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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소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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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으로 ‘죽음’을 접했던 시기는 초등학생 때 키우던 병아리가 죽었을 때였다.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었지만 한 생명을 제대로 키워내지 못한 죄책감에 많이 울었던 기억이 있다.

사람의 죽음을 처음 접했던 것은 고등학교 1학년 때, 중학교 동창이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였다. 3년동안 같은 공간에서 생활했던 친구가 더 이상 세상에 없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았고, 장례식장에 찾아가면 죽음이 실감나는게 무서워 찾아가지 못했었다.

내 주변 지인,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처음 접한 것은 친할머니의 죽음이었다. 갑작스러운 할머니의 죽음은 많은 사람들에게 더욱 큰 슬픔과 비통함을 남겼다. 이를 통해 사람의 생명이 생각보다 쉽게 사그라들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 주변 사람들도 언제든 죽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되었고 나는 죽음을 정말로 두려워하게 되었다.

죽음에 대해 느꼈을 때 항상 따라오는 감정은 슬픔, 두려움, 무서움 등 부정적인 마음 뿐이었다. 나는 나의 죽음보다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가족, 지인들의 죽음에 대해서 정말 큰 두려움을 갖고 있다.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 사람들과의 관계가 중요한 나에겐 죽음으로 인한 부재가 정말 크게 와닿을 것 같다. 나는 항상 잠들기 전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무병장수를, 나보다 오랫동안 이 세상에 살다 가기를 기원한다.

이런 나에게 [인생 수업] 이 책은, 죽음이 꼭 슬프고, 비통하고, 극복하지 못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조금은 변화시켜 주었다. 어느 누구도 죽음을 피할 수 없으니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라고 이야기 한다. 또한 자신이 누구인지 끊임없이 생각하고, 자아를 찾아가는 여행을 삶이 끝날 때까지 계속하라고.

즉, 언제나 주변 사람들의 건강을 걱정하고, 죽음에 대해 부정하고, 늙어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갖기보다는, 우리 모두가 죽음을 향해 달려가고 있으며 그렇기에 더욱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 순간 누리고 있는 경험들의 소중함과 가치를 느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읽게 된 동기]

독서모임 10월 지정도서

[한줄평]

질문학개론을 꿈꿨지만 질문유형이 분류된 책으로 끝났다.

[서평]

이 책은 질문에 대한 수많은 유형을 분류한 후 각 유형별로 어떤 흐름으로 질문을 구상하고 진행할 지에 대해서 다양한 사례를 통해 우리에게 보여준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질문에 대해 이렇게 구체적으로 분류해볼 생각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목차를 읽으면서 책에 대한 흥미를 느꼈다. 하지만 질문에 대한 유형을 분석하여 분류하고 설명하는 것에는 성공했을지라도 구체적인 방법에 대한 서술에서는 아쉬움을 많이 느꼈다. 책 한 권으로 질문의 묘를 담긴 어렵겠지만 굳이 질문유형을 11가지로 나눠서 모두 다룰 필요가 있을까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또한 각 유형별로 중복되는 내용이 조금씩 보여서 너무 무리하게 유형을 세분화한게 아닌가 생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단형 질문, 창조형 질문, 유희형 질문 그리고 유산형 질문은 큰 도움이 되었다. 특히, 창조형 질문은 읽으면서 내 생각의 한계가 넓어지는 기분이었다. 작가이자 감독이자 프로듀서인 에드가 작가진을 자극하는 사례는 정말 인상적이었다.

‘주인공이 늦게 등장하면 어떻게 될까?’

‘악당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다면?’

새로운 아이디어를 무작정 짜내라고 하지 않고 위와 같이 에드가 ‘~이렇게 하면 어때?’ 라는 질문을 통해 자연스럽게 작가진들의 창의성을 이끌어내는 장면은 머리 속에서 선명하게 그려졌다. 최근 기획하고 있는 업무를 진행하면서 나 스스로에 대한 한계를 느끼고 있었는데 무의식적으로 생각한 어떤 틀 안에서 진행해야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하니까 실마리를 잡은 기분이었다. 에드는 ‘선 밖에 색칠하기’를 원했고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가지고 있던 생각의 틀을 깨야만 한다. 등간격으로 가로 3개, 세로 3개씩 놓인 총 9개의 점을 끊어지지 않는 4개의 선으로 잇는 것과 비슷하다.

