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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소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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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와 열정. 제목을 듣자마자 알았다. 이 저자와 나는 안 맞는다(그래서 사실 발제 투표도 안 했는데 다수 앞에서 소수는 힘이 없다). 어쩜 이리도 나에게 없는 두 가지만 쏙쏙 골라놓은 책이 있는지. 하지만 독서에는 여러가지 목적이 존재하며, 그 중에는 나에게 없는 이상을 쫓고자 하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과거의 나는 그림을 잘 그리고 싶어 인체 드로잉 책을 읽었으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괴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을 때는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 라는 책을 읽기도 했다. 자신이 겪지 못한, 하지 않은, 하지 못한 것들에 대한 책을 읽으면 이 책을 집어들었을 때의 나와 이 책을 덮었을 때의 내가 조금이라도 변한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게 된다.

버커니어 학자

저자는 스스로를 버커니어 학자라고 칭한다. 버커니어 학자란 17세기 ‘버커니어’에서 유래했는데,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단순 해적을 의미하지 않는다. 본래 프랑스, 영국 출신의 사냥꾼, 농부들을 칭하는 말이었는데 이후 스페인의 공격을 받고 본격적으로 약탈을 시작하고서도 버커니어라는 이름을 그대로 사용했다고 알려진다. 17세기 버커니어는 신대륙 발전의 주요 동력이 되며 역사의 중요한 한 페이지를 차지하게 되었다.

이들에게 매력을 느낀 저자는 버커니어의 일부 자질을 본따 ‘버커니어식’ 학자 및 학습법을 정의내린다. 바로 대담하고 적극적이며 자유롭고 순발력 있는 모습이다. 단순히 학교에서 주어지는 주입식 교육에 순응할뿐인 자세가 아닌, 적극적으로 탐구하며 자유롭게 나의 열정을 일깨워주는 주제를 탐구하는 모든 사람들을(비록 학교라는 기관에서 공부를 할지라도) 그는 ‘버커니어 학자’라 칭한다.

약탈한 배!

책 속에서 저자는 굉장히 구체적인 11가지 버카니어 독학 비결을 공유한다. 하나같이 주옥같은 비결이었는데 이 모든 것들을 버커니어 학자라는 컨셉에 충실한 점이 유쾌했고, 적절한 예시들로 쉽게 읽히는 좋은 글이었다.

  1. 철저한 물색: “(물색은) 고전적인 버커니어들의 용어로 말하자면 사냥감을 찾아 바다를 누비는 행동으로, 희생양이 갈 만한 곳을 쫓아다니는 것이다.”
  2. 진정한 문제: “(버커니어는) 선원들에게 동기 부여 할 방법을 찾아냈다. 바로 자기네 배를 가라앉히는 것이었다. 결국 물에 빠져 죽게 생기자 다급해진 버커니어들은 온갖 보물이 가득한 새 선박을 망가뜨리지 않고 재빨리 포획했다.”
  3. 인지 파악: “내 의식은 항해하는 배와 같다. 의식을 항해하는 방법은 태어날 때부터 아는 게 아니다. 의식을 항해한다고 곧장 바람 속에 뛰어들면 안 된다. 나는 이따금씩 삭구를 손보고 선박 표면을 긁어내야 한다.”
  4. 지식: “어떤 운전사가 전에 한 번도 몰아본 적 없는 자동차에 탑승한 경우, 그는 곧바로 조작기의 위치를 파악하고 운전법을 알아낸다. 모든 차량이 유사한 구조이기 때문이다. 하나의 자동차를 알게 되면 여기서 생긴 ‘자동차 스키마’가 다음에 다른 차량도 몰 수 있게 가르친다.”
  5. 실험: “컴퓨터에 대해 배워야 하는가? 컴퓨터를 한 대 사서 만지작거려라. 나는 처음으로 요트 수업을 받은 지 5분 만에 요트에 몸을 실었다. 10분 후에는 요트를 끌고 바다로 나갔다.”
  6. 여유 시간: “버커니어 학습에서 방황은 호사가 아닌 필수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방황하려면 여유 시간이 있어야 한다. 이는 허비해도 좋은 시간이다.”
  7. 이야기: “미국 문화에서 버커니어 이야기는 월트디즈니사와 피터 팬이 완전히 장악했다. 버커니어 하면 당장 떠오르는 모습이 롱 존 실버와 후크 선장이니 말이다.”
  8. 아이디어끼리 비교: “나는 사물끼리 충돌하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 은하나 차량, 암석, 원자끼리 충돌하거나 아이디어끼리 부딪치는 모습을 보면 무척 흥미롭다. 때로 어떤 아이디어를 이해하려면 다른 아이디어와 충돌시킨 다음 그 결과를 지켜보면 된다.”
  9. 다른 두뇌들: “나는 동료 해적들과 느슨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들은 내가 작업상 실수를 발견하도록 도와주는데, 내 기분이 상하지 않게 조언하는 요령을 안다.”
  10. 단어와 사진: “훌륭한 버커니어는 단어 앞에서 위축되는 일이 거의 없다. 단어를 정복하는 몇 가지 방법이 있다. 그중 하나는 그 단어를 대수롭지 않게, 또 그 단어가 쓰인 글을 형편없게 보는 것이다.”
  11. 시스템 사고: “어떤 대상을 단순화하려면 먼저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나는 이렇게 혼잣말한다. 단순한 실들이 매우 복잡한 직물을 짜 낸다고. 이런 원리로 만들어진 패턴은 이해가 가능하다고. 설령 내가 틀렸어도 이를 깨달을 때면 이미 많은 사실을 알게 될 거라고.”

이처럼 놀라운 열정의 색깔

정말 배가 고프면 기를 쓰고 먹을 것을 구하려 할까요, 아니면 빈둥거리다가 굶어 죽을까요? 저는 세상에 게으른 사람은 없다고 봅니다. 정말 갈망하는 대상을 찾지 못했을 뿐이죠.

이 책에서 가장 인상깊은 구절이었다. 게을러서 고민이라는 학생에게 저자가 해준 조언이었는데 왜인지 이 문장이 굉장히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우리 사회는 열망을 가지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쉽게 게으름이라 이름 붙이고 이를 부정적이고 고쳐야 할 대상으로 여겨오지 않았나? 그렇기에 열망을 가지지 못하는 사람의 태도가 아닌 열망을 가지지 못하게 하는 subject의 문제를 따지는 것이 인상 깊었다. 버커니어 학자의 공부법을 떠나, 이처럼 열정에 대해 굳은 확신을 가진 사람의 머릿속을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높은 책이었다.

우선은 유튜브 영상을 먼저 보길 바란다.

개인적으로 ‘공부’와 ‘열정’ 이 두 가지 단어를 좋아한다. 수험생 때보다 20살 이후에 내 삶을 지배해온 두 단어이기 때문이다. 공부를 하는 행위는 지겹고 고통스럽지만, 우리의 삶은 공부의 연속이며 열정이 강요된다. 그것은 세번째 직장인 이곳에서 더욱 통용되는 가치관이다. 그렇기에 지속적인 지식의 체화를 통해서 성장하고, 오늘도 지적호기심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사실 나는 이 과정을 즐기고 있다.

세용님의 적극적인 추천과 제목이 흥미로워 이 책을 기대했다. 그리고, 어렵지 않게 읽히고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도 명확했다. 인사이트를 주는 생각들이었고, 저자의 경험과 생각이 잘 녹아 있다고 생각한다.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에 대해서 좀 더 곱씹어보고 나중에 다시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하지만, 나는 이 책이 불편하다. 어쩌면 이 책이 절판된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저자의 잘난 척에 대해 이야기하려는 것이 아니다. 부정할 수 없이 저자는 눈에 띄는 성과와 모두가 납득할만한 업적들을 쌓아왔다. 그렇기에 이 책에는 따뜻함이 없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저자는 확신과 자부심을 가지고 우리에게 이야기하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어떠한 경우에도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맹목적인 믿음과 일방적인 견해는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책은 위험하다는 생각이 든다.

필자는 대학생 때 교육기부단체를 만들고, 멘토링캠프를 다년간 기획, 운영하면서 공교육의 한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공교육을 대체할 이상적인 교육에 꿈꿔왔다. (현재도 최종적인 목표는 관련된 일을 하는 것이다.) 그 과정 속에서 깨달은 것은 내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들과 스스로 이뤘다고 생각하는 모든 것은 거짓이며, 주변의 도움과 인프라 등 없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너무나도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사회에 우리의 재능과 성과를 공유하고 환원할 필요가 있다. (위의 유튜브 영상을 꼭 보길 바란다.)

다음의 몇 가지 질문을 살펴보자.

  1. 나는 학원을 다니거나, 과외를 받아본 적이 있다.
  2. 나는 교과서나 교재를 사는 돈이 없어 못 산적은 없다.
  3. 성적, 입시 등에 관해 누군가에게 조언을 구하거나 멘토링을 받은 적이 있다.
  4. 모르는 것에 대해서 물어보면 대부분 선생님을 통해서 해결되었다.
  5. 나는 집에서 혼자 조용히 공부할 수 있는 별도의 공간이 있었다.

간단한 5가지 질문 중에서 1가지라도 YES라고 대답했다면 당신은 제법 괜찮은 교육을 받은 것일지 모른다. 그리고 당신이 잘 모르는 지역의 어느 학생보다 유복한 환경에서 공부를 배우고, 더 유능한 선생님에게 교육을 받았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교육환경과 인프라는 생각보다 중요하다. 옆에서 같이 공부하는 친구들, 최신 입시와 교육 트렌드를 알고 있는 교사, 그리고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 등… 그렇기에 나는 화자에 접근이 다소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보편성이 아닌 특수성에 오는 차이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저자의 노력을 부정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저자는 부유했고, 그러한 부를 남길 수 있었던 시대가 인정한 대작가를 아버지로 둔 만큼 그 유전자도 무시할 수 없었을 것이다. 단순히 부유했기에 더 좋은 환경 속에서 무언가를 했을 것이라기보다는 일종의 보험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한 번의 기회를 놓치거나 실수해도 또 다른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 혹은 그 실수가 용납이 된다는 것은 심리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기회가 없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그렇기에 그런 특수성을 배제하고 개인의 노력과 열정 그리고 방식에 대해서만 이야기한다면 이것은 누군가에게는 폭력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필자도 부유하지는 않아도 부족함 없는 환경 속에서 교육을 받았고, 항상 주목받는 아이였지만 방황들로 힘든 재수생활을 경험했고 극복하는 과정 속에서 수능성적과 입시결과를 온전히 나의 노력의 결과로 착각하는 과오를 범했었다. 그래서 필자가 그동안 받았던 교육, 누려왔던 인프라, 그리고 재능 등으로 인해 시작점이 달랐고, 노력이 더해져 다른 결과를 만들어냈음을 인지하지 못했었다.

개인적인 아쉬움과 호기심 그리고 재미로 시작했던 멘토링캠프를 통해서 수많은 학생들을 가르치고 멘토링하면서 느낀 점은 개개인마다 발달의 시기가 다르고, 성장의 속도가 다르며 그에 대한 니즈와 열정 또한 상이하다는 것이다. 또한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해온 교육의 기회와 교육의 질이 너무나도 상이하고, 보편적이지 않다는 점이었다. 이렇게 학생 개개인이 처한 상황과 서로 다른 동기부여 요소, 교육환경 등 고려해야 할 수많은 변수들 속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개인별 맞춤 교육과 동기부여를 제공하는 것이고, 가장 위험한 것은 획일화된 교육을 주입식으로 제공하고 표준화된 학습법이나 동기부여법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이런 점에서 필자는 현재의 공교육은 정답이 될 수 없고, 대안 또한 마땅치 않다는 점에 동의한다. 하지만 그것이 공교육의 한계를 인정하고 바꾸어 나가야 하는 것이지 공교육 자체를 부정한다는 뜻은 아니다. 공교육의 한계도 명확하지만, 이점과 의의도 충분히 고려해보아야 한다. (이는 너무나 긴 이야기가 되기에 생략코자 한다.)

저자와 같은 사람도 있고, 충분히 존중 받아야 마땅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더 많은 사회에서 무조건 열정과 노력 만을 강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가 그랬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도 그럴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결과적으로 내가 해냈다고 해서 그것이 온전히 나의 노력보다는 행운이 더 크게 작용한 결과일 수도 있으니까. ‘공부’와 ‘열정’ 두 가지 모두 의미 있고, 좋은 가치라고 생각한다. 모두가 원하는 교육을 받는 것은 아니며, 개인이 가진 재능에 맞는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음에 동의한다. 그렇기에 기회와 능력이 주어진다면 그런 교육 제도를 개선하고, 보다 좋은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교육재단이나 비영리법인을 만들고 싶은 바람이 있다. 하지만 그에 앞서서 우리 사회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관에서 벗어나 있는 사람에 대해서 비난하거나 마치 패배자인듯 보는 시선을 거두고, 각자의 개성과 재능 그리고 성향을 존중하는 사회, 좀 더 따뜻하고 그리고 모두가 조화로운 사회가 되기를 바래본다.

