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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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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게 된 동기 ]

최근들어 글쓰기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회사에서 매주 보고서를 쓸 때, 개인적으로 브런치에 글을 쓸 때 등… ‘어떻게 해야지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글을 쓸 수 있을까’에 대한 질문을 이어가던중 이 책을 소개받았다. 이 책은 업무용 보다는 ‘언론사 입시용’ 글쓰기에 대한 글쓰기 책에 가깝다. 하지만 언론고시에만 한정되지 않고 일반적으로 글을 쓸 때 참고하면 좋을 만한 부분이 많다.


[ 한줄평 ]

당신이 ‘글치’라면 꼭 읽어야할 책.


[ 서평 ]

이 책의 저자는 전 조선일보 기자로, 매일 매일을 글쓰는 법에 대해 고민하는 직업을 가졌었다. 저자 소개에서는 자신을 이렇게 소개한다. “일기 한번 안썼다. 그 흔하다는 글짓기 상도 받아본 적 없다. 글쓰기를 좋아하지 않았다. 아니, 싫어했다.” 이런 저자가 언론사 입사를 위해, 그리고 돈을 벌기위해서는 글을 ‘잘’ 써야만했다. 이 책은 저자의 고민과 경험 그리고 글을 잘 쓰기 위한 실질적인 방법들을 아주 쉽게 알려준다.

많은 말을 하고싶을 때일수록 더 ‘빼자’

글의 본질은 ‘전달’ 이다. 나의 생각을 타인에게 전달하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글이다. 때문에 좋은 글은 다른사람이 읽었을 때 쉽게 파악되어야한다. 보통 사람들은 나의 모든 생각과 느낌을 글에 담으려고한다. 문제는 이런 욕심 때문에 글이 무겁고 힘들어진다는 것이다. 명확한 글을 쓰기 위해서는 주제를 좁혀야 한다. 예를 들면,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정부가 나서야 한다’ 라는 주제보다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육아휴직 제도를 개선해야한다’가 와닿고, 그보다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현행 1년인 육아 휴직 기간을 3년으로 늘려야 한다’가 더 와닿는다.

저자는 초급자일 수록 글을 좁히라고 한다. 생각해보면 나도 그랬다. 회사에서 명확하지 않은 단어로 쓸 수록 후속 질문이 많았다. 이는 글을 읽는 사람이, 파악하기 힘들었다는 뜻이다. 글을 쓰기 위해서는 명확하게 써야하며 짧게 써야한다.

없어도 되면 뺀다. 글을 쓴 뒤에 다시 읽어보자, 읽다보면 애매하게 중복된 문장이 많을 것이다. 만약, 어떤 문장이 없어도 독자가 내 핵심 주장을 이해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든다면 문장을 빼라고 저자는 말한다.

도무지 쓸 얘기가 없어 분량을 채우려는 목적이 아니라면 너도 나도 다 아는 얘기로 글을 시작해 읽는 사람의 힘을 빼놓을 이유가 없다.

빼기가 익숙해졌다면 더하라

앞에서는 ‘빼라’고 실컷 얘기해놓고, 더하라고 이야기하니 도무지 무슨 소리인지 모를 것이다. 사실 여기서 말하는 ‘더하라’ 라는 것은 에세이, 논술, 작문 등 보고서와는 다른 글에 있어서 하는말이다. 앞에서 빼기를 통해 명확하게 글을 쓰는 법을 파악했으니, 이제는 살을 더해 글을 풍성하게 만들라고 한다. 글이 풍성해지기 위해서는 글을 구체적으로 써야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글이 구체적일수록 좋은 글이 된다는 건 진실에 가깝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럼 글을 구체적으로 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사례를 더해야 한다. 그럼 사례를 더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너무 뻔하지만 글을 꼼꼼하게 읽는 습관을 길러야한다. 저자가 특히 추천하는 것은 신문이다. 예를들어 조선일보의 ‘만물상’ 같은 코너를 읽으라는 것이다. 만물상은 대개 사회 현상 등이 과거부터 현재까지 변화되어온 과정을 보여준다. 논설위원들이 돌아가면서 쓰기 때문에 어떤 사안을 통시적 관점에서 잘 확인할 수 있다. 이외에도 동아일보의 ‘횡설수설’ 경향신문의 ‘여적’ 등도 추천한다.

사실 매일 네이버를 통해 뉴스/이슈만을 볼 뿐, 신문 지면의 코너등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이 책을 읽고서는 신문의 여러 코너들에 대해 관심 있게 보기 시작했다. 온라인으로만 뉴스가 소비되는 요즘, 신문의 가치에 대해서는 등한시 되는경향이 있다. 하지만 신문 속에는 뉴스 뿐만 아니라 여러 가치있는 글들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저자는 사례 외에도, 재미, 명언 등을 더하라고 말한다. 물론 맞는 말이다. 하지만 재미를 더하기 위해서는 어느정도 선천적인 능력이 있어야한다고 생각한다. 명언을 더하기 위해서는 자료 조사와 사전 지식 등이 중요하다. 글 하나를 쓰기 위해서도 이렇게 많은 노력을 들여야한다는 것을 다시금 느꼈다.

상위 1%를 만드는 ‘비틀기’

개인적으로 친하고 존경하는 선배가 있는데, 그 선배의 특징은 조롱을 잘 한다는 것이다. 그냥 흘러가는 이야기도 포인트를 잘 잡아 조롱한다. 통상 조롱이라고 하면 기분이 나쁠만하지만, 그 선배가 하면 빵 터진다. 누구나 공감하고 있는 부분을 잘 캐치해 아슬아슬하게 놀리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도 비슷한 맥락으로 ‘글을 비틀라’라고 말한다. 성실하게 잘 쓴글이란 인상을 주기 위해서는 앞서 말한 ‘빼기 더하기’만 잘해도 된다. 하지만 탁월하게 “이 사람 똑똑하네?”란 인상을 주려면 글을 비틀라고 말한다.

비틀기란 완결성에 독창성을 더하는 과정이다. 대다수가 할 수 있는 얘기를 재미있는 사례나 비유, 정확한 통계를 곁들여 잘하는 게 중급잘면, 상급자는 아무나 할 수 없는 주장을 펴면서도 설득력이 있도록 글을 써냐야 한다. 그 대표적인 방법이 ‘비틀기’다.


비틀기를 잘 하기 위해서는 연습이 필요하다. 한번, 연관성이 떨어지는 두 단어를 연결해보자. 예를 들면 ‘죽음’ 과 ‘책임’을 연결해보자. 필자는 두 단어를 아래와 같이 연결한다.

죽음과 책임은 반비례 관계다. 누군가의 죽음에 대해 책임질 사람이 명확할 때 어떻게든 그를 살리려 하기 때문이다. 석해균 전 삼호주얼리호 선장은 여섯 발의 총상을 입고도 기적처럼 살아났다. 그가 깨어나지 못하면 무리한 작전을 펼친 MB정부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질 게 뻔한 상황이었다. 정부는 온갖 인적, 물적 자원을 동원해 13일 만에 글를 살려냈다.

반대로 책임이 분산되면 죽음은 한결 쉬워진다. 우리나라 노인 자살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중략)

이외에도 평소에도 관찰을 많이하고 일반적인 상황에서 일반적이지 않은 메시지를 떠올리는 훈련을 많이해야한다. 당연히 의식적으로 연습해야하는 부분이고, 힘이 들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러한 연습이 계속되다보면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는 근육’이 붙는다. 끊임없이 ‘다른 측면이 있지 않을까’ ‘다른 원인이 있지 않을까’ 의심하라.

개인적으로 나는 (정치색을 떠나) 유시민 작가가 비틀기를 참 잘한다고 생각한다. 토론회에서 누군가가 뻔한 질문을 던져도 질문에 그대로 대답하기 보다는 한번 꼬아서 답을 한다. 최근 토론회에서 한 논객이 조국 이슈를 이야기 하며 “이건 부당하다. 공정이 무엇이냐. 젊은이들이 뭐라고 느끼겠냐….(중략)” 와 같은 질문을 하는 것을 봤다. 유 작가의 첫 답변을 보면 역시 그는 고수구나! 라고 느끼게 된다. 그는 바로 질문에 대한 답을 하지 않았다. 그 대신 “논객님, 스스로 질문을 하며 참 진부하다고 생각하지 않으세요?”였다. 이어 그는 “방금 말씀하신 부분은 수개월에 거쳐 우리 언론들이 문제제기 한 부분입니다. 나는 그 질문들이 타당하다고는 생각해요 하지만, (중략)”과 같이 말하며 문제를 다른 곳으로 집중시켰다.

아마, 비트는 글쓰기를 잘하기 위해서도 이와같이 뻔한생각, 뻔한 답변 보다는 남들과 다른 관점 , 한발 물러난 관점이 필요하다 싶다.

[ 인상 깊은 문구 ]

  • 명언만큼 경제적인 문장은 없다. 기껏해야 두 문장으로 이루어진 명언에는 깊은 통찰과 시간을 견뎌온 지혜가 담겨 있다. 때로 그 시대의 특성을 예민하게 포착하기도 한다.
  • 사회 구성원 사이에 폭넓게 공유되는 이론은 알아두는 게 좋다. 그래야 사회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에 더 가깝게 접근할 수 있고, 사회가 흘러가는 큰 흐름도 보인다.
  • ‘내 말’로 바꿔 적는 건 그냥 옮겨 적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일이다. 내 말로 적으려면 내용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정확하게 요약하고 표현할 수 있다.
  • 뇌는 참 나태해서 쓰기보다 읽기를 좋아한다. 더 편하기 때문이다.

[ 읽게 된 동기 ]

작년 11월, 광안리에서 에어비앤비를 운영할 때 인테리어 소품으로 책을 사러 교보문고에 갔을 때 우연히 눈에 띈 책이다. 에어비앤비를 정돈하며 초반부를 읽었는데, 포커 얘기가 나오길래 의아했었다. 결정에 대해서 얘기하는 책에 포커가 무슨 상관이 있을지 궁금했다. 이후 해당 에어비앤비를 그만두며 서울로 갖고 올라왔고, 최근에 쭉 읽을 기회를 잡았다.


[ 한줄평 ]

우리는 최고와 결과와 최고의 의사결정을, 그리고 최악의 결과와 최악의 의사결정을 구분할 수 있는가?


[ 서평 ]

저자는 독특한 이력을 지녔다. 인지심리학 석사, 박사 과정을 밟다 20년에 걸친 전문 포커 플레이어 경력을 쌓은 것이다. 그 과정에서 저자는 포커를 통해 의사결정을 배우게 됐다. 한 포커 게임이 시작하기부터 끝나기까지 각 플레이어들은 대략 2분의 짧은 시간 동안 스무 번 남짓의 의사결정을 하게 되며, 이는 즉각적인 피드백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오히려 사람들의 의사결정을 연구하기에는 훌륭한 연구소였던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베팅하듯 사고하는 것이 우리 미래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지, 이를 하기 위한 방법은 어떤지를 흥미롭게, 그렇지만 호소력 있게 전달한다.

의사결정의 질과 결과의 질을 동일시하는 사고 방식, ‘결과로 판단하기’

사람들은 통상적으로 결과론적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주식 투자를 하는 사람들은 원하는 수익이 나면 잘했고, 손해를 봤다면 못했다고 본다. 아무리 심사숙고해서 상권을 분석하거나 사업 전략을 짜서 최선의 결정을 내려도 결과가 안 좋다면 우리는 쉽게 후회하며 자책한다.

저자는 이러한 우리의 사고 방식에는 치명적인 오류가 있다는 점을 일깨운다. 우리는 사후확증편향, 즉 결과와 의사결정 사이의 과도하게 밀접한 관계를 쉽게 인식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음주운전을 해서 집에 무사히 도착했다 하더라도, 이는 좋은 의사결정이었다고 볼 수 없다. 결과가 좋아도 의사결정의 질이 나빴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물론 그 반대도 충분히 가능하다.

인생은 체스가 아니라 포커다.

운의 개입이 없이 실력으로만 승부하는 체스와 달리, 우리 삶에서의 모든 결과는 실력과 운의 영향을 받는다. 그렇기에 우리는 ‘결과가 안 좋았기 때문에 잘못된 결정이었어’ 또는 ‘결과가 좋았으니 잘했네’라고 섣불리 판단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불확실성을 인정하는 것은 불편하지만 기꺼이 내가 얼마나 불확실한지를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오늘 음주운전을 했지만 집에 잘 들어왔으니, 앞으로도 괜찮을거야’라고 생각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원치 않은 결과가 나왔다고 해서 우리의 결정이 틀린 것은 아니다.

우리의 믿음을 돌이켜봐야 하는 이유

개인적으로 책의 내용 중 가장 충격적으로 와닿았던 점은, 사람들은 보통 자신이 무언가를 들었을 때 이에 대해 판단을 하고 믿음을 형성한다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사람들은 무언가를 들었을 때 이게 진실이라고 믿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새로운 정보를 접했을 때 우리의 기본값은 ‘믿는다’인 셈이다. 심지어 어떤 정보가 거짓이라는 점이 명시되어 있어도 말이다. 또한 우리는 한 번 믿음을 형성하고 나면 접하는 근거를 이 믿음에 맞추는 경향이 있으며, 잘못된 믿음을 바로잡을 명확한 정보를 접해도 처음의 믿음을 유지하기도 한다.

