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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것을 직면하고 깨닫는 것”

모든 문제 상황의 해결은 문제에 대한 인식에서 출발한다.

이 책은 결국 부의 감각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내 안과 밖으로 존재하는 문제들을 직면하게 해주고, 이를 인식하고 나서야 비로소 실천할 수 있는 해결방안들을 제시해준다. 결국 새로운 것은 없다. 하지만 새롭지 않더라도 다시금 상기시키고 이를 구체화 시킨 실험 결과들을 접함으로써, 우리는 이 사실들을 내면화할 수 있게 된다.

100달러 > 200달러 반값 할인

저자가 언급한 JC페니의 실제 폭탄 세일 풍경

사람의 마음은 상대성에 나약하다.

내가 지불하는 가격이 결국 100달러로 동일하다 해도, 기존 100달러 가격의 제품을 100달러로 구매하는 것과 200달러 가격의 제품을 반값 할인하여 100달러에 구입하는 것은 심리적 만족도의 정도가 천차만별이다. 결국 내 잔고에서 비워지는 현금의 양과(그로 인해 다른 100달러어치의 제품에 대한 포기), 얻게 되는 제품의 질이 동일하다고 해도 말이다. 

실제로 본인은 ‘가성비’가 인생에 가장 중요한 잣대 중에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대학교에 진학하던 시절, 경제적으로 독립을 하게 되어 경제적으로 굉장히 힘든 시기를 보냈는데 그때 자리 잡은 습관 중의 하나가 가성비 쫓기였다. 지금은 그때와 경제적 상황은 변했지만 가치관은 이미 내재화되었다. 어떤 소비를 할 때마다 무조건 가성비가 있는지를 찾아보는 습관이 생겼고, 세일 상품에는 득달같이 달려들게 되었던 점도 맞다. 하지만 위 이야기를 읽고 나니 실제로 합리적인 소비를 했는지보다는, 내가 합리적인 소비를 했다고 생각하게 만들어진 경우가 훨씬 많았던 것 같다.

지불의 고통을 결정하는 마법 같은 타이밍

결제의 순간과 소비의 순간 사이 시간의 격차가 클수록, 개인은 결제의 고통을 망각하게 된다. 하지만 이에 대한 제한 사항이 굉장히 재미있는데, 바로 소비의 순간이 육체적으로 고통스러우면 안 된다는 사실이다. 소비의 순간에 육체적인 고통이 동반되면, 지속적으로 지불의 순간을 떠올리게(후회하게) 된다. 본인은 이를 매주 2번씩 느끼고 있는데, 직장동료와 함께 주 2회 필라테스를 3개월 치 동반 결제했기 때문이다. 결제의 순간은 벌써 두 달이 지나고 있지만, 내 직장 동료는 매주 2회 느끼는 육체적 고통 이후 항상 그 지불의 순간을 떠올리며 후회한다. 

하지만 역으로 생각해보면, 결제의 순간을 소비의 순간으로 끌어오는 것의 긍정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이제 문제를 인식했으니 해결해보는 것이다. 2인 동반 결제 2주 서비스를 포함한 3달 패키지의 대가로 지불한 43만 원이라는 가격은, 결국 모든 회차를 나간다는 전제 하에 1회 1.5만원 꼴의 수업이다. 그렇다면 지불의 순간을 소비의 순간으로 당겨보자. 매주 2회씩 ‘하루 정도 필라테스를 빼먹는 건 괜찮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 때마다 누군가에게 1.5만원을 지불한다고 생각해보는 것이다. 실제로 변한 건 아무것도 없지만, 침대에서 일어나기가 조금은 쉬워지는 마법의 주문이다. 실제로 이를 통해 근 2주간 필라테스를 안 빼먹을 수 있었다.. ^^

우리는 모르지만 바쁘게 돌아가는 소비자의 심리

5월달 백화점에서 한 여름용(실내 에어컨 바람막이용) 자켓을 입어보았다. 컬러감과 핏 모두 마음에 들었지만 가격이 10만 원이었다. 보통 여름옷에 5만 원 이상 투자하지 않았기에 고민했지만 결국 구매를 했는데, 책을 읽고 나니 그 순간 나의 머릿속이 얼마나 바쁘게 돌아갔는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

1) 20만원짜리 자켓의 50% 할인이었다. 그냥 10만 원짜리 옷이 아닌 20만 원짜리 옷의 반값이라는 상대성에 한 번 흔들렸다.

