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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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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위험한 책이다.

사람은 저마다의 길이 있다. 살아온 길이 다르기 때문에 살아갈 길 또한 다르다. 그래서 내가 자기계발서를 안 읽는 이유다. 성공한 사람의 길을 참고할 수는 있지만 따라해서는 안 된다. 그 사람이기에 성공할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한다.

이번 책은 배울 점도 많았지만 위험한 책이라는 생각이 컸다

저자는 버커니어라는 용어를 활용해 학교를 떠났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던 자신의 길을 안내한다. 공감하는 부분도 있다. 학교는 형식적인 커리큘럼만을 고집하는 곳이기에 창의성이 부족한 교육 정책에 대해서는 크게 찬성하지 않는다

하지만 학교는 단지 공부만 하는 곳이 아니다. 다양한 사람과의 시간 속에서 다름을 배우고, 다양한 활동을 통해 새로운 시각을 배우고, 인간이 인간일 수 있는 기본적인 틀을 갖추어 나가는 삶의 장이다.

냉정하게 말해서 저자는 그냥 부적응자였다고 생각한다.

난 학교가 좋았다. 비록 사건 사고도 많이 일으켜서 많이 혼나고 맞기도 했지만, 저자가 말 한 것처럼 그 속에서 많은 걸 배웠다. 결과가 어떻든 친구들과 함께 하는 모든 순간, 이상한 선생님과 함께 공존하는 법을 배우고, 하기 싫은 일도 해야만 하는 인생을 배우고 이 모든 시간 속에서 자아를 키웠다.

단지 하기 싫은 공부를 억지로 하게 한다는 이유만으로 학교를 필요 없는 공간으로 만들어 버리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

버커니어

그래도 이 책의 중심은 버커니어라는 삶의 길을 알리는 것이다.

버커니어는 저자의 어릴 적 혼자만의 길을 가야 했던 삶이 만들 수 있는 최적의 길이라 생각된다.

버커니어는 스페인에서 쫓겨난 개척민들이 스페인의 배들을 습격하며 살았던 해적이다. 저자에 의하면 이들은 어떤 사회적 형식을 배제하고 자신들만의 최선의 길을 나아간 사람들이다.

저자의 배움에 대한 자세는 본받을 점이 많다. 학위, 자격증 등 목적 없는 형식보다는 모든 시간의 흐름 속에서 배움을 찾아 나가는 자세는 정말 훌륭하다.

나 또한 최근 사회가 인정하는 여러 자격증을 따려고 시도했다. 컴퓨터 자격증, 영어 성적 등 내 커리어를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시도했지만 한달만에 관뒀다. 다른 건 핑계이고 솔직히 내가 끈질김이 없다. 그래서 20살부터 공부와는 등지고 살았다. 결국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 본업인 내 기본을 더 다지기 위해, 그리고 가장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책을 읽기로 했다. 한 달에 두 권!

저자는 딴짓을 즐긴다. 경중을 떠나 모든 시간이 배움이라는 자세를 가진 사람은 빈둥거리고 딴짓을 하는 모든 시간 속에서도 배우기 때문이다. 이 부분이 가장 좋았다.

대학교를 포함한 학창 시절 참 많이 들었던 소리가 ‘쓸 데 없는 시간 보내지 마라’ 였다. 왜냐하면 난 취업할 때 자격증이 없었다. 심지어 토익 점수도 없었다. 그냥 하고 싶은 것들을 했다. 기자도 해보고 군고구마 장사도 해보고 장교도 해보고 먹고 놀고 책 읽고 운동하고 사람들과 놀았다. 저자와 비슷한 점은 나한테도 사회가 원하는 점수가 오히려 쓸 데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 또한 나만의 길을 걸었고 다행히 후회 없는 길을 걷고 있다. 앞으로도 모든 순간이 배움의 길이고 이 배움이 나만의 경쟁력을 갖추어 준다고 생각하려 한다.

위험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위험하다.

대다수 사람들은 열심히 노력하지 않은 채 대부분의 시간을 그냥 흘려보낸다 – p192

꽃들에게 학교가 필요 없는 것처럼 아이들의 정신세계도 저절로 꽃을 피운다 – p253

다른 부분도 있었지만 위 구절들은 이 책이 위험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저자가 성공한 과정이 대단한 것은 인정한다. 그리고 저자는 삶의 모든 순간이 배움의 과정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대다수 사람들이 자기처럼 자기 계발을 안 한다는 이유로 노력하지 않고 시간을 그저 흘려보낸다고 폄하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어떤 사람은 자기 계발을 하는 것보다 사람들과 어울리며 사는 삶에서 더 배우고 행복을 느낄 수 있다. 비록 저자가 자기 계발을 하는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에 커리어적으로 치고 올라갈 수 있다는 말일수도 있지만 거시적인 관점에서는 위험한 발언인 것 같다.

두번째 문장은, 저자가 자신의 아들 또한 초등학교를 자퇴한 채 혼자서 방에만 틀어박혔음에도 믿고 뒀더니 몇 년이 흘러 멋진 소설을 작성하고 있었다는 내용을 말하면서 말한 문장이다. 저자가 부모님과 떨어져 혼자 살았고 학교도 자퇴한 채로 혼자 성공했다고 해서 아이들 또한 학교가 필요 없이 저절로 꽃피운다고 하는 것은 무책임한 발언이라 생각한다. 아이들은 필요 불필요를 떠나서 사람이라는 따뜻함 속에서 정신세계를 만들어간다. 저자는 자신의 길이 남들과 너무 달랐기에 자신의 길이 맞다고 억지 부리는 듯한 생각이 든다.

다른 사람들이 저자를 존중하듯 저자 또한 다름을 존중하는 자세로 이 글을 썼다면 이 책이 더 성공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며 책을 덮었다.

19금 책

인상 깊은 문구

자기 의지로 인생을 개척하려는 사람은 학교를 다니든 안 다니든 숙제를 하게 됩니다 – p14

선생님이 할 일은 아이들이 울타리 안에 얌전히 모여 있게 하는 것이 아니라, 울타리 밖으로 나가 자기 운명을 찾도록 독려하는 일입니다. 아이들에게 길을 보여 주세요! – p18

배움은 공부를 통해 ‘자아’를 드러내는 과정이다 – p19

배웠다고 해도 이를 실제 습득한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그저 접수한 것에 불과하다. 이를 충분히 이해하고 지혜로 삼으려면 곰곰이 생각하고 또 직접 말로 떠들어 봐야 한다 – p60

나는 직감을 쫓아가지 않는다. 직감을 활용할 뿐이다 – p71

지식은 전달이 아닌 내 경험을 통해 능동적으로 구성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난장판처럼 보일지라도 이는 내가 아직 모르는 질서의 한 모습일 뿐이다 – p106

딴짓은 문제가 아니라 문제를 푸는 방법이다 – p132

나는 영화를 감상하는 관객처럼 패배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당신 잘했어, 악당을 물리쳤군, 내가 연기한 그 악당 말이야! 내게 고마워할 건 없어! 그 이후로 난 실패해도 개의치 않았다 – p167

나는 어떤 일을 겪든 그것을 교훈으로 삼는다. 내 존재를 부정하는 일은 하지 않는다 – p181

대다수 사람들은 열심히 노력하지 않은 채 대부분의 시간을 그냥 흘려보낸다 – p192

모든 건 전체의 일부다. 배움 역시 모든 사건에 내가 반응하는 과정에서 이뤄진다 – p239

꽃들에게 학교가 필요 없는 것처럼 아이들의 정신세계도 저절로 꽃을 피운다 – p253

‘돈 = 노력 X 시간’

정말 돈 돈 돈 하는 세상이다. 순수했던 대학생 시절까지만 해도 돈의 노예처럼 사는 사람들이 이해가 안 됐다. 왜 돈 때문에 행복을 놓치고 살까 하는 순수한 마음이었다. 이 마음은 사회에 첫발을 내디디고, 첫 월급을 타기 전까지만 유효했다. 월급이라는 생에 첫 목돈을 만지기 시작하자 돈의 노예로 만드는 사회 시스템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돈은 노력과 시간의 곱셈이다. 0.0001%의 행운으로 복권에 당첨되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자기가 투자한 노력과 시간에 의해 자신의 몸값과 부가 달라진다.

“몇 초라니 무슨 말씀을요, 내 평생의 시간에다 몇 초가 더해진 시간이 걸렸는데요” – p243

그렇다. 어떤 사람의 현재 모습은 과거 그 사람의 인생의 축적 결과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 과거는 보지 않고 현재만 보고 자신과 남을 비교한다. 그리고 이 생각을 시작으로 비교를 무기로 하는, 돈의 노예라는 빠져나올 수 없는 늪에 빠지기 시작한다.

= 비교 X 유혹

솔직히 말해서, 나도 나약한 인간이기에 비교를 안 한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난 차가 없다. 길거리에는 외제차가 널렸고, 내 또래 대부분이 차를 사서 이곳저곳을 다닌다. 난 명품이 없다. 다들 명품 하나씩은 걸치고 날 보세요 하고 돌아다닌다. 난 집이 없다. 대출 없는 내 집 마련은 (수도권 외곽에) 20년 뒤에나 꿈꾼다. 수많은 다주택자를 잡겠다고 정부는 난리고, 인터넷에는 집값 몇억이 순식간에 올랐다고 자랑하는 글이 난무한다. 난 국밥을 좋아한다. 스테이크를 싫어한다고 말한다. 여행을 갈 때 몇 시간의 검색으로 저렴하지만 가성비 좋은 펜션을 선택한다. 직장 동료들은 50만원짜리 호캉스를 갔다 와서 멋진 뷰 사진을 자랑한다. 난 아울렛을 간다. 백화점 옷과 스타일과 재질은 비슷하지만 이월 상품이라는 이유로 50%는 싸기 때문이다.

비교하려고 하니 끝도 없다. 나를 모르는 사람들은 나를 보면 왜 그리 구질구질하게 사냐고 말할 것이다. (사실 적당히 아는 사람도 그렇게 말한다) 그렇게 말할 자신이 없다면 속으로 정말 경제적으로 궁핍한 상황이구나 생각할 것이다.

‘사람 = 과거 X 선택’

나를 잘 아는 사람들은 공감하겠지만 사실 난 이 책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사람에 가깝다. 비록 AI가 아니기 때문에 가끔은 반하는 행동도 한다.

나는 왜 이런 경제생활을 할까? 왜 할부는 절대 하지 않으며, 기분을 내기 위해 좋은 옷을 입고 비싼 음식을 먹고 좋은 곳으로 놀러 가는 행위를 하지 않을까? 왜 작은 물건을 살 때도 너무 많이 고민할까?

역시 한 사람의 인생은 과거가 말해주는 것 같다. 어릴 적 난 나름 부족하지 않게 살았다. 좋은 옷을 입고 항상 맛있는 음식과 함께해서 비만이었다. 하지만 집에 시련이 찾아왔고, 사춘기 시절을 정말 아끼며 살았다. 나이키가 유행할 때 동인천 짝퉁 시장에서 만 원짜리 짝퉁을 사서 몇 년 동안 애지중지하며 신었고, 노스페이스 바람막이가 유행할 때는 학교 체육복만 입었다. 그때는 생각했다. 나중에 돈을 벌면 이때 못했던 모든 것들을 소비하며 살겠다고. 그런데 습관이 무서운 것 같다. 막상 돈을 벌고 나니 지금의 사치보다는 미래의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생각이 더 강한 것 같다. 그리고 사춘기 때도 그랬듯, 대체재를 찾고, 작은 행복을 찾기 시작했다.

행복 = 가치 X 자신

이 책을 관통하는 주요 단어는 기회비용이다. 지금의 선택은 미래의 무언가를 포기하는 것이다. 지금 먹고 싶은 스테이크를 먹는다고 미래가 달라지지 않을까? 달라진다고 믿는다. 한 번의 스테이크는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과거의 축적과 습관은 사람을 만든다. 그리고 사람은 변하기 쉽지 않다. 절체절명의 위기가 찾아오지 않는 이상.

극단적인 예를 들어보자. 어떤 커플은 일주일에 한 번 만나기 때문에 풍요로운 식사를 하는데 5만원을 쓰고 카페를 가서 커피와 케이크를 먹는데 1만 5천원을 쓴다. 어떤 커플은 같이 있는 게 중요하다며 그 돈을 아껴 결혼 준비에 쓰자며 국밥을 먹고 공원을 산책하며 1만 5천원을 쓴다. 일주일에 5만원, 한 달이면 20만원, 1년이면 240만원이다. 두 커플 모두 결혼한다 치자. 10년이면 2400만원이고, 40년이면 1억이다. 40년 뒤 퇴직을 하고 노후생활이 시작될 때 1억이 더 있는 부부와 없는 부부의 생활을 어떻게 다를까?

