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밀란 쿤데라

사실 이런 고전소설을 읽어본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이번 달 지정도서로 이 책이 정해졌을 때, 오히려 책의 두께보다 이런 류의 책을 읽게 된 신선함에 더 매력을 느낀 것 같다. 사실 책의 1/3 가량 읽을 때 쯤…. ‘그냥 아무 생각없이 읽어도 되는 고전소설이 맞나?’ 이런 생각을 했다. 조금은 불쾌하고, 내 머릿속으로는 이해 안되는 행동들이 꽤 있었다. 토마시의 강압적이고 명령적인 태도, 사비나와 테레자의 관계, 프란츠의  전부인에 대한 태도… 많은 사람들에게 인생 책이라고 꼽히는 책이었지만 내가 이해하기는 아직 조금은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  그래도 책을 읽으며 인상깊었던 부분들에 대해 몇 자 적어보려 한다.

진리 속에 산다는 것이 무엇일까? 

사비나에게 있어 진리 속에서 산다거나 자기 자신이나 타인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는 다는 것은 군중 없이 산다는 조건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늘 우리는 군중, 대중 속에서 우리를 관찰하는 눈에 자신을 맞추며 살아가고 있다. 즉, 군중이 있다는 것, 군중을 염두에 둔다는 것은 거짓 속에 사는 것이라고 사비나는 생각한다. 

프란츠에게 있어서 ‘진리 속에서 살기’란 사적인 것과 공개적인 것 사이에 있는 장벽을 제거하는 것을 뜻했다. 개인적인 삶 속에서의 모습과 공적인 삶 속에서의 모습은 별개이며, 자신의 인생에 이를 깨는 행위는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그의 부인이 사비나에게 “목걸이가 흉측하네요!”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그는 계속해서 거짓 속에서 사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부분을 통해 더 이상 그는 가만히 있을 수 만은 없었을 것이다.

이 모습을 보면서 그의 부인에게 대놓고 상처를 주는 모습이 보기 좋지는 않았지만 개인적인 그의 심정은 홀가분 이었을 것이다. 이후 프란츠는 사비나와 함께 하기 위해, 그의 부인과 이별을 했지만, 결국 사비나는 그를 선택하지 않았다. 여기서 사비나는 그동안 그녀를 짓눌렀던 감정들이 존재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 삶의 가벼움과 무거움 사이에서 벗어나고자 한 것이 아니었을까 한다. 

인생을 단순히 이분법으로 나눌 수는 없을 것이다. 무엇이 좋은 것인지, 무엇이 나쁜 것인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물론 정답도 없다. 하지만 단 한 번 뿐인 인생은 가벼움과 무거움이라는 모순 속에 있기에 인생을 너무 무겁게만 대할 필요도 없는 듯 하다.

책을 읽으면서 사실 사랑이라는 관점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어나갈 수 있었던 것은 사람마다 각자의 사랑 방식이 있고, 각자가 살아가는 인생이 다르다는 것은 결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책 속에서 토머시, 테레자, 사비나, 프란츠 주인공들이 삶의 많은 변화를 통해 각자가 깨닫는 바가 다르 듯, 나 역시도 인생의 변화 속에서 수많은 변화들을 인정하고 존중하고 선택하면서 살아가야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한줄평: 연애세포가 살아날까 하는 부푼 마음으로 책을 읽었으나, 나에게는 심오하고 또 심오했다.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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