개발자의 위상이 높아지고, 코딩교육이 보편화되어가는 시대라고는 하지만, 아직도 누군가는 컴퓨터가 없어서 과제를 제출하려면 피시방에 가야하고, 프린터가 없어서 프린트물을 출력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는 점과, 아무리 노력해도 타고난 두뇌와 재능의 한계로 원하는 목표에 이르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항상 명심하고, 주어진 기회와 환경에도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위험한

위험한 책이다.

사람은 저마다의 길이 있다. 살아온 길이 다르기 때문에 살아갈 길 또한 다르다. 그래서 내가 자기계발서를 안 읽는 이유다. 성공한 사람의 길을 참고할 수는 있지만 따라해서는 안 된다. 그 사람이기에 성공할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한다.

이번 책은 배울 점도 많았지만 위험한 책이라는 생각이 컸다

저자는 버커니어라는 용어를 활용해 학교를 떠났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던 자신의 길을 안내한다. 공감하는 부분도 있다. 학교는 형식적인 커리큘럼만을 고집하는 곳이기에 창의성이 부족한 교육 정책에 대해서는 크게 찬성하지 않는다

하지만 학교는 단지 공부만 하는 곳이 아니다. 다양한 사람과의 시간 속에서 다름을 배우고, 다양한 활동을 통해 새로운 시각을 배우고, 인간이 인간일 수 있는 기본적인 틀을 갖추어 나가는 삶의 장이다.

냉정하게 말해서 저자는 그냥 부적응자였다고 생각한다.

난 학교가 좋았다. 비록 사건 사고도 많이 일으켜서 많이 혼나고 맞기도 했지만, 저자가 말 한 것처럼 그 속에서 많은 걸 배웠다. 결과가 어떻든 친구들과 함께 하는 모든 순간, 이상한 선생님과 함께 공존하는 법을 배우고, 하기 싫은 일도 해야만 하는 인생을 배우고 이 모든 시간 속에서 자아를 키웠다.

단지 하기 싫은 공부를 억지로 하게 한다는 이유만으로 학교를 필요 없는 공간으로 만들어 버리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

버커니어

그래도 이 책의 중심은 버커니어라는 삶의 길을 알리는 것이다.

버커니어는 저자의 어릴 적 혼자만의 길을 가야 했던 삶이 만들 수 있는 최적의 길이라 생각된다.

버커니어는 스페인에서 쫓겨난 개척민들이 스페인의 배들을 습격하며 살았던 해적이다. 저자에 의하면 이들은 어떤 사회적 형식을 배제하고 자신들만의 최선의 길을 나아간 사람들이다.

저자의 배움에 대한 자세는 본받을 점이 많다. 학위, 자격증 등 목적 없는 형식보다는 모든 시간의 흐름 속에서 배움을 찾아 나가는 자세는 정말 훌륭하다.

나 또한 최근 사회가 인정하는 여러 자격증을 따려고 시도했다. 컴퓨터 자격증, 영어 성적 등 내 커리어를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시도했지만 한달만에 관뒀다. 다른 건 핑계이고 솔직히 내가 끈질김이 없다. 그래서 20살부터 공부와는 등지고 살았다. 결국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 본업인 내 기본을 더 다지기 위해, 그리고 가장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책을 읽기로 했다. 한 달에 두 권!

저자는 딴짓을 즐긴다. 경중을 떠나 모든 시간이 배움이라는 자세를 가진 사람은 빈둥거리고 딴짓을 하는 모든 시간 속에서도 배우기 때문이다. 이 부분이 가장 좋았다.

대학교를 포함한 학창 시절 참 많이 들었던 소리가 ‘쓸 데 없는 시간 보내지 마라’ 였다. 왜냐하면 난 취업할 때 자격증이 없었다. 심지어 토익 점수도 없었다. 그냥 하고 싶은 것들을 했다. 기자도 해보고 군고구마 장사도 해보고 장교도 해보고 먹고 놀고 책 읽고 운동하고 사람들과 놀았다. 저자와 비슷한 점은 나한테도 사회가 원하는 점수가 오히려 쓸 데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 또한 나만의 길을 걸었고 다행히 후회 없는 길을 걷고 있다. 앞으로도 모든 순간이 배움의 길이고 이 배움이 나만의 경쟁력을 갖추어 준다고 생각하려 한다.

위험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위험하다.

대다수 사람들은 열심히 노력하지 않은 채 대부분의 시간을 그냥 흘려보낸다 – p192

꽃들에게 학교가 필요 없는 것처럼 아이들의 정신세계도 저절로 꽃을 피운다 – p253

다른 부분도 있었지만 위 구절들은 이 책이 위험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저자가 성공한 과정이 대단한 것은 인정한다. 그리고 저자는 삶의 모든 순간이 배움의 과정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대다수 사람들이 자기처럼 자기 계발을 안 한다는 이유로 노력하지 않고 시간을 그저 흘려보낸다고 폄하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어떤 사람은 자기 계발을 하는 것보다 사람들과 어울리며 사는 삶에서 더 배우고 행복을 느낄 수 있다. 비록 저자가 자기 계발을 하는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에 커리어적으로 치고 올라갈 수 있다는 말일수도 있지만 거시적인 관점에서는 위험한 발언인 것 같다.

두번째 문장은, 저자가 자신의 아들 또한 초등학교를 자퇴한 채 혼자서 방에만 틀어박혔음에도 믿고 뒀더니 몇 년이 흘러 멋진 소설을 작성하고 있었다는 내용을 말하면서 말한 문장이다. 저자가 부모님과 떨어져 혼자 살았고 학교도 자퇴한 채로 혼자 성공했다고 해서 아이들 또한 학교가 필요 없이 저절로 꽃피운다고 하는 것은 무책임한 발언이라 생각한다. 아이들은 필요 불필요를 떠나서 사람이라는 따뜻함 속에서 정신세계를 만들어간다. 저자는 자신의 길이 남들과 너무 달랐기에 자신의 길이 맞다고 억지 부리는 듯한 생각이 든다.

다른 사람들이 저자를 존중하듯 저자 또한 다름을 존중하는 자세로 이 글을 썼다면 이 책이 더 성공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며 책을 덮었다.

19금 책

인상 깊은 문구

자기 의지로 인생을 개척하려는 사람은 학교를 다니든 안 다니든 숙제를 하게 됩니다 – p14

선생님이 할 일은 아이들이 울타리 안에 얌전히 모여 있게 하는 것이 아니라, 울타리 밖으로 나가 자기 운명을 찾도록 독려하는 일입니다. 아이들에게 길을 보여 주세요! – p18

배움은 공부를 통해 ‘자아’를 드러내는 과정이다 – p19

배웠다고 해도 이를 실제 습득한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그저 접수한 것에 불과하다. 이를 충분히 이해하고 지혜로 삼으려면 곰곰이 생각하고 또 직접 말로 떠들어 봐야 한다 – p60

나는 직감을 쫓아가지 않는다. 직감을 활용할 뿐이다 – p71

지식은 전달이 아닌 내 경험을 통해 능동적으로 구성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난장판처럼 보일지라도 이는 내가 아직 모르는 질서의 한 모습일 뿐이다 – p106

딴짓은 문제가 아니라 문제를 푸는 방법이다 – p132

나는 영화를 감상하는 관객처럼 패배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당신 잘했어, 악당을 물리쳤군, 내가 연기한 그 악당 말이야! 내게 고마워할 건 없어! 그 이후로 난 실패해도 개의치 않았다 – p167

나는 어떤 일을 겪든 그것을 교훈으로 삼는다. 내 존재를 부정하는 일은 하지 않는다 – p181

대다수 사람들은 열심히 노력하지 않은 채 대부분의 시간을 그냥 흘려보낸다 – p192

모든 건 전체의 일부다. 배움 역시 모든 사건에 내가 반응하는 과정에서 이뤄진다 – p239

꽃들에게 학교가 필요 없는 것처럼 아이들의 정신세계도 저절로 꽃을 피운다 – p253

<공부와 열정>

제임스 마커스 바크

별점 : ★★★★☆

독서모임에서 이 책을 추천 받고 읽게 되었다. 당시 2가지의 선택지 중에 이 책을 선택했던 이유는 <공부와 열정> 이라는 책 제목 때문이었다. 요즘 열정이 없어진 느낌이 들어 자꾸 다른 곳에서 재미를 느끼려고 했던 내 자신에게 혹시나 이 책이 열정을 불어넣어줄지는 않을까 해서였다.

저자는 누구나 버커니어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책에서는 버커니어란 무엇이며, 버커니어식 11가지 학습 요령과 직감적 전략을 배우는 과정을 소개한다. 

최초의 버커니어들은 1625년 카리브 해 세인트키츠 섬에 정착한 프랑스, 영국 출신의 사냥꾼과 농부들이었다. 그러나 17세기 버커니어들은 신대륙 발전의 주요 동력이었으며, 저자 역시 선배 버커니어들의 모습을 통해 도전정신을 배웠다고 말한다. 

저자가 강조하는 버커니어의 자격 중 하나는 자신의 생각과 학습에 스스로 책임진다는 것이다. 또한 배움의 과정에서 충만함과 자기 결정력을 추구함으로써, 결국 ‘나는 내가 직접 만들어 가는 존재구나’를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 고등학교 시절의 내 모습이 떠올랐다. 3년 내내 개근을 하면서, 학교라는 바운더리 안에서 친구, 선생님을 만나며 평범한 학창시절을 보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어찌보면 그게 평범하고 당연한 건 아니었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아침에 일어나면 당연히 학교에 가고, 수업을 듣고, 야자를 하고, 학원을 갔던 게 그 때의 일상이었다. 또 가끔 공부를 하다가 “공부를 왜 해야하지?”라는 현타를 맞게 된 순간도 있었다. 그럴 때 마다 ‘일단 이번 한 번만 넘기자’라며 버텨왔던 것 같다. 

그렇게 대학에 입학하고, 오히려 나는 대학에 와서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물론 대학이라는 것도 결국 학교이며 제도권 아래에 있지만 그 상황 속에서 여러가지 도전과 시도를 많이 해보았다. 학점때문에 도서관에서 살기도 하고, 전공과 전혀 다른 직무에서 일해보기도 하고, 정말 마음가는 대로 여러가지 시도를 했었다. 그 때는 몰랐다. 그냥 재밌어서, 흥미가 있어서 했었고 그 때의 작은 시도가 모여서 4학년 쯤에는 더 큰 시도를 할 수 있는 발판이 되었다. 그래서 남들이 “대학시절 어땠어요?”라고 물으면 솔직히 후회는 없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런 마인드로 현 회사에 입사했고, 다행히 현재 회사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은 포지션으로 일을 하고 있다. 저자는 자신만의 브랜드, 평판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입사 4년차 쯤 스트레스를 엄청 받고 있을 때 직책자가 나에게 그런 말을 해준 적이 있었다. 평판 관리는 잘 하고 있으니, 한 발짝 더 나아가라고 말이다. 다행히 그 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고, 개인적으로도 뿌듯한 한 해로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요즘의 고민은 ‘성장’이다. 요즘 들어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그런데 자꾸만 다른 곳에서 그 이유를 찾으려고 했고, 거기서 또 스트레스를 받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정리되었던 부분은 결국 “나는 내가 직접 만들어가는 존재” 라는 사실이었다. 자꾸만 이런 저런 이유들로 남 탓을 하고 있었는데, 결국 진정한 문제에 집중하고 목표 설정을 하면 조금은 느리더라도 일단 시작하고 나아가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요즘 회사에서 역량 평가와 관련된 이슈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지식 기반의 서비스 회사에서 역량을 수치화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래서 ‘자격증 취득 유무’로 평가하겠다는 회사의 방침에 많은 사람들이 반발하고 있다. ‘활자화 된 증서’를 받는 것이 배움의 전부가 아니란 걸 알면서도 단순히 자격증의 소유 여부가 그리 중요한지는 모르겠다. 그래서 100% 자격증 유무로 평가를 하는 제도에 대해서는 나도 반대하는 바이다. 조금의 가산점으로서의 역할이라면 모를까.