누군가는 스테이크를 먹고 더 행복하고 윤택한 삶을 살 거라고 할 거다. 중요한 것은 국밥을 먹는 커플이 행복하지 않을까? 모두에게 행복의 기준이 다를 뿐이다. 국밥 커플은 따뜻한 국밥의 온기에 행복을 느끼고 같이 조용한 공원을 산책하며 건강도 지키고 밤의 오롯한 갬성에 빠져 달콤한 말과 행동들을 하며 행복을 느낄 것이다.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그렇게 돈을 안 쓰면 불행하지 않으냐고. 난 말한다. 우선 난 돈을 안 쓰지 않는다고. 합리적으로 정말 필요하면 산다. 비록 수십 개의 기회비용과 수십 개의 대체재를 생각한다. 그리고 이 합리적인 선택을 한 순간이 행복하다. 그 소비에 더욱 애착을 느끼게 된다. (이번에도 내 행복 중 하나인 드라마와 영화, 프리미어리그 시청에 필수인 의자가 불편하여 한 달 동안 어떤 의자를 사야 내 행복이 더 행복해질까 하는 행복한 고민을 하다 결국 이케아에서 13만원짜리 의자를 샀고 너무 행복하다) 한 때 소확행이라는 단어가 유행했다. 소확행은 정말 중요한 단어이다. 인간의 욕심은 절대 멈추지 않는다. 작은 것에 행복하지 않으면 끝나지 않는 욕심의 수레바퀴에 갇히게 된다.

저번 주 회사 동기가 한우 A++ 15만원어치를 먹는데 살살 녹았다고 자랑을 했다. 난 저번 주 캠핑을 가서 갬성 있는 산속에서 호주산 소고기 15,000원를 사서 구워 먹었다. 역시 대자연에서 뛰어놀았던 소인지 너무 맛있다고 말하면서. 둘의 행복을 비교할 수 있을까?

명백한 사실은 바로 우리가 그 추가된 가치를 덧붙일지 말지 결정하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 p366

어떤 특정한 것이 자신에게 얼마나 큰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 우리는 전혀 모른다. – p189

저자가 책에서 말했듯,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자신이어야 한다. 주위 사람의 눈, 사회가 만든 틀, 가격이 아니다.

너무 똑똑한 기업의 마케팅 전문가들은 각종 마법적인 제의와 언어로 사람들을 현혹한다. 나 또한 이에 현혹한 적이 많다. 어떤 선택이 진정 행복할 수 있는지 자기만의 강한 잣대를 세워야 한다. 지금의 자신을 바라보는 작은 관점에서 벗어나 과거와 나로부터 배우고 미래의 나를 항상 생각하며 인생이라는 길고도 연결된 이야기를 같이 만들어나가야 한다.

난 이렇게 살아가려 한다.

돈을 지배하고 싶다면, 행복을 지배하고 싶다면 읽어야 할 책

인상 깊은 문구

자기가 지출하고자 하는 그 돈을 미래에 얻을 일련의 경험이나 재화를 살 수 있는 잠재적 역량으로 바라볼 능력이나 의지가 없는 것 같았다. 기회비용을 고려하지 않음으로써 우리가 내리는 의사결정이 스스로에게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낼 가능성을 줄어든다 – p34

JC페니는 사람들에게 가치를 이성적으로 평가할 능력이 없다는 사실을 전제로 어떤 사업을 진행하면 성공하리라는 진리를 학습한 셈이다 – p51

어떤 금액을 지출할 때 실질적인 지출금액 자체가 아니라 전체 지출 가운데 차지하는 백분율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 p66

돈은 모두 ‘내 돈’이라는 동일한 우물에서 나온다 – p87

어떤 것을 소비하기 전에 미리 그 대가를 지불하면 그것을 실제로 소비할 때는 거의 아무런 고통도 느끼지 않게 된다. 소비하는 시점에는 지불의 고통이 전혀 없으며, 또한 나중에 지불해야 할 일을 두고 걱정할 필요도 없다. 이것은 그야말로 고통 없는 거래이다 – p134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가 바로 자신이 틀렸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 p171

어떤 특정한 것이 자신에게 얼마나 큰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 우리는 전혀 모른다. – p189

사람들은 보통 자기 소유물을 평가할 때 거기서 얻을 수 있는 온갖 정서적 이득이 그저 자기만의 느낌일 뿐임을 잊어버린다 – p197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유하고 난 뒤에는 그러지 않았던 때에 비해 그 상품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다 (시험사용 혹은 무료체험 정책) – p202

“몇 초라니 무슨 말씀을요, 내 평생의 시간에다 몇 초가 더해진 시간이 걸렸는데요” – p243

공정함은 노력의 함수이며 노력은 투명성을 통해 드러난다 – p255

사람들은 다양하게 존재하는 것들 중에서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하게 존재하는 것들을 묘사한 것 중에서 선택한다. 바로 이 지점에 가치의 수준을 바꿔놓는 언어의 마법이 존재한다 – p264

제의와 소비언어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줘서 어떤 대상이든 실제 그 대상이 지는 가치보다 더 높은 가치를 매기게 만든다. 제의와 소비언어가 부리는 마법은 일상생활에서 제품을 사는 경험을 결혼, 직업 그리고 주변 세상과 상호작용을 하는 방식처럼 커다란 의사결정을 하는 경험으로 바꿔놓는다 – p288

기대치는 어떤 경험을 기대할 때 즐거움(혹은 고통)을 제공하며, 그런 다음에는 그 경험 자체를 바꿔놓는다 – p295

소비자는 품질이 낮기 때문에 가격을 할인한다고 추론한다 – p340

명백한 사실은 바로 우리가 그 추가된 가치를 덧붙일지 말지 결정하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 p366

정가 100달러짜리 셔츠를 할인받아서 60달러에 산다고 해서 40달러를 절약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60달러를 지출할 뿐이다 – p369

어떤 것의 가격이 공정하게 책정됐는지 어떤지 따지는 일에 휘말리지 마라. 그 대신 자신에게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라. – p374

일의 가치는 그 순간 그 일에 들어간 시간이나 노력이 아니라 그들이 평생에 걸쳐 그 기술과 경험을 연마하는데 들인 시간과 노력에서 나온다 – p374

미래의 자아를 보다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만들수록 그 자아에 그만큼 더 친숙해지며, 따라서 우리는 미래의 자아가 갖게 될 관심사에 더 많이 관심을 기울이고 또 그를 위해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다 – p383

심금을 울리는

심금을 울리는 책이다

사회에는 다양한 문제들이 자기들이 가장 중요하다고 손을 든다. 그리고 돈이 판치는 현 세상에서 소외된 문제 중 하나는 ‘가족’이지 않을까 싶다

나는 감정적이고 감수성이 풍부한 편이라 이렇게 눈물을 자극하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억지 눈물도 좋아하지만, 이렇게 우리가 보지 못하는, 보려고 하지 않는 사회의 어두운 내면에 관한 이야기는 내가 살고 있는 현재를 되돌아보게 한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다.

저자가 제기한 문제는 가장 쉬우면서도 가장 어려운 내용이라 생각한다. 너무나 당연한 존재 가족. 가장 개방적이면서도 가장 비밀스러운 존재. 같은 행동도 타인이라면 엄청난 문제가 됐을 상황도 가족이라는 틀 속에서는 면죄부가 주어진다.

그렇기에 저자가 던진 가족에 대한 문제는 독자로 하여금 평생 가렵지만, 손이 닿지 않은 곳을 살짝 긁어준 꼴이다.

아동 : 출생에서 사춘기 사이의 시기에 있는 사람. 주로 성인과 대비되는 개념

책의 주된 내용은 아동 폭력이다. 폭력은 인간의 역사와 함께하는 단어다. 폭력 없이는 인간의 역사를 설명할 수 없다. 그리고 가장 빈번하면서도 소외된 폭력이 바로 아동 폭력이다. 저자는 가족이라는 틀 안에서 용서(?)된 가족에 의한 아동 폭력의 실태를 낱낱이 고발한다.

다양한 사례는 이미 뉴스를 통해서 봐왔지만, 다시 봐도 충격적인 내용이 많았다. (개인적으로 폭력을 극혐하는 비폭력주의자이다)

사전에서도 나오지만, 아동은 성인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많이 알고 있다. 성인에 의해 보호되어야 하는 약자인 것이다. 인간의 행동은 머릿속에 가지고 있는 개념에 의해 좌우된다. 그래서 언어가 중요하다

아동을 성인과 대비되는 존재, 약자인 존재, 가르쳐야 하는 존재, 덜 진화한 존재로 배우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무지한 행동은 끊이지 않는다.

저자는 아동을 성인과 동등한 인권을 가진 존재로 대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 스웨덴과 같이 법으로 아동체벌 금지 등의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사춘기를 보낸 대부분의 성인은 그 당시에 아이 취급받는 것을 가장 싫어한다. 나 또한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부모가 아니라 모르지만, 부모에게 자식은 늙어도 자기한테는 어린아이라고 생각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런데 사춘기를 지냈던 성인이 부모가 되어서 자기 자식을 자기가 받았던 것과 똑같이 취급한다. 현실에 노예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그때는 내가 현실을 몰랐다는 생각과 함께 너는 아무것도 모르는 존재이고 그렇기 때문에 현실을 살아본 내 말에 복종해야 한다는. 그렇게 아이들은 학업이라는 억압된 환경 속에서 자아를 상실한 기계가 되고, 그 과정에서 폭력과 마주친다.

나도 억압적인 학업 환경에서 자랐다. 하지만 부모님께는 죄송하지만, 자유에 대한 강한 의지, 강한 사춘기 반항으로 인해 스스로 만든 자유 속에서 살았다. 지금도 부모님은 그때 부모님 말씀을 들었으면 더 좋은 대학 더 좋은 직장 더 좋은 조건 속에 살고 있을 거라고 종종 말씀하시지만 아직은 후회해본 적이 없다.

저자는 아이들의 오락 장소가 없어지고 있는 현실을 강하게 비판한다. 저자의 말처럼 나는 초등학교 때까지는 놀았던 기억밖에 없다. 총 싸움, 팽이, 자전거, 오락실, 레고 등등 모르는 아이들과도 친한 친구처럼 놀면서 사회를 배웠다. 학원을 운영하는 분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요즘 아이들은 유치원 때부터 온종일 학원에 다니고 집에서는 숙제를 한다고 한다. 학원을 안 가면 놀 친구도 없다고 한다. 모두가 학원에 다니기 때문이다. 나도 자식이 생기면 달라질 거라 하지만 정말 그렇게 키우기는 싫다. 자기가 어떤 자아를 가졌는지조차 모른 채 부모가, 아니 양육강식이라는 문화를 주입하는 사회가 하라는 대로 움직이게 두고 싶지 않다. 다행인 것은 아이들이 뛰어놀면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찾게 하는 대안 마을들이 있다고 한다.

국가는 어디까지

저자는 기자 출신이자, 공직에 있어서인지 현실적인 해법에 대해 지속해서 독자를 설득한다. 이미 갈 때까지 간 대한민국의 문화로서는 현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국가가 나서야 한다는 점이다.

나 또한 결혼과 육아라는 험난한 벽을 앞두고 있어서 그런지 저자의 말에 많은 동의가 갔다. 우리나라는 저출산이라는 국가 존망의 문제를 가지고 있다. 회사에서도 많은 분이 육아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는 모습을 본다. 과거보다는 많이 좋아졌지만, 아직도 육아로 인해 포기해야 할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내 주변에도 결혼할 때 전제 조건으로 아이를 갖지 않기로 한 부부들이 종종 있다.

국가적인 육아 시스템이 갖추어지지 않는다면, 저출산과 이로 인해 발생하는 각종 사회적 문제들은 해결될 수 없다.

국가는 어디까지 개입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는 아직 명확하게 말하기 어렵다. 나 또한 양육강식의 문화에서 자라서 그런지, 개인의 삶은 개인이 주도적으로, 책임감을 가지고 만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그래서 저자의 기본적인 사회 안전망에 동의하면서도, 모든 것을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일변도식의 흐름에 조금은 거부감이 든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체벌 금지법 등 인간으로서 당연히 하지 말아야 할 기본법에 대한 저자의 생각에는 동의한다.

이것 저것

내 글을 돌아보니 참 정리가 안 된 것 같다. 저자가 제기한 문제들이 하나씩만 두고 볼 수 없고 너무 많은 것들과 연결되기 때문이라고 핑계를 대려고 한다. 가족의 문제는 모든 사회적 문제와 원인과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모든 문제는 사람으로 인해 나오고, 그 사람의 기본 구성이 가족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동안 도외시했던 가족이라는 문제에 대해 되돌아보아야 한다. 저자의 마지막 말처럼 우리는 존재의 의미를 다음 세대인 아이들에게 빚지고 있다. 다시 봐야 할 책이며 가볍게 보지 말아야 할 책이다.

다시 봐야 할 책이며 가볍게 보지 말아야 할 책이다.

