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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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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6월 지정도서

  1. 일시 : 2020년 6월 7일 오전 10시
  2. 장소 : 강남역 부근(예정)
  3. 도서 :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4. 저자 : EBS 자본주의 제작팀
  5. 발제자 : 이윤석

발제문

  • (Brainstorming) 이 책을 읽기 전 ‘은행’에 대한 이미지는 어땠나요? 이 책을 읽은 뒤 혹시 은행에 대한 이미지가 바뀌었나요?
  • (Part 1) 금융위기 때마다 뉴스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는 아마도 ‘양적완화’일 것입니다. 최근 코로나로 인한 경제침체를 막기 위해 미국 연준은 제로금리와 더불어 사상 처음으로 ‘무제한 양적완화’ 카드를 꺼내들었고, 우리나라 역시 마찬가지인데요,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눠봅시다.
    – 관련기사
    “미국 – 美 역성장 현실화…연준, 제로금리·무제한 양적완화 유지”
    (https://www.etoday.co.kr/news/view/1890118)
    “한은, 사상 첫 ‘무제한 돈 풀기’…전례 없는 ‘한국판 양적완화’ 카드”
    (http://www.donga.com/news/article/all/20200326/100372459/1)
  • (Part 2) 현재 재테크를 하고 계신가요? 본인이 투자한 금융상품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왜 투자했는지, 또 현재 어떤 상품들에 관심이 있는지 등 평소 재테크에 대한 생각을 자유롭게 공유해봅시다.
  • (Part 3) 해당 파트에서는 소비를 권장하는 여러 마케팅 기법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이러한 마케팅 상술에 넘어가본 경험이 있는지 궁금하고, 평소 본인의 소비 성향은 어떤지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눠봅시다.
  • (Part 4~5) 해당 파트에서는 자본주의 시대의 ‘행복’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또한 여러 학자&기자들이 정의하는 행복이 나오는데요, 자본주의 시대 본인에게 ‘돈’과 ‘행복’이란 어떤 의미인지 공유해봅시다.
    – 참고
    – 행복은 어느 사회에서나 같습니다. 자신이 스스로 결정을 내리는 기회입니다. (에릭 매스킨,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 자본주의 사회에서 행복이란 즐기기에 충분한 돈을 벌 수 있는 행운을 누리는 것입니다. (리처드 탈러, 미국 시카고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 행복은 좋은 삶을 사는 것입니다. 자신이 믿는 가치에 따라 살 수 있죠. 돈과는 상관없습니다. (데이비드 케이 존스턴, 미국 저널리스트)
    – 자본주의가 위대한 이유는 개인에 맞게 행복을 추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스티븐 랜즈버그, 미국 로체스터 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작년 12월 26일에 입사해, 3월 2일 첫 출근을 한 지 어느덧 한 달이 다 되어 간다. 작년 STEW인의 밤에서도, 또 2020년을 맞이하면서도 분명 올해는 취업해 일상이 자리잡히는 만큼, 건강한 습관과 루틴을 만들자고 다짐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이렇다 할 특별한 루틴을 만들지 못했다. 굳이 핑곗거리를 찾자면, 1~2월은 은행 연수를 받느라 합숙 생활을 했고, 3월은 첫 출근 후 적응을 하느라 일 외에 다른 곳에 신경을 쓸 여력이 없었다고 할 수 있겠지만, 결국은 의지 부족이요, 내가 게으른 탓이다.

그렇기에, 3월 STEW 독서모임 지정도서로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이 선정됐을 때 누구보다도 기뻤다. STEW 독서모임 덕분에 최근 YES24 북클럽을 무료로 이용 중인데, 가장 먼저 읽으려고 받아놨던 책이 바로 이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이었고, 이번에 지정도서가 되지 않았더라도 개인적으로 꼭 읽으려 다짐했던 책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습관 형성을 위한 구체적이고 과학적인 방법들을 체계적으로 제시한 건 좋았으나, 개인적으로 여타 자기계발서들과 이렇다 할 차이를 느끼진 못했던 것 같다. 다만 한줄평에서도 밝혔듯 습관을 대하는 저자의 자세에서 나름 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는데, 그중 가장 중요한 질문은 바로 아래와 같다.

당신은 자신이 되고 싶은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가?

나는 하루하루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이 되어가고 있을까? 단순히 올바른 루틴, 건강한 습관을 만들기 위해 이 책을 집어 들었던 나로서는 굉장히 어렵고 당황스러운 질문이었다. 또한 한동안 잊고 살았던 질문이기도 하다. 해당 질문을 받는 순간,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내 습관은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이 되는데 도움이 되는가?

아니, 일단 나는 어떤 습관이 있지?

수많은 질문이 머릿 속에 동시에 맴돌았다. 책을 읽으며 곰곰이 생각을 해보았다. 나는 과연 어떤 사람이 되고싶을까. 쉽게 답이 나오지 않았다. 이와 동시에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도 명확치 않은데, 내가 그동안 어떤 루틴, 습관을 만들 수 있었겠는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변화를 위한 첫 번째 걸음은 ‘무엇을’ 또는 ‘어떻게’가 아니라 ‘누구’다. 우리는 자신이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알아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변화에 대한 탐색은 노 없이 보트를 타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사실 그동안 습관이라고 하면 너무 막연히 생각했던 것 같다. 단순히 ‘책 읽기’, ‘아침형 인간’, ‘운동 꾸준히’ 등과 같이 막연히 좋아보이는 것이나,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적인 습관을 보고 그런 습관을 동경해왔던 것 같다. 그래서 단순히 ‘좋은 습관을 만들자’만 머릿속에 있었을 뿐, ‘내가 왜 그런 습관을 만들어야 하지?’라는 본질적인 질문에 대해서는 놓치고 있었다. ‘누구’에 대한 개념도 잡히지 않았는데, ‘무엇을’, ‘어떻게’할지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었으니, 당연히 건강한 습관이 생길리 만무했던 것이다.

이외에도 책을 보며 인상깊었던 부분들이 꽤 있었는데 간략히 공유하면 다음과 같다.


목표 vs 시스템

흔히들 목표 없는 사람을 목적지 없이 망망대해를 표류하는 배에 빗대곤 한다. 그래서 우리는 어렸을 적부터 ‘목표가 중요하다’, ‘목표부터 세워라’는 말을 수없이 들어왔다. 하지만, 저자는 정작 중요한 것은 목표가 아니라 이를 이루기 위한 시스템을 수립하는 것이라 반박한다.

더 나은 결과를 내고 싶다면 목표를 세우는 일은 잊어라. 대신 시스템에 집중하라.

성공한 사람도, 성공하지 못한 사람도 목표는 같다.

이처럼 저자는 목표는 목표일 뿐, 승자와 패자를 가르는 차이가 될 수 없다고 말한다.

나도 부끄럽지만 개인적으로 무언가 다짐을 할 때는 목표부터 세우는 편이다. 목표를 세우는 것까지는 좋은데 이를 수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시스템을 수립하진 않는다. 가령, 지금 이 서평도 마감 당일에 쓰고 있는데, 원래 계획대로라면 지난주에 끝났어야 한다. 결국 나 역시 시스템보다는 목표 자체에만 집중하다 보니 결국 목표 달성에 실패하고만 것이다.
건강한 습관을 만들고 싶다면 일단 건강한 습관을 만들어갈 수 있는 시스템부터 갖춰야 한다.


STEW 독서모임의 효과

두 번째는 개인적으로 오랫동안 몸담고 있고, 가장 애정하는 모임인 STEW 독서소모임에 관련 된 이야기다. 물론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저자는 습관을 세우기 위한 효율적인 방법 중 하나로 자신이 원하는 행동이 일반화된 집단에 들어가는 것을 제안한다.

더 나은 습관을 세우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 중 하나는 자신이 원하는 행동이 일반화된 집단에 들어가는 것이다. 매일 어떤 습관을 행하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그 습관을 새로이 습득하기 쉽다.

무리에 소속되는 것보다 더 동기를 지속시키는 것은 없다. 그것은 개인적으로 추구하는 것을 공통의 것으로 바꿔준다. 이전에 나는 나의 것이었다. 나의 정체성은 단일했다. 나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 또는 음악을 하는 사람 또는 운동선수였다. 하지만 북클럽이나 밴드, 사이클 모임 등에 참여한다면 나의 정체성은 주변에 있는 그들과 연결되기 시작한다. (…) 이런 정체성이 공유되면 나의 개인적인 정체성도 강화된다. 따라서 목표를 달성한 뒤에도 집단의 일원으로 남아 있는 것이 습관을 유지하는 데 중요하다. 새로운 정체성을 끼워넣고 행동을 장기적으로 지속하는 걸 돕는 건 우정과 커뮤니티다.

지금은 그래도 연간 최소 10권 이상의 책을 꾸준히 읽고 있지만, STEW 독서모임을 시작하기 전 내 연평균 독서량은 2권이 채 되지 않았다. 하지만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독서 습관을 기르기 위해 독서모임에 가입하자 독서량이 꾸준히 늘었고, 항상은 아니지만 서평 역시 꾸준히 쓰고 있다.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행동을 장기적으로 지속하는 걸 돕는 건 ‘우정’과 ‘커뮤니티”다. 개인적으로 의지가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앞으로 건강한 습관을 위해 자주 애용할 방법이 될 것 같다.


시간 vs 횟수

‘시간’과 ‘횟수’. 습관을 만들기 위해 더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쉽게 답을 내리기 어려운 질문이다. 하지만 저자는 이에 대해 명확히 답한다.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은 횟수다.

습관은 ‘시간’이 아니라 ‘횟수’에 기반해 형성된다는 것인데, 이를 위한 두 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하나는 습관을 추적하는 방법을 만들어 시각화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어떤 습관을 만들 때 진입장벽을 낮춰 하루 2분 이내로 가볍게 시작해보라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습관을 형성하는데 횟수보다는 시간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왔던 것 같다. 오랜 시간을 투자하는 만큼 더욱 빨리 습관화가 될 것이라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저자에 따르면 결국 습관은 반복된 행위인 만큼, 짧더라도 매일매일 꾸준히 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한다.

이외에도 저자는 책 전반에 걸쳐 습관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행위를 ‘분명하고’, ‘매력적이고’, ‘쉽고’, ‘만족스럽게’ 만들어야 하며, 나쁜 습관을 고치기 위해서는 이와 반대로 ‘눈에 띄지 않게’, ‘매력적이지 않게’, ‘ 어렵게’, ‘ 불만족스럽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역시나 습관을 만들기 위한 ‘치트키(?)’ 같은건 없었다. 위에서 언급한 내용들 말고는 대부분이 여타 자기계발서에서 볼 수 있는 뻔한 내용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럼에도, ‘습관’에 대해 전반적인 마인드셋을 다시 환기할 수 있었다는 점, 촉망받는 야구선수였지만 불운한 사고를 겪고 현재 위치까지 오르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 증명해보인 저자의 삶에서 나름 배울 부분들이 있었던 것 같다.

이제 출근 한 달 차에 접어든 만큼, 내가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천천히 그려봐야겠다.


인상 깊은 문구

  • “마침내 잠재력 잠복기를 돌파하고 나면 모르는 사람들은 하룻밤 사이에 성공했다고 말할 것이다. 세상은 그 모든 과정이 아니라 가장 극적인 사건만 본다. 하지만 자신은 얼마나 오랫동안 그 일을 해왔는지 안다.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한 것 같을 때도 계속 밀어붙여서 결국에는 오늘이 만들어졌음을 안다.”
  • “더 나은 결과를 내고 싶다면 목표를 세우는 일은 잊어라. 대신 시스템에 집중하라.”
  • “성공한 사람도, 성공하지 못한 사람도 목표는 같다.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 모두가 금메달을 원한다. 입사 지원자 모두가 구직을 바란다. 성공한 사람도, 성공하지 못한 사람도 목표는 같다. 목표는 승자와 패자를 가르는 차이가 될 수 없다.”
  • “내년 이맘때 우리는 오늘보다 더 나은 뭔가를 하고 있기보다 예전 습관대로 똑같은 일을 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 
  • “진정한 행동 변화는 정체성 변화에 있다.”
  • “습관이 우리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우리의 정체성은 습관을 형성한다. 이는 쌍방향으로 작용한다. 모든 습관 형성은 이런 순환 고리를 가지고 있다.” 
  • “정체성 변화는 습관 변화의 길잡이다. 이 책은 당신 자신, 가족, 집단, 회사(당신이 바라는 어느 곳이든)에서 더 나은 습관을 세우는 방법을 단계별로 설명하고 상기시킬 것이다. 하지만 진짜 질문은 이것이다.
    당신은 자신이 되고 싶은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가?
    변화를 위한 첫 번째 걸음은 ‘무엇을’ 또는 ‘어떻게’가 아니라 ‘누구’다. 우리는 자신이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알아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변화에 대한 탐색은 노 없이 보트를 타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 “정체성은 습관으로 만들어진다. 모든 행동은 자신이 되고자 하는 사람에 관한 증거가 된다.”
  • “아직도 어떤 습관에 대해 평가하기 어렵다면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해보자. 이 행동은 내가 바라는 사람이 될 수 있게 하는가? 이 습관은 내가 원하는 정체성을 쌓아나가는 한 표가 되는가? 위배되는 한 표가 되는가?” 
  • “우리는 가까운 사람일수록 그 사람의 습관을 모방하기 쉽다. 1만 2,000명을 32년간 추적 조사한 획기적인 연구에 따르면 “비만이 될 확률은 친구가 비만인 경우 57퍼센트로 증가했다.””
  • “우리는 주변 사람들의 자질과 행동을 흡수한다.”
  • “이런 사례들을 종합해보면, 더 나은 습관을 세우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 중 하나는 자신이 원하는 행동이 일반화된 집단에 들어가는 것이다. 매일 어떤 습관을 행하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그 습관을 새로이 습득하기 쉽다.”
  • “우리를 둘러싼 문화는 무엇이 ‘일반적’인지에 관한 기대치를 설정한다. 따라서 어떤 습관을 들이고 싶다면 그런 습관을 지닌 사람들 사이에 있어라. 그러면 함께 성장할 것이다.”
  • “무리에 소속되는 것보다 더 동기를 지속시키는 것은 없다. 그것은 개인적으로 추구하는 것을 공통의 것으로 바꿔준다. 이전에 나는 나의 것이었다. 나의 정체성은 단일했다. 나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 또는 음악을 하는 사람 또는 운동선수였다. 하지만 북클럽이나 밴드, 사이클 모임 등에 참여한다면 나의 정체성은 주변에 있는 그들과 연결되기 시작한다. 우리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 또는 음악을 하는 사람들 또는 사이클 타는 사람들이 된다. 이런 정체성이 공유되면 나의 개인적인 정체성도 강화된다. 따라서 목표를 달성한 뒤에도 집단의 일원으로 남아 있는 것이 습관을 유지하는 데 중요하다. 새로운 정체성을 끼워 넣고 행동을 장기적으로 지속하는 걸 돕는 건 우정과 커뮤니티다.”
  • “습관은 ‘시간’이 아니라 ‘횟수’에 기반해 형성된다는 것이다.”
  •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은 횟수다.”
  • “습관 쌓기 + 습관 추적
    = [현재의 습관]을 하고 나서 [습관을 추적]할 것이다.
  • “자신이 실제로 어떻게 시간을 사용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일은 늘 흥미롭다.”
  • “하지만 성공한 사람들은 실패했을 때 빨리 되돌아온다. 빨리 회복한다면 습관이 무너진 것은 중요하지 않다.” 
  •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다는 건 강력한 동기가 될 수 있다. 덜 미루고 덜 포기하게 된다. 이는 즉각적인 대가이기 때문이다. 계약을 따르지 않으면 친구들은 당신을 신뢰할 수 없다거나 게으른 사람으로 여길 것이다. 스스로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것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한 약속도 지키지 못하는 것이다.” 
  • “능력은 맥락에 크게 의존한다.”
  • “그러나 노력하지 않는데 유전자가 성공을 가져다줄 순 없다. 체육관에 있는 근육질 트레이너가 유전자는 더 우수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당신이 그와 똑같은 횟수로 운동하지 않는다면 당신이 유전자의 축복을 더 많이 받고 있거나 덜 받고 있다고 말할 수 없다. 당신이 대단하다고 여기는 사람들만큼 열심히 일해보기 전까지는 그들의 성공이 행운 덕분이라고 말하지 마라.” 
  • “성공의 가장 큰 위협은 실패가 아니라 지루함이다. 습관이 지루해지는 이유는 더 이상 희열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 결과는 예상 가능한 것이 된다. 습관이 일상이 되면 우리는 새로운 것을 찾는 과정으로 이탈하기 시작한다.” 
  • “화가 나거나 고통스럽거나 고갈되었거나 기타 등등의 일이 일어났을 때 앞으로 나아가는 것. 이것이 전문가와 아마추어의 차이를 만들어낸다.
  • 전문가는 스케줄을 꾸준히 따른다. 아마추어는 삶이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둔다. 전문가는 자신에게 무엇이 중요한지 알고 목표를 향해 꾸준히 작업해나간다. 아마추어는 삶에서 어떤 일이 급박하게 일어나면 진로에서 벗어난다.”
  • “우리는 지루함과 사랑에 빠져야만 한다.”

읽은 책 :  로버트 기요사키, 『부자들의 음모』, 흐름출판

다 읽은 날짜 : 2019년 8월 23일, Ridibooks

< 읽게 된 동기 >

모피아, 인사이드 잡 등을 보고 한창 경제, 금융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있던 찰나, 친구와 우연히 비슷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데 그 친구가 추천해주어서 읽게 되었다.

< 한줄평 및 별점 >  ★★★★☆ ( 4점 / 5점 )

나름 오랜 기간 재테크를 해오면서 수많은 이야기를 들었지만, 이 책만큼 재테크의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해주는 조언은 들어보지 못했다. 같은 이야기가 계속 반복되는 부분은 다소 아쉬웠지만, 투자를 할 때 자본이득과 현금흐름(cash flow)을 구분해 접근하라는 조언 하나만으로도 내게 이 책은 그 값어치를 다했다.

< 서평 >

STEW 독서소모임의 지난달 지정도서였던 <모피아>를 읽고 최근 경제와 금융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그래서 책에서 추천한 <인사이드 잡>이라는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도 보고, 우리나라의 외환위기 사태를 다룬 <국가 부도의 날>이라는 영화도 연속해서 봤다. 그런 와중에, 오랜만에 친한 친구를 만났는데 정말 우연히 비슷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이 친구는 나와는 초등학교 동창인데, 현재는 프로 포커 플레이어로 활동하고 있다. 액수는 정확히 모르지만 돈도 꽤 모은 것 같고, 돈 자체에 워낙 관심이 많다 보니 평소 다양한 재테크에도 관심이 많은 친구다. 취업준비로 바빠 한동안 보지 못했다가 최근 오랜만에 만났는데, 이 친구와 돈에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던 중 책 한 권을 추천받았고, 그 책이 바로 이번에 읽은 <부자들의 음모>이다.

집에 와서 찾아보니 우리나라에서는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로 유명한 로버트 기요사키라는 저자가 쓴 책이었다. 읽어보진 않았지만 어렸을 때 책장에 꽂혀있기도 했고,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는 워낙 유명한 책이라 알고 있었는데 그 저자가 쓴 책이라니 더욱 관심이 갔다. 또 친구가 추천하기도 했고, 최근 관심도가 굉장히 높은 분야라 그날 바로 리디북스에서 구매해 읽게 되었다.

책의 내용은 굉장히 간단했다. 오늘날 자본주의 체제에서 왜 갈수록 양극화가 심해지는지,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인데 그 핵심은 바로 부자들이 바꿔 놓은 ‘돈의 규칙’을 이해하는 데서부터 출발한다.

돈의 규칙이 바뀌다


저자가 이 책에서 말하는 가장 큰 핵심은 부자들에 의해 돈의 규칙이 바뀌었고, 그 규칙에 따라 돈이 서민들의 지갑에서 부자들의 지갑으로 계속해서 흘러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부자들은 갈수록 돈이 더 많아지고, 서민들은 갈수록 살기 더 어려워진다.

처음에는 이게 무슨 말인가 싶었다. 하지만 저자는 이에 대해 굉장히 설득력 있게 논리를 펼쳐나간다. 그 핵심은 바로 1971년 미국의 금본위제 폐지에 있다.

원래 미국은 금본위제를 시행하고 있었다. 금본위제란, 달러를 발행하려면 동일한 가치의 금을 예치해야 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금본위제 하에서 미국은 달러를 마음대로 발행할 수 없었다. 그만큼 금을 사 와야만 달러를 발행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러가지 문제로 1971년 닉슨 대통령은 이 금본위제를 일방적으로 폐지한다. 이때부터 미국은 마음대로 달러를 찍어낼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저자는 바로 이 사건이 돈의 규칙이 바뀌게 된 결정적인 사건이라고 보았다. (금본위제 폐지와 관련된 설명은 여기 블로그에 잘 되어있다.)

금본위제 폐지로 인해 이제 달러는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에 의해 자유롭게 발행될 수 있게 되었고, 저자의 말을 빌리자면 이때부터 달러는 ‘부르마블의 돈’과 같이 아무런 가치를 지니지 못하게 되었다. 기존의 달러는 금에 의해 가치가 뒷받침되었다면, 오늘날의 달러는 오로지 미국이라는 국가의 신용도에 의해 가치가 뒷받침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금본위제 폐지 이후 미국은 필요할 때마다 달러를 무한정 찍어낼 수 있게 되었고 이 시점부터 인플레이션이 시작되었다고 주장한다.

“1971년 8월 15일 미국 달러가 죽었다. 그날 의회의 인준 없이 닉슨 대통령은 미국 달러와 금의 교환관계를 끊고 달러를 부르마블(Monopoly) 돈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역사상 가장 거대한 경제 붐이 일어났다.”

“1971년 순식간에 돈의 규칙이 바뀌면서 엄청난 돈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역사상 유례없는 경제 호황이 시작되었다. 아무런 근거도 없이, 고정된 가치도 없이 마구 찍어낸 돈을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한 호황은 계속되었다.”

“세계가 달러를 믿고 사용하는 것은 어떠한 가치로 그것이 보장되기 때문이 아니었다. 그 가치를 갚겠다는 미국 정부의 약속, 정확히 말해서 미국 국민들이 성실하게 세금을 낼 것이라는 신용만이 달러의 가치를 보장할 뿐이었다. 어쨌든 엄청난 돈이 쏟아지면서 인플레이션은 순식간에 폭발했다.”

그리고 바로 이 인플레이션이 모든 비극의 원흉이다. 인플레이션은 우리가 돈을 쓰지 않고 가만히 있더라도 우리 돈의 가치를 갉아먹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 상태가 되면 가난한 사람들과 중산층은 생계비 부담에 쪼들리게 되지만 부자는 더 큰 부자가 된다. 부자들은 돈의 가치가 떨어지기 전에 자신이 원하는 물건과 서비스를 마음대로 사둘 수 있기 때문에 물가가 아무리 올라도 그다지 불편을 못 느낀다. 물가 상승의 혜택은 모두 가져가면서도 그로 인한 결과는 하나도 책임지지 않는다. 그러는 동안 가난한 사람들은 굶주리고, 중산층의 주머니는 점점 가벼워진다.”

부자들의 음모


그리고 다음장 부터 저자는 여러 장에 걸쳐 교육, 세금, 부채, 퇴직연금, 구제금융, 은행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의 부를 강탈해간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교  육


저자는 오늘날의 교육 시스템이 철저히 부자들에 의해 짜였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 시작과 목적이 바로 오늘날 우리 사회를 지탱해갈 다양한 순종적인 ‘일꾼’을 양성하기 위함이라고 말한다. 이에 대한 근거로 록펠러재단이 1903년에 설립한 ‘일반교육위원회(General Education Board)’의 설립목적을 제시하며, 오늘날 교육의 가장 큰 죄악이 바로 자본주의의 핵심인 ‘돈’과 ‘금융’을 가르치지 않는 데 있다고 주장한다.