치열한 교육 제도를 갖고 있는 대한민국 안에서 사실 제도와 권위를 거스른다는 것이 얼마나 쉽지 않은 일인지 안다. 그러나 학교는 단순히 지식만 배우는 공간이 아니라 사회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중요한 규범과 가치를 배우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어른들은 아이들이 학교라는 공간 안에서 자유롭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 않을까?

시간이 지날수록 ‘교육’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한 인격체가 육체적으로 그리고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성장하는 데에 ‘교육’이야말로 핵심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하면서부터이다.

특히, 부모의 교육을 보완하거나 대체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공교육 제도의 올바른 운영이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부모가 어떠한 이유에서든 양육자로서 역량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는 분야에서 국가가 이를 보완할 수도 있고, 또는 국가가 올바른 교육관을 제시하여 부모에게 유의미한 기준을 제시해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의 우리 공교육 제도는 그러한 역할을 제대로 담당하고 있다고 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대표적인 문제로 언급되는 것이 이른바 “주입식 교육”의 문제인데, 이는 저자가 <공부와 열정>에서 강하게 비판하는 “학교”의 문제와 거의 동일하다고 보아도 무방한 것 같다. 저자는 학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일방적이고 획일적인 교육방식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학생들의 창의력이 말살되고 결과적으로는 학생들이 공부에 대한 호기심을 잃게 되는 문제점 등을 정확하게 짚어내고 있다(지금쯤 대치동 학원가에서 배회하고 있을 학생들이 이 책을 읽었다면…).

하지만 저자가 이러한 이유로 인해 “학교” 또는 제도교육이 가치가 없다고 단정하는 데에는 동의할 수 없다. 나는 공교육의 중요성을 여전히 믿는다. 한 아이가 개인적으로는 성숙한 인간으로 성장하고 또 사회적으로는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최소한의 지식을 쌓게 하는 데에는 공교육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고 또 그래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리고 저자가 이야기하는 “버커니어” 학습방식이 주체적이고 자유로운 학습을 넘어서서 어떠한 구심점도 없는 학습방식이 될 수 있는 위험성도 간과할 수 없다.

다만, 저자가 지적한 바와 같이 제도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인 획일적인 교육방식, ‘주체적’인 공부를 불가능하게 하는 교육방식 등을 개선하는 것은 꼭 필요하다고 본다 . 그렇게만 된다면, 그것이야말로 저자가 이야기하는 진정한 “버커니어” 학습이 아닐까 생각했다.

2016년, 이 책을 읽고 별점 5점을 줬다. 첫 회사를 나와 창업한 시기였고, 길 없는 길을 걸으며 막막했던 시기다. 그 시기에 만났던 이 책은 앞서 내 길을 걸어간 선배의 이야기로 들렸다.

시간이 흘러 2020년 말에 이 책을 스튜 독서소모임에서 발제하며 다시 펼쳤다. 그동안 이 책을 길 없는 길을 걷는 주변 친구들에게 추천했고, 스튜에서 다시 소개할 수 있어 꽤 뿌듯하다.

다시 펼쳐 든 이 책에 4점을 부여하는 건, 그동안 내가 많은 경험을 해서이기도 하고, 길 없는 길을 꽤 많이 걸어왔기 때문이겠다. 그럼에도 여전히 높은 점수를 부여한 것은 여전히 내가 길 없는 길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욕심을 채우는 방법

사회에 나오고 나는 꽤 적극적인 삶을 살았다. 원하는 것을 대체로 얻은 편이다. 시간은 좀 걸렸지만, 내 계획대로 된 것이 많으니 지난 9년의 시간을 되돌아보면 꽤 괜찮은 시간이라 하겠다.

물론 여전히 내가 걷는 길은 흐릿하고, 내 많은 계획은 내 시야가 뚜렷해지길 기다리고 있다. 그럼에도 내가 이 길을 걷는 건 아니, 걸을 수밖에 없는 건 이게 내 길이기 때문이라 하겠다.

내 욕심을 말하자면, 이 서평 전체를 채울 수도 있겠다. ▲괜찮은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되는 것 ▲글을 잘 쓰고, 말을 잘하는 것 ▲매력적인 비즈니스맨이 되는 것 ▲나아가 매력적인 사람이 되는 것 ▲좋은 매니저이자 좋은 파트너가 되는 것 ▲훌륭한 비즈니스 감각을 갖는 것 ▲부지런하고 ▲열정적이며 ▲많은 이에게 영향을 주는 것 ▲때로 지칠 때 많은 이가 함께 해주는 행복한 사람으로 남는 것 ▲그보다 더 많은 이에게 행복을 주는 사람이 되는 것 ▲그래서 결국, 그게 ‘오세용’이 되는 것

내가 여러 일을 하면서도 열정을 지속할 수 있는 건, 내 욕심 때문이겠다. 무슨 짓을 해도 이어질 수 있는 많은 욕심을 가졌기 때문이다. 달려도, 걸어도, 멈춰도 내 욕심으로 이어지니 꽤 편한 전략이다.

여러 곳에 욕심을 심고, 여기저기 물을 뿌려대니 꽃이 필 수밖에 없다. 여기저기 핀 꽃을 이어 어떤 별자리를 만들고자 하니, 피곤한 것은 내 업보겠다. 그래도 그게 나라고 생각하면, 이 무모한 방향성을 멈출 수 없다.

저자는 이런 내게 꽤 단호한 문장으로 위로한다.

자신의 존재에 자부심을 느껴라.

어젯밤 책을 다 읽고 침대에 누워 불을 껐는데, 저자가 위로한 문장이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더라. 그래도 이 추운 날씨에 내 몸 뉘일 따뜻한 방이 있으니, 내 열정과 사회의 필요 사이에 줄타기를 아직은 잘하고 있지 않나 싶다.

모두에게 힘든 시기지만, 청년에게 역시 힘든 시기 아닌가.

내 주변 많은 사람이 내게 이야기한다. 욕심을 줄이고, 조금은 즐기라고. 욕심과 즐김을 나누지 못하는 걸 보면, 나는 욕심을 즐기는 게 아닌가 싶다. 욕심이 많아 행복한 걸 보면, 역시 그런 것 같다.

욕심 끝의 공허함

▲모바일 앱을 만들고 싶었고 ▲창업을 하고 싶었고 ▲유명해지고 싶었고 ▲글을 쓰고 싶었고 ▲나와 비슷한 친구들과 함께하고 싶었으며 ▲다시 기술자가 되고 싶었다.

사이사이 더 욕심을 낼 수도 있었지만, 나는 내 욕심을 다루는 데 꽤 능숙한 편이다. 가장 중요한 욕심을 쫓아 살아왔기 때문이다.

어떤 것의 끝을 보길 원하는 편은 아니다. 의미를 찾는 편이고, 가치를 찾는 편이다. 그러고 보니, 나는 어떤 일을 하던지 보람을 느꼈던 것 같다. 내 시간이 누군가에게 가치를 줄 수 있다니, 이것 참 가치 있는 일 아닌가?

끔찍하게 당황스러운 일을 겪고 있다면 며칠 혹은 몇 년 후 이를 재미난 강의 소재로 써먹을 수 있겠다고 생각하며 마음을 달래라.

하지만 때로는 어떤 것의 끝을 보고 싶기도 하다. ▲좀 더 기술적이고, 많은 이가 쓰는 모바일 앱 ▲더 성공적인 창업 ▲더 유명한 사람 ▲더 좋은 글 ▲더 많은 친구들 ▲더 기술적인 기술자.

그런데 어떤 것의 끝이 어디 있겠는가. 그마저도 그보다 끝이 있겠지.

여러 경험은 많은 것을 의미한다. ▲다재다능이 될 수도 있고 ▲다양한 호기심이 될 수도 있다 ▲시작을 좋아하는 것이기도 하고 ▲작은 것에도 즐거울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여전히 욕심이 나는 건, 여러 경험이 ▲끈기 부족을 의미하기도 하고 ▲열정을 지속하기 어려운 것을 말하기도 한다 ▲근성도 부족하고 ▲어쩌면 분야 재능이 부족한 것을 뜻하기도 하겠다.

현재 내 자아는 어린 시절과 비교해 세 가지 큰 강점을 갖췄다. 하나, 나는 똑똑해질 수 있다고 믿는다. 둘, 내가 멍청할 때도 있다고 인정한다. 셋, 어느 쪽이든 나는 존재 가치가 있다고 믿는다.

욕심은 공허하다. 욕심 끝엔 또 다른 욕심이 있기에 비우려 할수록 채워지는 굴레를 벗어날 수 없다. 채움이 비움을 가져오니, 마음 둘 곳을 모르겠다.

이런 일화를 스스로 말하다 보면 또 다른 교훈을 기억하는 데 도움이 된다. 바로 내 인생에 가장 멋진 순간은 앞으로 10초 안에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그래도 이 세상을 지속할 수밖에 없는 건, 그래도 내 이야기 때문이 아닐까.

그래도 내 이야기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지만, 친구가 좋다가도 싫고, 싫다가도 좋은 건 뭔가 싶다. 친구든 나든 누군간 변했단 건데, 도대체 누가 변했단 말인가.

연봉이 20배 많다고, 20배 행복한 건 아니라고 한다. 그런데 연봉이 20배 많아야 2배라도 행복할 수 있다면, 연봉을 20배 높이는 게 맞는 것 아닌가?

이런 속세에 휘둘리다 보면, 도대체 나는 누구인가 싶다. 애초에 연봉 20배는 누구 연봉 기준이며, 20배 행복 역시 누구 행복 기준인가. 내 행복에 필요한 건 따뜻한 집과 편안한 츄리닝 그리고 컴퓨터뿐인데 말이다.

자기 나름의 진로를 그리는 사람에게 이 세상은 다소 살기 불편한 곳이다.

책을 다 읽고, 서평을 쓰다 보니 이제야 이 책이 좋았던 이유가 생각났다. 꽤 성공한 버커니어 아재가 이 책에서 말하는 건 책 제목처럼 공부도, 열정도 아니고. 자신의 성공도 아니다. 독자를 향한, 새로운 시작의 부추김이다.

고흐, 클레멘스, 다윈 모두 결과를 모른 채 자신의 열정을 쫓았고, 이게 나의 길이 맞나 고심했으며, 성인이 되기 전에는 자기 인생의 목적을 확신하지도 못했다. 나는 결국 이들이 성공했다고 말하려는 게 아니다. 이들의 용기와 그 불안한 출발을 지적하려는 것이다.

시작이 있어야 새로운 이야기가 있음을 잠시 잊었다. 피할 수 없는 ‘비교’스러운 세상에서 나를 지키는 방법은 ‘시작’임을 잠시 잊었다.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면, 지금 이야기 속 내 모습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지금은 과거가 될 것이고, 내 시작이 미래가 될 터인데 과거에 묶여 달리지 못할 이유는 또 뭔가.

버커니어들이 ‘필히’ 해야만 하는 일은 인생의 항로를 선택하는 것뿐이다. 그러면 세속적인 성공을 거두든 못 거두든 후회는 없다.

자리에서 일어나 발을 내디디면 시작이다. 그게 이야기 시작이고, 시작된 이야기 주인공은 나다. 무슨 상관인가, 이 이야기 속 등장인물이 나 뿐인데.

이제 비교는 내 이야기에서 하자. 등장인물이 나 뿐이니, 비교는 나와 하면 된다. 어제와 다른 내가 오로지 비교 대상이겠다.

쌀쌀한 연말, 변한 건 없지만 모든 게 변한 지금이다. 채우고 채워도 비워진 욕심 굴레에서 잠시 떠나도록 한다. 내가 나일 수 있는 이유는, 내 이야기 때문이니까.