(만약 처음 들어보는 문제라면 한 번 도전해보는 것도 좋겠다!)

유희형 질문과 유산형 질문(그리고 에필로그 부분까지) 부분에서는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나 자신에게 해서 답을 찾고 싶은 질문들이 많았다.

‘지금 당신의 세상에서 당신을 가슴 뛰게 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기억했으면 좋겠는가?’

‘열아홉 살의 자신과 점심을 같이 먹게 된다면 눈 앞에 어떤 사람이 앉아 있을까요?

최근에 혼자 여행을 다녀오면서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앞으로 가져야 할 목표나 나에 대한 다양한 것들을 생각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나에게 던질 질문들이 구체적으로 될 수 있었다. 질문하는 방법보다는 각각의 예시가 더 많은 도움이 됐다.

그 외에도 책에 있는 다양한 질문 유형들에서 저자가 공통되게 강조한 ‘경청하기’는 질문을 잘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공감한다. 저자는 누군가와 대화를 할 때 그 사람이 하는 말의 내용뿐만 아니라 표정, 몸짓, 말의 속도 그리고 말 사이의 공백까지 집중하는 것이 경청이라고 말한다. 저자가 질문하는 방법에 대해 자세히 서술하지 않은 것은 다른 사람과 대화를 할 때 그 사람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경청했다면 질문은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이라서 아닐까?

‘질문은 우리가 타인과 이어지는 길이다.’

책 후반부에 나온 인상적인 문구이지만, 이 책의 내용을 종합할 때 이어지는 대상을 타인으로 한정 지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자기 자신에게 질문을 하는 것을 통해 나라는 사람에 대해 깊이 탐험할 수도 있으며, 질문의 대상을 국가, 세계 및 우주(진리)로도 확장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타인뿐만 아니라 나 자신에게 던질 많은 질문들을 얻었다. 그에 대한 대답들을 빠르게 낼 수 있기를 바란다.

[인상깊은 문구]

· 질문은 이해하기 위한 최적의 도구

· 모름지기 전략이란 불확실성 속에서 중대하고 장기적인 결과를 고려하며 복합적인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 말 이상의 것을 듣는다.

· 공감이란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하고 그 사람의 관점을 취하는 것”

· 의도적으로 나 자신에게 벗어나 상대방 안에 들어가야 한다.

· 공감은 “나라면 지금 상황에서 어떤 기분일까?”가 아니라 “저 사람은 지금 상황에서 어떤 기분일까?”라고 묻는 것

· “나는 다친 사람에게 어떤 느낌인지 묻지 않는다. 내가 바로 그 사람이 되어본다.”

· “나는 저세상이니 내세니 하는 건 안 믿으니까 이 생이 다예요. 그러니까 죽은 사람들은 내 인생에서 사라져버리는 거지. 영영 사라져버리는 거예요. 그 자리에는 공백만 남아요, 공백, 공백만.”

· “이제 난 저 나무들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볼 수 있어요. 그 아름다움을 찬찬히 감상할 수 있단 말이죠. 그게 늙음의 축복이에요.”

· 절대 실패할 리 없다는 것을 안다면 무엇을 하겠는가?

· 지금 바로 세계 어느 나라든 가서 저녁을 먹을 수 있따면 어디로 가서 무엇을 먹겠습니까?

· 특별히 언급하고 싶은 인생의 하이라이트가 있다면요?

· 그레그는 그가 원하는 때에 인생을 마감할 수 있게 해줄 약물 혼합물을 신청했다. 하지만 그 이유가 고통을 견딜 수 없거나 인생을 빨리 끝내고 싶어서는 아니라고 했다. 진짜 이유는 자기 삶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서였다.

· 평생에서 가장 힘든 경험은 무엇이었습니까?

· 질문은 우리가 타인과 이어지는 길이다.

마감됐습니다.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STEW입니다.