“일반교육위원회의 설립 목적은 돈의 힘을 활용하고자 하는 것이다. 우리의 목적은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미국의 교육 수준을 높이기 위한 것이 아니다. 교육의 방향을 우리가 원하는 대로 바꾸고자 하는 것이다…. 우리의 목표는 학교를 통해 사람들을 규칙에 순응하도록, 지배자에게 복종하도록 길들이고 가르치는 것이다. 우리가 추구하는 바는 예나 지금이나 같다. 관리감독과 지시에 따라 생산적으로 일하는 시민을 양산하는 것이다. 권위를 의심하는 태도, 교실에서 가르치는 것 이상을 알고 싶어 하는 태도는 꺾어버려야 한다. ‘진정한 교육’은 엘리트 지배계급의 자녀들에게만 제공한다. 나머지 학생들은 그저 하루하루 즐기는 일 이외에는 아무런 꿈도 꾸지 못하는, 숙련된 일꾼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런 교육이 그들에게는 훨씬 도움이 될 것이다.”
– 에드워드 그리핀 G. Edward Griffin, <제킬 섬에서 온 생명체 The Creature from Jekyll Island>, 1903년 창립된 록펠러 일반교육위원회에서

“오늘날 교육제도의 가장 큰 죄악은 ‘돈’에 대해서 가르치지 않는 것이다. 그보다는 어떻게 해야 훌륭한 피고용자가 될 수 있는지, 자신의 신분에 맞게 살아갈 수 있는지 가르친다.”

오늘날 교육의 다양한 목적을 생각해볼 때 완벽히 동의할 수는 없지만, 어느정도 일리가 있는 주장이라고 생각한다. 일례로 북한만 보더라도 교육을 통해 철저히 사상을 통제하고, 일제가 우리나라를 식민지로 삼고 나서 가장 신경을 쓴 부분 역시 교육이었다.

세  금


지금은 세금이 너무나 당연시 되고 있지만 초기 미국에는 세금이 거의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1913년 연방준비제도가 만들어지면서 16차 수정 헌법이 통과되고 소득세는 영구불변의 세금이 되었다고 한다.

“초기 미국에는 세금이 거의 없었다. 1862년 남북전쟁 자금을 대기 위해 처음으로 소득세를 걷었으나, 1895년 대법원이 소득세는 헌법 정신에 어긋난다는 판결을 내리면서 사라졌다. 하지만 1913년, 연방준비제도가 만들어지면서 16차 수정헌법이 통과되고 소득세는 영구불변의 세금이 되었다. 소득세가 부활한 것은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 운영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이제 부자들은 세금이라는 이름으로 영원히 우리 주머니에 마음대로 손을 넣어 돈을 꺼내갈 수 있게 되었다.”

현재 우리나라의 GDP 대비 부채 비율은 작년 기준으로 38.2%이다(참조 :“한국 국가부채 빠른 속도로 급증해 1700조 원 육박”, 한국경제, 19.04.15). 이 수치는 OECD 평균인 약 110%에 비하면 매우 안정적인 수치이긴 하지만, 기사에서는 그 비율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국가 부채의 증가는 우리의 세금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 부분은 아래 ‘부채와 인플레이션’ 파트와도 일맥상통한다.

부채와 인플레이션


저자는 오늘날 정부가 채권을 발행하는 것이 결국은 납세자들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것이고, 세금 상승과 인플레이션을 초래하게 된다고 주장한다.

“연방준비제도는 정치인들에게 세금을 올릴 수 있는 권한이 아니라 돈을 빌릴 수 있는 권한을 주었다. 하지만 빚은 양날의 칼처럼 결국 세금을 끌어올리고 인플레이션을 가속화하는 결과를 낳는다. 정부는 재정이 부족할 때마다 세금을 끌어올리기보다는 채권을 팔아 돈을 빌린다. 채권은 곧 납세자들이 그 돈을 갚을 것이라고 약속하는 차용증이다. 채권을 발행할수록 납세자들은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하며, 그만큼 돈은 불어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또한 더욱 가속화된다.”

“정부의 부족한 재정을 해결하기 위해, 연방준비위원회와 재무부는 채권을 발행하여 돈을 빌리거나 더 많은 돈을 찍어낸다. 돈이 많이 풀릴수록 인플레이션은 가속화된다. 그래서 인플레이션을 ‘조용한 세금’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퇴직연금


저자는 1974년 미국의 퇴직연금 제도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서술하는데, 그 핵심은 바로 연금 지급을 위한 연기금을 주식시장에 무조건 투자해야 한다는 데 있다고 한다.

“곧이어 1974년 미국 의회는 근로자퇴직소득보장법(ERISA: Employee Retirement Income Security Act)을 통과시켰다. 이 법의 시행으로 고용주가 제공하는 확정급여형(DB: Defined Benefit, 근로자가 지급받을 급여의 수준이 사전에 결정되어 있는 퇴직연금제도) 연금에 가입해 있던 수백만 명의 노동자들은 자신의 급여 일부분을 넣어야 하는 확정기여형(DC: Defined Contribution, 사용자의 부담금 수준이 사전에 결정되고 근로자가 받을 퇴직급여는 적립금 운용실적에 따라 변동되는 연금제도) 연금으로 갈아타야 했다. 이렇게 조성된 퇴직연금은 주식시장과 뮤추얼펀드로 흘러 들어갔다. 이제 월스트리트가 월급쟁이들의 퇴직금을 마음 놓고 주무를 수 있게 된 것이다.”

“앞에서 말했듯이 1974년 미국 의회는 근로자퇴직소득보장법(ERISA)을 통과시켰다. 이것은 퇴직연금을 주식시장에 무조건 투자하게끔 강제하는 법이다. 결국 수익률은 낮으면서 위험률은 높은 투자 상품을 만들어놓고 수수료만 왕창 떼어가는 월스트리트의 사기꾼들에게 국민들의 퇴직연금을 몽땅 줘버리는 것과 같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개인적으로는 무조건 부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기금을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수익에 의해 연기금 규모 자체를 늘릴 수 있고, 보다 안정적인 연금 지급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가 말하는 바도 분명 일리가 있다. 국민연금 같이 규모가 가장 큰 공적인 연기금은 그 성격상 오로지 수익만을 위해 운용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멀리 갈 필요도 없이 최근 한일 무역분쟁이 터졌을 때 우리나라의 코스피, 코스닥이 급락하자 연기금이 구원투수로 등장해 대거 국내 주식을 사들였다.

물론 연기금이 투입되고 난 뒤 일정부분 시장이 살아나긴 했지만, 만약 그대로 우리 주식시장이 붕괴하였다면 연기금은 엄청난 손실을 봐야 했을 것이다.

구제금융과 은행들


저자는 구제금융을 ‘권력자가 보통 사람들의 돈을 거두어 자신의 부유한 친구들에게 퍼주는 돈’이라고 비난한다. 실제로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월스트리가의 지나친 탐욕과 방만한 경영으로 인해 발생했지만, 그들의 과오를 덮기 위해 천문학적인 미 정부의 공적자금이 투입되었다. 그리고 이 공적자금은, 바로 평범한 미국 국민들이 낸 세금으로 이루어진다.

“2007년 ‘파생상품의 탑’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러자 가장 먼저 살려달라고 구조 요청을 한 것은 세상에서 가장 돈이 많은 사람들이었다. 자신들이 저지른 실수는 물론 방만한 경영과 사기, 횡령 등으로 생긴 손실을 정부의 돈으로, 즉 납세자들이 낸 돈으로 메워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그런 이유로 ‘구제금융’은 부자들이 자신들의 부를 지키기 위한 음모 중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기능을 한다.”

“정부가 은행에게 제공하는 구제금융은 그야말로 권력자가 보통 사람들의 돈을 거두어 자신의 부유한 친구들에게 퍼주는 돈일뿐이다. 자기 친구들의 실책과 무능, 아니 명백한 사기행각을 덮어주기 위해 뿌리는 돈이다. 결코 경제를 살리기 위한 돈이 아니다.”

“연방준비위원회와 미국 재무부가 은행을 구제하는 것은 우리를 도와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부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구제금융이 집행될 때마다 우리의 경제적 자유는 더욱 정부에게 귀속되고, 공공부채를 갚아야 할 우리의 몫은 점점 커진다.”

이어서 은행 역시 우리의 부를 강탈해간다고 주장하는데, 그 핵심 메커니즘으로 ‘부분 지급준비제도’를 지적한다. 우리가 은행에 돈을 예금하면 은행은 그 예금의 일부만을 예치하고 나머지 금액을 대출해줄 수 있기 때문에 결국 인플레이션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지급준비율이 12:1이라고 할 경우, 당신이 은행에 100만 원을 예금하면 은행은 100만 원으로 1,200만 원을 대출해줄 수 있다는 뜻이다. 이것은 바로 당신이 맡긴 돈을 깎고 희석하는 것이다. 시중에 돈이 많아지고, 또 그만큼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 예컨대 은행이 매년 이자를 5퍼센트씩 지급한다고 해보자. 100만 원을 예금했을 때 은행은 1년 후 5만 원을 이자로 줄 것이다. 하지만 은행은 이 100만 원을 가지고 1,200만 원을 빌려주고 10퍼센트씩 이자를 받는다. 은행은 1년 동안 120만 원을 벌어들인 것이다. 당신은 100만 원으로 1년 동안 겨우 5만 원을 벌지만, 은행은 당신의 돈으로 120만 원을 벌어들인다. 부분 지급준비제도를 통해 은행이 우리 돈을 희석시키고 우리의 부를 훔쳐가는 것이다.”

“부분 지급준비제도는 은행의 현금 강탈 방법이다. 이러한 첨단 은행 강도질은 사람들이 쉽게 눈치 채지 못한다. 모든 은행은, 하다못해 지방의 작은 은행이라고 해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허공에서 돈을 만들어낸다. 돈을 들고 은행에 찾아갈 때마다 반갑게 맞이해주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그들은 당신이 맡긴 돈을 가지고 마치 요술을 부리듯 더 많은 돈을 찍어낸다. 당신이 예치한 돈보다 더 많은 돈을 빌려주고, 이로써 시장에는 돈이 넘쳐나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 결국 은행에서 주는 이자율만큼 물가가 오른다는 뜻이다.”

부자들의 음모에 맞서는 방법 : 금융지식 (feat. 자본이득 vs 현금흐름)


그렇다면 우리는 이러한 부자들의 음모에 맞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이에 대해 아래와 같이 답한다.

“금융지식을 높임으로써, 돈에 대한 생각을 바꿈으로써, 세금, 부채, 인플레이션, 퇴직연금의 희생양이 되지 않고 오히려 그것들을 활용하여 수익을 얻는 법을 터득하게 될 것이다.”

‘금융지식을 높이는 것’. 바로 이것이야 말로 부자들의 음모에 맞서 우리 돈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그리고 한발 더 나아가 금융지식을 통해 우리도 부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방법으로 ‘자기 돈을 스스로 찍어낼 것’을 제시한다.

“자기 돈을 스스로 찍어낼 줄 아는 것, 그것이 바로 부자가 되기 위한 가장 위대한 비밀 중 하나다.”

그리고 그 핵심은 바로 자본이득과 현금흐름을 구분하는 데 있다.

자본이득 vs 현금흐름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인데, 바로 자본이득과 현금흐름의 개념을 구분한 것이다. 용어가 생소해서 그렇지, 대부분 한번쯤은 생각해본 개념일 것이다. 나 역시 머릿속에 막연히 비슷한 개념은 있었지만, 이 둘을 딱 구분해서 생각하지 못했는데 저자가 ‘자본이득’과 ‘현금흐름’이라는 단어로 명확하게 개념 정의를 해주니 정리가 깔끔해졌다.

이 둘의 차이는 간단하다. 부동산을 예로 들어보면, 시세 차익을 목적으로 아파트를 구매하는 것은 자본이득을 위한 투자이고, 같은 아파트라도 매월 발생하는 월세를 위해 구매했다면 그것은 현금흐름을 위한 투자이다. 주식에서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가격이 오를 것이라 기대하고 주식을 구매하면 자본이득을 위한 것이고, 같은 주식을 사더라도 매 분기, 혹은 매년 발생하는 배당금을 노리고 투자했다면 그것은 현금흐름을 위한 것이다. 아래 그림을 보면 좀 더 직관적이다.

▲ 자본이득과 현금흐름의 차이

자본이득은 해당 자산 자체의 가격이 변하는 것이지만, 현금흐름은 해당 자산으로 부터 매달 고정적인 수입이 발생한다. 한편, 아래 그림은 저자와 그의 아내인 킴 부부와 ‘톰과 캐런’ 부부를 비교한 것인데, 톰과 캐런은 평범한 맞벌이 부부이다.

그림을 보면 알 수 있듯이, 톰과 캐런 부부의 유일한 수입은 월급이지만, 로버트와 킴 부부는 월급 외에도 다양한 자산으로부터 수입이 발생한다. 그리고 이렇게 두 개념을 구분한 뒤 저자는 자본이득을 위한 투자는 한 마디로 ‘도박’이라고 정의한다.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가상화폐든 금이든 미래에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예측해 투자하는 것 자체가 도박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저자는 정기적으로 내 주머니에 현금을 넣어줄 수 있는 ‘현금흐름’에 투자하는 게 부자가 되는 핵심이라고 말하며, 바로 이런 투자가 ‘돈을 스스로 찍어내는 투자’라고 말한다.

“방구석에 돈을 묻어두어서는 결코 부자가 될 수 없다. 그리고 방구석에 묻어놓는 것보다 더 나쁜 선택은 은행에 묻어놓는 것이다. 부자들은 돈을 현금흐름 자산에 투자한다. 이것이 부자들만이 아는 ‘부의 열쇠’다.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본래의 가치가 그대로 유지되면서도 일정한 소득을 제공하고 또한 인플레이션에 따라서 가치도 계속 올라가는 자산에 돈을 쓸 줄 알아야 한다. 시간이 가면서 가치가 떨어지면 안 된다.”

“분산투자하지 마라. 자신의 돈을 통제하고 투자를 집중하라. 금융위기로 인해 나 역시 약간의 타격을 받기는 했으나 아주 큰 손해를 보지는 않았다. 그것은 내가 가진 부가 오르락내리락하는 시장가치(자본이득: 각종 자본적 자산의 평가 변동에서 발생하는 차익)에 의존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자본이득이 아닌 ‘현금흐름’에만 투자한다.”

“부자 아빠는 단호하게 말했다. “그래. 절대로 잊지 마라. 현금흐름에 투자해라. 그래야만 돈 걱정 없이 살 수 있다. 현금흐름에 투자해라. 그래야만 호황기이든 불황기이든 휩쓸려가지 않지. 현금흐름에 투자해라. 그래야만 부자가 될 수 있다.”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하지만 부동산 가격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어요. 자본이득으로 훨씬 쉽게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어요. 현금흐름을 만드는 투자를 찾는 것은 어려워요.” “나도 안다. 하지만 내 말을 들어라. 탐욕과 눈먼 돈이 부자가 되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라. 자본이득에 눈이 멀어 결코 현금흐름을 놓쳐서는 안 된다.””

“2009년 아우성치는 투자자들은 대부분 자본이득에 투자한 사람들이었다. 현금흐름에 투자한 사람들은 금융위기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 노후 자금이든 아이들의 학자금이든 실직 위협이든 별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

“자신의 돈을 찍어내는 방법은 우리 돈에 대한 무한한 투자수익률을 달성하는 것이다. 무한한 수익률은 곧 ‘불로소득’이다. 더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자산을 획득하기 위해 들인 돈을 모두 회수하고 난 뒤에도, 여전히 그 자산을 가지고 현금흐름의 혜택을 얻을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자신의 돈을 찍어내는 것이다. 금융지식만 제대로 갖춘다면 사업체, 부동산, 주식, 금은, 원유와 같은 상품을 통해서 돈을 찍어낼 수 있다. 다시 말하지만 핵심은 무한 수익을 얻는 것이다. 불로소득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이어서 저자는 우리가 투자할 수 있는 좋은 자산으로 4가지를 제시한다.

우리가 투자할 수 있는 4가지 자산

: 사업, 부동산, 종이자산, 상품자산


저자는 우리가 투자를 할 수 있는 주요 분야로 사업, 부동산, 종이자산, 상품자산의 4가지를 제시하며, 이 4 분야에 골고루 투자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분산투자라고 말한다.

“투자를 할 수 있는 주요 분야에는 네 가지가 있다.

1. 사업 : 평범한 사람들은 일한 만큼 돈을 버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 반면, 부자들은 대개 저절로 돈이 들어오는 사업체를 가지고 있다.

2. 소득을 만들어내는 투자 부동산 : 매달 임대료 형식으로 수입이 들어오는 부동산을 말한다. 물론 금융 설계사들은 모든 집은 자산이라고 말하겠지만,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이나 별장은 투자 자산이 아니다.

3. 종이자산 : 평균적인 투자자들은 대부분 주식, 채권, 저축, 연금, 보험, 뮤추얼펀드와 같은 종이자산에만 투자한다. 사기 쉽고 관리하기 쉽고 쉽게 유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휴지조각이 되기 쉽다는 뜻이기도 하다.

4. 상품자산 : 평균적인 투자자들은 금, 은, 원유, 가스와 같은 상품을 어디에서, 어떻게 살 수 있는지 알지 못한다. 심지어 그런 상품에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도 많다.

금융지식이 많은 투자자는 이 네 분야에 골고루 투자한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분산투자다. 일반투자자들이 분산투자를 한다고 하는 것은 대개 3번, 종이자산에만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그것은 분산투자가 아니다.”

이 부분 역시 공감이 많이 됐는데, 저자는 분산투자를 비판하면서, 소위 재테크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분산투자는 진정한 의미의 분산투자가 아니라고 말한다. 흔히 분산투자라고 하면, 우리는 이렇게 포트폴리오를 짠다. 펀드에 일부, 우량주에 일부, 저평가주에 일부 등등. 이런 식으로 돈을 나눠서 투자를 하지만, 결국 이 모든 투자 대상은 ‘종이자산’이다.

분산투자의 핵심은 위험의 회피이지만, 결국 우리가 그 동안 해왔던 분산투자는 진정한 의미의 분산투자가 아니었던 것이다. 아무리 우량주, 저평가주, 펀드 등에 나누어 골고루 투자해도 결국 경기침체로 주식시장이 무너지면 대처할 수 없다.

따라서 진정한 의미의 분산투자는 위험을 회피할 수 있는 각기 다른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각기 다른 자산에 투자하여 매달 현금이 들어오도록 하고, 그 자산을 다시 재투자하거나 금, 은 등 인플레이션으로부터 자유로운 자산으로 바꿔놓는 것이 진정한 부자가 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저자가 본 책에서 다루는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다. 하지만 경제학을 전공하지 않았음에도 그의 주장을 이해하는 데는 무리가 없었다. 저자는 그만큼 쉽게 잘 서술하고 있다.

다만, 너무 중복되는 내용이 많았던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결국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돈의 규칙이 바뀌면서(금본위제 폐지) 부자들이 당신들의 주머니에서 돈을 강탈해가고 있다. 따라서, 금융 IQ를 높여 현금흐름을 만들고 인플레이션으로부터 자유로운 자산을 보유해야 한다.” 정도로 요약할 수 있는데 각 장에서 너무 중복되는 내용이 많았다.

또한 개인적으로는 오늘날의 교육이 부자들이 짜놓은 자본주의 경제판에서 움직이는 수동적인 말을 길러내기 위함이라는 부분에는 그렇게 큰 동의를 할 수 없었다. 물론 오늘날 우리 교육이 금융에 대한, 돈에 대한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가르쳐주지 않는다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결국 오늘날의 다양한 교육이 밑거름이 되어 자기실현의 수단이 되는 만큼, 그런 부분을 간과한 채 너무 ‘돈’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 다소 아쉬웠다.

하지만 그럼에도 책을 다 읽은 시점에 내 머릿속에는 ‘자본이득’과 ‘현금흐름’ 이 두 단어가 강렬하게 박혔다. 실제로 오늘날 우리 사회의 재테크는 자본이득에 집중이 되어 있고, 주식, 펀드 등 저자가 말하는 ‘종이자산’에 집중되어 있다. 흔히 주식 투자를 하며 대박을 꿈꾸고, 최근에는 비트코인 광풍이 그 주역이었다. 또한 부자들 역시 부동산 대박을 위해 오늘도 좋은 매물을 찾으러 발품을 판다.

나 역시 다르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돈’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많아 어려서 부터 다양한 재테크를 해왔다. 주식이나 펀드, CMA 등등 금융권의 합법적인 수단은 물론이고, 비트코인과 같은 투기성 짙은 상품, 토토와 같은 도박성 수단까지 모두 다 이용해봤다.

하지만 결국 어느 곳에서도 이렇다할 수익을 보지 못했는데, 이 모든 것이 바로 ‘자본이득’만을 노리고 투자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첫 주식 투자에서는 투자한 종목이 상장폐지가 되어 ‘휴지조각’이라는 말처럼 100% 손실을 보았고, 펀드에서도 재미를 보지 못했으며, 비트코인도 일확천금을 노리다 결국 아무런 이득을 보지 못했다.

자본이득은 일시적으로는 대박을 터뜨릴 수 있겠으나, 결코 영원하지 못하다. 저자의 말처럼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 때 눈물을 흘린 건 모두가 자본이득을 쫓던 사람들이었다. 우리나라의 외환위기 때도 마찬가지였고,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반면 현금흐름에 투자하면, 경기 불황과 호황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예를 들어 부동산에 투자하면 경제 상황에 따라 부동산 자체의 절대 가치는 떨어질 수 있겠지만, 어차피 매달 내 주머니로 현금이 들어오기 때문에 개의치 않을 수 있다. 당장 자산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만 아니라면, 언젠간 경기는 회복될 것이고 자산 가치도 회복되기 마련이다. 이는 다른 자산 역시 마찬가지다. 바로 이 원칙을 아는 것이야 말로 부자가 되는 첫걸음이었고, 이 원칙 하나만으로도 이 책은 내게 그 값어치를 다했다.

그렇다면 현재의 내 수준에서 내게 현금흐름을 가져다줄 만한 수단에는 뭐가 있을까. 지금 당장은 쉽게 떠오르지 않았다. 유튜브, 책, 블로그 정도? 그래서 현재 내 수준에서 당장 할 수 있는 블로그를 다시 시작하고, 애드센스를 달았다. 그리고 주식과 채권에 대해서도 제대로 공부하고 싶어 책을 주문했다. 뭐 당장이야 한달에 1달러도 벌어들이기 힘들겠지만, 그래도 꾸준히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다 보면 언젠간 길이 보이지 않을까.

< 인상 깊은 문구 >

서평 내 인용 문구로 대체

읽은 책 :  우석훈, 『모피아: 돈과 마음의 전쟁』, 김영사

다 읽은 날짜 : 2019년 7월 10일, 지면

 

< 읽게 된 동기 >

스튜 독서모임 8월 지정도서. 연간 수백 권의 책을 읽는 엄청난 다독왕 회원님께서 추천한 책이기도 했고, 간만에 읽는 소설이라 그런지 큰 기대 속에 읽었다.

 

< 한줄평 및 별점 >  ★★★ ( 5점 / 5점 )

세계를 움직이는 검은돈들이 어떻게 우리 삶을 파괴할 수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 책. 소설 속에 펼쳐진 모피아들의 세계는 무서웠다. 우리가 정치와 경제로 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에 대해 잘 보여준다.

 

< 서평 >

재정경제부 출신 인사들을 마피아에 빗댄 합성어 ‘모피아’. 스튜 독서모임 덕분에 간만에 굉장히 재미있는 소설을 읽었다. 작년에 해리포터 시리즈를 읽은 뒤 올해 처음으로 읽은 소설인데, 너무 재미있어 2주 동안 읽을 예정이었던 책을 3일 만에 다 읽어버렸다.