이에 대한 개인적인 경험도 있다. 고등학교 재학 중 한 친구와 저녁 식사를 같이 할 때 그 친구가 사과를 먹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저녁에 사과 먹으면 독이라던데?”라고 나는 말했다. 그 친구는 처음 듣는다며 왜 그런지를 물었고, 나는 그냥 어머니께서 그렇게 얘기하셨다고 답했다. 심지어 그 친구가 그 자리에서 핸드폰으로 구글링을 해 그렇지 않다는 결과를 보여줬음에도, 나는 이에 크게 무게를 두지 않고 내 의견에 부합하는 블로그 검색 결과들을 보여주며 “봐봐”를 연발할 뿐이었다. 저녁에 먹는 사과에 대한 내 믿음이 확실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고 수정하기까지는 꽤 오래 걸렸다.

2000년대에 한국에서 선풍기 사망설이 급속도로 확산되자, 아니라는 연구 결과가 나와도 이를 쉽게 믿지 못하고 선풍기를 조심스러워하던 사람들이 많았던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일 것이다.

이 경우 우리가 스스로의 그릇된 믿음을 깨기 위해서 저자가 제시하는 방법으로 ‘내기하기’가 있다. 내 발언에 대해 다른 사람이 “내기할래?”라고 말하는 순간, 우리는 맹목적으로 믿고 있던 사실의 출처, 정보의 최신성 등을 그제서야 돌이켜보기 시작하는 것이다. 물론 만나는 사람마다 “내기할래?”라고 물을 필요는 없지만, 스스로에게 질문하면서 훈련을 해볼 수 있다. 나의 경우 저녁 식사를 함께 한 친구가 “저녁에 먹는 사과가 독인지 뭘 걸 수 있어?”라고 물어봤다면, 나는 사실 이에 대한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는 사실을 조금 더 빨리 인지했을 지도 모르겠다.

무엇보다 우리는 각자의 믿음에 불확실성을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옳다’와 ‘틀리다’의 흑백 논리에서 벗어나 의도적 합리화를 피할 수 있으며, 믿음에 어긋나는 정보를 접해도 더욱 객관적인 입장을 취할 수 있다. 지나치게 확신에 차있으면 다른 사람들이 이의를 제기하기 비교적 어려운데, 불확실성을 표현함으로서 그들의 협력을 유도한다는 점 또한 하나의 혜택이다.

더 나은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 나는

저자의 오빠가 2004년에 토너먼트 결승전의 해설을 맡은 날 우승한 프로 선수 필 아이비와 함께 저녁 식사를 했는데, 아이비는 자신의 승리를 축하하기보다 저자의 오빠에게 각각의 전략 결정에 대한 피드백을 요청했다고 한다. 주변에서 (우선 나부터) 성취를 거둔 날 자기만족보다 의사결정을 되돌아보는 것을 우선시한 경우를 본 적이 없기에 매우 인상깊은 경험담이었다.

장기적으로 우리 인생을 봤을 때, 당장의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는 것보다도 중요한 것은 그 결과물로부터 배우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결과물 그 자체만 놓고 보았을 때 우리가 어떠한 점을 배울 수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어떤 결과물로부터 무엇을 배워야 할지 ㅡ 아니면 아예 배울지 말지 ㅡ 알아내는 것은 또다른 베팅이 된다. 결과물이 나올 때 그것이 운에 의해 만들어졌는지, 아니면 우리가 내린 특정한 의사결정의 예측 가능한 결과물이었는지 알아내는 것은 후에 엄청난 여파를 가져올 수 있는 또다른 베팅이다.

결과물로부터 유의미한 배움을 얻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이 실력의 영향이고 무엇이 운의 영향인지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생각보다 복잡하고 어려운 일이다. 좋은 결과는 실력이며 나쁜 결과는 운을 탓하려는 자기위주편향의 영향 때문이다.

저자는 자아상을 긍정적으로 업데이트할 근거를 바꾸는 것을 추천한다.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 내가 잘 하고 있다는 확신을 얻으려는 사람들의 타고난 경향을 다르게 활용해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나는 주변 사람들보다 타인의 실력 또는 내 실수를 더 잘 인정하거나, 더 잘할 수 있었던 부분을 찾아내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라는 점에서 자부심을 얻어보는 것이다.

또한 저자는 우리가 결과를 해석하는 과정을 베팅처럼 인식해보는 것을 권한다. 베팅을 한다고 생각하면 믿음을 다시 자세히 살펴보며 암묵적으로만 고려하던 것을 명시적으로 짚어본다. 이 과정에서 대안적인 가설을 시험해보며 우리는 비교적 심적 부담을 덜 겪으며 기존 믿음에 합리적인 수정을 가할 수 있게 된다.

발전적인 지식공동체가 되기 위한 조직의 특징

스타트업 예비창업가인 내 입장에서, 가까운 미래의 가장 큰 과제는 조직 문화와 분위기를 주도하는 것이다. 어떠한 규칙들을 세우고, 어떠한 분위기를 장려해야 우리가 바람직한 성장을 할 수 있을까? 뚜렷한 하나의 해답이 없기에 더욱 어려운 과제로 다가온다. 다행히 <결정, 흔들리지 않고 마음먹은 대로>에는 나에게 이 과제에 있어 꽤나 자세한 가이드라인이 되어 준 단비같은 내용들이 담겨 있었다.

특정 시각을 합리화하는 경향인 확증적 사고를 피하고 대안들을 공평하게 고려하는 탐색적 사고를 독려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규율을 명시해야 한다.
(1) 그룹 내 진실 추구와 객관성, 열린 마음을 보상하며 정확성(확증성말고)에 집중.
(2) 자신의 의견이나 주장에 대해 설명할 책임(사전에 회원들에게 고지되어야 함)
(3) 다양한 생각에 대한 개방성

조금 더 풀어쓰자면, 정확성과 솔직함에 사회적 인정이라는 보상을 하여 조직원들의 내적 동기부여를 이끌어야 한다. 동시에 ‘운이 나빴어’와 같은 확증적, 편향적 사고를 만류하며 동시에 통제할 수 있는 것을 찾고 이에 대한 의사결정의 질을 높이는 분위기를 장려해야 한다. 동시에 서로 의견, 행동, 믿음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다양한 의견이 나올 수 있도록 토론을 장려해야 한다. 어떠한 전략의 방향성을 정하고자 할 때, 해당 전략에 대한 반대 의견도 현명한 결론 도출에 있어 중대한 역할을 할 수도 있다.

더 나아가 발전적인 지식공동체가 되기 위한 CUDOS 모델에 대한 설명도 이 책을 통해 접할 수 있었다. 그 내용인즉슨,
Communism 공유주의: 데이터는 개인이 아닌 전체에 귀속된다.
Universalism 보편주의: 주장과 증거가 어디에서 나온 것이든 보편적인 잣대를 적용하라.
Disinterestedness 무사무욕주의: 그룹이 하는 평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잠재적인 갈등을 경계하라.
Organized Skepticism 조직화된 회의주의: 소통과 반대 의견을 장려하기 위해 그룹 내에서 토론하라.

공유주의의 관점에서, 그룹이 생산적인 진실 추구를 하기 위해서는 세부 내용을 공유하겠다고 합의해야 한다. 이 맥락에서, 토론할 때에는 일부 정보를 누락하지 않도록 의식해야 하며, 서로 세부적인 내용을 뽑아내기 위해 활발하게 질문을 해야 한다. 그리고 정확하고 객관적인 현실 평가를 제공하는 사람에게 보상할 필요가 있다.

보편주의 규범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메시지와 메시지 전달자를 분리시킬 줄 알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 개인적으로는 특정 내용의 출처가 우리가 훨씬 중요하게, 또는 훨씬 덜 중요하게 생각하는 다른 출처라고 상상해볼 수도 있다. 더 나아가, 그룹과 소통할 때에는 특정 메시지의 출처를 밝히지 않음으로서 메시지 전달자에 대한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내용 그 자체에 대한 의견을 서로 공유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출처와 마찬가지로 결과물을 그룹원들이 미리 알면 의사결정의 질에 영향을 미칠 수가 있다. 그렇기에 결과물을 보지 못하게 하면 무사무욕을 더욱 강화시킬 수 있다고 한다. 이의 일환으로, 결과가 알려지기 전에 의사결정을 해석해보는 것의 중요성을 저자는 강조한다. 조언을 구할 때에도 결과를 미리 얘기하지 않고, 의사결정 그 자체만으로 판단을 부탁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사상적 이해관계 상충의 영향을 어느 정도 배제할 수 있다. 또한 논쟁 시 상대의 입장을 주장해보며 가치를 찾아내는 조직원에게 보상을 하는 것도 그룹의 편향을 없앨 수 있는 유효한 방법이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그룹의 차원에서 불확실성을 받아들이고 소통에 반영할 필요성이 있다. 국무부의 디센트 채널처럼 건설적인 반대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시각의 다양성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러한 포인트들은 원론적이며, 구체적으로 어떠한 보상을 할 수 있을지 등 세부 방침들은 내가 앞으로 어떠한 조직을 이끌거나 속하든 끊임없이 고민하며 개선해나가야 할 것이다. 더욱 효과적으로 이러한 규율들을 살려 생산적이며 성장 위주의 팀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나도 더욱 배울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 인상 깊은 문구 ]

우리가 늘 놓쳐온 결정에 대한 첫 번째 전제

  • 사후확증편향어떤 결과가 나온 후에 그 결과가 필연적이었던 것처럼 인식하는 경향 (p. 23)
    이러한 생각은 결과와 의사결정 사이의 과도하게 밀접한 관계로부터 만들어진다.
  • 숙고 체계에서 의사결정을 더 많이 처리하려 의식적으로 노력한다고 가능한 일도 아니다. 우리의 심사숙고하는 능력은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 (p. 29)
    그러니 우리의 목표는 숙고 체계가 의도한 방향으로 반사 체계가 움직이게 만드는 것 (p. 33)
  • 훌륭한 의사결정은 건전한 사고 과정의 결과물이며, 그 과정에서 현재 우리의 지식 상태를 정확히 짚고 넘어가려는 시도가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그 지식의 상태는 ‘잘 모르겠다’부터 ‘확실하지 않다’까지 여러 형태를 띤다. (p. 51)
    불확실성을 인정하는 것이 객관적 진실에 가까이 다가가려는 우리가 실행해야 할 첫 번째 단계
    모든 의사결정에서 위험과 불확실성을 무시하면 단기적으로는 안심이 될지 모르지만 의사결정의 품질에 가해지는 피해는 어마어마할 수 있다. (p. 83)
  • 불확실성을 기꺼이 받아들일 때 더 나은 의사결정자가 될 수 있는 까닭 … 두 가지 (p. 53)
    첫째, ‘확실하지 않다’는 그저 이 세상을 좀 더 정확히 묘사한 말일 뿐이기 때문
    둘째, 확실하지 않다는 걸 받아들이면 흑백논리의 함정에 빠질 가능성이 줄어들기 때문
  • 의사결정은 미래에 대한 베팅이다. 그리고 특정한 반복 회차에서 좋은 결과가 나타나느냐 그렇지 않으냐에 따라 ‘맞다’거나 ‘틀렸다’고 볼 수 없다. 원치 않은 결과가 나왔다고 해서 우리의 결정이 틀린 것은 아니다. (p. 59)