 

2019 STEW 독서소모임, 하반기 멤버를 모집합니다.

따뜻한 커뮤니티 STEW는 2011년 한국장학재단 멘토링으로 시작했습니다. 창업 멘토링으로 시작된 STEW는 시간이 흘러 창업자 및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멤버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STEW에 대한 자세한 소개는 다음 링크에서 확인하세요.
▶︎ http://bit.ly/steworkr

STEW 독서소모임은 2015년 STEW 멤버들이 ‘다양한 분야 책을 읽자’는 목표로 시작됐습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는 연 5회 모임을 가졌고, 2018년부터 연 6회 모임을 정착시켰습니다. 2019년 현재 총 13명 STEW 독서소모임 회원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히스토리는 다음 링크에서 확인해주세요.
▶︎ http://ohseyong.com/?p=1954

2019년 상반기에는 『눈먼 자들의 도시』, 『콘텐츠의 미래』, 『헨리 키신저의 세계 질서』, 『모피아』 등 지정도서 4권과 자유도서 3권을 읽었습니다. 지금까지 읽고 쓴 멤버들의 서평은 STEW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http://stew.or.kr

2019년 하반기에는 오프라인 모임을 2회(10월, 12월) 진행하며, 추가로 자유도서를 읽고 나누는 시간을 갖습니다. 9월부터 12월까지 총 4권을 읽게 됩니다. STEW 독서소모임은 따뜻한 커뮤니티 STEW에서 운영하며, 독서소모임 회원은 STEW 멤버로도 참여할 수 있습니다.

○ 하반기 오프라인 모임
– 10월, 12월 첫째 주 일요일 오전 10시 ~ 오후 2시 강남부근

○ 하반기 활동
– 9월 ~ 12월
– 지정 도서 2권, 자유 도서 2권. 총 4권

○ 회원 자격
– 다양한 분야 책 읽기를 좋아하는 성인
– 1999 ~ 1990년생

○ 회원 할 일
– 하반기 회비 1만 5천원
– 책 읽고 서평 쓰기(서평 지각 or 미제출시 벌금 있음)

○ 현재 STEW 독서소모임 회원 전문 분야
– 개발자, 스타트업 창업자, 영업, 고분자 박사, 식품영양 석사, 대학원생, 대학생 등

○ 충원 예정 인원
– 5명 내외

○ 가입 신청 기간
– 2019.7.28 ~ 충원 시 종료

기타 문의사항은 오세용 팀장에게 연락주세요.

오세용 팀장
osystst@gmail.com

 

가입 신청서 작성하기

-> http://bit.ly/2yhkiwH

[읽게 된 동기]

본래 영화화도 되고 작가도 노벨 문학상을 받은 유명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는 있었으나 두꺼운 소설책은 기피하는 성향이 있어 읽은 적은 없었다. 이번에 Stew 지정도서로 선정되어 읽게 되었다.

[한줄 평]

희망은 빛으로 표현된다. 하지만 꼭 빛이 빛나야 하는 것은 아니다.

[서평]

흔히 실명은 검은색에 비유된다. 하지만 눈 먼자들의 도시에서 모두가 겪게되는 실명은 백색의 실명이다. 너무 밝아 혹은 너무 하얘서 볼 수 없게 된 사람들은 결코 고귀하거나 품격있는 행위를 하지 않는다. 길거리를 전전하며 쓰레기 더미를 뒤지는 개나 고양이와 다를바 없다.