2) 곧 인턴 업무를 시작하는 나에게 있어 이는 쇼핑이 아닌 투자이다. 일반 쇼핑이 아닌 직장용 복장에 대한 투자라는 “심리적 회계”가 작용했다.

3) 직장용 복장은 대학생 때 입던 옷보다 비쌀 수밖에 없다. 자유롭고 개성 있는 복장이 미덕인 대학생 타겟의 옷들과 커리어우먼을 타겟으로 한 옷들은 가격대가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러니 직장에서 에어컨 바람을 피하기 위해 입는, 밖에서는 하등 쓸모가 없는 “여름용” 자켓을 구매하는 것 자체가 나에게는 새로운 일이었다. 관련 지식이 존재하지 않던 나에게 자켓의 할인 전 가격은 ‘원래 이 카테고리의 옷들은 이 가격이다’라는 “앵커링” 효과로 작용하였을 것이다.

이처럼 그 한순간 내 머릿속에는 저자가 이야기한 비이성적인 합리화 과정이 몇 가지나 복합적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결국 새로운 사실은 없다. 우리 모두가 겪는 일을 굳이 꼬집어내어 수면으로 끌어올리는 것, 그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은 가치가 존재했다.

부의 감각을 얻기 위한 독서 중, 내 소중한 e-book 리더기가 고장 났다… 올해 처음으로 주식을 도전하며 ‘내 시드머니는 투자가 아니라 수업료로 지불됐구나’를 깨달았는데, 부의 감각을 감히 리디셀렉트라는 구독료로(저자가 경계하라고 지적하는 공짜의 함정에 빠진 채) 읽으려던 게 화근이었을까? 책은 책값을 내고 읽자. 저자 말대로 “세상에 공짜는 없다”.

인상 깊은 구절

“돈은 가치value를 표시한다. 돈은 그 자체로는 아무런 가치가 없다. 돈은 그것으로 살 수 있는 다른 어떤 것의 가치를 표시할 뿐이다. 그러니까 돈은 가치의 전달자messenger이다.”

“금액이 얼마든 언제든 (거의) 모든 것을 사는 데 돈을 사용할 수 있다. 이런 본질적인 사실 덕분에 우리 비이성적인 인간 Homo irrationalist은 서로 직접 만나서 물물교환을 하는 대신에 어떤 상징(즉, 돈)을 사용해서 제품과 서비스를 예전보다 한층 더 효율적으로 교환할 수 있게 됐다. 바로 여기서 돈의 최종적이며 가장 중요한 특성이 생성된다. 바로 공동선common good이라는 특성인데, 이는 돈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으며 또한 그 어떤 것의 가치를 지불하는 수단으로 다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어떤 의사결정이든 돈이 결부될 때마다 그만큼 더 어려워진다.”

“그러나 돈으로 거의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해서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반드시 선택을 해야 하며, 그렇기 때문에 뭔가를 희생할 수밖에 없다. 즉, 어떤 것을 하지 않을지 선택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는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든 간에 돈을 사용할 때마다 우리가 분명히 기회비용을 생각한다는 뜻이다.”

“이때 그는 4달러를 포기한 게 아니다. 그 돈이 지금 혹은 미래에 제공할 수 있는 어떤 기회를 포기한 것이다.”

“물론 월요일에도 고려해야 할 기회비용이 있었지만 그때는 이 개념이 당신에게 선명하게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나 일요일이 되면 기회비용이 선명하게 부각되는데, 이때는 이미 늦었다.”

“자기가 지출하고자 하는 그 돈을 미래에 얻을 일련의 경험이나 재화를 살 수 있는 잠재적 역량으로 바라볼 능력이나 의지가 없는 것 같았다. 이는 돈이 너무 추상적이고 일반적이라서 기회비용을 떠올리고 고려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뭔가를 사려고 돈을 지출할 때는 사고자 하는 그 대상 말고 다른 것은 아무것도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다.”