인상 깊은 문구

한 사회가 아이들을 다루는 방식보다 더 그 사회의 영혼을 정확하게 드러내 보여주는 것은 없다 – p5

가족 해체보다 여전히 더 큰 문제는 가부장적 질서를 근간으로 한 완강한 가족주의라고 생각한다 – p9

정상가족 이데올로기는 결혼제도 안에서 부모와 자녀로 이뤄진 핵가족을 이상적 가족의 형태로 간주하는 사회 및 문화적 구조와 사고방식을 말한다. 바깥으로는 이를 벗어난 가족 형태를 비정상이라 간주하며 차별하고, 안으로는 가부장적 위계가 가족을 지배한다. 정상성에 대한 지나친 강조로 가족이 억압과 차별의 공간이 되어버린 것이다 – p10

수많은 경험적 연구는 체벌의 교육적 효과는 없고 되레 폭력의 내면화를 통해 뒤틀린 인성을 만들어낼 뿐이라고 지적한다. – p29

너의 몸은 온전히 너의 것이 아니며, 나는 언제든 너에게 손댈 수 있다는 가르침이다. 체벌에 동의한다는 것은 이 가르침을 수용한다는 뜻이다. 우리는 이렇게 해서 모욕의 역설을 이해하게 된다. 모욕은 타인의 인격을 부정할 뿐 아니라, 그러한 부정에 대해서 부정당하는 사람의 동의를 강요한다. 모욕당하는 자가 모욕에 동의하는 순간, 모욕은 더 이상 모욕이 아니다. 그것은 의례의 일부이며 질서의 일부가 된다. 결국 모욕은 자신의 본질을 부정하는 것을 최종적인 목표로 삼는 폭력이다 – p30

자녀가 직계존속, 즉 부모를 폭행할 경우에는 타인이 같은 대상을 폭행했을 때보다 가중처벌을 받는다. 반면 부모가 직계비속, 즉 자녀를 폭행했을 때에는 거의 대부분의 경우 처벌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 p32

기도를 할 때에도 남편과 자식들 말고 스스로를 위해서는 아무것도 빌지 않는 엄마는 욕심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을 갈아 넣어 운영하는 가족의 성공을 꿈꾸는 야심가다. 이게 다 너를 위한 거라고 하지만 사실은 엄마 자신을 위한 것이다. 엄마 꿈의 대리 실현자가 된 아이는 희망의 포로다 – p66

그래서 제일 덜 급하고 점수화되지 않을 일들이 가장 먼저 저희들의 인생에서 지워집니다. 어쩌면 행복은 지워진 일들 속에 있었을 수도 있는데 말입니다 – p68

경쟁과 수익 창출이 지상과제일 때 가장 먼저 사라지는 장소는 공적인 삶이 이뤄지는 곳이기 십상인데 그 대가는 크다. 동네의 놀이터와 골목길은 아이들이 공적인 삶을 배우는 공간이다. 그 무엇을 위해서가 아니라 목적 없이 놀면서 아이들은 낯섦에 대한 두려움을 이기고 차이를 협상하고 갈등의 타협점을 모색한다. 그렇게 민주적인 마음의 습관을 키운다. 그런 물리적 공간이 아이들에게 필요하다 – p75

사회가 함께 도와줄 것이라는 신뢰 없이, 남을 이겨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불안으로 모두들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간다. 그 과정에서 아이들은 놀지도 못한 채 일찌감치 떨려나거나 부모의 소망은 충족시켰을지언정 자기 인생을 위해서는 아무 결정도 하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간다. 아이들에게 맘껏 놀며 자기 속도대로, 원하는 방향으로 힘껏 가보라고 격려해줄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가 그토록 어려운 걸까 – p76

사람이 다른 사람의 죽음을 동반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 p78

아이를 직접 키우는 미혼모보다 아이를 버렸을 때 그 아이를 대신 키우는 사람에게 더 많은 지원을 하는 한국 사회는 어떤가. 시설에 대한 지원의 일부라도 직접 아이를 키우는 미혼모 지원으로 돌린다면 양육을 포기하는 미혼모가 훨씬 줄어들지 않을까? – p123

한국은 OECD 회원국 중 아이를 해외로 입양 보내는 유일한 나라다 – p133

자기가 살아가는 사회에 위기가 닥쳤을 때 위험을 타자와 관련짓는 반응은 근대 이전부터, 세계 곳곳에서 발견되어온 현상이다 – p157

위기의 나락으로 둘러 떨어지는 개인을 밪쳐줄 사회적 보호제도가 전무한 상황에서 개인이 부여잡을 지푸라기는 뭐였을까. 사회적 안전망이 없는 사회에서 개인이 기댈 유일한 언덕은 사적 안전망인 가족이었다. 가족은 부계혈연 중심의 유교적 가족규범이 지배적이었던 조선 후기부터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근대화, 도시화, 산업화를 거치며 줄곧 사회적 위기상황에서 개인을 지켜주는 거의 유일한 울타리였다. – p166

사회정책이 가족 단위로 설계되는 방식이 지속되면 가족을 형성치 못한 개인, 가족에게서 충실한 지원을 받지 못하는 개인에게는 사회가 또다시 불이익을 가하는 셈이 된다. – p175

개천에서 용 나는 모델은 억울하면 출세하라와 본질적으로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이다 – p179

세대가 바뀌어도 달라지지 않는 부모의 헌신과 자식의 보답 구조는 아이들이 사회에 나가기도 전에 부채의식을 갖도록 만든다. 헌신과 보답의 도덕적 의무로 서로에게 지우는 이 가족주의의 구조 안에서 행복한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 – p184

자신안에 내면화한 부모의 모습과 싸우고, 달래고, 도망치고, 협상하고, 이해하는 과정이 곧 사람이 자기 자신이 되어가는 성장의 과정이다. 나는 그 과정을 어떻게 치러내는가가 어떤 사람이 되는지에 큰 영향을 끼친다고 본다 – p190

한국 가족주의에 대해 가졌던 의문에 대한 답

첫째. 가족의 생활을 지원하는 공공의 역할 부재 때문이다. 사회적 안전망 없이 사적 안전망인 가족에게 모든 보호를 떠넘겼고 당장의 생존이 목표인 가족이 구성원의 개별성을 고려할리는 만무하다.

둘째. 치열한 경쟁과 각자도생의 사회에서 가족 단위로 경쟁에 뛰어들어야 하는 상황 때문이다. 이런 조건에서 개별성과 다양성의 설 자리는 없다

셋째. 자기 집단만 중시하는 가족주의가 사회로 확대되면서 배타적인 태도가 굳어졌고 타인과 사회에 대한 신뢰가 사러졌다 – p 203

부모의 체벌금지를 비롯한 모든 종류의 체벌을 금지하는 법의 목적은 단순하다. 명백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매우 선명한 메시지를 내보내는 것. 폭력과 비폭력 사이에 아주 단순하고 선명한 줄을 긋는 것이다. 어른의 책무는 아이들에게 폭력이나 협박, 위협에 기대지 않고도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있음을 가르치는 것이며, 정부의 책무는 비폭력적으로 아이를 키우는 게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그러려면 체벌을 금지하는 법과 함께 부모가 필요로 하는 지원을 정부가 제공하고, 정부와 사회가 합심하여 부모가 아이들에게 좋은 역할 모델이 될 만한 시간과 에너지를 갖기 위해 필요한 환경을 체계적으로 조성해야 한다 – p217

스웨덴의 아빠가 아이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은 하루 평균 300분이고, OECD 국가 평균은 47분이다. 한국은? 6분이다 – p231

스웨덴의 경험이 보여주는 것은 삶은 개인주의적으로 살고, 해법은 집단주의적으로 찾을 때 저출산을 비롯하여 우리가 겪는 위기를 해소할 길이 보잉 수도 있다는 점이다. 스웨덴과 비교하면 한국은 거꾸로다. 삶은 집단주의적이고 해법은 개인주의적이다. 개인의 개별성을 별로 인정하지 않는 가족과 온갖 배타적 관계에 둘러싸여 집단주의적으로 살아가면서 육아, 교육, 주거 등은 다 각자 알아서 개인적으로 해결해야 하니까 말이다 – p232

이런 공감의 한계 때문에 심리학자 폴 블룸은 세상을 더 낫게 만들려면 다른 사람의 신발을 신어보는 방식의 공감력 향상보다는 되레 한발 물러나 객관적이고 공정한 도덕에 근거해 판단하는 이성적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 p255

사람에게 해서는 안 될 짓의 선을 정하는게 먼저다.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상상해보는 공감의 감수성을 높이려는 노력을 물론 필요하지만 이를 개인의 도덕적 과제, 감성의 영역으로만 남겨두어선 안 된다. 우리의 폭을 넓히려는 교육이 공교육에 제도적으로 포함되어야 하고, 차별금지법, 이주아동권리보장기본법을 제정해야 한다. 그게 우리를 같이 살아가게 해주는 공감의 제도화다. 역지사지하고 공감하는 능력보다 사적 관계에선 예의, 공적 관계에선 정책과 제도가 우리의 공존을 가능하게 해주는 더 인간적인 장치다 – p256

내 혈연이 아니더라도 세대를 이어 인류가 계속 존재하리라는 기대가 사라진다면, 개인의 삶은 유한해도 나보다 더 크고 지속되는 전체에 연결되어 있다는 믿음이 사라진다면, 그 모든 추구와 삶의 의미도 빛을 잃는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모두 미래의 낯선 이들에게 의존하고 있다. 존재의 의미를 다음 세대에, 아이들에게 빚지고 있다 – p267

참을 없다

세월이 흐를수록 참을 수 없다는 말을 아끼게 된다. 우리 사회가 암묵적으로 설정한 미덕 중 하나가 참을성이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우리의 모든 행동에는 해야 할 이유와 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공존한다. 서로 다른, 모든 개인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규율을 정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유의지를 가진 인간이 어떻게 참기만 하고 살겠는가? 참을 수 없는 자신의 욕망을 해소하고 분출하는 과정이 있기에 인간이 인간적이다.

이 책은 프라하의 봄, 소련 공산주의에 대항하여 민주화를 외치던 체코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체제의 억압 속에서 모든 열망을 참으면 살 수밖에 없었던 시대적 배경이기에 주인공들의 철학적 고뇌는 더욱 진지하게 다가온다.

저자는 니체의 영원회귀사상에서 이 책을 쓰기 시작했으며, 영원성이라는 무거움과 일회성이라는 가벼움 사이의 옳고 그름을 따지려 하지는 않았다. 인간과 역사의 모든 순간은 일회성임에도 불구하고 그 의미에 물음을 던질 수밖에 없는 존재가 인간이기 때문이다.

4명의 주인공이 만들어가는 가벼움과 무거움 사이의 갈등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동일한 상황이기에, 조금은 과장되고 민망한 이야기가 많음에도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래야만 한다’

Muss es sein 그래야만 한다. 책의 내용을 관통하는 한 문장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그래야만 하는, 그렇게 살아야 하는 어떤 무거움으로 인해 인생의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그리고 가벼워지고 싶은 욕망 사이에서 항상 고뇌한다.

토마시의 연인인 테레자는 사랑과 육체의 대상은 동일해야 한다는 Muss es sein을 인생의 당연함으로 생각하기에, 존재의 가벼움을 추구하는 연인 토마시의 외도 행위로 인해 괴로움 속에 살다가 도망친다. 그리고 토마시의 사회적 추락으로 인해 시골의 트럭 운전사가 되는 과정에서 평안함을 느끼면서도 자책한다.

프란츠는 고리타분한 모범적인 인생을 살아온 지식인이다. 그는 어머니를 통해 정조를 으뜸의 덕목으로 생각해왔고, 부인에 대한 존중은 여자에 대한 존중이 아니라, 부인에게 내재한 여자, 즉 어머니였다. 하지만 존재의 가벼움을 느낄 수 있는 사비나를 만나면서 배신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가족이라는 무거움과의 배신을 택한다.

내 삶 또한, 나를 위해 살아가자 생각했지만, 결국 타인의 인정을 갈구하고, 사회가 이상적으로 만든 이미지의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한 시간이 많았다.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공부를 했고, 타인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 주기 위해 사회가 원하는 이미지의 말과 행동을 하며, 직장에서 인정받기 위해 내 안의 목소리는 무시한 채 일을 한다.

그렇다고 이런 무거움에 허덕이며 살지는 않는다. 무거움이 있기에 가벼움이 더 소중하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표면적으로는 존재의 무거움이 보이지만, 누구에게나 존재의 가벼움을 추구하는 시간이 있다. 나 또한 존재의 가벼움을 느끼는, 밝힐 수는 없지만 많은 정신이 가벼워지는 행위를 한다. 이 밸런스가 있기에 자아는 성숙해지는 것 같다.

번이면 그것으로 영원히 끝이다

Einmal ist keinmal. 한 번은 중요하지 않다. 한 번이면 그것으로 영원히 끝이다.