  • 신뢰의 붕괴

사실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것은 서로를 신뢰하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가장 처음 눈이 먼 남자가 누군지도 모르지만 인간의 호의에 신뢰를 하는 것처럼 서로를 신뢰하며 구축한 사회라는 거대한 개인의 집단 속에서 개인은 서로를 신뢰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이 일순간 무너진다. 사회라는 속에서 사람들은 서로를 지켜주는 제도 혹은 법에 의해 살아갔지만 어느 날 발생한 백색 실명에 대한 사람들의 공포는 격리로 시작해 결국 사회의 붕괴로 이어진다. 서로가 서로를 신뢰하지 못하여 식량을 훔치고 공정한 분배를 의심하며 결국 좀더 힘있는 자가 약한 자를 지배하고 학대하려는 모습은 눈이 멀기 전에는 멀쩡한 사회인이었던 사람들이 눈이 멀게 됨과 동시에 사회적으로 사망선고를 받고 전혀 다른 사람이 된 것과 같다. 본래 사람과 사람 사이의 예절이라는 것이 자연상태의 개인들이 서로가 서로에게 당신에게 해를 끼칠 의도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만들어진 것을 고려할 때 더이상 자신의 의도를 보여줄 수 없게된 사회에서 그러한 자연상태로의 회귀는 일견 타당해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자연상태로 회귀하는 가운데 의사와 의사 아내, 처음 눈이 먼 남자와 그 아내, 검은 색 안경을 쓴 여자, 사팔뜨기 아이, 안대를 한 노인들은 서로 간에 신뢰를 회복하게 된다. 시력을 잃지 않은 의사 아내가 있기 때문에 그 집단이 유지 되었다고 볼 수도 있으나 초기 서로가 모두 보이지 않는다고 믿던 시기부터 시작된 신뢰에 의사 아내가 눈이 보인다는 것을 공유한 것은 단순히 신뢰를 공고히 하게 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를 대조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본래 실명이었던 회계사가 총을 쏨과 동시에 자신의 권위를 잃어간 것이다. 자신을 지지해주는 것은 자신이 가진 무기의 실효성만이었던 회계사와 달리 의사 아내는 그들에게 헌신적인 모습을 보이며 신뢰를 쌓았고 그 덕분에 집단은 유지되었고 어느 순간 절망적인 순간 속에서도 희망을 가지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불안함과 공포를 품은 사람들이 가장 먼저 눈이 멀었다면 반대로 불안함과 공포를 극복하고 신뢰를 회복하고 희망을 품은 사람이 가장 먼저 시력을 회복한다는 부분을 보며 결국 주제 사라마구가 말하고자 한 것은 사람 사이의 신뢰를 회복하자 는 것이 아닐까 한다.

  • 눈을 가린 신상들

소설에서 가장 클라이막스는 지하실에 쌓인 시체더미를 본 후 성당으로 들어가 눈을 가린 신상을 보는 장면이라고 생각했다. 어둡고 어두워 보이지 않는 죽음과 눈을 가린 새하얀 성상들은 그 대비를 통해 사람들의 희망이 사라진 모습을 보여준다. 그 어떤 시기보다 안정되었지만 그로 인해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던 중이었던 의사 아내가 마주한 한 무더기의 시체는 인간이 어디까지 떨어질 수 있는가를 보여주며 절망에 빠뜨린다. 그 후 몸을 쉬기 위해 성당으로 들어가 기운을 찾아 되돌아오는 모습은 언뜻보아서는 4일만에 부활한 예수 그리스도의 이야기를 떠올리게 한다. 실제로 성당은 신성함이나 회복의 공간이 아니었다. 눈이 멀었지만 여전희 신의 신성함을 믿고 그에 위안을 얻으려는 자들이 모인 곳이었다. 하지만 신의 형상이라 할 수 있는 성상은 모두 눈이 가려져 있었다. 누가 그렇게 하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 그 모든 성상의 눈이 가려졌다는 것은 신이라는 존재는 결국 인간을 딴 것이고 인간이 모두 눈이 멀었으므로 그들도 눈이 멀고 마는 절대적이지 않은 오히려 인간에 절대적으로 의존하여 유지되는 존재라고 보여졌다. 그런 떨어져 버린 신의 권위를 상징하는 눈 가린 성상으로 가득찬 성당을 나옴으로서 의사의 아내는 부활하는 것이 아니라 신의 권위나 예절이 아닌 인간 그 자체로의 버티며 살아왔음을 보여준다.

  • 왕이라고 해서 모두가 악한 것은 아니다.

눈 먼 자들 사이에서는 눈이 보이는 자가 왕이다. 이 소설 속의 구절은 맹인 회계사와 총 하나로 수많은 사람을 공포로 지배했던 한 격리자의 모습에서 가장 잘 묘사된다. 하지만 실제로 그들은 눈이 보이는 자가 아니었다. 의사 아내야말로 왕이 될 자격이 있는 자였다. 하지만 그녀는 지속적으로 조직을 만들고 이끌라는 남편의 이야기를 따르지 않고 그저 그 사실을 숨기고 자신의 그룹의 사람들을 헌신적으로 챙기기 위해서만 그녀의 눈을 사용한다. 이런 모습에서 개인적으로 사회에 만연한 갑질이라는 문화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사실 모두가 갑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모두가 을인 것도 아니다. 순간의 상황 혹은 어쩔 수 없는 능력의 차이로 우리는 갑이나 을이 된다. 명심하여야 할 것은 그렇다고 모두가 갑질을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의사 아내와 같이 그가 가진 지위나 능력에도 불구하고 자기 자신이 아닌 타인을 위해 헌신하는 사람도 반드시 존재한다. 그리고 그런 사회야 말로 눈 뜬 자들이 만들어야 할 이상적인 사회라고 생각한다.  갑이라고 해서 모두 갑질을 하는 것은 아니며 갑 중에서도 선한 갑이 있다. 그리고 우리는 그런 선한 갑이 되고자 노력해야한다.

