 될 수 있는 노동조합의 활동을 규제한 것이다.
  • 모두가 잘살게 될 거라는 아담 스미스의 예언도 틀렸고, 혁명이 일어나 자본주의가 무너질 것이라는 칼 마르크스의 예언도 틀렸다. 정부가 규제 해야 한다는 케인스도, 시장을 믿어야 한다는 하이에크도 이제 더 이상 해결책을 주지 못하고 있다. 모두들 심혈을 기울여 자본주의를 변화시킬 대안을 내놓았지만 여전히 자본주의는 온갖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 우리가 만나본 석학들 중 자본주의를 버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렇다고 실패한 공산주의를 다시 불러올 수도 없는 일이다. 방법은 하나, 고장 난 자본주의를 고쳐 쓸 수밖에 없는 것이다.
  • 조세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2년 4월 기준으로 우리나라 소득 상위 1%가 한 해 버는 돈이 38조 4천790억 원. 상위 1%가 국민소득 16.6%를 가져가는 상황이다. 더 놀라운 것은 OECD 국가 중 미국 17.7%에 이어 2위라는 점이다. 우리나라가 얼마나 심각한 소득불균형 상태에 있는지 잘 알 수 있다.
  • 복지 문제는 그저 동정심에 기대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복지를 해야만 자본주의가 붕괴되지 않기 때문이다.

2020년도 하반기 STEW 독서소모임 회원을 모집합니다.

따뜻한 커뮤니티 STEW는 2011년 한국장학재단 멘토링으로 시작했습니다. 창업 멘토링으로 시작된 STEW는 시간이 흘러 창업자 및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멤버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STEW에 대한 자세한 소개는 다음 링크에서 확인하세요.
▶︎ http://bit.ly/steworkr

STEW 독서소모임은 2015년 STEW 멤버들이 ‘다양한 분야 책을 읽자’는 목표로 시작됐습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는 연 5회 모임을 가졌고, 2018년부터 연 6회 모임을 정착시켰습니다. 2020년부터는 연 12회 모임으로 확장했고, 2020년 상반기 현재 STEW 독서소모임 회원 15명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히스토리는 다음 링크에서 확인해주세요.
▶︎ http://ohseyong.com/?p=1954

2020년 상반기에는 『초연결』, 『인생수업』,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아주 작은 습관의 힘』, 『원칙』,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등 6권을 읽었습니다. 지금까지 읽고 쓴 멤버들의 서평은 STEW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http://stew.or.kr

2020년 하반기에도 매달 1권을 읽고 모여 토론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모임은 매달 첫째 주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진행됩니다.

STEW 독서소모임은 <따뜻한 커뮤니티 STEW>에서 운영하며, 독서소모임 회원은 STEW 멤버로도 참여할 수 있습니다.

2020 STEW 독서소모임 하반기 오프라인 모임

  • 매달 첫째 주 일요일 오전 10시 ~ 오후 2시 강남 또는 사당, 스터디룸

2020 STEW 독서소모임 하반기 활동

  • 7월 ~ 12월, 총 6회
  • 지정 도서 6권

2020 STEW 독서소모임 운영 방식

  • 발제자가 발제 도서를 정한다.
  • 회원은 발제 도서를 읽고, 매달 말일까지 서평을 쓴다.
  • 매달 첫째 주 일요일에 모여 발제 도서를 토론한다.

회원 자격

  • 다양한 분야 책 읽기를 좋아하는 성인
  • 2001년 ~ 1991년생

회원 할 일

  • 회비 6만원
  • 책 읽고 서평 쓰기(서평 미제출 시 벌금 있음)

현재 STEW 독서소모임 회원 전문 분야

  • 개발자, 스타트업, 영업, 금융, 언론, 대학원생, 대학생 등

충원 예정 인원

  • 10명 내외

가입 신청 기간

  • 2020.05.05 ~ 충원 시 종료

기타 문의사항은 오세용 팀장에게 연락주세요.

오세용 팀장
osystst@지메일

참가신청 링크

2020년 5월 지정도서

  1. 일시 : 2020년 5월 3일 오전 10시
  2. 장소 : 온라인(코로나 종식 시 오프라인)
  3. 도서 : 원칙
  4. 저자 : 레이 달리오
  5. 발제자 : 오세용

발제문

  • 지금까지 삶으로 자서전을 쓴다면, 넣고 싶은 이야기를 해봅시다.
  • 막 중학교를 입학하는 14살 나에게 꼰대스러운 한 마디 한다면?
  • 레이 달리오의 원칙 중 자신의 원칙으로 삼고 싶은 것 딱 1개를 꼽아봅시다.
  • 70살이 됐을 때 자서전에 쓰고 싶은 나만의 이야기를 이야기 해봅시다.
  • 현재 자신이 가장 행복할 때를 이야기 해봅시다.

먼저 이 책이 내 눈에 띄기까지 열심히 SNS 퍼 나르던 사람들에게 깊은 아쉬움을 표한다. 저자의 명성도 있겠지만, 무려 베스트셀러에 오를 만한 책이 맞는지 의문이 든다. 역시 명성 탓인 것 같다.

책은 3개 파트로 구성됐다. 저자인 레이 달리오 자서전과 인생의 원칙 그리고 일의 원칙이다. 700페이지에 달하는 두꺼운 책인데, 정말 쓸데없던 마지막 파트인 일의 원칙을 빼면 책의 절반 정도다. 남은 절반을 줄여 200페이지 내외로 만들었다면 나는 기꺼이 이 책에 별점 4점을 줬을 것이다.

또한, 이 책을 기대감 없이 읽었다면 4점을 줬을지도 모른다. 명성 덕에 베스트셀러에 오른 것 같다만, 명성 덕에 별점 1개를 기쁘게 제거한다. 이 책은 흥미로운 부분이 있던 책을 표현하는 별점 3점이다.

두꺼운 책인 만큼 괜찮은 문장은 많았다. 형광펜 그은 문장을 옮기니 3시간가량 걸렸다. 대부분 괜찮은 문장이었으나, 도대체 뭔소린지 모르겠는 형편없는 문장도 있다. 역시 말이 많으면 손해다.

투자자의 삶, 레이 달리오

나는 주식 투자는 하면 안 된다는 말을 들으며 살아왔다. 나는 착한 아이였기에 주식 투자를 유흥과 같은 레벨로 취급했다. 노력하지 않고 돈을 바라는 요행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저자는 10대 때부터 돈을 벌었다. 떡잎이 달랐다고 할까? 나는 사회에 나온 24살 이후 계속 돈을 벌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벌 테지만, 저자처럼 더 이른 시기에 사회를 경험했더라면 어땠을까 싶다. 어쨌든 저자는 유년기부터 조금 달랐다.

저자가 들려주는 투자자의 삶은 놀라웠다. 덤덤히 이야기했지만, 단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분야였다. 특히 맥도날드의 맥너겟 스토리는 내 시야를 한 단계 넓혀줬다.

“맥도날드는 치킨 맥너겟이라는 새로운 상품을 계획하고 있었다. 하지만 닭고기 가격이 오르면 수익이 줄어들 것을 걱정했기 때문에 출시를 꺼리고 있었다. 레인 프로세싱과 같은 닭고기 생산업체는 비용이 상승하면 수익이 줄기 때문에 고정된 가격으로 판매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나는 레인 프로세싱에 옥수수와 대두선물을 혼합해 비용을 고정시킬 수 있는 방법을 보여주었고, 맥도날드에 고정된 가격으로 닭고기를 공급할 수 있도록 했다. 가격 위험을 크게 줄인 맥도날드는 1983년에 맥너겟을 출시했고, 나는 맥너겟 출시를 도와준 일에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

내 첫 회사에서는 프로젝트 오픈을 알리는 ‘킥오프 회식’ 때 소고기를 먹었는데, 리더들은 술에 취해 갑사 직원을 상대했다. 때문에 선배들은 조용히 식당 직원에게 소고기를 계속 시켰다. 혼나는 게 아닌가 싶었는데, 얼마 뒤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그 자리에 있던 사람 그 누구도 계산에 신경을 안 쓴다는 사실이었다. 세상에 돈 내고 먹는 사람 중 돈을 신경 쓰는 사람이 없다니? 법인카드는 내가 사회에 나와 첫 번째로 받은 큰 충격이었다.

저자의 맥도날드 이야기는 그 충격만큼이나 새로운 시야였다.

덤덤히 들려주는 자서전 파트는 밋밋했다. 새로운 시야를 얻긴 했지만, 역시 기대가 컸다.

“인생은 세 단계로 구성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 단계는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의존하고 배우는 단계이다. 두 번째 단계는 다른 사람들이 나에게 의지하고 함께 일하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 단계는 다른 사람들이 더 이상 나에게 의존하지 않고, 나도 더 이상 일할 필요가 없는, 인생의 풍미를 맛보는 단계이다.”

결국 저자는 두 번째 파트인 ‘인생의 원칙’을 소개하기 위해 장황한 자기소개를 180페이지에 걸쳐 했다. 성공한 할배의 이야기니 이 정도는 꾹 참고 들을 만 했다.

인생의 원칙

현실

인생을 논하며, 저자는 가장 먼저 ‘현실’에 관해 이야기한다. 철학적인 이야기라면, 할배의 통찰은 적절하다.

뒤에서 언급하지만, 저자는 철저히 ‘엔지니어’ 마인드로 인생과 일을 분석한다. 아마 저자가 40년 뒤 태어났더라면, 구글이나 애플 등 테크 비즈니스를 하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괴팍한 성격을 앞세워 성공했을 것이다.

“위대한 관리자는 철학자, 연예인, 실천가 또는 예술가가 아니다. 그들은 엔지니어다. 그들은 조직을 기계처럼 여기고, 조직을 유지하고 개선하기 위해 열심히 일한다. 그들은 기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여주고 설계를 평가하기 위해 공정 흐름 그래프를 만든다. 또한 그들은 기계의 개별 부품과 기계 전체가 얼마나 잘 작동하고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측정지표를 만든다. 그리고 조직의 사람들과 설계를 모두 개선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변화를 추구한다.”

엔지니어에게 가장 중요한 능력은 ‘문제해결 능력’이다. 이는 주니어와 시니어를 가르는 가장 큰 능력치이며, 성공적인 커리어를 위한 능력치다. 그리고 몸값을 가르는 가장 중요한 능력치다.

문제해결을 위해 선행될 절차는 ‘문제 인식’이다. 뭐가 문제인지 알아야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할 것 아닌가? 그런 의미에서 저자가 ‘현실’을 말한 것은 ‘문제 인식’을 말하기 위함이다.

“현실이 달라져야 한다는 생각 대신 현실이 실제로 어떻게 기능하는지를 이해하려는 관점에서 현실을 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나쁘게 보던 것이 나의 선입견 때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어떤 문제를 인식하느냐가 문제해결의 시작이다. 문제를 문제라 인식하지 않을 수도 있고, 모든 것을 문제라 인식할 수도 있다. 현실을 인생의 원칙 가장 앞에서 다룬다는 것은 저자의 통찰은 거짓이 아님을 증명한다.