흔들림의 정체를 알아야 중심을 잡는다

  • 삶의 기술 중 일부는 믿음을 세심히 고쳐나가는 방법, 즉 경험과 정보를 이용해 우리의 믿음이 세상을 더욱 정확히 반영할 수 있도록 객관적으로 업데이트하는 법을 배움으로써 얻어진다. (p. 87)
  • 우리가 듣고 읽는 것을 믿도록 기본값이 설정되어 있다는 것 (p. 90)
    심지어 어떤 정보가 거짓임이 명확히 제시되어 있어도 여전히 그것을 진실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
    우리가 가진 다른 많은 비합리성과 마찬가지로 믿음을 형성하는 방식 역시 정확성보다는 효율성의 방향으로 발달되어 만들어진다. (p. 91)
    우리는 대부분 조사해보지도 않고 어떤 사실을 믿으며, 심지어 그 사실을 바로잡을 명확한 정보를 손에 넣은 뒤에도 처음의 믿음을 유지한다. (p. 96)
  • “우리는 어떤 일에 단순히 ‘반응’하는 것이 아니다. … 우리는 스스로 그 사건에 대해 내린 결론에 따라 행동한다. (p. 99)
  • 어떤 믿음이 자리잡으면 … 우리로 하여금 믿음을 확인시켜줄 증거들을 찾아내게 만들고, 그 증거의 정당성은 거의 의심하지 않게 한다. 또 믿음과 모순되는 정보는 무시하거나 신빙성을 떨어뜨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게 한다. 이렇게 무한히 순환하는 비이성적인 정보 처리 패턴의도적 합리화라고 한다. 우리가 새로운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은 우리가 가진 믿음에 이끌려가고, 그러한 방식은 믿음을 더욱 견고하게 만든다. 단단해진 믿음은 또다시 더 많은 정보의 처리 방식을 이끈다. (p. 102)
  • 구글과 페이스북 같은 기업들이 알고리즘을 이용해 우리를 우리가 이미 바라보고 있는 방향으로 계속해서 밀어붙이는 현상 (p. 104)
  • 똑똑한 사람들이 더 심한 편견을 가질 수 있다. (p. 106)
    똑똑한 사람일수록 자신의 믿음을 뒷받침해줄 이야기를 구성하는 실력이 좋고, 데이터를 자신의 주장이나 시각에 부합하도록 짜맞출 수 있다.
  • 맹점편향 … 남들의 편향된 논리는 잘 알아보면서 자신의 것은 인식하지 못하는 비합리성 (p. 107)
    똑똑한 사람일수록 맹점편향이 심각해진다는 사실이다.
  • “자신의 편견을 인식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해서 그것을 더 잘 극복하지는 못했다.” (p. 107)
  • 대부분의 의사결정에서 우리는 다른 사람에 맞서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선택하지 않은 모든 미래의 자신을 상대하는 것이다. (p. 110)
  • 우리의 믿음에 불확실성을 포함시키는 데는 많은 혜택이 뒤따른다. 자신이 믿는 것에 자신감의 수준을 덧붙여 표현하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에 변화를 주게 된다. (p. 118)
    자신의 믿음에 대한 생각에 불확실성을 포함시키면 생각이 개방되고, 자신의 생각에 불일치하는 정보에 대해 조금 더 객관적인 입장을 취할 수 있다. ‘옳은 것’을 ‘틀린 것’으로 무지막지하게 깎아내리는 대신 확실성에 약간의 수정을 가하기만 하면 기분이 덜 나빠지기 때문에 의도적 합리화에 무릎 끓을 가능성도 낮아진다.
    자신의 믿음이 불확실함을 다른 이들에게 표현하는 일은 우리 스스로를 더욱 믿을 만한 대화 상대로 만들어준다. (p. 119)
    자신감의 수준을 표현하는 건 또한 다른 이들로 하여금 우리가 협력하도록 유도한다.

결정은 이렇게 하는 것이다

  • 어떤 결과물로부터 무엇을 배워야 할지 ㅡ 아니면 아예 배울지 말지 ㅡ 알아내는 것은 또다른 베팅이 된다. 결과물이 나올 때 그것이 운에 의해 만들어졌는지, 아니면 우리가 내린 특정한 의사결정의 예측 가능한 결과물이었는지 알아내는 것은 후에 엄청난 여파를 가져올 수 있는 또다른 베팅이다. (p. 132)
  • 결과물은 무엇이 우리의 잘못이고 무엇이 아닌지 알려주지 않는다. (p. 143)
    결과물을 통한 학습은 꽤 무계획적인 과정이 된다. 부정적인 결과물은 다시 돌아가 우리의 의사결정을 살펴보라는 신호가 될 수 있는데, 그 결과물 또한 의사결정과 관계없는, 불운에 의한 것일 수 있다.
  • 자기위주편향 (p. 147)
    좋은 일은 자신의 실력이라 여기고, 나쁜 일은 불운을 탓한다.
    자기위주편향은 경험을 통해 배우는 능력에 즉각적이고도 명백한 영향을 미친다. 나쁜 결과물의 상당 부분을 불운 탓으로 돌리다 보면 우리의 의사결정을 살펴보고 다음에 더 잘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낼 기회를 놓치게 된다. (p. 151)
  • 사실상 거의 모든 결과물에 운과 실력의 요소가 함께한다. (p. 155)
  • 자아상을 긍저적으로 업데이트하고자 하는 동기가 자기위주편향의 기저를 이룬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그 편향을 극복할 해결책을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지 대략 감을 잡을 수 있다. (p. 155)
  • 관찰을 통한 학습에도 편향이 수두룩하다. (p. 158)
    우리의 결과물을 생각할 때와 똑같은 흑백논리를 사용하는데 이번에는 그것을 완전히 반대로 적용한다. 자신의 나쁜 결과물은 불운 탓으로 보는 반면, 타인의 나쁜 결과물은 당연히 그들의 잘못이다. (p. 159)
  • 샤덴프로이데(schadenfreude) … 다른 사람의 불운을 기뻐하는 마음 (p. 166)
    행복에서 대부분의 변수를 차지하는 건 바로 우리가 남과 비교해 얼마나 잘 지내고 있느냐였다. (p. 168)
  • 자신에게 좋은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대상을 바꿈으로써 결과를 더욱 이성적으로 판독하고, 타인을 더욱 연민 어린 시선으로 대할 수 있다. (p. 169)
  • 실수로부터 무언가를 배울 수 있는 기회야말로 자기만족에 젖은 축하의 저녁식사보다 더 중요했다. 그는 그날 50만 달러를 벌었고 세계적 수준의 경쟁자들을 제치고 길고 긴 포커 토너먼트에서 우승을 차지했지만 그가 원한 것은 자기보다 더 나은 결정을 내렸을 수도 있는 동료 프로 선수와의 토론이었다. (p. 173)
  • 습관은 하나의 신경학적 고리를 통해 작동하는데 그것은 신호, 반복 행동, 보상의 세 부분으로 나뉜다. (p. 173)
    습관을 바꿀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습관의 고리를 존중하는 것이다. (p. 174)
    “습관을 바꾸기 위해서는 예전의 신호를 지키고, 예전의 보상을 제공하되 새로운 반복 행동을 집어넣어야 한다”
    두히그는 습관을 바꾸려면 시간과 준비, 연습, 그리고 반복이 필요하다고 했다. (p. 184)
  • 우리의 두뇌는 긍정적인 자아상 업데이트를 계속해서 추구하도록 만들어졌다. 또한 남들과 비교해 경쟁하면서 스스로를 바라보도록 만들어졌다. 거기에 새로운 하드웨어를 설치할 수는 없다. (p. 174)
    자기 삶에 있어 좋은 기분을 느끼게 하는 반복 행동과 남과 비교할 때의 기준을 바꾸는 편이 낫다 (p. 175)
    반복 행동을 바꾸는 것은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한다. 그럴 때 남과 비교하면서 자부심을 느끼려 하는 타고난 경향을 이용하면 좋다. (p. 177)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 잘하고 있다는 느낌의 보상을 유지하되 그 ‘잘하는 일’의 기준을 바꾸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다른 사람보다 타인의 실력을 더 잘 인정하는 사람, 다른 사람보다 자신의 실수를 더 기꺼이 인정하는 사람, 열린 마음으로 어떤 결과물 속에서 가능한 이유들을 더 잘 탐색하는 사람이 되는 일이다. 특히 그것이 당신을 안 좋게 보이게 하거나 다른 사람을 돋보이게 하는 경우에도 말이다.
  • 스포츠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들은 어떤 결과든 실력을 키울 수 있는 수단으로 본다. (p. 176)
    “많은 사람들이 나더러 세계 최고의 여자 축구 선수라고 합니다.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런 생각덕분에 언젠가는 내가 정말로 그 자리에 오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 미아 햄
  • 우리가 결과를 판독하는 방식을 두고 누군가 중요한 내기를 걸어온다면 우리는 곧장 자기위주편향을 넘어설 것 (p. 180)
    결과 판독 방식을 분명하게 베팅으로 인식하면 전보다 훨씬 다양한 대안들을 진지하게 고려할 수 있다 (p. 181)
  • 베팅하듯 생각하면 또한 관점을 바꾸어 자신의 결과를 판독하는 방식과 남의 결과를 판독하는 방식 사이 차이점을 이용해 객관적인 진실에 다가설 수 있다. … 베팅할 때에는 그 결과물이 내 것이라면 어떨까 상상해보는 것도 좋은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p. 182)
  • 대안적인 가설을 시험해보고 관점을 바꾸는 훈련을 적극적으로 시작하고 나면 결과물이 100퍼센트 운 혹은 100퍼센트 실력 덕분인 경우가 거의 없다는 것이 뚜렷해진다. 이건 곧 새로운 정보가 들어올 때 의문조차 품지 않고 기존의 믿음을 재확인하거나 믿음을 송두리째 뒤바꾸는 것말고도 다른 선택지가 생긴다는 뜻이다. 가능한 범주 속에서 믿음에 수정을 가할 수도 있다. (p. 182)
  • 첫 번째 단계는 자신이 고치고 싶은 마음의 습관과 그것을 고치는 방법을 규명하는 것이다. 첫 단계는 어렵고,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며, 그 과정에서 많은 실수를 저지르게 된다. 그래서 두 번째는 우리가 이 과정을 홀로 감당하지 않을 때 변화를 일으키기가 더 쉽다는 것을 인지하는 단계다. (p. 187)

그 결정 칭찬합니다

  • 우리와 함께 진실 추구를 위한 그룹을 형성하고 그에 관련된 힘든 일을 도와줄 사람을 몇 명이라도 찾아낸다면 분명 상황은 변할 것이다. (p. 198)
    의사결정을 베팅으로 여기는 데 초점을 맞춘 그룹을 만들거나 그런 그룹에 가입한다는 건, 사회적 통념을 수정한다는 의미이다. 자신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열린 태도를 보이고, 타인의 실력을 인정하고, 자신의 책임을 받아들이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 두 가지 유형의 그룹 논리 스타일 (p. 204)
    확증적 사고(confirmatory thought) … 특정 시각을 합리화하려고 일방적인 시도
    탐색적 사고(exploratory thought) … 대안적 시각을 공평하게 고려
  • 반향실(echo chamber) …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끼리 의견을 주고받으며 한쪽에 치우친 주장을 확산시키는 현상 (p. 205)
  • 그룹 내에서 확증적 사고를 피하고 탐색적 사고를 독려하기 위해 일원들끼리 합의해야 할 점들 (p. 205)
    의사결정자가 어떤 의견을 내기 전에, 그 의견을 향후 특정 청자들에게 해명하게 될지 모른다는 책임감을 가지면 복합적이고 개방적인 사고가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때 그 청자들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져야 한다.
    (a) 그들의 시각이 공개되지 않았다.
    (b) 정확성에 관심을 가진다.
    (c) 필요한 정보를 합리적 수준까지 갖추고 있다.
    (d) 의사결정자의 판단 근거에 대해 물을 수 있는 정당한 사유를 가지고 있다.
  • 각 개인을 올바른 방법으로 모아놓는다면, ‘바람직한 논리’라는 사회 체계를 새로이 생산해내는 그룹을 만들 수 있다. 올바른 논리란 어떤 구성원이라도 자신의 논리성을 이용해 나머지 구성원의 주장의 부당함을 증명할 수 있고, 모든 일원이 정중히 행동하도록 하는 유대감이나 숙명을 느끼는 것을 말한다. 이것이 바로 진실 추구를 목표로 하는 그룹 내에서 의견의 다양성을 갖추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p. 206)
  • 진실 추구라는 규율의 청사진 (p. 206)
    (1) 그룹 내 진실 추구와 객관성, 열린 마음을 보상하며 정확성(확증성말고)에 집중
    (2) 자신의 의견이나 주장에 대해 설명할 책임(사전에 회원들에게 고지되어야 함)
    (3) 다양한 생각에 대한 개방성
    그룹의 규율은 회원들에게 명확하게 공지 (p. 207)
  • “난 그런 이야기는 듣고 싶지 않아. 네 감정을 상하게 하려는건 아니지만 어떤 패에 대한 질문이라면 하루종일 쏟아내도 좋아. 그렇지만 불운처럼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면, 포커에서는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p. 207)
    그는 내게 그와 같은 그룹에 속하는 데 필요한 규칙을 말해주었다. 그리고 ‘운이 나빴어’ 같은 확증적 혹은 편향적 사고를 만류했다. 그는 내가 통제할 수 있는걸 찾고 그 일들에 대한 의사결정의 질을 높일 것을 권장했다. 그리고 그가 앞으로 상호작용을 통해 그 일들에 대해 내게 책임을 물을 것임을 알려주었다.
  • 우리는 타인의 인정을 너무나 갈망하는 나머지, 난생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인정받기 위해 노력한다. 생산적인 의사결정 그룹은 정확성과 솔직함에 사회적 인정이라는 보상을 내림으로써 이런 욕구를 잘 이용한다. (p. 209)
    이때 주어지는 보상은 그룹 내 다른 회원들의 열정적인 참여와 나를 포커 전략의 세밀한 부분으로 끌어당기는 심도 깊은 분석이었다. 또한 똑똑하고 잘 나가는 포커 플레이어들이 내 질문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점점 자주 내게 의견을 묻기 시작한다는 것 또한 큰 보상이 되었다. 반대로 규율과 반하도록 나의 불운에 대해 투덜거릴 때나 단순히 이기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내가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 그들에게 칭찬받고 싶어할 때면 그들은 못마땅함을 표시했다. (p. 210)
  • 이긴 경기에서 실수를 찾아내는 행동을 결과물과 의사결정의 질을 서로 분리시키는 습관을 발달시켰다. (p. 211)
  • 책임 연습 … 우리의 행동이나 믿음에 대해 다른 사람에게 해명할 용의나 의무 (p. 214)
    언제나 내기의 가능성이 도사리는 환경에 있다보면 의도적 합리화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런 환경은 우리의 생각과 맞지 않는 정보를 바라보는 시각의 틀을 바꾸고, 진실 추구 그룹이 장려하는 시각 변화를 촉진시킨다. 우리가 가진 믿음을 반박할 수 있는 증거라도 더이상 유해한 시각으로 간주되지 않는다. 더 나은 베팅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여주어 오히려 유용한 것으로 여겨진다. 그리고 내기에서의 승리는 곧 자아상의 긍정적인 업데이트를 불러온다.
  • 자기위주편향을 피하기 위한 방법의 일환으로 ‘손실 한계’를 미리 정해둘 것을 추천 (p. 215)
  • 스스로 정한 선을 넘을 경우 그 이유에 대해 나중에 그룹 사람들에게 해명해야 함을, 즉 그 결정에 대한 책임이 내게 있음을 알고 있었기 때문 (p. 215)
  • 디센트 채널과 레드 팀은 상대 의견을 듣지 않은 상태에서는 어떤 일의 진실을 알 수 없다는 밀의 원칙을 훌륭하게 실행에 옮긴 본보기 (p. 220)
  • 의견의 다양성에 충실한 행동은 우리 의사결정 그룹에도 적용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 (p. 221)
    반대했던 사람을 그 그룹에 포함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
    이유를 고려하게 함으로써 나머지 사람들이 결론에 더욱 현명하게 접근하도록 도울 수 있다.
  • 판사들의 판단도 일반적으로 정치적인 성향을 따른다 (p. 223)
    판사진이 정치 성향 면에서 다양하게 구성된 경우 다양성이 판결의 질을 높여준 분야가 서너 군데 있었다. (p. 224)
  • 우리 자신이 반향실에 들어가 있을 때에는 그것을 잘 인지하지 못한다. 자신의 생각에 푹 빠진 나머지 그것이 언제나 합리적이고 옳게만 들리기 때문이다. (p. 228)
  • 점점 더 많은 기업들이 반대 의견을 얻고 독려하는 데 따르는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베팅 시장을 마련하고 있다. (p. 235)
    같은 회의실 안의 사람들과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 아니라 내기에서 이기는 것이 목표일 때 사람들은 자신의 의견을 더욱 잘 개진하게 된다.