책을 덮으며 든 생각은 지금 우리는 눈 먼 자들의 도시와 다른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가 하는 생각이었다. 실제로 우리는 그 어떤 때보다 눈이 멀어만 가는 것 같다. 눈 먼 사람들이 가까운데 있는 사람들을 보듬고 사랑하며 살아가는 것과 달리 우리는 눈을 뜨고 있음에도 가까이 있는 사람을 불신하고 갈등하며 살아가고 있다. 불신의 이유는 다양하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 신뢰가 약해져가고 있음은 사실인 것 같다. 그래서 15년이 지난 지금에도 이 책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사람들은 그 속에서 희망을 찾고자 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2009년, 우연히 블로그를 시작하고 그 매력에 흠뻑 빠졌다. 네이버 블로그로 시작해 티스토리로 옮기며 축구칼럼을 썼는데, 당시 다음뷰 메인에 실리고 축구 카테고리 랭커가 될 정도로 글을 자주 썼다. 그런 나를 본 어머니가 2010년 1월 솔깃한 제안을 한다.

세용아, 이제 책 읽고 서평 쓰면 권당 2만원씩 줄게.

당시 나는 방학때만 알바를 하고, 최대한 돈을 아껴쓰는 대학생이었다. 용돈이 필요하던 찰나, 어머니의 제안에 솔깃해진 나는 냉큼 수락했다.

▲2010년, 최근 3년치를 더한 만큼의 책을 읽었다. / 오세용

서평은 어머니와의 대화에서 빠지지 않는 단골 주제다. 책을 많이 보지 않는 사람들은 흔히 100권 읽기를 목표로 하는데, 아마도 나는 67권으로 100권의 효과를 냈을지도 모른다. 주로 자기계발서적을 읽었고, 소설책 등으로 권수를 늘렸다.

2010년 많은 책을 읽고, 2011년에는 취업을 했다. 그 뒤로는 월 1권 읽기도 바쁜 시간들을 보냈다. 사실 서평 데이터를 정리하기 전까지 나는 늘 월 1권은 읽었는줄 알았다.

그렇게 책을 간간히 읽던 중 내가 운영하는 따뜻한 커뮤니티 STEW(http://stew.or.kr/)에서 재미난 일을 벌리게 됐다.

 

2015년, STEW 독서소모임 시작


2011년 시작된 커뮤니티 STEW는 한국장학재단 멘토링으로 시작됐다. 창업 멘토링이었던 우리는 이후 나를 포함해 실제 창업을 한 친구들도 있고, 여전히 창업 중인 친구도 있다. 나는 2기로 활동했고, 가장 최근은 7기까지 있었다. 2기가 끝난 뒤에도 우리 나름의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했고, 그렇게 히스토리가 쌓일 때쯤 중요한 친구들이 들어왔다.

2014년, STEW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5기 친구들이 들어왔다. 5기 팀장 이윤석과 독서에 대한 이야기를 사부작 하던 중 이참에 STEW에서도 독서소모임을 만들자는 의견이 나왔다. 옳다구나! 친구들과 책을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니! 이야기가 나온 김에 냉큼 진행하자고 했고, 윤석이의 초안과 함께 STEW 독서소모임이 시작됐다.

▲이윤석 STEW 5기 팀장이 만든 독서소모임 초안. / 오세용

현재는 위 프로세스와는 달라졌지만, 다양한 도서를 읽자는 목표는 변함이 없다.