“나의 핵심은 단순하다. 인생이 당신을 어떤 환경으로 이끌더라도 통제할 수 없는 것에 대해 불평하는 대신, 당신이 내린 결정에 대해 책임을 진다면 성공하고 행복해질 확률이 더 높다는 것이다. 심리학자들은 이것을 내적 통제위(자신이 수행할 과업에 대해 자신이 통제할 수 있다고 여기는 수준)라고 부르는데, 많은 연구에서 내적 통제위가 높은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내가 현실을 바라보는 관점이 저자와 일치했다. 20대 때 나는 이상주의자였지만, 한 차례 창업을 경험하고, 여러 커리어를 경험하며 현실주의자가 됐다. 여전히 내가 이상주의자라 생각할 지인도 있겠지만, 상상은 언제나 멀리하려 노력한다. 상상은 현실에 영향받아선 안 된다.

세계적 성공을 거둔 저자가 ‘현실’을 논하는 것은 꽤 마음에 들었다. 마냥 ‘원하는 모든 것을 얻을 수 있어요.’, ‘노력하면 됩니다’ 따위의 어쩌다 성공한 사람의 결과론이 아닌, 철저히 분석하고 고민한 흔적이 보였다. 이는 반복된 성공을 했다는 증거다. 역시 저자는 엔지니어다.

반복

최근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을 읽고 새 방향성을 찾았다.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 습관을 만드는 일인데, 내가 꽤 여러 습관을 유지하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그리고 레이 달리오 역시 습관을 이야기한다.

“어떤 것이든 오랜 시간에 걸쳐 자주 하게 되면 그것은 자신을 통제하는 습관이 된다. 좋은 습관은 고차원의 자아가 원하는 것을 하도록 도와준다. 반면 나쁜 습관은 저차원의 자아에 의해 통제되고, 고차원의 자아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도록 방해한다. 습관을 관장하는 뇌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이해하면 당신은 더 좋은 습관을 만들 수 있다. 예를 들면 당신은 체육관에서 운동을 할 수밖에 없는 습관을 만들 수 있다.”

‘할 수밖에 없는 습관’ 즉, 환경을 만들라는 것이다. 원하는 것을 찾고, 현실을 인지했다면, 원하는 것으로 갈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고 그것을 반복한다. 성공한 대부분 사람이 하는 말이며, 알고도 따라 하기 쉽지 않은 그것이다.

또한, 저자는 도전하고, 실패한 뒤 실패에서 배우라 말한다. 계속해서 도전하고 실패하고, 때론 성공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역시 몰라서 못 하는 게 아니라, 알고도 못 하는 정직한 성공법이다.

“모든 것에 완벽하게 대처할 수는 없다. 실수는 불가피하고, 그런 사실을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실수가 당신에게 무엇인가 가르침을 준다는 것은 좋은 점이다. 그래서 배움은 끝이 없는 것이다.”

성공을 위한 왕도가 있어서 그 길을 나만 걸을 수 있다면 좋겠다. 하지만 이것이야말로 요행이다. 성공을 위한 당연한 길이 있는데, 걷지 않는 것은 내 선택이다. 즉, 누구나 아는 이 성공 방법을 가는 것도, 가지 않는 것도 선택일 뿐이다.

그래서 현실을 인지하고, 원하는 것을 찾는 과정이 필요하다. 어디를 갈지 모르는 승객을 원하는 곳에 데려다줄 수 있는 택시 기사는 없다.

“나는 당신에게 무엇이 최선인지 알려줄 수 없다. 그것은 당신이 선택해야 하는 문제이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은 행복한 사람들은 자기의 본성을 발견하고 본성에 어울리는 삶을 산다는 것이다.”

결국 내 몫이다.

그렇게 내 이야기

저자는 성공한 고위층에 들어가 많은 사람을 만났다. 종종 애플의 스티브 잡스와 비견될 정도라니 투자 업계에서 저자의 위치를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나는 투자업계를 잘 모르기 때문이다.

그중 몇몇 캐릭터를 소개하는 과정에서 ‘셰이퍼’라는 캐릭터를 소개한다. 저자 본인도 셰이퍼에 속하며, 성공한 사람들이 여기에 속한다고 한다.

“셰이퍼들은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다른 사람이나 사물이 자신의 대담한 목표를 달성하는 데 방해가 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 독립적인 사고의 소유자이다. 이들은 일을 어떻게 추진해야 하는지에 대한 확고한 설계도를 머릿속에 가지고 있다. 그리고 동시에 현실 세계에서 이것을 시험하고 더 잘 실현될 수 있도록 일하는 방식을 바꾸려는 의지력을 가지고 있다. 셰이퍼들은 자신들의 꿈을 실현하려는 욕구가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경험하는 고통보다 훨씬 더 강하기 때문에 실패에서 회복하는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 가장 흥미로운 점은 셰이퍼들은 원래부터 통찰력을 가지고 있거나, 자신이 볼 수 없는 것을 보는 사람들에게서 통찰력을 얻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보다 통찰력의 범위가 더 넓다. 세이퍼들은 큰 그림과 세부적인 것 그리고 그 사이에 있는 각 단계의 모든 것을 볼 수 있고, 다양한 견해들을 종합할 수 있다. 반면 대부분의 사람은 하나 또는 다른 하나의 관점에서만 볼 수 있다. 동시에 이들은 창의적이고 체계적이며 실용적이다. 셰이퍼들은 자기주징이 강하지만 동시에 개방적이다. 이들은 무엇보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열정적이고, 일을 못 하는 사람들을 용납하지 않으면, 세계에 큰 영향력을 미치고 싶어 한다.”

나는 이 셰이퍼에 큰 매력을 느낀다. 셰이퍼와 비슷한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앞으로도 당분간은 셰이퍼로 살아가고 싶다. 한편으로는 내 캐릭터가 셰이퍼와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

“셰이퍼들은 어떤 것에도 만족하지 못한다. 그래서 비극이자 끊임없는 동기부여의 원천이 될 수도 있는, 현재와 실현 가능한 것 사이의 격차를 경험한다.”

얼마 전 베란다에서 야경을 보며 불만족한 내 마음에 답답함을 표한 적이 있다. 빌라와 빌라가 맞닿아 창밖이 보이지 않는 월세에 살던 내가 오피스텔을 거쳐 아파트로 이사왔다. 조금씩이지만 연봉은 꾸준히 올랐고, 내가 맡은 일의 난이도와 무게감도 커졌다. 더 많이 가졌고, 더 많이 누리고 있음에도 나는 늘 더 원했고, 이런 내가 싫었다.

도대체 얼마나 가져야 만족할지 모르겠는 이 느낌. 수십, 수백억을 가지면 만족할까 싶은 막연함. 그렇게 지쳐 다시 뭔가 하는 내 모습을 주기적으로 발견했다. 그런데 40년을 더 경험한 저자가 내게 말한다.

“세월이 흐르면서 나는 성공에 대한 만족은 목표를 달성하는 것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어려운 일을 잘 헤쳐나가는 데서 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내 말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 당신의 가장 위대한 목표에 대해 생각해보라. 많은 돈을 버는 것, 아카데미상을 수상하는 것, 위대한 기업을 경영하는 것, 위대한 운동선수가 되는 것 등 무엇이든 상관없다. 그리고 이제 그 목표를 달성했다고 생각해보라. 처음에는 행복하지만 그 행복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당신은 곧 무엇인가를 얻으려고 애쓰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어쩌면 나도 내 이야기에 목마른 것일지도 모른다. 더 많이 가져도, 더 많이 누려도, 더 편해도 내 이야기가 없다면 나는 만족하지 못할 것 같다. 결국은 누군가의 이야기를 만들어주는 누군가가 될 뿐이니까.

그런 면에서 저자는 이 글을 쓰며 꽤 행복한 표정을 지었을 것 같다. 자신의 이야기를 넘어 자신의 원칙이라니. 얼마나 신이 날까?

형편없는 꼰대 짓

서평에서 느끼겠지만, 인생의 원칙 편까지는 정말 괜찮았다. 일의 원칙을 쓴 것은 저자의 욕심이었고, 이 모든 것을 책 한 권으로 엮은 것은 편집자의 실수이기도 하다고 생각한다. 차라리 나누지 그랬나?

저자는 앞서 좋은 이야기를 풀더니만, 일의 원칙에서는 독재자의 면모를 보여줬다.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라고 하더니, 자신의 입맛에 딱 맞는 왕국을 만들었다.

저자는 주니어를 선호한다고 말했는데, 느닷없이 경력과 성공 횟수를 셌다. 한차례 경영권 인계에 실패한 회장이 자신 있게 일의 원칙 중 경영파트에 관한 내용을 소개하는 것은 공감이 되지 않았다.

“신뢰할 수 있는 의견들은 최소한 3번 이상 논란이 된 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한 사람과, 좋은 결과를 이끌어낸 인과관계에 대해 설득력 있게 설명할 수 있는 사람들로부터 나올 가능성이 크다.”

여러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지만, 절정은 ‘계엄령’이었다. 세상에 계엄령이라니. 원칙이 아닌 법이다. 이 부분에서 앞에서 느낀 좋은 감정들이 싹 사라졌다. 결국 자신의 마음대로 한다는 것 아닌가? 대주주로서 그게 나쁘다 할 순 없다. 하나만 해야 할 것이 아닌가? 왕이든, 뭐든 말이다.

“브리지워터 내부에서 어떤 일들을 극단적으로 투명하게 하다 보니 이것이 언론에 유출된 경우가 발생했다. 이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투명성의 수준을 낮춰야 했다. 나는 단지 투명성의 수준을 낮추는 것에 그치지 않고, 모든 상황을 설명한 후 계엄령을 선포했다. 계엄령은 투명성과 관련된 원칙의 잠정적인 중단을 의미했다.”

직원의 캐릭터를 야구카드에 평가하고, 직원의 발언을 수치화해 더 중요한 사람이 말한 것을 듣고. 여러 신조어를 만들었지만, 결국 위에서 평가하고 시킨다는 것 아닌가? 게다가 능력이 부족하면 무조건 자르라니, 능력 없으면 뽑지를 말라니, 이건 브리지워터가 대기업이고, 미국 기업이기에 가능한 것이다.

나 역시 능력과 해고에 관해서는 기업에 권한을 조금 더 줘야 한다는 의견이지만, 브리지워터는 굉장히 극단적이다. 마치 저자의 실패담이 하나 더 추가될 것 같은 느낌이다.

좋은 경험을 공유하면서, 뭐하러 회사 얘기를 깊이 털어놨는지 의문이다. 이것도 그가 말하는 극단적 투명성인가?

마무리

책에 관한 아쉬움이 내 주말 오후를 채운다. 더 좋을 수 있었건만, 별점 5점을 기대한 내 잘못으로 남기고 싶다. 어쨌든 귀한 경험을 공유한 것은 고마우니 말이다.

