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해하다 난해해
열심히 읽어보려했지만 도저히 이 얇은 책이 손에 잡히지 않아 신기한 경험이었다.
“무의미의 축제”처럼 무의히만 글을 쓰고 싶었던 걸까?
그와중에 딱 한 마디 내 마음에 와닿은 글귀가 있었다면 이 글귀였다.
“맞아. 사과하지 말아야해. 하지만 그래도 나는 사람들이 모두 빠짐없이, 쓸데없이, 지나치게, 괜히, 서로 사과하는 세상,
사과로 서로를 뒤덮어버리는 세상이 더 좋을 것 같아.”
라는 글귀가 왜인지 와닿았다. 나 역시도 조금은 이런 세상을 바라고 있지 않은가 생각했더랬다.
그리고 이 책의 띠지에 있던 글귀도 인상깊었는데
“보잘것없는 것을 사랑해야해요.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해요.”
“하찮고 의미 없다는 것은 말입니다. 존재의 본질이에요.
언제 어디에서나 우리와 함께 있어요. 심지어 아무도 그걸 보려하지 않는 곳에도, 그러니까 공포 속에도,
참혹한 전투 속에도, 최악의 불행 속에도 말이에요. 그렇게 극적인 상황에서 그걸 인정하려면, 그리고 그걸
무의미라는 이름 그대로 부르려면 대체로 용기가 필요하죠.
하지만 단지 그것을 인정하는 것만이 문제가 아니고 사랑해야해요,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해요.”
무의미함을 인정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사랑하는 것. 그것이 삶의 본질이 아닌가.
이 커다란 우주 속에서 티끌같은 존재들인 인간이라는 삶은 사실 무의미 그 자체일 수 있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그것이 사실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을 인정하면서도 그냥 그 무의미함을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할 것이다.
사실 읽기 너무 힘든 책이어서 중간중간 건너뛰기도 한 책이었지만,
그냥 내 멋대로 해석하고 받아들이는 것으로 이 책을 이해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