이렇게만 말하면 독서소모임이 쉽게 만들어진 것 같지만, 사실 STEW에서 독서소모임을 만들려는 시도는 전부터 있었다. 2010년 책을 67권 읽으며 정말 많이 배웠던 나는 친구들과도 이 배움을 함께 하고 싶어 늘 책을 함께 읽자고 이야기 했다. 하지만, 전국에 흩어진 물리적 거리와 취업이란 큰 장벽이 앞에 있어 모든 친구들이 마음을 모으기가 쉽지 않았다.

▲2012년에도 시도했던 STEW 독서소모임. / 오세용

시간이 흐르고보니 정말 ‘때’라는 것이 있나보다. STEW의 모든 친구들이 소중하지만 STEW를 함께 만들었던 2기, 한층 활동력을 넓혀준 5기가 없었더라면 단언컨대 지금의 STEW는 없다.

어쨌든, 그렇게 5기 친구들의 활약과 기존 STEW 멤버들의 합류로 2015년 드디어 STEW 독서소모임을 시작했다.

▲2015년 독서소모임 본격 시작. / 오세용

4년이 지난 지금과 비교하면, 정말 갖춰진게 없던 모임이었다. 각자 읽은 책을 가져와 이야기를 나눴고, 분야도 경영도서부터 소설까지 함께 이야기 하려니 내용도 뒤죽박죽이었다. 그래도 친구들과 평소 나누지 않던 대화를 나눈다는 것 자체가 너무 좋았다.

독서소모임을 시작하자마자 행운이 찾아왔었는데, 당시 전자책 서점 ‘리디북스’에서 북클럽을 뽑아 지원을 한다는 공지였다. 독서소모임은 이제 막 시작 단계였지만, 2011년부터 쌓인 STEW 이야기를 잘 풀어내 리디북스 북클럽에 뽑혔다.

▲행운이 따른, 리디북스 북클럽. / 리디북스 공식 블로그

우리는 책을 읽고 정성껏 PDF로 정리해 제출했다. 당시 북클럽은 3달 지원을 받은 뒤 끝났는데, 정말 좋은 타이밍에 적절한 지원을 받아 STEW 내부에서도 신이 나서 활동했던 기억이 난다.

2015년은▲자유도서▲유엔미래보고서 2045 ▲징비록 ▲운동화를 신은 마윈 ▲예술가로 살아가기 등 총 5권을 읽었다.

 

2016년, 서평 제도 시작


2016년부터는 욕심이 생겼다. 5권은 물론, 책을 읽고 서평도 써보면 어떻겠느냐고 제안을 했다. 2010년부터 책을 읽으면 늘 서평을 쓰는 습관이 생긴 나로서는 어렵지 않은 일이었지만, 생각보다 친구들은 서평을 쓰는데 부담을 느꼈다. 그 부담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지만…

하지만 서평을 쓰면 확실히 얻는다 주장했고, 결국 서평 제도는 시작됐다.

▲2016년 서평을 쓰기 시작했다. / STEW 비공개 카페

생각보다 큰 부담을 느끼는 친구들도 있었다. 취업준비 등 다른 이유도 있었지만 이때를 기점으로 인원이 줄기도 했다. 그래도 새로운 멤버를 영입하는 등 늘 3~6명 사이의 참석 인원을 유지했다. 경험상 토론하기에 3명은 너무 작았다.

독서소모임 2년차, 다른 독서소모임과 같이 STEW도 같은 고민들이 있었다. 지각과 책을 읽고 오지 않는 문제였다. 일단 지각은 말할 것도 없고, 책을 읽고 오지 않는 문제는 참 어려웠다. 이미 잘 알고 있는 친구들이기에 사실 책 없이도 다양한 대화가 가능했지만, 독서소모임에 대한 정체성이 모호해졌다.

▲군주론… 너무도 어려웠던 책. / 오세용

2년을 운영한 뒤 포맷 변환의 필요성을 느꼈다. 토론의 깊이도 고민이었고, 모임 후 결과물이 없는 것도 걱정이었다. 이렇게 진행되면 결국 몇 년 뒤에는 아무 것도 기억나지 않을 것 같은 두려움이 생겼다.

욕심병이 또 도졌다. 기왕 하는거, 뭔가 더 남는 모임을 만들고자 했다.