한줄평

제도권을 벗어나 자신의 길을 만든 선배의 소탈한 이야기

인상 깊은 문구

  • 명심하세요. 자기 의지로 인생을 개척하려는 사람은 학교를 다니든 안 다니든 ‘숙제’를 하게 됩니다.
  • 버커니어 학자는 배움에 대한 열정이 충만한 사람들로, 그 어떤 제도나 권위도 이들에게 재갈을 물리거나 멍에를 지게 하고 족쇄를 채우지 못한다. 이들은 여기저기 누비며 세상을 향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또 세상에 자신의 흔적을 남기려는 열망으로 가득 찬 사람이다.
  • 버커니어는 보물을 찾아 항해에 나섰다. 버커니어 학자들도 스스로 짠 커리큘럼에 따라 출항하는데, 항해 목적은 지식을 찾는 것이다.
  • 거대한 사슬은 당시 평범한 사람들의 무기력한 모습을 정당화하는 데 성공했다. 버커니어들은 이런 체계를 거부했다. 버커니어 사회의 특징은 계급 질서가 없다는 점이었다.
  • 아이디어가 중요한 현대 직장에서는 위에서 흘려 주는 교육에만 의존할 수 없다. 유능한 관리자는 직원들을 단순하고 케케묵은 절차를쫓는 꽉 막힌 밥벌레처럼 다루지 앟ㄴ는다. 대신 하급 직원들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아 발전시킬 수 있는 환경, 그래서 조직에 필수적인 지식을 선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물론 관리자들도 가르치고 지도하며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그렇지만 강력한 조직은, 다시 말해 강력한 사회는 지위와 상관없이 모든 구성원이 창조적 잠재력을 맘껏 발산하고 활용하도록 하는 방법을 찾아낸다. 전통적인 학교 교육은 이런 방법을 찾아내지 못했다.
  • 누구든 버커니어가 될 수 있다. 버커니어는 특권층만 들어오는 클럽이 아니다. 이는 평생에 걸친 선택이다. 기본 조건이 하나 있다면 자신의 생각과 학습에 스스로 책임진다는 점이다. 나라는 존재는 다른 이의 손길로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나는 내가 직접 만들어 가는 존재다.
  • 여유 시간에 새로운 시도를 한다. 여유 시간은 내가 허비해도 괜찮은 시간이다. 내가 이룬 최상의 작업 중 상당수는 빈둥거리고, 오락을 하고, 텔레비전을 보는 등 이른바 시간 낭비를 하다가 건졌다.
  • 호기심은 우리처럼 순발력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에게 생존 기술이다. 복잡하고 개방된 세상에서 나중에 어떤 지식이 필요할지 100퍼센트 예측 못하기 때문이다.
  • 비행기 조종법을 배우고 싶은가? 실제 비행기를 조종해 보거나 시뮬레이터로 연습을 해 보라. 전기의 작동 원리에 대해 알고 싶은가? 저낮 장비를 사서 전기 회로를 만들어 보라. 영국의 과학자 마이클 패러데이도 이런 방법을 썼다. 컴퓨터에 대해 배워야 하는가? 컴퓨터를 한 대 사서 만지작거려라. 나는 처음으로 요트 수업을 받은 지 5분 만에 요트에 몸을 실었다. 10분 후에는 요트를 끌고 바다로 나갔다.
  • 적응력은 지식을 추구하는 버커니어에게도 필수다. 항해 초반부터 세심한 계획을 짜서 거기에 매달린다면, 나는 배움의 기회를 왕창 놓칠지도 모른다. 초반은 어떤 계획을 짜기에 매우 부적당한 시기다. 가장 무지몽매한 순간이기 때문이다. 자기 주도 학습에서는 바다 멀리 나갔다가 마주친 기회를 잘 활용할 때에 가치 있는 것을 많이 건지게 되므로, 나는 뭔가 발견했다 싶으면 바로 배우기 시작한다.
  • 버커니어 학습에서 방황은 호사가 아닌 필수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방황하려면 여유 시간이 있어야 한다. 이는 허비해도 좋은 시간이다. 나는 전혀 무의미해 보이는 행동을 하도록 날 내버려 두다가, 결국에는 정말 값진 것을 발견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 나도 내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는 않다. 그렇지만 여유 시간이 없으면 나는 내가 배운 사실만 고수하게 될 것이다. 또 호기심도 억누르게 될 것이다. 반면 여유 시간이 생기면 나는 강도 높은 모험을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종종 예기치 못한 보물을 건진다.
  • 나는 동료 해적들과 느슨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들은 내가 작업상 실수를 발견하도록 도와주는데, 내 기분이 상하지 않게 조언하는 요령을 안다.
  • 훌륭한 버커니어는 단어 앞에서 위축되는 일이 거의 없다. 단어를 정복하는 몇 가지 방법이 있다. 그중 하나는 그 단어를 대수롭지 않게, 또 그 단어가 쓰인 글을 형편없게 보는 것이다.
  • 나는 매일 내 감정에 충실하게 보낸다. 세세한 계획은 피한다. 대신 내 열정을 활용하고, 열저잉 시들해져도 나를 용서하며, 열정이 사라지면 편히 쉰다.
  • 네 가지를 한데 모아 놓고 보니, 내가 산책하며 딴청 피운 것이 오히려 근사한 결과를 낳았다.
  • 경험 분석에 능숙해지고 교훈 파악에 익숙해질수록 어떤 일을 겪든 많은 지식을 얻는다.
  • 끔찍하게 당황스러운 일을 겪고 있다면 며칠 혹은 몇 년 후 이를 재미난 강의 소재로 써먹을 수 있겠다고 생각하며 마음을 달래라.
  • 나는 이제 행동 전환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때문에 내 의식이 진저리 치는데도 공부를 끝마치겠다며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는다. 또 이제는 이런 내 못브에 문제가 있다고 보거나 이를 잘못된 행동으로 여기지도 않는다. 그저 다른 행동을 할 때가 되었다는 내 의식의 신호로 받아들인다.
  • 나는 수동적 수용보다는 능동적 ‘사냥’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또 솟구치는 호시김의 밑바탕에는 영리한 지성이 깔려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호기심은 내 의식의 사냥법 중 하나다. 그러자 문득 나의 ‘약한 집중력’이 실은 그리 약한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그 반대다. 집중력이 워낙 강해서 에고를 억누르지 못하는 것이다.
  • 목줄을 늘린다는 것은 내 의식이 방황하도록 내버려 둔다는 말이지만 10분 혹은 1시간마다 목줄을 잡아당겨 제자리로 돌아오게 한다. 그러면 내 의식은 나와 잠시 일을 하고 그러다 또 방황을 한다. 이런 일이 되풀이 된다.
  • 나는 원래 계획대로 공부하면서 동시에 우연히 배울 기회도 만든다.
  • 어떤 지식을 엄격한 순서에 따라 습득해야 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 멈추고 다른 일을 하다가. 점깐 멈출 수도 있고 몇 년을 쉴 수도 있다.
  • 현재 내 자아는 어린 시절과 비교해 세 가지 큰 강점을 갖췄다. 하나, 나는 똑똑해질 수 있다고 믿는다. 둘, 내가 멍청할 때도 있다고 인정한다. 셋, 어느 쪽이든 나는 존재 가치가 있다고 믿는다.
  • 이해하려고 노력했다면 이해하지 못했어도 발전한 것이다.
  • 망각은 중요한 문제를 드러낸다. 나는 모든 내용을 한꺼번에 지우지는 않는다. 쓸모없는 것부터 잊고 핵심적인 사항은 머릿속에 남기는 편이다.
  • 자기 나름의 진로를 그리는 사람에게 이 세상은 다소 살기 불편한 곳이다.
  • 멘사 지역 총회의 슬로건이었던 “멍청하지는 않다는 증거”라는 문구가 이제야 이해됐다. 이는 지나친 겸손이 아니었따. 지능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모르겠으나 이를 대수롭지 앟ㄴ게 여길 것이며 이를 잣대로 서로를 구분하지 않겠다는 다짐이었다.
  • 스스로 대단한 실력자라 자부해도 내가 펼치고 싶은 능력에는 관심 없는 고용주 밑에서 일할 때도 있다. 나는 대외적 평판이 자아 평가와 비례하지 않으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럴 땐 두 가지를 일치시켜야 한다. 즉 일자리를 옮기거나 프로젝트를 변경해야 한다.
  • 1차원 기여는 다른 누군가를 위해 일하는 것이다. 2차원 기여는 나로 인해 남들이 ‘더 잘하도록’ 돕는 것이다.
  • 어린 시절 내가 저지른 실수는 포부가 높으면서 동시에 기대치도 터무니없이 높게 잡았다는 점이다. 그래서 항상 내가 모자란다고 느꼈다. 내가 넘어서야 할 선과 내가 바라고 추구하는 선 사이에 중간 지대가 없었다.
  • 나는 어려운 일을 배울 때 기대를 낮추고 포부는 높인다.
  • 체스 챔피언이 되려면 체스 규칙에서 벗어나면 안 된다. 그렇지만 인생에는 백만 가지 게임이 있다. 나는 내게 맞는 게임을 찾는다.
  • 이런 일화를 스스로 말하다 보면 또 다른 교훈을 기억하는 데 도움이 된다. 바로 내 인생에 가장 멋진 순간은 앞으로 10초 안에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 내가 신참내기 버커니어에게 들려주고 싶은 충고는 자신의 작업을 가급적 많이 드러내라는 것이다.
  • 자신의 존재에 자부심을 느껴라.
  • 나는 절대 나 자신을 혹사시키지 않는다.
  • 신종 산업은 버커니어들의 기질과 딱 맞다. 테스팅은 스페인 대해처럼 황량하지만 문이 활짝 열린 분야다. 따라서 어디에 손대야 할지 모르는 고용주는 버커니어처럼 순발력 있는 인재를 고용해야 한다.
  • 나는 내가 1주일에 85시간씩 활기차게 일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단 조건이 있었다. 내 주변 사람들에게 내가 필요한 존재이고 그들로부터 존중받는다는 느낌이 들어야 했다. 막연히가 아니라 확실히 감지되어야 했다. 애플사에서 주변 사람들은 내게 그런 인상을 심어 주었다. 내 정신은 인간적인 접촉으로 피어났다. 그것은 달콤한 정신적 연료였다.
  • 아무리 사소해도 내 일이 다른 사람 인생에 도움이 된다는 느낌이 없으면 내 열정은 사라진다.
  • 나는 저녁과 주말을 주로 공부하며 보냈다.
  • 대다수 사람들은 열심히 노력하지 않은 채 대부분의 시간을 그냥 흘려보낸다.
  • 지식 노동자들에게는 커다란 문제가 있다. 바로 과부하이다. 알아야 할 유용한 지식이 산더미인 데다 계속 불어나기까지 한다. 공부할 내용도, 숙달해야 할 유용한 기술도 너무 많다. 많기도 하거니와 시시각각 변한다. 다들 머리에 일부만 쑤셔 넣을 수 있을뿐더러 그마저도 금세 한물간다.
  • 지식 노동자의 성공은 현재 아는 사실이 아니라 배우는 방식이 좌우한다.
  • 버커니어에게는 모든 게 배움의 재료다. 우리는 직접 탐색한다. 교사나 정식화된 학습 계획서를 통해 배울 수 있음에도 우리 방식에 따라 필요하다고 느낄 때 배운다.
  • 버커니어에게 성공이란 평생 자아 발전 프로젝트에 즐겁게 몰입하는 것이다.
  • 버커니어들이 ‘필히’ 해야만 하는 일은 인생의 항로를 선택하는 것뿐이다. 그러면 세속적인 성공을 거두든 못 거두든 후회는 없다.
  • 고흐, 클레멘스, 다윈 모두 결과를 모른 채 자신의 열정을 쫓았고, 이게 나의 길이 맞나 고심했으며, 성인이 되기 전에는 자기 인생의 목적을 확신하지도 못했다. 나는 결국 이들이 성공했다고 말하려는 게 아니다. 이들의 용기와 그 불안한 출발을 지적하려는 것이다.
  1. 저자가 정의한 버커니어는 제도권을 떠나 스스로 배우는 인생을 살아 갑니다. 버커니어로서 인생에 관한 느낌을 간단히 나눠봅시다.
  2. 현 시대 제도권 중 가장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을 나눠 봅시다.
  3. 내가 극복한 제도권과 언젠가 극복하고 싶은 제도권을 이야기 합시다.
  4. 당신은 버커니어입니까? 자신의 성격 중 버커니어스러운 것과 버커니어로부터 가져오고 싶은 장점을 나눠봅시다.
  5. 이른 성공으로 40대에 경제적 자유를 이뤘다면, 어떤 삶을 살고 싶나요?
  6. 그런 삶을 위해 현재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요?
  7. 자신만의 학습 비법이 있다면, 스튜 멤버들에게 나눠줍시다.

★★★

“당연한 것을 직면하고 깨닫는 것”

모든 문제 상황의 해결은 문제에 대한 인식에서 출발한다.

이 책은 결국 부의 감각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내 안과 밖으로 존재하는 문제들을 직면하게 해주고, 이를 인식하고 나서야 비로소 실천할 수 있는 해결방안들을 제시해준다. 결국 새로운 것은 없다. 하지만 새롭지 않더라도 다시금 상기시키고 이를 구체화 시킨 실험 결과들을 접함으로써, 우리는 이 사실들을 내면화할 수 있게 된다.

100달러 > 200달러 반값 할인

저자가 언급한 JC페니의 실제 폭탄 세일 풍경

사람의 마음은 상대성에 나약하다.