책의 내용을 관통하는, Muss es sein과 반대되는, 존재의 가벼움을 표현하는 문장이다. 인간의 삶은 반복되지 않는다. 그렇기에 단 한 번의 행동들로 이루어진 인간의 삶은 불안하면서도 아름답다.

토마시는 외과 의사의 Muss es sein인, 사물의 표면을 열고 들여다보는 행위를 넘어서고 싶어 했고, 그 욕망이 사랑과 육체적 관계를 별개로 생각하게 하여 수많은 여자에 대한 육체적 탐욕을 추구한다. 하지만 모든 것을 잃어버린 상태가 되었을 때, 곁에 있는 한 여자 테레자에게 Muss es sein을 느낀다.

사비나는 어릴 적부터 아버지의 억압 속에서 살았다. 그랬기에 사비나에게는 배신, 즉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것이 인생의 목표가 되었다. 배신은 또 다른 배신을 불렀고 이 끝나지 않는 배신 끝에는 공허함만이 남는다. 가장 완벽한 연인이었던 프란츠 또한 배신한 사비나에게는 공허함만이 남는다. 그녀를 짓눌렀던 것은 짐이 아니라 존재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었다.

N극과 S

나는 사랑 이야기를 좋아한다. 사랑하면서 행복하지만, 사랑하기 때문에 괴롭다. 이 역설적이고 모순적인 단어는 인간이 무언가를 강렬히 원하게 하는, 삶에 대한 의지를 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인간과 사랑은 불가분의 관계,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인간은, 연인은 서로를 밀고 당기는 자석과 같다. 자석은 같은 극은 서로를 밀어내지만 다른 극은 서로를 당긴다.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을 봤을 때, 사랑이 실패하면 자기와 비슷한 사람을 만나 싸우고 싶지 않다고 하지만, 결국 사랑에 빠지는 사람은 나에게 없는 모습을 가진 누군가이다.

이 책에서 토레시와 테레자 / 사비나와 프란츠는 인생을 대하는 자세에 있어 정반대의 삶을 살아온 사람들이다. 나와 다른 모습에 매력을 느끼고 사랑을 욕망하지만, 다르기에 괴로워한다. 이 모순이 사랑의 매력이 아닐까?

이 책에서 말하는, 인생의 무거움과 가벼움도 같은 논리인 것 같다. 무거움은 가벼움을 갈망하고, 가벼움은 무거움을 원한다.

책 제목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서 존재라는 단어 자체는 무거움을 뜻하고, 참을 수 없다는 말은 두 단어 무거움과 가벼움은 서로를 끌어당길 수밖에 없다는 뜻 아닐까?

리허설뿐

저자의 말처럼 우리의 인생은 리허설뿐인 한 편의 연극이다. 다시 되돌릴 수 없기에 후회하고, 연극은 계속 이어져야 하기에 또다시 나아간다. 리허설이기에 인생의 무의미를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완벽한 연극보다는, 리허설이 주는 실패 속의 깨달음, 피와 땀이 주는 쾌감, 가벼움 속의 무거움, 무거움 속의 가벼움이 주는 시간 또한 아름다운 것 같다. 끊이지 않는 다음 리허설을 위해.

참을 수 없이 어렵지만, 참을 수 없이 아름다운 책

인상 깊은 문구

Muss es Sein? 그래야만 하는가? Ja, es muss sein! 네, 그래야만 합니다!

짐이 무거우면 무거울수록, 우리 삶이 지상에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우리 삶은 보다 생생하고 진실해진다. 모든 모순 중에서 무거운 것-가벼운 것의 모순이 가장 신비롭고 가장 미묘하다. – p13

사람이 무엇을 희구해야만 하는가를 안다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 그런데 인생의 첫 번째 리허설이 인생 그 자체라면 인생에는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우리 인생이라는 밑그림은 완성작 없는 초안, 무용한 밑그림이다. – p17

사랑은 정사를 나누고 싶다는 욕망이 아니라 동반 수면의 욕망으로 발현되는 것이다 – p28

필연에 의해 발생하는 것, 기다려 왔던 것, 매일 반복되는 것은 그저 침묵하는 그 무엇일 따름이다. 오로지 우연만이 웅변적이다…필연과는 달리 우연에는 이런 주술적 힘이 있다. – p87

인간은 가장 깊은 절망의 순간에서조차 무심결에 아름다움의 법칙에 따라 자신의 삶을 작곡한다. 인간이 이러한 우연을 보지 못하고 그의 삶에서 미적 차원을 배재한다면 비난받아 마땅하다 – p93

꿈은 커뮤니케이션일 뿐 아니라 미학적 활동, 상상력의 유희이며, 이 유희는 그 자체가 하나의 가치다. 꿈은 상상하는 것, 없는 것을 희구하는 것이 인간의 가장 심층적인 욕구 중 하나라는 것을 보여주는 근거다 – p105

현기증을 느낀다는 것은 자신의 허약함에 도취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 p134

사랑은 다른 사람의 선의와 자비에 자신을 내던지고 싶다는 욕구였다 – p143

젊은 시절 삶의 악보는 첫 소절에 불과해서 사람들은 그것을 함께 작곡하고 모티브를 교환할 수도 있지만 보다 원숙한 나이에 만난 사람들의 악보는 어느 정도 완성되어서 하나하나의 단어나 물건은 각자의 악보에서 다른 어떤 것을 의미하기 마련이다 – p152

첫 번째 배신은 그 연쇄작용으로 인해 또 다른 배신들을 야기하며, 그 하나하나의 배신은 최초의 배신으로부터 우리를 점점 먼 곳으로 이끌게 마련이다 – p157

이 어둠은 우리들 각자가 내면에 품고 있는 무한성이다… 사비나는 그를 보고 싶지 않아 자기도 눈을 감았다. 그러나 그녀에게 있어서 이런 어둠은 무한성이 아니라 다만 그녀가 보는 것과의 불화, 보이는 것에 대한 부정, 보는 것의 거부만을 의미했다 – p161

삶이 잔인했기에 공동묘지에는 항상 평화가 감돌았다 – p174

행위의 목격자가 있는 그 순간부터 우리는 좋건 싫건 간에 우리를 관찰하는 눈에 자신을 맞추며, 우리가 하는 그 무엇도 더 이상 진실이 아니다. 군중이 있다는 것, 군중을 염두해 둔다는 것은 거짓 속에 사는 것이다 – p187

한 인생의 드라마는 항상 무거움의 은유로 표현될 수 있다. 사람들은 우리 어깨에 짐이 얹혔다고 말한다… 그녀의 드라마는 무거움의 드라마가 아니라 가벼움의 드라마였다. 그녀를 짓눌렀던 것은 짐이 아니라 존재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었다 – p201

우리의 행위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우리에게는 항상 철저한 미지의 그 무엇이다. 사비나 역시 배신의 욕망 뒤에 숨어있는 목표가 무엇인지 모른다. 존재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 이것이 목표일까? – p202

오로지 가장 유치한 질문만이 진정 심각한 질문이다. 그것은 대답 없는 질문이다 – p226

외과의사는 사물의 표면을 열고 그 안에 숨은 것을 들여다본다. 토마시에게 “es muss sein!”의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보러 가고 싶은 생각을 불러일으킨 것은 아마도 이런 욕망일 것이다. 달리 말하자면 그때까지 자신의 소명이라 믿었던 모든 것을 털어 버렸을 때 삶에서 무엇이 남는지 보고 싶은 욕망. – p317

자아의 유일성은 다름 아닌 인간 존재가 상상하지 못하는 부분에 숨어 있다… 개별적 자아란 보편적인 것으로부터 구별되고 따라서 미리 짐작도 계산도 할 수 없으며 그래서 무엇보다도 먼저 베일을 벗기고 발견하고 타인으로부터 쟁취해야만 하는 것이다… 토마시는 이 100만 분의 1을 발견하고 소유하고자 하는 욕구에 사로잡혔으며, 그의 눈엔 이것이 바로 그의 여자 집착증이 지닌 의미였다… 따라서 그를 여자 사냥에 내모는 것은 관능의 욕구가 아니라 세계를 정복(지상에 머무는 육체를 메스로 개봉하고자 하는)하려는 욕망이었다. – p321

Einmal ist keinmal. 한 번은 중요하지 않다. 한 번이면 그것으로 영원히 끝이다 – p358

그는 자신이 언제라도 행복의 집을 떠날 마음의 준비가 되었고 언제라도 꿈속 젊은 여자와 함께 사는 자신의 파라다이스를 떠나 테레자, 그로테스크한 여섯 우연에서 태어난 그 여자와 함께 떠나기 위해 자기 사랑의 “es muss sein!”을 배신할 것을 알았다 – p385

그러므로 존재에 대한 확고부동한 동의가 미학적 이상으로 삼는 세계는, 똥이 부정되고 마치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각자가 처신하는 세계라는 결론이 도출된다. 이러한 미학적 이상은 키치라고 부른다 – p399

테레자의 꿈은 키치의 진정한 기능을 고발한다. 키치는 죽음을 은폐하는 병풍이다 – p410

그녀는 이 노래에 감동하지만 자신의 감동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녀는 이 노래가 아름다운 거짓말에 불과하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안다. 키치는 거짓말로 인식되는 순간, 비-키치의 맥락에 자리 잡는다. 권위를 상실한 키치는 모든 인간의 약점처럼 감동적인 것이 된다. 왜냐하면 우리 중 그 누구도 초인이 아니며 키치로부터 완전하게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아무리 키치를 경멸해도 키치는 인간 조건의 한 부분이다 – p415

키치의 원천은 존재에 대한 확고부동한 동의다… 정치 운동은 합리적 태도에 근거하지 않고 표상, 이미지, 단어, 원형들에 근거하며 이런 것들이 모여서 이런저런 정치적 키치를 형성하다… 좌익인사를 좌익 인사답게 만드는 것은 이런저런 이론이 아니라 어떤 이론이라도 대장정이라 불리는 키치 속에 통합하는 능력인 것이다 – p417

우리 모두는 우리 자신을 도와주는 누군가를 필요로 한다. 우리가 어떤 시선을 받으며 살고 싶어 하는지에 따라 네 범주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 p439

잊히기 전에 우리는 키치로 변할 것이다. 키치란 존재와 망각 사이에 있는 환승역이다 – p455

사람들에게는 힘 있는 자들 중에서 범인을 찾고 약한 사람들 속에서 무고한 희생자를 찾는 경향이 있다… 테레자의 약함은 그가 더 이상 강하지 않아 그녀 품에서 토끼로 변할 때까지 매번 그에게 타협을 강요했던 공격적인 약함이었다. – p502

이 행복은 우리가 함께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슬픔은 형식이었고, 행복이 내용이었다. 행복은 승픔의 공간을 채웠다. – p506

2020년 9월 지정도서

  1. 일시 : 2020년 9월 6일 오전 10시
  2. 장소 : 강남역 스터디 카페
  3. 도서 :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4. 저자 : 밀란 쿤데라
  5. 발제자 : 고대승

(Brainstorming) 이 책은 한 구절 한 구절이 명언이다. 가장 공감됐던 문장과 그 이유는?

1. (감정이입) 토마시 / 테레자 / 사비나 / 프란츠 / 기타 중 가장 공감 했던 등장인물 또는 가장 이해가 안 됐던 등장인물은? 그리고 여러분이 그 등장인물이었다면 어떻게 행동했을 것인가?

2. (Muss es Sein vs Einmal ist keinmal) “그래야만 한다” vs “한 번은 중요하지 않다. 한 번이면 그것으로 영원히 끝이다”

책을 관통하는 주제는, 인생의 무거움과 가벼움 사이의 고뇌이다. 책에 나오는 위의 문장이 전자는 무거움을, 후자는 가벼움을 표현한다고 생각했다. 인생을 하나로 선택할 수는 없지만 어떤 문장에 기울게 되는가?

“모든 모순 중에서 무거운 것-가벼운 것의 모순이 가장 신비롭고 가장 미묘하다”

3. (존재의 가벼움) 책의 주인공들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통해 새로운 인생의 길을 만들어나갔다. 우리 또한 사회와 문화가 만들어낸 무거움 속에서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추구할 때가 있다. 여러분이 충동적으로 느끼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무엇인가?

외과의사는 사물의 표면을 열고 그 안에 숨은 것을 들여다본다. 토마시에게 “es muss sein!”의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보러 가고 싶은 생각을 불러일으킨 것은 아마도 이런 욕망일 것이다. 달리 말하자면 그때까지 자신의 소명이라 믿었던 모든 것을 털어 버렸을 때 삶에서 무엇이 남는지 보고 싶은 욕망. – p317

3. (키치) 책에 자주 등장하는키치라는 단어는 소설의 시대적 배경과 주인공들의 행동을 이해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이해해야 하는 단어이다. 여러분이 이해한키치 의미는 무엇이며, 여러분은 어떤키치 가지고 있는가?

키치(Kitsch)의 사전적 용어: 천박하고 저속한 모조품 또는 대량 생산된 싸구려 상품을 이르는 말.