새로운 결정 기준을 제시하는 사람들

  • 발전적인 지식공동체의 이상형 모델, 즉, CUDOS (p. 239)
    Communism 공유주의: 데이터는 개인이 아닌 전체에 귀속된다.
    Universalism 보편주의: 주장과 증거가 어디에서 나온 것이든 보편적인 잣대를 적용하라.
    Disinterestedness 무사무욕주의: 그룹이 하는 평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잠재적인 갈등을 경계하라.
    Organized Skepticism 조직화된 회의주의: 소통과 반대 의견을 장려하기 위해 그룹 내에서 토론하라.
  • 우리가 불편하게 여긴다는 단순한 사실이 바로 그 정보가 온전하고도 균형 잡힌 설명을 제공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요소일 수 있다는 신호다. (p. 243)
    우리 그룹 내에서 어떤 의사결정의 질을 평가하는 데 필요한 세부 내용을 공유하겠다는 합의는 생산적인 진실 추구 규범의 일부 (p. 244)
  • 어떤 의사결정을 토론에 부칠 때에는 우리가 일부 정보를 누락시킬 수 있음을 늘 의식해야 하고, 조금이라도 관련될 수 있는 정보는 뭐든 추가하는 식으로 만전을 기해야 한다. 평가할 때에도 필요에 따라 세부적인 내용까지 뽑아내기 위해 서로에게 질문을 던져야 한다. (p. 245)
  • 기업의 성공 요소 중 가장 정확하고, 객관적이고, 세부적인 현실 평가를 제공하는 것이 포함되어 있다면 직원들은 이 점에서 성취를 거두고자 서로 경쟁을 벌일 것이다. (p. 248)
    데이터를 공유하는 사람이 되는 데 합의하고, 의사결정 그룹 내에서도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에게 보상을 내려보자.
  • 어떤 개념을 내놓은 사람이나 단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그것을 폄하하거나 무시해서는 안 된다 (p. 250)
  • 메시지와 메시지 전달자를 분리시키는 또다른 방법은 그 메시지가 우리에게 훨씬 중요하게, 혹은 훨씬 덜 중요하게 여기는 출처로부터 왔다고 상상하는 것이다. (p. 253)
  • 정보를 선별하고 확인하는 과정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고 싶다면, 그 아이디어를 누구에게서 혹은 어디에서 들었는지 출처를 빼놓아라. (p. 253)
    처음에는 출처를 밝히지 말자. 메시지 전달자에 대한 의견(전달자의 전문성, 신용도와는 별개로)을 바탕으로 메시지를 쏘는(혹은 감사히 받아들이는) 일 없이 첫인상을 남길 기회를 그룹 사람들에게 주어야 한다.
  • 결과물을 보지 못하게 하는 것이 무사무욕을 더욱 강화시킨다 (p. 257)
    그룹이 결과물을 모른다면 의사결정 품질에 대해 더 정확한 평가를 내릴 수 있다. 이렇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결과물이 알려지기 전에 의사결정을 해체해보는 것이다. (p. 258)
    조언을 구할 때 결과를 이야기하지 않는다.
  • 그룹 사람들이 이해관계가 무엇인지 모를 때, 사상적 이해관계의 상충에 무릎 꿇을 가능성이 낮아진다. (p. 259)
  • 그룹이 회원들의 편향을 없애줄 수 있는 또다른 방법은 반대되는 시각과 논쟁을 벌이면서 상대 의견에서 가치를 찾아내는 회원에게 보상을 내리는 것 (p. 259)
    논쟁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입장만 확인하는 쪽으로 편향되어 있어 종종 교착 상태에 빠지기 때문
    두 사람이 충돌할 때 심판은 누가 논쟁을 가장 잘하는지를 목표로 서로 상대의 입장을 주장하게 만들 수 있다. 상대편의 주장을 강력하게, 믿을 만하게 주장하지 못하면 그 논쟁에서 이길 수 없다. (p. 260)
    이때 그룹에서 해야 할 일은 대안적 가설을 객관적으로 고려하는 행위에 보상을 내리는 규범을 마련하는 것
  • 진정한 회의주의는 정중한 태도와 예의바른 대화, 친근한 의사소통과 의미를 같이 한다. (p. 263)
    어떤 일들이 진실인 이유보다 진실이 아닐 수 있는 이유를 물으면서 세상에 접근하는 방식
  • 불확실성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그룹과 소통하는 방식에 녹여넣으면 ‘대립만 일삼는 반대’는 눈 녹듯 사라진다. (p. 264)
  • 기업은 익명의 반대 채널을 설치해 구내 우편물실에 근무하는 말단 직원부터 중역 회의실의 간부들까지 두려움이나 파급 효과 없이 기업의 기존 시각에 반대되는 의견과 대안적 전략, 참신한 아이디어, 다양한 시각을 제안하게 할 수 있다. … 이러한 건설적 반대에 보상을 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시각의 다양성이 절대 강화되지 않을 것이다. (p. 265)
  • 조언을 구할 때는 우리가 틀릴 수 있는 이유를 알아내기 쉽도록 상대방에게 구체적인 질문을 던지면 좋다. (p. 265)
  • 누구와도 진실 추구를 함께할 수 있는 능력을 최대화시키는 의사소통 방법 (p. 267)
    첫째, 불확실성을 표현하라. 불확실성은 그룹 내에서 진실을 찾아가는 속도를 향상시킬 뿐 아니라 우리 주변 사람 모두가 유용한 정보와 반대 의견을 공유하도록 격려한다. (p. 268)
    둘째, 찬성하는 말로 시작하라.동의할 수 있는 말에 귀를 기울여 그것들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뒤 ‘그런데’가 아니라 ‘그리고’로 다음 말을 이어라. … “네, 그리고 ……”라고 대답하라는 것이다.
    셋째, 진실 추구에 참여하겠다는 동의를 구하라. 누군가 당신에게 온갖 불쾌한 감정을 쏟아내고 있다면 스트레스 해소를 원하는 것인지, 조언을 청하는 것인지 명확히 물어보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미래에 초점을 맞춰라. … 이미 벌어진 일들을 새삼 다시 이야기하는 대신, 앞으로 일이 더 잘 풀리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야기해보자.

오늘도 결정을 내려야 한다면,

  • 의사결정자로서 우리는 오히려 과거와 미래의 자신과 만나야 한다. (p. 277)
    의사결정의 순간에 그것에 대해 그룹 사람드로가 함께 나눌 대화를 상상하는 것만으로 잠시 미래를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대화를 머릿속에서 그려보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더욱 합리적인 길에 머물게 된다.
    정신적으로 시간여행을 함을 뜻하는 용어 크로네스테시아(chronesthesia) (p. 278)
    숙고 체계에서도 온갖 비합리성이 나타난다. 그러나 반사 체계에서 벗어나면 감정적인 의사결정의 가능성을 낮추고, 자기반성과 경계를 통해 편향의 영향력을 줄일 수 있다. 유용한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정신적 시간여행 전략을 이용하는 것이다. (p. 281)
  • 미래의 자신을 희생시켜가면서도 현재의 자신이 원하는 일만 하려하는 이러한 경향시간 할인(temporal discounting) (p. 281)

읽은 책 : Magazine B. Vol 73. CHANEL (샤넬)

다 읽은 날짜 : 2019년 6월 22일, 지면

 

< 읽게 된 동기 >

상반기 취준 시즌이 끝나고 오랜만에 여유가 생겨 읽게 되었다. 이번에 읽은 샤넬은 1-2월호로 출간 되자마자 사서 읽다가 본격적인 취업 시즌이 되면서 끝까지 못읽었는데, 이번에 생각나서 다시 집어들었다.

 

< 한줄평 및 별점 >  ★★★ ( 5점 / 5점 )

샤넬이라는 브랜드, 나아가 패션계에 한 획을 그은 ‘가브리엘 샤넬’과 ‘칼 라거펠트’라는 인물에 대해 알 수 있었고, 샤넬이 모든 이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는 럭셔리 브랜드로서 오랜기간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이었다.

 

< 서평 >

개인적으로 출간 될 때마다 바로 사는 잡지가 두 권 있는데(물론 사기만 하고 읽지는 않지만…) 그 중 하나가 바로 이번에 읽은 Magazine B다. 다른 하나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인데, 개인적으로는 Magazine B를 훨씬 좋아한다. 잡지 자체가 워낙 디자인이 훌륭해서 소장가치가 높기도 하지만, 매월 엄선된 브랜드를 다양한 측면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은 물론이고, 과월호까지도 소장 가치를 지녀야 한다는 그들의 철학에 공감하기 때문이다(Magazine B에는 그래서 광고가 없고, 품절된 호를 꾸준히 재발행 한다). 이번 달 6월호 G-SHOCK까지 총 77개 호가 발행 됐는데, 한 두 권씩 모으다 보니, 품절 된 호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권을 소장하게 되었다.

▲ Magazine B,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많이 활용되고 있다.

이번에 읽은 샤넬 같은 경우는 73번째 브랜드로, 1~2월 호이다. Magazine B는 거의 출간과 동시에 바로바로 사는 편이라 샤넬호 역시도 출간되자마자 사서 절반 정도 읽었었는데, 본격적인 취업 준비를 하면서 마무리를 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상반기 시즌이 끝나고 시간 여유가 생기면서 다시 읽게 되었고, ‘샤넬’이라는 브랜드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된 것 같다.

패션이나 명품에 대해 잘 모르지만, 본 편을 접하기 전 ‘샤넬’이라는 브랜드는 내게 단순한 명품 럭셔리 브랜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루이비통, 에르메스, 프라다, 구찌, 디올과 같은 여타 명품 브랜드 같이 나와는 거리가 먼, 사회 상류층들이 향유하는 문화랄까. 다만, 나와 접점이 있었다면 향수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유명한 ‘샤넬 No.5’ 향수를 꼽을 수 있다.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어렸을 때 집에 있었던 것 같은데, 향이 굉장히 진했던 걸로 기억한다. 그 외에는 샤넬의 ‘칼 라거펠트’와 그의 고양이, 창업자 가브리엘 샤넬을 주제로 영화가 개봉했다는 정도만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호를 읽어보니, 샤넬이 이토록 오랜 기간 동안 명성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가 분명히 있었다. 그 키워드는 창업자 ‘가브리엘 샤넬’과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 다양한 시도가 넘치는 창의력의 보고 샤넬 컬렉션, 샤넬이 소유하고 있는 프랑스의 공방 연합 ‘파라펙시옹(Paraffection)’을 꼽을 수 있다.