2016년에는 ▲자유도서 ▲군주론 ▲마인드체인지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한 권으로 보는 서양 미술사 이야기 등을 읽었다.

 

2017년, STEW 독서레시피


커뮤니티 STEW는 STEW 내 셰프를 담당하는 친구 서보경이 지었다. 당시 보경이의 아이디어는 이랬다.

미국을 샐러드 볼(SALAD BOWLS)이라고 하거든. 다양한 문화, 민족이 있다는 뜻이야. 근데 우리 모임도 그렇잖아? 너는 컴퓨터고, 나는 영어, 쟤는 경영, 전자 등 다 다양해. 대신 우리는 열정이 있으니까! 뜨거운… STEW 어때?

그렇게 우리는 STEW가 됐다.

▲따뜻한 커뮤니티 STEW. / 오세용

STEW는 함께 성장한다. 일정 성취를 얻으면 졸업하지 않고, 시스템도 성장해 늘 함께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꿈꾼다. STEW를 만든지 8년째인 지금, 친구들은 각기 다른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이 친구들이 자신의 분야에서 더 깊이를 가질 때 STEW는 보다 더 강한 커뮤니티가 될거라 생각한다.

2017년, STEW 독서소모임은 큰 변화를 만들었다. ‘발제자’ 시스템이다.

기존 임의로 자유, 사회, 과학, 인문, 예술 등 분야를 나눠 책을 함께 정했다.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자는 취지에는 적절했으나, 토론에 깊이가 얕다는 단점이 있었다. 사실상 모여서 해당 분야에 대해 겉핥기만 하고 끝나는 식이었다.

발제자 시스템은 이를 보완했다. 발제자는 자신이 편하고, 잘 아는 분야의 도서를 선택해 토론을 리딩한다. 발제문을 올려 친구들이 같은 주제에 대해 각자의 생각을 이야기할 수 있게 하고, 모임 내용을 정리해 콘텐츠화 한다. STEW 독서레시피다.

▲STEW 독서레시피 시작. / STEW 페이스북 페이지

STEW 독서레시피는 토론 내용을 정리한 카드뉴스다. ▲페이스북 등 SNS에서 추후 STEW를 알릴 때 사용하기 위해 기록하기 위함 ▲기록을 약간의 부담으로 보다 질 높은 토론을 유도하기 위함 ▲그리고 STEW 내 다른 친구들에게 내용을 공유하기 위함 등 다양한 목적이 있는 콘텐츠다.

2017년부터 오늘까지 매 독서모임이 끝나면 STEW 독서레시피를 만드는 강행군을 했다. STEW 독서소모임은 2016년부터 늘 오전 10시에 진행했는데, 발제자는 오전 10시에 나와 토론 후 점심을 먹고 저녁 5~6시까지 독서레시피를 만들다 귀가하곤 했다. 물론 팀장인 나도 늘 함께 했다.

만들어진 독서레시피는 늘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렸지만, 그다지 많이 읽히진 않았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고민이 필요하겠다. 하지만 발제자 시스템 도입으로 고민했던 토론의 깊이에 대한 문제는 많이 해결이 됐다. 친구들의 사회 경험이 쌓이며 각자의 위치에서 만들어지는 이야기도 점점 더 재밌어졌다.

2017년 발제자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자유 도서는 없앴다. ▲배민다움 ▲그 남자는 왜 이상해졌을까? ▲오가닉 미디어 ▲불안 ▲데이터의 보이지 않는 손 등을 읽었다.

 

2018년, 연 6회로 확장


2015년 독서소모임을 시작하고 늘 걱정스러운게 있었다. 팀장인 나의 일정이었다. 개발자로 일했던 내 업무 특성상 간헐적으로 굉장히 바쁜 시기가 있었다. 이때마다 나는 모임에 참여하지 못할까 걱정이 깊었다. 하지만 독서소모임이 더 안정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내가 없어도 운영이 돼야만 했다.

2018년부터 STEW 독서소모임은 연6회로 확장했다. 그리고 내 스케쥴에 따라 유동적이었던 일정을 짝수달 첫 번째주 일요일 오전 10시로 무조건 진행하기로 했다. 3년간 매번 운영을 해온 내가 없어도 말이다. 운영진으로서 굉장히 큰 결심이었다.

