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 번쯤은 후회하는 순간이 있다.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하고 의미없는 가정을 하면서 상상하거나 그 순간을 떠올리곤 한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고, 우리는 하루에도 수많은 선택을 하면서 살지만 그 모든순간에 만족하거나 최선일 수는 없다. 결국은 망각하고, 혹은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오늘 하루도 이 순간을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우스갯소리로 누군가는 비트코인 투자를 후회할지도, 혹은 전공이나 직업의 선택을 후회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쩌면 그것은 결과론적인 이야기이고, 결국 현재의 시점에서 그때의 상황을 재단하고 판단해서 내리는 결론에 불과한 이야기일지 모른다. 즉, 내가 내린 선택들 중에서 결과적으로 안 좋은 결과를 가져오거나,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에 대해서만 선별적으로 사후평가를 하는 것이다. 사람이 완벽할 수 없듯, 결국 우리는 수많은 선택들 중에서 필연적으로 더 좋은 선택을 하고, 덜 좋은 선택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 중에는 후회할만한 선택들이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만약에, 소설 속 상황처럼 나에게 과거를 되돌리거나, 혹은 과거로 갈 수 있는 몇번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떤 선택들을 바꾸려고 할까 혹은 어떤 정보를 과거에 전달하고 싶을까.. 그리고 그 선택의 결과는 어떤 변화를 가져오며, 그 변화는 우리가 바라던 것일까?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의 소설을 읽고, ‘아는와이프’를 옆에 틀어놓고 서평을 쓰는 지금, 과거의 선택을 되돌리려는 후회는 항상 이야기의 소재가 되곤 한다. 그런걸보면 현재를 불만족하거나, 현재 속에서 아쉬움을 찾는 사람들에게 이러한 소재는 꽤나 흥미로운 주제인가보다.
과거를 되돌릴 수 없다는 건 차치하더라도, 결국 우리는 그러한 과거의 연장선에서 현재를 살아가고 있고, 지금또한 미래의 또다른 과거가 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오늘 하루도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매일매일을 치열하게 그리고 행복하게 살아야하는 게 아닐까?
20대 때부터 내 좌우명은 ‘어제보다 행복한 오늘, 오늘보다 성장한 내일’이었다. 다소 오글거리고 낯간지러운 말이지만, 오늘의 행복은 지금이순간 나의 태도와 마음가짐에 달려있고, 내가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내일의 나는 조금더 성장한 내가 되어 있을테니까.. 하는 생각이었다. 면접 때조차 당차게 밝혔던 이 좌우명 덕분에 나의 20대는 다소 게으르지만 성실하게, 그리고 치열하게 살아왔고, 현재에는 조금씩 그 과실을 맺어가고 있다. 아직도 나는 부족하고, 아쉽고, 만족스럽지 못하지만 후회하기보다는 실천하고자 한다.
우리는 오늘도 선택의 연속을 살아가며, 미래에 후회하지도 모를 과거를 살아가고 있지만, 이또한 흥미롭고 기대되며, 또한 설레는 그러한 순간이 아닐까. 요즘 문득 좀 더 열심히, 치열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좀 더 풍요롭고, 행복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그런 요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