 

샤넬의 시작, ‘가브리엘 샤넬’ – 일명 ‘코코 샤넬’


▲ 샤넬의 시작, 가브리엘 샤넬(Gabrielle Chanel)

샤넬이라는 브랜드는 1909년 ‘가브리엘 샤넬(Gabrielle Chanel)’에 의해 프랑스 파리에서 시작되었다. 애칭으로 유명한 ‘코코 샤넬’은 카바레에서 노래를 부를 때 그녀가 부른 곡들이 유명해지면서 해당 곡들의 명칭을 따서 붙여졌다고 한다.

오늘날 패션사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바로 이 가브리엘 샤넬이라고 하는데, 그 이유는 그녀가 샤넬을 이끌며 히트시킨 No.5 향수, 2.55백, 투톤 슈즈, 블랙&화이트 트위드 재킷 등 때문이 아니다. 바로 모던한 여성상을 창조해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가브리엘 샤넬은 당시 여성들을 억압하던 코르셋과 같은 답답한 속옷 대신 부드럽게 움직이는 팬츠를 선사하여 여성들에게 자유를 선사 했다고 한다. 이후 원피스를 투피스, 쓰리피스로 구성하고, 장식을 제거하는 등 심플한 스타일의 재킷을 만들어 여성들의 움직임에 자유를 부여했다. 이러한 그녀의 사상은 그녀의 말에서도 잘 드러난다.

“Luxury must be comfortable otherwise it is not luxury. 럭셔리는 편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럭셔리가 아니에요.”

“A dress that isn’t comfortable is a dress that has failed. 편하지 않은 드레스라면 그것은 실패한 드레스입니다.”

“Women are always too dressed up, but never elegant enough. 너무 과하게 차려입은 여성은 결코 우아하지 않아요.”

“Always remove, never add. 항상 덜어내고, 더하지 마세요.”

또한 그녀는 신축성이 좋고 부드러워 활동하기에 편해 남성 속옷에만 주로 쓰이던 저지 원단을 여성 드레스에 처음 사용하고, 손에 드는 클러치 형태의 백이 일상적이던 당시 옷을 입듯 어깨에 걸치는 디자인의 2.55 백을 내놓는 등 오늘날의 ‘모던한 여성상’을 창조해냈다고 한다.

“셀 수 없이 많은 것을 성취해 온 샤넬이지만 그중에도 샤넬이 ‘여성’의 움직임에 자유를 부여한 것을 손꼽고 싶어요. 가브리엘 샤넬은 동시대 여성을 억압하던 코르셋 대신 부드럽게 움직이는 팬츠를 선사했고, 주머니를 추가했죠. 주머니에 손을 넣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파리지앵스러운 무심한 애티튜드를 연출할 수 있어요. 샤넬은 여성의 움직임을 자유롭게 함과 동시에 생각의 자유도 선물했다고 믿어요.” 
– 캐롤라인 드 메그레(Caroline de Maigret), 뮤직 프로듀서, 모델, 샤넬 글로벌 앰배서더

“저는 가브리엘 샤넬이라는 인물 자체에 끝없는 흥미를 느낍니다. 단지 뛰어난 패션 디자이너가 아니라, ‘모던한 여성’에 관련된 아이디어를 창조했기 때문입니다.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권한을 가진, 강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한 이미지들요. (…)”
– 저스틴 피카디(Justine Picardie), <하퍼스 바자 UK> 편집장, 작가

위 인터뷰에서 처럼, 가브리엘 샤넬은 패션의 혁신을 통해서 여성들에게 움직임의 자유를 선사 했으며, 궁극적으로는 생각의 자유까지 선사 했다고 하니 왜 그토록 가브리엘 샤넬이 오랜 기간 동안 회자되는 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또한 현재 샤넬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여러 제품들은 모두 가브리엘 샤넬 때 만들어졌다.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샤넬 No.5 향수’, ‘2.55 백’, ‘투톤 슬링백 슈즈’, ‘트위드 재킷’

패션 디자이너로만 생각했던 ‘칼 라거펠트’


▲ ‘칼 라거펠트(Karl Lagerfeld)’와 그의 고양이 ‘슈페트’

이번 호를 보기 전까지 칼 라거펠트에 대해 나는 매우 뛰어난 패션 디자이너이자 고양이 집사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그러나 본 잡지의 여러 샤넬 관계자들의 인터뷰에 따르면, 칼 라거펠트는 패션 디자인 영역을 뛰어넘어, 모든 분야에 조예가 깊은 전문가라고 봐야할 것 같다. 더군다나 이번 서평을 작성하며 알게 된 사실이 하나 있는데, 그는 보유하고 있는 책의 수가 무려 23~25만 장서에 이르는 독서광이라고 한다… 역시 본인 직업의 핵심 키워드를 ‘desire 욕망’이라는 단어 하나로 정의할 수 있는 통찰력은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니었다.

이번 호에 소개된 칼 라거펠트 관련 인터뷰는 다음과 같다.

“지나간 것보다는 늘 ‘다음’을 생각한다는 것이 제게는 가장 인상적이에요.”

“(…) 특히 그의 문화에 관한 지식은 무시무시할 정도로 방대해서 곁에 있는 것만으로 많은 것을 배우게 되니까요. 음악, 패션, 예술뿐 아니라 최신 테크놀로지 같은 새로운 것 전반에도 관심이 많아요. 신제품이 나오면 남들보다 먼저 손에 넣어야 직성이 풀리는 얼리 어답터이고, 스스로를 예술가가 아닌 패션 디자이너라고 칭하는, 젊은 사고를 가진 사람입니다. 여성들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들기 위해 사무실에 있을 때도, 길거리를 걸을 때도 언제나 주위 사람들과 차림새를 관찰하죠. 어떤 팀원이 액세서리를 착용했는지, 지나가는 사람이 스카프를 어떻게 묶었는지 등의 디테일을 단번에 포착해내는 그의 눈썰미는 마치 기관총 같아요. 한번은 촬영 중 그가 스타일리스트에게 모델이 입은 셔츠의 단추를 좀 매만져달라고 주문한 적이 있었어요. 스타일리스트가 “왜 그러시죠?”라고 묻자 그가 “단추 삐뚤어진 거 안 보이나요?”라고 하더군요. 제 눈에도 셔츠 단추는 멀쩡히 잘 끼워져 있었는데 말이죠. (웃음)”
– 에릭 프룬더(Eric Pfrunder), Image Director of CHANEL

그는 제가 아는 가장 박식하고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자, 항상 미래를 바라보는 사람이에요. 또 굉장히 너그러우면서도 충실한, 일일이 나열할 수 없을 만큼 장점이 많은 대단한 존재죠.”
– 캐롤라인 드 메그레(Caroline de Maigret), 뮤직 프로듀서, 모델, 샤넬 글로벌 앰배서더

“전혀 어려운 질문이 아니네요. 오히려 굉장히 쉬운 질문이네요. 저는 라거펠트 씨만큼 예리한 안목을 지닌 사람을 처음 봤습니다. 미적 감각뿐만 아니라, 기술적 지식, 문화, 지성 등이 그 안목을 뒷받침하죠. 그를 보면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말이 떠오릅니다. “문제는 당신이 무엇을 보느냐가 아니라, 당신이 무엇을 인식하느냐이다.” 라거펠트 씨는 인식하는 사람입니다.”
– 브누아 페베렐리(Benoit Peverelli), 포토 저널리스트

칼 라거펠트는 텔레파시 같은 본능, 심오한 지혜와 미적 천재성, 엄청난 기억력과 독서에 기반한 지식, 신들린 듯한 호기심을 갖춘 사람입니다. 개인적으로 그는 사람의 마음을 읽는 초능력을 지니고 있는것 것 같아요. 엑스레이 기계처럼 사람을 꿰뚫어보죠. 그는 샤넬을 어디로 이끌어나가야 할지 잘 알고 있어요. (…) 패션업계에서 일하는 사람은 대체로 패션에만 꽂혀있기 쉬운데, 그는 그 이외의 모든 것에 대해서도 집중하는 능력을 겸비하고 있어요.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가 미래에 대해 굉장한 열정을 지니고 있다는 거예요. 어제도 라거펠트가 제게 말했어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은 컬렉션을 만드는 거야”라고요. 여러 번의 컬렉션을 준비하면서도 불가능이란 없다는 듯 영화 같은 전혀 다른 분야에 도전하는 게 그의 원동력이 아닐까요.”
– 아만다 할레츠(Amanda Harlech), Creative Consultant

“(…) 칼은 한마디로 설명할 수 없는 사람입니다. 창조적인 면 하나만으로 그를 규정할 수도 없어요.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있죠. 그의 능력에 타고난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또 그만큼의 노력을 아끼지 않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그의 창조성에 그만한 깊이가 있는 것은 절대 사고하기를 멈추지 않기 때문이에요. 칼은 주변의 모든 것을 느끼고 주변 사람들에게서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줄 압니다. 그는 스펀지 같아요. 겉으로 보면 매우 차가운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매우 예민하면서도 남의 말에 귀 기울일 줄 알아요. 설령 본인을 보호하기 위해 차갑게 보일 때도 있을지 모르겠지만요. 그런 의미에서 정말 대단한 크리에이터입니다. 출중한 예술적 능력(특히 엄청나게 뛰어난 일러스트 실력)과 타고난 취향, 잘 받은 교육까지 범상치 않은 팔레트를 지녔죠. 거기다 본인의 팔레트를 매일 가꾸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아요.

그에게는 그 어떤 것도 완결된 것이 없습니다. 극도의 호기심을 가졌고, 피곤할지언정 결코 지치지는 않으니까 말이죠. 세상의 모든 것에 관심을 가진 그가 발산하는 에너지는 정말 놀라워요.
– 버지니 비아르(Virginie Viard), CHANEL Creative Studio Director (칼 라거펠트 타계 후 후임자로 임명 되어 현재 샤넬을 이끌고 있다.)

샤넬에서, 또는 샤넬과 함께 일하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인터뷰 했음에도, 칼 라거펠트와 관련 된 질문에 있어서는 그 대답이 참 한결 같아서 놀랐다. 패션 뿐만이 아니라 문화, 예술과 관련된 모든 분야에 관심이 많고, 다독을 통한 방대한 지식에서 나오는 날카로운 통찰력, 신제품이 나오면 가장 먼저 구입해야 직성이 풀리는 얼리 어답터에, 컬렉션 만드는 것이 가장 즐겁다고 말할 정도로 일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 사람. 모든 이들이 한결같이 말한 칼 라거펠트의 모습이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그의 독서에 대한 열정이다. 보유하고 있는 도서관 수준의 어마어마한 장서 수도 그렇지만, 평소 유일한 취미가 독서라고 할 정도로 독서에 대한 애착이 깊었다고 한다. 역시 ‘독서’는 정말 분야를 막론하고, 모든 성공한 이들의 공통된 습관인 것 같다(다시 한 번 스튜 독서모임에 열심히 참여해야겠다는 생각을…).

▲ 거의 도서관 수준… 보유하고 있는 장서 수만 23~25만에 이른다고 한다.

비록 이제 더이상 그의 샤넬을 볼 수는 없겠지만, 칼 라거펠트는 정말 내가 생각하던 상상 이상으로 대단한 사람이었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되었다. 아울러, 역시 위대한 인물은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점도 다시 한번 상기하게 되었다.

 

패션쇼의 고정관념을 깨준 ‘샤넬의 컬렉션’


내게 있어 패션쇼는 항상 가운데에 긴 런웨이가 위치해 있고 양옆에 관객들이 앉아서 모델들의 워킹을 보며 박수를 치는 그런 모습이었다. 결국 쇼 자체가 ‘패션’을 선보이기 위해 펼쳐지는 만큼, 모델이나 옷이 중요하지 그 외에 무대나 배경 등까지 세세하게 신경쓸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하지만, 본 잡지를 읽으며 본 샤넬의 컬렉션은, 정말 상상 이상이었다(개인적으로 패션에 대해 무지해서 그랬을 수도…).

참고로 샤넬은 1년에 열 번의 컬렉션을 발표한다고 한다. 다만 모든 컬렉션이 같은 수준의 규모는 아니라고 하며, 파리 패션 위크 기간에 선보이는 두 번의 레디투웨어 컬렉션과 오트 쿠튀르 컬렉션, 각각 5월과 12월에 열리는 크루즈와 공방(Métiers d’Art) 컬렉션 정도가 샤넬이 진행하는 ‘빅 이벤트’라고 볼 수 있다고 한다.

인상깊었던 샤넬의 컬렉션은 다음과 같다.

● 2019년 Spring-Summer Ready-to-Wear Show / 프랑스 그랑팔레

▲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그랑 팔레를 해변으로 만들어 버렸다.

샤넬 쇼의 단골 무대인 프랑스 파리의 ‘그랑 팔레’에서 펼쳐졌는데, 위 영상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해변을 그대로 옮겨 왔다. 실제 해변의 모래를 가져왔고, 파도가 치는 모습까지 완벽하다. 이와 관련해 잘 설명한 해당 호의 글이 있어 옮겨 보았다.