소설 자체는 정말 재미있었지만, 실제 소설 안에서 펼쳐지는 내용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섬뜩할 정도로 무서웠다. 소설 속에 펼쳐진 모피아들의 경제 쿠데타는 철저히 비밀리에 진행되지만, 그 결과는 온 국민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것이었다. 소설에서는 다행히 ‘오지환’으로 대표되는 국가 측이 승리하였지만, 만약 그 반대였다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 자체가 지옥 속으로 빨려 들어갔을 것이다.

하지만 정말 큰 문제는, 이렇게 경제와 관련된 문제들은 대부분 온갖 어려운 전문용어들로 포장이 되어 있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왜 자신들의 처지가 그렇게 되었는지 조차 모른다는 것이다. 정작 경제 위기의 핵심은 대부분 금융가의 도덕적 해이로부터 비롯된 경우가 많지만, 결국 이들이 초래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온 국민이 피땀 흘려 번 돈이 투입된다.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 그러나 권력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향한다. 그렇다면 돈은? 더러운 곳에서 더 더러운 곳으로 향한다. 그리고 없는 사람들의 작은 돈이 모여 강한 사람들의 큰돈이 된다. 가장 더러운 사람은 감옥에 가는 것이 맞겠지만,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벌어진 후, 누구 한 명 잘못했다고 나섰던 사람이 있고, 누구 한 명 감옥에 간 사람이 있는가? 1997년, 한국에서 외환위기가 터진 후, 감옥에 간 사람은 물론이고, 사과한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었던가? 돈이 관여된 전쟁에서는 자기 돈이 어디로 가게 되는지 그리고 최종적으로 어디로 가는지는 물론이고, 자신들이 왜 죽는지도 모르고 죽게 된다. 글로벌 금융위기나 IMF 사태 때, 실업으로 자신의 경제적 삶이 붕괴된 사람들이 도대체 무슨 이유로 자기가 그렇게 거리로 내몰리게 되었는지 알 수 있었을까? 착하디 착한 대한민국 국민들은 실제로 그 상황을 만든 사람들이나 자신들을 그렇게 방치한 사람 대신, 자신을 원망하면서 오늘도 힘겨운 삶을 버텨낸다.”

책을 읽으며 가장 와 닿았던 구절 중의 하나인데, 특히 ‘돈이 관여된 전쟁에서는 자기 돈이 어디로 가게 되는지 그리고 최종적으로 어디로 가는지는 물론이고, 자신들이 왜 죽는지도 모르고 죽게 된다’는 부분이 가장 인상 깊었다. 정말 무서운 말이지만, 이미 우리가 사는 자본주의 세상에서 수차례 현실화되었다. 1998년 외환위기 때 기업을 살리기 위해 수많은 정부의 돈이 투입되었고, 온 국민이 금 모으기 운동을 통해 힘을 보탰다.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 때에도 결국 미 정부가 천문학적인 공적자금을 들여 문제를 일으킨 금융기관을 구제한다. 정작 위기를 초래한 장본인들은 따로 있는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온 국민, 아니 전 세계로 돌아간다. 저자가 서문에서 소개한 다큐멘터리 영화 ‘인사이드 잡(Inside Job)’을 보면 이런 내용이 나온다.

“왜 금융공학자들은 4배에서 100배를 일반 직장인들(engineer) 보다 더 받습니까?
공학자들은 진짜 다리를 만들고, 금융분야 공학자들은 꿈을 만들어낼 뿐입니다.
그런 꿈들이 악몽으로 밝혀지면, 다른 사람이 비용을 지불합니다.
– 다큐멘터리 영화 <Inside Job> 중

▲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Inside Job>의 한 장면

‘다른 사람이 비용을 지불한다’. 결국 우리가 정치와 경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다. 소설 모피아와, 인사이드 잡을 보면서 궁금증이 더 커졌다. 과연 우리나라는 어땠을까. 너무 어릴 때라 내 기억은 ‘아나바다 운동’밖에 없지만, 외환위기에 대해 궁금해졌다. 그런 마음에 모피아, 인사이드 잡에 이어 우리나라 외환위기를 다룬 영화 ‘국가 부도의 날’을 보았다. 영화에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이나 세부 내용들은 픽션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영화 속에서 펼쳐진 내용은 역시나 모피아들의 행태와, 서브프라임 사태 때와 다르지 않았다.

자본주의의 꽃은 ‘금융’이고, 금융의 핵심은 바로 신용 창출이다. 금융 공학 덕분에 실제 발행된 화폐의 수백 배, 수천 배의 경제적인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그리고 그 덕분에 오늘날 전 세계 경제가 이만큼 발전할 수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 가려진 추악한 진실을 마주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물론 여러 경제위기를 겪으며 바젤 협약과 같은, 금융을 규제하기 위한 시도가 계속되고 있어 점점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긴 한 것 같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돈’을 벌고자 하는 인간의 탐욕을 완벽히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어느 한 실험에서, 사람들에게 돈이 보상으로 주어지는 게임을 시켰을 때 마약을 할 때와 유사한 부분이 뇌에서 활성화되었다고 한다. ‘돈’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만큼 강력한 유인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경제를 알아야 한다. 이처럼 모피아는 평소에 잊고 지냈던 ‘경제’의 중요성에 대해 되돌아볼 수 있게 해 주었다.

이외에도 소설을 읽으며 내내 머릿속을 맴돌았던 질문이 3개가 있다.

  • 첫 번째, “왜 이현도는 오지환을 대통령에게 추천했을까?”
  • 두 번째, “미국 펜타곤을 움직일 정도로 엄청난 거물 김수진은 왜 하필 오지환과 사랑에 빠졌을까?”
  • 세 번째, “오지환은 어떻게 마지막까지 이현도 일당과 싸움을 계속할 수 있었을까?”

 

먼저 첫 번째. 모피아의 수장 이현도가 추진하던 경제 쿠데타는 결국 그가 청와대에 추천한 오지환에 의해 실패로 끝이 난다. 따라서 소설을 읽는 내내 이현도가 왜 오지환을 대통령에게 보냈을까?라는 질문이 계속 맴돌았다. 이에 대한 답은 책 중간중간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었는데, 그중 하나는 다음과 같다. 김수진이 오지환에게 찾아가 청와대 경제특보로 임명될 것이라는 사실을 미리 전해주면서 이렇게 말한다.

“영감(이현도)이 대통령에게 차리는 마지막 예의 같은 거예요. 이제 곧 공격이 시작될 텐데, 방어할 수 있는 여지는 남겨주고 싶다는 거예요.”

김수진의 말처럼 책 곳곳에는 대통령에게 오지환을 보험용으로 추천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하지만, 단순히 대통령의 ‘보험’용으로 추천했다는 건 무언가 성에 차지 않았다. 그러다 서평을 쓰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현도는 이렇게 생각하지 않았을까?

‘오지환 정도가 아니면 내 공격을 알아차릴 청와대 인사는 없다. 그렇게 되면, 내 공격에 멋모르고 덤비다가 대한민국 경제가 무너질 수 있다. 따라서 대통령 옆에서 돌아가는 상황을 정확하게 볼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

이현도는 미리 매집한 공기업의 해외 발행 채권을 무기로 본인이 원하는 대로 대한민국을 좌지우지하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대한민국 경제가 무너지면 본인이 구상한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된다. 따라서 이현도의 베스트 시나리오는 대통령이 본인의 협박에 겁을 먹어 싸움을 포기하고 굴복하는 것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옆에서 그만큼 압도적인 전력차가 난다는 사실을 대통령에게 알려줄 사람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현도는 그 인물로 오지환을 점찍은 것이 아닐까? 그래야만 싸움을 피하고 본인이 원하는 대로 할 수 있었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이현도가 생각했던 것보다 오지환은 강력했다. 오지환은 이현도에게 굴복하지 않았다. 준비했던 돈이 다 떨어지는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오지환은 동영상을 찍어 전 세계에 호소한다. 그리고 결국 이 호소를 통해 싸움에서 승리해 대한민국 경제를 지켜낸다.

 

두 번째. 소설에 등장하는 김수진이라는 여성은 어마어마한 거물이다. 미국의 펜타곤을 움직일 수 있을 정도로 엄청난 브로커로, 초반에는 이현도와 로펌 롱골드를 도와 한국 경제를 전복시킬 시나리오를 세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오지환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이 둘은 양쪽 진영의 대척점에 서있던 적이라고 볼 수도 있다. 이현도의 계획을 알아채고 막으려고 했던 게 오지환인데, 김수진은 이현도와 일을 하면서도 오지환을 돕는 굉장히 이중적인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결국 김수진은 브로커 일을 그만두고 오지환과 결혼한다. 특히 이현도의 모피아 세력과 오지환의 국가 세력의 마지막 경제 전쟁 때 김수진은 자신의 사비 1조 원을 털어 오지환을 돕기도 한다.

처음에는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다. 적으로 만났던 오지환과 김수진이 사랑에 빠질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고민을 굉장히 많이 했다. 그런데 서평을 쓰며 소설을 찬찬히 다시 보다 보니 어느 정도 실마리가 보였다.

“자신은 정의롭지 않더라도 정의로운 것 아니, 정의를 위해서 눈물을 흘리는 모습에 애정을 느끼는 것이 바로 인간이다.”

오지환이 스위스 은행에 돈을 빌리러 갔다가 실패한 뒤, 김수진을 만나 술을 마시며 우는 장면에서 나오는 말이다. 김수진은 평생을 정의와 거리가 먼, 철저하게 경제적인 이득에 의해 움직였던 여인이다. 그런 여인이 정의를 위해 눈물을 흘리는 오지환을 보며 애정을 느낀다.

또한 본격적인 교제 이후에 오지환은 김수진에게 스와로브스키 귀고리 세트를 선물한다. 선물하며 멋쩍었는지, “아주, 아주 싼 거야. 그냥 크리스털이 좋아서”라는 말을 덧붙인다. 그리고 귀고리를 찬 뒤 어떠냐고 물어보는 김수진의 질문에 오지환은 “곱다, 참 곱다”라고 답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부분에는 이런 내용이 쓰여 있다.

“곱다, 참 오래된 말이지만 중년의 사랑에는 이만한 찬사도 없다. 김수진은 수많은 남자에게 아름다움에 대한 찬사를 지겹도록 들었다. 그러나 진심으로 자신에게 곱다고 말하는 남자는 없었다. 자신의 힘이나, 힘에 굴종한 사람들은 절대 그런 말을 하지 못한다.”

결국 이 부분에 답이 있었다. 자신의 힘에 굴종하지 않고, 온전히 사람 김수진으로 봐주는 남자. 돈이나 배경이 아닌, 김수진이라는 사람을 오롯이 봐주는 남자. 실제로 오지환은 대통령이 김수진의 정체를 알아채자 미련 없이 사직서를 내고 김수진을 택한다.

이런 말을 하기 조심스럽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 수록 사람보다는 서로가 가진 배경이나 조건들을 많이 보게 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속된 말로 연애 상대와 결혼 상대가 다르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 역시 같은 맥락일 것이다. 특히 김수진과 오지환은 둘 다 이미 결혼을 한 번 했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러웠을 것이다. 더군다나 오지환은 딸이 있고, 김수진은 그 누구라도 두려워할 만한 어마어마한 거물이다. 하지만 오지환은 그런 배경에 휘둘리지 않았다. 김수진이라는 사람에 집중했고, 김수진과 다른 정의로움이 있었다. 바로 이런 부분이 일명 ‘무기녀’ 김수진의 마음을 움직이지 않았을까?

 

마지막 질문은 ‘오지환은 어떻게 마지막까지 경제를 지키기 위해 노력할 수 있었는가’라는 것이다. 얼핏 보면 당연한 이야기일 수 있다. 한국은행 팀장이자 청와대의 경제수석. 한 나라의 경제를 총괄하는 자리에 있는 만큼 우리 경제를 마지막까지 수호하는 건 당연한 책임이자 의무일 것이다. 하지만, 그 자리에 앉아 있는 건 결국 ‘사람’이다. 자신의 선택에 따라 수천만의 국민들이 위험에 빠질 수 있었다. 한 국가의 경제가 무너지냐 마느냐의 경계에서, 만약 진다면 돌이킬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 속에서, 그냥 패배를 시인하고 안전한 길을 택하는 방법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오지환은 싸우기로 결심하고 밀어붙인다. 마지막 위기 상황에서는 동영상을 찍어 전 세계에 호소한다. 이때 오지환은 두렵지 않았을까? 실패로 끝났을 때의 책임은 자신은 물론이고 온 국민이 져야 하는데, 그 엄청난 중압감을 어떻게 이겨낼 수 있었을까? 그 정도로 본인의 정의에 대한 신념이 강했을까? 개인적으로 쉽지 않은 질문이었다.

그러다 문득 그 답이 딸 현주에게 있지는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청와대 경제수석이기 이전에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현주의 아버지로서 떳떳하고 싶지 않았을까? 정의가 불의에 굴복하는 세상을 딸에게 넘겨주기 싫었던 것은 아닐까?

실제로 오지환과 대통령의 주변에는 이상대나, 대통령의 비서실장 등 불의에 굴복하지 않고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끊임없이 등장한다. 그리고 이들의 노력으로 결국 모피아 일당을 물리친다.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것, 그것이 바로 정치의 소임이고 경제의 소임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정의가 결국 승리한다는 뻔하디 뻔한 결말이었음에도, 식상하지 않고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 속에 펼쳐진 모피아들의 세계는 무서웠다. 자본주의 경제체제 하에서 일반인들은 알기 힘든, 세계를 움직이는 각종 검은돈들의 힘 싸움을 우리나라 경제에 빗대어 기가 막히게 풀어냈다. 책의 내용은 허구일지 모르나, 실제 현실은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금융 공학자들보다는, 실제로 다리를 만드는 공학자들이 더 대우받는 세상이 옳은 세상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이 무기가 되고 돈을 틀어쥐고 있는 사람들이 곧 권력이 되었다. 그리고 소설 모피아는 이 돈이 잘못 쓰일 때 우리 삶이 얼마나 위협받을 수 있는지 보여주었다.

최근 들어 국제 정세가 심상치 않다.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촉발된 보호무역주의가 전 세계를 집어삼키고 있고, G2로 불리는 미국과 중국이 무역 전쟁을 벌이고 있으며, 옆 나라 경제대국 일본은 우리나라에 수출 규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그리고 결국 이러한 모든 문제의 핵심은 바로 경제이고 돈이다. 우리는 경제를 알아야 한다. 그래야만 눈 뜨고 당하지 않을 수 있다.

 

< 인상 깊은 문구 >

“지난 수년 동안 통치 의지라는 단어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지금까지 야당에서 대통령 후보로 내세웠던 사람들 혹은 그들을 지지하는 소그룹에 분명 집권 의지가 있었다. 집권 의지만큼은 아주 강렬했던 것 같다. 그러나 통치 의지도 그만큼 강렬했는지, 그건 잘 모르겠다. 잘 통치하기 위해 집권하고 싶은 것이 당연한데, 내 눈에 비친 현실은 별로 그렇지 않았다.”

“대부분의 나라는 선진국이 되면서 자국의 통화가 강해졌다. 전후 일본의 복구 과정과 엔화 가치의 끝없는 상승 국면만 봐도 알 수 있다. 일본 사람들은 외국에서 더 많은 물건을 살 수 있게 되었다. 마르크화 시절 독일이 그랬고, 프랑스화 시절 프랑스가 그랬다. 그리고 지금 스위스의 프랑이 그렇다. 국민소득은 늘어났지만, 자국 화폐가 그게 반비례해서 약해진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한국이든 외국이든, 수많은 회사가 이곳에 주소를 가지고 있다. 서류상으로는 수천조 원 이상의 금융자산이 이곳에 존재한다. 수치만 놓고 보면 이 작은 해변가 인근의 건물들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돈을 가지고 있는 곳이다. 돈거래를 빈번하게 하는 기업들뿐만 아니라 축구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진짜 주소지는 이곳으로 되어 있다. 구단주인 글레이즈 가문이 편법으로 영국 정부에 내는 세금을 줄이기 위해서 지주회사를 이곳으로 옮겨 놓았기 때문이다. 그뿐인가? 한국의 주요 대기업도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케이맨 제도나 버진 아일랜드에 페이퍼 컴퍼니를 가지고 있다.

카리브 해의 수많은 무인도 중의 하나, 그야말로 해적섬이라 불리던 케이맨 제도가 특별해진 것은 이곳에서는 조세를 부과하지 않기 때문이다. 바로 미국 인근의 대표적인 조세회피처가 케이맨 제도이다.”

“‘결국 오바마도 이곳은 손을 못 댔지.’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버락 오바마는 당선 다음 해인 2009년, 케이맨 제도에서 미국 기업들이 세금을 탈루하는 것을 막으려는 조치를 시도했다. 성공만 한다면 10년간 220조 원 이상의 세금을 추가로 걷을 수 있고, 미국 경제의 고질적인 문제인 의료보험 개혁 등 복지 문제에 대한 재정적인 정책 마련을 한꺼번에 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결국 집권당인 민주당의 반대로 좌절됐잖아. 여기나 거기나, 변화가 힘든 건 마찬가지야.’

오바마의 조세회피처 개혁은 민주당의 상원 재무위원장인 맥스 보커스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되었다.”

“케이맨 제도는 겉으로 보기에 흔하디흔한 카리브 해의 여느 관광지와 다를 바 없어 보인다. 그러나 인구 5만이 약간 넘는 영국령의 이 섬들에는 280여 개의 은행, 780여 개의 보험회사, 560여개의 자산운용사 등 총 8만여 개의 기업이 등록되어 있다. 인구수보다 기업의 숫자가 더 많은, 지구상에서 가장 기이한 곳 중 하나가 바로 이곳 케이맨 제도이다. 케이맨 제도의 주지사는 영국 여왕이 직접 임명한다.”

“이런 게 망해가는 국가의 특징이다. 한 사회의 엘리트들이 자신들의 삶과 권력을 지탱해주는 대다수 구성원에 대한 고민을 잃어버릴 때, 그 사회는 내부로부터 붕괴하게 된다. 그리고 경제학자들이 그 나라의 경제 현상에 대한 관심을 버리고, 오로지 자신의 경제적 삶의 가치만 추구하려 할 때, 부패는 필연적이다.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 그러나 권력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향한다. 그렇다면 돈은? 더러운 곳에서 더 더러운 곳으로 향한다. 그리고 없는 사람들의 작은 돈이 모여 강한 사람들의 큰돈이 된다. 가장 더러운 사람은 감옥에 가는 것이 맞겠지만,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벌어진 후, 누구 한 명 잘못했다고 나섰던 사람이 있고, 누구 한 명 감옥에 간 사람이 있는가? 1997년, 한국에서 외환위기가 터진 후, 감옥에 간 사람은 물론이고, 사과한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었던가? 돈이 관여된 전쟁에서는 자기 돈이 어디로 가게 되는지 그리고 최종적으로 어디로 가는지는 물론이고, 자신들이 왜 죽는지도 모르고 죽게 된다. 글로벌 금융위기나 IMF 사태 때, 실업으로 자신의 경제적 삶이 붕괴된 사람들이 도대체 무슨 이유로 자기가 그렇게 거리로 내몰리게 되었는지 알 수 있었을까? 착하디착한 대한민국 국민들은 실제로 그 상황을 만든 사람들이나 자신들을 그렇게 방치한 사람 대신, 자신을 원망하면서 오늘도 힘겨운 삶을 버텨낸다.”

“소리가 없는 공간은 사람을 매우 편하게 해주거나, 아니면 반대로 신경을 극도로 날카롭게 만든다. 적당한 소음은 영혼이 잠시 쉴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모든 것이 보이는 선명한 공간에서 사람들은 신장하게 된다. 조용함은 때때로 이겨내기 어려운 부담감이 된다. 일반인들은 조명과 스태프가 빙 둘러서 전부 자신만 쳐다보고 있는 촬영 현장의 투명함을 이겨내기 쉽지 않다. 마찬가지로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 공간에서는 상대방의 숨소리는 물론이고, 심장박동의 미묘한 변화마저도 느껴질 듯하다.”

“모피아들은 재계 서열 앞쪽에 있는 기업도 무서워해. 날린다고 맘만 먹으면, 어느 바람에 날아가는지도 모르고 사라지거든. 더구나 재계 서열 20위 밖에 있는 우리 같은 기업은 파리 목숨이야. 7급 주사보 한 명이 큰 공사 물고 늘어지기만 해도, 캐시 플로우가 엉망이 돼서 무너질 수도 있거든. 우리야 정말 그냥 머리 푹 숙이고, 공무원 하자는 대로 맞춰주는 시늉이라도 해야지.”

“1992년 조지 소로스의 콴텀 펀드가 영국 파운드화 폭락을 주도할 때도 그랬고, 2012년 로스차일드 가문에서 파운드화 폭락을 만들어낼 때도 마찬가지 상황이었다. 중앙은행은 자국의 화폐 가치를 지키기 위해 돈을 투입했지만, 이 돈들은 탐욕스러운 투기 자본의 좋은 멋잇감일 뿐이었다. 일단 투매가 시작되면 멀쩡한 나라의 경제도 삽시간에 무너지고 만다. 2012년 초순, 한국 정부의 신용등급과 공기업의 신용등급을 별도로 평가한다는 이야기가 있을 때, 한국에서는 그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이해한 사람이 거의 없었다. 적자가 늘어나기 시작한 공기업과 중앙정부의 신용을 별도로 평가하고 관리한다는 것은 일견 당연해 보이지만, 그만큼 한국 공기업이 이미 머니게임에 노출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했다.”

“은행에는 돈을 맡기러 와야 대접을 받지, 빌리러 오니 문전박대 아녜요.”

“세상에는 뱅커들이 움직이는 돈이 있고, 무기상들이 움직이는 돈이 있다. 그 돈들이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는 일은 잘 벌어지지 않는다. 어차피 움직이는 방식이 다르고, 이해가 다르기 때문이다. 새로 출범한 시민의 정부가 경제 민주화를 맨 앞에 내걸고 뱅커들과 재벌들을 화나게 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그러나 펜타곤을 화나게 했다는 것은 생각지도 못했다. 결국 북한과 끊임없이 문제를 일으키고, 그걸 기점으로 새로운 위협을 만들어내는 게 무기가 움직이는 길이고, 그 길을 따라서 돈들이 움직이는 것이다. 시민의 정부에서 청와대는 뱅커들이나 기업들이 움직임을 잘 관찰하고 있었지만, 펜타곤 근처 무기의 돈에 대해서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절망의 끝에는 오히려 평온함이 기다리고 있다. 사람들이 안달하면서 초조해하는 것은, 아직 그 끝에 도달해보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자신은 정의롭지 않더라도 정의로운 것 아니, 정의를 위해서 눈물을 흘리는 모습에 애정을 느끼는 것이 바로 인간이다.”

“중년의 사랑은 청춘의 사랑과는 다르다. 이미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거나, 아니면 이미 너무 많은 힘을 소진했거나. 이미 벽에 머리를 세게 부딪혀서 이마가 깨어진 경험이 있는 사람이 벽을 더 두려워하게 될까, 아니면 이미 부딪혀보았다고 덜 두려워하게 될까? 당연히 벽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겨 아예 근처에도 가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 중년의 사랑은 마음 속에 있는 그 무서운 벽을 향해 정면으로 달려가는 것과 같다. 누구나 그 벽을 넘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마흔이 넘으면 사람은 첫 번째 사랑이 아니라 마지막 사랑을 찾아 나서게 된다. 지금 내 옆에 있는 이 사람이 나의 마지막 사랑이라고 말하는게 중년의 남녀가 사랑하는 이유이다. 설령 사랑이 배신할지라도, 첫사랑이 아니라 마지막 사랑을 찾아 떠나는 것, 인간은 원래 그렇게 만들어진 종족이다.”