읽게 된 동기

명성에 이끌려 고른 책. 내가 발제한 STEW 4월 지정도서

한줄평 ★★★☆☆

70대 할배의 장황한 꼰대짓

인상 깊은 문구

  • 원칙은 인생에서 원하는 것을 얻도록 만들어주는 행동의 기초가 되는 근본적인 진리이다.
  • 나는 성공으로 가는 열쇠는 많은 것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잘 실패하는 방법을 배우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잘 실패한다는 것은 게임에 참여하지 못할 정도로 크게 실패하지 않고, 고통스러운 경험을 함으로써 큰 교훈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 나는 보상을 위해 위험을 감수할 정도로 독립적으로 사고했다. 주식시장에서만이 아니라 거의 모든 것에 대해 그렇게 생각해왔다. 또 실패보다 지루함이나 평범함을 더 두려워했다. 나는 위대한 것이 형편없는 것보다 더 좋았고, 형편없는 것이 평범한 것보다 더 좋았다. 왜냐하면 형편없는 것은 적어도 인생의 묘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해주었기 때문이다.
  • 제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아버지는 전쟁을 단호하게 반대했고, 내가 참전하는 것을 결사적으로 막았다. 아버지는 나를 의사에게 데려갔고, 거기서 저혈당증 진단을 받아 징집에서 제외됐다. 지금 그 일을 생각해보면 석연치 않은 절차상의 문제로 군대에 가지 않은 것이었다. 즉 아버지가 징집 대상에서 빠지도록 도와준 것이다.
  • 현실이 나에게 전해준 메시지는 다른 시대, 다른 곳에 사는 사람들에게 일어났던 일들을 더 많이 공부하라는 것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그런 일들이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도 모르고, 그런 일이 발생할 경우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알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 모든 사람이 똑같은 생각을 할 때 이미 모든 것이 가격에 반영돼 있기 때문에 여기에 승부를 것은 것은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 투자는 공격적인 동시에 방어적이어야 한다. 공격적이지 못하면 돈을 벌 수 없고, 방어적이지 못하면 돈을 지킬 수 없다.
  • 예를 들면 소, 닭, 돼지의 사육 두수를 파악하고, 얼마나 많은 사료를 먹는지 그리고 몸무게가 증가하는 속도를 파악함으로써 언제 얼마나 많은 육류가 시장에 나오고, 언제 얼마나 많은 옥수수와 대두 가루가 필요한지 추정할 수 있었다.
  • 이 모든 것이 논리적 인과관계가 있는 아름다운 기계처럼 보였다. 이런 관계를 이해함으로써 나는 모형으로 만들 수 있는 의사결정 규칙을 개발할 수 있었다.
  • 돈을 번다는 것은 좋은 일이었고, 의미 있는 일과 의미 있는 관계를 구축하는 일은 아주 좋았다. 나에게 의미 있는 일은 내가 몰두할 수 있는 일이었고, 의미 있는 관계는 내가 관심을 가지고 있고 나를 걱정해주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말한다.
  • 나는 의미 있는 일과 의미 있는 관계를 동일한 비중으로 생각했다.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시킬 정도의 돈만 있다면 돈은 의미 있는 일과 의미 있는 관계보다 중요도가 덜했다. 훌륭한 관계와 돈 사이의 상대적 중요성에 대해 생각하면서 관계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더 분명해졌다. 의미 있는 관계는 내가 돈을 받고 팔 수도 없고, 많약 판다고 해도 그 돈으로 더 가치 있는 것을 살 수도 없다. 그래서 나에게 의미 있는 일과 의미 있는 관계들은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목표이다. 그리고 내가 하는 모든 일은 이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것이다. 돈을 버는 일은 이런 목표에 따라오는 부차적인 결과이다.
  • 맥도날드는 치킨 맥너겟이라는 새로운 상품을 계획하고 있었다. 하지만 닭고기 가격이 오르면 수익이 줄어들 것을 걱정했기 때문에 출시를 꺼리고 있었다. 레인 프로세싱과 같은 닭고기 생산업체는 비용이 상승하면 수익이 줄기 때문에 고정된 가격으로 판매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 나는 레인 프로세싱에 옥수수와 대두선물을 혼합해 비용을 고정시킬 수 있는 방법을 보여주었고, 맥도날드에 고정된 가격으로 닭고기를 공급할 수 있도록 했다. 가격 위험을 크게 줄인 맥도날드는 1983년에 맥너겟을 출시했고, 나는 맥너겟 출시를 도와준 일에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
  • 채무 국가에서 흘러나온 돈이 미국으로 들어오면서 모든 것을 바꾸어놓았다. 미국으로의 달러 유입은 달러 가치를 상승시켰고, 이는 다시 미국의 물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다. 물가 하락 압력은 연방준비제도가 물가 상승을 초래하지 않고 금리를 내릴 수 있도록 했다. 이것이 경기 상승을 불러왔다. 은행들은 두 가지 방식으로 보호받았다. 연방준비제도가 현금을 빌려주었고, IMF와 국제결제은행 등 채권자위원회와 국제금융구조조정 기관들은 다양한 조치들을 통해 채무국들이 새로운 대출을 받아 빚을 갚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이런 방식으로 모든 국가는 아무 문제가 없는 것처럼 행동할 수 있었고, 여러 해에 걸쳐 채무를 탕감할 수 있었다.
  • 이 시기에 나는 야구 방망이로 머리를 맞은 것 같았다. 예상이 완전히 틀리는 일은 너무 창피했고, 내가 브리지워터에서 이룩한 모든 것을 잃게 만들었다. 나는 완전히 잘못된 관점에 대해 확신을 가진 오만한 바보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8년 동안이나 이 분야에서 일해지만 내세울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예상이 틀린 경우보다 맞는 경우가 훨씬 더 많았지만, 나는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 어느 시기에는 너무 크게 손해를 봐서 함께 일하는 동료들에게 월급을 줄 수 없었다. 나는 그들을 해고할 수밖에 없었고, 콜맨과 나 두 사람만 남게 됐다. 결국에는 콜맨도 회사를 떠나야 했다. 콜맨의 가족이 오클라호마로 돌아갈 때 모두가 눈물을 흘렸다. 브리지워터의 직원은 나 혼자뿐이었다.
  • 훌륭한 삶을 살기 위해 위험한 정글을 가로질러 가야 한다고 생각해보라. 당신은 지금 있는 곳에서 안전하게 머물면서 평범한 삶을 살거나, 멋진 삶을 살기 위해 밀림을 통과하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 크게 실패한 이후 나는 모든 위험에도 불구하고 멋진 삶을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문제는 죽지 않고 ‘어떻게 위험한 밀림을 통과할 것인가?’이다. 돌이켜보면 나의 몰락은 내 인생에서 가장 좋은 일들 중 하나였다. 나의 공격성을 조절하는 데 필요한 겸손을 가르쳐주었기 때문이다. 틀리는 것에 대한 커다란 두려움을 배우게 됐고, 사고방식도 ‘내가 옳다.’라고 생각하는 것에서 ‘내가 옳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라고 물어보는 것으로 변했다. 그리고 이 질문에 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나와 같은 일을 하고 있지만, 다른 관점에서 독립적으로 사물을 보는 전문가들을 찾아가는 것이라는 사실을 명확하게 깨달았다.
  • 나는 사람들의 가장 큰 약점은 가장 큰 강점의 또 다른 면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예를 들면 어떤 사람들은 너무 큰 위험을 감수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어떤 사람들은 지나치게 위험을 회피한다. 또 어떤 사람들은 세부적인 것에 집중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큰 그림에만 집중한다. 대부분의 사람이 한쪽에만 치우쳐 다른 쪽을 충분히 보지 못한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자신의 본성에 따라 일을 하기 때문에 약점을 알아내지 못하고, 이것은 큰 실패로 이어진다. 하지만 실패한 다음에 무엇을 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성공한 사람들은 강점을 살리면서 약점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발전하지만, 실패한 사람들을 그렇게 하지 못한다.
  • 우리는 경제와 시장의 환경 그리고 우리의 투자 전략에서 중요한 변화를 찾아내기 위한 정확한 규칙을 개발했다. 다시 말하면 경제 환경의 변화를 예상하고 이에 따라 투자 전략을 바꾸는 대신, 우리는 발생하고 있는 변화를 찾아내어 변화하는 환경에서 가장 좋은 성과를 내는 시장에 우리의 돈을 투자하는 것이다.
  • 우리는 프로젝트와 슬라이드 자료를 가지고 거리로 나가 일일 보고서, 주 1회 전화 회의, 격주와 분기별 연구 보고서 그리고 분기 1회 자문회의가 포함된 일괄 프로그램을 월 3,000달러에 판매한다는 홍보활동을 펼쳤다.
  • 당시 중국에는 금융시장이 존재하지 않았다. 실제로 증권거래위원회라고 알려진 9개 기업으로 구성된 소규모 중국기업단체가 금융시장을 만들기 시작하고 있었다. 증권거래위원회는 천안문 사태가 발발하기 직전인 1989년에 출범했다.
  • 거의 매일 새벽 3시에 일어나 중국에 전화를 하고, 우리가 관심이 있는 기업의 위태로운 회계 상태와 의심스러운 규제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아침 해가 뜨면 브리지워터와 관련된 모든 일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 이렇게 1년 정도가 지나자 나는 브리지워터와 브리지워터 차이나 파트너스 두 회사를 운영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결국 브리지워터 차이나 파트너스의 문을 닫았다.
  • 나는 열심히 그리고 창의적으로 일하면 원하는 것을 거의 얻을 수 있지만, 모든 것을 얻을 수는 없다는 사실을 배웠다. 성숙함은 훨씬 더 좋은 것을 추구하기 위해 좋은 대안을 거절하는 능력이다.
  • 1980년대 말에는 직원이 20명으로 늘었다. 회사가 성장했지만 나는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결코 고용원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다. 나는 언제나 의미 있는 일과 의미 있는 관계로 가득한 삶을 원했고, 이런 관계를 원하는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었다. 나에게 의미 있는 관계는 서로에게 솔직할 수 있는 개방적이고 정직한 관계를 의미한다.
  • 사람들은 경기가 좋지 않을 때 투자를 포기하거나 낮은 가격에 팔고, 경기가 좋을 때 너무 높은 가격에 산다. 나는 이것이 투자뿐만 아니라 인간관계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현명한 사람은 오르내림에 관계없이 기본 원칙을 지킨다. 반면 경솔한 사람들은 감정적으로 반응하여 상황이 좋을 때 일에 뛰어들고, 그렇지 않으면 포기한다.
  • 나는 사람의 특성과 창의성 그리고 상식만큼 경험을 높이 평가하지 않았다. 이것은 내가 대학을 졸업한 지 2년 만에 브리지워터를 창업했고, 문제해결 능력이 업무 실행에 대한 구체적인 지식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나의 믿음 때문이다.
  • 하지만 경험이 적은 사람들에게 책임을 맡기는 것이 항상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책의 후반부에서 설명하겠지만, 나는 경험을 과소평가하는 것이 실수가 될 수 있다는 교훈을 어렵게 배웠다.
  • 나는 상관관계가 없는 15개에서 20개의 수익 흐름으로 기대수익을 낮추지 않고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이것은 매우 단순했지만, 이 이론이 그래프상에서만이 아니라 현실에서도 제대로 적용된다면 돌파구가 될 것으로 생각했다. 나는 돈을 버는 길을 보여주는 이 그래프를 ‘투자의 성배’라고 불렀다. 이는 배움의 과정에서 얻게 된 또 다른 역사적 순간이었다.