키치는 거짓말로 인식되는 순간, 비-키치의 맥락에 자리 잡는다. 권위를 상실한 키치는 모든 인간의 약점처럼 감동적인 것이 된다. 왜냐하면 우리 중 그 누구도 초인이 아니며 키치로부터 완전하게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아무리 키치를 경멸해도 키치는 인간 조건의 한 부분이다 – p415

4. (시선) 439p에서 저자는 우리는 어떤 시선을 받으며 살고 싶어하는지에 따라 인간을 범주로 나누었다. 자신은 어떤 범주에 속하며, 이로 인해 행복할 때와 행복하지 않을 때는 언제인가? 어떤 범주에도 속하지 않다면 자신이 생각한 자신의 범주는 무엇인가?

행위의 목격자가 있는 순간부터 우리는 좋건 싫건 간에 우리를 관찰하는 눈에 자신을 맞추며, 우리가 하는 무엇도 이상 진실이 아니다. 군중이 있다는 , 군중을 염두해 둔다는 것은 거짓 속에 사는 것이다 p187

우리 모두는 우리 자신을 도와주는 누군가를 필요로 한다. 우리가 어떤 시선을 받으며 살고 싶어 하는지에 따라 네 범주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 p439

5. (자유 토론) 

앎의 향연이다. 나의 무지에 감사하다.

모든 책에는 그 나름의 가치가 있다. 이 책은 가치라는 단어로 표현할 수 없는, 새로운 세계를 선사한다. 작게는 역사라는 객관적 지식에서부터, 크게는 인간이라는 나라는 존재의 의미와 방향성에 대해 놀라운 생각을 하게 만든다.

저자는 세계학을 가르치는 교수이다. 그리고 저자는 인간을 고발했다. 우리는 약육강식의 세계를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그래서 지금 우리가 지배하는 지구라는 세계의 존재를 당연시했다. 인간이 지배하지 못했다면 지배당하고 있을 것이기에. 그리고 이 본성은, 지구에 대한 지배가 끝나자 인간 내부에서 서로 지배하게 한다. 저자는 이 당연함에 객관적이고 과학적이며, 철학적인 관점으로 의문점을 제시한다. 그리고 이 의문점은 단순한 물음표 라기에는 소름 끼칠 정도로 타당하다.

저자는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니라, 역사를 통해 현재를 바라볼 수 있도록 끊임없이 질문한다. 이 방대한 책의 내용을 정리하기에는 아직 내 습득이 미미하기에, 일부분을 늘여보려 한다.

너무 약한 그들

저 머나먼 과거로 시간여행을 잠깐 해보려 한다. 사피엔스. 사실 우리는 동물이다. 그것도 다른 동물들에 비해 힘이 세지도 않고, 빠르지도 않은 너무 약한 동물. 아마 그 당시에는 먹이사슬 아래쪽에서, 언제 어디서 다가올지 모를 상위 포식자를 두려워하다 순식간에 죽임을 당하는 일이 비일비재 했을 것이다.

그런 우리가 가졌던 두 가지 특징이 있었으니, 바로 뇌가 예외적으로 크고 직립 보행을 한다는 것이다. 또한, 아기는 몇 년간 세심한 보살핌이 필요할 만큼 나약했다. 결국, 이들은 모이기 시작했다. 생존해야 했기에.

뇌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쓰면 쓸수록 뇌의 기능은 발전한다고 들었던 것 같다. 생존하기 위해 모인 사피엔스는 자신들만의 소통법을 만들고, 다양한 자연법칙들에 대해 배워가게 된다. 불을 다루게 되고, 협력 체계를 갖추게 되자 이들의 먹이사슬 순위는 급등한다.

사피엔스의 욕심이 여기서 멈췄다면 지금 우리의 삶은 어떨까? 상위 포식자로서 자연과 공생하며, 먹고 싶을 때 먹고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유유자적 살고 있을까? 아니면 새로운 포식자의 등장으로 멸종했을까? 결국, 사피엔스는 절대 멈출 수 없는 욕망의 실타래를 풀었다.

너무 불쌍한 그들

농업혁명. 점점 자연을 이해하게 된 그들은 밀을 재배하면 이동하지 않고도 먹고 살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농업기술이 발달한 지금도 자연재해에 의해 농업의 결과는 달라진다. 지금도 이런데 단지 씨앗을 심으면 자라서 먹을 수 있다는 단순한 지식만을 가졌던 그들은 어땠을까? 수렵채집만을 하며 살았고, 그에 맞춰 발달한 몸은 망가지기 시작했고, 자연재해가 오면 굶어 죽게 되고, 농사에 의지한 나머지 수렵채집을 하던 때보다 다른 영양소는 부족해졌다.

그리고, 경작지와 축적된 농작물이라는 사유재산이 생겼다. 사유재산은 침략이라는 행위와 지배, 피지배 계급을 만들기 시작했다. 과거로 돌아갈 수 있었지만, 인간은 앞만 보고 달리는 동물이기에 악순환은 커졌다.

진보라고 생각했던 착각은 스스로를 불쌍한 존재로 만들기 시작했다. 지배 계급과 침략에 성공한 자들을 제외하고는.

끊이지 않는 혁신으로 지금의 우리는 안전과 편리함을 누리며 산다. 우리는 행복할까? 저자는 책 중간중간 이 질문을 던진다. 인간이기 때문에 진보해야 한다는, 당연한 생각이 만들어낸 현재가 우리를 행복하게 했을까? 대부분의 현대인은 현재의 매 순간을, 미래의 매 순간을 걱정과 함께한다.

또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을 돈의 노예라 생각한다. 자본주의라는 강력한 종교가 만들어낸 소비지상주의는 나라는 존재의 가치를 입증하기 위한 필수 요소가 되었다. 기본적인 의식주가 안정된 지금, 소비는 사람들을 끊임없이 비교하게 만드는 마약이 되어 끝없는 불행의 터널로 인도하고 있다.

매년 전세계에서 나오는 통계 중,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진 통계가 있다. 행복 지수이다. GDP와 행복 지수는 대체로 같이 움직이지 않는다. 한국은 OECD 자살률 1위이다.

너무 잔인한 그들

저자는 인지혁명, 농업혁명, 과학혁명 등을 통해 인간 진보의 주요점들을 설명한다. 개인적으로는 인간 진보의 가장 큰 원동력은 지배계급의 탄생인 것 같다. 그 순간을 만든 원인은 꼬리를 물고 있으며, 너무나 다양하고 복잡해서 하나로 좁힐 수 없지만 말이다.

지배 계급은 자신들의 정당성을 위해 신화와 종교를 만들었다. 믿음만큼 강력한 통치체제는 없기 때문에. 이 믿음은 나와 너를 구별하게 했고, 다름을 인정하지 않기에 인간 역사를 살육의 시간으로 만들었다. 십자군 전쟁은 수백만 명의 희생자를 만들었다.

지배 계급의 위대함을 칭송하기 위해 만든 문화는 계급 사회를 공고히 했고, 피지배 계급의 관심을 권력이 아닌 다른 곳으로 돌렸다.

권력의 원동력은 부의 창출이기에, 피지배 계급뿐 아니라 자연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닭, 돼지, 소, 양 등 공생자였던 그들을 피도 눈물도 없이 처참한 도구로 만들었다.

그리고 과학혁명은, 현재의 자유와 평등 시대에 새로운 계급 구조를 만들려 한다.

인간의 역사는 99% 피지배 계급의 피와 눈물로 만든 1% 지배 계급의 기록이다.

너무 나가는 그들

과학 혁명이 만들어가고 있는 현재와 미래에 대한 저자의 예측은 너무 소름 끼쳤다. 네안데르탈인이 사피엔스에 의해 멸종되었듯이, 사피엔스는 사피엔스가 만든 초인류로 인해 멸종할 수 있다는.

어릴 적 공상과학 영화들을 봤을 때는, 내가 살아가는 시간에는 나올 수 없는 수백 년 후의 이야기일 거라 생각했다. 하늘을 비행하는 자동차, 민간인의 우주여행, AI 등… 하지만 이것들은 이미 세상에 나오고 있다.

가장 무서운 분야는 유전자공학이다. 2020년 7월 26일 오후 7시 인터넷에 유전자공학을 입력했더니, 우리나라에서 노화 속도를 늦추는 유전자 변형 대장균을 발견했다는 기사를 봤다. 게놈프로젝트의 발전으로 인해 인간의 수명은 지속해서 늘어날 것이다. 조선 시대만 해도 평균 수명은 30살도 안 됐다고 한다. 3배가 늘어난 지금, 100년이 흐른 뒤 인간의 수명은 어떻게 될까?

유전자 변형으로 생명도 취사선택을 할 수 있게 된다. 아기의 성별을 고르고, 원하는 외적 모습을 만들어내는 등. 이제 빈부격차는 엄청난 차이를 만들 것이다. 부자들의 자식은 유전자 변형으로 인해 모두가 연예인 같은 모습과 운동선수 같은 건강, 아인슈타인과 같은 뇌의 명석함을 가지고 태어날 것이다. 과거의 계급 사회와는 차원이 다른 계급 사회가 만들어질 거라는 생각이 든다.

이 외에도 내가 모르는 엄청난 혁명의 소용돌이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만들어지고 있기에 더욱 미래가 무섭다.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는 한 끗 차이다.

책의 파트별로 읽을 때도 충격의 연속이었지만, 책을 다 읽은 지금, 저자가 말한 사피엔스 역사의 많은 객관적이며 모순적인 내용이 머리에 모이자 내 주변의 모든 것들이 새롭게 보이기 시작한다.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

한줄평

‘인간’이라는 당연한 단어가, 당연하지 않게 만들어 주는 책

인상 깊은 문구

인간은 다른 동물에 비해 뇌가 예외적으로 크다…인간의ㅡ 또 다른 이례적 특징은 직립보행이다 – p26

그에 비해 인간의 아기는 무력하여, 여러 해 동안 어른들이 부양하고 지키고 가르쳐주어야 한다. 인간의 사회적 능력이 뛰어난 것도 이 덕이요, 특유의 사회적 문제를 안게 된 것도 이 탓이다. – p29

허구를 말할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사피엔스가 사용하는 언어의 가장 독특한 측면이다. 오직 호모 사피엔스만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에 대해 말할 수 있고… 하지만 허구 덕분에 우리는 단순한 상상을 넘어서 집단적으로 상상할 수 있게 되었다. – p48

인지혁명 이 후 사피엔스는 이중의 실재 속에서 살게 되었다. – p60

이야기들을 물려주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원시인류의 행동 패턴이 수십만 년간 고정되어 있던 데 비해 사피엔스는 불과 10년 내지 20년 만에도 사회구조, 인간관계의 속성, 경제활동을 비롯한 수많은 행태들을 바꿀 수 있었다. P62

일단 등장한 문화는 끊임없이 변화, 발전했으며, 그 멈출 수 없는 변화를 우리는 ‘역사’라고 부른다. 그러므로 인지혁명이란 역사가 생물학에서 독립을 선언한 지점이었다. -p66

사피엔스의 평균 뇌 용적은 수렵채집 시대 이래 오히려 줄어들었다는 증거가 일부 존재한다. – p83

하지만 역사적 기록은 인류를 생태계의 연쇄살인범으로 보이게끔 만든다 – p108

사피엔스의 첫번째 이주의 물결은 동물계에 닥친 가장 크고 신속한 재앙이었다는 결론을 도저히 피할 수 없다 – p115

오히려 인구폭발과 방자한 엘리트를 낳았다. 평균적인 수렵채집인보다 더 열심히 일했으며 그 대가로 더 열악한 식사를 했다. 농업혁명은 역사상 최대의 사기였다. – p124

농업으로 이행하면서 디스크 탈출증, 관절염, 탈장 등 수많은 병이 생겨났다. 새로운 농업노동은 너무나 많은 시간을 필요로 했다. 밀은 사람들에게 경제적 안정을 제공하지도 않았다.– p126

수천 년의 역사를 오늘날의 관점에서 판단하는 것은 잘못이다 – p128

농업혁명의 핵심이 이것이다. 더욱 많은 사람들을 더욱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 있게 만드는 능력. 하지만 이런 진화적 계산법에 왜 개인이 신경을 써야 하는가? 제정신인 사람이라면 오모 사피엔스 DNA 복사본의 개수를 늘리기 위해 삶의 질을 포기할 사람이 있겠는가? 그런 거래에 동의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농업혁명은 덫이었다. – p129

그렇다면 왜 계획이 빗나갔을 때 농경을 포기하지 않았을까? 작은 변화가 축적외어 사회를 바꾸는 데는 여러 세대가 걸리고 그때쯤이면 자신들이 과거에 다른 방식으로 살았다는 것을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 p134

오늘날 우리에게도 똑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과거의 모든 수고와 시간을 절약했다. 하지만 내가 좀 더 느긋한 삶을 살고 있는가? 실은 인생이 돌아가는 속도를 과거보다 열 배 빠르게 만들었다. 그래서 우리의 일상에는 불안과 걱정이 넘쳐난다– p135