내가 지불하는 가격이 결국 100달러로 동일하다 해도, 기존 100달러 가격의 제품을 100달러로 구매하는 것과 200달러 가격의 제품을 반값 할인하여 100달러에 구입하는 것은 심리적 만족도의 정도가 천차만별이다. 결국 내 잔고에서 비워지는 현금의 양과(그로 인해 다른 100달러어치의 제품에 대한 포기), 얻게 되는 제품의 질이 동일하다고 해도 말이다. 

실제로 본인은 ‘가성비’가 인생에 가장 중요한 잣대 중에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대학교에 진학하던 시절, 경제적으로 독립을 하게 되어 경제적으로 굉장히 힘든 시기를 보냈는데 그때 자리 잡은 습관 중의 하나가 가성비 쫓기였다. 지금은 그때와 경제적 상황은 변했지만 가치관은 이미 내재화되었다. 어떤 소비를 할 때마다 무조건 가성비가 있는지를 찾아보는 습관이 생겼고, 세일 상품에는 득달같이 달려들게 되었던 점도 맞다. 하지만 위 이야기를 읽고 나니 실제로 합리적인 소비를 했는지보다는, 내가 합리적인 소비를 했다고 생각하게 만들어진 경우가 훨씬 많았던 것 같다.

지불의 고통을 결정하는 마법 같은 타이밍

결제의 순간과 소비의 순간 사이 시간의 격차가 클수록, 개인은 결제의 고통을 망각하게 된다. 하지만 이에 대한 제한 사항이 굉장히 재미있는데, 바로 소비의 순간이 육체적으로 고통스러우면 안 된다는 사실이다. 소비의 순간에 육체적인 고통이 동반되면, 지속적으로 지불의 순간을 떠올리게(후회하게) 된다. 본인은 이를 매주 2번씩 느끼고 있는데, 직장동료와 함께 주 2회 필라테스를 3개월 치 동반 결제했기 때문이다. 결제의 순간은 벌써 두 달이 지나고 있지만, 내 직장 동료는 매주 2회 느끼는 육체적 고통 이후 항상 그 지불의 순간을 떠올리며 후회한다. 

하지만 역으로 생각해보면, 결제의 순간을 소비의 순간으로 끌어오는 것의 긍정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이제 문제를 인식했으니 해결해보는 것이다. 2인 동반 결제 2주 서비스를 포함한 3달 패키지의 대가로 지불한 43만 원이라는 가격은, 결국 모든 회차를 나간다는 전제 하에 1회 1.5만원 꼴의 수업이다. 그렇다면 지불의 순간을 소비의 순간으로 당겨보자. 매주 2회씩 ‘하루 정도 필라테스를 빼먹는 건 괜찮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 때마다 누군가에게 1.5만원을 지불한다고 생각해보는 것이다. 실제로 변한 건 아무것도 없지만, 침대에서 일어나기가 조금은 쉬워지는 마법의 주문이다. 실제로 이를 통해 근 2주간 필라테스를 안 빼먹을 수 있었다.. ^^

우리는 모르지만 바쁘게 돌아가는 소비자의 심리

5월달 백화점에서 한 여름용(실내 에어컨 바람막이용) 자켓을 입어보았다. 컬러감과 핏 모두 마음에 들었지만 가격이 10만 원이었다. 보통 여름옷에 5만 원 이상 투자하지 않았기에 고민했지만 결국 구매를 했는데, 책을 읽고 나니 그 순간 나의 머릿속이 얼마나 바쁘게 돌아갔는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

1) 20만원짜리 자켓의 50% 할인이었다. 그냥 10만 원짜리 옷이 아닌 20만 원짜리 옷의 반값이라는 상대성에 한 번 흔들렸다.

2) 곧 인턴 업무를 시작하는 나에게 있어 이는 쇼핑이 아닌 투자이다. 일반 쇼핑이 아닌 직장용 복장에 대한 투자라는 “심리적 회계”가 작용했다.

3) 직장용 복장은 대학생 때 입던 옷보다 비쌀 수밖에 없다. 자유롭고 개성 있는 복장이 미덕인 대학생 타겟의 옷들과 커리어우먼을 타겟으로 한 옷들은 가격대가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러니 직장에서 에어컨 바람을 피하기 위해 입는, 밖에서는 하등 쓸모가 없는 “여름용” 자켓을 구매하는 것 자체가 나에게는 새로운 일이었다. 관련 지식이 존재하지 않던 나에게 자켓의 할인 전 가격은 ‘원래 이 카테고리의 옷들은 이 가격이다’라는 “앵커링” 효과로 작용하였을 것이다.

이처럼 그 한순간 내 머릿속에는 저자가 이야기한 비이성적인 합리화 과정이 몇 가지나 복합적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결국 새로운 사실은 없다. 우리 모두가 겪는 일을 굳이 꼬집어내어 수면으로 끌어올리는 것, 그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은 가치가 존재했다.

부의 감각을 얻기 위한 독서 중, 내 소중한 e-book 리더기가 고장 났다… 올해 처음으로 주식을 도전하며 ‘내 시드머니는 투자가 아니라 수업료로 지불됐구나’를 깨달았는데, 부의 감각을 감히 리디셀렉트라는 구독료로(저자가 경계하라고 지적하는 공짜의 함정에 빠진 채) 읽으려던 게 화근이었을까? 책은 책값을 내고 읽자. 저자 말대로 “세상에 공짜는 없다”.

인상 깊은 구절

“돈은 가치value를 표시한다. 돈은 그 자체로는 아무런 가치가 없다. 돈은 그것으로 살 수 있는 다른 어떤 것의 가치를 표시할 뿐이다. 그러니까 돈은 가치의 전달자messenger이다.”

“금액이 얼마든 언제든 (거의) 모든 것을 사는 데 돈을 사용할 수 있다. 이런 본질적인 사실 덕분에 우리 비이성적인 인간 Homo irrationalist은 서로 직접 만나서 물물교환을 하는 대신에 어떤 상징(즉, 돈)을 사용해서 제품과 서비스를 예전보다 한층 더 효율적으로 교환할 수 있게 됐다. 바로 여기서 돈의 최종적이며 가장 중요한 특성이 생성된다. 바로 공동선common good이라는 특성인데, 이는 돈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으며 또한 그 어떤 것의 가치를 지불하는 수단으로 다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어떤 의사결정이든 돈이 결부될 때마다 그만큼 더 어려워진다.”

“그러나 돈으로 거의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해서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반드시 선택을 해야 하며, 그렇기 때문에 뭔가를 희생할 수밖에 없다. 즉, 어떤 것을 하지 않을지 선택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는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든 간에 돈을 사용할 때마다 우리가 분명히 기회비용을 생각한다는 뜻이다.”

“이때 그는 4달러를 포기한 게 아니다. 그 돈이 지금 혹은 미래에 제공할 수 있는 어떤 기회를 포기한 것이다.”

“물론 월요일에도 고려해야 할 기회비용이 있었지만 그때는 이 개념이 당신에게 선명하게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나 일요일이 되면 기회비용이 선명하게 부각되는데, 이때는 이미 늦었다.”

“자기가 지출하고자 하는 그 돈을 미래에 얻을 일련의 경험이나 재화를 살 수 있는 잠재적 역량으로 바라볼 능력이나 의지가 없는 것 같았다. 이는 돈이 너무 추상적이고 일반적이라서 기회비용을 떠올리고 고려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뭔가를 사려고 돈을 지출할 때는 사고자 하는 그 대상 말고 다른 것은 아무것도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다.”

“지금 어떤 것을 사는 데 돈을 지출하면 다른 것은 포기해야 한다는 생각을 해야 하지만, 이런 식의 생각은 너무나도 추상적이고 어렵다. 그래서 우리는 그런 생각을 하지 않는다.”

“어떤 것의 가치를 직접적으로 측정하기 어려울 때 우리는 그것을 다른 것과 비교한다. 이처럼 비교를 할 때 우리는 상대적인 가치를 만들어낸다… 문제는 상대성이라는 개념 자체가 아니라 이를 적용하는 방식에 있다.”

“정상가격 옆에 붙어 있는 할인가격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고객은 스스로가 상당히 똑똑한 판단을 내리고 있다는 암시를 받는다.”

“피실험자들은 자기가 먹은 실제 식사량이나 자기가 느끼는 ‘배부름-배고픔’ 정도에서 만족감의 단서를 얻지 않았다. 그들은 자기 그릇에 담긴 수프가 줄어든 정도를 기준으로 만족감을 판단했다.”

“흥정해서 물건 값을 깎을 때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발견하지 못한 가치를 자기는 발견하고 그 가치를 자기 것으로 만든다고 믿는다… 실제로 우리에게 작동하는ㅇ ㅝㄴ리나 우리가 하는 행동은 이성적이지가 않다.”

“100달러>200달러 반값 할인”

“어떤 금액을 지출할 때 실질적인 지출금액 자체가 아니라 전체 지출 가운데 차지하는 백분율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누가 봐도 불리하고 그래서 아무도 선택하지 않는 선택지 하나를 포함시킴으로써 매출을 세 배 가까이 끌어올렸다.”

“사람들은 스스로에게 자신이 어떤 일을 왜 하고 있는지 설명하기를 좋아한다. 상대성을 맞닥뜨릴 때는 바로 그런 이야기를 들려주기가 쉽다.”

“어쩌면 상업적인 거래가 이뤄지는 운동장은 조금 기울어져 있는지도 모른다.”

“심리적 회계를 함으로써 우리는 ‘대체할 수 있다’는 돈의 기본적인 원리를 깨뜨리고 만다.”

“사람들이 지출계정 분리를 보다 쉽게 할 수 있도록 “라스베이거스에서 생긴 일은 라스베이거스에 묻어두고 가라What happens in Vegas stays in Vegas”라는 마케팅 구호까지 만들어뒀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일어난 지출이나 수입은 우리와 함께 집까지 따라온다.”

“가진 돈을 어떤 지출계정에 두든 그게 자기 돈이라는 것은 변하지 않는 진실”

“돈을 벌어들인 방식에 죄의식을 느끼는 사람은 그 돈의 일부를 기부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다시 말해, 자기 돈을 바라볼 때의 느낌이 지출 방식을 좌우한다는 말이다.”

“다이어트를 하면서 속임수를 쓰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거의 모든 지출을 손쉽게 합리화하기 위해서 창의성을 최대한 활용한다.”

“그러므로 도시에 살면서 자가용을 소유한 사람은 택시나 렌터카를 이용할 때 드는 돈을 절약하는 기분과 더불어 그야말로 공짜 여행을 즐긴다는 느낌을 만끽한다. 정해진 기간마다 자동차와 관련된 지출을 하긴 하지만 자동차를 타고 여행을 하는 시점에는 이 활동과 관련해서 (기름 값 외에는) 직접적인 지출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불의 고통은 지출 자체가 아니라 지출에 대한 생각에서 비롯된다.”

“고통은 아프지만 중요하기도 하다. 고통은 뭔가가 잘못되고 있다고 알려주는 신호다.”

“신용카드, 전자지갑, 자동이체 등을 사용하는 것은 ‘금융 헬멧’을 쓰는 것이나 다름없다. 사람들은 실력이 형편없는 의사와 마찬가지로 고통이라는 증상을 치료하긴 하지만 그 증상의 기본 원인인 지불을 치료하지는 않는다.”

“‘지불의 고통=시간 + 주의력.’”

“사람들이 미래의 돈을 현재의 돈보다 낮은 가치로 평가한다는 사실”

“공짜라는 가격이 하나의 선택지로 주어질 때 사람들은 대부분 깊이 생각하지 않고 무조건 공짜를 선택한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지불의 고통을 피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돈에 관한 많은 에피소드가 떠오른다. 지난해 중고차를 구매하기도 했고, 최근 아이맥 구매에 관한 깊은 고민을 한 탓에 할 이야기는 많다. 하지만 도서 <댄 애리얼리 부의 감각>을 읽고 떠오르는 생각을 이야기하라면 역시 아쉬움이 먼저다.

초보자를 위해서일까? 쓸데없는 부연설명이 너무 많다. 그 이유는 역시 하급 개그 덕분이다. 맥락과 관련 없는 하급 개그를 한 탓에 말이 길어졌다. 굳이 이 책이 400페이지가 넘어가야 하나 싶다.

360페이지부터 3부 부의 감각을 키우는 법이 시작되는데, 역시 짜증이 났다. 세상에. 3부에 이 책을 요약해뒀다. 사실상 이 책은 3부를 읽고, 정 궁금하다 싶은 것을 들춰보면 되는 것이다. 그만큼 각 파트에 관한 쓸데없는 부연설명이 많다. 다시 말하지만, 하급 개그는 이 책 평점을 깎기에 충분했다.