  • 상관관계가 없는 소수의 수익 흐름을 가지고 있는 것이 단 하나의 수익 흐름을 가지고 있는 것보다 좋다.
  • 제대로 균형이 잡히고 위험이 분산된 상관관계가 낮은 투자를 하는 것이 예측할 수 없는 위험에 노출되지 않고 수익을 올리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 나는 오류 기록 시스템을 회사 전체로 확대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내 규칙은 간단했다. 무엇인가 잘못되면 그것을 기록으로 남기고, 문제의 중대성을 분석하고, 누가 책임자인지를 분명히 하는 것이다. 실수가 발생했을 때 기록을 남기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기록으로 남겨두지 않으면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 레이는 직원들이 무능하거나, 쓸모없거나, 창피하거나, 압도당하거나, 왜소하거나, 압박을 받도록 만들거나 다른 방식으로 기분이 나쁘게 만든다. 레이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 이런 일이 일어날 확률이 높다.
  • 그레그 젠센은 1996년에 대학생 인턴으로 브리지워터에 합류했다. 젠센의 능력이 탁월했기 때문에 그를 나의 연구 보조원으로 채용했다. 그는 회사에 큰 공헌을 했고, 밥 프린스와 나와 함께 공동 최고투자책임자로 승진했고, 지금은 공동 CEO가 되었다.
  • 오래지 않아 우리는 브리지워터가 ‘어떤 기업이 될 것인가’라는 중요한 선택에 직면하게 됐다. 계속 성장할 것인가, 아니면 지금의 규모에 머무를 것인가? 2003년에 나는 브리지워터를 소규모의 자산 운용사가 아니라 진정한 투자기관으로 성장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 이것은 기술과 기반시설 분야뿐만 아니라, 직원들을 교육시키고 지원하는 인사와 IT 분야에서도 추가 인원을 고용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 2006년에 나는 60개의 업무 원칙들에 관한 대략적인 목록을 만들어 회사 관리자들에게 배포했다. 그리고 회사 관리자들이 일의 원칙들에 대해 평가하고 토론하여 스스로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나는 일의 원칙들을 배포하면서 표지에 ‘대략적인 초안이고 여러분의 의견을 듣기 위해 회람하는 것’이라고 메무해두었다.
  • 2008년에 나는 투자부분을 관리하고 회사를 경영하면서 일주일에 80시간 정도 일을 했따. 하지만 내 생각에는 둘 다 잘하지 못했다.
  • 이제는 회사 규모가 더 커졌기 때문에 과거보다 경영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했다. 나는 투자와 경영 업무에 대한 시간 동작 연구를 실시했고, 그 결과 투자와 경영 두 분야에서 만족할 수준의 성과를 달성하려면 내가 일주일에 165시간을 일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 2008년에 다른 투자자들은 30% 이상의 손실을 봤지만 우리의 대표 펀드는 14%가 넘는 수익을 기록했다. 우리가 틀리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면 훨씬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었을 것이다. 이런 두려움 때문에 우리는 오만하고 어리석게 더 많은 칩을 내기에 걸지 않았고,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유지했다. 하지만 나는 후회하지 않았다. 그렇게 모험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현명하지 않다는 것을 실패를 통해 배웠기 때문이다.
  • 2010년에 수익이 40%를 넘어서면서 우리는 더 많은 자금을 맡기고 싶어 하는 고객들에게 돈을 돌려주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우리는 규모가 너무 커져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죽이지 않도록 항상 조심스럽게 투자했다.
  • 인공지능을 좋아하고 인공지능의 혜택을 많이 받았지만, 나는 사람만이 새로운 방식을 발견하고 프로그램을 통해 컴퓨터가 일하도록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 이것이 내가 서로의 협럭과 컴퓨터를 활용하는 사람들이 성공의 핵심이라고 믿는 이유다.
  • 성공에 대해 너무 많은 관심을 받는 것은 오히려 악영향을 미친다. 호주 사람들은 이것을 ‘키 큰 양귀비 증후군'(재능이나 성과가 뛰어난 사람을 공격하고 깎아내리는 사회현상)이라고 부른다. 가장 크게 자란 양귀비의 꽃이 가장 먼저 꺾일 확률이 높은 것이다.
  • 2010년 연말쯤에 우리가 무엇을 하고, 왜 하는지를 정확하게 알려주는 나의 원칙들을 공개하기로 결심했다. 나는 우리의 원칙들을 브리지워터 웹사이트에 공개했고, 회사 밖 사람들이 자유롭게 읽고 공부하도록 했다.
  • 나의 신규직원 선발 방식은 채용하고 교육하고 검증한 다음 신속하게 해고하거나 승진시키는 것이었다. 그래서 훌륭한 인재들의 비중이 우리가 원하는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서, 탁월한 사람들을 신속하게 발글하고 평범한 사람들을 제거할 수 있었다.
  • 인생은 세 단계로 구성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 단계는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의존하고 배우는 단계이다. 두 번째 단계는 다른 사람들이 나에게 의지하고 함께 일하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 단계는 다른 사람들이 더 이상 나에게 의존하지 않고, 나도 더 이상 일할 필요가 없는, 인생의 풍미를 맛보는 단계이다.
  • 셰이퍼들은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다른 사람이나 사물이 자신의 대담한 목표를 달성하는 데 방해가 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 독립적인 사고의 소유자이다. 이들은 일을 어떻게 추진해야 하는지에 대한 확고한 설계도를 머릿속에 가지고 있다. 그리고 동시에 현실 세계에서 이것을 시험하고 더 잘 실현될 수 있도록 일하는 방식을 바꾸려는 의지력을 가지고 있다. 셰이퍼들은 자신들의 꿈을 실현하려는 욕구가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경험하는 고통보다 훨씬 더 강하기 때문에 실패에서 회복하는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 가장 흥미로운 점은 셰이퍼들은 원래부터 통찰력을 가지고 있거나, 자신이 볼 수 없는 것을 보는 사람들에게서 통찰력을 얻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보다 통찰력의 범위가 더 넓다. 세이퍼들은 큰 그림과 세부적인 것 그리고 그 사이에 있는 각 단계의 모든 것을 볼 수 있고, 다양한 견해들을 종합할 수 있다. 반면 대부분의 사람은 하나 또는 다른 하나의 관점에서만 볼 수 있다. 동시에 이들은 창의적이고 체계적이며 실용적이다. 셰이퍼들은 자기주징이 강하지만 동시에 개방적이다. 이들은 무엇보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열정적이고, 일을 못 하는 사람들을 용납하지 않으면, 세계에 큰 영향력을 미치고 싶어 한다.
  • 앨런 머스크를 예로 들어보자. 스페이스X를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지 물었을 때 그의 대담한 답변에 매우 놀랐다. 그는 “나는 인류가 화성처럼 다른 곳으로 이주해 새로운 삶을 시작해야 할 전 지구적인 재앙이틀림없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해왔다. 어느 날 화성 프로그램에 어떤 발전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미 항공우주국 웹사이트를 방문했는데, 화상으로 갈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내 동업자와 나는 페이팔을 매도해 1억 8,000만 달러를 가지고 있었다. 내가 9,000만 달러를 주고 과거 소련으로부터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을 사들여 화성으로 보낸다면 화성 탐사를 촉진시킬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로켓에 대한 배경 지식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그는 “배경 지식은 전혀 없었다. 단지 책을 읽는 것으로 시작했다.”고 답했다. 이것이 셰이퍼들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이다.
  • 셰이퍼들은 어떤 것에도 만족하지 못한다. 그래서 비극이자 끊임없는 동기부여의 원천이 될 수도 있는, 현재와 실현 가능한 것 사이의 격차를 경험한다.
  • 세이퍼들은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라는 성격평가 항목에서 모두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 같은 결과는 겉보기와는 다르다.
  • 그들과 대화를 나누며, 낮은 점수를 기록한 질문들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그 이유가 분명해졌다. 자신들의 목표 달성과 다른 사람을 기쁘게 만드는 것 사이의 선택에 직면하게 될때 이들은 언제나 목표 달성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 나는 왕치산에게 조지프 캠벨의<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이라는 책을 선물했다. 전형적인 영웅인 그에게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역사를 관통하는 중요한 힘의 핵심을 다룬 윌과 아리엘 두란트가 쓴 104페이지 분량의 <역사의 교훈>과 진화가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설명한 리처드 도킨스의 <에덴 밖의 강>도 그에게 선물했다. 왕치산은 게오르기 플레하노프의 <역사에서 개인의 역할>을 나에게 주었다. 이 책들은 모두 역사에서 동일한 사건들이 어떻게 반복적으로 일어나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 영웅들은 평범한 세계에서 평범한 삶을 살다가 모험에 대한 부름을 받는다. 이것이 싸움, 유혹, 성공 그리고 실패로 가득한 시련의 길로 영웅들을 이끈다.
  • 세월이 흐르면서 나는 성공에 대한 만족은 목표를 달성하는 것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어려운 일을 잘 헤쳐 나가는 데서 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내 말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 당신의 가장 위대한 목표에 대해 생각해보라. 많은 돈을 버는 것, 아카데미상을 수상하는 것, 위대한 기업을 경영하는 것, 위대한 운동선수가 되는 것 등 무엇이든 상관없다. 그리고 이제 그 목표를 달성했다고 생각해보라. 처음에는 행복하지만 그 행복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당신은 곧 무엇인가를 얻으려고 애쓰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 부자가 되고 정상에 오르면서 늘어나는 혜택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훌륭하지 않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잠자기에 좋은 침대, 좋은 관계, 좋은 음식, 좋은 성관계와 같은 기본적인 욕구를 해결하는 것이다. 이런 것들은 돈이 많아도 더 좋아지지 않고, 조금 더 가난하다고 크게 나빠지지 않는다. 정상에서 만다는 사람들도 바닥이나 중간에 있을 때 만나는 사람들보다 반드시 더 특별한 것도 아니다.