“언제부터인가 정부의 경제 방안을 직접 만드는 것은 공무원이 아니라 로펌들의 몫이 되었다. 금융이 복잡해지고 파생상품들이 도입되면서, 진짜 돈을 다루는 일들이 경제학자들의 손을 떠나게 되었다. ‘IB’라고 부르는 투자은행은 일반적인 은행과는 달리 기업들을 대상으로 돈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개별 고객들이 필요 없게 된 투자은행의 시대가 열리면서 상품을 디자인하는 수학자들과 법학자들이 전면에 나서고, 경제학자들은 자문 역할로 물러서게 되었다. 돈이 돈을 부르는 시대의 클라이맥스로 가는 것이다.”

“세상에 공짜 돈은 없다. 모든 돈에는 대가가 따르기 마련이고, 한국에서 국가부도의 정치적 대가는 혹독했다. 모두가 고생을 하는 것 같지만 대통령이 치러야 할 대가가 가장 컸다. 그리고 그 와중에도 돈을 버는 사람들이 있게 마련이다. IMF 경제위기로 돈을 번 사람들을 통칭해서 강남이라고 부른다. 그들이 그 위기 한가운데에서 “이대로!”라고 외치며 건배했다는 사실은 유명하다. 왜곡이나 과장 없이, 정말로 그랬다. 새로운 정권이 경제적으로 숨통을 조여오자 은근히 IMF 같은 경제위기가 한 번 더 와서, 정치적 문제도 풀고 새로운 비즈니스의 기회를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기업인이 많았다.”

“대통령의 권한을 축소하는 경제쿠데타는 이렇게 20분 만에 마무리되었다. 대통령이 가지고 있는 경제에 관한 권한이 신임 총리에게 넘어가는 데는 그 정도면 충분한 시간이었다. 어차피 밑그림은 로펌에서 마련한 것이고, 누가 악역을 맡을 것이냐는 문제만 남은 상황이라서 형식이나 내용은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1998년 5월의 어느 날, 청와대 경제수석과 기획수석이 자리를 맞바꾼 일이 있었다. 그게 1차 경제쿠데타였다. 그때는 IMF 자금 철수가 무기였다. 2004년 1월, 노무현 시절에도 유사한 일이 있었는데, 그때는 외평채 가산금리가 무기였다. 2015년 2월, 새로운 정부가 출범한 지 2년이 채 안 된 어느 날, 개혁 대통령의 권한을 대폭 축소하는 3차 경제쿠데타가 감행되었다.”

“대통령은 물론이고 대통령 측근들도 대부분 청와대 내부에서 벌어진 예전 일들은 알지 못했다. 정권을 만든 사람들과 정권을 움직인 사람들이 다르고, 실제 일을 했던 사람들은 대부분 뿔뿔이 흩어지거나 입을 다물었다. 누구도 그 안에서 벌어진 일들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지는 못했다.”

“미국에서 더 이상 파생상품의 거래가 힘들어지자, 아직 전격적으로 파생상품을 도입하지 않은 한국 부동산 시장에 외국 은행들이 앞다퉈 진출하고 싶어 하는 상태이다.”

“민주당이 정권을 잡을 때마다 같은 일이 벌어졌다. 명분이 늘 효율적이라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에 여러 계파의 지분을 맞추고, 적당한 균형을 찾아서 결국 적당히 짜맞춘 경제팀을 만들다보니, 언제나 이현도에게 당할 수밖에 없었다. 그게 오늘 현실적으로 이현도가 경제대통령의 자리에 다시 오르게 된 이유가 아닐까?

그렇다면 보수 쪽이 집권했을 때는? 민주당도 견제하지 못하는 경제 관료들을 그들이 견제할 수 있을 리가 없지 않은가? 그냥, 모피아들의 세상이었다. 그러니까 모피아가 형성된 이후 한국 경제의 역사는, 모피아들이 좀 불편할 때와 행복할 때, 이렇게 두 시기로만 나뉜다.”

“한국 경제에도 경제기획원과 재무부가 서로 갈등하면서 조정하는 것 같지만, 결국은 경제 관료 내에서의 성향 문제이지, 정말로 통치의 주체가 바뀐 적은 없었다.”

“내가 왜 경제학과 안 가고 법대 간 줄 아세요? 경제계에서 여자는 안 된다, 이거 한참 안 바뀔 거예요. 변호사 쪽이 훨씬 빠르다고 봤죠.”

“다른 건 다 바뀌어도 경제는, 하여간 암것도 없으면서 스스로 엘리트라고 떠들어대는 남자들의 왕국이에요. 완전, 동물의 왕국.”

“머니세이버 호는 중요한 금융 거래나 대형 인수합병 작전이 진행될 때 실제 회의실로 사용되는 배이다. 무엇보다 감청 등으로부터 비밀을 보호하기에 바다가 더 유리했고, 작전에 참여한 요원들을 통해 외부로 비밀이 새어나가는 것에 대한 격리 효과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때때로 VIP의 접대를 위해서도 사용됐다.”

“군대 문제가 아니라 경제 문제라서 그렇지, 따지고 보면 다 간첩 같은 놈들이고, 이적질하는 놈들입니다. 그런 놈들을 그냥 둘 수 없잖아요. 법으로 다스려야 합니다. 반역자들입니다, 반역자들.”

“왜 우리는 늘 돈이 없는가? 간단하다. 돈이 잘못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주머니로 들어올 돈이 엉뚱한 곳으로 돌아가는 과정은 TV나 신문에 나오지 않는다. 물론 그런 걸 바로잡으려고 했던 사람들이 없지는 않지만, 그런 사람들은 늘 좌절하고 쓰러지거나 무기력해졌다. 대통령도 마찬가지였다. 어쩌면 지금까지 한국의 대통령 특히 야당 출신의 대통령과 그 주변 집단은 집권에 대한 의지는 강렬했지만 통치 의지는 약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그것이 옳든 그르든, 모피아들은 강력한 통치 의지를 가지고 있다. 출세하겠다는 개인의 욕망과 집단적 통치 의지가 뒤엉켜서 분리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그들의 의지는 강렬하다. 개인은 실패할 수 있어도 집단은 절대로 실패하지 않는다는 신화를 가지고 있는 모피아! 그러나 그들의 집단적 성공으로 인해 우리는 늘 돈이 없다.”

“대한민국에서도 그랬지만 군벌이 통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대중을 배부르게 하거나, 아니면 배부르게 될 것이라는 착각을 만들어내야만 했다.”

“결국 실물경제와 금융경제라는 두 축 중에, 금융 쪽 힘이 너무 세진 거죠. 실제 일본이 부동산 버블 위기 때 우리의 재정부에 해당하는 대장성을 해체시켜 버리면서 상공부 쪽으로 권한을 대거 넘긴 사례도 있습니다.”

“”대선 때, 집권 욕구에 대한 얘기를 해준 사람은 많았는데, 통치 방법 아니, 통치 욕구에 대한 얘기를 해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 이제야 내게 통치 욕구가 없었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

솔직한 말이었다. 대통령 혹은 대통령을 만들고자 했던 수많은 사람의 집권 욕구는 여당이든 야당이든 강렬하다. 그리고 그게 개인의 영달이든 국가의 번영이든, 그 사람들의 욕구는 생존욕을 뛰어넘을 정도로 강하다. 그러나 통치 욕구가 강렬했던 사람은 박정희와 DJ가 유일하지 않았나? 통치를 위해 집권을 하는 것인가, 아니면 집권을 하고 나니 통치도 해야 하는 것인가, 지금 대통령은 이 질문 앞에 서 있었다.”

“국가의 원수가 자신이 통치하는 나라의 주요 공장 시설을 방문하는 것은 생각하기에 따라 지극히 일상적인 일이었다. 그러나 이 미묘한 상황에서 대통령은 금융자본의 기세에 눌려 있던 실물경제의 힘을 빌려올 수 있는 돌파구를 열었고, 첫 번째로 뚫은 포위망이었다. 재계 서열 순위에 따라 지역별로 하나씩의 공장을 돌았는데, 죽어버린 사람인 줄 알고 안심하고 있던 사장들은 대통령이 여전히 건재함을 목격했다.”

“대통령은 답답함을 느꼈다. 공장에서 만들어진 돈은 오너에게 가고, 오너는 그들에게 돈을 만들어준 노동자나 소비자가 아니라, 그 돈을 관리하는 은행에게 더 굽실굽실해야 한다. 그리고 결국은 그 은행의 목줄을 쥐고 있는 관료들의 비위를 맞추게 된다. 그런데 그 관료들의 임명권을 사실은 대통령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 아닌가. 공무원들의 힘이 고시에서 나오는 것인가, 아니면 헌법에서 나오는 것인가?”

“남편 죽을 때, 딸도 죽었다는 얘기해줬죠? 지킨다고 꼭 지킬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지키려고 노력도 하지 않는 건 죄라는 생각을 그때 했어요. 새끼 에이전트들이 무기 거래 한 건 하고 얼마 받는지 아세요? 100억이에요, 100억. 한 건 하고, 평생 숨어 살아야 할 비용이 100억이라고요. 싸다면 싸고, 비싸다면 비싼 거예요. 저는 한 번 움직이면 받는 돈이 최소 1,000억이에요. 목숨 열개를 걸어놓고 한 번 움직이는 거죠.”

“쪽지 줘봐. 내가 전화해줄게. 오지환, 간이 그렇게 작아서 게임을 어떻게 뛰냐. 만나보고 턱도 없는 소리 한다면, 조치는 그때 취해도 안 늦어요.”

“미국은 중국에 대한 군사적 경계를 높이는 중이었고, 중국은 미국 국채의 절대고객으로, 단번에 미국을 곤경에 빠트릴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한쪽은 무기로, 또 다른 쪽은 돈으로 서로를 견제하면서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중이었다. 그러나 두 거인 모두, 자신의 힘을 직접적으로 쓰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군대가 움직이면 세계 평화를 깬다는 비난을 뒤집어써야 하고, 미국 채권을 일시에 풀면 세계 경제 체계를 무너뜨린다는 맹비난 앞에 서게 된다. 더군다나 남북한의 통일은 장기적으로 미국과 중국 모두에게 유리한 국면을 만들 여지가 있었다. 그러나 당장 곤란해지는 것은 무기의 돈들을 움직이는 펜타곤이었다. 남북한이 끊임없이 대치하면서 크고 작은 국지전을 만들고, 일종의 테스트 마켓이자 확실한 구매처로 남는 것이 그들이 생각하는 최적의 상황이기 때문이다.”

“아니, 그게 나을 수도 있어. 그 친구가 정치 쪽 출신이라서, 은근히 골치 아플 수도 있어. 자리 탐하는 사람들은 돈으로도 매수가 잘 안 되거든. 게다가 잘못 협박했다가는 장인표 그 인간, 벌집 쑤셔놓은 것처럼 폭발할 수도 있어. 경제 쪽과 달리 정치한다는 인간들이 은근히 의리 같은 거 따지고 그리거든, 아주 끈적끈적한 종류의… 그냥 깔끔하게 사고사로 가는 게 제일 속 편해.”

“제일 높은 위치에 서는 방법은 몸을 가볍게 하는 것이다. 장대 꼭대기에 서 있을 때는 흐름대로 있는 것이 제일 좋다. 마찬가지로, 모두가 쳐다보는 가장 높은 자리에서 떨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마음을 비우는 게 제일 좋다.”

“통치 의지만 있지, 집권 의지는 한 번도 가져본 적이 없었어. 그런데 이번에 정말 어려운 일 겪고 나니, 집권 의지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더군.”

“원래, 대통령 선거에는 직접 관여하지 않는 게 형님 생각이었잖아요. 바뀐 건가요?

내가 바뀐 게 아니라, 시대가 바뀐 거지. 시민들이 직접 경제에 참여한다. 그렇게 해서 어떻게 한국이 경쟁력을 유지하고 살아남겠나. 미국, 일본, 프랑스 심지어는 중국까지 경제 엘리트들이 확실하게 국정을 주도하면서 선택과 집중으로 국가를 끌어나가는거 아닌가? 정치 민주화는 찬성하고, 경제 민주화도 찬성해. 그러나 지금 대통령이 생각하는, 그런 졸렬한 방식은 반대야.”

“대선 이후로 지리멸렬하게 흩어진 보수를 선진경제라는 명분으로 다시 묶어내는 데, 전직 혹은 현직 경제 관료들이 대거 입당하면서 새로운 헤게모니를 만들어가는 과정이었다.”

“이현도가 추진한 경제쿠데타는 해외에서 발행한 공기업 채권들을 몇 달간 소규모로 비밀리에 사들인 것으로부터 출발했다. 일거에 그 채권이 시장에 풀리면 한국 정부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그 정도 채권이야 정부 연기금 등의 공적 자금으로 받아주면 그만이지만, 공기업 채권이 위험하다는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면 그보다 신용도가 떨어지는 민간 회사의 회사채는 물론이고, 주식에 대해서도 투매 현상이 벌어지게 된다. 그리고 더욱 다급한 건 그 과정에서 단기적으로 원화에 대한 투매 현상도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물론 국민경제가 튼튼한 상황이라면 시장에 풀린 특정 국가의 대규모 유가증권은 오히려 돈을 버는 기회이므로 누군가가 바로 매입한다. 그러나 한국은 2014년, 부동산 버블 붕괴와 지방경제의 붕괴 등으로 지자체별로 지급불능 상태인 모라토리엄을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공기업 해외 채권이 투매에 가깝게 풀리면 짧으면 일주일, 길어도 열흘 내에 국가부도 상황 혹은 원화 위기로 내몰리게 된다. 특정 화폐에 대한 투매가 이루어지면 어떤 국가도 견디기 힘들다. 영국의 파운드화 위기가 대표적인 사례이고, 그런 이유로 유럽 화폐통합에서 영국이 빠진 것이다.”

“사람의 마음은 돈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정성으로 사거나 아름다움으로 사는 것이다.”

“곱다, 참 오래된 말이지만 중년의 사랑에는 이만한 찬사도 없다. 김수진은 수많은 남자에게 아름다움에 대한 찬사를 지겹도록 들었다. 그러나 진심으로 자신에게 곱다고 말하는 남자는 없었다. 자신의 힘이나, 힘에 굴종한 사람들은 절대 그런 말을 하지 못한다.”

“남미가 미국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곳이라면, 아프리카는 유럽의 힘이 더 강하게 미치는 곳이다. 미국은 유럽을 제제할 필요가 있을 때 남미에서 만나고, 반대로 미국이 무언가를 양보해야 하는 상황일 때 아프리카를 만나는 장소로 사용한다.”

“정부직제를 개편한다는 것은, 매번 새로운 대통령이 집권을 하면서 이전 정권에 줄섰던 공무원들을 다시 자기 쪽으로 붙게 하는 방법이었다.”

“그는 큰 카드 옆으로 작은 카드들을 몇 개 더 마련해놓고 있었다. 그중 하나가 퇴직 공무원들의 로펌 취직을 10년간 금지하는 법안을 포함한 법률회사 관리에 관한 제도와 국회 등 로비에 관한 제도 정비였다.”

“외교 전문가들은 국무성으로, 국방 전문가들은 펜타곤 쪽으로 줄을 선다. 돈과 관련된 일은 워싱턴이 아닌, 뉴욕의 월가에서 기본적인 흐름과 방향을 결정한다.”

“국무성과 펜타곤 그리고 월가는 미국이라는 거대한 권력을 움직이는 세 개의 다리이다.

미국에서 선거로 바꿀 수 있는 것은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 그리고 국무성 장관이 전부이다. 월가는 유대인과 오일머니 혹은 수많은 자금이 얽혀서 이미 대통령 선거와는 무관한 독자적 권력이 되었다. 펜타곤 역시 수많은 무기 회사와 자금을 배경으로 군인들이 움직이는 곳이기 때문에 장관이 군인이든 민간인이든 더 이상 바꿀 수 있는 것이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오지환은 결혼과 동시에 청와대 경제수석 자리를 사임하고 싶다는 말은 차마 꺼내지 못했다. 그가 지기에는 너무 무거운 짐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좋은 아빠이고, 좋은 가정을 만들고 싶었다. 보통의 경우에는 한 번 영광을 보면 더 큰 영광을 위해 끝없이 달려나가는 것이 삶이다. 어릴 때부터 야수를 잡아와야 하는 사냥꾼으로 길러진 남자들의 경우에는, 집 안에 갇힌 삶에서 만족하는 경우가 없다. 그게 오지환이 그보다 먼저 이 자리를 거쳤던 사람들과, 심지어 대통령과도 다른 점이었다. 이현도나 대통령이 오지환에게 느꼈던 신뢰감은 그런 특이점에서 온 것인지도 모른다. 권력을 탐하지 않는 사람, 죽어라고 힘을 숭배하며 달려왔던 이전과는 또 다른 흐름이 등장한 것이다. 오지환은 그 사람들 중에서, 단지 가장 높은 자리에 우연히 서 있을 뿐이었다.”

“돈과 사랑은 몇 가지 같은 속성을 가지고 있다. 탐하는 사람에게 오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정말로 절실히 필요한 사람에게도 오지 않는다는 것. 모든 건 비워야 차는 법이다.”

“물러나? 결국 생각하는 게 그만둔다, 그런 것밖에 없나? 억울하면 억울한 걸 풀 생각을 해야지. 그래야 내 사람이지. 복잡하다고 그냥 물러난다는 사람에게 내 운명을 맡기고 있었던 건가?”

“우리가 이기는 게 세상이 좋아지는 거 아닌가? 그게 내가 정치를 시작한 이유거든.”

“가서 며칠 쉬어. 일단 카드를 던졌으니 우리도 받아주자고. 그걸 받아줘야 저들도 다음 패를 꺼내겠지. 그 패 보고 움직여도 늦지 않아. 당신이 지금 없어져야 할, 꼭 없어야 할 무슨 이유가 있을 거야.”

“아쉬울 거 없다. 참모의 길이 있고, 지도자의 길이 따로 있는거다. 넌 지도자의 길이 어울려.”

“우리의 피가 조국의 부로 돌아올 겁니다.

그렇겠지. 이게 결국은 다 돈 때문 아닌가? 하긴, 돈이 아닌 이유로 군인들이 목숨을 거는 일은 없지. 결국은 다 돈의 문제야.”

“오지환이 탄 헬리콥터가 날아오르는 순간, 한국과 중국 국채의 가산금리는 일제히 내려가기 시작했고, 덩달아 일본의 가산금리도 내려갔다. 작은 국지전 양상으로 투매 직전까지 갔던 세 나라의 채권들이 순식간에 힘을 회복한 것이다. 그 과정에서 돈은 누가 벌었을까? 제주 강정 해군기지 앞에서 이어도를 사이에 두고 대치한 미국 항모와 중국 항모가 충돌까지 가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던 펜타곤의 무기 펀드와 중국의 무기 펀드가 적지 않은 수익을 챙겼을 것이다. 긴박한 하루였지만, 그 와중에도 정보를 돈으로 바꾸는 일이 멈추지는 않았다.”

“한 국가의 돈의 운명은 그 나라의 경제적 운명과 일치한다. 그 나라의 경제가 강해지면 당연히 그 나라의 돈도 강해진다. 그리고 그 돈의 힘은 구매력 즉, 환율로 표시된다. 그러나 전 세계에서 딱 한 나라, 그러한 돈의 법치고가 거꾸로 간 나라가 있다. 박정희가 쿠데타로 집권하던 시절 250원이던 달러화와 대비한 원화 환율이 그가 죽을 때에는 600원이 되었다. IMF 때는 평균 환율이 1,400원까지 치솟았다. 그리고 980원 수준까지 내려갔다가, 이명박 정권으로 바뀌면서 다시 1,200원 이상으로 올라갔다. 그동안 한국의 GNP는 1인당 2만 달러를 넘어서게 되었지만, 몇 백 달러 시절보다 원화는 몇 배로 약해졌다. 원화가 약해지면 약해질수록 국민들의 구매력도 약해진다. 그 대신 대기업 특히, 수출을 하는 기업들의 힘은 더욱 강해진다. 대한민국은 경제가 강해져도 원화는 더욱 약해지는 이상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원화가 무너지면 한국 경제의 모든 것이 무너질 것이다. IMF 경제위기의 핵심 메커니즘 역시 원화 가치의 하락이었다. 1달러를 사는 데 얼마의 돈이 필요한가, 그걸 나타내는 원화의 가치가 환율이다. 원화의 힘이 떨어지면, 한국에서 찍어낸 돈이 외국인에게는 휴지처럼 느껴지고, 개개인이 보유하고 있는 원화가 휴지가 되기 전에 내다팔기 시작할 것이다.”

“꼬깃꼬깃한 만 원짜리 몇 장과 금반지 한 개, 지금 오지환이 싸우고 있는 돈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오지환이 가끔 말하던, 마음을 이기는 돈은 없다는 말이 무슨 의미인지 지금에야 이해가 됐다.”

“통일부는 크게 돈을 벌거나 영광을 볼 일이 없어서, 모피아들이 침투해 들어가지 않은 정부 부처 중 하나였다.”

읽은 책 : Magazine B. Vol 73. CHANEL (샤넬)

다 읽은 날짜 : 2019년 6월 22일, 지면

 

< 읽게 된 동기 >

상반기 취준 시즌이 끝나고 오랜만에 여유가 생겨 읽게 되었다. 이번에 읽은 샤넬은 1-2월호로 출간 되자마자 사서 읽다가 본격적인 취업 시즌이 되면서 끝까지 못읽었는데, 이번에 생각나서 다시 집어들었다.

 

< 한줄평 및 별점 >  ★★★ ( 5점 / 5점 )

샤넬이라는 브랜드, 나아가 패션계에 한 획을 그은 ‘가브리엘 샤넬’과 ‘칼 라거펠트’라는 인물에 대해 알 수 있었고, 샤넬이 모든 이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는 럭셔리 브랜드로서 오랜기간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이었다.

 

< 서평 >

개인적으로 출간 될 때마다 바로 사는 잡지가 두 권 있는데(물론 사기만 하고 읽지는 않지만…) 그 중 하나가 바로 이번에 읽은 Magazine B다. 다른 하나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인데, 개인적으로는 Magazine B를 훨씬 좋아한다. 잡지 자체가 워낙 디자인이 훌륭해서 소장가치가 높기도 하지만, 매월 엄선된 브랜드를 다양한 측면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은 물론이고, 과월호까지도 소장 가치를 지녀야 한다는 그들의 철학에 공감하기 때문이다(Magazine B에는 그래서 광고가 없고, 품절된 호를 꾸준히 재발행 한다). 이번 달 6월호 G-SHOCK까지 총 77개 호가 발행 됐는데, 한 두 권씩 모으다 보니, 품절 된 호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권을 소장하게 되었다.

▲ Magazine B,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많이 활용되고 있다.

이번에 읽은 샤넬 같은 경우는 73번째 브랜드로, 1~2월 호이다. Magazine B는 거의 출간과 동시에 바로바로 사는 편이라 샤넬호 역시도 출간되자마자 사서 절반 정도 읽었었는데, 본격적인 취업 준비를 하면서 마무리를 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상반기 시즌이 끝나고 시간 여유가 생기면서 다시 읽게 되었고, ‘샤넬’이라는 브랜드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된 것 같다.

패션이나 명품에 대해 잘 모르지만, 본 편을 접하기 전 ‘샤넬’이라는 브랜드는 내게 단순한 명품 럭셔리 브랜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루이비통, 에르메스, 프라다, 구찌, 디올과 같은 여타 명품 브랜드 같이 나와는 거리가 먼, 사회 상류층들이 향유하는 문화랄까. 다만, 나와 접점이 있었다면 향수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유명한 ‘샤넬 No.5’ 향수를 꼽을 수 있다.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어렸을 때 집에 있었던 것 같은데, 향이 굉장히 진했던 걸로 기억한다. 그 외에는 샤넬의 ‘칼 라거펠트’와 그의 고양이, 창업자 가브리엘 샤넬을 주제로 영화가 개봉했다는 정도만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호를 읽어보니, 샤넬이 이토록 오랜 기간 동안 명성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가 분명히 있었다. 그 키워드는 창업자 ‘가브리엘 샤넬’과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 다양한 시도가 넘치는 창의력의 보고 샤넬 컬렉션, 샤넬이 소유하고 있는 프랑스의 공방 연합 ‘파라펙시옹(Paraffection)’을 꼽을 수 있다.