짜증을 머금고, 돈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본다.

지식 노동자의 공정함과 노력

지식 노동자 시대다. 나 역시 프로그래밍이라는 지식 노동을 하고, 내 주변에도 지식 노동자가 많다. 기술은 많은 것을 보완하며, 앞으로는 더욱 지식 노동이 일반화될 것이다.

본문에 내가 경험한 것과 같은 류 이야기가 나와 공유하려 한다.

컴퓨터 수리 기술자를 생각해보자. 그는 당신 회사의 핵심 서버가 고장 났을 때 구성파일 하나만 수정해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다. 이때 당신 회사가 이 기술자에게 수리비를 지불하는 근거는 겨우 5초밖에 안 걸리는 그 단순한 조작이 아니라 어떤 파일을 바꿔야 하는지 알고 그 방법을 알고 실행한다는 것이다.

프로젝트에 처음 투입된 신입 개발자 시절 이야기다. 리더가 버그를 발견해서 고쳐달라고 요구했다. 슬쩍 봤더니 간단한 버그였다. 슉, 수정해서 리더에게 수정했다고 보고했다.

리더 : 어라? 벌써 고쳤네? 어떻게 했어?

나 : 아, 그냥 간단히 한 줄 수정했어요.

리더 : ?? 그리 간단한 걸 왜 이렇게 만들어놨었어? 처음부터 그렇게 해야 할 거 아냐?

나 : …

좀 어처구니가 없었다. 그 뒤부터 나는 내가 한 작업을 가벼이 전달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리더가 또 다른 버그를 제보했고, 역시 간단히 고쳤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게 답했다.

리더 : 이 버그는 어떻게 고쳤어?

나 : 아, 그게 잘못된 부분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좀 고민하다가 적절한 방향으로 수정을 했습니다. 아마 이제 발생하지 않을 거에요.

리더 : 오!! 고생했어.

사실 내가 한 일은 비슷하다. 프로그래밍이라는 게 그렇다. 조금만 잘못되면 크게 어긋날 수도 있다. 반대로 조금만 수정하면 정상이 된다. 때문에 어느 곳에 어떤 수정을 해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

하지만 이 방법을 가벼이 전달하는 건 내 몫이다. 이후 나는 내 작업을 명확히 파악하고, 적절히 전달하는 데 내공을 쌓았다. 어쨌든 내 작업을 평가하는 사람이 내 일을 쉽고 가볍게 생각하는 건 좋은 일이 아니다.

이는 돈과도 이어지는데, 내 일에 관해 적절한 방패를 가지고 있을 때 내 가치를 더 인정받을 수 있다.

비즈니스에서는 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야 하는데, 내 몸값을 굳이 싸게 팔 필요가 있는가? 내 가치가 정해져 있다면, 최대한 비싸게 파는 게 비즈니스다. 나에 관한 비즈니스 말이다.

이는 저자가 말하는 ‘언어’ 관점에서도 적절하다.

언어는 비록 와인 자체를 바꾸지는 않지만, 우리가 와인과 상호작용하면서 그것을 경험하는 방식을 바꿔놓는다.

그냥 버그를 수정하는 것과 적절한 설명을 하며 수정하는 건 다르게 받아들여진다. 공대생이 인문학을 받아들여야 하는 이유 중 하나라 말할 수 있겠다. 또는 이 세상을 살아가는 처세술 중 하나라고도 말하겠다.

돈에도 이 기법이 적용된다고 하니, 이해는 쉬웠다.

비교. 모든 것의 시작

비교는 내가 요즘 고통받는 이유 중 하나다. 나는 일을 늘 벌이는 편인데, 종종 막다른 길에 서서 자괴감을 느끼곤 한다. 내가 만들었지만, 그 고통은 늘 무겁다.

상대성은 사람들의 자존감에도 영향을 준다. 손꼽히는 일류대학교를 졸업한 사람들을 생각해보자. 이들 가운데 일부는 어떤 잣대를 들이대도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정말 잘 처리한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 어떤 사람들은 자기보다 더 ‘성공한’ 최고 수준의 동료들과 스스로를 비교하며 자신의 업무능력이 뒤처진다고 느낀다. 이런 경우는 흔하다.

저자는 상대성에 빠지지 말라고 하지만, 사실 비교는 가장 쉬운 것 중 하나다. 단순히 친구와 비교, 동료와 비교 등은 때로는 나를 움직이는 동력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 동력은 얻기도 쉽지만, 잃기도 쉽다는 걸 알아야 한다.

우리는 어떤 것의 적정 가격을 전혀 모를 때 보통은 지나치게 비싼 고급품이나 너무 싸구려를 선택하지 않는 것을 최상의 선택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중간 지대에 놓인 것을 선택하는데, 이 중간 지대에 놓인 제품이야말로 여러 가지 선택지를 설정하는 마케팅 담당자들이 애초부터 팔고자 한 제품인 경우가 흔하다.

돈에 관해서도 그렇다. 지난해 중고차를 샀는데, 이래저래 고민하다가 부대비용을 모두 포함해 1천만 원으로 구매했다. 당시엔 선택지가 너무 많아 고통이었는데, 주변에서 자꾸 더 좋은 차를 추천하는 못된 아재들 때문에 스트레스가 컸다.

결국 내 자금 사정에 맞춰 1천만 원 중고차를 샀지만, 현재는 무척 만족한다. 처음엔 내 차가 생겨서 좋았고, 친구 만나는 용도로 모자람이 없어 좋았다. 점차 주변 차가 눈에 익고, 내 차와 비교를 했는데. 생각보다 내가 당장 차에 큰 욕심이 생기지 않아 다행이었다.

차를 살 때는 주위에서 ‘그럴 바엔 이 차를, 그 돈이면 이 차를’ 등 많은 공격이 들어온다. 하지만 막상 차를 사고 나니 나는 차가 앞으로 가고, 멈추는 등 기본적인 기능에 충실하면 만족했다.

나는 이 차를 누군가에게 보여주기보다는 친구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내 시간을 아끼는 등의 역할로 봤기 때문이다.

물론 나도 갖고 싶은 멋진 차가 있고, 지금 차와 비교하면 빨리 새 차를 사고 싶다. 하지만, 차에 관한 용도를 떠올리면 전혀 필요하지 않다.

비교는 모든 것의 시작이고, 고통의 시작이다. 때로는 움직이는 동력이 되기도 하지만, 어차피 꺼질 동력이라면 막아두는 것도 괜찮다.

이 돈으로 더 많은 가치를 낼 수 있다면?

책을 읽으며 빠진 부분이 있어 저자에게 묻고 싶었다.

마시멜로 이야기는 당장 마시멜로를 받아먹을 지, 일주일 뒤 마시멜로를 두 배 받아먹을 지 묻는다. 그리곤 저자는 이 시간을 1년 뒤에 받을지, 1년 하고도 1주일 뒤에 받을지에 접목해 첫 번째 선택이 ‘자제력이 없다’ 평한다.

글쎄, 이 실험에서 1년 뒤와 1년하고도 1주일 뒤로 시간을 옮기는 건 원래 마시멜로 실험과 전혀 달라진다. 이 지문으로 아이들에게 다시 물으면 당장 먹을 수 있는 마시멜로 선택과 1년 뒤 선택이 같을까? 전혀 다른 질문지를 들고 자제력이 없다 평하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또한, 마시멜로를 당장 선택해 1주일간 얻을 수 있는 이익은 계산하지 않는다. 철저히 마시멜로를 언제 가져가느냐에 따라 자제력을 평가한다. 세상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만일 마시멜로를 당장 받아 마시멜로 3배 값을 받을 수 있다면, 이는 과연 자제력이 부족한 걸까?

단순히 마시멜로 이야기뿐 아니라, 저자는 당장 돈을 사용해 수익을 내는 것은 고려하지 않는다. 반쪽짜리 연구라 할 순 없겠지만, 그 절반 혹은 그 절반의 절반 정도 부족한 책이 아닐까 싶다.

단순히 돈에 관한 심리학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이 책은 적절할 수 있다. 하지만 저자는 하찮은 개그를 줄이고, 더 수익을 내는 내용 등을 실험했다면 별점을 더 올릴 수도 있지 않았을까?

마무리

수익이 한정된 직장인에게 이 책은 적절할 수 있다. 좀 더 돈을 관리하고, 노후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말이다.

하지만 이제는 시야를 확장할 때다. 수익을 더 늘리는 방식이 장기적으로 보면 부에 더 가까워지지 않을까 싶다. 물론 저자가 말하는 소비에 관한 방어들이 병행돼야 하겠지만, 수익을 더 내는 방안도 병행돼야 하겠다.

정말 그 하찮은 개그만 뺐어도 좋은 책일 텐데. 아쉬움이 크다.

한줄평 ★★★☆☆

돈 심리학. 과연 돈에만 적용될 이야기일까?