가축이 된 닭이나 소는 아마도 진화적 성공의 사례이겠지만, 역사상 가장 비참한 동물인 것도 사실이다. – p143

농업혁명은 사피엔스가 자연과의 긴밀한 공생을 내던지고 탐욕과 소외를 향해 달려간 일대 전환점이었다는 것이다 – p148

농경시대에는 공간이 축소되는 동안 시간은 확정되었다… 농업의 도래와 함께 비로소 인간의 마음속 극장에서 미래에 대한 걱정은 주연배우가 되었다 – p152

이렇게 빼앗은 잉여식량은 정치, 전쟁, 예술, 철학의 원동력이 되었다… 역사란 다른 모든 사람이 땅을 갈고 물을 운반하는 동안 극소수의 사람이 해온 무엇이다. 역사상의 전쟁과 혁명 대부분은 식량부족 때문에 일어난 것이 아니었다. 프랑스 혁명의 선봉에 선 것은 굶주린 농부가 아니라 부유한 법률가들이었다. – p153

164~165P

상상의 질서란 아주 많은 사람들이 효과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 p166

  • 상상의 질서는 물질세계에 단단히 뿌리내리고 있다
  • 상상의 질서는 우리 욕망의 형태를 결정한다
  • 상상의 질서는 상호 주관적이다

대부분의 사회정치적 차별에는 논리적, 생물학적 근거가 없으며, 우연한 사건이 신화의 뒷받침을 받아 영속화한 것에 불과하다. 우리가 역사를 공부해야 하는 훌륭한 이유 중 하나가 이것이다 – p211

인간의 경우 육체적 힘과 사회적 권력 사이에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점이다 – p225

모순이 없는 물리법칙과 달리, 인간이 만든 모든 질서는 내적 모순을 지닌다. 문화는 이런 모순을 중재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하며, 이런 과정이 변화에 불을 지핀다 – p236

중세문화가 기사도와 기독교를 어떻게든 조화시키는데 실패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오늘날 세계는 자유와 평등을 조화시키는 데 실패하고 있다. 그 모순은 모든 인간 문화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부분이다. 사실 이것은 문화의 엔진으로서, 우리 종의 창의성과 활력의 근원이기도 한다. 서로 충돌하는 두 음이 동시에 연주되면서 음악작품을 앞으로 밀고 나아가듯이, 우리의 생각과 아이디어와 가치의 불협화음은 우리로 하여금 생각하고, 재평가하고, 비판하게 만든다. 일관성은 따분한 사고의 놀이터다 – p238

오늘날 지구상에는 고유 문화가 하나도 없다 – p244

사람들이 항상 돈을 원하는 것은 다른 사람들 역시 항상 돈을 원하기 때문 – p256

신뢰가 결정적 역할을 한다는 사실은 왜 금융 시스템이 우리의 정치, 사회, 이데올로기 시스템과 그토록 밀접한 관련이 있는지 설명해준다 – p259

우리는 이방인이나 이웃집 사람을 신뢰하는 게 아니라 그들이 지닌 주화를 신뢰할 뿐이다 – p268

설령 우리가 더 이전에 존재했던 진정한 문화를 재건하고 지키려는 희망에서 잔인한 제국의 유산을 모조리 거부하더라도, 보나마나 그때 우리가 지키는 것은 그보다 더 오래되고 덜 야만적인 제국의 유산에 불과할 것이다 – p293

종교는 초인적 질서에 대한 믿음을 기반으로 하는 인간의 규범과 가치체계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 p298

농업혁명이 미친 최초의 종교적 효과는 동식물을 영혼의 원탁에 앉은 동등한 존재에서 소유물로 끌어내린 것이다 – p301

일신론은 질서를 설명하지만 악 앞에서 쩔쩔맨다. 이신론은 악을 설명하지만 질서 앞에서 당황한다. 이 수수께끼를 해결하는 논리적 방법이 하나 있다. 온 우주를 창조한 전능한 유일신이 있는데 그 신이 악한 신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신앙을 가질 배짱이 있는 사람은 역사상 아무도 없었다. – p314

과학혁명을 출범시킨 위대한 발견은 인류는 가장 중요한 질문들에 대한 해답을 모른다는 발견이었다. – p357

과학은 세상에 무엇이 존재하는지, 사물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미래에 무엇이 존재할지를 설명할 수 있다. 하지만 정의상 과학은 미래에 무엇이 존재해야 마땅한지를 안다고 허세를 부릴 수는 없다. 그런 질문에 대한 답을 추구하는 것은 종교와 이데올로기 뿐이다. 한마디로, 과학연구는 모종의 종교나 이데올로기와 제휴했을 때만 번성할 수 있다 – p389

중국인과 페르시아인에게 부족했던 것은 증기기관 같은 기술적 발명이 아니었다. 이들에게 부족한 것은 서구에서 여러 세기에 걸쳐 형성되고 성숙한 가치, 신화, 사법기구, 사회정치적 구조였다 – p399

과학이 제국에게 이데올로기적 정당성을 제공했다는 사실이다. 근대 유럽인들은 새로운 지식을 얻는 것은 언제나 선이라고 믿게 되었다 – p425

신뢰는 신용을 창조했고, 신용은 현실 경제를 성장시켰으며, 성장은 미래에 대한 신뢰를 강화하고 더 많은 신용을 향한 길을 열었다 – p439

자본주의는 자본을 단순한 부와 구별한다. 자본이란 생산에 투자되는 돈과 재화와 자원을 말한다 – p442

경제의 거품이 터지기 전에 과학자, 기술자, 공학자가 어찌해서든 뭔가 정말 큰 건수를 올리기를 희망하고 있다. – p446

신용대출은 새 발견을 할 자금을 공급했고, 발견은 식민지로 이어졌고, 식민지는 수익을 제공했으며, 수익은 신뢰를 만들어냈고, 신뢰는 더 많은 신용대출로 바뀌었다 – p448

시장은 그 자체만으로는 사기, 도둑질, 폭력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할 수 없다. 속임수를 제재하는 법을 만들고, 그 법을 집행할 경찰, 법원, 교도소를 설립하고 지원함으로써 신뢰를 보장하는 것은 정치체제가 할 일이다 – p465

기독교나 나치즘 같은 종교는 불타는 증오심 때문에 수백만 명을 살해했다. 자본주의는 차가운 무관심과 탐욕 때문에 수백만 명을 살해했다 – p468

비만은 소비지상주의의 이중 승리다. 사람들은 너무 많이 먹고 (적게 먹으면 경제가 위축될 테니) 다이어트 제품을 산다. 경제성장에 이중으로 기여하는 것이다 – p493

윤리의 역사는 아무도 그에 맞춰 살 수 없는 훌륭한 이상들로 점철된 슬픈 이야기다. 대부분의 기독교인은 예수를 모방하지 않았고, 대부분의 불교도는 부처를 따르는 데 실패했으며, 대두분의 유생들은 공자를 울화통 터지게 했을 것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본주의-소비지상주의 이념을 성공적으로 준수하며 살아간다. 새로운 윤리가 천국을 약속하는 대신 내놓은 조건은 부자는 계속 탐욕스러움을 유지한 채 더 많은 돈을 버는 데 시간을 소비할 것, 그리고 대중은 갈망과 열정의 고삐를 풀어놓고 점점 더 많은 것을 구매할 것이다. 이것은 그 신자들이 요청받은 그대로를 실제로 행하는 역사상 최초의 종교다 – p494

2002년… 전쟁 사망자 17만, 폭력 범죄 56만, 자살 87만 – p518

첫번째. 전쟁의 대가가 극적으로 커졌다. 핵무기는 초강대국 사이의 전쟁을 집단 자살로 바꾸어놓았으며, 군대의 힘으로 세계를 지배하려는 시도를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둘째. 전쟁의 비용이 치솟은 반면 그 이익은 작아졌다. …오늘날 부는 주로 인적 자본과 조직의 노하우로 구성된다… 전쟁의 이익이 전만 못해진 데 비해, 평화는 과거 어느 때보다도 수익성이 좋아졌다 – p527

현대는 역사상 처음으로 모든 인간이 기본적으로 평등하다는 사실을 인정한 시대이며, 사람들은 이 사실을 자랑스러워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제 역사상 유례없는 불평등을 창조할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 역사를 통틀어 언제나 상류계급은 자신들이 하류계급보다 똑똑하고 강건하며 전반적으로 우수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들은 언제나 스스로를 속였다. 사실 가난한 농부에게서 태어난 아기의 지능은 황태자의 그것과 다를 바가 없다. 하지만 이제 새로운 의학적 도움을 받는다면, 상류계층의 허세가 머지않아 객관적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하지만 미래 기술의 진정한 잠재력은 호모 사피엔스 자체를 변화시키는 것이다…우리의 후계자들은 신 비슷한 존재일 것이다 – p581

우리는 새로운 특이점에 빠른 속도로 접근하고 있는지 모른다. 우리 세계에 의미를 부여했던 모든 개념-나, 너, 남자, 여자, 사랑, 미움- 이 완전히 무관해지는 지점 말이다. 그 지점을 넘어서 벌어지는 일들은 그게 무엇이든 우리에게 아무 의미도 없다 – p582

그럼에도 역사상의 위대한 논쟁들은 중요하다. 적어도 이 신들의 첫 세대만큼은 인간 설계자들의 문화적 아이디어이 따라 그 모습이 결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어떤 이미지에 따라 창조될까? 자본주의? 이슬람? 페미니즘? 이 질문에 대한 답에 따라, 그들이 가는 길은 방향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 p585

우리는 머지않아 스스로의 욕망 자체도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아마도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진정한 질문은 “우리가 어떤 존재가 되고 싶은가?”가 아니라 “우리는 무엇을 원하고 싶은가?”일 것이다 – p586

최근 미국 드라마 ‘바이킹스’를 보고 있다. 내용은, 바이킹족의 열악한 환경에서 탈피하기 위해, 바다를 건너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온화한 남쪽으로 세력을 넓혀가는 이야기이다.

그들은 지독히 추운 날씨와 바다와 함께 살아간다. 농사를 짓기에 부족한 환경으로 인해 자연스레 부족 간의 약탈의 역사가 이어지고, 바다와 함께한 세월은 능숙한 배 건조 기술을 갖게 한다. 그리고 어느 민족보다 강인한 전투 기술과 해양 능력을 바탕으로 유럽을 공포로 몰아넣는다.

이 책을 읽으며 드라마를 보아서 그런가, 드라마는 더욱 생동감 있었고, 지루할 수도 있었던 책 내용이 현실감과 상상력으로 내 관심을 사로잡았다. 또한, 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각종 상황이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너무나 강력한 그들

인간의 역사는 약육강식의 반복이었다. 때로는 공존과 평화의 깃발을 꽂을 때도 있었지만, 이 또한 더 많은 이익을 챙기기 위한 방법의 하나일 뿐이었다. 지리마다 강국은 지속해서 변했지만, 세계로 봤을 때는 유럽에서 미국으로, 지금은 중국으로 미미하게 이동 중이다.

책에서는 이들이 강국이 될 수밖에 없는 지리적 환경을 설득력 있게 말한다. 유럽은 농사짓기 좋은 땅과, 지리마다 연결된 강으로 인해 자연스러운 교역과 발전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그들이 마주한 강대국들과의 끊임없는 전쟁은 패권을 미국에 넘겨주게 된다. 미국은 풍부한 자원을 가진 독립된 대륙으로 인해 외부의 괴롭힘 없이 스스로 빠른 발전을 이루었고, 중국은 인해전술을 바탕으로 그 영향력을 빠르게 뻗쳐나가고 있다.

결국 세계는 강대국의 속삭임들을 통해 굴러간다. 그들의 생각 없는 펜질로 인한 국경 분리로 아프리카와 중동은 멈출 수 없는 분쟁의 역사를 이어가고, 우리나라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분단의 위험을 안은 채 눈치 게임을 이어나간다. 그리고 이제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싸움으로 인해 전 세계는 그들의 눈치를 보며, 그들의 날갯짓이 소용돌이로 돌아오는 것을 견디며 살아간다.

미국은 세계 단일 통화 달러를 기반으로 세계 자본을 좌지우지하며, 전 세계의 분쟁 상황에 직접 개입하며 세계 경찰의 역할을 하고 있지만, 지속된 피로감으로 인해 그 영향력은 점차 감소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포탄보다 강력한 경제의 맛을 봤기 때문에, 개발도상국 위주를 대상으로 경제 속국을 만들어가고 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 두 강대국의 패권싸움은 결국 또 다른 세계대전을 만들 것 같다. 지구의 역사가 항상 그랬듯… 현재에 만족하는 국가는 없었던 듯… 러시아, 유럽, 일본, 인도 등 새로운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밑물 작업은 지금도 지속하고 있기에…

너무나 약한 그들

이 책의 하이라이트는 아프리카와 중동의 현실이었다. 저자가 한 말처럼, 특히 아프리카의 현실은 미디어에서도 중점을 두지 않는다. 한동안 신문을 읽으면서도 아프리카는 지엽적 분쟁 소식 외에는 외부 자본의 유입으로 경제적으로 발전하고 있다고만 알고 있었다. 오히려 세계의 이목은 각종 테러로 인해 중동에 쏠려있다.