 

샤넬의 시작, ‘가브리엘 샤넬’ – 일명 ‘코코 샤넬’


▲ 샤넬의 시작, 가브리엘 샤넬(Gabrielle Chanel)

샤넬이라는 브랜드는 1909년 ‘가브리엘 샤넬(Gabrielle Chanel)’에 의해 프랑스 파리에서 시작되었다. 애칭으로 유명한 ‘코코 샤넬’은 카바레에서 노래를 부를 때 그녀가 부른 곡들이 유명해지면서 해당 곡들의 명칭을 따서 붙여졌다고 한다.

오늘날 패션사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바로 이 가브리엘 샤넬이라고 하는데, 그 이유는 그녀가 샤넬을 이끌며 히트시킨 No.5 향수, 2.55백, 투톤 슈즈, 블랙&화이트 트위드 재킷 등 때문이 아니다. 바로 모던한 여성상을 창조해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가브리엘 샤넬은 당시 여성들을 억압하던 코르셋과 같은 답답한 속옷 대신 부드럽게 움직이는 팬츠를 선사하여 여성들에게 자유를 선사 했다고 한다. 이후 원피스를 투피스, 쓰리피스로 구성하고, 장식을 제거하는 등 심플한 스타일의 재킷을 만들어 여성들의 움직임에 자유를 부여했다. 이러한 그녀의 사상은 그녀의 말에서도 잘 드러난다.

“Luxury must be comfortable otherwise it is not luxury. 럭셔리는 편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럭셔리가 아니에요.”

“A dress that isn’t comfortable is a dress that has failed. 편하지 않은 드레스라면 그것은 실패한 드레스입니다.”

“Women are always too dressed up, but never elegant enough. 너무 과하게 차려입은 여성은 결코 우아하지 않아요.”

“Always remove, never add. 항상 덜어내고, 더하지 마세요.”

또한 그녀는 신축성이 좋고 부드러워 활동하기에 편해 남성 속옷에만 주로 쓰이던 저지 원단을 여성 드레스에 처음 사용하고, 손에 드는 클러치 형태의 백이 일상적이던 당시 옷을 입듯 어깨에 걸치는 디자인의 2.55 백을 내놓는 등 오늘날의 ‘모던한 여성상’을 창조해냈다고 한다.

“셀 수 없이 많은 것을 성취해 온 샤넬이지만 그중에도 샤넬이 ‘여성’의 움직임에 자유를 부여한 것을 손꼽고 싶어요. 가브리엘 샤넬은 동시대 여성을 억압하던 코르셋 대신 부드럽게 움직이는 팬츠를 선사했고, 주머니를 추가했죠. 주머니에 손을 넣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파리지앵스러운 무심한 애티튜드를 연출할 수 있어요. 샤넬은 여성의 움직임을 자유롭게 함과 동시에 생각의 자유도 선물했다고 믿어요.” 
– 캐롤라인 드 메그레(Caroline de Maigret), 뮤직 프로듀서, 모델, 샤넬 글로벌 앰배서더

“저는 가브리엘 샤넬이라는 인물 자체에 끝없는 흥미를 느낍니다. 단지 뛰어난 패션 디자이너가 아니라, ‘모던한 여성’에 관련된 아이디어를 창조했기 때문입니다.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권한을 가진, 강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한 이미지들요. (…)”
– 저스틴 피카디(Justine Picardie), <하퍼스 바자 UK> 편집장, 작가

위 인터뷰에서 처럼, 가브리엘 샤넬은 패션의 혁신을 통해서 여성들에게 움직임의 자유를 선사 했으며, 궁극적으로는 생각의 자유까지 선사 했다고 하니 왜 그토록 가브리엘 샤넬이 오랜 기간 동안 회자되는 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또한 현재 샤넬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여러 제품들은 모두 가브리엘 샤넬 때 만들어졌다.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샤넬 No.5 향수’, ‘2.55 백’, ‘투톤 슬링백 슈즈’, ‘트위드 재킷’

패션 디자이너로만 생각했던 ‘칼 라거펠트’


▲ ‘칼 라거펠트(Karl Lagerfeld)’와 그의 고양이 ‘슈페트’

이번 호를 보기 전까지 칼 라거펠트에 대해 나는 매우 뛰어난 패션 디자이너이자 고양이 집사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그러나 본 잡지의 여러 샤넬 관계자들의 인터뷰에 따르면, 칼 라거펠트는 패션 디자인 영역을 뛰어넘어, 모든 분야에 조예가 깊은 전문가라고 봐야할 것 같다. 더군다나 이번 서평을 작성하며 알게 된 사실이 하나 있는데, 그는 보유하고 있는 책의 수가 무려 23~25만 장서에 이르는 독서광이라고 한다… 역시 본인 직업의 핵심 키워드를 ‘desire 욕망’이라는 단어 하나로 정의할 수 있는 통찰력은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니었다.

이번 호에 소개된 칼 라거펠트 관련 인터뷰는 다음과 같다.

“지나간 것보다는 늘 ‘다음’을 생각한다는 것이 제게는 가장 인상적이에요.”

“(…) 특히 그의 문화에 관한 지식은 무시무시할 정도로 방대해서 곁에 있는 것만으로 많은 것을 배우게 되니까요. 음악, 패션, 예술뿐 아니라 최신 테크놀로지 같은 새로운 것 전반에도 관심이 많아요. 신제품이 나오면 남들보다 먼저 손에 넣어야 직성이 풀리는 얼리 어답터이고, 스스로를 예술가가 아닌 패션 디자이너라고 칭하는, 젊은 사고를 가진 사람입니다. 여성들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들기 위해 사무실에 있을 때도, 길거리를 걸을 때도 언제나 주위 사람들과 차림새를 관찰하죠. 어떤 팀원이 액세서리를 착용했는지, 지나가는 사람이 스카프를 어떻게 묶었는지 등의 디테일을 단번에 포착해내는 그의 눈썰미는 마치 기관총 같아요. 한번은 촬영 중 그가 스타일리스트에게 모델이 입은 셔츠의 단추를 좀 매만져달라고 주문한 적이 있었어요. 스타일리스트가 “왜 그러시죠?”라고 묻자 그가 “단추 삐뚤어진 거 안 보이나요?”라고 하더군요. 제 눈에도 셔츠 단추는 멀쩡히 잘 끼워져 있었는데 말이죠. (웃음)”
– 에릭 프룬더(Eric Pfrunder), Image Director of CHANEL

그는 제가 아는 가장 박식하고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자, 항상 미래를 바라보는 사람이에요. 또 굉장히 너그러우면서도 충실한, 일일이 나열할 수 없을 만큼 장점이 많은 대단한 존재죠.”
– 캐롤라인 드 메그레(Caroline de Maigret), 뮤직 프로듀서, 모델, 샤넬 글로벌 앰배서더

“전혀 어려운 질문이 아니네요. 오히려 굉장히 쉬운 질문이네요. 저는 라거펠트 씨만큼 예리한 안목을 지닌 사람을 처음 봤습니다. 미적 감각뿐만 아니라, 기술적 지식, 문화, 지성 등이 그 안목을 뒷받침하죠. 그를 보면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말이 떠오릅니다. “문제는 당신이 무엇을 보느냐가 아니라, 당신이 무엇을 인식하느냐이다.” 라거펠트 씨는 인식하는 사람입니다.”
– 브누아 페베렐리(Benoit Peverelli), 포토 저널리스트

칼 라거펠트는 텔레파시 같은 본능, 심오한 지혜와 미적 천재성, 엄청난 기억력과 독서에 기반한 지식, 신들린 듯한 호기심을 갖춘 사람입니다. 개인적으로 그는 사람의 마음을 읽는 초능력을 지니고 있는것 것 같아요. 엑스레이 기계처럼 사람을 꿰뚫어보죠. 그는 샤넬을 어디로 이끌어나가야 할지 잘 알고 있어요. (…) 패션업계에서 일하는 사람은 대체로 패션에만 꽂혀있기 쉬운데, 그는 그 이외의 모든 것에 대해서도 집중하는 능력을 겸비하고 있어요.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가 미래에 대해 굉장한 열정을 지니고 있다는 거예요. 어제도 라거펠트가 제게 말했어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은 컬렉션을 만드는 거야”라고요. 여러 번의 컬렉션을 준비하면서도 불가능이란 없다는 듯 영화 같은 전혀 다른 분야에 도전하는 게 그의 원동력이 아닐까요.”
– 아만다 할레츠(Amanda Harlech), Creative Consultant

“(…) 칼은 한마디로 설명할 수 없는 사람입니다. 창조적인 면 하나만으로 그를 규정할 수도 없어요.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있죠. 그의 능력에 타고난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또 그만큼의 노력을 아끼지 않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그의 창조성에 그만한 깊이가 있는 것은 절대 사고하기를 멈추지 않기 때문이에요. 칼은 주변의 모든 것을 느끼고 주변 사람들에게서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줄 압니다. 그는 스펀지 같아요. 겉으로 보면 매우 차가운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매우 예민하면서도 남의 말에 귀 기울일 줄 알아요. 설령 본인을 보호하기 위해 차갑게 보일 때도 있을지 모르겠지만요. 그런 의미에서 정말 대단한 크리에이터입니다. 출중한 예술적 능력(특히 엄청나게 뛰어난 일러스트 실력)과 타고난 취향, 잘 받은 교육까지 범상치 않은 팔레트를 지녔죠. 거기다 본인의 팔레트를 매일 가꾸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아요.

그에게는 그 어떤 것도 완결된 것이 없습니다. 극도의 호기심을 가졌고, 피곤할지언정 결코 지치지는 않으니까 말이죠. 세상의 모든 것에 관심을 가진 그가 발산하는 에너지는 정말 놀라워요.
– 버지니 비아르(Virginie Viard), CHANEL Creative Studio Director (칼 라거펠트 타계 후 후임자로 임명 되어 현재 샤넬을 이끌고 있다.)

샤넬에서, 또는 샤넬과 함께 일하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인터뷰 했음에도, 칼 라거펠트와 관련 된 질문에 있어서는 그 대답이 참 한결 같아서 놀랐다. 패션 뿐만이 아니라 문화, 예술과 관련된 모든 분야에 관심이 많고, 다독을 통한 방대한 지식에서 나오는 날카로운 통찰력, 신제품이 나오면 가장 먼저 구입해야 직성이 풀리는 얼리 어답터에, 컬렉션 만드는 것이 가장 즐겁다고 말할 정도로 일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 사람. 모든 이들이 한결같이 말한 칼 라거펠트의 모습이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그의 독서에 대한 열정이다. 보유하고 있는 도서관 수준의 어마어마한 장서 수도 그렇지만, 평소 유일한 취미가 독서라고 할 정도로 독서에 대한 애착이 깊었다고 한다. 역시 ‘독서’는 정말 분야를 막론하고, 모든 성공한 이들의 공통된 습관인 것 같다(다시 한 번 스튜 독서모임에 열심히 참여해야겠다는 생각을…).

▲ 거의 도서관 수준… 보유하고 있는 장서 수만 23~25만에 이른다고 한다.

비록 이제 더이상 그의 샤넬을 볼 수는 없겠지만, 칼 라거펠트는 정말 내가 생각하던 상상 이상으로 대단한 사람이었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되었다. 아울러, 역시 위대한 인물은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점도 다시 한번 상기하게 되었다.

 

패션쇼의 고정관념을 깨준 ‘샤넬의 컬렉션’


내게 있어 패션쇼는 항상 가운데에 긴 런웨이가 위치해 있고 양옆에 관객들이 앉아서 모델들의 워킹을 보며 박수를 치는 그런 모습이었다. 결국 쇼 자체가 ‘패션’을 선보이기 위해 펼쳐지는 만큼, 모델이나 옷이 중요하지 그 외에 무대나 배경 등까지 세세하게 신경쓸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하지만, 본 잡지를 읽으며 본 샤넬의 컬렉션은, 정말 상상 이상이었다(개인적으로 패션에 대해 무지해서 그랬을 수도…).

참고로 샤넬은 1년에 열 번의 컬렉션을 발표한다고 한다. 다만 모든 컬렉션이 같은 수준의 규모는 아니라고 하며, 파리 패션 위크 기간에 선보이는 두 번의 레디투웨어 컬렉션과 오트 쿠튀르 컬렉션, 각각 5월과 12월에 열리는 크루즈와 공방(Métiers d’Art) 컬렉션 정도가 샤넬이 진행하는 ‘빅 이벤트’라고 볼 수 있다고 한다.

인상깊었던 샤넬의 컬렉션은 다음과 같다.

● 2019년 Spring-Summer Ready-to-Wear Show / 프랑스 그랑팔레

▲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그랑 팔레를 해변으로 만들어 버렸다.

샤넬 쇼의 단골 무대인 프랑스 파리의 ‘그랑 팔레’에서 펼쳐졌는데, 위 영상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해변을 그대로 옮겨 왔다. 실제 해변의 모래를 가져왔고, 파도가 치는 모습까지 완벽하다. 이와 관련해 잘 설명한 해당 호의 글이 있어 옮겨 보았다.

“이날의 쇼장엔 많은 이의 짐작대로 여름 해변이 펼쳐졌다. 하지만 그 규모는 짐작 이상이었다. 그랑 팔레를 가로지르는 인공해변은 어느 자리에 서나 그 풍경이 한눈에 들어올 정도로 거대했으며, 규칙적인 파도를 만들어냈다. 갈매기의 울음소리로 쇼의 시작을 알림과 동시에 모델들이 모래사장 위로 걸어 나왔고, 몇몇 모델은 샌들을 손에 든 맨발 차림이었다. 샤넬의 연출력은 바로 이 지점에서 빛을 발했다. 모래사장이나 바다를 단순한 배경으로만 활용한 것이 아니라, 모델이 걷는 무대로 활용하며 특별한 인상을 남기도록 한 것이다. 모래사장 위를 걸으며 생겨나는 미묘한 제스처와 리듬감은 패션쇼장을 실제 해변처럼 느끼도록 한다. 덕분에 트위드 재킷과 와이드 팬츠, 리틀 블랙 드레스 등 ‘샤넬 아이콘’은 엄숙함을 벗고 마치 지난 여름의 추억처럼 자연스럽게 많은 이를 매료시켰다.”

▲The Spring-Summer 2019 Ready-to-Wear Show — CHANEL

● 2018년 Fall-Winter Ready-to-Wear Show / 프랑스 그랑팔레

▲ 나무와 낙엽을 활용하여 숲을 만들었다.

실제 나무와 낙엽을 그대로 옮겨 놓아 그랑 팔레를 숲으로 재창조 했다.

▲ The Fall-Winter 2018/19 Ready-to-Wear Show — CHANEL

● 2018년 Spring-Summer Ready-to-Wear Show / 프랑스 그랑팔레

▲ 인공 폭포를 만들어 놓은 모습.

이번 호에서 설명해준 해변을 보고도 엄청 놀랐었는데, 딱 1년 전에는 이렇게 폭포를 갖다 놓았다 ㅋㅋㅋ

▲ Spring-Summer 2018 Ready-to-Wear CHANEL Show

● 2017년 Fall-Winter Ready-to-Wear Show / 프랑스 그랑팔레

▲ 스페이스 센터를 만들어 놓은 모습. 가운데 로켓에 주목하라.

스페이스 센터를 주제로 꾸며졌는데, 무대보다 인상 깊었던 건 마지막 부분의 로켓 발사 쇼였다. 해당 호에서 해당 쇼를 소개하는 글 일부를 발췌하자면,

“피날레에서는 칼 라거펠트가 발사대에 올라 버튼을 누르고 무대 중앙에 설치한 우주선이 마치 실제처럼 불꽃과 연기를 내뿜으며 솟아오르는 장면을 연출했다.”

고 한다. 영상의 19분 24초 부터 보면 된다.

▲ Fall-Winter 2017/18 Ready-to-Wear CHANEL Show

이처럼 샤넬의 쇼는 단순히 앉아서 의상과 모델의 워킹을 보는 곳이 아니라, 무대, 배경, 음악까지 쇼를 위한 모든 요소들이 세심하게 고려 된 한 편의 종합 예술작품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쇼에 참가한 여러 셀럽과 관계자들에게 단순히 패션을 선보이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다양한 측면에서 그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는 점이 가장 인상 깊었다. 영상을 보면서, 쇼가 끝나면 이들이 자발적으로 샤넬의 팬이 되어 알아서 홍보를 할 것만 같았다. 실제로, 보그 코리아 편집장인 신광호씨의 인터뷰를 살펴보면 이러한 부분이 잘 나타나 있다.

“(…) 그랑 팔레를 커다란 브라세리(brasserie)로 만들고, 쇼가 끝나면 모델들이 런웨이의 일부이던 테이블에 앉아 커피를 마시고 빵을 먹어요. 쇼에 초청된 관람객은 그 사이를 다니며 함께 기념사진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리죠. 별도로 광고할 필요도 없이 그랑 팔레에 모인 수천 명의 사람을 매체로 역이용한 겁니다. 셀피 시대의 도래를 가장 먼저 캐치하고 브랜드 이벤트, 퍼포먼스와 결합해 인스타그램이라는 미디어에 효과적으로 노출시키도록 하는 것은 정말 똑똑한 발상이었어요.
– 신광호, <보그 코리아> 편집장

이외에도 샤넬이 더 대단한건, 위와 같이 무대를 꾸미기 위해 활용된 여러 소재들을 재활용 하여 환경까지도 생각한다는 점이었다.

“(…) 하지만 패션 산업이 지구환경을 오염시킬 수 있다는 걸 인지하고 있죠. 샤넬도 마찬가지로 그 부분에 대해 인지하고 있고요. 예를 들어 이번 2019년 봄, 여름 쇼에서 사용한 모래는 파리의 건설 사업에 재활용할 예정이고, 2018/19 가을, 겨울 쇼에 쓴 아름다운 나무들도 모두 재활용되었어요. 샤넬을 정의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트위드는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이 조합된 예술적이고 아름다운 패브릭이죠. 샤넬은 재고 상품을 태우지 않는 정책을 마련했고, 쓰이지 않은 트위드 패브릭을 다시 염색하거나 수를 놓아 재사용하고 있어요. 이런 노력의 일환도 브랜드가 걸어갈 미래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 아만다 할레츠(Amanda Harlech), Creative Consultant

26개 공방 연합 ‘파라펙시옹’


마지막으로는 프랑스 파리의 26개 공방 연합 ‘파라펙시옹(Paraffection)’을 꼽을 수 있다.

“1900년대 초반만 해도 파리에는 300개가 넘는 깃털 공방이 있었지만, 1960년대에 들어서면서 단 50곳 정도만 명맥을 유지했다. 맞춤 구두를 만드는 공방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유서 깊은 공방들이 사라지고 상대적으로 임금이 저렴한 제3세계로 수작업의 구심점이 이동하는 것을 막기 위해 샤넬은 1997년 자회사인 파라펙시옹을 설립하고, 파리 곳곳에 흩어져 있던 공방을 차례로 인수하기에 이른다. 모든 것이 빠르게 변화하는 4차 산업혁명의 전환점에서 이러한 샤넬의 행보는 오직 인간의 손에서 피어나는 예술인 전통공예를 보존함과 동시에 창의적이고 혁신적 아이디어를 불어 넣어 공예를 브랜드 미학의 일부로 편입시킨다. 파라펙시옹은 오늘날 패션 하우스가 구축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에코 시스템인 것이다.”

파리에 위치한 전통 공방들이 점차 사라지자, 샤넬이 1997년 자회사인 파라펙시옹을 설립하고 하나 둘 인수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공방들은 현재 자수, 구두, 깃털, 모자, 주름 등 무려 26개에 이르는데, 샤넬이 이렇게 공방연합을 운영하는 이유는 아래의 글에서 잘 드러난다.

브랜드의 혁신이란 최상급 품질을 유지하는 데서 비롯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던 샤넬은 공방이 위기를 맞으면 전통 기술과 장인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하는 오트 쿠튀르의 기반이 흔들리고, 이는 패션 산업 전체의 위기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샤넬은 1997년 파라펙시옹(Paraffection)을 설립해 공방을 후원함으로써 장인 정신의 전통을 생생하게 보존하고, 2002년부터는 매년 하나의 도시를 테마로 한 공방 컬렉션을 선보이며 장인들과 그들의 노하우에 헌정해왔다.

놀라운 부분은, 샤넬이 단순히 그들의 성공을 위해서 이 브랜드들을 인수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만약 그랬다면, 모든 공방은 샤넬과 전속 계약을 맺고 샤넬만을 위한 제품들만 생산해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샤넬은 그렇지 않았다. 현재 파라펙시옹에 속한 공방들은 다른 여러 브랜드들과도 협업하며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으며, 공방 스스로 경쟁력을 지니도록 몇몇 공방은 자체 부티크를 두고 직접 고객을 상대하고 있다고 한다. 해당 호의 글을 빌리자면, 샤넬은 ‘장인 기술을 통해 완성하는 아름다움과 가치를 공동 자산’으로 보고 이를 공유하여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고 있는 것이다. 또한 정기적인 공방 컬렉션을 선보이며, 이들 공방만을 위한 쇼를 매년 선보이고 있다.

이러한 샤넬의 모습을 보면서, 바로 이런 부분들이 우리나라와는 상반되는 것 같아 씁쓸했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도, 성수동의 제화거리 같이 전통 장인들이 그들만의 기술을 가지고 제품을 만드는 곳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 가치를 높게 쳐주는 기업이 나타나지 않자 그러한 거리들은 대부분 자취를 감추었다.

소위 말하는 ‘장인’들은 하루 아침에 나오지 않는다. 이들이 수십 년에 걸쳐 갈고닦은 그들만의 기술은 분명 값어치를 매길 수 없는 값진 자산이다. 4차 산업혁명이 화두가 되고, 모든 인력이 자동화 되어 가는 시점이다보니 분명 값싼 인건비나, 작업의 신속성 등을 따지는 것 역시 중요하다. 그러나, 정말로 중요한 것은 전통과 기술의 조화가 아닐까.

이와 비슷한 질문에 대한 공방 관계자의 대답이 인상깊었다.

“샤넬의 하이 주얼리 공방을 방문했더니 이미 3D 프린터와 장인들의 작업이 효율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더군요. 이러한 변화가 자수 예술 공방 르사주에서는 어떻게 반영되고 있나요?” (질문)

“오늘날까지 자수를 사용한다는 건 시대의 변화에 맞춰 적절히 조화를 이루어가며 발전해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항상 과거에 비해 새로운 것과 달라진 것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어요.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자수 드로잉의 사이즈를 컴퓨터로 조절하거나, 3D 프린터를 부분적으로 이용하는 등 신기술을 도입했지만, 이는 전통을 대체하려는 수단이라기보다 전통의 부족함을 보충해 더욱 완전하고 풍부하게 만드는 과정이라고 봐요. 자수의 모든 과정을 기계로 진행하는 경우도 이미 마켓 내에 많지만, 그게 르사주의 역할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르사주는 어디까지나 사람 손으로 이루어낸 정교함과 완벽함을 추구하는 공방이니까요. 그것이 우리 모두를 움직이는 원동력이고 어떤 것도 이를 대체할 수는 없어요.”
– 위베르 바레르(Hubert Barrere), Artistic Director, Maison Lesage

신기술이 전통의 부족함을 보충해 더욱 완전하고 풍부하게 만드는 과정이라고 본다는 답변에서, 그들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었다. 이처럼 전통 장인들을 존중하고, 직접 생태계를 이끌어 나가는 샤넬의 모습에서 왜 그토록 사람들이 샤넬에 열광 하는지 대강은 알 것 같았다.