  • 나는 당신에게 무엇이 최선인지 알려줄 수 없다. 그것은 당신이 선택해야 하는 문제이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은 행복한 사람들은 자기의 본성을 발견하고 본성에 어울리는 삶을 산다는 것이다.
  • 우리가 마주치는 문제들은 대부분 한 가지 범주나 또 다른 범주에 속하고, 이런 범주의 종류는 그렇게 많지 않다. 당신이 문제에 마주칠 때마다 그 유형을 기록하고, 목록으로 만들어놓는다면 모두 합쳤을 때 아마 수백 개 정도가 될 것이다. 그러나 그 중 몇 가지만이 당신의 특별한 유형이 될 것이다. 이 방법을 한번 시도해보라. 내 말이 사실이라면 당신 스스로 깨닫게 될 뿐만 아니라, 생각해야 할 일들의 목록을 만들고 그에 대한 원칙들을 만들기 시작할 것이다.
  • 시간이 흐르면서 나는 인생에서 더 많은 것을 성취하기 위해 더 열심히 일해야 하는 것은 아님을 배웠다. 그것은 효율적으로 일하는 문제에 더 가까웠다.
  • 당신이 더 개방적이 될수록 그만큼 자신을 덜 속이게 된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솔직한 피드백을 줄 확률이 더 높아지게 된다.
  • 극단적 투명성은 나 자신이 가장 나답게 될 수 있는 자유를 주는 것은 물론, 내가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고 그들이 나를 이해하도록 도와준다.
  • 인간의 가장 두드러진 특성은 한 차원 더 높은 곳에서 현실을 조망하고, 현실에 대한 이해를 종합하는 능력이다. 다른 동물들은 본능에 따라 행동하지만 인간은 자신을 뛰어넘어 환경과 시간 안에서 자신을 살펴볼 수 있다.
  • 자연은 개인이 아니라 전체를 위해 최적화되어 있다.
  • 진화의 관점에서 보면 완벽함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완벽함은 지속되는 적응의 과정을 촉진시키는 것이 목표이다. 자연이든 또는 다른 어떤 것이든 완벽하다면 진화할 필요가 없다. 유기체, 조직, 개인들은 언제나 불완전했지만 진화할 능력이 있었다. 그래서 우리가 실수를 숨기고 완벽한 척하는 것보다 불완전함을 발견하고 대응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 우리의 시각에서 보면 우리는 모든 것이다. 우리가 죽으면 전 세계가 사라진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 그리고 대부분의 생물에게 있어 죽음은 최악이고, 가능한 한 삶을 지속하는 것이 최선이다. 하지만 자연의 눈을 통해 보면 우리는 거의 의미 없는 존재이다.
  • 현실이 달라져야 한다는 생각 대신 현실이 실제로 어떻게 기능하는지를 이해하려는 관점에서 현실을 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나쁘게 보던 것이 나의 선입견 때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 원하는 것을 추구하는 것은 우리를 발전하도록 만든다. 우리와 주변 사람들에게 중요한 것은 보상 자체가 아니라 발전이다.
  • 일이 직장에서 하는 일이면 더 좋다고 생각하지만, 자신이 하는 일이 꼭 직업이 될 필요는 없다.
  • 대부분의 사람은 고통을 당할 때 자기성찰을 하면서 힘든 시간을 보내지만, 고통이 지나가면 다른 일에 관심을 가진다. 그래서 교훈을 주는 반성의 기회를 놓친다. 고통을 경험할 때 자신을 잘 되돌아볼 수 있다면 그것은 정말 훌륭한 일이다.
  • 당신이 직면하는 도전은 당신을 시험하고 강하게 만들 것이다. 실패하지 않는다면 한계에 도달한 것이 아니다. 한계까지 밀고 나가지 않는다면 당신은 잠재력을 최대로 이용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당신의 한계를 시험하고, 때로는 실패하고 돌파구를 찾는 과정은 모든 사람이 경험하는 것이 아니다.
  • 힘든 상황에 직면할 때마다 당신은 인생의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는 것이다. 즉 건전하고 힘든 진실을 선택하거나, 편안하지만 해로운 망상을 선택할 기회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당신이 건전하고 힘든 길을 선택하면 고통은 곧 기쁨으로 바뀐다는 것은 매우 역설적이다. 고통은 변화의 신호이다. 고통을 수용하고, 고통에서 배우는 습관을 만드는 것은 운동을 하지 않다가 운동을 시작하는 것처럼 당신을 변화시킬 것이다.
  • 사람들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이 될 때 가장 행복하다. 약점을 공개할 수 있다면 당신은 더 자유로워지고, 약점에 더 잘 대처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모든 사람이 약점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약점에 위축되지 말라고 충고하고 싶다.
  • 자연이 한 차원 높은 수준의 결과에 최적화돼 있다는 사실을 인정함으로써 나는 결정의 1차 결과만 중요하게 생각하고 후속 결과들을 무시하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 나의 핵심은 단순하다. 인생이 당신을 어떤 환경으로 이끌더라도 통제할 수 없는 것에 대해 불평하는 대신, 당신이 내린 결정에 대해 책임을 진다면 성공하고 행복해질 확률이 더 높다는 것이다. 심리학자들은 이것을 내적 통제위(자신이 수행할 과업에 대해 자신이 통제할 수 있다고 여기는 수준)라고 부르는데, 많은 연구에서 내적 통제위가 높은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 자신과 다른 사람들의 환경을 뛰어넘어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이런 능력을 고차원적 사고라고 한다.
  • 목표를 세울 때에는 목표만 정해야 한다. 어떻게 목표를 달성할 것인지 또는 잘못되면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생각하지 마라. 문제를 진단할 때에는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그냥 문제를 진단하라.
  • 모든 것에 완벽하게 대처할 수는 없다. 실수는 불가피하고, 그런 사실을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실수가 당신에게 무엇인가 가르침을 준다는 것은 좋은 점이다. 그래서 배움은 끝이 없는 것이다.
  • 더 좋은 것을 위해 좋은 선택을 거절하는 것은 두려워하는 사람들은 동시에 너무 많은 목표를 추구하려고 노력한다. 이들은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거나, 겨우 몇 가지 목표만 달성할 뿐이다.
  • 누가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는 것은 그들에게서 무엇을 기대할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는 사실을 인식하라.
  • 개방적 사고를 위해서는 당신이 언제나 옳다는 애착을, 무엇이 진실인지를 배우는 기쁨으로 대체해야 한다.
  • 사람들은 받아들이는 것보다 생산하는 일을 더 열심히 하는 것처럼 보인다. 사람들의 기본적인 목표가 생산하는 것이라 해도 이것은 잘못된 것이다. 잘 받아들이거나 배우지 못하면 잘 생산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 서로 의견이 충돌할 때 화를 내는 것은 의미가 없다. 의견 충돌은 위협이 아니라 배우는 기회이다. 승자는 무엇인가를 배운 후 생각을 바꾼 사람이다.
  • 나는 그녀가 처음에 나를 진단한 존스홉킨스 대학 병원의 의사와 이야기를 나눠보기를 원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나는 의사들이 서로 다른 견해에 대해 어떻게 말하는지 지켜보았다. 이것은 놀라운 경험이었다. 내가 만난 두 명의 의사는 나에게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했다. 그러나 두 사람이 전화를 이야기할 때에는 논쟁을 최소화했고, 상대방을 존중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최선의 답을 찾기 위해 논의하는 것보다 직업적인 예의를 중시했다. 하지만 그들의 견해 차이는 분명했고, 그들의 대화를 들으면서 나는 많은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
  • 개방적 사고를 하는 사람들은 왜 의견 충돌이 발생하는지에 관심이 많다. 이들은 다른 사람이 동의하지 않을 때 화를 내지 않는다. 개방적인 사람들은 자신이 틀릴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있다. 또한 실수를 하거나 무엇인가를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의 견해를 듣고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 어떤 상황에서는 자신의 신뢰도에 따라 발언권이 주어질 때 개방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많은 질문을 한다.
  • 열린 사고방식을 갖는다는 것은 자신의 주장을 잃어버린다는 의미가 아니다. 실제로 열린 사고방식은 자신이 올바른 결정을 내릴 확률을 높이기 때문에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 프로젝트에 착수했지만 아무런 발전이 없었다. 상산력이 풍부한 사람들이 애매한 방식으로 목표를 설정해놓고, 고지식하고 융통성이 없는 사람들에게 목표를 달성하는 방법을 찾아내기를 기대한 것이 문제였다.
  • 미국인 5명 가운데 1명은 의학적으로 하나 또는 그 이상의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
  • 대부분의 특성은 잠재적 혜택과 잠재적 손실을 불러올 수 있는 양날의 검과 같다.
  • 사람들이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는지 모른 채 그들에게 기대만 하면 십중팔구 곤란한 상황에 빠진다. 나는 수년 동안에 걸친 힘든 대화와 선천적으로 능력이 안 되는 사람들로부터 성과를 기대하는 데서 오는 고통을 경험한 후 어렵게 이런 교훈을 배웠다.
  • 야구카드에 기록할 특성을 개발하면서 나는 ‘상상력이 있는’, ‘믿을 수 있는’, ‘창의력이 있는’, ‘단호한’ 등과 같은 사람의 특성을 설명하는 데 사용하는 형용사들과 ‘다른 사람들에게 책임을 묻기’, ‘임무를 끝까지 완수하기’와 같은 사람들이 취하는 행동 그리고 ‘외향적인’이나 ‘판단하는’과 같은 성격 검사에서 활용하는 단어들을 조합해 활용했다. 일단 카드가 완성된 후 각 분야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사람들이 그 분야의 다른 사람들을 평가하는 데 가중치를 주는 방법으로 사람들이 서로를 평가하는 절차를 만들었다. 특정 분야에서 검증된 기록이 있는 사람들은 그 분야에서 더 높은 신뢰도와 의사결정에서 가중치를 받게 된다.
  • 레오나르도 믈로디노프는 명저 <새로운 무의식>에서 “우리는 일반적으로 다른 동물과 인간을 구별하는 것이 IQ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인간을 구별하는 중요한 자질은 사회적 IQ이다.”라고 주장했다.
  • 몇 년 전에 나는 달라이 라마와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나는 그에게 인간의 생각과 감정은 생리적 원인에 의해 생겨난다는 현대 신경과학의 이론을 설명했다. 이것은 영적인 것이 하늘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생리적인 작용 때문이라는 의미였다. 나는 달라이 라마에게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 지 물었다. 그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렇다고 대답했고, 다음 날 위스콘신대학의 신경과학 교수와 만나 뇌의 작용에 대해 배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 가장 위대한 영감의 순간들은 종종 무의식에서 갑자기 나타난다. 우리가 편안할 때 그리고 뇌의 신피질에 접근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을 때 이런 창의적인 돌파구들을 경험한다. “내가 방금 무엇인가를 생각해냈어.”라고 말할 때 당신은 무의식이 의식에게 무엇인가를 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것이다. 훈련을 통해 이런 소통의 흐름을 개방하는 것이 가능하다.