“이날의 쇼장엔 많은 이의 짐작대로 여름 해변이 펼쳐졌다. 하지만 그 규모는 짐작 이상이었다. 그랑 팔레를 가로지르는 인공해변은 어느 자리에 서나 그 풍경이 한눈에 들어올 정도로 거대했으며, 규칙적인 파도를 만들어냈다. 갈매기의 울음소리로 쇼의 시작을 알림과 동시에 모델들이 모래사장 위로 걸어 나왔고, 몇몇 모델은 샌들을 손에 든 맨발 차림이었다. 샤넬의 연출력은 바로 이 지점에서 빛을 발했다. 모래사장이나 바다를 단순한 배경으로만 활용한 것이 아니라, 모델이 걷는 무대로 활용하며 특별한 인상을 남기도록 한 것이다. 모래사장 위를 걸으며 생겨나는 미묘한 제스처와 리듬감은 패션쇼장을 실제 해변처럼 느끼도록 한다. 덕분에 트위드 재킷과 와이드 팬츠, 리틀 블랙 드레스 등 ‘샤넬 아이콘’은 엄숙함을 벗고 마치 지난 여름의 추억처럼 자연스럽게 많은 이를 매료시켰다.”

▲The Spring-Summer 2019 Ready-to-Wear Show — CHANEL

● 2018년 Fall-Winter Ready-to-Wear Show / 프랑스 그랑팔레

▲ 나무와 낙엽을 활용하여 숲을 만들었다.

실제 나무와 낙엽을 그대로 옮겨 놓아 그랑 팔레를 숲으로 재창조 했다.

▲ The Fall-Winter 2018/19 Ready-to-Wear Show — CHANEL

● 2018년 Spring-Summer Ready-to-Wear Show / 프랑스 그랑팔레

▲ 인공 폭포를 만들어 놓은 모습.

이번 호에서 설명해준 해변을 보고도 엄청 놀랐었는데, 딱 1년 전에는 이렇게 폭포를 갖다 놓았다 ㅋㅋㅋ

▲ Spring-Summer 2018 Ready-to-Wear CHANEL Show

● 2017년 Fall-Winter Ready-to-Wear Show / 프랑스 그랑팔레

▲ 스페이스 센터를 만들어 놓은 모습. 가운데 로켓에 주목하라.

스페이스 센터를 주제로 꾸며졌는데, 무대보다 인상 깊었던 건 마지막 부분의 로켓 발사 쇼였다. 해당 호에서 해당 쇼를 소개하는 글 일부를 발췌하자면,

“피날레에서는 칼 라거펠트가 발사대에 올라 버튼을 누르고 무대 중앙에 설치한 우주선이 마치 실제처럼 불꽃과 연기를 내뿜으며 솟아오르는 장면을 연출했다.”

고 한다. 영상의 19분 24초 부터 보면 된다.

▲ Fall-Winter 2017/18 Ready-to-Wear CHANEL Show

이처럼 샤넬의 쇼는 단순히 앉아서 의상과 모델의 워킹을 보는 곳이 아니라, 무대, 배경, 음악까지 쇼를 위한 모든 요소들이 세심하게 고려 된 한 편의 종합 예술작품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쇼에 참가한 여러 셀럽과 관계자들에게 단순히 패션을 선보이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다양한 측면에서 그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는 점이 가장 인상 깊었다. 영상을 보면서, 쇼가 끝나면 이들이 자발적으로 샤넬의 팬이 되어 알아서 홍보를 할 것만 같았다. 실제로, 보그 코리아 편집장인 신광호씨의 인터뷰를 살펴보면 이러한 부분이 잘 나타나 있다.

“(…) 그랑 팔레를 커다란 브라세리(brasserie)로 만들고, 쇼가 끝나면 모델들이 런웨이의 일부이던 테이블에 앉아 커피를 마시고 빵을 먹어요. 쇼에 초청된 관람객은 그 사이를 다니며 함께 기념사진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리죠. 별도로 광고할 필요도 없이 그랑 팔레에 모인 수천 명의 사람을 매체로 역이용한 겁니다. 셀피 시대의 도래를 가장 먼저 캐치하고 브랜드 이벤트, 퍼포먼스와 결합해 인스타그램이라는 미디어에 효과적으로 노출시키도록 하는 것은 정말 똑똑한 발상이었어요.
– 신광호, <보그 코리아> 편집장

이외에도 샤넬이 더 대단한건, 위와 같이 무대를 꾸미기 위해 활용된 여러 소재들을 재활용 하여 환경까지도 생각한다는 점이었다.

“(…) 하지만 패션 산업이 지구환경을 오염시킬 수 있다는 걸 인지하고 있죠. 샤넬도 마찬가지로 그 부분에 대해 인지하고 있고요. 예를 들어 이번 2019년 봄, 여름 쇼에서 사용한 모래는 파리의 건설 사업에 재활용할 예정이고, 2018/19 가을, 겨울 쇼에 쓴 아름다운 나무들도 모두 재활용되었어요. 샤넬을 정의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트위드는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이 조합된 예술적이고 아름다운 패브릭이죠. 샤넬은 재고 상품을 태우지 않는 정책을 마련했고, 쓰이지 않은 트위드 패브릭을 다시 염색하거나 수를 놓아 재사용하고 있어요. 이런 노력의 일환도 브랜드가 걸어갈 미래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 아만다 할레츠(Amanda Harlech), Creative Consultant

26개 공방 연합 ‘파라펙시옹’


마지막으로는 프랑스 파리의 26개 공방 연합 ‘파라펙시옹(Paraffection)’을 꼽을 수 있다.

“1900년대 초반만 해도 파리에는 300개가 넘는 깃털 공방이 있었지만, 1960년대에 들어서면서 단 50곳 정도만 명맥을 유지했다. 맞춤 구두를 만드는 공방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유서 깊은 공방들이 사라지고 상대적으로 임금이 저렴한 제3세계로 수작업의 구심점이 이동하는 것을 막기 위해 샤넬은 1997년 자회사인 파라펙시옹을 설립하고, 파리 곳곳에 흩어져 있던 공방을 차례로 인수하기에 이른다. 모든 것이 빠르게 변화하는 4차 산업혁명의 전환점에서 이러한 샤넬의 행보는 오직 인간의 손에서 피어나는 예술인 전통공예를 보존함과 동시에 창의적이고 혁신적 아이디어를 불어 넣어 공예를 브랜드 미학의 일부로 편입시킨다. 파라펙시옹은 오늘날 패션 하우스가 구축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에코 시스템인 것이다.”

파리에 위치한 전통 공방들이 점차 사라지자, 샤넬이 1997년 자회사인 파라펙시옹을 설립하고 하나 둘 인수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공방들은 현재 자수, 구두, 깃털, 모자, 주름 등 무려 26개에 이르는데, 샤넬이 이렇게 공방연합을 운영하는 이유는 아래의 글에서 잘 드러난다.

브랜드의 혁신이란 최상급 품질을 유지하는 데서 비롯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던 샤넬은 공방이 위기를 맞으면 전통 기술과 장인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하는 오트 쿠튀르의 기반이 흔들리고, 이는 패션 산업 전체의 위기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샤넬은 1997년 파라펙시옹(Paraffection)을 설립해 공방을 후원함으로써 장인 정신의 전통을 생생하게 보존하고, 2002년부터는 매년 하나의 도시를 테마로 한 공방 컬렉션을 선보이며 장인들과 그들의 노하우에 헌정해왔다.

놀라운 부분은, 샤넬이 단순히 그들의 성공을 위해서 이 브랜드들을 인수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만약 그랬다면, 모든 공방은 샤넬과 전속 계약을 맺고 샤넬만을 위한 제품들만 생산해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샤넬은 그렇지 않았다. 현재 파라펙시옹에 속한 공방들은 다른 여러 브랜드들과도 협업하며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으며, 공방 스스로 경쟁력을 지니도록 몇몇 공방은 자체 부티크를 두고 직접 고객을 상대하고 있다고 한다. 해당 호의 글을 빌리자면, 샤넬은 ‘장인 기술을 통해 완성하는 아름다움과 가치를 공동 자산’으로 보고 이를 공유하여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고 있는 것이다. 또한 정기적인 공방 컬렉션을 선보이며, 이들 공방만을 위한 쇼를 매년 선보이고 있다.

이러한 샤넬의 모습을 보면서, 바로 이런 부분들이 우리나라와는 상반되는 것 같아 씁쓸했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도, 성수동의 제화거리 같이 전통 장인들이 그들만의 기술을 가지고 제품을 만드는 곳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 가치를 높게 쳐주는 기업이 나타나지 않자 그러한 거리들은 대부분 자취를 감추었다.

소위 말하는 ‘장인’들은 하루 아침에 나오지 않는다. 이들이 수십 년에 걸쳐 갈고닦은 그들만의 기술은 분명 값어치를 매길 수 없는 값진 자산이다. 4차 산업혁명이 화두가 되고, 모든 인력이 자동화 되어 가는 시점이다보니 분명 값싼 인건비나, 작업의 신속성 등을 따지는 것 역시 중요하다. 그러나, 정말로 중요한 것은 전통과 기술의 조화가 아닐까.

이와 비슷한 질문에 대한 공방 관계자의 대답이 인상깊었다.

“샤넬의 하이 주얼리 공방을 방문했더니 이미 3D 프린터와 장인들의 작업이 효율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더군요. 이러한 변화가 자수 예술 공방 르사주에서는 어떻게 반영되고 있나요?” (질문)

“오늘날까지 자수를 사용한다는 건 시대의 변화에 맞춰 적절히 조화를 이루어가며 발전해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항상 과거에 비해 새로운 것과 달라진 것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어요.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자수 드로잉의 사이즈를 컴퓨터로 조절하거나, 3D 프린터를 부분적으로 이용하는 등 신기술을 도입했지만, 이는 전통을 대체하려는 수단이라기보다 전통의 부족함을 보충해 더욱 완전하고 풍부하게 만드는 과정이라고 봐요. 자수의 모든 과정을 기계로 진행하는 경우도 이미 마켓 내에 많지만, 그게 르사주의 역할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르사주는 어디까지나 사람 손으로 이루어낸 정교함과 완벽함을 추구하는 공방이니까요. 그것이 우리 모두를 움직이는 원동력이고 어떤 것도 이를 대체할 수는 없어요.”
– 위베르 바레르(Hubert Barrere), Artistic Director, Maison Lesage

신기술이 전통의 부족함을 보충해 더욱 완전하고 풍부하게 만드는 과정이라고 본다는 답변에서, 그들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었다. 이처럼 전통 장인들을 존중하고, 직접 생태계를 이끌어 나가는 샤넬의 모습에서 왜 그토록 사람들이 샤넬에 열광 하는지 대강은 알 것 같았다.


이처럼 샤넬은 가브리엘 샤넬로 부터 시작하여, 칼 라거펠트라는 위대한 디자이너를 거치며 현재 글로벌 패션을 선도하는 럭셔리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또한 다양한 창의적인 컬렉션을 꾸준히 선보이고, 오늘날 파리의 여러 공방 생태계를 가꾸어 나가는 등 패션계에 있어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얼마 전 우연히 모 방송사의 ‘한끼줍쇼’라는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는데, 그곳에 주름 공방을 운영하는 가족이 나왔다. 방송에 나온 부부는 수 십년간 한결같이 옷의 주름을 만드는 일을 했다고 하는데, 일을 하면서 수많은 공방들이 문을 닫고 본인들의 공방만이 거의 유일하게 남아 있다고 했다. 오랜기간 동안 장인정신으로 한 업에 종사하는 그들이 대단하다 생각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프랑스 파리의 ‘로뇽’이라는 공방과 대조되어 씁쓸했다. 로뇽 역시 파리에서 옷의 주름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공방인데, 2013년에 파라펙시옹에 합류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샤넬은 로뇽이 파라펙시옹에 합류하자마자 2013/14 가을, 겨울 오트 쿠튀르 컬렉션에서 바로 오간자를 겹겹이 접어 덧댄 다양한 드레스를 런웨이에 줄줄이 선보였다고 한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브랜드들은 역시 괜히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겉 보기에는 엄청난 브랜드 값이 매겨진 화려한 명품일 수 있지만, 그 이면에는 강력한 아카이브를 바탕으로, 실루엣을 위해 재킷 끝단 안쪽에 체인을 덧대는 등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놓치지 않는 디테일에 신경쓰는 샤넬의 정신이 숨어있었다. 개인적으로 샤넬 제품을 살 일이 앞으로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칼 라거펠트 타계 후 버지니 비아르의 샤넬이 앞으로 어떤 모습을 모일지 관심있게 지켜봐야겠다.

< 인상 깊은 문구 >

“회사에 신입사원이 들어오면 이런 테스트를 자주 해요. 깡봉 가에 위치한 제 사무실에서 약속을 잡고, 잠시 이야기를 나눈 후 밖으로 나갑니다. 그리고 신입사원에게 제 사무실에서 무엇을 봤는지, 무엇이 눈에 띄었는지 물어보죠.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그가 어떤 사람인지, 우리와 함께 일할 만한 사람인지 가늠하는 중요한 단서가 되거든요.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기억하지 못한다면 그 사람은 문제가 있는 거예요. 저희에겐 ‘눈을 뜨고 있는 사람’이 필요하거든요.” – 에릭 프룬더(Eric Pfrunder), Image Director of CHANEL

“샤넬은 단순한 럭셔리 브랜드가 아닌 이상적 여성상을 통해 패션을 물론 삶의 태도까지 아우를 수 있는 토털 브랜드를 추구한다.”