이처럼 샤넬은 가브리엘 샤넬로 부터 시작하여, 칼 라거펠트라는 위대한 디자이너를 거치며 현재 글로벌 패션을 선도하는 럭셔리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또한 다양한 창의적인 컬렉션을 꾸준히 선보이고, 오늘날 파리의 여러 공방 생태계를 가꾸어 나가는 등 패션계에 있어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얼마 전 우연히 모 방송사의 ‘한끼줍쇼’라는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는데, 그곳에 주름 공방을 운영하는 가족이 나왔다. 방송에 나온 부부는 수 십년간 한결같이 옷의 주름을 만드는 일을 했다고 하는데, 일을 하면서 수많은 공방들이 문을 닫고 본인들의 공방만이 거의 유일하게 남아 있다고 했다. 오랜기간 동안 장인정신으로 한 업에 종사하는 그들이 대단하다 생각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프랑스 파리의 ‘로뇽’이라는 공방과 대조되어 씁쓸했다. 로뇽 역시 파리에서 옷의 주름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공방인데, 2013년에 파라펙시옹에 합류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샤넬은 로뇽이 파라펙시옹에 합류하자마자 2013/14 가을, 겨울 오트 쿠튀르 컬렉션에서 바로 오간자를 겹겹이 접어 덧댄 다양한 드레스를 런웨이에 줄줄이 선보였다고 한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브랜드들은 역시 괜히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겉 보기에는 엄청난 브랜드 값이 매겨진 화려한 명품일 수 있지만, 그 이면에는 강력한 아카이브를 바탕으로, 실루엣을 위해 재킷 끝단 안쪽에 체인을 덧대는 등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놓치지 않는 디테일에 신경쓰는 샤넬의 정신이 숨어있었다. 개인적으로 샤넬 제품을 살 일이 앞으로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칼 라거펠트 타계 후 버지니 비아르의 샤넬이 앞으로 어떤 모습을 모일지 관심있게 지켜봐야겠다.

< 인상 깊은 문구 >

“회사에 신입사원이 들어오면 이런 테스트를 자주 해요. 깡봉 가에 위치한 제 사무실에서 약속을 잡고, 잠시 이야기를 나눈 후 밖으로 나갑니다. 그리고 신입사원에게 제 사무실에서 무엇을 봤는지, 무엇이 눈에 띄었는지 물어보죠.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그가 어떤 사람인지, 우리와 함께 일할 만한 사람인지 가늠하는 중요한 단서가 되거든요.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기억하지 못한다면 그 사람은 문제가 있는 거예요. 저희에겐 ‘눈을 뜨고 있는 사람’이 필요하거든요.” – 에릭 프룬더(Eric Pfrunder), Image Director of CHANEL

“샤넬은 단순한 럭셔리 브랜드가 아닌 이상적 여성상을 통해 패션을 물론 삶의 태도까지 아우를 수 있는 토털 브랜드를 추구한다.”

“(…) 무엇보다 퀄리티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면이 인상적이에요. 실루엣을 위해 재킷 끝단 안쪽에 체인을 덧대는 등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놓치지 않죠. 게다가 샤넬은 다른 브랜드와 비교 불가한 강력한 아카이브가 있고, 이를 모든 이와 공유합니다. 아카이브를 통해 더 나은 미래를 얘기하는, 그런 부분도 닮고 싶어요.” – 로흐 에리아드 뒤브레이유(Laure Heriard Dubreuil), 더 웹스터 창립자, CEO

“이러한 장면이 인상적인 것은 샤넬의 블랙 트위드 재킷이 샤넬이라는 브랜드는 물론 어떤 전형성에도 갇혀 있지 않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심지어 제인 버킨(Jane Birkin)과 소피아 코플라(Sophia Coppola)의 룩에선 에르메스의 버킨 백과 루이비통의 보스턴백이 액세서리로 등장하며, 책의 후반부엔 샤넬 재킷과 함께 매치한 타 브랜드의 아이템 목록까지 정리해두었다. 샤넬이 클래식을 돌아보는 작업은 원형을 박제하는 것이 아니라, 원형에 무한한 자유로움을 부여하는 것이다.”

“SNS를 통해 날것 그대로의 상태를 공개하며, 모두가 손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시대에 단 한 명의 허락된 사진가를 통해 ‘패션의 성역’이 여전히 존재함을 이야기하는 이 책은 럭셔리에 대한 샤넬식 질문이자 해석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 샤넬의 아카이브, 비전, 가치와 추구하는 방향은 저널리즘이 추구하는 그것과 동일해요. 샤넬은 브랜드 본사에서 제공하는 콘텐츠를 재가공 없이 매거진에 그대로 실어도 무방할 만큼 자체 콘텐츠 제작 퀄리티가 훌륭합니다. 사진과 출판, 영상 등 모든 방면에 조예가 깊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죠. 이러한 브랜드는 패션업게에서 세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로 적어요.” – 신광호, <보그 코리아> 편집장

“샤넬이 패션 브랜드 중 가장 엄격하고 보수적일 것 같죠? 사실은 반대입니다.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진보적 브랜드예요. 브랜드와 협업 형태의 화보를 찍을 때조차 머리부터 발끝까지 샤넬을 입히는 것을 원치 않아요. 톱 모델 다리아 워보위와 함께 촬영한 화보에서는 낡은 리바이스 501 청바지에 샤넬의 블랙 재킷을 입혔고, 틸다 스윈턴과 모 잡지의 커버를 촬영할 때는 샤넬 의상에 하이더 아커만의 커다란 벨트를 매치했죠. 다른 브랜드라면 컴플레인했을 일이지만, 샤넬에서는 오히려 멋지다고 좋아했어요. ‘우리 옷은 어떤 것과도 섞을 수 있다’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겁니다. 협업하는 사람들에게 샤넬을 더욱 발전시킬 여지를 주죠. 그 자체가 패션이라 할 수 있어요.” – 신광호, <보그 코리아> 편집장

“또한 주얼리는 실제 착용했을 때 가장 아름다워 보이도록 디자인해야 한다는 것이 가브리엘 샤넬의 믿음이었기에 상자나 유리 진열대 안에 주얼리를 진열하던 관행을 깨고 실제 여성의 몸을 재현한 밀랍 마네킹에 보석을 디스플레이했다.”

“러시아 출신의 조향사 에르네스트 보다. 1917년 러시아혁명 이전까지 황제를 위한 향기를 만들던 그에게 샤넬이 주문한 것은 “여성의 향기가 나는 여성의 향수(A woman’s perfume with a woman’s scent)”였다.”

“샤넬은 보가 가져온 작은 샘플 병들 가운데 ‘다섯 번째 것’을 세상에 태어날 향으로 정했다.”

“샤넬 No.5는 최초의 여성용 향수이자 패션 디자이너의 이름을 붙인 첫 번째 향수이며, 샤넬의 상징이 된 더블 C 로고를 처음 사용한 제품이기도 하다.”

“규모가 큰 글로벌 브랜드임에도 내면으로는 가족 같은 공동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크리에이터를 존중하고 제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충분한 믿음을 주고 지지해주며, 무엇보다 구성원과 ‘함께’ 일하는 것이 샤넬이 추구하는 방식이에요. 존중해주는 만큼 많은 사람에게 존중받는 브랜드이기에 더욱 인상 깊게 다가온 것 같아요.” – 루치아 피카(Lucia Pica), Global Creative Makeup & Color Designer of CHANEL

“시간을 초월하는 ‘타임리스 뷰티(timeless beauty)’라고 할 수 있겠네요. 제품을 사용함으로써 그 철학을 알 수 있고, 그에 대해 오래 생각하게 만드는 브랜드라고 생각합니다. (…)” – 루치아 피카(Lucia Pica), Global Creative Makeup & Color Designer of CHANEL

“20대의 얼굴은 자연의 선물이고, 30대의 얼굴은 자신의 삶이 빚어내는 것이며, 50대의 얼굴은 스스로가 선물하는 것이라고 하죠. 마드모아젤 샤넬은 여성의 아름다움이 ‘영혼’에서 시작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뷰티 트리트먼트는 몸과 정신을 일깨우고 돌보는 의식입니다. ‘모두들 신체를 돌보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내면을 케어하는 것은 신경쓰지 않아요. 뷰티 트리트먼트는 마음과 영혼으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코스메틱 제품을 사용하는 의미가 없어요.’라고 한 마드모아젤의 말처럼 말이죠. 따라서 고객이 스스로의 내면을 바라보고 연결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 모든 케어의 첫 단추가 됩니다. 샤넬 오 리츠 파리는 마드모아젤 샤넬의 아름다움에 대한 이런 전체적 접근 방식을 담아낸 유니크한 공간입니다. 스파의 모든 트리트먼트는 개별 고객이 가진 고유한 아름다움을 드러내도록 해줍니다.” – 아르멜 수로(Armelle Souraud), 샤넬 글로벌 과학 커뮤니케이션 디렉터(International Scientific Communications Director of Chanel)

“여기에 사용하는 재스민은 원료 그대로의 특징과 효능을 보존하기 위해 전통 방식에 따라 손으로 직접 채취해 더욱 가치 있다.”

“그루밍족을 위한 남성 전용 메이크업 제품이 늘어나는 추세지만, 남성 스스로 거리낌 없이 사용할 수 있또록 애티튜드, 제스처까지 고려한 제품은 많지 않다.”

“르사주에서는 완벽한 품질 이외의 것을 상상할 수 없어요. 자수 장인들이 오랜 기간 동안 연마한 자수 기술은 엄격함과 정확함 그 자체를 의미합니다. 그건 의무가 아니라 모든 자수 장인들의 가슴속 깊이 존재하는 열망이거든요.” – 위베르 바레르(Hubert Barrere), Artistic Director, Maison Lesage

“저희 스튜디오 스태프 중에서 칼과 마주치지 않으며 일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어요. 모두가 함께 협업하죠. 그래서 저는 모든 지원자를 칼에게 소개합니다.” – 버지니 비아르(Virginie Viard), CHANEL Creative Studio Director

“(…) 제가 샤넬에 입사한 후에도 바뀌지 않은 점은 샤넬이 스스로를 차별화하는 방식이 오로지 ‘창작 활동’에 있다는 것입니다. 저희는 고객에게 최고 컬렉션을 제공하고자 모든 노력을 오직 창작 활동에 쏟아부었습니다. 이것이 샤넬을 다른 브랜드로부터 차별화하는 것 같아요. 상당히 많은 브랜드가 고객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에 전력을 다하는데, 저희는 그 길을 택하기보다 어떻게 하면 또 다음 컬렉션에서 고객을 놀라게 해줄 수 있을까에 대해 심사숙고합니다. 예를 들어 많은 고객이 지난 시즌 선보인 블랙 컬러의 재킷에 좋은 반응을 보였다고 하더라도 그 다음 시즌에 똑같은 성공을 반복하려 하지 않습니다. 항상 저희의 고객을 놀라게 하기 위해 이러한 신념과 가치를 전하는 것이 중요하죠.” – 브루노 파블로브스키(Bruno Pavlovsky), President of CHANEL Fashion

< 읽게 된 동기 >

리디북스에 다른 책을 사려고 접속 했다가, “700원으로 60일 대여”라는 이벤트에 낚여 구매했다. 자기계발서를 별로 좋아하진 않아 잠깐 고민했지만, “현금을 자동적으로 창출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한다는 한 구절에 끌려 바로 구매했다. 아니, 지금 생각해보니 700원이 아니었더라도 “현금 자동 창출”이라는 문구를 보고 정가에 구매 했을 것 같다.

 

< 한줄평 및 별점 >

★★★☆☆ (3점 / 5점)

일단… 현금을 자동 창출하는 방법 따윈 없었다. 결국 니치 마켓을 공략하는 사업 아이템을 발굴하고, 아웃소싱을 통해 자동화 하여 내가 없어도 돈이 벌리게 만든다는 것인데…. 음….
다만, 이외에 저자가 일주일에 4시간만 일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창조할 수 있었던 방법들에 대해 직설적이고, 구체적으로 이야기 해주어 나름 신선하게 읽었다.

 

< 서평 >

나는 평소 귀가 얇은 스타일이다. 마케팅에 쉽게 현혹 된다. 이번에 읽은 “나는 4시간만 일한다”라는 책도 리디북스에 들어갔다가, 700원으로 60일 간 대여 가능하다는 이벤트 문구 하나만 보고 구매했다. 평소 자기계발서를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잠깐 고민하기는 했지만, “환차익 거래, 아웃소싱, 무결정 규칙을 이용하여 현금을 자동적으로 창출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한다”라는 문구에 혹해 바로 구매했다. 한편으로는 4시간만 일한다는 저자가 또 무슨 ‘헛소리(?)’를 할 지 한편으로는 궁금하기도 했다.

< 문제의 문구… >

‘헛소리’라는 다소 과격한 표현을 사용했는데, 나는 사실 자기계발서를 좋아하지 않는다. 물론 다 그렇진 않겠지만, 읽었던 대부분의 자기계발서들이 “내가 이렇게 해서 성공했으니, 또는 이런 사람들이 성공했으니 너도 이렇게 하면 성공할 수 있어”와 같이 다분히 결과론적인 이야기를 당연한 것처럼 이야기 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으며, 자기계발서 특유의 계도적(?)인 어투가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이다. 중간중간 곳곳에 “노오오력”과 관련 된 여러 명언을 억지로 끌어다 놓고, 본인의 이야기를 정답인 것 마냥 이야기 하는 것 역시 나와는 잘 맞지 않는다.

평소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 보니 “나는 4시간만 일한다”라는 이 책의 제목을 보고는, 읽고 실망했던 “레버리지”가 떠올라 잠깐 구매를 망설였다. 그러나 현금을 자동적으로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 준다는 유혹이 너무 강렬했다. 특히 환차익 거래, 아웃소싱, 무결정 규칙과 같은 구체적인 용어가 적혀 있다 보니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일단 책은 저자가 일주일에 딱 4시간만 일하면서도, 전 세계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하고 싶은 모든 일을 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아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었다. 결국 핵심은 두 가지인데, 하나는 “레버리지”에서 말한 것과 비슷한 맥락의 “아웃소싱”이고, 다른 하나는 현금을 자동으로 창출하는 “뮤즈”라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인데, 여기서 뮤즈 시스템이라는 용어는 그냥 저자가 만든 용어이다. 저자는 책에서 단순히 백만장자가 아니라, 돈을 충분히 벌면서도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삶을 사는 이들을 ‘뉴리치’라고 부르는데, 결국 우리에게 “뉴리치”가 되는 방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었다. 여기서 뉴리치는 단순히 돈이 많다는 개념이 아니라, 본인이 그동안 꿈꾸었던 모든 것을 할 돈과 시간을 갖춘 사람이며, 실제로 이를 실천하며 삶을 살아가는 이들을 뜻한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의 꿈이 이와 같을 것이다. ‘뉴리치’가 되는 것. 책에서 특히 마음에 들었던 구절이 있었는데

“사람들은 백만장자가 되기를 바라는 게 아니다. 정작 사람들은 그들이 생각하기에 백만장자만이 누릴 수 있는 삶을 경험하고 싶은 것뿐이다”

라는 부분이 그것이다. 사람들이 부자가 되고 싶은 것은 단지 돈이 좋아서가 아니라 그 돈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이 좋아서일 것이고, 결국은 모두가 돈 걱정 없이 원하는 모든 것을 즐기는 그런 삶을 꿈꿀 것이다. 그러나 모두가 꿈만 꿀 뿐 정작 이를 실현하는 사람은 드물다. 하지만 저자는 이러한 개념을 뒤집어 결국 ‘뉴리치’ 가 되는 데 성공했다.

먼저 저자는 당신이 백만장자가 된다면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묻는다. 그리고 이를 저자가 만든 “꿈 계획표”라는 구체적인 틀에 작성하게 하는데 여기서 핵심은 그 꿈을 이루는 데 들어가는 총 비용을 산정하고, 이 꿈을 실현하기 위한 월별 목표 소득을 정하는 것이다. 이후 월별 목표 소득을 일별 목표소득으로 다시 세분화하고, 일별 목표소득을 벌기 위해 해야 할 일을 작성함으로써 막연하기만 했던 백만장자의 꿈이 현실화 되며, 이를 달성만 한다면 “뉴리치”로서의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여기까지는 나름 흥미롭게 읽었던 것 같다. 다만 이후 이를 위해 실천해야 할 구체적인 지침들이 나오는데, 이 부분부터는 사실 공감이 어려웠다. 가장 어이가 없었던 부분은 자동화 된 돈벌이 수단인 “뮤즈”를 만들라는 부분이었는데, 알고보니 “뮤즈”는 “돈을 벌 수 있는 자동화 된 비즈니스 모델”이었다. 틈새 시장을 공략하여, 이들에게 팔 수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고, 모든 밸류 체인을 아웃소싱하여 자동화하라는 것이었다. 그렇게 되면 내가 없어도 사업이 돌아가기 때문에 나는 일주일에 딱 4시간만 메일을 체크하여 문제를 해결해주면 된다는 것이었다. …… 책을 읽기 전 가장 궁금했던 점이 해소 되었는데도, 뒷통수를 얻어 맞은 기분이었다.

이외에 저자가 이야기 한 환차익 거래는, 사업을 자동화 하는 과정에서 환율 차이를 이용해 화폐 가치가 더 낮은 국가에 아웃소싱을 하라는 이야기였으며, 무결정 규칙은 담당자들에게 일을 위임할 때 재량권을 주라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고객센터에게 400달러 미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별도의 보고 없이 원하는 대로 처리해도 된다고 위임하는 것 등이다. 물론 이런 구체적인 방안들은 실제 사업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유용한 팁이다. 그러나 그런 팁들 이전에 새로운 시장을 발굴하여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들에게 판다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없는, 정말 어려운 일이다.

또 한 가지 공감할 수 없었던 부분은 바로 회사에 재택근무를 제안하라는 부분이었다. 뉴리치로 살기 위해서는 회사에 과감하게 재택근무를 제안하여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었는데, 이를 위해 구체적으로 제안한 일명 ‘모래시계 방식’이 압권이었다. 본문 내용을 아래에 토씨 하나 빠뜨리지 않고 그대로 옮겼다.

  1. 한 2주 동안 사무실을 비워야만 하는 사전 기획된 프로젝트나 (가족 문제, 개인적 문제, 이주, 집수리 등 어떤 것이든) 긴급 상황을 활용하라.
  2. 일에서 손 놓고 그냥 있을 수 없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휴가를 내기보다는 그 기간에도 일하겠다고 말하라.
  3. 원격 근무의 방법을 제시하고, 돌아왔을 때의 성과가 평균에 미치지 못한다면 그동안의 (단지 그 기간에 한해서만!) 임금을 삭감해도 좋다고 제안하라.
  4. 이 과정을 어떤 식으로 할지 상사도 함께 의논할 수 있도록 하라.
  5. ‘회사에서 벗어난’ 2주 동안을 가장 생산적인 기간이 되도록 하라.
  6. 회사에 돌아와 상사에게 업무 결과를 보여 주고, 주의를 산만하게 만드는 것과 출퇴근 시간 등이 없으니 일을 2배나 많이 할 수 있었다고 말하라. 시험 삼아 2주 동안 일주일에 2~3일씩 재택근무를 하겠다고 제안하라.
  7. 재택근무 기간에는 가장 생산적으로 일하라.
  8. 일주일에 1~2일만 회사에서 근무하겠다고 제안하라.
  9. 회사에서 근무하는 날에는 가장 비생산적이 되도록 일하라.
  10. 전면적인 재택근무를 제안하라. 상사도 찬성할 것이다.

요약하면, 1) 일단 상사에게 사기를 쳐서 2주 동안 사무실을 비운다고 말을 해야 하고, 2) 재택근무 기간에는 가장 생산적으로 일을 해야하며, 3) 회사에서 근무하는 날에는 가장 비생산적이 되도록 일을 해야 한다는 말이다…ㅋㅋㅋㅋㅋ 또한 회사에서 재택근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자발적으로 퇴사하지 말고 해고를 당하라고 조언하는데, 이는 사표를 쓰는 것보다는 해고를 당하는 편이 명예퇴직 수당이나 실업 수당이 더 높기 때문이라는, 친절한(?) 설명까지 덧붙인다. 정말 생각지도 못한, 너무 참신한 내용이 나와 실제로 깔깔거리며 읽었다.

이외에 이런 이야기도 있었다. 시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써야 한다며, 30분 이상 들어가는 회의에는 무슨 이유를 대서든 빠지라는 것, 거래처에서 전화가 왔는데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와 같은 무의미한 인사로 전화를 시작하면 곧바로 “지금 급히 처리할 일이 있어서요, 무슨 일이세요”등과 같이 바로 본론으로 넘어가게 하라는 것, 20:80 파레토 법칙에 따라 불만이 많아 시간은 많이 잡아먹으면서, 막상 돈은 얼마 쓰지 않는 악성(?) 고객은 과감히 버리기 등. 충분히 어떤 의미인지는 알겠으나, 나로서는 실행이 별로 내키지 않는 방법들이었다.

결국 책의 핵심은 나의 모든 업무를 업무당 비용으로 계산하여 철저히 아웃소싱하여(ex. 인도의 온라인 비서 서비스 활용 등) 시간을 확보하고, 재택근무를 해야 하며, 내가 쓰는 시간 중 불필요한 시간 – ‘삶은 무엇인가?’와 같은 쓸 데 없는 철학적인 생각하기, 무의미한 회의에 들어가기 등과 같은 – 을 철저히 분석하여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 시간을 꿈 계획표를 작성하는 데 할애하고, 비즈니스 모델의 전 단계를 자동화하여 내가 신경 쓰지 않고도 돈이 벌리는 구조를 만들면 ‘뉴리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읽어보니 책이 마냥 헛소리는 아니었지만, 역시나 내가 평소에 생각하던 자기계발서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조금 달랐던 부분은 “일주일 4시간 근무”를 달성하기 위한 저자의 구체적인 실천방안이 자세히 제시되어 있다는 점 정도? 그러나 그마저도 우리 사회에서 일반적인 직장인들이 적용하기는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타트업이나, 프리랜서로 일하는 것이 가능한 분야 정도가 이를 실행할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저자가 이야기한 ‘뉴리치’라는 개념은 생각해볼 만한 가치가 있었다. 단순히 ‘백만장자가 되고 싶다’가 아니라, 내가 백만장자가 되면 하고 싶은 일 목록을 리스트화 하고, 이를 비용으로 산정하여 일별 목표소득을 잡고 해야할 일을 구체화 하는 작업은 분명 의미가 있는 작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저자가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제시한 여러가지 방법들 중 몇몇은 지금 당장 적용해도 무리가 없을 만큼 실용적인 방법들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재택근무를 하기 위해 “회사에서 근무하는 날에는 가장 비생산적이 되도록 일하라”라는 충격적인 조언은 아마 당분간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 인상 깊은 문구 >

“지난 33년간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면서 나 자신에게 묻곤 했습니다.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면, 그래도 오늘 하려던 일을 하고 있을까?’하고 말입니다. 연달아 “아니오!”라는 대답이 며칠 계속 나올 때는 뭔가 변화가 필요한 때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 스티브 잡스, 2005년 스탠포드대학교 졸업식에서

“”그래서, 무슨 일을 하시나요?” 나는 칵테일을 마시면서 하는 이런류의 의례적인 질문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런 것들은 모두 직업이 곧 자기 자신이라는, 내가 오랫동안 빠져 있던 유행병을 반영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뉴리치는 은퇴 후로 삶을 집행 유예하는 걸 그만두고, 뉴리치만의 화폐인 시간과 기동성을 이용해 현시점에서 풍요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창조하는 사람들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라이프스타일 디자인이라고 부르는 기술이자 과학이다.”

“사람들은 백만장자가 되기를 바라는 게 아니다. 정작 사람들은 그들이 생각하기에 백만장자만이 누릴 수 있는 삶을 경험하고 싶은 것뿐이다.”