  • 사람들은 단지 의식만을 보기 때문에, 의식과 무의식의 연결에서 얻는 혜택을 알지 못한다. 그들은 더 많은 것을 성취하는 방법이 의식에 더 많은 것을 투입하여, 더 열심히 일하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것은 종종 부작용을 유발한다. 반직관적인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지만, 당신의 머리를 비우는 것이 발전을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 될 수도 있다.
  • 어떤 것이든 오랜 시간에 걸쳐 자주하게 되면 그것은 자신을 통제하는 습관이 된다. 좋은 습관은 고차원의 자아가 원하는 것을 하도록 도와준다. 반면 나쁜 습관은 저차원의 자아에 의해 통제되고, 고차원의 자아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도록 방해한다. 습관을 관장하는 뇌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이해하면 당신은 더 좋은 습관을 만들 수 있다. 예를 들면 당신은 체육관에서 운동을 할 수밖에 없는 습관을 만들 수 있다.
  • 내향적인 사람은 내부 세계에 집중하고 아이디어, 기억 그리고 경험으로부터 에너지를 얻는다. 반면 외향적인 사람은 외부에 집중하고 사람들과 함께 있는 것에서 에너지를 얻는다.
  • 자신의 아이디어를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는 친구가 있다면 그 사람은 외향적일 확률이 높다. 내향적인 사람은 그런 대화를 힘들어하고, 혼자 생각하고 혼자 힘으로 계획한 후에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것을 좋아한다. 나는 그들이 가장 편안한 방식으로 소통하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예를 들면 내향적인 사람들은 종종 단체 환경에서 말로 하는 것보다 이메일처럼 글로 소통하는 것을 선호한다. 그리고 자신들의 비판적인 생각을 공개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 계획가와 인식자들은 서로를 이해하고 평가하는 데 문제가 생긴다. 인식자들은 새로운 것을 보고 방향을 자주 바꾼다. 이것은 의사결정에서 전례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과거에 특정 방식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같은 방식으로 정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계획가들을 불편하게 만든다. 마찬가지로 계획가들도 완고하고 너무 느리게 적용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인식자들을 불편하게 만든다.
  • 목표를 중시하고 목표를 구체화하는 경향이 있는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큰 그림을 볼 수 있고,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고, 미래의 일들을 예측할 가능성이 높다. 이들은 새로운 일을 창조하고, 변화가 많은 조직을 관리하는 데 가장 적합하다.
  • 반대로 일상 업무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 사람들은 변화가 많지 않거나, 확실하게 완수하는 과정이 필요한 업무를 관리하는 일을 더 잘 한다. 이들은 현재 상태에서 벗어나는 것에 느리고,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일에 허를 찔리는 경우가 많다. 다른 한편으로 이들은 신뢰도가 높은 사람들이다. 한 차원 높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보다 시야가 더 좁은 것처럼 보이지만, 이들이 하는 역할의 중요성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 셰이퍼들은 똑똑한 사람들과 만나는 것을 좋아하고, 큰 그림과 세부적인 것을 번갈아 생각하면서 두 가지를 똑같이 중요하게 생각한다. 세상에서 셰이퍼로 활동할 수 있는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은 매우 드물다. 셰이퍼들은 선천적으로 모든 일에 적합하지만, 그 일에 필요한 사고방식과 행동 방식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일하지 않으면 결코 성공할 수 없다.
  • 내가 이해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매일 내리는 의사결정 과정의 대부분이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것보다 무의식적이고 더 복잡하다는 것이다.
  • 정보가 없는 사람에게 물어보는 것은 답을 전혀 모르는 것보다 더 나쁘다.
  • ‘대략’의 개념을 이해하고 근사치를 활용하라.
  • 38 곱하기 12라는 문제를 받으면 대부분의 사람은 38을 40으로 올리고 12를 10으로 줄여 답이 대략 400이라고 말하는 대신, 천천히 힘들게 계산한다. 아이스크림 가게의 사례를 살펴보고 점들 사이의 대략적인 관계를 빨리 파악하는 것과 시간을 들여 좋아진 점들을 전부 살펴보는 것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보라. 모든 점을 다 찾아보느라 시간을 허비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그렇게 한다.
  • 일반적으로 결정을 내릴 때 고려하는 중요한 요인들은 5개에서 10개 정도이다. 이런 요인들을 정말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 카를 융은 “무의식을 의식으로 만들 때까지 무의식이 당신의 인생을 좌우하고, 우리는 그것을 우명이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 성공적인 조직은 증거에 기초한 의사결정이 예외가 아니라 표준이 되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
  • 가장 훌륭한 선택은 반대가 전혀 없는 선택이 아니라, 반대보다 찬성이 많은 선택이다.
  • 피트 시거의 말처럼 “바보는 문제를 복잡하게 만든다. 문제를 간단하게 만들려면 천재가 필요하다.”
  • 나는 사람들이 점점 더 컴퓨터에 의존하는 의사결정을 할 것이고, 컴퓨터 프로그래밍이 글쓰기처럼 필수적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 내 생각으로는 인간과 인공지능은 합계 협력할 가능성이 크다. 인간과 컴퓨터의 협력이 최고의 결과를 산출할 것이기 때문이다.
  • 아직도 가장 중요한 결정은 컴퓨터보다 사람들이 더 잘 내린다. 이것을 확인해보려면 멀리서 찾을 필요 없이 독특한 방식으로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된다. 소프트웨어 개발자, 수학자 그리고 게임 이론 제작자들이 모든 보상을 독차지하는 것은 아니다. 가장 성공한 사람들은 가장 풍부한 상식과 상상력 그리고 결단력을 가진 사람들이다.
  • 동일한 일들은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일어난다. 그렇기 때문에 비교적 세심하게 만들어진 원칙들이 현실에서 부딪히는 문제들에 잘 대처하도록 도움을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 결국 인생이란 자신의 환경을 최대로 활용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자신의 생각을 투명하게 하고 열린 마음으로 다른 사람의 피드백을 받아들이는 것도 포함한다. 이렇게 하면 많은 것을 배우게 될 것이다.
  • 우리 모두는 최선의 결정에 도달하도록 도와주고, 약점을 객관적으로 파악해 보완해줄 사람들이 필요하다. 당신의 인생은 주변에 있는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법에 의해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 동반자는 기꺼이 서로에게 높은 기준을 요구하고, 의견 충돌을 해소할 수 있어야 한다. 훌륭한 동반자 관계에 대한 중요한 시금석은 동반자들 사이에 의견 충돌이 발생하는지, 발생하지 않는지가 아니라 의견의 차이를 공개하고 이를 잘 해소하는가이다. 의견 차이를 효율적으로 해결하는 명확한 절차는 기업의 협력관계, 결혼 그리고 모든 다른 동반자 관계에 반드시 필요하다.
  • 나는 사람들이 불편해지지 않으려고 타협하는 것을 자주 목격한다. 이것은 거꾸로 가는 것일 뿐만 아니라 역효과를 낳는다. 안락함을 성공보다 앞세우는 것은 모든 사람에게 더 나쁜 결과를 가져온다.
  • 공동의 임무를 추진하는 훌륭한 공동체의 일부가 되는 경험은 돈보다 훨씬 더 큰 보상을 가져다준다.
  • 브리지워터의 최우선 목표는 탁월함과 지속적인 발전이다. 명확하게 말하면 우리의 목표는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아니다. 그렇데고 돈 없이 행복하기만 하면 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반대로 돈을 많이 벌 것이라고 기대해야 한다. 이런 철학으로 지속적으로 일한다면 우리는 생산적이 되고, 회사는 재정으로 풍족해질 것이다. 나이나 경력에 근거한 서열은 필요 없다.
  • 당신의 열정과 일을 동일한 것으로 만들고, 함께하고 싶은 사람과 일하라.
  • 나는 훌륭한 문화는 훌륭한 사람들처럼 실수가 학습 과정의 일부이고, 지속적인 학습이 조직을 성공적으로 발전하도록 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상황을 해결할 때 극단적인 투명성은 당신의 상황 대응 능력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반면 그렇지 못하면 무능력을 적나라하게 보여줄 것이다. 그래서 극단적인 투명성은 높은 기준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 진실을 감추는 것이 단기적으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사람들을 더 현명하거나 믿을 수 있는 사람으로 만들지 못할 것이다.
  • 아이디어 성과주의에서 개방적이라는 것은 책임을 진다는 의미이다.
  • 내가 브리지워터의 모든 회의를 녹화하기 시작했을 때 변호사들은 제정신이 아니라고 말했다. 증권위원회와 같은 규제 당국이 법정에서 우리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증거들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변호사들의 주장에 대해 나는 철저한 투명성은 우리가 잘못할 위험을 줄여주고, 녹화 테이프가 우리를 보호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일을 잘 처리하고 있다면 우리의 투명성은 나의 이론을 더욱 명확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 당시에는 확신하지 못했지만 우리의 경험은 나의 이론이 옳다는 것을 증명해주었다. 우리의 투명성 원칙 때문에 브리지워터는 법률이나 규제 문제에 부딪힌 적이 거의 없다.
  • 우리는 브리지워터 직원들이 외부에 정보를 유출하지 않는 조건으로 회사 내에서 상당한 투명성을 제공한다. 외부로 정보를 유출하면 비윤리적인 행동으로 해고된다.
  • 나는 브리지워터 가족 구성원들이 탁월한 성과를 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해고되는 가족 기업이 되기를 바란다. 내가 가족 기업을 운영한다고 할 때 가족 중 한 사람의 성과가 부진하다면 나는 그를 해고할 것이다. 이것은 엄격한 사랑이다.
  • 직원들이 최고의 치료를 받도록 하고 싶었기 때문에 보험을 통해 그들이 어떤 의사에게도 갈 수 있고 비용에 구애받지 않고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대신 사소한 것들에 대해서는 보장을 제공하지 않았다. 예를 들면 브리지워터는 자동차 보험금을 초과하는 치과 보험을 지원하지 않았다. 자동차를 관리하는 것이 개인의 책임인 것처럼, 치아를 관리하는 것도 각자의 책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어떤 것에는 매우 관대했지만, 그만큼 책임감을 갖기를 원했다.
    • 결국, 본인이 하고 싶은 대로 했다는 말이 됨.