식민 시대와 세계대전의 소용돌이가 지나갔음에도, 이들이 식민지로부터 독립했음에도, 지리는 벗어났지만 아직 경제적으로는 속국에 속해있는 현실에, 세계는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대륙의 지리에 이런 비합리적인 경계선이 그어진 것은, 이로 인한 분쟁을 예상하고 일부러 조장한 것은 아닌가 하는. 이 대륙에는 강대국들이 필요로 하는 풍부한 자원이 있고, 강대국들이 강대국으로서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약국이 존재해야 하기에, 강대국이 또 다른 강대국을 견제하기 위한 지리적 속국이 필요하므로.

내 비약적인 상상일 뿐이지만,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지리의 역사를 보면 그런 섬뜩한 생각이 들게 한다.

중동의 모습은 내 짧은 시각에서는 아직 이해하기 힘들다. 아직도 미디어의 단골 소재인 수니파와 시아파. 종교의 차이로 인해 무자비한 학살과 테러가 아직도 비일비재한 그곳. 나는 무신론자라서 그럴 수도 있지만, 종교가 순수하게 추구하는 모습과 현실의 모습이 너무 다르기에 종교에 대해서는 중립을 지키려 한다.

자연이 살아 있다면

자연이 살아 있다면? 자연은 인간을 어떻게 볼까? 추상적인 생각이지만 자연의 시각에서 생각해보니 참 재미있다. 자연을 극복하려 수천 년을 노력한 인간. 이제 자체적인 기술로 자연을 일부 극복할 수 있게 된 인간. 자연은 끊임없이 인간에게 꿈과 시련을 동시에 준다. 저자의 말처럼 지구 온난화로 인해 모습이 바뀌는 대륙과, 북극의 존재는 세계에 또 다른 패러다임을 선사할 것이다.

한줄평

인간 역사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통찰할 수 있게 해주는 지리의 힘

난 이중적인 편이다. 때로는 굉장히 냉정하고 객관적이지만, 때로는 감정적이고 감수성이 많다. 그리고 경제적인 면에서는 냉정한 편이다. 이번 서평은, 감수성이 조금 있는 얼음인간이 돼보려 한다.

EBS

우선 EBS에 존경과 감사함을 표한다. 스스로에게 물었다. 자본주의란 무엇인가? 순간 망설였다. (경영학과 출신인데….)바람, 물 같은 고유명사라 생각했는데 왜 망설였을까.

대학교 경영원리 수업이 생각났다. 자본주의는 인류 역사상 태동한지 얼마 안 됐고, 그 의미는 정치적 경제적 상황과 맞물려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신자유주의, 수정자유주의 등…

그런데 이 책에서는 자본주의에 대해 너무나 쉽고 명쾌하고 설명한다. 특히 자본주의가 빚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라는 점, 물가는 오를 수밖에 없다는 점, 불평등이 전제될 수 밖에 없다는 점 등에 대해서 내 머리를 시원하게 뚫어줬다.

Freedom

자본주의는 자유를 기반으로 한다. 사적 재산에 대한 자유를 부여하기에, 자신의 자유의지를 토대로 노력으로 부를 축적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자본이라는 단어보다는 자유라는 단어에 역점을 찍고 싶다.

이렇게만 보면 아름답다. 자유롭게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통해 부를 축적하고 행복하게 사는 삶!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선순환의 역사를 만들지 않았다. 자본주의의 가장 큰 맹점인 불평등이 크게 확산했고, 이 불평등이 조직과 국가에 토대를 흔들 수 있으므로 국가와 상위 계층은 다양한 안전망과 시스템을 만들었다.

그런데

난 이 불평등이란 단어에 대한 의구심이 있다. 자유주의와 자본주의의 시대에 태어나서 그런지 나에게 불평등은 너무 당연한 단어이다. 결과는 자신의 노력에 비례하기 때문이다. 비록 태어난 배경에 의해 결과가 바뀌는 어처구니없는 상황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는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따라서 사회 시스템만을 탓하는 사람들을 보면 조금 이해하기 힘들다. 비록 사회 시스템에 의해 피해를 받은 분들에게는 절대 해서는 안 되는 말이긴 하다.

내 주변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정말 힘든 상황 속에서, 부모님의 도움 없이 혼자만의 노력으로 일어선 친구 / 적당한 환경에서 적당한 일을 찾고 자기만의 행복을 추구하는 친구 / 부유한 집에서 태어나 걱정 없이 사는 친구 / 적당한 집에서 태어났지만, 부모님의 지원을 안 받고 혼자 힘들게 살아가며 만족해하는 친구 / 구두쇠처럼 살지만 소확행에 행복해하는 사람 / 많은 것을 가졌지만 끊임없이 불평만 하는 사람 등등… 이 글을 쓰면서 느낀 것이지만 정말 모든 사람은 다양한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리고 각각 삶의 배경에는 스스로 노력이 있었다. 나는 어떨까? 모두 힘든 역사가 있겠지만, 나 또한 혼자 자립해야 했기에 나름 치열하게 살았다. 그리고 지금은 돈은 부족해도 작은 것에 행복해하며 산다. 행복의 기준은 상대적이기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패할 자유가 없는 자유란 가치가 없다’ 이 책에서 가장 뭉클했던 간디의 명언이다

이 서평의 제목에도 썼지만, 자본의 한자 資에는 도움이라는 뜻도 있다. 인간은 조직을 이루어 사는 사회적 존재이다. 혼자 성공할 수는 있지만 혼자 살 수는 없다. 난 중요한 단어는 한자를 찾아보는 편인데, 참 한자는 묘한 매력이 있다. 같은 단어가 전혀 다른 뜻이 있는데, 그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

불평등에 대한 냉정한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지와 같은 사회적 안전망 확대에는 찬성한다. 간디가 말했던 것처럼 우리에게는 실패할 자유가 필요하다. 나는 창업은 아니었지만, 첫 직장을 실패했다. 하지만 다행히 지금 직장에 다시 취업이 되어 행복하게 살고 있다.

그래도 우리나라는 복지가 잘 구축됐다 생각한다. 실업급여뿐 아니라 재취업을 위한 각종 교육 제공을 하는 시스템을 보면, 특히 이번 코로나를 대처하는 모습을 보며 대한민국에 살아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비록 내 생각과 정반대로 너무 부족하다는 사람들도 많지만 말이다. 그분들의 생각도 존중은 한다. 모두는 다르기에…

소비 마케팅

이 부분은 간단히 이야기하고 싶었다. 경영학을 전공했기에 마케팅이 얼마나 대단하면서도 위험한지는 느끼고 있다. 책에서는 마케팅의 단점만을 말하고 있지만, 난 마케팅이 가져다주는 행복에 대해 말하고 싶다.

최근에 캠핑 마케팅의 노예가 되어 텐트와 타프 각종 필요한 자재들을 구비하여 캠핑을 다니고 있다. 정말 행복하다. 마케팅으로 소비의 노예가 된다고 하지만, 이 소비로 인해 행복을 찾는다고 생각하면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과대광고로 사기당하는 사례도 있지만, 지금은 소비자들이 똑똑해지고 있고 공정거래가 체계적으로 잡혔기 때문에 이는 점점 미미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비록 과장 마케팅에 과다 지출을 한다 해도 이는 자기가 행복해지기 위한 투자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자신의 행복에 대한 투자와 단순 소비의 노예가 되는 것은 자신의 정체성을 얼마나 확고하게 정립하는지, 자신의 책임이라 생각한다.

마치며

이 책은 경제에 대해 제대로 공부해보지 않았던 모든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다. 이 책은 자본주의에 관한 책이기도 하지만, 세상을 현명하게 살아가게 하는 지침서이다. 나뿐만 아니라 미래의 내 자식을 위해서도 올바른 경제관념이 필요하다.

한줄평

현명하게 살고 싶은 모든 인간의 열망을 대변하는 책

인상 깊은 문구

자본주의 세상의 현실에서는 절대로 물가가 내려갈 수 없다 – p18

소부 둔화에 따른 물가 안정은 당장 내 주머니에서 나가는 돈을 줄일 수는 있지만, 아예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더 큰 위험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 p19

결국 ‘물가가 오른다’는 말의 진짜 의미는 ‘물건의 가격이 비싸졌다는’는 말이 아니라 ‘돈의 가치가 하락했다’는 것이다 – p22

은행이 하는 일의 본질은 ‘없던 돈을 만들어내는 일’ 이라고 할 수 있다 – p30

결론적으로 은행 시스템에는 이자라는 것이 없기 때문에 중앙은행은 이 이자를 만들기 위해서 끊입없이 돈을 찍어낼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 p53

돈은 빚이다 – p69

실제 노동력이 돈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닌 돈이 돈을 만드는 사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 p101

은행은 자신이 잘 모르는 상품도 판매한다. 또한 그것에 책임을 지지도 않는다 – p112

사실은 어린 시절에 형성되었던 습관의 산물로 소비하게 된다는 것, 그리고 부모는 상당수가 아이들의 영향에 의해 소비하고 있다는 것은 자본주의 세상에서 살고 있는 우리가 의식하지 못했던 놀라운 비밀 중의 하나이다 – p203

새로운 기능을 계속해서 내놓지만 그 이면에 숨겨진 사실은 새로운 마케팅만 계속 나오고 실질적인 신기능은 별로 없다는 것이죠. 여성들은 때로 더 나약하고, 그래서 화장품 별 속의 희망을 찾죠 – p205

결국 소비자들은 필요한 것을 구매하는 사람이 아니라 필요하지 않은 것까지도 소비해 자본주의의 잉여생산물을 떠맡는 사람이 되어주어야 하는 것이다 – p217

브랜드는 말하지 않아고 상대방이 자신을 먼저 알아보는 것이다 “내 생각에 당신은 돈이 많은 것 같아요” 라고 말이다 – p226

자존감이 낮으면 더 많은 돈을 쓴다 – p256

욕망을 줄여도 행복지수는 늘어난다 – p273

자본주의란 소비의 과학과 인간의 나약함이 만나는 것입니다. 소비자로서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매일 조종당한다는 사실을 인지한다는 것입니다. 그걸 모른다면 매우 약하다는 뜻입니다. – p274

행복은 어느 사회에서나 같습니다. 자신이 스스로 결정을 내리는 기회입니다 – p351

가난한 자의 주머니를 채워라. 그러면 소비가 촉진된다 – p372

실패할 자유가 없는 자유란 가치가 없다 – p378

인도 야무나 공원의 마하트마 간디의 추모공원에는 간디가 말한 7가지 악덕이 있다 : 철학 없는 정치 / 도덕 없는 경제 / 노동 없는 부 / 인격 없는 교육 / 인간성 없는 과학 / 윤리 없는 쾌락 / 헌신 없는 종교

 

아쉽다. 이렇게 좋은 재료들을 가지고 이렇게 읽기 어려운 방대한 글을 늘여 놓을 수밖에 없었던가! 저자는 명성만큼 누구도 걸어오지 못한 길을 직접 헤쳐왔다. 당연히 배울 점들도 많았다. 저자는 책에서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사람들과의 협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지속해서 역설한다. 그런데 이 책을 쓸 때는 전문가들의 도움을 안 받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번에도 느꼈지만, 자서전 / 자기계발서는 나에게 안 맞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통해 한 가지는 내 머릿속에 각인됐다. 원칙이다. 누구에게나 인생에 대한 철학과 원칙은 있다. 이 전에는 내 인생의 원칙이 무엇일까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은 안 해봤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내 삶의 원칙은 무엇일까 생각하기 시작했으며, 한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의 원칙이 내 원칙과 어떻게 다를까 비교해가며 읽는 재미는 쏠쏠했다.

내 원칙 중 하나는 ‘다름이 있지 틀림은 없다’ 이다. 그렇기에 저자의 말 중에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특히 사람들과의 차이는 모두 뇌가 다르기 때문에 생리적으로 어쩔 수 없다는 저자의 말은 새로웠다. 또한 내가 믿고 있는 진실에 대해 맞는지 끊임없이 확인하고, 약점에 대해 인정하고, 이 과정에서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질문을 하고 이를 이해하는 과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생각했다.

야구 카드

저자는 선구자로서 투자 시장의 반향을 일으켰고, 지금은 관리자로서의 넓은 시야를 가지고 있다. 야구 카드를 통해 모든 직원의 특성을 파악하고, 장단점을 서로 보완할 수 있도록 팀을 꾸리는 방법은 신선하면서도 충격적이었다. 우리나라 어떤 회사가 이런 도전적인 실험을 강행할 수 있을까? 아마 노조의 반대에 부딪혀 계획조차 못 세울 것 같다.