“은행 계좌에 100만 달러를 갖게 되는 것, 이런 걸 꿈이라고 할 수 있을까? 꿈이란 100만 달러가 있으면 가능한 더할 나위 없이 자유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말한다. 그렇다면 질문을 이렇게 바꿔 보자. 처음부터 100만 달러를 가지지 않고도 어떻게 하면 완전히 자유로운 백만장자의 라이프스타일을 누릴 수 있을까?”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재미있는 사실을 깨달았다. 모든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크고 성공적인 회사를 세운 다음, 그 회사를 판 돈으로 풍족한 생활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만 관심이 있다는 사실이었다. 됐다! 애당초 그 모든 것을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은 아무도 하지 않는다. 막판의 행복을 위해 당신 인생의 황금기를 몽땅 바치는 것을 정당화할 수 있는 노다지가 도대체 뭐란 말인가?”

“은퇴가 선택 사항이 아니라면 당신의 결정은 어떻게 변하겠는가?”

“나는 전 세계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완벽한 일자리란 가장 짧은 시간 일하는 것이라고 간주하겠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무한한 성취감을 주는 일자리를 절대로 찾지 못할 것이다.”

“시간과 장소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면, 당신의 돈은 저절로 3배에서 10배 정도 더 가치가 있다.”

“당신이 인생에서 통제할 수 있는 W의 개수에 따라, 돈은 실질적인 가치 면에서 몇 배로 늘어날 수 있다. 무엇(What)을 하고, 언제(When) 하고, 어디(Where)에서 하고, 누구(with Whom)와 함께 하느냐에 따라서 말이다.”

“선택의 권리,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진정한 힘이다.”

“원하는 것을 너무 많은 양으로, 너무 많은 수로, 너무 자주 가질 수 있다면, 당신은 오히려 이것을 원하지 않게 된다. 이것은 재산에도, 심지어는 시간에도 해당된다. 그러므로 라이프스타일 디자인은 한가한 시간을 과도하게 확보하는 데 있지 않다. 이것은 오히려 독이 된다. 라이프스타일 디자인은 자유 시간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데 관심을 두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 당신이 의무를 느끼는 일과 반대되는 개념인 당신이 원하는 일을 하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

“절대 소득 총액이(누구네 집과 비교하는 식의 임의적 관점이 아닌) 내 꿈대로 사는 데 필요한 만큼 있다고 가정 할 때, 상대적 소득은 뉴리치에게 진정한 부의 척도가 된다.”

“두려움을 떨쳐 내기 전에 먼저 두려움을 규정해야 한다.” – <스타워즈: 제국의 역습>에서 요다

“누구에게나 불확실성과 실패의 가능성은 어둠 속에서 나는 무서운 소리와 같다. 따라서 사람들은 대개 불확실성 보다는 불행을 선택한다.”

“1에서 10까지의 단계 중에서 1이 아무 변화도 없는 것이고 10이 영구적으로 인생을 바꾸는 것이라면, 이른바 최악의 시나리오는 3이나 4단계 정도의 일시적인 충격만 주리라는 걸 나는 깨달았다. 나는 대부분의 사람들도 3이나 4 정도의 단계에 해당할 것이며, ‘내 인생을 쫑 치게 할 빌어먹을’ 대부분의 재앙도 그 정도에 해당된다고 생각한다.”

“직장을 그만두기 꺼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간이 흐르고 수입이 늘어남에 따라 그들의 앞날이 좋아질 것이라는 생각을 품는다. 직장이 말 그대로 생지옥이 아니라 단지 지루하거나 영감을 주지 못하는 정도일 때 이 생각은 일면 타당해 보이는 매력적인 착각이다. 그야말로 생지옥은 행동하게 만든다. 하지만 지옥보다 나을 때는 필요한 정도의 교묘한 합리화를 통해 현실을 참게 만든다.”

“당신은 1년 전보다, 한 달 전보다, 일주일 전보다 더 잘 살고 있는가? 그렇지 않다면 앞으로의 사정도 저절로 나아지지는 않는다.”

“정상은 외로운 법이다. 세상 사람들 중 99퍼센트는 그들이 대단한 일을 성취할 능력이 없다고 믿고 그 때문에 목표를 평균 수준으로 잡는다. 그리하여 ‘현실적인’ 목표에 대한 경쟁이 가장 피 터지게 되기 때문에 역설적이게도 가장 시간도 많이 들고 에너지 소모도 많다. 100만 달러를 모으는 것보다 1천만 달러를 모으는 것이 더 쉽다. 술집에 가서도 8점짜리 여자 5명을 유혹하는 것보다 10점짜리 완벽한 여자 한 명을 유혹하는 게 더 쉬운 법이다.”

“당신이 자신감이 없다면 알아 두라. 세상의 다른 사람들도 거의 다 그렇다는 것을. 경쟁에 대해 너무 과대평가하지 말고 당신을 과소평가하지도 마라. 당신은 생각보다 훨씬 더 나은 사람이니까.”

“낚시도 사람들이 잘 가지 않는 곳이 더 잘 되듯이, 자신감이 부족한 세상의 다른 모든 사람들이 안타를 생각할 때 홈런을 노려야 치기 쉬운 법이다. 큰 목표를 위한 경쟁은 적기 마련이니까. 큰일을 하려면 당연히 큰일을 필요로 해야 한다.”
“행복의 반대는 반박의 여지없이 지루함이다.”

“흥분이야말로 실질적인 의미에서 행복의 동의어이고 당신이 추구하려고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당신이 물어야 할 것은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나 “나의 목표는 무엇인가?”가 아니라 “무엇이 나를 흥분시키는가?”이다.”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은 비행기 사고나 화재가 아니다. 그것은 구제 불능의 지루함을 참을 만한 일로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다.”

“나는 장기간의 계획이나 멀리 있는 목표는 별로 믿지 않는 편이다. 사실 나는 꿈 시간표를 보통 3개월이나 6개월짜리로 짠다. 미래라는 거리는 가변성이 너무나 많아 행동을 미루는 변명으로 작용하기 쉽다.”

“바쁘다는 것은 중요하지만 하기 싫은 일을 피하기 위한 핑계거리로도 자주 이용된다. ‘바쁘다’는 핑계는 거의 끝도 없이 만들어 낼 수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두 가지를 다 활용하는 것이다. 수입에 가장 큰 기여를 하는 몇 가지 중요한 업무를 찾아내 그 일들이 아주 짧고 분명한 마감시한을 갖도록 시간표를 짜는 것이다.”

“일하는 데 소요되는 대부분의 시간은 헛되이 흘러간다. 다시 말해 시간은 이용 가능한 양에 비례해 낭비하게 된다는 뜻이다. 업무에서 쓸데없는 일들을 솎아 내고 시간적 자유를 얻으려면 받아들이는 정보의 양이 과도하지 않도록 제한해야 한다.”

“우선순위를 분명히 하지 않고는 일하러 가지도, 책상 앞에 앉지도 마라.”

“오늘 저녁이 가기 전에 내일 해야 할 일 목록을 작성해 놓도록 하라.”

“하루에 끝마칠 중요한 일은 절대로 두 가지를 넘어서는 안 된다. 절대로 말이다!”

“집중해서 일하고 미루지 않기 위해서는 일정과 마감시한을 짧게 잡아야 한다.”

“필요할 때는 깐깐해지도록 하라. 인생에서도 마찬가지로 자기주장이 강하다는 평을 받으면 매번 부탁하거나 싸울 필요 없이 제대로 된 대우를 받는 데 유리하다.”

“사람들이 수다를 떨도록 장단 맞춰 주지도 말고 그냥 내버려 두지도 마라. 그들이 바로 요점으로 들어가게 만들어야 한다. 두서없이 계속 이야기하거나 막연히 다음에 전화하겠다며 미루려 한다면, 그들이 요점을 말하도록 유도하라. 만약 어떤 문제에 대해 세월아 네월아 장황하게 설명하기 시작하면, 이런 식으로 말을 끊어라. “[상대방 이름] 말씀 중에 죄송한데요, 5분 후 전화 올 데가 있습니다. 뭘 도와드릴까요?” 혹은 이렇게 말해도 된다. “[상대방 이름] 말씀을 잘라서 죄송합니다만, 5분 후에 전화 올 데가 있습니다. 이메일로 보내 주시겠어요?”

“악감정은 사라지기 마련이다. 바보짓 하는 것을 다 받아 주지 마라. 안 그러면 당신도 바보가 된다. 주위 사람들을 효과적이고 효율적이 되도록 길들이는 것은 당신 몫이다. 다른 누구도 당신을 위해 이 일을 해 주지 않을 것이다.”

“애완견 거래법은 사람들이 영구적인 변화에 대해 부담스러워할 때 사용하는 아주 귀중한 기법이다. 언제든 되돌릴 수 있다는 뜻으로 “그냥 시도나 한 번 해봅시다.”고 말해 첫발을 내딛도록 하는 것이다.”

“당신에게 유리하도록 규칙을 정하라. 시간을 마음대로 방해하지 못하게 제한하고,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기 전에 그들이 당신에게 요청할 사항을 미리 정해 놓도록 하며, 더 중요한 프로젝트를 미루지 않도록 일상적인 허드렛일들은 한꺼번에 일괄 처리하라. 사람들이 당신을 방해하게 두지 마라. 집중할 수 있다면 당신만의 라이프스타일을 찾을 수 있다.”

“당신과 접촉할 수 있는 방법을 이메일과 전화로 제한하고, 불필요한 연락을 피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라. 지금 당장 자동 응답 메일과 음성 사서함용 녹음 멘트를 갖춘 후에 방해를 피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터득하라. “어떻게 지내셨어요?” 대신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라고 말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하라. 구체적으로 하되 구구절절한 이야기는 금물이다. 즉시 행동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방해하지 못하게 만드는 방법을 실천하라. 가능하다면 회의는 피하라.”

“ 1.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면 회의 대신 이메일 사용하기. 2. 핑계를 대서 회의에 들어가지 않기. (이것은 애완견 거래법을 통해 이룰 수 있다.) 회의를 피할 수 없다면 다음 사항을 명심하도록! 3. 분명한 목적을 갖고 회의에 들어간다. 4. 마치는 시간을 정하거나 중간에 먼저 나온다.”

“준비 비용을 줄일 수 있도록 비슷한 업무는 모아 일괄 처리하고, 더 많은 시간을 꿈 시간표를 이루는 데 투자하라.”

“비즈니스에서 이용되는 테크놀로지가 가지고 있는 첫 번째 규칙은 자동화가 효율적인 공정에 적용되었을 때에는 효율을 더 확대시켜 준다는 것이다. 두 번째 규칙은 자동화가 비효율적인 공정에 적용되었을 때에는 비효율을 더 확대시킨다는 것이다.” – 빌 게이츠

“뉴리치 멤버가 된다는 것은 단지 일을 더 훌륭하게 처리하는 것에만 국한되지는 않는다. 이것은 당신을 대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에 관한 것이다.”

“다른 사람이라면 시간당 10달러에 해 줄 일을 시간당 20~25달러인 당신의 시간을 써서 한다면, 이것은 간단히 말해 자원을 낭비하는 꼴이다. 다른 사람들이 당신을 위해 일하도록 임금을 지불하는 첫걸음을 내딛는 것은 중요하다. 이렇게 하는 사람은 퍽 드문데, 이것이 바로 이상적인 라이프스타일을 누리는 사람이 별로 없는 또 하나의 이유이기도 하다.”

“타임존을 뛰어넘어 제3세계 화폐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찬성 의견은 두 가지 측면 때문이다. 바로 당신이 자는 동안에도 사람들은 일을 하고 있으며 시간당 비용도 적게 든다는 점이다. 즉 시간 절약과 비용 절약이란 측면이다.”

“상위 5대 회계 경영 컨설팅 회사 임원들은 고객에게 조사 보고서 비용을 10만 달러대로 청구하고는, 인도에 1천 달러대의 낮은 가격으로 하청을 준다는 사실을 나는 직접 들어서 알고 있다.”

“여기서 몇 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첫째, 시간당 비용은 고려해야 할 결정적인 요소가 아니라는 점이다. 중요한 것은 업무당 비용이다. 만약 당신이 원격 비서에게 업무에 대해 몇 번씩 말해야 하고 더군다나 감독까지 해야한다면, (앞 장에 나왔던 당신의 시간당 임금을 사용해) 당신이 빼앗기는 시간까지 측정해 업무의 최종 비용에 더해야 한다. 그 비용은 놀라울 것이다.”

“파킨슨 법칙을 사용해 72시간 내에 끝내야 하는 업무만 맡겨라. 나는 마감시한이 48시간일 때와 24시간일 때 가장 좋은 결과를 얻은 경험이 있다.”

“마감시한을 짧게 주라는 것이 (예를 들어 사업 기획 같은) 큰 규모의 업무를 맡기지 말라는 뜻은 아니다. 단, 그 업무를 (전체 개요, 각 장별 경쟁 관계 조사 요약 등) 주요 단위별로 나누어 짧은 시간 안에 완성될 수 있도록 하라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고, 무엇을 사고 싶어 하는지 추측하지 말고 목표 시장의 일원이 되어야 한다.”

“옛말에 “모든 사람을 고객으로 삼으려 하면 결국 누구도 잡을 수 없다.”고 하는 얘기가 있다. 애견가나 고양이 애호가를 상대로 하는 제품을 구상하고 있다면 당장 때려치워라. 그런 넓은 시장에 광고를 하려면 돈도 많이 들 뿐더러 수많은 제품과 무료 정보들과 경쟁해야 한다. 반면에 당신이 독일 셰퍼드를 훈련시키는 법이나 앤티크 포드 자동차를 복원시켜 주는 제품에 초점을 맞추면, 시장 규모와 경쟁이 줄어들어 고객에게 접근하는 비용이 덜 들게 되며, 프리미엄 가격을 청구하기도 훨씬 더 수월하다.”

“큰 연못의 불확실한 작은 물고기가 되는 것보다는 작은 연못의 큰 물고기가 되는 것이 더 유리하다.”

“과월호 잡지를 뒤져 수신자 부담 무료 전화번호나 웹사이트를 통해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업체 중에서 반복적으로 광고하는 곳을 찾아보라. 반복 광고를 하는 광고주 수가 많고 광고하는 빈도가 잦을수록 그 잡지가 그들에게 이득이 된다는 뜻이다. 그리고 우리에게도 이득이 될 거란 뜻도 되고.”

“제품의 주요 장점은 한 문장이나 구절로 설명될 수 있어야 한다. 이 제품은 어떤 점에서 차이가 있고 나는 이것을 왜 사야 하는가? 한 문장 또는 한 구절이라야 합니다, 여러분! 애플은 아이팟으로 이것을 훌륭하게 해냈다. 그들은 기가바이트, 대역폭과 같은 업계 전문 용어를 사용하는 대신 간단히 이렇게 말했다. “주머니 속에 천 가지 노래를!” 이것으로 끝이었다. 단순하게 가되, 사람들이 헷갈리지 않게 한 문장이나 한 구절로 설명할 수 있을 때까지는 제품 개발을 진행하지 마라.”

“나는 한 건당 50달러에서 200달러 사이의 가격대가 최소의 고객 서비스로 최대의 이익을 얻게 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가격을 높게 잡되 정당성은 있어야 한다.”

“미국의 경우, 매년 출판되는 19만 5천 종의 책들 중에 5퍼센트도 안 되는 책만이 5천 부 이상 팔린다. 수십 년 동안의 경험을 쌓은 발행인과 편집인들의 조직도 성공하기보다 실패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이다.”

“그룹 내 10명의 사람들에게 당신네 제품을 사겠느냐고 물어보라. 그런 후에 “사겠다”고 대답한 사람들에게 차에 그 제품 10개가 있으니 사라고 해 보라. 호감을 얻고 상대방 기분을 맞추기 위해서 한 처음의 긍정적인 대답은 실제로 돈이 걸린 문제가 되면 곧장 정중한 거절의 말로 바뀌게 된다.”

“상업적 가능성에 대한 정확한 지표를 얻으려면, 사람들에게 이런 제품이 있다면 사겠느냐고 물어볼 게 아니라 그들에게 사 달라고 요청하라. 두 번째 질문에 대한 반응이 진짜 중요한 것이다.”

“그는 의도적인 부재를 통해 설립자 중심으로 돌아가는 기업이 아니라 프로세스 중심으로 돌아가는 기업을 만들 수 있었다. 기업가가 관리직들과의 접촉을 제한한 것은 직원들이 도움을 요청하는 대신 스스로 문제를 처리하는 운영 규칙을 개발하도록 기업가가 강제하는 장치이다.”

“내가 말하는 ‘확장성’이란 단어는 일주일에 10건의 주문을 처리하듯 1만 건의 주문도 쉽게 처리할 수 있는 사업 구조를 의미한다. 사업 구조를 확장하기 위해서는 의사 결정자로서 당신의 책임을 최소한으로 줄여야 하는데, 이렇게 해야만 일하는 시간의 변화 없이 수입을 2~3배로 늘릴 준비를 하면서 시간의 자유라는 우리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각각의 번호에 (아침, 낮, 저녁에 걸쳐) 적어도 세 번은 전화를 걸어 성패를 좌우하는 요소인 ‘통화 대기 시간’을 유념하여 살펴보라.”

“일찍이 헨리 포드(Henry Ford)는 전 시대 최고의 베스트셀러 자동차인 T 모델에 대해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고객은 자신이 원하는 어떤 색의 차든 가질 수 있다. 그게 검정색이기만 하면 말이다.” 그는 사업하는 사람들이 잊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있었다. 즉 고객을 섬긴다는 것(고객 서비스)이 그 고객의 심부름꾼이 된다는 것은 아니며, 그들의 모든 변덕과 요구를 채워 주어야 한다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이다. 고객 서비스란 훌륭한 제품을 적정 가격에제공하는 것이고, (배송 중 분식, 교환, 환불과 같은) 원칙적인 문제들을 되도록 빠른 속도로 해결해 주는 것이다. 이것으로 끝이다.”

“당신이 고객들에게 선택 사양을 많이 제공할수록 고객은 점점 더 결정을 내리지 못하게 되고, 결국 주문은 떨어지게 된다. 결국 양쪽 모두에게 손해이다. 게다가 고객에게 더 많은 선택 사양을 제공할수록, 당신은 더 큰 생산비 부담과 고객 서비스 부담을 지게 되는 셈이다. ‘결정을 내리지 않게 만드는’ 기술은 고객이 내릴 수 있는, 또는 내려야만 하는 결정의 수를 최소화하는 방법이다.”

“일단 당신이 3단계에 이르러 얼마간의 현금을 갖게 되면, 이제는 고객을 재평가하여 솎아 내야 할 때이다.”

“좋은 고객과는 거래하지만 나쁜 고객은 피해야 한다. 나는 고객을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만족시켜야 할 절대무오류의 축복 받은 인간이 아닌, 평등한 거래 파트너로 생각하라고 조언한다. 만약 당신이 훌륭한 제품을 적정 가격에 제공한다면, 이것은 평등한 거래이지 하급자(당신)와 상급자(고객) 간의 구걸과 타협이 아니다. 프로답게 처신하되 터무니없이 구는 사람에게는 절대 머리를 조아리지 마라.”

“나는 웨스턴 유니언을 통해 송금 받거나 수표로 지불 받지 않는 뉴리치들을 수십 명은 알고 있다. 어떤 이들은 이런 방침에 대해 “당신네들은 매출액의 10~15퍼센트를 포기하는 거라구!”하는 반응을 보일 것이다. 하지만 뉴리치들은 거꾸로 이렇게 말한다. “그렇죠. 하지만 비용 중 40퍼센트는 낭비하게 만들고 내 시간의 40퍼센트를 좀 먹는 10~15퍼센트의 고객들을 피하는 것이기도 하답니다.” 이것은 전형적인 80대 20 법칙에 해당한다.”

“후속 판매를 위한 연락처를 얻으려면, 제품을 공짜로 주는 대신 저렴한 가격의 제품을 제공한다. 공짜로 무언가를 제공해 봤자 남의 시간만 잡아먹는 사람들만 꼬이게 되고 제품 구매로 연결되지도 않을 사람들에게 돈만 들이는 꼴이 된다.”

“하루에 8시간씩 성실하게 일해 봤자 결국에는 사장이 되어 하루 12시간씩 일하게 될 뿐이다.” – 로버트 프로스트, 퓰리처상을 4회 수상한 미국의 시인

“속박에서 벗어나는 비결은 간단하다. 허락을 구하는 대신 나중에 용서를 빌면 된다.”

“가전제품 판매 업계의 거대 기업인 베스트바이 사는 현재 수천 명의 직원들을 미네소타 주의 본사 대신 그들의 자택에서 일하도록 하고 있는데, 그 결과 비용을 절감했을 뿐 아니라 성과 면에서도 10~20퍼센트의 판매 증가를 가져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새로운 주문 사항은 다음과 같다. “당신이 원하는 장소, 원하는 시간에 일할 수 있게 하겠다. 단, 일을 완수하기만 한다면!””

“구속에서 벗어날 적당한 힘을 기르기 위해서 우리는 두 가지 일은 해야 한다. 업무 측면에서 원격 근무가 가져올 이익을 보여 주는 동시에 원격 근무 요청을 거절하면 얼마나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하고 고통스러워지는지 알게 해야 한다.”

“셔우드가 일하는 팀은 그의 전문 기술이 필요한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었기 때문에, 그는 상사가 허락해 주지 않는다면 그만둘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는 마감시한이 가까울 때 광고 가격을 협상해야 유리한 것처럼,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 어떻게 요청하느냐보다는 언제 요청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엇다.”

“일단 회사를 떠나기로 마음먹었다면 그들이 당신을 내보내게 만들어라. 사표를 쓰기보다는 해고를 당하는 편이 명예퇴직 수당이나 실업 수당이 더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가도 원격 근무를 얻어 낼 수 없다면 회사를 떠나라.”

“개선의 여지가 없다면 직장을 버려라.”

“모든 행위의 과정에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그러므로 신중하다는 것은 위험을 피하는 데 있는 게 아니라(피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므로), 위험도를 판단하여 결단력 있게 행동하는 데 있다.” – 니콜로 마키아벨리, ‘군주론’

“해고는 불시에 닥쳐와 때로 회복하려고 허둥대게 만들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누군가 다른 사람이 당신을 위해 결정을 내려 주기 때문에 행운인 경우가 많다. 남은 인생을 맞지 않는 직장에 주저앉아 보낸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짓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해고를 당할 만큼 운이 좋지 않기 때문에 평범한 일들을 견뎌 내면서 30~40년 동안 정신적으로 서서히 죽어 간다.”

“목표는 우선 현재의 직장을 그만두기 전에 새로운 직장이나 돈이 들어올 수입원을 찾는 것이다.”

“내 이력서를 망치게 될 것이다 – 나는 독창적인 이야기를 좋아한다. 직장과 직장 사이의 휴지기에 대해서는 눈에 띄지 않게 덮어 두고, 보기 드문 이야깃거리를 통해 취업 인터뷰를 하는 것은 전혀 어렵지 않다. 어떻게? 무언가 흐아미로운 일을 해서 그들이 부러워하게 만들면 된다. 당신이 회사를 그만둔 후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그냥 앉아만 있었다면, 나라도 당신을 채용하고 싶지 않을 거다. 반면 당신의 이력서에 1~2년 동안의 세계 일주 항해가 올라가 있거나 유럽 프로 축구팀과의 훈련이 적혀 있다면, 직업 세계로 돌아왔을 때 두 가지 재미있는 현상이 벌어진다. 첫째, 당신은 다른 사람보다 눈에 띄기 때문에 더 많은 인터뷰를 할 수 있게 된다. 둘째, 자신의 일에 지루해하고 있는 인터뷰 담당자들이 인터뷰 시간 내내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 물을 것이다!”