그만큼 서평 제도와 독서레시피가 일정한 퀄리티의 토론을 보장할 수 있었다. 물론 나 외에도 처음 STEW 독서소모임을 기획했던 이윤석 등 몇몇 친구들에게 진행을 위해 필요한 것, 독서레시피 제작 방법 등을 알려준 뒤였다.

▲짝수달 첫 번째주 일요일 오전 10시 무조건 진행되는 STEW 독서소모임./ STEW 페이스북 페이지

2018년은 특히 내게 부담이 있었다. 6년간의 개발자 생활을 마치고 기자라는 새로운 포지션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올해의 단어를 ‘초심’으로 정할 만큼 새로움에 대한 기대감과 무게감을 동시에 갖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나는 언제나처럼 STEW 독서소모임에 모두 참여했지만, 두 번 정도는 조금 버겁기도 했다. 책을 다 읽고 서평도 쓰고, 발제문도 준비하는 것은 하루 이틀만에 되지 않는다. 결국 처음으로 서평 지각을 했다.

2018년 STEW 독서소모임 멤버는 처음 2015년 대비 3명만 남고 모두가 교체됐다. 그럼에도 계속해서 모임을 운영할 수 있었던 것은 초기 독서소모임을 기획했던 이윤석의 도움이 정말 컸다. 그리고 늘 지각하고, 서평을 안쓰지만 4년만에 처음으로 발제자 역할을 맡아 준 내 친구 김지용에게도 고마움을 표한다.

2018년 STEW 독서소모임은 ▲대량살상수학무기 ▲혼자 있는 법 : 인생학교 ▲일의 미래 : 무엇이 바뀌고, 무엇이 오는가 ▲플랫폼 제국의 미래 ▲벨 연구소 이야기 ▲햄릿 등을 읽었다.

이제 STEW 독서소모임은 만 4년 동안 총 21회의 독서소모임을 진행했고, 멤버가 계속 교체됐음에도 여전히 매 모임 4~7명 참여자를 유지하고 있다. 어느새 상위 모임인 STEW의 8년 업력을 절반으로 따라잡았으며, 내가 없어도 언제나처럼 운영될 수 있게 됐다.

이제 내가 아끼는 STEW 독서소모임을 조금은 공개해도 될 것 같다.

 

2019년, STEW 독서소모임 멤버 모집


내게 있어 책은 정말 감사한 존재다. 우연히 시작한 블로그, 그리고 어머니의 제안으로 들인 습관 서평. 그렇게 10년간 책을 읽고 서평을 쓰다 보니, 컴퓨터학과 출신 개발자였던 내게 이제는 글쓰는 것이 업인 기자가 됐다.

개발하는 기자, 개기자의 탄생이다.

▲개발하는 기자, 개기자. 마이크로소프트웨어 오세용 기자. / 오세용

나는 올해부터 소프트웨어 전문지 ‘마이크로소프트웨어’를 만든다. 마이크로소프트웨어는 1983년 창간된 현 대한민국 유일의 소프트웨어 전문지로 연 4회 출판하고 있다. 새로운 조직에서 새로운 일을 하지만, 언제나처럼 커뮤니티 STEW를 만들고, STEW 독서소모임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나누고, STEW 경영소모임에서 미래를 생각하며 늘 배우고 있다.

서툴고, 부족하더라도 어떻게든 해냈던 경험이 있다면 큰 벽 앞에서도 쫄지 않을 수 있다. ‘위닝 히스토리’다. 지난 4년간 STEW 독서소모임을 안착시키며, 나는 새로운 위닝 히스토리를 만들었다. 당연하지만 이는 나 혼자서 할 수 없었던, 내 친구들이 함께 해줬기에 가능했던 너무도 소중한 경험이다.

▲STEW 독서소모임. / 오세용

다르지만 공감할 수 있고, 두려울때 함께하고 싶은 내 친구들과 함께하고 싶지 않은가?

STEW 독서소모임에서 2019년을 준비한다. 이제 기존 멤버에 새로운 에너지를 더하려고 한다. 이 글을 읽는 당신, 우리와 함께 책을 읽을 수 있는 STEW 독서소모임으로 초대한다.

 

참가신청서 – http://bit.ly/2Qbf40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