인상 깊은 문구

  • 카지노는 우리를 돈에서 분리시키는 기술을 철저하게 연마해왔다.
  • 여기서 돈의 최종적이며 가장 중요한 특성이 생성된다. 바로 공동선이라는 특성인데, 이는 돈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으며 또한 그 어떤 것의 가치를 지불하는 수단으로 다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 돈과 관련된 의사결정은 왜 더 복잡할까? 바로 기회비용 때문이다.
  • 돈으로 거의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해서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반드시 선택을 해야 하며, 그렇기 때문에 뭔가를 희생할 수밖에 없다.
  • JC페니와 론 존슨은 가격책정의 심리학을 온전하게 이해하는 과정에서 비싼 대가를 치렀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보자면, JC페니는 사람들에게 가치를 이성적으로 평가할 능력이 없다는 사실을 전제로 어떤 사업을 진행하면 성공하리라는 진리를 학습한 셈이다. 헨리 루이스 멩켄도 “미국인의 지능을 낮게 평가한 사람들 가운데서 망한 사람은 지금까지 아무도 없다”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 우리는 왜 세일에 신경을 쓸까? 왜 어떤 물건에 붙어 있던 예전 가격에 신경을 쓸까? 과거의 가격이 얼마인지는 문제가 되지 않아야 마땅하다. 왜냐면 그것은 현재의 가격이 아니기 때문이다.
  • 두 경우에서 우리는 제시된 절대적인 가치, 즉 5분 동안 자동차를 타고 이동해서 절약하는 20달러라는 금액의 절대적인 가치를 바라보지 못한다. 60달러에 대한 20달러와 1,060달러에 대한 20달러로만 바라본다는 말이다.
  • 가격 할인은 멍청함을 부르는 독약이다.
  • 우리는 어떤 것의 적정 가격을 전혀 모를 때 보통은 지나치게 비싼 고급품이나 너무 싸구려를 선택하지 않는 것을 최상의 선택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중간 지대에 놓인 것을 선택하는데, 이 중간 지대에 놓인 제품이야말로 여러 가지 선택지를 설정하는 마케팅 담당자들이 애초부터 팔고자 한 제품인 경우가 흔하다.
  • 상대성은 사람들의 자존감에도 영향을 준다. 손꼽히는 일류대학교를 졸업한 사람들을 생각해보자. 이들 가운데 일부는 어떤 잣대를 들이대도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정말 잘 처리한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 어떤 사람들은 자기보다 더 ‘성공한’ 최고 수준의 동료들과 스스로를 비교하며 자신의 업무능력이 뒤처진다고 느낀다. 이런 경우는 흔하다.
  • 너무 깊이 철학적으로 들어가지는 말자. 행복과 인생의 의미를 놓고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거나 걱정하지 말자. 후회나 걱정 같은 감정을 잘 갈무리 해서 작은 상자에 넣어둬라. 그런 감정을 완전히 격리해둬라.
  • 우리는 예컨대 ‘재량지출’이라는 폭넓은 범주에 속하는 항목의 한도를 얼마로 정하고 싶은지 결정하라고 제안한다. 한 주 단위의 재량지출 한도액을 정한 다음에는 이 돈을 선불카드에 넣어둬라. 그러고 이 선불카드로 재량지출을 하고 월요일마다 다시 한도액을 충전하면 된다.
  • 사람들이 돈을 범주화하는 방법에 대한 흥미로운 발견이 있는데, 돈을 벌어들인 방식에 죄의식을 느끼는 사람들은 그 돈의 일부를 기부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다시 말해, 자기 돈을 바라볼 때의 느낌이 돈을 지출하는 방식을 좌우한다는 말이다.
  • 사람들은 자기가 지출한 돈을 모호하게 분류하거나 제각기 다른 심리적 계정에 창의적으로 할당하면서 바로 이런 융통성을 발휘한다.
  • 예를 들어서 복권에 당첨됐다거나 바르셀로나에서 강연을 했다거나 해서 뜻하지 않게 제법 많은 돈이 생겼다고 치자. 이런 횡재를 하면 평소 죄의식을 전혀 느끼지 않고 하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해도 되는 보너스 계정의 좋은 기분이, 늘 긴장하며 사용하던 여러 계정으로 스며들어서 생각하지 않고서 이 돈을 쉽게 써버린다.
  • 지불의 고통이란 자기가 가진 돈을 포기한다는 생각을 할 때 우리가 느끼는 통증이다. 이 고통은 지출 자체가 아니라 지출에 대한 생각에서 비롯된다.
  • 가격도 물론 고통을 야기하지만, 어떤 것을 포기할 때도 사람들은 고통을 느낀다.
  • 고통은 아프지만 중요하기도 하다. 고통은 뭔가가 잘못되고 있다고 알려주는 신호다.
  • 현금 지불은 구매의 부정적인 측면과 돈이 자기 수중에서 떠나갈 때의 부정적인 측면을 생각하도록 유도하는 데 비해서, 신용카드는 구매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유도한다.
  • 공짜는 이상한 가격이다. 그렇다. 공짜도 가격은 가격이다.
  • 비용이 공평하게 나눠질 때 지나치게 많은 음식을 주문하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하면, 최상의 지불 방법은 모든 사람이 자기가 먹은 건 자기가 계산하게 한다고 청므부터 공표하는 것이다. 하지만 과연 이것이 가장 즐거움을 많이 누릴 수 있는 선택일까? 고통에서 가장 자유로워질 수 있는 선택일까? 전혀 그렇지 않다.
  • 사람들이 가장 신뢰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이다. 이는 이미 밝혀진 사실이다. 어쩌면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은 일인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가치판단을 할 때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든 자기 자신이 탁월하게 똑똑하다고 생각하면서 스스로에게 의존한다.
  • 판매가격은 수요공급이라는 틀 바깥에 존재하는 고려사항이지만 우리가 기꺼이 지불하고자 하는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즉, 음료수 한 캔이 통상적으로 1달러쯤에 팔리기 때문에 거기에 기꺼이 1달러를 지불할 마음을 갖게 된다는 말이다. 이것이 앵커링 효과다.
  • 이 실험은 우리가 뭔가의 가치를 알지 못할 때 자신에게 제시된 어떤 것에 특히 취약하다는 사실을 일러준다.
  • 어떤 사람이 라테 한 잔을 4달러에 마신다거나 엔진오일을 50달러 내고 교환할 때, 그는 나중에도 이 가격에 라테를 마시거나 엔진오일을 교환할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그는 그런 의사결정을 과거에 내렸고, 또 그것을 기억하며, 자기가 내린 의사결정이 잘한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단 한 번의 의사결정으로 앵커링이 시작된다.
  • 머그컵을 손에 30초 이상 들고 있었던 피실험자 집단은 10초 이하로 들고 있었거나 전혀 만지지 않았떤 피실험자 집단보다 더 많은 돈을 주고 그 머그컵을 사겠다고 대답했다. 그렇다, 단 30초 만에 보다 높은 수준의 소유의식, 어떤 물건의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을 왜곡할 정도로 강력한 수준의 소유의식이 형성된 것이다.
  • 1. 당신은 현재 수입의 80퍼센트로 살아갈 수 있겠는가? 2. 당신은 현재 수입의 20퍼센트를 포기할 수 있겠는가? 이 두 질문의 내용은 수학적으로나 경제학적으로 혹은 슈퍼컴퓨터적으로 동일하고, 따라서 대답 역시 마땅히 동일해야 한다. ‘당신은 은퇴생활을 하며 현재 수입의 80퍼센트로 살아갈 수 있는가?’ 하는 것이 이 두 질문의 내용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두 번째 질문보다 첫 번째 질문에 더 많이 ‘그렇다’고 대답하는 경향이 있다. 왜 그럴까? 두 번째 질문은 어떤 상황의 손실 측면, 즉 20퍼센트의 손실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 우리 저자들은 자신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1년에 딱 한 번만 본다. 요컨대 우리는 우리가 비이성적일 수밖에 없음을 인정하며, 그 비이성적인 특성과 정면으로 맞붙어 싸워도 절대 이기지 못할 것임을 알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그 싸움을 회피한다.
  • 누구나 인생을 살아가면서 많은 것에 투자한다. 그런데 어떤 일이나 정책, 집 혹은 주식에 투자했다면 이미 얼마를 투자햇는지 돌이켜서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지금 하는 투자가 미래에 자신에게 얼마나 큰 가치를 가져다줄지 하는 측면에만 초점을 맞춰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이성적이지 못하며, 그게 말처럼 그렇게 쉽지도 않다.
  • 인생의 많은 측면에서, 자신이 과거에 어떤 투자를 했다고 해서 앞으로도 그걸 계속 이어나가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 인간의 두뇌는 불공정함을 싫어하며, 그래서 사람들은 자신의 불쾌감을 드러내는 행동을 한다. 어리석기 짝이 없으며 제정신이 아닌 두뇌다.
  • 만일 콜라 자동판매기에 온도기가 장책돼서 기온이 높을수록 가격이 높게 부과되도록 설정된다면 어떨까? 기온이 섭씨 35도일 때 이런 콜라 자동판매기를 보며 사람들은 어떤 느낌을 받을까? 온도기가 장착된 자동판매기는 코카콜라 CEO인 더글러스 아이베스터가 콜라 매출을 높이려고 제안했던 발상이다. 그러나 이 발상에 소비자가 분노하고 경쟁사인 펩시가 코카콜라를 기회주의자라고 공격하자, 실제로 이런 자동판매기가 생산되지도 않았음에도 아이베스터는 결국 사임해야 했다.
  • 무엇이 사람들로 하여금 어떤 것을 때로 공정하거나 불공정하게 바라보도록 만들까? 이 모든 질문에 대한 대답을 관통하는 요소는 바로 ‘노력’이다.
  • 온 아미르와 댄은 사람들에게 데이터 복구에 얼마를 지불하는지 물어보는 연구를 진행했다. 그 둘은 복구된 데이터의 양에 비례해서 돈을 지불하지만, 기술자가 들인 시간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데이터 복구 작업이 몇 분 만에 끝났을 때는 비용을 기꺼이 지불하겠다는 의지가 낮았지만, 동일한 양을 일주일 이상 걸려서 복구했을 때는 보다 많은 돈을 기꺼이 지불하려 들었다. 그러니까 데이터 복구 서비스를 받은 사람들은 동일한 결과물을 두고 속도가 느린 서비스에 보다 많은 돈을 지불하려 든다는 말이다.
  • 컴퓨터 수리 기술자를 생각해보자. 그는 당신 회사의 핵심 서버가 고장 났을 때 구성파일 하나만 수정해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다. 이때 당신 회사가 이 기술자에게 수리비를 지불하는 근거는 겨우 5초밖에 안 걸리는 그 단순한 조작이 아니라 어떤 파일을 바꿔야 하는지 알고 그 방법을 알고 실행한다는 것이다.
  • 사람들은 저작권이 있는 음악이나 영화를 인터넷 공간에서 공짜로, 즉 불법으로 내려 받을 때도 별로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 음악이나 영화를 제작하는 데 들어가는 모든 노력은 과거에 이미 투입됐으며 그걸 내려 받는다고 해서 제작자에게 추가의 노력이나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어떤 금액이 기꺼이 지불하겠다는 심리를 추동하는 것은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노력이라기보다 노력의 외양이다.
  • 혀를 놀리는 것은 스위치를 켜거나 끄는 것과 같아서 새로운 관점과 내용을 제시한다.
  • 언어는 비록 와인 자체를 바꾸지는 않지만 우리가 와인과 상호작용하면서 그것을 경험하는 방식을 바꿔놓는다.
  • 보건 분야와 금융 분야 그리고 법률 분야의 전문가들을 놓고 생각해보자. 우리 같은 일반인들은 그드이 구사하는 표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전혀 모르며, 심지어 그들이 쓴 손 글씨조차 제대로 읽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어려운 언어는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이 전문가임을 암시한다. 이 언어는 그들이 우리보다 훨씬 많은 지식을 갖고 있고 그들이 그 모든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기까지 오랜 시간 공을 들이며 노력했고, 또 이제 우리를 압도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복잡한 언어를 사용해서 그 지식과 기술을 우리에게 보여주려 함을 상기시킨다.
  • <허핑턴포스트>의 창립자 아리아나 허핑턴은 톰 소여의 위대한 후계자 중 한 명이다.(<허핑턴포스트>는 자기 매체에 기사를 쓴 사람에게 원고료를 주지 않는 정책을 유지한다) 그녀는 사람들에게 ‘언론 매체를 통해서 알려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고, 이 과정에서 언어가 구사하는 마법의 힘을 입증했다.
  • 대부분의 제의는 종교에서 비롯됐다. 유대교에서는 남자들이 야물커를 쓰고, 이슬람에서는 사람들이 구슬을 세고, 또 기독교에서는 십자가에 키스를 한다. 그렇다. 이 모든 제의는 특정한 절차(과정)와 묘사가 덧붙여진 행동이다.
  • 기대 시간대에서는 기대치가 사람이 행하는 모든 구매에 가치를 보태거나 혹은 뺀다. 만일 긍정적인 경험을 기대하고 있다면 우리는 그 경험을 준비한다. 이때 우리는 기대에 찬 미소를 띠거나 엔도르핀을 분비하거나 혹은 주변 세상을 보다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부정적인 기대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만일 부정적인 경험을 기대하고 있다면 우리 신체가 그에 대한 준비를 한다. 긴장을 하거나 으르렁거리거나 스트레스를 받거나 자기 신발만 뚫어져라 바라보거나 혹은 주변에서 전개될 그 참혹한 일에 대비한다.
  •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과거의 성과나 성적은 미래의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 이를 우리가 갖고 있는 기대치에 대입해보라. 과거에 어떤 것이 잘됐다는 단지 그 이유로 미래에도 잘되리라는 말은 성립하지 않는다.
  • 어떤 흥미로운 연구조사에 따르면 전체 재무설계사 가운데 46퍼센트가 본인의 은퇴설계는 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건 정말 실제 사실이다. 저축하도록 남들을 독려하는 게 직업인 사람들이 사실은 저축을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행운을 빌어야 할 세상이다.
  • 미래의 자기 실체를 상상할 때 사람들은 현재와 다르게 생각한다. 오늘 우리의 실체는 온갖 세부적인 사항과 상황과 감정 등으로 명확하게 규정돼 있다. 하지만 미래는 그렇지 않다. 미래에 우리는 멋진 사람이 돼 있을 수도 있다.
  • 이치에 맞든 아니든 높은 가격은 그것의 품질이 좋다는 신호를 발산한다. 건강, 음식, 의류 등 중요한 것에 있어 높은 가격은 싸구려가 아니라는 신호를 발산한다.
  • 돈의 이상한 점은 그게 뭔지 이해할 수는 없지만 측정할 수는 있다는 것이다.
  • 지나가는 사람 아무나 붙잡고, 연봉 8만 5천 달러로 회사에서 연봉을 가장 많이 받는 사람이 되고 싶은지, 아니면 회사에서 연봉 최고액은 아니지만 9만 달러를 받는 사람이 되고 싶은지 물어보라. 아마도 사람들은 모두 후자를 택할 것이다. 납득이 되는가? 아마 그럴 것이다.
  • 돈은 인생의 최종 목적이 아니다. 최종 목적을 위한 수단일 뿐이다. 그러나 돈은 행복이나 복지나 인생의 목표보다 훨씬 더 구체적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궁극적이며 보다 의미 있는 이런저런 목표가 아니라 돈을 기준으로 이런저런 의사결정을 내리는 경향이 있다.
  • 돈은 저주인 동시에 축복이다. 돈을 교환 수단으로 갖는 것은 멋진 일이지만, 앞에서도 살펴봤듯 돈은 흔히 사람을 잘못된 길로 이끌며 잘못된 일에 초점을 맞추도록 유도한다. 그러므로 가끔씩 행하는 돈을 배제한 기회비용 분석은 예방과 해독 차원에서 유용하다.
  • 신분이나 지위가 어떻든지, 인생의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있을 때 돈이라는 차원에서가 아니라 인생 그 자체를 놓고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우리 저자들은 믿는다.
  • 다른 사람이 책정한 가격에는 당연히 의심을 품어야 하지만, 자기 스스로 설정한 가격에도 의심을 품어야 한다. 어떤 것에 늘 똑같은 가격을 지불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 사람은 눈을 감고 있는 로봇처럼 인생을 살지 않는다. 그러므로 기대치 덕분에 우리가 와인에서 느끼는 기뿜이 실제 객관적으로 더 커질 수 있다는 사실을 평가절해하서는 안 된다.
  • 우리는 지금 인류 역사상 매우 흥미로운 변곡점에 서 있다. 기술이 우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고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는 지점말이다.
  • 우리는 인간의 심리적 결점을 이해하고 인정할 필요가 있다. 당신이 생각하는 모든 것을 믿지 마라. 똥고집을 부리지 마라. 자신은 충분히 똑똑해서 이런 종류의 속임수가 다른 사람한테는 다 통해도 자기에게는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함부로 장담하지 마라.