“짐을 많이 갖고 떠나려는 충동은 사실 뿌리치기 힘들다. 해결책으로는 이른바 ‘정착 기금’을 마련하는 것이 있다. 나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바리바리 꾸리기보다는 최소한의 것만 가지고 다니고, 도착한 후나 여행하는 동안 필요한 물건을 사기 위해 100달러에서 300달러 정도를 따로 떼어 놓는다. 나는 이제 세면 용품이나 일주일분 이상의 옷을 가지고 다니지 않는다. 이렇게 다니면 엄청 재미있다. 외국에서 면도용 크림이나 와이셔츠를 구하는 것 자체가 모험이니까.”

“자기 자신에게 한 이와 같은 약속은 가장 지키기 어려우므로 진지하게 원칙을 정해 놓아야 한다. 이를 어기고 싶은 유혹이 심각하게 일어나리란 걸 미리 예상하도록!”

“인간은 한 가지 일 후에 다른 일에 착수해야만 마음이 편안해지도록 만들어졌다.” – 아나톨 프랑스, ‘실베스트레 보나르의 범죄’

“여가 시간이 너무 많으면 자신에 대한 회의와 여러 가지 잡다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날 뿐이다. 나쁜 것을 없애 버린다고 해서 좋은 것이 생기지는 않는다. 없어진 자리는 빈 공간으로 남는다. 돈 때문에 억지로 해야 하는 일을 줄이는 것이 최종 목표는 아닌 것이다. 더 잘 사는 것, 그리고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이다.”

“처음에는 외적 환상을 채우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렇게 한다고 해서 문제될 건 하나도 없다. 이 시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미쳐라. 그리고 꿈꿔 왔던 대로 살아라. 이렇게 한다고 깊이가 없다거나 이기적인 것이 아니다. 당신 자신을 억누르는 것을 그만두고, 꿈꾸는 것을 뒤로 미루는 습관에서 벗어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외적으로 집중할 것이 부족할 때 정신은 안에 있는 자기 자신을 향하게 되고, 해결해야 할 문제들을 만들어 낸다. 그 문제들이 막연하고 중요하지 않을지라도 말이다. 당신이 구심점이라고 할 만한 것, 즉 불가능해 보이지만 당신을 성장하게 만드는 야심 찬 목표를 찾게 되면, 이러한 의심은 사라지게 된다.”

“중요하건 아니건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질문에 시간을 할애하기 전에, 다음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대답이 “예”인지 확인하도록!
1. 이 질문의 각 단어에 대해 단 하나의 의미를 정할 수 있었는가?
2. 이 질문에 답하면 상황이 더 나아질 수 있는가?”

“살아간다는 것은 배우기 위한 것이다. 내게는 다른 선택 방법이 없다. 이 점이 바로 내가 직장에 들어간 지 6개월 정도 만에 그만두거나 해고당하지 않고는 못 견디겠다고 느끼게 된 이유이다. 나는 공부할 거리가 없어지면 지루해져 버린다.”

“언어를 습득하게 되면 언어라는 또 하나의 렌즈를 통해 세상에 대해 질문하고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당신의 인생 경험을 2배가 되도록 할 기회를 놓치지 마라.”

“완벽함은 훌륭한 이상이고 방향이지만, 불가능한 목표임을 깨달아야 한다.”

“물론 내가 사람들을 괴롭히려고 여행을 떠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나는 중요한 사실 하나를 깨달았다. 큰일을 하기 위해서는, 때때로 사소한 나쁜 일이 일어나도록 내버려둬야 한다는 사실이다. 바로 우리가 키워 나가야 될 기술이다.”

“반드시 기억해라. 집중할 수 없다면 시간은 의미가 없다. 내게 이메일이나 보이스메일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을까? 물론이다. 아마 10분이면 충분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 10분 내에 위기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집중력이 있었는가? 전혀 없었다. “이메일을 체크하는 데는 1분이면 된다”라는 말은 그럴 듯해 보이지만 나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이메일 박스 안에 들어 있는 문제들은 컴퓨터를 끈 이후에도 몇 시간, 며칠을 머릿속에 머무르며 “자유 시간”을 걱정으로 쓸모없게 만들어 버린다는 것을 나는 경험으로 알고 있다. 이는 최악의 상태이다. 소중한 시간을 휴식도 아니고 생산적이지도 않게 만든다. 일에 집중을 하든지 다른 것에 집중해라. 절대 그 중간 상태에 머무르지 마라.”

“사소한 나쁜 일들을 내버려두면 의미 있는 좋은 일들에 대한 집중을 얻을 수 있다.”

“더 많은 선택지를 고려할 수록, 더 많은 구매자는 ‘후회’를 경험한다. / 더 많은 선택지를 만날 수록, 최종 선택의 결과에 만족하지 못한다.”

“돈은 또 벌면 된다. 그러나 일부 다른 자원들은 – 집중력 같은 – 그렇지 않다.”

“시간은 있지만 집중력은 사라졌다. 이 말은 시간이 실제의 가치를 갖지 못한다는 의미다.”

“행동을 취하기 전에 고민거리를 만들지 마라.
간단한 예로 금요일 저녁이나 주말이 끝나기 전에, 월요일이 되기 전에는 해결할 수 없는 업무 관련 이메일을 절대 열어 보지 마라.”

“단지 불편한 대화를 피하려는 목적으로 의사결정을 미루지 마라.”

“시장에서 마케팅의 대상을 정할 때 제품을 구매하는 사람들만으로 특정 지을 필요는 없다. 그 대상은 제품과 자신을 동일시하거나 속하고자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되어야 한다. 아무도 특징 없이 단조롭고 평범한 사람이 되고 싶어 하지 않는다.”

“바쁘다는 것과 생산성이 높다는 것은 동의어가 아니다.”

“누군가의 능력을 현기증 나는 이력서가 아니라 빠듯한 마감시간을 제시간에 지켜낼 수 있는가를 기준으로 평가하고 고용해라. 현금 유동성이 있는 한 제품은 고칠 수 있고 하자는 용서된다. 그러나 마감시간을 넘기는 것은 종종 치명적이다.”

“낭비되는 시간이 줄어든다는 것은 정말 중요한 문제에 집중할 시간이 더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규칙과 한계를 우리 스스로 정했다는 것을 깨달을 때, 성공을 좇는 데서 오는 무게감은 예기치 않은 행운에서 오는 가벼움으로 바뀔 수 있다.”

“그러니까 대담해져라!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따위의 걱정에서 벗어나라. 사람들은 남의 일에 대해 그다지 관심이 없다.”

< 읽게 된 동기 >

2019년 STEW 독서모임 첫 번째 지정도서. 몇년 전 영화화 되기도 했고,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 읽어봐야지 하고 예전에 구매해 놓았다가, 이번 기회에 처음 읽게 되었다.

 

< 한줄평 및 별점 >

★★★★☆ (4점 / 5점)

본능 앞에서 한없이 무너지는 인간에 대한 저자의 날카로운 고발.
나라면 과연 어떻게 하였을 지 끊임 없이 성찰하며 읽었고, 우리 ‘눈’의 소중함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었다.

 

< 서평 >

<눈먼 자들의 도시>. 몇년 전에 영화화 되면서 국내에서 화제가 되기도 하였고,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 ‘읽어봐야지’라는 생각에 진작 전자책을 구매해 놓았다가, 이번 STEW 독서모임 지정도서로 선정되어 드디어 읽게 되었다. 작년 상반기 ‘해리포터’ 이후 간만에 보는 소설이라 그런지,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다.

소설 <눈먼 자들의 도시>는 제목 그대로 한 남자가 운전을 하며 신호를 대기하던 중 갑자기 눈이 멀게 되면서 시작한다. 이후 모든 세상이 하얗게 보이는 이 ‘백색 질병’은 전염병이 되어 천천히 온 도시를 집어삼키게 되는데, 이러한 과정에서 벌어지는 사람들의 인간성 상실에 대해 다루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 되돌아 볼 수 있었으며, 소설을 읽으며 만약 나라면 같은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지 스스로 끊임 없이 되물으며 읽었다. 또한 눈이 보인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소중한 것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내용이 이렇다 보니, 소설을 읽는 내내 참으로 불편하고 씁쓸했다. 우리 몸에서 단 한 부분, ‘눈’이 보이지 않을 뿐인데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 주던 모든 것들이 사라졌다. 만물의 영장이라고 자부하는 인간들이 얼마나 타락할 수 있는지 저자는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특히나 씁쓸했던 것은, 과연 나라고 별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결국 우리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 아니 모든 생명체들의 가장 근본적이고 강력한 욕구는 ‘생존’이다. 이러한 생존 욕구는 다른 모든 욕구보다 우선하며, 이는 나 역시 예외일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분명 달랐을거야’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없었기 때문에, 소설을 읽으며 어느 누구도 쉽사리 욕을 할 수가 없었다.

소설 곳곳에서는 인간성이 상실된, 여러가지 인물들이 등장한다. 눈이 먼 남자를 집까지 데려다 주고 차를 훔쳐 달아난 남자, 전염을 막기 위해 시설도 갖추어지지 않은 폐 정신병원에 격리 조치부터 하고 보는 정치인들과 무차별 살상을 저지르는 군인들, 병동 내에서 폭력을 앞세워 약탈을 일삼고 인권을 유린하는 무리들, 일부 사람들이 마트를 점거하고 먹을거리를 독차지하자 거기에 불을 지르는 이기적인 사람들, 먹을거리가 발견되자 지하실로 몰려가다가 집단으로 떼죽음을 당한 사람들 등등. 소설을 읽으면서 당연히 머리로는 잘못되었다는 생각을 하고, 입으로는 욕을 했지만, 만약 내가 저 상황이었다면 안 그랬을까?라는 생각이 끊임없이 들었다.

이러한 인간성 상실 외에도, ‘눈’을 잃자 우리 사회를 지탱해주는 모든 시스템이 붕괴한다. 소설의 뒷부분에는 이런 구절이 나온다.

“의사의 아내는 집 안의 수도꼭지에서 그 귀중한 액체가 한 방울도 나오지 않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이것이 문명의 결점이다. 우리는 집 안에 들어오는 수도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그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급수 밸브를 열고 잠그는 사람들, 전기가 필요한 급수탑과 펌프, 부족분을 확인하고 여유분을 관리할 컴퓨터들이 필요하다는 것을 잊곤 한다. 그리고 이런 모든 일을 하는 데는 사람의 눈이 필요하다는 것을.”

단지 ‘눈’이 보이지 않을 뿐인데 수 천년에 걸쳐 우리 인류가 이룩한 모든 문명 시스템이 유명무실해진다. 실명은 우리가 평소에 정말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 – 가령, 집에 도착해서 불을 켜고 손을 씻는 행위 조차 용납하지 않는다. 우리 몸에서 눈이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깨닫게 되는 장면이었다.

그렇다면 저자가 결국 이 소설을 통해서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이었을까. 개인적으로는 이에 대한 해답을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찾을 수 있었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의사와 그의 아내는 이런 말을 주고 받는다.

“왜 우리가 눈이 멀게 된 거죠. 모르겠어, 언젠가는 알게 되겠지.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싶어요. 응, 알고 싶어. 나는 우리가 눈이 멀었다가 다시 보게 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나는 우리가 처음부터 눈이 멀었고, 지금도 눈이 멀었다고 생각해요. 눈은 멀었지만 본다는 건가. 볼 수는 있지만 보지 않는 눈먼 사람들이라는 거죠.”

‘볼 수는 있지만 보지 않는 눈먼 사람들’. 바로 이 말이 저자가 하고 싶었던 말이 아니었을까? 사실 소설에서 나오는 여러 비인륜적인 장면들은 다소 과장된 면이 있긴 하지만 오늘날에도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소설을 읽는 내내 씁쓸한 느낌이 들었던 것이 바로 이때문인 것 같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약자들을 대상으로 한 비 인륜적인 범죄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성 범죄는 연일 언론에 보도되고 있으며, 보험금을 타기 위해 가족을 죽이는 등 상상을 초월하는 범죄 역시 종종 보도된다. 그러나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이러한 범죄를 외면한다. ‘내 일이 아니니까’, ‘먹고 살기 바쁘니까’ 등등 변명거리는 많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눈이 멀어버린 눈먼 도시에서는 이러한 범죄가 일상이 되고, 그 범죄가 나한테까지 미치자 사람들은 그때서야 움직이기 시작한다. 바로 이러한 부분이 저자가 비판하고 싶었던 부분이 아니었을까?

또 우리는 눈이 보이기 때문에 얻는 수많은 이점들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다. 아니 생각할 수가 없다는게 더 맞는 표현인 것 같다. 태어날 때부터 수도와 전기가 있었고, 엘레베이터를 타고 높은 건물에 올라갔다. 그러다보니, 우리는 우리 주변의 모든 것들이 ‘눈’이 보이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생각을 할 수가 없었다. 결국 의사 아내의 말처럼 볼 수는 있지만 보지 않는 눈먼 사람들이 되어 버린 것이다.

그럼에도 소설에서는 희망적인 모습을 찾을 수 있다. 모든 사람이 눈이 보이지 않는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최소한의 도덕성을 지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눈먼 도시에서 유일하게 눈이 멀지 않은 의사의 아내이다. 본인 눈은 멀쩡한데도 남편을 따라 정신병동으로 들어와 주변 사람들을 챙기고 끊임없이 희생을 한다. 특히 인상깊었던 부분은 바로 폭력배 두목을 가위로 찌른 장면이었다. 본인은 폭력배들에게 끌려가 인권을 유린 당해도, 같은 병동 사람들의 식량을 얻기위해 꾹 참았지만, 같은 범죄가 다른 여성들에게 자행되는 모습을 보자 결국 외면하지 못하고 폭력배 두목을 살해한다. 이외에도 늙은 노파와 따라다니는 개를 위해 소중한 식량을 나누어주고, 남편보다 어린 아이를 먼저 챙기는 등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의사의 아내는 인간성을 잃지 않는다. 같은 병동의 주인공들 역시 마찬가지다. 최소한의 인간성을 지키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 소설 내내 병동 사람들은 서로를 위하고, 양보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특히 주인공들이 비가 오자 빗물에 샤워를 하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데, 바로 이 장면이 동물과는 다른, 인간성을 지키고자 하는 모습을 잘 보여 준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늙은 남자는 아무도 눈이 보이지 않는 상황 속에서도 부끄러움을 느꼈는지 혼자 씻고 싶어한다.

이처럼 소설 <눈먼 자들의 도시>에서 저자는 ‘인간성’이라는 주제에 대해, 모든 도시 사람들이 눈이 먼다는 다소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하여 다양한 메시지를 던져 준다. 모든 사회 시스템이 붕괴하고 폭력과 살인, 무질서가 난무하는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의사의 아내로 대표되는 병동 사람들은 최소한의 인간성을 지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한다. 저자는 바로 이러한 모습을 통해 소설을 읽는 사람들이 평소 눈이 보이는 것에 감사하고 그 동안 외면했던 다양한 현실을 직시하고 행동함으로써 우리 사회가 보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바라지 않았을까?

 

< 인상 깊은 문구 >

“자신의 잘못을 얼버무리려 하는 사람은 결국, 가혹하게도, 자신이 받아 마땅한 벌의 두 배를 받게 된다.”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하기 전에 먼저 그 결과를 생각해 본다면, 곧 즉각적인 결과, 확률이 높은 결과, 가능한 결과, 상상할 수 있는 결과를 차례대로 진지하게 생각해 본다면, 우리 머리에 처음 떠오른 생각에 가로막혀 절대 어떤 한계 이상으로 나아가지 못하리라는 것 또한 사실이다.”

“지금 이 시간에 이 낡고 황폐한 건물 어딘가의 은신처에서는 도둑들이 예기치 않게 두 배, 세 배로 늘어난 식량으로 차갑긴 하지만 우유를 섞은 커피와 비스킷과 마가린을 바른 빵으로 배를 불리고 있을 텐데, 예의를 존중하려던 사람들은 그 이 분의 일이나, 삼분의 일, 심지어 그것조차도 안 되는 양으로 만족해야 하다니.”

“반면 저 바깥 도시에 있는 눈먼 사람은 얼마나 괴로울까. 그래, 정말 괴로울 것이다. 길을 가다 걸려 넘어지기 일쑤이고, 모두들 그를 보기만 하면 달아날 것이고, 그의 가족은 공황에 빠져, 그에게 다가가는 것조차 두려워할 것이다. 어머니의 사랑, 자식의 사랑, 그런 것은 이미 전설이 되었을 것이다.”

“사실 문제는 조직이다. 첫 번째가 먹을 것이요, 그 다음이 조직이다. 둘 다 사는 데는 불가결한 것이다.”

“한 가지 방법이 있소, 모든 병실을 개방하는 거요. 그렇게 되면 보균자들이 맹인들과 직접 접촉하게 되는데. 어차피 보균자들은 조만간 눈이 멀 가능성이 아주 높소, 게다가, 상황이 이 지경이라면, 우리 모두가 감염될 판이오.”

“최신 소식을 하나 알려드릴까, 아까 말했던 대령이 눈이 멀었소. 지금은 아까 그 기발한 발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기 짝이 없구려. 별로 궁금할 것도 없소, 이미 자기 머리에 총을 쏘아 자살했으니까. 그 사람, 태도 하나는 일관성이 있군. 군은 늘 모범을 보일 준비가 되어 있소.”

“아, 잊기 전에 하나 이야기해 두어야 할 것이 있다. 모든 사격이 공포는 아니었다는 것이다. 승합차 운전사 하나가 눈먼 재소자들과 함께 들어가려 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는 자기 눈은 아주 잘 보인다고 항변했다. 그 결과, 삼초 뒤, 죽으면 눈도 먼다는 보건부의 이야기가 증명이 되고 말았다.”

“오후 네 시였다. 그러나 사실 기계는 그런 데 관심이 없다. 시계는 일에서 십이까지 움직일 뿐이고, 나머지는 그저 인간의 정신 속에 있는 관념일 뿐이다.”

“사람들은 단순한 버스 사고에 대해서 걱정할 만큼 한가하지 않았다. 사실 그 사고는 버스의 브레이크가 고장나 일어난 사고의 경우와 별반 다르지 않게 취급되었다. 그러나 이틀 뒤에는 바로 그런 브레이크 고장으로 인해 다른 사고가 발생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거꾸로 사고 버스의 운전사가 눈이 멀었다는 소문이 돌았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는 이런 식으로 진실이 자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거짓으로 위장을 하기도 하는 법이다.”

“그곳에 있으면 악당들의 불의의 행동으로 그의 정직한 마음에 적개심이 불타오르기는 하지만, 그래도 굶지는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알다시피, 인간의 이성과 비이성은 어디에서나 똑같은 것 아닌가.”

“동시에 이 메시지를 듣는 사람들이 그들에게 내려진 금번 격리 조치가 개인적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공동체의 나머지 구성원들과의 연대에 기초한 것임을 명심하고, 정직한 시민들로서 책임을 다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기억이란 어떤 장소의 이미지를 생각나게 해주는 것뿐이지, 우리가 그 장소에 이르는 길을 생각나게 해 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의사의 아내는 집 안의 수도꼭지에서 그 귀중한 액체가 한 방울도 나오지 않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이것이 문명의 결점이다. 우리는 집 안에 들어오는 수도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그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급수 밸브를 열고 잠그는 사람들, 전기가 필요한 급수탑과 펌프, 부족분을 확인하고 여유분을 관리할 컴퓨터들이 필요하다는 것을 잊곤 한다. 그리고 이런 모든 일을 하는 데는 사람의 눈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런 상황에서는 보통 눈에 그런 표정이 드러난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상례인데, 사실 이런 표현은 근거가 없다. 눈에는, 엄격히 말해서 눈에는, 아무런 표정이 없기 때문이다. 심지어 눈알을 뽑아냈을 때도, 그것은 그저 아무런 활력이 없는 두 개의 둥그런 물체에 불과하다. 여러 가지 시각적 웅변과 수사를 전달하는 것은 눈꺼풀, 속눈썹, 눈썹이다. 사람들은 보통 눈이 그렇게 한다고 생각하지만.”

“우리가 전에 지니고 살았던 감정, 과거에 우리가 사는 모습을 규정하던 감정은 우리가 눈을 가지고 태어났기 때문에 가능했던 거요, 눈이 없으면 감정도 다른 것이 되어버려, 어떻게 그렇게 될지는 모르고, 다른 무엇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아가씨는 우리가 눈이 멀었기 때문에 죽은 것이라고 말했는데, 바로 그게 그 얘기야.”

“우리는 기생충처럼 사모님 피를 빨게 될 거예요. 우리가 볼 수 있을 때도 그런 사람들은 많았어.”

“그러나 우리가 심한 고난을 당해 통증과 괴로움에 시달릴 때, 그때는 우리의 본성이 지닌 동물적 측면이 가장 분명하게 부각된다.”

“아래층의 노파는 천천히 창문을 열었다. 그녀는 누구에게도 자기가 그런 감상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거리에서는 이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떠났다. 거의 아무도 지나다니지 않는 이곳을 떠나버렸다. 노파는 기뻐해야 마땅했다. 이제 닭과 토끼를 다른 사람들과 나누어 갖지 않아도 되니까. 그녀는 기뻐해야 마땅한데, 실제로는 그렇지가 않다. 그녀의 멀어버린 두 눈에 눈물이 고인다. 처음으로 그녀는 자신이 계속 살고 싶은 이유가 있는지 물어보았다. 그러나 답을 찾을 수가 없었다. 답이란 필요하다고 해서 꼭 나타나는 것은 아니니까. 유일한 답은 답을 기다려보는 것일 경우가 많다.”

“무엇이 옳으냐 무엇이 그르냐 하는 것은 그저 우리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이해하는 서로 다른 방식일 뿐이예요, 우리가 우리 자신과 맺는 관계가 아니고요.”

“말이란 것이 그렇다. 말이란 속이는 것이니까, 과장하는 것이니까. 사실 말은 자기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것 같다. 우리는 갑자기 튀어나온 두 마디나 세 마디나 네 마디 말, 그 자체로는 단순한 말, 인칭대명사 하나, 부사 하나, 동사 하나, 형용사 하나 때문에 흥분한다. 그 말이 저항할 수 없는 힘으로 살갗을 뚫고, 눈을 뚫고 겉으로 튀어나와 우리 감정의 평정을 흩트려 놓는 것을 보며 흥분한다. 때로는 신경마저도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돌파당하고 만다. 사실 신경은 많은 것을 견딘다. 모든 것을 견딘다. 갑옷을 입고 있다고 말할 수도 있다. 의사의 아내의 신경은 강철로 되어 있다. 그러나 인칭대명사 하나, 부사 하나, 동사 하나, 형용사 하나 때문에, 이런 단순한 문법적 범주들 때문에, 단순한 부호 때문에 눈물을 흘리고 만다.”

“다른 사람들과 사는 것이 어려운 게 아니야,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는 것이 어려운 거지.”

“만일 그 눈마저 언젠가 소멸해 버린다면, 그런 생각은 하고 싶지도 않지만, 그럼 우리와 인류를 연결시켜 주는 끈이 끊어지고 말겠죠, 그렇게 되면 마치 허공에 따로따로 떨어져 있는 것과 같은 거예요, 영원히, 모두 눈이 먼 채로.”

“어쨌든 달라지지 않는 것은 꼭 다른 사람들의 불행을 악용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이것은 세상이 시작된 이래 대를 이으며 계속되어 온 일이다.”

“불행이 모두에게 닥쳐도, 늘 남들보다 더 심하게 그 불행을 겪는 사람들이 있는 것이다.”

“왜 우리가 눈이 멀게 된 거죠. 모르겠어, 언젠가는 알게 되겠지.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싶어요. 응, 알고 싶어. 나는 우리가 눈이 멀었다가 다시 보게 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나는 우리가 처음부터 눈이 멀었고, 지금도 눈이 멀었다고 생각해요. 눈은 멀었지만 본다는 건가. 볼 수는 있지만 보지 않는 눈먼 사람들이라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