“(…) 무엇보다 퀄리티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면이 인상적이에요. 실루엣을 위해 재킷 끝단 안쪽에 체인을 덧대는 등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놓치지 않죠. 게다가 샤넬은 다른 브랜드와 비교 불가한 강력한 아카이브가 있고, 이를 모든 이와 공유합니다. 아카이브를 통해 더 나은 미래를 얘기하는, 그런 부분도 닮고 싶어요.” – 로흐 에리아드 뒤브레이유(Laure Heriard Dubreuil), 더 웹스터 창립자, CEO

“이러한 장면이 인상적인 것은 샤넬의 블랙 트위드 재킷이 샤넬이라는 브랜드는 물론 어떤 전형성에도 갇혀 있지 않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심지어 제인 버킨(Jane Birkin)과 소피아 코플라(Sophia Coppola)의 룩에선 에르메스의 버킨 백과 루이비통의 보스턴백이 액세서리로 등장하며, 책의 후반부엔 샤넬 재킷과 함께 매치한 타 브랜드의 아이템 목록까지 정리해두었다. 샤넬이 클래식을 돌아보는 작업은 원형을 박제하는 것이 아니라, 원형에 무한한 자유로움을 부여하는 것이다.”

“SNS를 통해 날것 그대로의 상태를 공개하며, 모두가 손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시대에 단 한 명의 허락된 사진가를 통해 ‘패션의 성역’이 여전히 존재함을 이야기하는 이 책은 럭셔리에 대한 샤넬식 질문이자 해석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 샤넬의 아카이브, 비전, 가치와 추구하는 방향은 저널리즘이 추구하는 그것과 동일해요. 샤넬은 브랜드 본사에서 제공하는 콘텐츠를 재가공 없이 매거진에 그대로 실어도 무방할 만큼 자체 콘텐츠 제작 퀄리티가 훌륭합니다. 사진과 출판, 영상 등 모든 방면에 조예가 깊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죠. 이러한 브랜드는 패션업게에서 세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로 적어요.” – 신광호, <보그 코리아> 편집장

“샤넬이 패션 브랜드 중 가장 엄격하고 보수적일 것 같죠? 사실은 반대입니다.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진보적 브랜드예요. 브랜드와 협업 형태의 화보를 찍을 때조차 머리부터 발끝까지 샤넬을 입히는 것을 원치 않아요. 톱 모델 다리아 워보위와 함께 촬영한 화보에서는 낡은 리바이스 501 청바지에 샤넬의 블랙 재킷을 입혔고, 틸다 스윈턴과 모 잡지의 커버를 촬영할 때는 샤넬 의상에 하이더 아커만의 커다란 벨트를 매치했죠. 다른 브랜드라면 컴플레인했을 일이지만, 샤넬에서는 오히려 멋지다고 좋아했어요. ‘우리 옷은 어떤 것과도 섞을 수 있다’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겁니다. 협업하는 사람들에게 샤넬을 더욱 발전시킬 여지를 주죠. 그 자체가 패션이라 할 수 있어요.” – 신광호, <보그 코리아> 편집장

“또한 주얼리는 실제 착용했을 때 가장 아름다워 보이도록 디자인해야 한다는 것이 가브리엘 샤넬의 믿음이었기에 상자나 유리 진열대 안에 주얼리를 진열하던 관행을 깨고 실제 여성의 몸을 재현한 밀랍 마네킹에 보석을 디스플레이했다.”

“러시아 출신의 조향사 에르네스트 보다. 1917년 러시아혁명 이전까지 황제를 위한 향기를 만들던 그에게 샤넬이 주문한 것은 “여성의 향기가 나는 여성의 향수(A woman’s perfume with a woman’s scent)”였다.”

“샤넬은 보가 가져온 작은 샘플 병들 가운데 ‘다섯 번째 것’을 세상에 태어날 향으로 정했다.”

“샤넬 No.5는 최초의 여성용 향수이자 패션 디자이너의 이름을 붙인 첫 번째 향수이며, 샤넬의 상징이 된 더블 C 로고를 처음 사용한 제품이기도 하다.”

“규모가 큰 글로벌 브랜드임에도 내면으로는 가족 같은 공동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크리에이터를 존중하고 제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충분한 믿음을 주고 지지해주며, 무엇보다 구성원과 ‘함께’ 일하는 것이 샤넬이 추구하는 방식이에요. 존중해주는 만큼 많은 사람에게 존중받는 브랜드이기에 더욱 인상 깊게 다가온 것 같아요.” – 루치아 피카(Lucia Pica), Global Creative Makeup & Color Designer of CHANEL

“시간을 초월하는 ‘타임리스 뷰티(timeless beauty)’라고 할 수 있겠네요. 제품을 사용함으로써 그 철학을 알 수 있고, 그에 대해 오래 생각하게 만드는 브랜드라고 생각합니다. (…)” – 루치아 피카(Lucia Pica), Global Creative Makeup & Color Designer of CHANEL

“20대의 얼굴은 자연의 선물이고, 30대의 얼굴은 자신의 삶이 빚어내는 것이며, 50대의 얼굴은 스스로가 선물하는 것이라고 하죠. 마드모아젤 샤넬은 여성의 아름다움이 ‘영혼’에서 시작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뷰티 트리트먼트는 몸과 정신을 일깨우고 돌보는 의식입니다. ‘모두들 신체를 돌보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내면을 케어하는 것은 신경쓰지 않아요. 뷰티 트리트먼트는 마음과 영혼으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코스메틱 제품을 사용하는 의미가 없어요.’라고 한 마드모아젤의 말처럼 말이죠. 따라서 고객이 스스로의 내면을 바라보고 연결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 모든 케어의 첫 단추가 됩니다. 샤넬 오 리츠 파리는 마드모아젤 샤넬의 아름다움에 대한 이런 전체적 접근 방식을 담아낸 유니크한 공간입니다. 스파의 모든 트리트먼트는 개별 고객이 가진 고유한 아름다움을 드러내도록 해줍니다.” – 아르멜 수로(Armelle Souraud), 샤넬 글로벌 과학 커뮤니케이션 디렉터(International Scientific Communications Director of Chanel)

“여기에 사용하는 재스민은 원료 그대로의 특징과 효능을 보존하기 위해 전통 방식에 따라 손으로 직접 채취해 더욱 가치 있다.”

“그루밍족을 위한 남성 전용 메이크업 제품이 늘어나는 추세지만, 남성 스스로 거리낌 없이 사용할 수 있또록 애티튜드, 제스처까지 고려한 제품은 많지 않다.”

“르사주에서는 완벽한 품질 이외의 것을 상상할 수 없어요. 자수 장인들이 오랜 기간 동안 연마한 자수 기술은 엄격함과 정확함 그 자체를 의미합니다. 그건 의무가 아니라 모든 자수 장인들의 가슴속 깊이 존재하는 열망이거든요.” – 위베르 바레르(Hubert Barrere), Artistic Director, Maison Lesage

“저희 스튜디오 스태프 중에서 칼과 마주치지 않으며 일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어요. 모두가 함께 협업하죠. 그래서 저는 모든 지원자를 칼에게 소개합니다.” – 버지니 비아르(Virginie Viard), CHANEL Creative Studio Director

“(…) 제가 샤넬에 입사한 후에도 바뀌지 않은 점은 샤넬이 스스로를 차별화하는 방식이 오로지 ‘창작 활동’에 있다는 것입니다. 저희는 고객에게 최고 컬렉션을 제공하고자 모든 노력을 오직 창작 활동에 쏟아부었습니다. 이것이 샤넬을 다른 브랜드로부터 차별화하는 것 같아요. 상당히 많은 브랜드가 고객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에 전력을 다하는데, 저희는 그 길을 택하기보다 어떻게 하면 또 다음 컬렉션에서 고객을 놀라게 해줄 수 있을까에 대해 심사숙고합니다. 예를 들어 많은 고객이 지난 시즌 선보인 블랙 컬러의 재킷에 좋은 반응을 보였다고 하더라도 그 다음 시즌에 똑같은 성공을 반복하려 하지 않습니다. 항상 저희의 고객을 놀라게 하기 위해 이러한 신념과 가치를 전하는 것이 중요하죠.” – 브루노 파블로브스키(Bruno Pavlovsky), President of CHANEL Fashion

[읽게 된 동기]


공부를 하던 중 “내가 왜 이런 공부를 하고 있지” 라는 어마어마한 현타가 오면서 눈에 확 들어와버린 책.

얇은 두께와 팩폭 제목에 이끌려 하루만에 다 읽어버렸다.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한줄평 및 별점]


★★★★☆ (4점 / 5점)

공부 자체가 목적인 공부, 호흡 깊은 공부 실천해보자.

 

 

[서평]


지난 25년 간 기억이 나기 시작한 이후 내 기억 속에 공부를 아예 안했던 순간은 없는 것 같다.

학교 들어가기 전엔 빨간펜과 윤선생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땐 내신에 SAT에.

대학에 들어서도 전공과 교양과목 수업을 들으면서 졸업할 수 있었고 졸업 후인 지금도 법학적성시험을 준비 중에 있으며 다시 공부 중이었다.

쉼 없이 공부하다보니 공부에 대한 무지막지한 회의감이 올라오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지난 25년간 공부는 한 것 같은데 뭔가 채워지지 않는 듯한 느낌이 강하게 들어서였다.

그렇게 생각하기 시작하니 내가 공부를 하는 것이 즐겁지 않았고 그 날 하루종일 그 생각에 휩싸여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하였다.

2019년 봄에 갑자기 찾아온 현타에 나는 답이 필요했고 책장에 오랫동안 꽂혀있던 이 책은 내 개인 상담치료사가 되주기를 기꺼워했다.

 

한 일본 공부대가의 고민

이 책의 저자는 메이지대학교 인문학 교수 사이토 다카시로 그는 본인만의 공부 철학을 통하여 많은 일본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초반부에 본인이 큰 수술로 병원에 입원해있으면서도 공부를 한 인물이라고 본인을 밝혔고 그 문구를 읽는 도중 솔직히 책을 덮을뻔했다.

이 사람은 애초에 공부를 사랑하는 사람이며 그의 공부에 대한 조언이 내 상황과 맞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을 덮기 직전 그가 젊은 시절 했던 고민을 고백한 부분이 있었다.

내가 고등학교 때 이후로 얼마나 바뀌었는지를 곰곰이 따져 보니 그렇게 많이 변하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p.40)

 

이 문구를 보니 정말 뜨끔하였다.

나름 꾸준히 공부하고 많은 지식을 얻었다고 자부했던 내가 공부에 대한 회의감이 들었던 이유가 이것이 아녔을까?

정말 학창시절 열심히 공부했고 꽤 쓸만한 지식을 습득해왔지만 정작 그렇게 쌓아온 지식을 통해서 진정한 성장으로 이어지지 못해서 그런 감정이 들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다.

나와 비슷한 고민을 했다는 그의 고백을 듣고 나니 책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공부해야 내가 공부를 즐기면서 성취감을 느끼면서 할 수 있을까?

 

공부 그 자체가 목적이 되는 공부

사이토 교수는 공부가 목적이 되는 공부를 해야한다고 강조한다.

공부가 목적이 아닌 수단이 된 순간 성적과 성과와 같은 것에 중점이 되어 호흡이 짧은 공부를 할 수 밖에 없다고 말이다.

하긴 돌이켜보면 내가 언제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공부를 한 적이 있나 의문이 든다.

심지어 내가 좋아하는 경제나 흥미로웠던 교양수업조차도 나중에는 시험으로써 평가를 받는다는 압박감에 그리 즐기면서 하지 못했던 것 같다.

 

이렇게 수단을 위한 공부를 하다보면 나오는 가장 큰 단점은 흥미가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시험이 끝나고 나면 머리 속에 지우개가 생기는 현상을 많이들 경험했을 것이고 공감할 것이다.

이런 이유는 시험이 목적이 되었기 때문에 목적 달성 후 공부에 대한 열의가 떨어지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다.

사실 공부를 제대로 천천히 음미하면서 하다보면 질문이 생길 수 밖에 없고 그 질문의 해답을 찾다보면 자연스레 다음 공부로 이어지는 것이 진정한 공부인 것인데 말이다.

그렇게 연결고리가 생기고 본인만의 목표가 생겼을때에 진정한 지식의 확장이 있고 그로써 성장할 수 있다고 사이토 교수는 역설한다.

그렇기에 성적이 목적이 된 우리들은 학교가 짜놓은 커리큘럼에 대한 깊은 이해를 하기보다 한 수업 한 수업 듣기에 급급하다보니 공부가 지치는 활동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내 현실적인 문제 상 (입시 준비 중) 성적을 아예 던질 수는 없기에 내 여가시간에라도 사이토 교수가 주장한 호흡 깊은 공부법을 해보기로 하였다.

그가 말한 호흡 깊은 공부법은 뭐냐고?

한 번 알아보자.