‘돈 = 노력 X 시간’

정말 돈 돈 돈 하는 세상이다. 순수했던 대학생 시절까지만 해도 돈의 노예처럼 사는 사람들이 이해가 안 됐다. 왜 돈 때문에 행복을 놓치고 살까 하는 순수한 마음이었다. 이 마음은 사회에 첫발을 내디디고, 첫 월급을 타기 전까지만 유효했다. 월급이라는 생에 첫 목돈을 만지기 시작하자 돈의 노예로 만드는 사회 시스템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돈은 노력과 시간의 곱셈이다. 0.0001%의 행운으로 복권에 당첨되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자기가 투자한 노력과 시간에 의해 자신의 몸값과 부가 달라진다.

“몇 초라니 무슨 말씀을요, 내 평생의 시간에다 몇 초가 더해진 시간이 걸렸는데요” – p243

그렇다. 어떤 사람의 현재 모습은 과거 그 사람의 인생의 축적 결과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 과거는 보지 않고 현재만 보고 자신과 남을 비교한다. 그리고 이 생각을 시작으로 비교를 무기로 하는, 돈의 노예라는 빠져나올 수 없는 늪에 빠지기 시작한다.

= 비교 X 유혹

솔직히 말해서, 나도 나약한 인간이기에 비교를 안 한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난 차가 없다. 길거리에는 외제차가 널렸고, 내 또래 대부분이 차를 사서 이곳저곳을 다닌다. 난 명품이 없다. 다들 명품 하나씩은 걸치고 날 보세요 하고 돌아다닌다. 난 집이 없다. 대출 없는 내 집 마련은 (수도권 외곽에) 20년 뒤에나 꿈꾼다. 수많은 다주택자를 잡겠다고 정부는 난리고, 인터넷에는 집값 몇억이 순식간에 올랐다고 자랑하는 글이 난무한다. 난 국밥을 좋아한다. 스테이크를 싫어한다고 말한다. 여행을 갈 때 몇 시간의 검색으로 저렴하지만 가성비 좋은 펜션을 선택한다. 직장 동료들은 50만원짜리 호캉스를 갔다 와서 멋진 뷰 사진을 자랑한다. 난 아울렛을 간다. 백화점 옷과 스타일과 재질은 비슷하지만 이월 상품이라는 이유로 50%는 싸기 때문이다.

비교하려고 하니 끝도 없다. 나를 모르는 사람들은 나를 보면 왜 그리 구질구질하게 사냐고 말할 것이다. (사실 적당히 아는 사람도 그렇게 말한다) 그렇게 말할 자신이 없다면 속으로 정말 경제적으로 궁핍한 상황이구나 생각할 것이다.

‘사람 = 과거 X 선택’

나를 잘 아는 사람들은 공감하겠지만 사실 난 이 책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사람에 가깝다. 비록 AI가 아니기 때문에 가끔은 반하는 행동도 한다.

나는 왜 이런 경제생활을 할까? 왜 할부는 절대 하지 않으며, 기분을 내기 위해 좋은 옷을 입고 비싼 음식을 먹고 좋은 곳으로 놀러 가는 행위를 하지 않을까? 왜 작은 물건을 살 때도 너무 많이 고민할까?

역시 한 사람의 인생은 과거가 말해주는 것 같다. 어릴 적 난 나름 부족하지 않게 살았다. 좋은 옷을 입고 항상 맛있는 음식과 함께해서 비만이었다. 하지만 집에 시련이 찾아왔고, 사춘기 시절을 정말 아끼며 살았다. 나이키가 유행할 때 동인천 짝퉁 시장에서 만 원짜리 짝퉁을 사서 몇 년 동안 애지중지하며 신었고, 노스페이스 바람막이가 유행할 때는 학교 체육복만 입었다. 그때는 생각했다. 나중에 돈을 벌면 이때 못했던 모든 것들을 소비하며 살겠다고. 그런데 습관이 무서운 것 같다. 막상 돈을 벌고 나니 지금의 사치보다는 미래의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생각이 더 강한 것 같다. 그리고 사춘기 때도 그랬듯, 대체재를 찾고, 작은 행복을 찾기 시작했다.

행복 = 가치 X 자신

이 책을 관통하는 주요 단어는 기회비용이다. 지금의 선택은 미래의 무언가를 포기하는 것이다. 지금 먹고 싶은 스테이크를 먹는다고 미래가 달라지지 않을까? 달라진다고 믿는다. 한 번의 스테이크는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과거의 축적과 습관은 사람을 만든다. 그리고 사람은 변하기 쉽지 않다. 절체절명의 위기가 찾아오지 않는 이상.

극단적인 예를 들어보자. 어떤 커플은 일주일에 한 번 만나기 때문에 풍요로운 식사를 하는데 5만원을 쓰고 카페를 가서 커피와 케이크를 먹는데 1만 5천원을 쓴다. 어떤 커플은 같이 있는 게 중요하다며 그 돈을 아껴 결혼 준비에 쓰자며 국밥을 먹고 공원을 산책하며 1만 5천원을 쓴다. 일주일에 5만원, 한 달이면 20만원, 1년이면 240만원이다. 두 커플 모두 결혼한다 치자. 10년이면 2400만원이고, 40년이면 1억이다. 40년 뒤 퇴직을 하고 노후생활이 시작될 때 1억이 더 있는 부부와 없는 부부의 생활을 어떻게 다를까?

누군가는 스테이크를 먹고 더 행복하고 윤택한 삶을 살 거라고 할 거다. 중요한 것은 국밥을 먹는 커플이 행복하지 않을까? 모두에게 행복의 기준이 다를 뿐이다. 국밥 커플은 따뜻한 국밥의 온기에 행복을 느끼고 같이 조용한 공원을 산책하며 건강도 지키고 밤의 오롯한 갬성에 빠져 달콤한 말과 행동들을 하며 행복을 느낄 것이다.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그렇게 돈을 안 쓰면 불행하지 않으냐고. 난 말한다. 우선 난 돈을 안 쓰지 않는다고. 합리적으로 정말 필요하면 산다. 비록 수십 개의 기회비용과 수십 개의 대체재를 생각한다. 그리고 이 합리적인 선택을 한 순간이 행복하다. 그 소비에 더욱 애착을 느끼게 된다. (이번에도 내 행복 중 하나인 드라마와 영화, 프리미어리그 시청에 필수인 의자가 불편하여 한 달 동안 어떤 의자를 사야 내 행복이 더 행복해질까 하는 행복한 고민을 하다 결국 이케아에서 13만원짜리 의자를 샀고 너무 행복하다) 한 때 소확행이라는 단어가 유행했다. 소확행은 정말 중요한 단어이다. 인간의 욕심은 절대 멈추지 않는다. 작은 것에 행복하지 않으면 끝나지 않는 욕심의 수레바퀴에 갇히게 된다.

저번 주 회사 동기가 한우 A++ 15만원어치를 먹는데 살살 녹았다고 자랑을 했다. 난 저번 주 캠핑을 가서 갬성 있는 산속에서 호주산 소고기 15,000원를 사서 구워 먹었다. 역시 대자연에서 뛰어놀았던 소인지 너무 맛있다고 말하면서. 둘의 행복을 비교할 수 있을까?

명백한 사실은 바로 우리가 그 추가된 가치를 덧붙일지 말지 결정하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 p366

어떤 특정한 것이 자신에게 얼마나 큰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 우리는 전혀 모른다. – p189

저자가 책에서 말했듯,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자신이어야 한다. 주위 사람의 눈, 사회가 만든 틀, 가격이 아니다.

너무 똑똑한 기업의 마케팅 전문가들은 각종 마법적인 제의와 언어로 사람들을 현혹한다. 나 또한 이에 현혹한 적이 많다. 어떤 선택이 진정 행복할 수 있는지 자기만의 강한 잣대를 세워야 한다. 지금의 자신을 바라보는 작은 관점에서 벗어나 과거와 나로부터 배우고 미래의 나를 항상 생각하며 인생이라는 길고도 연결된 이야기를 같이 만들어나가야 한다.

난 이렇게 살아가려 한다.

돈을 지배하고 싶다면, 행복을 지배하고 싶다면 읽어야 할 책

인상 깊은 문구

자기가 지출하고자 하는 그 돈을 미래에 얻을 일련의 경험이나 재화를 살 수 있는 잠재적 역량으로 바라볼 능력이나 의지가 없는 것 같았다. 기회비용을 고려하지 않음으로써 우리가 내리는 의사결정이 스스로에게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낼 가능성을 줄어든다 – p34

JC페니는 사람들에게 가치를 이성적으로 평가할 능력이 없다는 사실을 전제로 어떤 사업을 진행하면 성공하리라는 진리를 학습한 셈이다 – p51

어떤 금액을 지출할 때 실질적인 지출금액 자체가 아니라 전체 지출 가운데 차지하는 백분율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 p66

돈은 모두 ‘내 돈’이라는 동일한 우물에서 나온다 – p87

어떤 것을 소비하기 전에 미리 그 대가를 지불하면 그것을 실제로 소비할 때는 거의 아무런 고통도 느끼지 않게 된다. 소비하는 시점에는 지불의 고통이 전혀 없으며, 또한 나중에 지불해야 할 일을 두고 걱정할 필요도 없다. 이것은 그야말로 고통 없는 거래이다 – p134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가 바로 자신이 틀렸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 p171

어떤 특정한 것이 자신에게 얼마나 큰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 우리는 전혀 모른다. – p189

사람들은 보통 자기 소유물을 평가할 때 거기서 얻을 수 있는 온갖 정서적 이득이 그저 자기만의 느낌일 뿐임을 잊어버린다 – p197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유하고 난 뒤에는 그러지 않았던 때에 비해 그 상품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다 (시험사용 혹은 무료체험 정책) – p202

“몇 초라니 무슨 말씀을요, 내 평생의 시간에다 몇 초가 더해진 시간이 걸렸는데요” – p243

공정함은 노력의 함수이며 노력은 투명성을 통해 드러난다 – p255

사람들은 다양하게 존재하는 것들 중에서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하게 존재하는 것들을 묘사한 것 중에서 선택한다. 바로 이 지점에 가치의 수준을 바꿔놓는 언어의 마법이 존재한다 – p264

제의와 소비언어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줘서 어떤 대상이든 실제 그 대상이 지는 가치보다 더 높은 가치를 매기게 만든다. 제의와 소비언어가 부리는 마법은 일상생활에서 제품을 사는 경험을 결혼, 직업 그리고 주변 세상과 상호작용을 하는 방식처럼 커다란 의사결정을 하는 경험으로 바꿔놓는다 – p288

기대치는 어떤 경험을 기대할 때 즐거움(혹은 고통)을 제공하며, 그런 다음에는 그 경험 자체를 바꿔놓는다 – p295

소비자는 품질이 낮기 때문에 가격을 할인한다고 추론한다 – p340

명백한 사실은 바로 우리가 그 추가된 가치를 덧붙일지 말지 결정하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 p366

정가 100달러짜리 셔츠를 할인받아서 60달러에 산다고 해서 40달러를 절약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60달러를 지출할 뿐이다 – p369

어떤 것의 가격이 공정하게 책정됐는지 어떤지 따지는 일에 휘말리지 마라. 그 대신 자신에게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라. – p374

일의 가치는 그 순간 그 일에 들어간 시간이나 노력이 아니라 그들이 평생에 걸쳐 그 기술과 경험을 연마하는데 들인 시간과 노력에서 나온다 – p374

미래의 자아를 보다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만들수록 그 자아에 그만큼 더 친숙해지며, 따라서 우리는 미래의 자아가 갖게 될 관심사에 더 많이 관심을 기울이고 또 그를 위해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다 – p383