개인적으로 정말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우리나라 취업 전형을 보면 인성 검사가 있다. 거의 2시간 정도 봤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처음 입사할 때만 기업 문화에 맞는 사람을 구별하고, 입사 후에는 이를 활용하지 않는 것이 조금 안타깝다. 이런 문화의 차이가 미국과 우리나라의 차이를 좁히지 못하는 점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고난의 미학

많은 사람이 현재의 고난과 역경에 굴복해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나 또한 그랬던 적이 두 번 있다. 군대에서 한 번, 전 직장에서 한 번. 돌이켜 생각해보면 왜 그랬나 싶다. 한발 물러서서 판단했다면 슬기롭게 풀어갈 수 있었을 텐데. 그래도 후회는 안 한다. 그 시간이 있었기에, 지금은 어떤 힘든 순간도 나에게 별 타격을 안 준다. 오히려 재미있다. 그 어려움을 풀어나가는 과정이.

저자는 책에서 고난의 미학을 지속해서, 끊임없이 말한다. 당연히 그 성공까지 나는 감히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역경들이 많았을 것이다. 저자는 그 해결 과정을 통해 지금의 자리에 왔다. 내가 만들어가는 고난의 행렬의 끝이 어떨지 궁금하다.

‘Carpe Diem’ 참 멋있는 말이다. 하지만 난 바꾸련다. ‘Enjoy Agony’

한줄평 ★★☆☆☆


반으로 줄인다면 참 유익할 책

인상 깊은 문구


모든 사람이 똑 같은 생각을 할 때 이미 모든 것이 가격에 반영돼 있기 때문에 여기에 승부를 거는 것은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 p40

‘내가 옳다’라고 생각하는 것에서 ‘내가 옳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p64

성공에 대한 만족은 목표를 달성하는 것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어려운 일을 잘 헤쳐 나가는 데서 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 p176

인생이 내가 직면한 문제들을 풀어야 하는 수수께끼와 같다고 생각하는 – p187

당신이 더 개방적이 될수록 그만큼 자신을 덜 속이게 된다 – p191

현실이 달라져야 한다는 생각 대신 현실이 실제로 어떻게 기능하는지를 이해하려는 관점에서 현실을 보기 시작했다 – p209

Love and work are the cornerstones of our humanness – p210

고통은 당신이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신호이자, 그 결과를 통해 발전할 수 있다는 신호 – p211

설계자와 관리자로서의 당신은 노동자로서의 당신이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객관적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 – p220

사려 깊은 반대를 잘하려면 당신이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대화해야 한다. 주장하는 것보다 질문을 활용하라 – p259

정신적 고통은 잠재적으로 당신이 잘못됐고, 그 문제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해봐야 한다는 신호이다 – p268

당신이 살아갈 인생은 습관의 결과물이다 – p268

우리의 문제는 소통 부족의 산물이 아니라 그 반대였다. 사고방식의 차이 때문에 소통이 원활하지 못했던 것뿐이었다. – p282

자신의 약점을 받아들이는 것은 자신이 완벽하다는 환상에 집착하고 싶은 뇌의 특정 부분의 본능과 반대된다는 것을 기억하라 – p303

당신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다른 사람을 이기려는 용기가 아니라, 진정으로 자아에 충실해지는 용기이다. 다른 사람들이 당신에게 바라는 것은 그것이 무엇이든 중요하지 않다 – p312

가까이서 보면 모든 것이 더 커보인다 – p321

언제 내기를 하지 말아야 하는지 아는 것은 무엇이 내기를 걸 만한 것인지 아는 것만큼 중요하다 – p339

서평


 나의 일상

습관적으로, 5시 40분 출근을 위해 눈을 뜬다. 온수 보일러를 틀고 씻는다. 면도를 하고 로션을 바른다. 거울을 한 번 보고 밥을 차린다. 밑반찬에 간단히 먹고 이를 닦는다. 옷을 입는다. 6시 30분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탄다. 항상 보는 사람들이 서 있다. 7시 지하철을 탄다. 8시 15분 회사에 도착한다. 2시가 되면 습관적으로 졸음이 온다. 5시 30분 눈치를 본다. 퇴근한다. 집에 오면 7시 30분. 밥을 먹는다. 9시 씻는다. 11시 습관적으로 알람을 맞춘다. 잔다.

익힐 / 익숙할

나의 하루를 구성하는 대부분의 시간은 습관으로 이루어져 있다. 습관은 대단한 게 아니다. 사전 뜻 그대로 어떤 행위를 오랫동안 되풀이하는 과정에서 저절로 익혀진 행동 방식이다. 그것이 좋건 나쁘건 내 삶이자 나의 모습이다.

자기개발서를 안 읽는 나이기에, 이 책이 처음에는 부담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이 책은 글로서 작은 행동을 유발하는 작고도 강한 힘이 있는 책이었다. 실제 새로운 습관을 형성 중이다. 또한 기존의 나의 습관들을 재구성하고 있다. 다시 한번 글의 위대함을 느꼈다. 비록 핵심을 말하기 위해 너무 많은 설명을 붙이면서 지루함을 만들긴 했지만 말이다.

이 책의 핵심은 세 가지이다.

  1. 습관은 분명하고, 매력적이고, 쉽고, 만족스럽게 만들어야 한다
  2. 습관은 단 한 번의 1퍼센터 변화가 아니라, 수천 번의 1퍼센트 변화다
  3. 습관의 목표는 결과가 아닌 시스템이다. 입력값이 바뀌어야 결과도 바뀐다

습관 만들기

위에 행동들은 어쩔 수 없이 만들어진 습관이다. 이렇게 살면 너무 기계 같아서 새로운 습관을 만들어 봤다.

– 출근하기 전 텀블러에 매실차를 탄다. 장이 안 좋은 나를 위한 비타민이다.

– 7시 지하철을 타서 영어 회화책을 30분간 본다. 외국계 회사원의 어쩔 수 없는 모습이다. 어떤 커리큘럼도 없다. 그냥 본다. 습관을 들였더니 저자의 말처럼 조금은 흥미가 생긴다. 왕복 4시간의 출퇴근 시간이 낭비라는 생각도 줄어든다.

– 저녁을 먹고 산책하러 나간다. 무조건 걷는다. 술을 먹어도 걷는다. 워낙 대식가인 나에게 절대 필요한 습관이다. 그나마 건강해진다(?). 노래를 들으며 걷다 보면 생각이 정리되는 긍정적인 영향도 있다.

– 10시 드라마를 본다. 누군가는 시간 낭비한다고 하겠지만, 나에게는 배움의 장이다. 감정적인 풍부함을 키워주고, 나만의 취미로서 활기를 넣어준다.

– 일요일 무조건 카페를 간다. 토요일 과음을 했어도 간다. 독서 소모임 책도 읽고 내가 읽고 싶던 소설도 읽는다. 독서를 습관으로 만든 것은 신의 한 수였다.

– 이 책을 읽고 새로운 습관을 들였다. 평소에 물을 잘 안 먹기에 차를 만들어 먹어야겠다 생각해서 결명자를 샀다. 첫 일주일은 매일 먹다가 지금은 격일로 먹고 있지만 그래도 습관의 끝을 놓치지 않으려 노력 중이다.

– 배만 나오는 불상사가 발생 중이라 시간 날 때마다 배에 힘을 주는 습관을 들이고 있다. 혼자 생각해낸 건데, 지금 찾아보니 드로인 다이어트라고 진짜 효과가 있다고 한다 ㅎㅎ

– 앉아서 컴퓨터를 많이 하다 보니 목이 안 좋아지는 느낌 적인 느낌이다. 그래서 목을 뒤로 젖히는 습관을 들였다. 이건 의학적인 재활 운동이다.

– 안 좋은 습관도 있다. 핸드폰 게임이 습관으로 굳혀졌다. 원래는 3개월정도 하다 삭제했는데 어쩌다 보니 한 게임을 1년 넘게 하고 있다. 못 고친다…

– 반주라는 안 좋은 습관이 찾아왔다. 아직은 일주일에 한 번 정도이지만, 조금은 두려운 습관이다. 지금 정도를 유지한다면 지루한 직장 생활에 스트레스 해소제가 될 것이지만, 횟수가 늘어난다면 알코올 중독자가 될 것이기에 집중 관리가 필요한 습관이다.

환경

어릴 적 어른들께 들었던 말이 생각난다.

“환경이 중요하다” “너가 있는 곳이 너를 규정한다” “같이 어울리는 사람을 잘 만들어라” 등등

그 당시 어른들의 뻔한 소리라 생각했던 이야기들이 지금 와서는 많은 공감이 된다. 인간은 관계를 통해 삶을 만들어가는 사회적 동물이다. 여기서 관계는 사람만이 아니라, 모든 것에 해당한다.

저자는 말한다. 환경은 물건으로 채워진 공간이 아닌, 관계로 이루어진 것이라 생각하라고.

그렇다. 아무렇지 않게 생각했던, 당연하게 있었던 내 주변의 환경적인 요소들에 대해 새로운 의미 부여가 필요하다. 텀블러는 내 건강과 미각의 행복을 책임지며, TV는 내 자투리 시간에 활력을 부여해주는 친구이며, 방바닥은 평평한 곳에서 윗몸일으키기와 팔굽혀펴기를 하라고 공간을 제공한다. 이런 의미 부여가 더 나은 습관을 형성하는 데 좋은 영향을 준다는 저자의 의견은 정말 공감한다.

개인적으로 어떤 상황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는 습관이 있다. 그것이 정말 의미 없고 보잘것없는 것이라도. 그런데, 이제는 내 주변 환경에 대한 의미 부여가 얼마나 중요한지 이 책을 통해서 생각하게 된다.

의미 없는 존재는 없다. 그리고 내 주변 그 의미들의 집합이 나의 의미를 만든다.

흐르는 물처럼

저자는 정체성에 대한 의미 부여의 중요성을 말한다. 나는 누구다가 아니라, 나의 행동과 생각을 전체적으로 아우르는 성질로서 정의할 때, 어떤 환경 속에서 꺾이지 않고 함께 흘러갈 수 있다는 것이다. 참 좋은 구절이다. 사람은 단편적이지 않다. 복합적이다. 과거 우리 조상들이 중요시했던 물의 속성을 다시 생각해봐야겠다

한줄평 ★★★★☆


1%의 행동을 끌어 내는, 작지만 강한 책

인상 깊은 문구


성공은 일상적인 습관의 결과다. 우리의 삶은 한순간의 변화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현재 일어난 결과보다 지금 어디에 서 있느냐가 훨씬 더 중요하다. – p37

좋은 습관은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들지만 나쁜 습관은 시간을 적으로 만든다 – p39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우리 인생의 ‘한순간’을 변화시킬 뿐이다. 이는 ‘개선’과는 다르다. 우리는 결과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 결과는 문제가 아니다. 진짜로 해야 할 일은 결과를 유발하는 시스템을 바꾸는 것이다. 결과 수준에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면 이는 임시방편일 뿐이다. 영원히 개선하고자 한다면 결과가 아니라 시스템 단계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입력 값을 고쳐야 결과 값이 바뀐다. – 46

시스템 우선주의는 그 해독제를 제공한다. 결과가 아니라 과정을 좋아하게 되면 ‘이제 행복해져도 돼’ 라고 말할 시기를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다면 어느 때건 만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스템은 우리가 처음 상상했던 한 가지 결과가 아니라 다양한 형태로 성공할 수 있게 해준다. – p47

그 습관을 꾸준히 해나가는 건 오직 그것이 자기 정체성의 일부가 될 때뿐이다. – p56

습관에 시간과 장소를 부여하라 – p103

습관 쌓기의 핵심은 해야 할 행동을 이미 매일 하고 있는 행동과 짝짓는 것이다 – p106

환경이 물건으로 채워진 공간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관계로 이뤄지는 것이라고 생각하라 – p122

한 번 거르는 것은 사고다. 두 번 거르는 것은 새로운 습관의 시작이다 – p255

관리 가능한 수준만큼 어려운 도전, 즉 자기 능력의 언저리에 있는 일을 하는 것은 동기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 p292

성공의 가능 큰 위협은 실패가 아니라 지루함이다 – p295

주기적 숙고와 복기는 적당한 거리에서 거울 속의 자신을 보는 것과 같다. 큰 그림을 놓치지 않고 필요한 변화들을 볼 수 있다. 봉우리와 골짜기 하나하나에 사로잡히지 말고, 전체 산세를 보도록 하라. 마지막으로, 숙고와 복기는 행동 변화의 가장 중요한 측면 하나를 다시 떠올릴 수 있는 최상의 시기를 제공한다. 바로 정체성이다. – p310

효과적으로 선택했다면 정체성은 꺾이지 않고 구부러진다. 물이 장애물을 돌아 흘러가듯이, 정체성은 환경에 대항하지 않고 함께 작용한다 – p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