 

 

호흡 깊은 공부법

그가 말한 호흡 깊은 공부은 다름 아닌 순수학문 공부이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현대인들은 스스로를 증명하기 위하여 공부를 수단으로 사용한다.

아이러니하게도 공부를 수단으로 여기는 이 태도로 인하여 깊은 사유를 하기 보다는 눈 앞에 닥친 문제를 어떻게든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단기간에 해결할 수 없는 어려운 문제가 닥치는 순간 쉽게 좌절하게 된다.

우리가 가진 문제해결 도구로는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사이토 교수는 어떤 연유로 순수학문을 공부하라는 말을 했을까?

여러 순수학문에서 쌓은 내공은 나에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도구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순수학문에는 정확한 끝이 없는 무긍무진한 영역이고 어느 정도 공부했다고 자신이 무언가를 증명할 수 없을만큼 깊은 학문이다.

그렇기에 당장의 성장에 눈이 멀지 않고 공부 자체를 즐길 수 있는 여건을 준다는 것이다.

이렇게 공부 자체에 매료되어 한 걸음씩 나가다보면 다른 사람들은 가지지 못한 내공이 쌓이고 영역 각자의 문제해결 도구를 획득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순수학문에 대한 사유의 힘을 통해서 막막한 문제 또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이렇듯 호흡 깊은 공부를 끊임 없이 하다보면 누군가가 쉽사리 따라할 수 없는 나만의 지식체계, 즉 나만의 아우라가 생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저자는 그러한 현상을 나무에 비유하여 표현한다.

공부는 자신의 내면에 나무를 한 그루 심는 것과 같다. 어떤 학자가 쓴 책을 읽고 그 안에 담긴 지식고 세계관을 공부하면, 나의 내면에는 그 학자의 나무가 옮겨 심어진다. 적극적으로 다양한 공부를 하는 사람이라면 나무의 종류도 각양각생일 것이고 숲의 면적도 넓을 것이다. (p.47)

내 자신의 흥미에 쫓아 공부를 나만의 공부플랜을 따라가다보면 어느샌가 나만의 아우라가 생긴다니, 공부할 마음이 안 생길 수가 없다.

 

저자는 이 책에서 자신이 “공부를 사랑하는 사람”으로 남겨지고 싶다고 얘기한다.

어린 시절 누군가 공부가 즐겁다고 하면 이상한 사람으로 치부하고 넘겨버렸다.

하지만 성인이 되어 대학을 졸업하고서야 나도 공부를 즐기고 싶다라는 아이디어에 매료되었다.

내가 해야하는 현실적인 성적을 위한 공부를 하는 것도 소홀히 하면 안되지만 정말 나의 마음 가는대로 물 흐르듯 공부 자체를 즐기는 공부를 해보는게 어떨까?

사이토 교수가 제시한 이 길을 통해 성숙한 성장을 이룰 그 날이 기대된다.

[ 읽게 된 동기 ]


회사 독서통신 학점 취득을 위해 고르던 중, 문재인 대통령님 추천 책 한 줄에 바로 신청!

[ 한줄평 ]


책 이름 그대로, 뛰어난 통찰력으로 현재 사회의 문제를 바라보고, 내 삶의 방식에 대해 성찰 할 수 있게 하는 책!

 

[ 서평 ]


책은 언제나 나에게 새로운 시각을 만들어준다.  신문을 항상 읽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니, 정보 취득의 시간이었지 나의 관점으로 새로운 생각을 만들지는 않았던 것 같다. 사실 이 책의 내용은 신문에서 읽었었던 내용들이다. 하지만 단지 팩트만을 전하는 신문의 내용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는 이 책은 나에게 신선함과 충격을 주었다. 그리고, 생각이 생각의 꼬리를 물어 내 삶의 전체를 조망하는 시간까지 가지게 되었다. 챕터별로 간단히 생각을 정리해보려 한다.

 

<윤리>

*착한 소비 – 필요한 것을 사는 소비를 넘어 나의 가치를 표한사는 소비 시대

경제가 어려워질수록 착한 소비가 늘어난다고 한다. 국가부도를 겪은 그리스에서는, 한 잔의 커피를 사면 한 잔의 커피가 기부된다. 그리고 그 커피는, 커피 한 잔을 통해 삷의 고통을 이웃과 나누고 싶어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와서 먹을 수 있다. 이 글을 보며 어느새 눈시울이 붉어지는 나를 볼 수 있었다.

나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우리 세대는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이기적으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현실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고 생가된다. 그리고 그 문화의 피폐함을 고발하여 성공한 드라마가 ‘스카이 캐슬’ 이 아닌가 싶다. 나도 어릴 때 어른에게 들었던 말이 있다. ‘너가 누구를 돕고 싶으면 너부터 성공해라’ 그런데 그리스의 나눔 카페나, 독일 길거리에 무료 냉장고를 보며 어느새 세뇌되어진 나의 편협한 생각이 부끄러워졌다.  이제부터라도 나만이 아닌 주변을 바라보고, 나의 소비가 단순한 합리적인 결정이 아니라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소비가 될 수 있도록 바꿔가려 한다. 결국 가치는 스스로가 부여하는 것이기에.

글 마지막 부분을 직접 타이핑으로 쳐야만 할 것 같다.

착한 소비는 단순히 경제활동의 문제가 아니다. 착한소비는 한 장의 투표용지와 같다. 우리가 어디에, 어떻게 소비하느냐에 따라 기업이, 사회가 그리고 세상의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 이제껏 우리 사회를 지배해 왔던 경쟁 논리와 이기적인 가치들로 미래사회를 준비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이제 착한소비라는 이름의 투표용지를 꺼내고 있다. 경쟁이 아닌 협력을, 이기심이 아닌 이타십을, 나의 이익이 아닌 모두의 이익을 위해 선택하고 행동하는 것. 이러한 착한 움직임은 그저 개인의 선행이 아니다. 윤리와 가치지향의 시대. 우리는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는가 

 

<기술> – 인공지능과 함께할 미래

세계에서 가장 많은 노동력을 로봇으로 대체하고 있는 나라는 바로 우리나라라고 한다. 현 우리 정부의 최우선 적책 중 하나는 바로 일자리이다. 천문학적인 예산을 쏟아붓고 있지만, 일자리가 늘어나는 속도와 함께 줄어드는 속도도 급격하기에 그 효과가 미비해 보인다. 우리 회사만 봐도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기존 사람이 수작업으로 하던 작업들이 새로운 S/W 도입을 통해 자동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결국 그 사람의 자리는 사라진다. 심지어 지속적인 이 과정으로 인한 조직 변동으로, 신입사원은 뽑지도 않는다. 이 상황이 모든 회사에 동일 적용 된다면? 끔찍하다.

인공지는 영역의 확장은 생각보다 너무 빠르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단순 노동 일자리만 위협 받을거라 생각했지만(개인적으로), 인간 고유의 일이라 생각했던, 사유와 창의성이 필요한 직업마저도 인공지능은 위협하고 있다. 다행인 과거 역사적 사실은, 새로운 산업혁명이 나올 때마다 기존 일자리 소멸로 인한 사회적 사태가 심각했지만, 기술혁명으로 인해 나타나는 새로운 일자리 또한 폭발적이라는 것이다. 솔직히 말해 개인적으로,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인해 윤택해질 삶의 변화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기술 뿐이 아닌, 모든 발전에는 부정적인 과정이 있을 수 밖에 없지만 그렇기에 국가와 조직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모두가 함께 발전할 수 있는 사회적 합의를 통해 함께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책에는 소름 돋는 내용이 있다. 인공지능이 인간이 악마를 소환한 것일 수도 있다는 내용이다. 인간을 위해 태어난 인공지능이, 스스로 진화하여 인간이 지구의 유해한 존재로 판단하여 인간이 소멸될 수 있다는… 설마 하다가도 현 발전의 속도를 보면, Marble 영화 내용처럼 사악한 마음을 가진 천재가 나온다면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닌 것 같다.

 

<중국>

중국…비록 30여년 살아온게 전부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니 우리나라와 바교했을 때, 중국의 발전은 대단한 것 같다. 모든 경제 관련 글에서 중국은 어디서나 등장하는 단골 소재이다.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던게 엊그제 같은데, 이미 G2 로서 세계 경제와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가는 주역이 됐다. 개인적으로 중국의 현재를 본 것은 2017년 청도로 여행을 갔을 때이다. 그때까지만해도 중국에 대한 편협한 시각을 가지고 갔다. 중국인들의 관광지에서 벌이는 만행으로 인해 아직까지는 중국에 대한 시각이 안좋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 눈앞에서 펼쳐진 중국의 모습은 천지개벽 그 자체였다. 높이 솟아오른 스카이라인은 나를 압도 했고, 관광지마다 깔끔하게 구성해 놓은 모습은 내 생각을 바꿔놓았다. 내가 알던 중국이 아니구나… 하지만, 중국인들의 아직은 부족한 시민의식이 많이 보이긴 했지만, 우리나라를 생각해보면 중국을 비판할 수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방 안에 들어온 코끼리를 어떻게 할까?” 중국에 대한 이 책의 첫 번째 관점이다. 중국은 우리나라에게는 불가분의 관계이다. 우리나라 제 1 교역국이기에, 중국의 상황은 우리 상황과 바로 연결돼있다. 그렇기에 우리 현실은 너무 취약하다.  유커로 인해 내수가 진작돼고, 중국 산업의 발전으로 인해 수출 현황은 좋아지지만, 중국의 상황이 안좋아진다면? 엄청난 차이나머니가 전세계에 영향력을 뻗치고 있는데, 중국자본으로 인해 훼손되고 있는 우리 문화는? 책에서도 말하지만, 차이나머니는 기회가 될 수도 위험이 될 수도 있다. 방안에 들어온 귀여운 아기 코끼리가 점점 커져서 방주인까지 내쫒을 수 있는 상황 말이다.

중국의 급격한 발전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역시나 사람이었다. 비록 중국이라는 거대한 자본시장과 싼 노동비, 자원등이 있겠지만, 책에서 보여주는 중국의 원동력은 사람이었다. 주링허우 세대라 불리는 2억명. 이들은 두려움 없이 제 2의 마윈이 되기 위해 끊임 없이 창업에 도전하고 실패하고, 다시 일어서서 도전한다고 한다. 이 배경에는 당연히, 실패를 이해하고 재도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국가 시스템과 사회 문화가 있다. 우리나라와는 상반되는 모습이라 참 씁쓸한 부분이었다. 나 또한 경영학과 출신이기에 창업을 꿈꿨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그 꿈은 들어갔다. 대학생 때를 생각해보면 우리나라 청년들도 열정하나만큼은 절대 어느 나라와도 뒤지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실패라는 단어에 대한 사회적 시각, 창업 시스템 기반 부족, 안정적인 직업만 가 가지면 된다는 편협한 시각이 이 열정을 꺼뜨리고 있는 것 같다는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2억명…정말 두려운 숫자다.  중국이 만들어갈 새로운 변화가 점점 궁금해진다.

 

<교육> – 왜 우리는 온순한 양이 되어갈까

우리나라의 수동형 교육의 문제점은 이 전부터 지속적으로 문제제기 되어왔다. 책에서는 현 문제를 신랄하게 비판한다.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인재라고 믿어온 서울대생들조차 창의적이고 적극적인 교육이 아니라 단순 필기와 암기식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을 객관적 자료로 보여준다. 비록 내 주변에 서울대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혁신적인 학습 또한 이루어진다고 하지만, 여전히 수동적이고 지루한 교육 또한 많다고 한다. 내 대학생 시절을 생각해보면 나도 참 답답했다. 이제는 지옥입시에서 벗어났으니,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주제로 토론도 하고, 책이 아닌 현장에서 새로움을 창출하는 교육을 생각했지만 전혀 아니었다. 그래서 나는 어쩔 수 없는 필수 강의를 제외하고는 발표하고, 토론하고, 현장에서 실습하는 과목만 찾아서 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주변 친구들이 시험기간만 되면 족보를 외우고, 짜집기 과제를 할 수 밖에 없는 모습을 보며 많이 안타까웠다.

3-5-19  미래세대는 일생 동안 3개 이상의 영역에서 5개 이상의 직업을 갖고, 19개 이상의 서로 다른 직무를 경험하게 된다고 한다. 과연 나는 이러한 변화무쌍한 시대에 준비가 됐나? 내 스스로 변화하고 발전할 준비와 자세가 갖춰졌나? 우리나라 교육시스템은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적극적으로 스스로를 발전시키게 하나? 많은 생각이 드는 구절이다. 책에 나오는 것처럼 비판적이고 창의적인 ‘생각의 힘’을 키우는 것만이 나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 필요한 것 같다. 쌩뚱맞은 생각이지만, 내 자식에게 어떻게 교육을 시켜야하나 재밌는 상상을 해본다.

 

명견만리…왜 대통령님이 이 책을 추천했는지 알 것 같다. 앞과 옆이 아닌 내 자신만 바라보고 숨막히게 달려가는 우리나라 모든 사람들이 새로운 관점으로 성찰하길 바라는게 아닐까. 비록 이 책 한권으로 인해 지금 내 삶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끊임 없이 생각하고 생각하여, 새로운 선택에 있어 더 나은 과정과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