“지금 어떤 것을 사는 데 돈을 지출하면 다른 것은 포기해야 한다는 생각을 해야 하지만, 이런 식의 생각은 너무나도 추상적이고 어렵다. 그래서 우리는 그런 생각을 하지 않는다.”

“어떤 것의 가치를 직접적으로 측정하기 어려울 때 우리는 그것을 다른 것과 비교한다. 이처럼 비교를 할 때 우리는 상대적인 가치를 만들어낸다… 문제는 상대성이라는 개념 자체가 아니라 이를 적용하는 방식에 있다.”

“정상가격 옆에 붙어 있는 할인가격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고객은 스스로가 상당히 똑똑한 판단을 내리고 있다는 암시를 받는다.”

“피실험자들은 자기가 먹은 실제 식사량이나 자기가 느끼는 ‘배부름-배고픔’ 정도에서 만족감의 단서를 얻지 않았다. 그들은 자기 그릇에 담긴 수프가 줄어든 정도를 기준으로 만족감을 판단했다.”

“흥정해서 물건 값을 깎을 때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발견하지 못한 가치를 자기는 발견하고 그 가치를 자기 것으로 만든다고 믿는다… 실제로 우리에게 작동하는ㅇ ㅝㄴ리나 우리가 하는 행동은 이성적이지가 않다.”

“100달러>200달러 반값 할인”

“어떤 금액을 지출할 때 실질적인 지출금액 자체가 아니라 전체 지출 가운데 차지하는 백분율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누가 봐도 불리하고 그래서 아무도 선택하지 않는 선택지 하나를 포함시킴으로써 매출을 세 배 가까이 끌어올렸다.”

“사람들은 스스로에게 자신이 어떤 일을 왜 하고 있는지 설명하기를 좋아한다. 상대성을 맞닥뜨릴 때는 바로 그런 이야기를 들려주기가 쉽다.”

“어쩌면 상업적인 거래가 이뤄지는 운동장은 조금 기울어져 있는지도 모른다.”

“심리적 회계를 함으로써 우리는 ‘대체할 수 있다’는 돈의 기본적인 원리를 깨뜨리고 만다.”

“사람들이 지출계정 분리를 보다 쉽게 할 수 있도록 “라스베이거스에서 생긴 일은 라스베이거스에 묻어두고 가라What happens in Vegas stays in Vegas”라는 마케팅 구호까지 만들어뒀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일어난 지출이나 수입은 우리와 함께 집까지 따라온다.”

“가진 돈을 어떤 지출계정에 두든 그게 자기 돈이라는 것은 변하지 않는 진실”

“돈을 벌어들인 방식에 죄의식을 느끼는 사람은 그 돈의 일부를 기부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다시 말해, 자기 돈을 바라볼 때의 느낌이 지출 방식을 좌우한다는 말이다.”

“다이어트를 하면서 속임수를 쓰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거의 모든 지출을 손쉽게 합리화하기 위해서 창의성을 최대한 활용한다.”

“그러므로 도시에 살면서 자가용을 소유한 사람은 택시나 렌터카를 이용할 때 드는 돈을 절약하는 기분과 더불어 그야말로 공짜 여행을 즐긴다는 느낌을 만끽한다. 정해진 기간마다 자동차와 관련된 지출을 하긴 하지만 자동차를 타고 여행을 하는 시점에는 이 활동과 관련해서 (기름 값 외에는) 직접적인 지출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불의 고통은 지출 자체가 아니라 지출에 대한 생각에서 비롯된다.”

“고통은 아프지만 중요하기도 하다. 고통은 뭔가가 잘못되고 있다고 알려주는 신호다.”

“신용카드, 전자지갑, 자동이체 등을 사용하는 것은 ‘금융 헬멧’을 쓰는 것이나 다름없다. 사람들은 실력이 형편없는 의사와 마찬가지로 고통이라는 증상을 치료하긴 하지만 그 증상의 기본 원인인 지불을 치료하지는 않는다.”

“‘지불의 고통=시간 + 주의력.’”

“사람들이 미래의 돈을 현재의 돈보다 낮은 가치로 평가한다는 사실”

“공짜라는 가격이 하나의 선택지로 주어질 때 사람들은 대부분 깊이 생각하지 않고 무조건 공짜를 선택한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지불의 고통을 피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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