  • 사람들을 분열시키는 한 가지 중요한 요인은 일에 접근하는 방법이다. 단지 월급을 받기 위해 일하는가, 아니면 월급 이상의 어떤 것을 추구하기 위해 일하는가? 우리는 무엇이 가장 중요한 것인지에 대해 각자의 관점을 가지고 있다.
  • 당신과 직원들은 어떤 것들은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 특히 공동의 가치관, 임무에 대한 헌신 그리고 높은 행동 기준을 요구하는 업무 환경을 만들려면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어야 한다.
  • 나는 공동의 사명감을 통해 연대감이 가질 수 있는 100명 정도의 집단이 의미 있는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최대 규모라는 것을 깨달았다.
  • 발전하고 싶다면 문제가 있는 곳과 고통이 있는 곳으로 가야 한다.
  • 자기성찰은 빠르게 발전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자질이다. 고통 + 자기성찰 = 발전이라는 것을 명심하라.
  • 토론의 중요한 목적은 결정이나 행동으로 이어지는 합의에 도달하는 것이다. 결론에 이르지 못하는 토론은 시간 낭비다. 서로의 생각을 주고 받을 경우 결론을 내리고 토론을 끈내는 것이 중요하다.
  • 독재적, 민주주의적 이 두 가지 방식은 모두 좋지 않은 결과를 생산한다.
  • 능력이 부족한 의사결정권자보다 능력 있는 의사결정권자들의 생각에 더 큰 비중을 두는 것이 좋다. 우리는 이것을 신뢰도 가중치라고 부른다.
  • 신뢰도를 만드는 기준이 객관적이고, 모든 사람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 브리지워터에서는 직원들의 경험과 경력을 기록하고 평가하는 야구카드와 도트 컬렉터 같은 도구들을 활용해 사람들의 신뢰도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측정한다.
  • 어떤 것을 성공적으로 완수할 수 없다면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하라고 말할 생각도 하지 마라.
    • 너무 극단적임…
  • 훌륭한 결정을 내리는 최선의 방법은 당신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는 사람들과 당신의 생각을 비교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따라서 당신의 생각을 누구와 비교할지에 관한 통찰력을 기르고, 그 방법을 숙지하라.
  • 가장 힘든 문제는 당신이 듣게 될 많은 의견 가운데 상당수가 별로 가치가 없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 신뢰할 수 있는 의견들은 최소한 3번 이상 논란이 된 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한 사람과, 좋은 결과를 이끌어낸 인과관계에 대해 설득력 있게 설명할 수 있는 사람들로부터 나올 가능성이 크다.
    • 앞서 경력을 중요시 하지 않는다더니만, 상충되는 의견
  • 당신이 신뢰도가 더 떨어진다면 학생이 되어야 하고, 더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더 많이 아는 사람의 논리를 이해하기 위해 주로 질문해야 한다. 당신이 더 신뢰도가 높은 사람이면 교사로서 지식을 전해주고 질문에 답하는 역할을 주로 해야 한다. 그리고 신뢰도가 비슷한 동료라면 동등하게 서로 생각을 주고 받으면 된다.
  • 원칙은 합의에 의해 무시될 수 없다는 점을 기억하라.
    • 사실상, 본인이 만든 법
  • 원칙이 중단되는 매우 극단적인 상황이라면 계엄령을 선포하라.
  • 브리지워터 내부에서 어떤 일들을 극단적으로 투명하게 하다 보니 이것이 언론에 유출된 경우가 발생했다. 이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투명성의 수준을 낮춰야 했다. 나는 단지 투명성의 수준을 낮추는 것에 그치지 않고, 모든 상황을 설명한 후 계엄령을 선포했다. 계엄령은 투명성과 관련된 원칙의 잠정적인 중단을 의미했다.
    • 계엄령의 뜻까지 맘대로 바꾸는구만…
  • 사람들이 체제를 훼손할 정도의 권력을 가지고 있고, 체제를 유지하고 싶은 욕망보다 원하는 것을 가지고 싶은 욕구가 더 클 경우 체제는 실패할 것이다. 이런 이유로 원칙을 지지하는 권력은 개인적 이익보다 원칙에 입각한 조직 운영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만 허용되어야 한다.
  • ‘누구’인가가 ‘무엇’보다 더 중요한 것을 기억하라. 성공한 기업이나 조직을 운영하는 사람은 누구나 똑같은 말을 할 것이다.
  • 사람에 맞추기 위해 업무를 계획해서는 안 된다. 이것은 시간이 흐르면 대부분 실패로 드러난다. 이런 일은 당신이 해고하는 것을 꺼리는 일을 잘 못하는 사람이 그 사람이 할 수 있는 다른 일을 찾아보려는 경향이 있을 때 흔히 발생한다.
  • 장기적 관계를 염두에 두고 사람을 선발할 경우 가치관이 가장 중요하다. 능력은 그다음이며, 기술이 가장 덜 중요하다. 하지만 사람들은 기술과 능력을 먼저 선택하고, 가치관을 간과하는 실수를 저지른다. 브리지워터는 ‘세 개의 C’라고 부르는 성격, 상식, 창의력을 가진 사람들을 가장 소중하게 생가한다.
    • 대기업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
  • 사람들은 1-2년 정도의 짧은 시간 동안 변하기 어렵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누군가가 잘못된 행동을 하면 그 사람이 교훈을 얻어 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순진한 생각이다.
  • 학교 성적은 기억력 같은 자질을 검증하기 좋은 척도이다. 또 지시를 이해하고 따르는 의지와 능력뿐 아니라 성공하기 위한 결단력을 측정하는 좋은 기준이기도 하다. 하지만 개인의 상식, 비전, 창의성, 의사결정 능력을 평가하는 데 학교 성적의 가치는 제한적이다.
  • 모든 리더는 목표 달성을 위해 좋아하지만 무능한 사람들을 해고하는 것과 착하지만 무능한 사람들을 유지하면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것 사이에서 선택해야 한다. 이런 힘든 결정을 내릴 수 있는지 없는지가 성공과 실패를 결정짓는 가장 강력한 요인이다.
  • 면접관들은 잘 알지도 못하면서도 입사 지원자들을 자유롭고 자신 있게 비판한다. 하지만 더 많은 증거가 있는데도 비슷한 약점을 가진 직원들을 비판하지 않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 가치관과 능력은 바꾸기 어렵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재활은 비현실적이다. 부적절한 가치관과 부족한 능력을 지닌 사람들은 조직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해고되어야 한다.
  • 대부분의 사람이 폭풍처럼 쏟아져 들어오는 일들에 갇혀 있다. 하지만 성공한 사람들은 폭풍을 넘어서 일의 원인과 결과를 볼 수 있다. 성공한 사람들은 이렇게 한 차원 더 높은 관점에서 객관적으로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조직이나 체제의 일부로서 볼 수 있다.
  • 위대한 관리자는 철학자, 연예인, 실천가 또는 예술가가 아니다. 그들은 엔지니어다. 그들은 조직을 기계처럼 여기고, 조직을 유지하고 개선하기 위해 열심히 일한다. 그들은 기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여주고 설계를 평가하기 위해 공정 흐름 그래프를 만든다. 또한 그들은 기계의 개별 부품과 기계 전체가 얼마나 잘 작동하고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측정지표를 만든다. 그리고 조직의 사람들과 설계를 모두 개선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변화를 추구한다.
  • 관리자가 계속해서 세부적인 일에 빠져 있으면 관리나 교육에 문제가 있거나, 잘못된 사람에게 일을 시키고 있는 것이다. 관리자가 실제로 아무 일도 할 필요를 못 느낀다면 훌륭한 징후이다.
  • 휴가 기간이라도 일이 중단되지 않도록 하는 것은 당신의 책임이다.
  • 리더가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최대한의 효율성을 추구하는 것이다. 불확실성, 실수 그리고 약점에 대해 솔직해지는 것이 완벽한 척하는 것보다 훨씬 더 현실적이다. 또 자신을 잘 따르는 사람들보다 자신의 생각에 도전하는 사람들을 주변에 두는 것이 더 중요하다.
  • 생각하는 사람이 당신 혼자라면 그 결과는 매우 고통스러울 것이다.
  • 어떤 것이 잘못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느끼는 것은 큰 도움이 된다. 이런 불안감은 조직이 생산한 결과를 측정하고, 결과를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검증하는 사람들에게 동기를 부여한다.
  • 걱정하지 않으면 걱정해야 한다. 걱정하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
  • 자연에서 정화 폭풍은 좋은 시기에 누적된 과도한 성장을 한 번에 쓸어버리는 거대하고 드문 사건이다. 숲은 건강함을 유지하기 위해 정화 폭풍이 필요하다. 이런 폭풍이 없다면 약한 나무들이 더 많아지고, 다른 성장을 억누르는 과도한 성장이 누적될 것이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힘든 시기에는 감원을 강요해 가장 강하고 필수적인 직원들만이 생존하게 된다. 당시에는 끔직해 보이지만 어려운 시기에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 나는 많은 자금을 운용하는 재무 같은 중요한 분야에는 이중 업무 원칙을 활용한다.
  • 당신 대신 구매하는 사람들이 돈을 현명하게 쓰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알아라.
  • 브리지워터에서는 보통 50:1의 비율로 일한다. 이것은 내가 직원들과 한 시간을 함께 하면 직원들은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 약 50시간을 일한다는 의미이다. 나는 직원들과의 회의에서 미래 비전과 실행 가능한 업무에 관해 이야기하고, 직원들은 우리가 논의한 업무를 추진한다. 그리고 우리는 다시 진행 상황을 검토하고, 직원들은 나의 피드백에 기초해 업무를 진행한다. 우리는 이 과정을 계속해서 반복한다.
  • 내 경험에 비춰보면 나는 일들이 당초 계획보다 보통 1.5배 정도 시간이 더 걸리고, 비용도 1.5배 정도 더 들어갈 것으로 추정한다.
  • 지금 당장 나쁜 일이 없더라도 조금 더 기다리다 보면 나쁜 일이 발생할 것이다. 이것은 현실이다. 인생에 대한 나의 접근법은 인생은 원래 그렇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인생에서 내가 할 일을 찾아내고, 인생이 달라졌다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한탄하면서 시간을 보내지 않는 것이다. 윈스턴 처칠은 “성공은 열정을 잃지 않고, 실패에서 실패로 나아가는 과정으로 만들어진다.”라고 말했다.
  • 나 자신에 대한 이중 견제가 필요해 견제 장치를 만들었지만 상황을 바꿀 주주로서의 힘을 가지고 있었다. 어떤 사람들은 내가 모든 권력을 가지고 있지만 전체의 이익을 위해 이중 견제에 대한 필요성을 인정하는, 아이디어 성과주의 방식으로 권력을 행사했기 때문에 인자한 폭군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 지금까지 혼란스러울 만큼 수많은 원칙에 대해 이야기했기 때문에 여기서는 반드시 알아야 하는 중요한 핵심만 강조할 것이다. 그것은 의사결정에 대한 모든 접근법 중에서 아이디어 성과주의가 가장 훌륭하다는 것이다.
  • 아이디어 성과주의의 성공을 위해서는 다음 세 가지를 실행해야 한다. 모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솔직한 생각을 말한다. 가능한 한 최고의 집단적 해법을 찾으려면 수준 높은 토론을 주고받을 수 있는 사려 깊은 반대가 필요하다. 해결되지 않은 견해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아이디어 성과주의적인 방법을 준수해야 한다.
    • (해석) 내가 고른 내 수준에 맞는 내가 원하는 말을 하는 직원들과 솔직하게 내가 원하는 생각을 말하며 토론한다.

슬럼프였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2020년 3월은 엉망이었다. 코로나, 시작은 그 녀석 때문이었지만 나는 안다. 결국 내가 나태했다는 것을.

나를 유지하던 그것들

나를 유지하던 그것들이 하나, 둘 무너졌다.

시작은 독서소모임이었다. 매달 첫째 주 일요일 오전 10시에 만나는 독서소모임은 코로나로 인해 만날 수 없게 됐다. 지난 몇 년 간 나를 유지하던 큰 그것 중 하나였다. 매달 책을 읽게 하고, 서평을 쓰게 하고, 의견을 정리하게 하고, 말하게 한 그것 말이다.

경영소모임도 만날 수 없게 됐다. 분기별로 경영 마인드를 일깨워준 그것이다. 경영자 입장에서 생각하게 하고, 직장인 마인드를 부수고, HBR을 읽게 하고, 쓰게 한 그것 말이다.

공식모임도 흐지부지됐다. 2020년에는 새로운 공식모임을 출범할 계획이었는데, 운영진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지 못하니, 아이디어를 내지 못했다.

굵직한 그것들이 하나, 둘 무너지더니 작은 그것들마저 무너졌다. 간헐적으로 만나던 영감을 주는 친구들을 만나지 못하게 됐다. 이벤트가 됐던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지 못하게 됐다. 그들에게 신선한 사람이 되기 위해 준비하던 콘텐츠를 놓을 이유는 충분했다. 들려줄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만날 수 없으니 그들의 이야기도 궁금하지 않게 됐다. 내 이야기를 뿌리고 싶지도 않아졌다. 어차피 만날 수 없지 않는가? 철저히 고립되기 시작했다. 그들의 이야기가 궁금하지 않게 됐고, 내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게 되자, 내가 누군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런데 내가 뭘 하고 있었더라?

사라진 그것들

솔직히 귀찮았다.

매일 아침 외우는 영어문장 10개. 업무시간 뒤 펼치는 개발 서적. 매달 읽어야 하는 독서소모임 지정도서. 매달 읽고 써야 하는 IT 칼럼. 또 매달 쓰는 와레버스. 분기별로 읽고 준비하는 HBR 경영소모임. 연 5회 공식모임. 내게 아이디어를 구하는 친구들과 나를 찾아오는 친구들. 새로운 제안과 끊임없이 나를 괴롭히는 성장에 관한 욕심.

나태할 틈 없이 몰아치는 그것들은 나를 내버려 두지 않았다. 내가 온전히 나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은 주말 밤 EPL 경기를 틀고 치킨을 먹을 때였다. 그마저도 늘어나는 뱃살을 쳐다보며 스트레스받았다. 나태해져선 안 된다는 욕심은 이때도 날 괴롭혔다.

물론 하루아침에 믿기지 않는 성공을 거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내 주변에는 그런 사람이 없다. 나 역시 그런 사람이 아니다. 혼수상태에 빠진 날부터 전미대학 대표선수에 선출될 때까지 단 한 순간도 극적인 전환점이란 없었다. 오랜 시간 수많은 순간이 지금의 나를 있게 한 전환점이었다. 자잘한 승리들과 사소한 돌파구들이 모여서 점진적인 발전이 이뤄졌다.

가장 힘든 것은 내가 그다지 대단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금 내 위치는 수년 전 내가 바랬던 그 모습이 아니었다. 갖게 된 것 보다 갖지 못한 것이 더 많았다. 때문에 늘 불만족스러웠고, 갖고 싶었다. 그렇게 또 나는 나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불편함은 나를 귀찮게 했고, 그런 불편함을 갖지 않은 이들이 한편으론 부러웠다. 그저 편함을 느끼는 그들이 부러웠다. 불편함이 한편으론 자랑스럽고 한편으론 귀찮았다. 이 문장을 이해할 수 있을까?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바이러스가 내 귀찮음을 지워줬다. 사라졌으면 했던 귀찮음이 한순간에 사라졌다. 그리고 더 생각지도 못한 것이 귀찮음의 자리를 메웠다. 당혹감이었다.

내 시간을 메우던 그것들이 모두 사라지자, 나는 마치 내 삶이 사라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텅 비어버린 시간은 마치 내 마음과 같았다. 텅 비어버린 공간에 홀로 남겨진 나는 어찌해야 할지를 몰랐다. 귀찮음과 불편함이 사라진 그 공간에 불안감이 채워졌다.

나는 망가지기 시작했다. 주변 모든 것에 불만이 생겼다. 짜증이 솟구쳤고, 화가 났다. 내가 망가지게 둔 모든 것에 분노가 치밀었다. 분노는 분노를 불렀고, 텅 빈 공간은 더 넓어졌다. 그리고 넓어진 그 자리엔 더 큰 불안감이 채워졌다.

화가 나거나 고통스럽거나 고갈되었거나 기타 등등의 일이 일어났을 때 앞으로 나아가는 것. 이것이 전문가와 아마추어의 차이를 만들어낸다.

집에 덩그러니 홀로 남겨진 나는 악몽을 꿨다. 분노를 퍼내고 퍼내도 계속 채워졌다. 악으로 가득 찬 방 안에서 나는 웅크렸다. 악은 점점 커졌고, 나를 집어삼켰다.

며칠이 흘렀고, 역시나 난 혼자였다. 이래선 안 되겠다 싶어 밖으로 나왔다. 더 이상 웅크렸다간 돌이킬 수 없게 망가질 것 같았다.

카페에 앉아 책을 읽었다. 잊었던 감각이 되살아났다. 읽고 쓰며 살았던 내가 왜 읽고 쓰지 않게 됐을까. 고작 몇 주 놓았을 뿐인데, 나는 왜 망가져 버렸을까. 그것들이 내게 단순히 그것이 아니었음을 왜 이제서야 알았을까.

성공한 사람들은 실패했을 때 빨리 되돌아온다. 빨리 회복한다면 습관이 무너진 것은 중요하지 않다.

일상에서 한 달은 짧은 기간일 수 있겠지만, 어둠 속에서 한 달은 결코 짧지 않았다. 텅 비어버린 무료함 속에서 나는 힘을 쓰지 못했다. 그곳은 마치 현실 중력의 몇 배는 되는 듯했다.

돌아가야 한다고 마음을 먹었다. 나를 공격하던 불안감이 있던 그 자리에 있었던 것을 떠올렸다.

뭔가를 계속 말하지만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다면 정말 그것을 원하는 건 아니다.

다시 움직일 시간이 됐다.

습관, 내가 어렴풋이 느꼈던 그것.

<아주 작은 습관의 힘> 저자는 작은 습관에 관해 이야기 한다. 작은 습관을 만드는 방법, 작은 습관이 바꿀 수 있는 것, 작은 습관을 크게 만드는 방법, 작은 습관을 유지하는 방법. 같은 말을 반복한다고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그 안에서 여러 고민을 봤다. 내 고민과 비슷했기 때문이다.

‘규범적인’ 사람들은 영웅적 의지나 자제력이 없이도 삶을 더 낫게 설계한다. 다시 말해 그들은 유혹적인 상황에서 보내는 시간이 적었다.

언젠가 동료가 내게 물었다. 도대체 무슨 재미로 인생을 사느냐고. 담배도 안 피우고, 술도 안 좋아하고, 게임도 안 하고. 도대체 무슨 낙으로 사느냐고. 나는 내 삶도 재밌다 답했지만, 정말 재밌어서 그런 건 아니었다. 난 그렇게 되는 게 무서웠다. 담배를 피우고, 술을 즐기고, 게임만 하는 그런 인생이 되는 게 무서웠다. 여전히 그런 인생이 될까 봐 무섭다. 그렇게 되면 내 인생은 그대로 머무를 것 같아서다.

난 게임을 좋아한다. 학창 시절엔 안 해본 게임이 없을 정도였다. 늘 게임만 했다. 그래서 난 맥을 쓴다. 맥에선 내가 좋아하는 대부분 게임이 안 되거든. 술을 마시며 시시콜콜한 농담을 하는 것도 좋아한다. 하지만 다음날 허탈감에 천정을 바라보는 게 무섭다. 그렇게 며칠간 속이 부대끼는 걸 느끼는 게 무섭다. 그래서 며칠간 아무것도 못 하는 게 무섭다. 그래서 술을 즐기지 않는다. 계속 즐길 것 같아서.

그래서 나는 그것들을 만들었다. 매달 독서모임을 만들고, 주말에 나태하지 않도록 일요일 아침에 모임을 진행했다. 개발을 하면서도 경영 마인드를 유지하기 위해 경영소모임을 만들었고, 기자를 떠나면서 글쓰기 능력을 잃기 싫어 와레버스를 만들어 계속 글을 썼다. 집에 가면 퍼지기 때문에 업무시간 뒤 부족한 개발 공부를 했고, 이유 없는 술자리를 피했다. 뭔가 얻기 위해 노력하는 친구들을 곁에 뒀고, 부정적인 에너지를 발산하는 친구들을 멀리했다. 그렇게 만든 그것들은 내 습관이 됐고,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를 이끌었다. 결국, 그것들이 곧 나였다.

이 책을 쓰는 1년 내내 나는 새로운 시간 관리 전략을 실험했다. 매주 월요일에 내 어시스턴트는 내 SNS 계정들의 비밀번호들을 리셋해서 나를 각종 기기에서 로그아웃시켰다. 한 주 내내 나는 방해받지 않고 일할 수 있었다. 금요일이 되면 어시스턴트가 새로운 비밀번호를 보내주었다. 그러면 나는 주말부터 그녀가 비밀번호를 재설정하는 월요일 오전까지 SNS에 올라온 것들을 신나게 즐겼다.

한동안 나를 괴롭혔던 불안감이 뭔지 이제야 알게 됐다. 불안감은 갑자기 튀어나온 게 아니었다. 늘 내 곁에 있었다. 단지, 불안감과 나 사이 그것들이 나를 보호했을 뿐이다. 그리고 그것들이 사라지자, 나는 다시 불안감에 갇혔다.

나는 불편함을 괴로워했지만, 불편함은 나를 지켜왔다. 불편함 덕에 나는 글을 썼고, 읽었다. 공부를 하고, 나눴다. 그렇게 조금씩 내가 원하는 내 모습으로 다가갔다. 내 욕심만큼은 아니지만, 늘 조금씩 나아졌다.

1퍼센트의 성장은 눈에 띄지 않는다. 가끔은 전혀 알아차리지 못할 때도 있다. 하지만 이는 무척이나 의미 있는 일이다.

나는 잘하고 있었다. 내가 휘청거린 이유는 내가 뭘 잘하고 있었는지 몰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젠 안다. 내가 만든 불편함이 날 무엇으로부터 보호했는지 이젠 안다.

다시 내가 만든 불편함 속으로 들어간다. 다시 불편해지겠지만, 불안감은 사라질 것이다. 꽤 적절한 시기를 엉망으로 보낸 것일지도 모른다. 아니, 시기는 상관없다. 불편함이 내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알게 된 것이 중요하다.

목표는 우리가 얻어내고자 하는 결과이며, 시스템은 그 결과로 이끄는 과정이다.

내가 만든 불편함이란 시스템이 이제는 썩 편할 것 같단 생각도 해본다.

슬럼프는 끝났다.

한줄평 ★★★☆☆

나를 만든 것은 나를 ‘불편하게’ 만든 그것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